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 - 심리학자가 만난 조선의 문제적 인물들
김태형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4월
품절


직관사고형은 자기 자신에 대한 요구도 많고 그 기준도 매우 높으며, 완벽주의를 지향한다. 그런데 문제는 직관사고형이 이런 범상치 않은 기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하거나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다. 규장각 검서관인 박제가가 실명 위기에 처할 정도로 과로했다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검서관이나 승지들은 지나치게 많은 업무로 허덕이면서도 마음 놓고 쉴 수가 없었다. 직장상사가 퇴근하지 않는데 직원들이 먼저 일손을 놓을 수 없는 것처럼 왕인 정조가 가장 많이 일을 했기 때문이다. 직관사고형은 좀 고지식하게 굴고 다른 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특히 자신이 어떤 일에 몰입하고 있을 때는 주변 상황을 놓치기도 한다.
-98쪽

정조는 기득권세력에게는 용납할 수 없는 불온한 존재였다. 또한 정조는 지금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주더라도 저 가난한 무리들은 절대 갚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신하에게 "구제하여 살리는데 뜻이 있으니 잃어버린들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하고 답하는 군주였다. 이는 요즘으로 치면 장관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노동자에게 임금을 올려주면 자본가들이 힘들어져서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말하자, 대통령이 ‘민중이 가난한데 자본가들만 살찌는 경제성장을 하면 무엇 하며, 민중에게 돌아간 돈은 결국 다 국가 안에 있는 것이니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조는 극소수 기득권세력의 왕이 아니라 절대 다수인 백성을 위한 왕이 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보수 세력에게는 ‘먼저 부자들에게 돈을 모아주어야 국가가 성장한다’는 성장제일주의, 친부자 정책을 집행할 대변자가 필요했지 힘없고 가난한 백성을 구제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추진하려는 왕은 불구대천의 원수일 뿐이었다. 기득권세력은 정조의 개혁을 좌절시키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기 위해 발악하기 시작했다.
-111쪽

정조는 항상 사람들을 신뢰했고 누구에게나 반성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기다렸다. 아버지의 원수들이, 나라를 망친 지배층이 자기 잘못을 깨닫고 마음을 고쳐먹는 그런 날이 오기를. 하지만 그들은 세월이 흘러도 반성하기는커녕 여전히 정조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114쪽

정조는 의식적으로는 할아버지인 영조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버지를 죽인 일을 후회하면서도 할아버지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반성을 하지 않았다. 뿐만이 아니었다. 영조는 사도세자 문제를 재론하면 반역죄로 다스리라는 유훈을 남겨 정조의 발목에 무거운 족쇄를 채워버렸다.
-115쪽

어릴 때는 잘 몰랐지만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조는 어머니의 도덕성과 가치관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혜경궁은 친정집 피붙이는 무조건 감싸고돈 반면 누군가가 친정집의 무궁한 영광에 걸림돌이 된다 싶으면 그 사람은 극도로 증오했다. 예를 들면 혜경궁은 궁에서 쫓겨나 세상을 떠돌던 홍국영이 사망한 것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제 명을 다하고 편히 죽었으니 하늘이 무심함을 어찌 한탄하지 않겠는가." 하고 평했다. 최소한 홍국영을 국문한 뒤에 사형을 내려 죽였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이 말에는 가문의 적에 대한 인정사정없는 잔인성이 드러나 있다.
-118쪽

정조는 왕위에 오르자 순화방에 있던 아버지의 사당을 궁중으로 옮겨 건립했고 그것을 ‘경모궁’이라 이름 붙였다. 그래놓고는 경모궁이 바라보이는 가까운 거리에 혜경궁 홍씨의 거처인 자경전을 지었다. 애써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혜경궁은 아들이 자신의 거처를 아버지의 사당 옆에 지은 의도가 못내 마음에 걸렸다. 그 사당은 아주 먼 곳으로 떠나보내고 싶은 남편 사도세자에 대한 기억을 계속 자극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버지의 사당 옆에 어머니의 거처를 지으면서 정조는 어머니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냈는지도 모른다.
‘평생 동안 아버지를 지켜보시고 두 번 다시는 아버지를 버리지 마십시오. 그리고 아버지께 사죄하시고 반성하십시오.’
-124쪽

현륭원을 참배하고 온 뒤 두 모자는 마주앉았다. 정조는 현륭원에서 비통한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그것이 어머니의 마음속 깊이 잠복해 있던 양심의 외침이고, 어머니에게도 반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징표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화성행차를 통해 아들이 노린 목적이 무엇인지 뚜렷이 깨달은 혜경궁은 아들의 눈을 보면서 몸서리쳤다. 아들인 사도세자가 아버지인 영조에게 그랬듯이, 아들인 정조는 어머니인 혜경궁에게 반성을 요구하고 있지 않은가! 불행과 고통은 대를 이어가며 반복되고 있었다.
-128쪽

정조는 어머니에게 갑자년(1804)네 왕위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그때부터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추숭사업을 하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때 마마(혜경궁)를 모시고 화성으로 가서 평생 사도세자께 자식으로서 하지 못한 통한을 이루어낼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혜경궁의 몸은 부들부들 떨렸다. 아들의 말에는 ‘어머니도 사도세자께 아내로서 하지 못한 일을 하셔야 합니다’하는 뜻이 내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조는 10년 후에는 어머니를 화성으로 모셔와 혜경궁이 남은 여생 동안 아버지의 무덤을 돌보며 살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시기는 정조의 추진력으로 미루어 볼 때 더 빨리 올 수도 있었다.
어머니에게 자신의 구상을 다 밝힌 정조는 슬프게 울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마음속으로 이번에는 제발 자신의 간절한 소원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정조는 어머니가 홍씨 가문이라는 감옥 밖으로 뛰쳐나와 아버지와 화해하고 자신과 하나가 됨으로써 세 사람이 참다운 가족으로 다시 합쳐지길 바라고 또 바랐다.
......
그러나 정조의 기대는 무참히 배반당했다. 현륭원을 참배하고 아들의 구상을 들은 어머니는 자신과 친정을 변호하기 위해 ‘한중록’을 집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28쪽

정조에게 반성하는 어머니를 보는 것은 할아버지 영조에게서 받은 상처, 기득권세력에게서 받은 상처를 아물게 하는 특효약이었을 것이다.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일지라도 어머니의 반성은 정조의 마음속에서 조금씩 무너지고 있던 ‘사람에 대한 신뢰’, 그것에 기초할 때만 가능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극적으로 강화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비록 혜경궁이 정조의 가슴속 화기를 생산하는 주범은 아니더라도, 그 불길을 가라앉히기보다는 더욱 거세지도록 한 것 또한 확실하다.
기득권세력이 맹렬하게 반역을 도모하고, 어머니가 열심히 ‘한중록’을 쓰는 데 비례해 정조의 몸과 마음은 빠른 속도로 무너져 내렸다.
-132쪽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도세자와 정조가 일찍 죽은 반면, 심리적으로 병든 영조나 혜경궁이 장수했다. 만일 영조나 혜경궁이 권력을 쥔 사회집단에 속하지 않고 평범한 백셩 중 하나였다면 어땠을까? 아마 그들이 긴긴 세월 동안 계속 나쁜 짓을 했다면 동네사람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했을 것이다. 또한 권력과 재물이 없는 상황에서는 그들의 병든 심리가 타인에게 그렇게 큰 해악을 끼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이들이 권력과 재력을 소유하게 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그들 주위에는 병든 인간들이 기생충처럼 달라붙어 병든 마음과 행동을 더 부추겨댄다. 또한 그들에게는 힘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병든 마음과 행동에 제동이 걸리지도 않는다. 이런 점에서 심리적으로 병든 사람들이 권력과 부를 거머쥔 지배집단이 되는 것은 세상에 지극히 해롭다.
-135쪽

생애 초기에 부모에게서 건강한 양육을 받은 덕분에 건강한 심리를 갖게 된 정조는 전략가(INTJ)의 긍정적 특성을 극대화하면서,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이라는 크나큰 고통을 아름답게 승화시킴으로써 힘차게 사회개혁을 추진해나갈 수 있었다. 그의 인생은 그 어떤 고통이나 괴로움도 회피하지 말고 당당히 직면할 때에만 참된 삶이 가능함을 가슴 뜨겁게 증명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심리적 병의 원인을 제공하는 부모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도 잘 보여준다. 가족 문제는 그에게 참으로 풀기 어려운 난제였을 것이다. 그는 나쁜 아버지를 조금도 극복하지 못한 혜경궁보다는 훨씬 나았지만, 여러 가지 한계로 어머니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다.
-136쪽

화성행차 때 정조는 가난한 화성 주민들에게 쌀을 나누어주었다. 전 인구 중 1/10이 혜택을 받았으니 결코 겉치레를 위한 형시적인 행사가 아니었다. 이때 정조는 가난한 백성들에게 쌀과 소금을 나눠주는 데 그치지 않고 죽을 만들어 먹이라고 명했다. 네 곳에서 구호물자를 나눠주었는데, 그중 한 곳이 신풍루에는 정조가 직접 나가 행사를 주관했다. 만면에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백성들에게 쌀과 소금, 죽을 나누어주는 정경을 지켜보던 정조는 선전관에게 자신이 직접 죽이 어떤지 보겠다며 죽 한 그릇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혹시 백성들에게 함량 미달이거나 차가운 죽을 먹게 할까 봐 염려했기 때문이다. 죽을 시식해본 정조는 자리를 뜨며 신하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경은 이곳에 남아 사민(홀아비, 과부, 고아, 독자)이 와서 기다리면 일일이 죽을 먹일 것이며, 혹시 뒤늦게 오는 자가 있더라도 냉죽을 먹이지 않도록 하라. 직접 챙겨서 소홀함이 없게 하라."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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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6-20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자들이 권력과 재력을 소유하면 병든 인간들이 기생충처럼 달라붙어 부추긴다는 내용이 어쩜 이리도 지금의 세태를 말해주는것 같이 들리는건지...

마노아 2009-06-21 01:39   좋아요 0 | URL
그래서 우리가 역사를 배우나 봅니다. 그런데 저들은 왜 역사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할까요ㅠ.ㅠ
 
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 - 심리학자가 만난 조선의 문제적 인물들
김태형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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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뿌듯할만큼 재밌고 놀라운 책을 만났다. 심리학자의 눈으로 정조와 율곡 이이, 허균과 연산군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그들의 행보를 설명했으니 접근 방식도 무척 신선했다.  

제목에 박혀 있듯이 정조 편을 가장 기대했는데, 오히려 뒤로 갈수록 더 흥미로워져서 모범생 정조와 율곡 이이보다 풍운아 허균과 불쌍한 악인 연산군 편이 꽤 인상 깊게 읽혔다. 사실 정조 편은 인용한 책들이 읽은 게 많아서 반복되는 느낌을 주어서 기대보다 지루하다고 느낀 것이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심리학에 관련된 책은 거의 보지 못한 듯했다. 예전에 종교개혁가 루터와 히틀러를 비교한 책을 본 일이 있었지만 리포트 때문에 급하게 읽고 깊이 생각지 못했던 기억이 스쳐갈 뿐이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심리학이란 분야가 다른 분야의 학문을 깊고 넓게 접근할 수 있는 단서가 되어주는 것 같아 관심이 마구 솟는다.  

알다시피, 정조는 아버지가 죽는 것을 어려서 지켜본 불행했던 과거가 있다. 마찬가지로 연산군은 기억도 못할 만큼 어릴 때 어머니가 죽임을 당했다. 똑같이 불행했던 과거를 안고 있지만 왕이 된 후 그들의 행보는 극과 극으로 달린다. 정조가 성군으로 평가 받으며 그 죽음을 애석해 하는 것에 비해 연산군은 반정으로 쫓겨났고, 역사는 그를 동정할지언정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 그런 차이가 벌어졌을까. 그것을 저자는 심리학적으로 파악, 분석해 놓은 것이다.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줄기는 심리학적으로 '건강한 부모님'을 가졌는가!이다. 그러니까 정조는 아버지를 비참하게 잃었지만, 아버지를 잃기 전의 만 10년 동안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성장했기 때문에 건강한 심리 상태를 가질 수 있었다. 율곡 이이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기만 하는 유약한 아버지 아래서 자라서 거기에 대한 사회적 불안을 갖고 있었지만 모두가 알듯이 훌륭한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성격 이론에 따르면 두 사람 모두 '전략가'의 성격을 갖고 있었는데 이같은 기질은 제왕과 유학자로서 잘 어울리는 특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책 보면서 든 생각은, 율곡 이이도 임금으로 태어났으면 조선의 역사가 기막히게 바뀌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뭐 의미 없는 바람이긴 하다.) 

그러나 또 애석하게도 두 사람은 양 부모님의 혜택을 모두 받지는 못했으니,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데 크게 일조한 혜경궁을 어머니로 둔 정조, 그리고 무능하고 유약하기만 했던 아버지와 그 아버지와 갈등을 삭이느라 고생했던 어머니를 보고 자란 율곡 이이에게는 모두 상처가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조선을 바른 방향으로 개혁하고자 했던 거대한 계획에 어머니 혜경궁 홍씨는 늘 걸림돌이 되었고, 아버지와의 일도 반성하지 않아 끝내 정조의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게 되었다. 정조가 순수하게 병으로 죽은 게 맞다면, 거기엔 그 어머니 혜경궁과 외가쪽 일가붙이, 그리고 할아버지 영조의 역할이 크게 자리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 게 바로 홧병이 아니겠는가.  

율곡 이이는 잦은 사직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말았는데, 그가 무수하게 선조를 비판하고 또 관직을 마다하고 물러가기를 반복했던 것은 선조에게서 아버지를 읽었기 때문이다. 세상에 정면으로 부딪히지 못하고 도망치기만 했던 그 아버지를 꼭 빼닮은 선조. 그 선조가 습성을 고치고 달라진 모습으로 태어나기를 얼마나 고대했겠는가. 그러나 번번이 그 기대는 무너졌고, 그때마다 율곡은 어머니 사임당이 그랬듯이 한발자국 물러나서 마음을 다스리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은 붕당이 형성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정적들에게 비판의 빌미가 되곤 했고, 안타깝게도 명도 길지 않았던 율곡은 뜻을 다 펼치기도 전에 세상을 등져야 했다.  

건강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 아버지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막연하게 사회를 향해 갖는 불안함을 설명 들으니 깊이 고개가 끄덕여진다. 스스로에게도, 또는 주변에서도 얼마든지 들여다볼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니던가. 

허균은 더 파격적이었다. 천재 시인이었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던 그 허균이 정말로 역모죄로 죽었는지, 그가 꿈꾸었던 세상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었다. 저자는 시원하게 설명해준다. 곧았지만 차갑고 엄하기만 했던 아버지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던 허균, 그리고 더 모질기만 했던 엄마로부터 결핍만 느꼈던 허균. 그래서 18세나 차이가 나는 둘째 형 허봉을 아버지로 여기고 살았는데 그 형이 죽고, 이어서 누이(허난설헌)도 젊어 죽고 말았으니 그가 가졌던 그 결핍감이 얼마나 컸을까. 성격적으로는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던 욕구가 너무도 컸던 허균은 그 때문에 관직에 나갈 때도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되기를 원했으니 수령으로 떠받들려지는 그 기분을 누리고 싶었기 때문인 것이다. 사람들한테 참 욕 많이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되짚어보니 욕먹을 짓만 골라서 했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의 저변에는 모두 그의 심리학적 질병들, 마음의 병들이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간신 이이첨과의 대립으로 그의 생을 무상하게 끝을 내고 말았던 것이다.  부모님으로부터 안정적이고 건강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설령 천재라 할지라도 그 삶이 불운하고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연산군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그의 이야기와 너무도 달라서 충격적이었다. 어머니를 죽게 한 할머니 인수대비를 극도로 증오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할머니에게 엄청 집착했었던 연산군. 때문에 그 모순으로 인해 스스로 더 병들었던 연산군이다. 그가 태어날 무렵엔 그의 어머니가 궁중 세 대비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의 함정에 빠져들 시점이었고, 태어나자마자 이리저리 집을 옮겨다니며 여러 사람 손을 거쳐 자라야 했던 연산군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과 마마보이 아빠 성종의 편파적인 모습은 또 그의 어깨에 어떻게 얹히었겠는가. 그런데 기막히게도 연산군은 지금으로 치면 딱 연예인 스타일의 기질을 가진 아이여서 할머니에게 사랑 받으며 자랐다. 그런데 이 사랑은 표면적으로 어리광을 부리고 재롱을 떨어서 얻어낸 사랑으로, 제 손으로 죽인 며느리의 아들을 마음 깊이 사랑할 수는 없었을 것이니 가짜 사랑에 불과했고, 그러니 연산군의 심리에 그 어떤 보험도 되어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할머니에 기대어 제 생명을 유지한 연산군은 스스로에 대한 경멸을 이기기도 힘들었을 것이고, 자아에 대한 사랑이 부족한 그를 더욱 벼랑으로 몰았을 것이다. 비극은 그런 그가 왕이 되었다는 것이고, 그 광기를 제어할 사람이 주변엔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 병든 연산군을 부추겨서 제 욕심만 채우던 훈구파들도 연산군의 광기에 철퇴를 맞아 여럿 죽었으니 그 또한 역사의 진리라고 할 수 있겠다.  

태생적으로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성격적으로라도 자신을 변화시켜줄 어떤 계기가 있으면 좋았으련만, 그런 복도 연산군은 없었다. 하긴, 태어나기를 그렇게 박복하게 났는데, 무엇으로 그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다.  

책의 맨 뒤에는 저자가 주로 사용한 성격의 유형들에 대한 표가 나오는데, 차라리 그걸 좀 더 쉽게 풀어서 앞에 제시하고 본문을 읽게 했으면 이해도가 더 높아졌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도자', '전략가', '어린아이' 같은 용어들은 미리 이 표를 보지 않고 이해하기엔 너무 전문적인 용어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저자가 그들 조선의 인물들을 분석하면서 현대의 우리가 비교할 수 있는 예들을 들어주는 것은 무척 적절했고, 보여주는 시각도 건강하기 그지 없어서 무척 안심이 되고 위로가 되는 기분이었다.   

   
 

정조는 지금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주더라도 저 가난한 무리들은 절대 갚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신하에게  

“구제하여 살리는데 뜻이 있으니 잃어버린들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하고 답하는 군주였다. 이는 요즘으로 치면 장관들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노동자에게 임금을 올려주면 자본가들이 힘들어져서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말하자, 대통령이 ‘민중이 가난한데 자본가들만 살찌는 경제성장을 하면 무엇 하며, 민중에게 돌아간 돈은 결국 다 국가 안에 있는 것이니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답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조는 극소수 기득권세력의 왕이 아니라 절대 다수인 백성을 위한 왕이 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보수 세력에게는 ‘먼저 부자들에게 돈을 모아주어야 국가가 성장한다’는 성장제일주의, 친부자 정책을 집행할 대변자가 필요했지 힘없고 가난한 백성을 구제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추진하려는 왕은 불구대천의 원수일 뿐이었다. 기득권세력은 정조의 개혁을 좌절시키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기 위해 발악하기 시작했다. (111쪽)

 
   
   
 

이미 세상은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나빠져 있다는 선조의 넋두리에 대해 이이는  

“그 자리에 맞는 임금이 있고 그 자리에 맞는 재상이 있으면, 이는 회복할 수 있는 때입니다.”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또 말했다. “진실로 그 일을 하면 반드시 그 공이 있으니, 일을 하는 데도 공이 없는 경우는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아직 못 보았습니다.”  

두 손 놓고 비관에 빠지기 전에 이이의 간곡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 보자.
 

“하나의 옳지 않은 일을 해서 천하를 얻더라도 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죄 없는 사람을 죽이고서 온 세상을 얻더라도 이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맹자의 가르침을 한 치도 어기지 않으며 살았던 이이가 참으로 그리워진다. (201쪽)

 
   
   
  왕의 여흥을 위해서는 백성들이 고통을 감내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연산군의 태도는 마치 1970~80년대 정통성이 없는 군사독재정권이 청와대 뒷산을 통제하고 도시를 정화한다며 빈곤층의 집을 철거하던 정책을 연상시킨다. 또한 신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원화성 건설공사에 참여하는 백성들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백성들과 끊임없이 만나 그들의 고충을 들으려 한 정조와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왕의 권위는 스스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신하들과 백성들의 자발적인 존경심을 획득할 때 확립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권력을 과시하고 법을 앞세우고 금표를 세우는 식으로는 백성들의 반발심만 키우게 되므로 오히려 권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연산군은 개인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므로 가시적이고 강압적인 권위를 내세울 수밖에 없었고 이는 왕실과 백성들의 사이를 더욱 멀어지게 만들었다. (356쪽)
 
   

이 책이 시리즈로 나와서 좀 더 다양한 인물들을 이렇게 심리학적으로 파헤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저자에게는 무척 수고롭고 고된 작업이 될 테지만, 보람 역시 클 거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다른 심리학 도서도 좀 더 챙겨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잘 만든 책인데 생각보다 입소문을 못 타고 있는 듯해서 살짝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사족이지만, 표지 참 멋지게 잘 나왔다. 제목은 좀 평범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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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06-2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관심이 가는 책인걸요...
심리학하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것 같이 느껴졌는데...
이 책은 웬지 재밌게 볼 수 있을것 같은데요...

마노아 2009-06-21 01:38   좋아요 0 | URL
심리학 강의를 들으면 무척 재밌을 것 같아요.
책으로 만나는 것보다 더 신날 것 같아요.^^

바람돌이 2009-06-21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밑줄 긋기 해놓은 부분들을 보니 읽어보고 싶네요. 처음에 제목만 들었을때는 요즘 한없이 가볍게 나오는 역사책들의 시류를 따르는 것 같아 별 관심이 없었는데 말이죠.

마노아 2009-06-21 01:49   좋아요 0 | URL
제목이 너무 유행을 탔죠? 저도 그래서 가벼운 책 정도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뜻밖에 제대로 건졌다는 기분이에요.^^

순오기 2009-06-22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모임 토론도서로 정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노아 2009-06-22 12:59   좋아요 0 | URL
회원분들 반응이 좋을 것 같아요.^^

프레이야 2009-06-26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스트 특종 당선 축하 드려요!!
늘 부지런히 읽고 쓰시는 마노아님^^
이 책 재미있겠어요.

마노아 2009-06-27 05:23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 책 홍보도 되네요. 참 즐겁게 읽었답니다. 그래서 더 기분 좋아요.^^
프레이야님도 당선 축하해요.^^

마냐 2009-06-28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 덕분에 놓친 리뷰, 즐감했습니다. 전 약간 으스스.....제가 어떤 엄마이냐가 늘 찔려서요..^^;;

마노아 2009-06-28 10:18   좋아요 0 | URL
엄마를 '모신'이라고 하는 이유를 절감했다니까요. 진짜 으스스하긴 해요. 연산군 편에선 더 했답니다.
마냐님의 당선도 축하해요.^^

순오기 2009-07-0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우수리뷰로 뽑아줘야 더 좋았을 특종이란 말예요.^^

마노아 2009-07-02 10:27   좋아요 0 | URL
요새는 다음 블로거 특종을 거의 '리뷰'에 주더라구요. 전 우수 리뷰 뽑혀본 지는 두 해가 되어갑니다.ㅋㅋㅋ
 


내손으로 만들자! 백발백중 자석총 [제 930 호/2009-06-19]


“총! 총! 총! 총! 총!”

강인은 무척 화가 나 있다. 동네에서 같이 놀던 형들이 자신만 놔둔 채 비비탄을 쏘는 장난감 총을 갖고 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아빠를 조르는 중이다.

“총! 총! 총! 총! 총!”

아빠는 무척 당혹스럽다. 어린 강인이 총을 사달라고 조르고 있지만 아직 총을 갖고 놀기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고민 중이다.

“강인아 총은 너무 위험해. 잘못 쏘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는 걸?”

“저 잘 쏴요. 명사수에요. 형들 총 빌려서 깡통 맞출 때도 백발백중이었어요.”

“그래도 아빠가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잖니.”

“아! 그럼 총을 사주시면 제가 그걸로 표적을 맞춰서 보여드릴게요! 만약 백발백중 못 맞추면 총은 안 갖고 놀게요.”

“아빠 없을 때 갖고 놀 거잖아.”

“…….”

“좋아! 그럼 이렇게 하자. 아빠가 총을 만들어 줄 테니 그걸로 표적을 맞춰보는 거야.”

“총을 만들어 주신다구요?”

“그럼. 쇠구슬과 강한 자석만 있으면 되거든. 아빠 공구함에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렴.”

강인은 무척 기대가 됐지만 아빠가 가져온 것은 쇠구슬 4개와 자력이 강한 ‘네오디뮴’ 자석 2개. 이걸로 무슨 총을 만든다는 것일까.

“에이. 아빠 이게 뭐에요….”

“어? 강인이 자석 총을 무시하네? 이래 뵈도 빈 깡통 정도는 쉽게 쓰러뜨릴 수 있다구.”

“그럼 보여주세요.”

“좋아. 먼저 총알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종이를 V자로 접어 총구를 만들자. 그리고 네오디뮴 자석 두 개를 붙여서 자력을 강하게 만든 뒤 종이 위에 올려두고, 한쪽에 쇠구슬 3개를 붙이는 거야. 자, 이제 완성이다.”

“애걔? 이게 끝이에요?”

“응. 그럼 어디 아빠가 먼저 총알을 쏴볼까?”

아빠는 쇠구슬이 붙어 있지 않은 자석 5~6cm 뒤 종이 위에 쇠구슬을 올려놓더니 손가락으로 톡 튕겼다. 쇠구슬은 자석 쪽으로 굴러가더니 ‘딱’ 소리를 내며 자석에 붙었다. 그 순간 반대쪽에 있던 쇠구슬 하나가 빠른 속도로 튕겨져 나갔다.

“에이. 빗나갔네. 아빠가 다시 한 번 쏴볼게.”

아빠는 다시 한쪽에 쇠구슬 3개를 놓고 자석에 붙은 쇠구슬을 낑낑대며 떼더니 다시 반복했다. ‘캉~!’ 명중.

“어때? 이만하면 강인이의 사격실력을 측정할 수 있겠지?”

“우와~. 분명 살짝 민 것 같은데 어떻게 쇠구슬이 ‘피융~’하고 나가죠?”

“궁금하지? 그럼 간단한 실험을 해보자. 먼저 자석을 빼고 이렇게 쇠구슬 3개만 나란히 붙여두고 다른 쇠구슬 하나를 손가락으로 쳐서 3개를 맞춰보렴.”

‘딱~!’

“어? 3개 중에 1개의 쇠구슬만 튀어나갔어요.”

“그래. 쇠구슬 1개가 가진 힘(운동량)이 쇠구슬 3개 중 가장 끝에 있는 쇠구슬에 전달돼 1개만 튀어나간 거야. 만약 3개를 붙여놓고 2개를 굴리면 끝에 있는 2개가 튀어나간단다.”

“오~. 그럼 3개를 붙이고 4개를 튕기면요? 붙어있는 게 3개뿐인데 어떻게 돼요?”

“직접 한 번 해볼까? 아빠가 쇠구슬을 넉넉하게 가져왔으니 강인이가 실제로 해보렴.”

‘딱~!’

“우와! 붙어있는 것은 3개뿐이었는데 4개가 튀어나갔어요.”

“신기하지? 쇠구슬이 갖고 있는 힘으로 반대쪽 쇠구슬을 튕겨낸다는 게. 그런데 여기에 강한 자석을 붙여두면 어떻게 될까?”

“음음… 자석이 쇠구슬을 끌어당기니깐… 속도가 빨라지나요?”

“어랏? 정답! 강인이가 이해가 빠르구나? 굴러온 쇠구슬이 자석과 쇠구슬 3개를 치려는 순간 자석이 쇠구슬을 강하게 끌어당겨서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지. 결국 끝에 있는 쇠구슬은 처음 쇠구슬을 굴린 속도보다 빠르게 튀어 나가는 거야. 멀리 있는 깡통을 맞출 정도로 말야.”

“그럼 자석을 많이 붙일수록 총알을 더 빨리 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자석이 많아지는 만큼 길이도 길어지고 무거워지거든. 마찰력 때문인지 쇠구슬과 자석이 붙는 속도가 빠르지 않더라고. 강인이가 한번 쇠구슬이나 자석의 개수를 바꿔가며 가장 맘에 드는 총을 직접 만들어보렴.”

“네! 제가 멋진 자석총으로 ‘명사수 강인’을 아빠께 보여드릴게요. 형들이 갖고 노는 비비탄 총만큼 재밌는데요?”

“그렇지? 집에서 사격 연습하기로는 자석총의 세기가 가장 나을 거야. 괜히 강한 총으로 창문이나 컵이라도 깼다가는 엄마한테 혼날 테니까….”

“네. 그리고 제가 자석총으로 10발 쏴서 다 맞으면 비비탄 총 사주시는 거에요?”

“…100발.”

“100발이요?”

“‘백발백중’ 다 맞추면 사주기로 했잖니. 한발도 빗나가면 안 된다.”

“아빠~~”

[실험방법]
준비물 : A4 용지, 쇠구슬 4~6개, 강한 자석(네오디뮴) 2개.
(네오디뮴 자석은 대형문구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할 수 있다.)

[실험순서]
1. A4크기 종이와 네오디뮴 자석 3개, 쇠구슬 4~6개를 준비한다.
2. A4크기 종이를 접어 굴림대를 만든다.
3. 네오디뮴 자석 3개를 붙인다.
4. 자석 한쪽에 쇠구슬 3개를 붙인다.
5. 쇠구슬이 없는 쪽에 쇠구슬 1개를 놓고 손가락으로 자석에 튕긴다.
6. 자석과 쇠구슬이 붙으면 반대쪽 쇠구슬 3개 중 1개가 빠른 속도로 튀어나간다.

[실험 Tip]
- 자석을 여러 개 붙이면 자력이 강해져 쇠구슬 총알이 더 멀리 날아간다.
- 네오디뮴 자석은 자력이 강해 자석 사이에 살이 집히면 아플 수 있으니 주의할 것.

글 : 전동혁 과학칼럼니스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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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06-19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 영화 <용의자 X의 헌신> 제일 앞 부분에도 나와요. 대신 거기선 배 하나를 날려버리는 대포(?)였지요 ^^;

마노아 2009-06-19 09:25   좋아요 0 | URL
오, 책만 보고 영화는 못 봤는데 영화엔 그런 내용이 나오는군요. 게다가 배라니, 파워가 엄청나요!

bookJourney 2009-06-20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아이가 지난 방학 때 이거랑 같은 원리로 롤러코스터를 만들어왔던데 재미있더라구요.
자석총도 만들어보라고 해야겠네요. ^^

마노아 2009-06-21 01:39   좋아요 0 | URL
오, 롤러코스터 멋져요! 역시 남다른 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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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6-19 0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재미있네요. 실수하지 않도록 공부해야 겠는데요.^^

마노아 2009-06-19 07:01   좋아요 0 | URL
한 순간에 이상한 사람이 되더라구요.ㅎㅎ

같은하늘 2009-06-19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BC 몇개로 사람 바보 되는군요...ㅎㅎ

마노아 2009-06-20 00:12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릴레이] 나의 독서론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 나의 독서론

'독서론'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주제 의식이 나에게 있는지 고민했어요. 닥치는 대로 즐겁게, 내키는 대로 신나게 읽곤 했는데 곰곰이 생각하게 됩니다. 나는 어떤 의미로 책을 읽고 있는지... 

문득 '문'을 떠올렸어요. 

그러니까 문은 열 수도 있고 닫을 수도 있고, 한 공간과 다른 공간의 경계점이 되어주기도 하고 또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어주기도 하지요.  

독서는, 내가 알지 못한... 가보지 못한 곳으로 안내해 주는 고마운 문이 되어주고, 나의 것이 아니었던 다른 세상으로 밀어보내는 문이 되어주곤 합니다.  

물론, 문은 어디까지나 문이기 때문에 그걸 열고 닫고, 또 나가고 들어가는 것은 저의 몫이지만요. 

문 안에 갇혀 있을지, 혹은 박차고 나갈 지는 계속해서 나의 숙제이구요.  

사실,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좀 더 호기심을 키우거나, 아니면 용기를 키우기 위해서 내공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문 너머 세상의 재미와 흥미와 관심과 연민과 도움의 손길 모두에 책 읽기는 오랜 길잡이 역할을 하는 듯해요. 

그건 몹시 고마운 일이고, 또 가끔은 거기까지의 한계도 느끼게 합니다.  

그래도 역시나, 독서는 아름답고 좋은 것이지요. ^^ 

"독서란 문이다."

 

* 릴레이 주자들

  • Inuit님 (독서란 자가교육이다) 
  • buckshot님 (독서는 월아이다)
  • 고무풍선기린님 (독서란 소통이다)
  • mahabanya님 (독서란 변화다)
  • 어찌할가님 (독서란 습관이다)
  • 김젼님 (독서란 심심풀이 호두다)
  • 엘군님 (독서란 삶의 기반이다)
  • 무님 (독서란 지식이다)
  • okgosu님 (독서란 지식섭식이다. ) 여기도 #개드립
  • hyomini님 (독서란 현실 도피다. )
  • Raylene님(독서란 머리/마음용 화장품 이다.)
  • 하느니삽형님(독서란 운동이다)
  • foog님(독서란 이다)
  • 토양이님(독서란 모르겠다.)
  • 파이랑님(독서란 새벽 3시다.)
  • Demian   님(독서란 여행이다.)
  • Forgettable 님(독서란 이다.)
  • 하이드 님 (독서란 발견이다. ) 
  • Jude 님 (독서란 한밤중의 북풍이다.) 
  • 다락방 님 (독서란 하루키의 농담이다.)    
  • 브론테 님 (독서란, 끊임없는 설레임이다.)  
  • 물만두 님 (독서란 일상이다.)
     
  • Turnleft 님(독서란 사유다.)

     
    * 다음 주자

    - 순오기(http://blog.aladin.co.kr/714960143)님 : 책 이야기에 빠지면 섭섭하실 분이지요. 인생 자체가 책과 함께 가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순오기님이 정의하는 책이란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 hnine(http://blog.aladin.co.kr/hnine)님 :늘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내는 생활백서를 별찜 과다왕으로 등극하신 나인 님, 나인 님의 독서론도 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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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릴레이] 나의 독서론
      from 내 인생은 진행중 2009-06-19 18:03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독서란 책을 읽는 일이다. 그것 아닌가요?  '저에게'
    2. [릴레이] 나의 독서론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06-22 03:24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
     
     
    hnine 2009-06-18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노아님~~ (울다가 웃으며) 저를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마 고민고민하다가 마지막날 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노아 2009-06-18 21:59   좋아요 0 | URL
    마감 날이 멀지 않았네요. 앗 '마감'이다.^^

    hnine 2009-06-18 22:06   좋아요 0 | URL
    ㅋㅋ...

    비로그인 2009-06-18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이렇게 멋지게 잘 쓴 릴레이 페이퍼에 무척 남기기 면팔리는 글입니다만...

    엊그제, 친구네 집에 놀러를 갔다가 둘이 자장면을 시켜먹고, 그릇을 제가 대문 밖에(주택이었음)내놓으러 갔지요. 대문을 철컥 열고, 한발짝 나가서, 자장면 그릇을 놓고, 굽혔던 허리를 펴는데 철컥, 하고 대문이 잠겼더랬습니다. 이를 어쩌나. 저는 자장면 그릇만 두러 왔기에 맨손이었고 대문에서 현관까지는 거리가 꽤 되었고 친구는 마침 수유중이었고(아기가 있었어요) 저 혼자 대문 앞에 서서 자장면 그릇 한 번, 대문 한 번, 번갈아서 열 번쯤 보고 나니 친구가 웃으면서 나왔더랬어요.

    '문 열어달라고, 소리라도 지르지 그랬어. 난 얘가 왜 안들어오나 했지.'

    닫힌 문 앞에서, 저절로 철컥 닫혀버리는 문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책으로 비유하자면, 종종 너무 좋은데 책장은 안넘어가는 작가들의 책이요.




    -쓰고나니 정말 괴상한 댓글이어서 지울까...

    마노아 2009-06-18 22:0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지우기 전에 리플 달아야지~
    쥬드님께도 이런 해프닝이 벌어지다니, 그런 실수는 저한테 어울리는데 말이에요. 음, 그런데 쥬드님의 실수도 너무 귀여운 걸요.
    아, 그렇게 저절로 닫히는 문, 훌륭하지만 손이 안 가는 책들이 분명 있어요. ^^;;;

    프레이야 2009-06-18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위에 선두주자 한 분과 같은 생각이네요, 마노아님^^
    저도 좌회전님께 부름 받았는데.. 기한이 얼마 안 남았네용

    마노아 2009-06-18 22:42   좋아요 0 | URL
    어머, 지금 보니 그러네요. 하이드님 릴레이부터 읽었는데 딱 그 앞이네요. 앗, 미안해서 어쩌죠.^^;;

    순오기 2009-06-19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여기에 부름을 받았다니 영광이에요.^^
    정말 독서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을?
    아니 아니 평소에 생각한 것을 그냥 정리하는게 좋겠죠~ 마감되기 전에 올려야지. 끙~~~

    마노아 2009-06-19 06:57   좋아요 0 | URL
    진지한 고민과 자연스런 생각 모두 환영이에요.^^

    순오기 2009-06-21 10:57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이날 오후에 10년을 가깝게 지낸 지인이 최진실처럼 가버려서~~ 알라딘에 못 들어왔어요.
    어제 화장해 선산에 묻고 왔지만 온몸이 무거워서 알라딘 접속도 못했네요.
    20일까지인줄을 알고 있었지만, '독서란 두레박이다'정의를 내리고 있었지만 글을 쓰진 못했어요.
    지금도 그녀를 보낸 이야기부터 써야 내가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노아 2009-06-21 16:06   좋아요 0 | URL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몸과 마음이 무거운 게 당연해요.
    어제 오늘 죽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내내 지켜보았더니 제 마음도 여간 무거운 게 아닙니다.
    갑갑하고, 공허합니다.
    순오기님도 기운 내셔요...

    turnleft 2009-06-19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그럴 때가 있어요. 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다니던 길인데, 어느날 문득 한 가게가 눈에 들어오는 거에요. 새로 생긴 가게도 아니고 언제나 거기 있던 가게인데, 제가 관심이 없으니 그냥 지나쳤던거죠. 약간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문을 열었는데, 세상에 별천지가 그 안에 있는거에요. 그동안은 내가 왜 이런 곳을 몰랐을까 하고 살짝 억울할 정도로.

    마노아님에게 독서란 그런 가게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어요 ^^

    마노아 2009-06-19 07:00   좋아요 0 | URL
    아, 그야말로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게다가 낭만적이기까지 한 표현이에요. 제가 쓴 것보다 더 마음에 들어요.^^
    차마 쓰지 못한 하나는, 제게 있어 독서는 일종의 '도피처'예요. 현실의 남루함을 잊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것도 문 안쪽에 숨는 것과 통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