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고 넘어가긴 아쉬워서, 지난 월요일에 다녀온 경복궁 이야기를 해보련다.  

창덕궁은 월요일에 쉬지만, 경복궁은 화요일에 쉰다. 보통 박물관이나 전시장이 월요일에 쉬는 것을 생각할 때 다소 튀는 경복궁.^^ 

언니가 운영했던 가게가 경복궁역 3번 출구였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무스탕님을 만나서 점심 먹고 바로 이동했다. 원래 우리의 데이트 이름은 '비천무' 데이트였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긴팔 가디건인 비천무 옷은 입지 못하고 가방에서 웅크린 채 있어야 했다. 내내 입고 계시던 무스탕님도 결국엔 벗어서 허리에 매었다는 이야기...;;;; 



하늘이 흐렸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새벽에 쏟아부은 걸로 만족했는지 더 이상 내리진 않았고, 날이 탁하고 무척 더웠다.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적적하지 않을 정도로는 보였고,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여러 외국인들도 볼 수 있었다. 근데 정문에서 행사할 때는 영어랑 일본어로만 방송해 주더라. 중국에서 온 관광객이 많았는데 그 사람들 뿔났겠다...;;;; 



바닥돌이 창덕궁에 비해서 인공 냄새가 덜 난다. 훨씬 자연스럽고 멋스럽다. 창덕궁은 보수해서 쫙 갈아 엎은 티가 너무 나서 많이 아쉬웠다.  



안에까진 들어갈 수가 없어서 자세히 보이진 않지만, 저 병풍(일월오봉산도)에는 문이 있어서 열고 닫을 수 있다. 왕은 근정전 뒷문을 통해 들어와 병풍에 있는 문을 열고 그 앞에 있는 어좌에 앉았다고.... '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에 나온다.ㅎㅎㅎ 

일월오봉산도는 병풍에 그려진 다섯 봉우리의 산과 해와 달을 뜻한다. 다섯 봉우리는 동악(금강산), 서악(묘향산), 남악(지리산), 북악(백두산), 중악(삼각산)을 뜻하고, 해는 왕, 달은 왕비를 나타낸다. 

사진을 어찌나 훌륭히 찍어주었는지 초점도 안 맞지만 기울어지기까지...ㅜ.ㅜ 



건물 측면에서 천장을 찍어 보았다. 밖에서 보면 2층 짜리 건물이지만 내부는 트여 있어서 천장이 높은 한 층짜리 구조다.  

임금의 옷에는 오조룡이 그려져 있는데, 저 천장의 용 두 마리는 발톱이 일곱 개이다. 그럼 발가락도 일곱 개겠지? 



근정문과 근정전에 비해서 사정문과 사정전은 거리가 꽤 가깝다. 우리 궁은 으리으리한 멋은 덜하지만 그래도 오밀조밀 단아한 멋이 있는 듯하다. 뭐, 다른 나라 궁을 직접 본 건 아니지만...(ㅡㅡ;;) 



심지어 일월오봉산도 마저도 근정전에 비해서 훨씬 작다. 어좌 위의 용은 이마 이치코의 '백귀야행'에 나오는 아버지 요괴 표정이랑 닮았다. 이름이 뭐더라? 아오아라시였나? 늘 허기져서 허덕이는 그 웃긴 요괴 생각이 난다.^^ 



용마루가 없는 강녕전이다. 임금이 곧 '용'이니 용 위에 용을 둘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인데 홈페이지에 가보면 정확한 정설은 없다고 말을 잘라놓았다. 암튼, 강녕전과 교태전은 임금과 왕비의 침전으로 둘 다 용마루가 없다. 1918년 창덕궁에 큰 불이 나면서 경복궁의 강녕전과 교태전을 가져다가 그곳 전각으로 사용했는데, 해방 후 다시 옮겨올 순 없었고 이 건물은 1995년에 다시 지은 것이다.  



내부를 찍어보았다. 가구가 없어도 방이 작으니 공간이 좀 답답하다. 밥상도 작은 것이, 사람도 체구가 지금보다는 많이 작았을 듯도 하고... 



자경전 십장생 굴뚝이다. 보호막이 좀 안습... 



경복궁 내에는 잔디밭이 너무 많다. 원래 조선의 조경 양식에는 집안에 잔디를 깔지 않건만 일제 치하의 잔재들이다. 책에서 보기를, 경복궁은 원래 있던 전각의 10% 정도만 남아있거나 복원되었다고... 

하긴, 근정전이랑 편전, 침전, 대비랑 동궁전 등만 남아 있고, 그밖에 향원정이랑 경회루, 집옥재... 최근에 복원된 건청궁 정도만 언뜻 떠오른다. 한 나라의 정궁이라고 하기엔 남아있는 건물이 너무 적다. 필시 수발들던 나인들 처소나 창고, 그밖에 여러 부속 건물들은 다 소실된 채 복원하지 못하고 있는 터. 우리가 이런 건물들을 볼 수 있는 건 영화 속 그래픽의 힘을 빌릴 때 정도랄까...;;;; 



향기가 멀리 퍼져나간다는 향원지와 향원정. 저 다리(취향교)를 건널 수 없는 게 아쉬웠다. 거기 건너가서 건청궁을 바라보면 명성황후가 된 기분이 들지 않을까...ㅎㅎㅎ 



창덕궁에서 옮겨온 집옥재는 좀 특이한 건물이었다. 



유리를 쓴 것이야 나중에 지어진 건물이니 그럴 수 있지만, 그보단 분위기가 좀 달랐다. 



저렇게 둥근 형태의 창이라니. 알고 보니 중국풍 양식을 썼단다. 외국 공사를 맞이하는 접견실로 썼는데 일부러 이국적 분위기를 냈다고 한다. 그런데 외국 사신을 만나는 자리나 더 우리만의 독특함을 보여주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물론, 대부분이 지나치게 전통스러웠겠지만... 



그리고 가장 기대했던 건청궁. 명성황후가 시해된 옥호루다. 정문으로 들어가지 못한 우리는 현판을 보지 못해서 이게 건청궁일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첫 인상이 한옥 스타일로 지어놓은 갈비집에 들어온 느낌이랄까....;;;;   



원래도 이 건물은 이렇게 소규모로 지었던 게 맞다고 한다. 언뜻 창덕궁 안에 있는 연경당이 떠오르는데 단청이 없어서 더 그랬다. 안내하시는 분께 원래 단청이 없었냐고 하니,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한다. 남아 있는 그림에서 발견을 못한 탓도 있지만, 복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처 못 그린 것일 수도 있다 한다. 몇 년 내에 다시 그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  



내부의 화단도 원래 있었냐고 하니 그림들을 살펴보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는데, 있는 그림을 바탕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흠... 

경복궁 내에서는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해 있기는 하지만, 왕비가 이 자리에서 숨어 있었다고 하기엔 너무 작았다. 여기서는 도망쳐봤자 벼룩이었겠다는 생각. 아무튼, 역사의 비극을 증명하는 공간이 복원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긴 한데 너무 새 건물 티가 나서 영 부자연스러웠다. 

우리나라에 전등이 가장 먼저 설치된 곳이 이곳 건청궁인데,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의 장면이 떠오른다. 국빈들 모신 자리에서 칼부림 씬이라니...ㅡ.ㅡ;;;; 



건청궁을 나와 보니 왕과 왕비 행렬이 멀리 보였다. 궁금해서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사극을 보면 시각적 멋을 위해서 낮은 신분의 사람들 복장이 너무 화려하다. 특히 선덕여왕에서 궁녀들이 자색 옷을 입고 나오는 건 영 마뜩찮다. 물론, 가장 거슬리는 건 공주 마마들의 어깨에 늘어진 레이스(?)지만... 



재밌는 건, 호위 무사 역을 맡은 이들은 모두 키가 훤칠했다. 중전마마 역을 하신 이는 얼굴이 조막만해서 이뻐 보였음.ㅎㅎ 



경회루 정면 모습이다. 저 현판은 양녕세자가 썼다지? 



시커먼 잉어들이 어찌나 크던지.... 

(사진 펑!)

무스탕님과 한 컷 찰칵! 모처럼 뽀샵질 안 한 사진. 가우시안 효과라도 좀 줬어야 했을까??? 

경회루 뒷편 의자에 앉아서 한참을 얘기하다가 자리를 옮겼다.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나서 아쉬운 작별을 고했는데, 무려 9시 시사회가 잡혀 있던 나는 혼자서 한참을 있어야 했다. 시간을 보낼겸 새로 조성된 광화문 광장을 가봤는데 조선왕조의 시작부터 1년씩 칸을 깔아두고 거기에 물이 흐르도록 한 게 인상적이었다. 다만 그걸 현재 시점까지 다 보려면 뒷걸음질로 와야 했는데 반대로 조성 했으면 전진하면서 봤을 것을...;;;; 

시간 많던 나는 한 칸 씩 500년 넘는 그 구간을 다 보고 왔다. 은근 재밌더라. 다만 뒷걸음질이 힘들 뿐이지... 



경복궁에 전등을 설치한 게 1887년인데,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선 전등 점화식을 갖고 임오군란(1882)이 터진다. 허허헛...;;; 



좌측통행을 실시한 게 1921년이구나. 아직 100년은 안 됐군. 요새 우측통행 엄청 홍보하던데, 지하철을 이용할 때마다 너무 헷갈린다...;;;; 



다사다난했던 건국 즈음...  

당시 남한 인구는 2천 만 명 규모... 

북한은 그 절반도 안 되었다. 



이 연표에는 '사망' 까지는 말하지 않는다. 누가 언제 왕이 되었는지, 대통령이 되었는지만 쓰고 있다.  

그래도, 보니까 아프더라... 



마지막으로 무스탕님이 선물해준 예쁜 칠기 거울. 이걸 들고 다니니 마치 귀부인이 된 기분이 들어버렸다.  

호호홋, 무스탕님! 거울 자주 보면서 알흠다워지겠습니다. 충성! 

아, 쓰고 보니 너무 길구나... 글 날라갈까 막 두렵다. 일단 복사부터 해두고....;;;; 

용산박물관 다녀온 것은 따로 페이퍼를 올려야겠다. 묶어서 쓰려고 했는데 힘들어서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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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애님과의 만남, 경복궁과 인사동까지
    from 엄마는 독서중 2009-10-14 05:16 
    10월 12일 월요일 12시, 후애님과의 만남 이벤트로 경복궁 앞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출발하려니 약속 시간에 맞는 건 비싼 KTX 밖에 없었다. 광주송정에서 용산역까지 2시간 35분 걸리지만 요금은 35,000이나 되더라. 덕분에 빨리 가긴 했지만...^^  10월 21일까지 빛고을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느라 등록만 해놓고 못 읽은 책, 후애님 이벤트로 선물받았던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을 감상하며 읽느라 창밖 풍경에
  2. 좋은 친구들, 경복궁 나들이
    from 처녀자리의 책방 2009-10-14 17:14 
      오전 10시 출발 달리는 고속철 안에서. 차창 밖은 수수하고 편안한 가을풍경이 이어지고..   새삼 이런 하루여행을 허락해준 고속철이 고맙기까지 했다. 역방향이었지만 조금 지나니까 그것도 괜찮았다. 거꾸로 달리는 나.      한 시에 서울역 도착. 흥례문까지 오는 데 거의 한 시간이나 걸린 어리버리.ㅎㅎ 순오기님이랑 다른 분들 목빠지게 기다리게 하고.. 여길 지나가는데
 
 
하날리 2009-10-02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건 정말 궁금해서 인데요...
혹시 무스탕님이 마노아님 학생이어요?

마노아 2009-10-02 23:25   좋아요 0 | URL
아아아앗, 무스탕님은 레이시즌님께 밥을 사야 해요!
얼마 전 민증 까달란 요구를 받은(강조!) 저의 학생이라면, 대체 몇 살로 보이는 걸까요? ㅎㅎㅎ

무스탕 2009-10-05 12:58   좋아요 0 | URL
꺄아~ 레이_시즌3님. 이를 어쩐대요~~~ >_<
이런 따땃한 진심어린;; 말씀이라니요. ㅎㅎㅎ

후애(厚愛) 2009-10-02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복궁도 아름답고, 마노아님과 무스탕님도 너무 아름다워요!^^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셨을 것 같아요 -_-

마노아 2009-10-02 23:26   좋아요 0 | URL
비천무 옷을 나란히 못 입게 만든 변덕 날씨가 원망스러웠지만, 나머지는 다 좋았어요.^^
중앙박물관도 같이 갈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제가 시간이 안 맞아서 거기까지는 같이 못 갔어요.^^;;

무스탕 2009-10-05 12:59   좋아요 0 | URL
좋은 시간 보냈습니다. 이쁘게 봐주셔서 감사하구요 ^^

다락방 2009-10-02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오와오와오와- 멋진 데이트였군요! 두분의 사진을 한꺼번에 보게 되다니!! 아, 오늘은 마음이 편안한채로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므흣므흣 :)

마노아 2009-10-02 23:27   좋아요 0 | URL
헤헤헷, 알라디너를 만나고 오면 에너지가 막 넘쳐요. 이젠 사진만으로도 자장가 효과를 주다니, 놀라워요.^^

무스탕 2009-10-05 12:59   좋아요 0 | URL
제가 꿈에 나타나서 막 괴롭히고 그러지 않던가요? ^^;

paviana 2009-10-02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어째서 저는 두번째 사진까지만 보이고 나머지는 엑박이 뜨지요?

마노아님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세요.

마노아 2009-10-02 23:27   좋아요 0 | URL
새로고침 한방이나 마우스 오른쪽 버튼 눌러서 '사진 표시'에 클릭을 해보세요.
파비님도 추석 명절 즐겁게 보내시고요~ 달구경도 꼭 하세요.^^

무스탕 2009-10-05 13:00   좋아요 0 | URL
사진 다 보셨죠? 저도 있다구요! :)

순오기 2009-10-0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복궁은 민경이 3학년 여름에 3시간 돌아봤어요. 벌써 5년이 지났네요~ 그때 건청궁 복원중이었는데~
후애님 만남 이벤트가 월욜이니까 일찍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경복궁 데이트를 해도 좋을 듯.
잘 봤어요~ 마노아님이랑 무스탕님도!^^

마노아 2009-10-03 14:53   좋아요 0 | URL
월요일에 문 여니까 그것도 좋겠네요. ^^ 다른 분들은 시간이랑 장소 어찌 생각하실지 통 댓글이 없어서 궁금했어요.^^

무스탕 2009-10-05 13:01   좋아요 0 | URL
월요일에 휴궁을 하지 않으니 참 좋아요.
다음주 월요일에 오시면 뵐수 있겠지요. 기다려 집니다 ^^

Kitty 2009-10-03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마노아님 무스탕님 커플로 뵙네요 반갑습니다!!!!!!!!!!!!!!!!!!!!!!!!!!
무스탕님은 첨 뵈었는데 동안 포쓰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마노아 2009-10-03 22:52   좋아요 0 | URL
동안 하면 또 무스탕님이 빠지지 않지요. 지성 정성은 엄마랑 외출하면 분명 누나냐는 의혹을 받을 거예요.ㅎㅎㅎ

무스탕 2009-10-05 13:02   좋아요 0 | URL
동안 포쓰까지는 아니고 조금 동안이어요 ^^;
잘 봐주셔서 감사하지용~
글구, 애들이 곧죽어도 엄마라 불러서 누나로 오해는 안하더라고요, 들..

hnine 2009-10-04 0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두분 얼굴은 어디서 마주쳐도 확실하게 알아볼 자신 있어요 ^^

마노아 2009-10-04 10:42   좋아요 0 | URL
저 때문에 무스탕님 얼굴이 이모저모 팔렸어요.^^ㅎㅎㅎ

무스탕 2009-10-05 13:03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덕분에 제 얼굴도 알려드린거지요. ㅎㅎㅎ

무스탕 2009-10-05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히.. ^^ 마노아님.
제가 뺀질거리는동안 마노아님께서 적어주셨네요. 캄솨~~~
저 날 햇볕이 조금만 더 강렬했어도 훨씬 좋았었을텐데 말이에요.
경복궁은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가고 싶은 곳이에요.
암마해도 전 전생에 경복궁을 여유롭게게 거닐던 사람인가봐요 :)

=3=3=3

마노아 2009-10-05 15:05   좋아요 0 | URL
햇볕이 더 찐했으면 사진도 더 이쁘게 나왔을 거예요. 그치만 더 더웠을 거예요.ㅎㅎㅎ
그날 저는 정말 미치도록 더웠답니다. 바보같이 긴 팔 옷을 속에 입어서리..ㅜ.ㅜ
후애님 오시는 날 못 다한 비천무 데이트를 마저 해야겠습니다.ㅎㅎㅎ
오, 경복궁은 무스탕님이 맡으시고요, 저는 창덕궁을 책임지겠습니다.(응?)

같은하늘 2009-10-0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경복궁은 여러번 가본지라 풍경이 눈에 익습니다.
두분 데이트 정말 부러워요~~~

마노아 2009-10-07 12:31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가본 경복궁 참 좋았어요. 데이트는 말할 것도 없지요.^^

2009-10-14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10-14 09:56   좋아요 0 | URL
아, 박석! 정확한 명칭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건청궁의 단청은 몇 해 지나도 그려질지 아니 그려질지는 모른다고 하던데, 어쨌든 당장은 원래 그릴 수 없다는 거지요.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좀 지난 글인데 어떻게 보셨을까 했더니, 순오기님 먼댓글의 힘이군요! ^^

프레이야 2009-10-1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순오기님 먼댓글로 보게 된 페이퍼에요.
그래서 그날 경복궁 데이트는 빠졌어도 덜 서운했겠어요.^^
역시 자세한 설명 고마워요.

마노아 2014-02-04 18:24   좋아요 0 | URL
가끔 이렇게 몇 년 지나 댓글을 발견할 때가 있어요...;;;
 

추석 때 책 선물하지 말란 법 없으니, 이번에도 빠지지 않고 책 선물하기. 

8살 큰 조카 세현이에게, 

조카는 이제 한국생활사 박물관을 2.3.5편을 갖게 되었다. 나한테 고려편이 있긴 한데 아직 내가 갖고 있음..ㅎㅎ 

지난 번 사계절 행사 때 북한 생활사 박물관을 못 산 게 두고두고 아쉽다. 다음 번 30% 할인 기회를 놓치지 않으리! 

경복궁에서이 왕의 하루는 리뷰를 썼고, 앤서니 브라운의 숲 속으로는 역시 그답게 재치 만점인 책이었다. 동화를 패러디해서 빨간 망토 아가씨를 따라가는 듯 하다가 나름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었다. 특히나 특유의 세밀한 인물 일러스트가 인상 깊었는데 포근한 느낌 그 자체! 동화 따라잡기로 딱 좋다. 전에 만들었던 패러디 동화책에 추가해야지.(이미 추가했던가?) 

그리고 창비 어린이 계간지를 1년 정기구독 신청한 것도 조카 선물. 물론, 책은 언니가 볼 테지만...^^ 

4살 다현이에겐, 

신시아 라일런트의 책들은 사두기만 하고 처음 읽었는데 책이 너무 좋았다. 그림도 이 책의 내용에 딱 맞는 느낌. 간단명료하지만 핵심을 잘 짚어주었고, 1세부터 3세까지의 아이가 보기에 좋을만큼의 재미도 갖추고 있다. 기분 좋은 책이다.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는 '가면 쓰고 어흥'을 떠올리며 샀는데 그보다는 '탈'에 대한 이야기이다. 탈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의미는 아직 다현 양에게 무리겠지만, 해학적인 그림들을 보면 좋아할 것 같아서 같이 담았다. 그리고 '내가 아기였을 때'는 영화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가 글을 쓴 걸로 유명한데 고작 4살짜리 아이가 추억하는 자기의 어린 시절을 묘사한 책이다. 아하핫, 똑같이 아기같지만 무려 4살인 아기는 갓난 아기랑은 확실히 구별된다는 거! 제이미 리 커티스는 '트루 라이즈'에서의 탱고 춤으로 기억에 남는데 이렇게 따뜻한 동화를 썼다는 것에 감탄했다. 섹시하기만 한 아줌마가 아니었구나! 

여기에 플러스...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니라 언니가 요청하여 안겨준 선물은 요거! 



바탕화면에 갈려 있던 이 그림의 파일 제목은 무려 '다현양 부추 사줘~'였다. 부츠도 아니고 부추라니... 처음엔 채소인 줄 알았..;;;; 

암튼, 이 신발 도착하던 날 큰 조카가 자기 것은 없다고 마구 울었단다. 나 결혼식 갔을 때 도착한 신발이라...;;; 

큰 조카는 이미 크록스 부츠가 있다. 따땃한 걸로... 그런데 자기 것은 생각이 안 난단다. 오로지 새 신발 생긴 동생이 부러울 뿐. 

먄, 두 개는 못 사겠다.ㅎㅎㅎ  



다현양 어제 어린이 집에서 새로 산 한복 입고 예쁘게 절했을 텐데 사진이 없어서 아쉽다. 속치마가 거의 드레스 수준이더만.... 

나 어릴 때 입었던 한복은 참 촌스러웠는데 쫌 부러웠다능! 

그런데 조카 둘이 더 온단다. 중국 가 있는 오빠 가족이 오늘 한국에 휴가 나온다고, 어제 연락 받았다. 새로 태어난 둘째는 처음 보게 된다. 한국 나올 줄 알았다면 아가 책을 사뒀을 텐데 갑자기 연락 받아서 준비한 선물이 없다. 우짜지?? 쟁여둔 동화책을 풀어야겠는데 마땅한 게 있을라나 모르겠다. 일단 후보 도서는 이 녀석들이다. 내 소장본들... 만약 이녀석들로 확정되면 다시 사 모아야지...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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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10-02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현양 많이 컸네요.
아유 너무 이쁘고 귀여워요!^^
신고 있는 부츠 잘 어울리는데요.
전 운동회 때 부채춤 춘다고 딱 한번 한복을 입었던 적이 있어요.ㅎㅎ

추석 잘 보내세요! -_-

마노아 2009-10-02 23:28   좋아요 0 | URL
여름 지나면서 부쩍 자랐다는 걸 느껴요.
아이들은 금세 쑥쑥 자라더라구요.
저도 초딩 때 부채 춤 췄어요. 우리는 부직포로 된 초록색 가운 비스무리한 걸 입었답니다.^^
후애님도 추석 잘 보내시고요~ 우린 조만간 만나요.^^

순오기 2009-10-0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는 봉이에요.ㅋㅋ
음~ 고모도 봉이구낫!ㅋㅋ

마노아 2009-10-03 14:52   좋아요 0 | URL
특히나 결혼 안 한 이모 고모는 더 하지요.ㅎㅎㅎ

같은하늘 2009-10-0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조카가 하나도 없어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싱글일때나 가능한 일일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 챙기기도 버거워서 조카들까지 이렇게 세심하게 챙기지는 못할듯~~
이제보니 조카들이 저희 아이들 나이와 같군요.
마노아님 조카들 책 구입할때마다 눈여겨 봐야겠어요.^^

마노아 2009-10-07 12:28   좋아요 0 | URL
지금은 많이 양호해졌는데, 첫 조카 생겼을 때는 조카한테 뭘 선물하나만 두리번거렸던 것 같아요.
책도 그래서 많이 샀는데 요새는 좀 자제하고 있지요.^^;;;

차좋아 2009-11-24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드릭이다! 저 프레드릭 좋아해요^^ 종교의 발현에 대해 다룬 책이라고 아내에게 우겼던 프리드릭, 제가 다섯 손가라에 꼽는 좋아하는 동화책 입니다. 동화책 오독은 제 취미 입니다.ㅎㅎ

마노아 2009-11-24 12:17   좋아요 0 | URL
우왓, 종교의 발현이라굽쇼!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그렇게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갑자기 막 흥분됩니다.^^ 동화책 오독을 자주해 주세요.^^
 
경복궁에서의 왕의 하루 전통문화 즐기기 1
청동말굽 지음, 박동국 그림, 한영우 감수 / 문학동네 / 2003년 9월
장바구니담기


청동말굽 기획의 전통문화 둘러보며 즐기기 시리즈다.
지난 월요일, 경복궁에 가기 전날 밤에 이 책을 읽었다. 마음은 홍순민의 '우리 궁궐 이야기' 중 경복궁 부분을 읽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소박하고 짧은 책으로 대체, 오히려 만족도는 컸다는 후일담이다~

광화문은 지금 공사중이고, 그 안에 흥례문 지나 근정전의 모습이다. 뒤쪽으로 사정전과 강녕전이 보인다.
'경복'이라는 의미의 구절을 인용하느라 시경의 한 구절을 소개했다. 그 바람에 작은 글씨의 고전 문체를 썼는데 이 편이 이 책에는 더 어울려 보였다. 물론, 뒷쪽으로는 다시 일반 글씨로 돌아갔지만...

이 책의 특징은 경복궁 안에서 살고 있는 왕의 하루를 동선을 따라서 시간 순서대로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새벽 일찍 깨어난 왕의 뒤를 좇아가 보자.
사진의 처마에 서 있는 친구들은 '어처구니'라고도 불리는 잡상들이다. '서유기'의 삼장법사,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의 모습을 본떠 만든 장식용 기와다.

아무래도 왕인지라, 왕에게만 사용하는 특별한 단어들이 있다. 왕의 몸은 옥체 얼굴은 용안, 손은 어수, 대변은 매회.(매우, 매화), 방귀는 통기, 밥은 수리, 의자는 용상, 옷은 용포라고 했다.
그림 속의 애회틀(매우틀, 매화틀)은 실물을 본 적이 없어서 정확한 사이즈를 모르겠다. 저기 앉았다는 얘기겠는데 조준이 좀 힘들어 보여서 쓸데 없는 걱정이 좀 들었다..;;;;

왕의 패션쇼를 구경해 보자. 평상시에 입는 '상복', 중요한 행사 때 입는 '면복', 정식 조회 때 입는 '조복', 군대를 호령할 때 입는 '군복'이다.
최상 품질의 비단 옷이겠지만, 패션의 입장에선 왕이라도 그닥 다양한 옷을 입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미행을 나간다든지 해서 일반 양반 복장을 한다면 좀 다양한 한복을 입을 수는 있었겠지만, 그것도 사극에서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 그렇게 입힌 것이지 실제로 그리 예쁘고 다양한 색채의 옷은 못 입었을 것 같기도 하다.
가만 보면 모자랑 신발도 모두 세트다. 의식용이어서인지 '면복'이 제일 불편해 보인다. 특히 시야를 가리는 모자 너무 싫다. 뭐 내가 입는 것은 아니지만.

자경전은 대비가 사는 곳으로, 왕의 침전 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경복궁의 자경전은 예쁜 꽃담과 굴뚝으로 유명하다. 담장에는 장수를 기원하는 많은 동식물들이 그려져 있다. 그런데 지금 경복궁에 가보면 보호한답시고 유리 칸막이를 쳐놨는데 그림을 아주 버려버렸다. 그거 없을 때가 훨씬 운치있고 좋았는데 말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보호할 방법이 없었을까? 아쉬운 부분이다.

임금의 수라상 받는 광경이다. 정식 상은 아침과 저녁 수라상을 받고, 두끼 식사 외에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죽이나 미음으로 자릿조반을 먹고, 오후에는 국수나 죽으로 낮것, 늦은 밤에는 약식이나 식혜로 밤참을 먹었다 한다. 운동량은 적고 먹는 건 많고, 왕들이 오래 못 살았던 것 게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임금의 수라상은 12첩 반상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기미 상궁이 먼저 음식 맛을 보았는데 독이 들었을까 우려해서 검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왕을 독살하려 든다면 뜻을 이룰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듯. 실제로 그런 의심 사례가 많기도 하다.
그 옆에 그릇 뚜껑 여닫는 일을 하는 상궁이 있고, 즉석에서 전골을 만드는 상궁도 하나가 있다. 왕이 먹다 남긴 수라는 궁녀들이 나누어 먹었다 한다.

경복궁에서 제일 큰 인공 호수 경회루. 지금은 누각 안까지 들어가볼 수는 없지만, 왕과 왕비 복장을 한 재현 팀이 여기까지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는 있다. 향원정에서 경회루까지 따라가 보았는데 절대로 임금을 앞질러 걸어갈 수는 없다.^^

세종 때 어느 신하는 경회루가 너무 보고 싶어서 밤늦게 궁에 숨어 있다가 발각되었던 일화도 있다는데, 그 시절 구경거리가 없던 때에는 참말로 탐나던 풍경이었을 듯 하다.
경회루 앞 의자에 앉아서 오리도 구경하고 연꽃도 보고 맑은 하늘도 올려다보는 멋도 꽤 근사했다. 햇볕만 피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최고의 산책길!

경복궁은 화요일에 문을 닫고, 월요일은 문을 연다. 추석 당일에는 모두에게 공짜로 개방되고, 그밖의 명절 휴일 동안에는 한복을 입은 사람만 무료 입장 가능하다. 입장료는 3천원.
사람이 많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이런 때에 한 번 가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500년 이상이나 이어온 한 왕조의 법궁치고는 남아있는 전각이 많지 않고, 복원된 전각도 많지 않아서 볼거리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렇지만 언급된 코스만 다 둘러보는 데에도 다리 품은 꽤 팔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3년 전에 복원된 건청궁은 1년 전부터 개방을 시작했는데, 명성황후가 시해되었던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기는 힘들고, 아무튼 복원은 되었다. 너무 새 건물이어서 경복궁에 지나치게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 속에 깃든 역사적 의미는 애써 찾아볼 필요가 있겠다.

교육적 효과도 큰 책이지만 재미도 빠지지 않는 책이다. 추석을 기념해서 큰 조카에게 줄 선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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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0-0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복궁 가기 전에 이 책은 필수에요 필수~ ^^

마노아 2009-10-03 14:52   좋아요 0 | URL
오, 맞아요, 맞아! 필수, 필독이에요.^^

같은하늘 2009-10-07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 페이퍼에서 이 책을 보고 어떤 내용일까 궁금했는데 후기가 있네요.
구입할때는 꼭 땡스투~~~^^

마노아 2009-10-07 12:27   좋아요 0 | URL
아하핫, 이 책 훌륭해요. 강추입니다.^^

어린왕자 2025-09-02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화가있는날 마지막수요일에 무료입장~
 

http://pudding.paran.com/face/upload01.php  

숫자로 말해주지만 신빙성은 그닥 없다는 거~ 그래도 재미로 해본다는 거~

(사진 펑!)






근데 써니가 누구지? 소녀시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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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2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2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10-0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제가 보기엔 구혜선을 닮으신 듯!!

마노아 2009-10-02 23:44   좋아요 0 | URL
10%가 안 된다고 저녀석이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구혜선 닮았다는 말이 제일 좋아요.ㅎㅎㅎ

2009-10-02 2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02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09-10-0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머리가 아주 상큼해지셨습니다~~~
전 볼때마다 생각나는거지만 이소라언니가 보입니다.ㅋㅋㅋ

마노아 2009-10-07 12:27   좋아요 0 | URL
어제 머리 자르고 처음 들어간 3학년 수업에서 네가지 없는 학생이 지 짝을 깨우면서 찍 내뱉더이다.
"야, 일어나서 구경해!"
심난했어요...ㅜ.ㅜ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1주

뒤늦게 본 업! cgv에서 주말에만 그것도 하루에 한 번만 상영하는 기회를 잡아서 볼 수 있었다. 

너무 신나게 보아서 다시 보고 싶을 지경.  

모처럼 마음이 맑아지고 순수해지는 느낌. 

파파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라는 것도 마음에 드는 설정이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제대로 한 건 해주신 할아버지께 충성을!!!  

사랑해요, 픽사!!

★★★★★ 


역사극을 좋아하는 편이고, 연기 잘하는 조승우가 주연으로 나오고, 

단아한 이미지의 참 고운 수애가 명성황후로 분한다고 하니, 어찌 아니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지나친 기대는 과욕임을 알기에, 또 역사를 올바로 반영할 수 있을 거라고는 차마 바라지도 않았건만, 그래도 이건 너무 지나치지 않은가! 

조승우는 타짜 때 보여줬던 그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서 좀 식상했고, 천한 신분의 그가 무려 국모인 자영을 향해 사적으로 있을 때는 하오체를 쓰고, 최고 신분의 그녀가 무명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은 몹시 거슬렸다. 천주교 신자로서 죽어간 부모님의 유산. 그 바람에 가슴에 십자가 문신이 새겨진 그. 때문에 '요한'이란 이름을 갖고 살지 못하고 빛도 없이 이름도 없이 '무명'으로 살아가는 그. 그런데 좀 더 건질법한 그의 인물 설정들은 그렇게 '설정'만 제시하고 더 이상의 이야기로 나아가지 않는다. 남자 주인공이 좀 더 입체적일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일단 문제는 이런 것들이 아니고, 스토리의 개연성이 너무 없다. 고종의 이간질로 떨어져 나간 무명을 흥선대원군의 방패막이로 불러들일 때의 근거가 너무 희박했고, 그 한 명이 수천 수만 군사와 맞붙어 싸우고 또 대원군의 발길을 돌리게 한다는 억지 설정이 황당하고(게다가 그래픽도 엉성했고!), 역사적 사건의 시간 순서가 너무 안 맞다. 천 년 전 이야기도 아니고, 불과 100여 년 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 건가? 이건 아니잖아....;;;;;; 

수애는 포스터 속의 저 진홍색 드레스를 입고 나오는데, 다른 포스터의 진초록 색 옷이 더 예뻐 보였는데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여전히 그녀의 연기는 조용히 단단하다. 마지막에 입고 나온 그 옷은 또 얼마나 알흠답던지! 좀 더 빨리 요한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서 참 안타까웠다. 그나저나 뇌전도 자영을 좋아했다는 건 알겠는데, 그 급반전은 너무 어색하지 않던가. 마치 대원군이 일본 놈들과 모의하여 며느리를 죽이려 한 것처럼 진행을 시키다가 돌변해서 며느리를 지켜달라는 요구라니... 어이 상실이오!  

무술 신은 그야말로 환타지로 풀어냈는데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게 바로 볼거리였기 때문에 그 자체에 불만은 없지만 그래도 '자연스럽지' 않은 연결들이 맘에 안 든다. 배우의 낭비랄까. 대체 감독은 누군가?? 

마지막에 이선희 노래가 나오는데 왕의 남자 때처럼 은근 사극에 어울리는 목소리일지도... 

★★★☆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보고 실망을 느끼며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디스트릭트 9 시사회 당첨되었는데 가겠냐고. 피터 잭슨 작품인 줄 알고서 오브 코스~하고는 서울극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화 준 친구는 이미 보았다고 해서 또 다른 친구와 보기로 하고 내가 먼저 표를 찾기로 했는데 당첨되었다는 이름의 행사는 주최 측도 없고 당연히 이름도 없었다. 알고 보니 그때 오고 있던 내 친구도 친구로부터 양도를 받은 건데 날짜를 착각했던 것...;;;;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이렇게 무안한 채로 갈 수 없다 해서 급하게 페임을 예매해서 보았다.  

워낙에 음악 영화를 좋아하니까, 또 그 날은 이 영화에 대한 칭찬을 들은 날이기 때문에 기대치가 좀 높았는데, 하루에 두 탕 뛰느라 피곤한 내 심신을 달래주기엔 좀 약했다 싶다.  

제니 역을 맡은 배우는 졸업반이 될 때까지 포스가 너무 약했다. 포스터의 앨리스는 그야말로 넘흐 알흠다웠고, 드니스 역의 배우도 노래를 몹시 잘 했다. 그렇지만 왕년에 빅 히트를 날렸던 뮤지컬 영화의 계보를 잇기엔 많이 약했다.  

★★★☆  

그리고 월요일! 무스탕님과 경복궁에서의 데이트를 마치고, 같이 보려고 했던 울 언니가 퇴짜를 놓아서 혼자 종로 거리를 배회하던 나. 교보에서 책을 좀 봐주고 종로 3가 버거킹으로 갔는데 내부 공사로 영업을 아니 하는 게 아닌가. 다시 종로 2가 롯데리아로 가서 저녁을 때우고 서울극장으로 다시 오니 대략 8시. 그 시끌벅적한 곳과는 좀 안 어울리지만, 나름 집중해서 시집을 한 권 읽고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피터 잭슨이 감독한 걸로 알았는데 '제작'을 했던 것. SF물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무서운 영화나 지저분한 건 질색인데, 여기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비쥬얼이 좀 안습이다. 영화 속에서 '벌레'로 불리며 괄시받는 게 안타깝지만, 일단 외모는 딱 그 수준.  

고백하건대, 초반 30분은 미친 듯이 졸았다. 어쩌면 30분 이상일지도. 뜨거운 태양 아래서 경복궁을 노닌 것까진 좋았지만, 이후 교보문고랑 종로 거리에서 다리 품을 팔았더니 피곤이 몰려온 것이다. 그러니 오로지 영화가 빨리 끝나기만을 학수고대할 뿐. 차 떼로 포 떼고 보자니, 이 영화 왜 이렇게 재미가 없니...... 영화는 어쩌면 디스트릭트 10이 나올 것처럼 끝이 났는데 다음 편이 나오면 오 마이 갓!을 외쳐 줄 테다. 뭐, 3년 뒤에 꼭 돌아오겠다고 했으니 정말로 올지도....;;;; 

★★★☆  

불꽃처럼 나비처럼과 함께 이 가을 가장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 내사랑 내곁에였다. 

박진표 감독의 출세작 '너는 내 운명'을 참 인상 깊게 보았고(그 놈 목소리는 중국에서 짝퉁 dvd로 보았더니 소리도 잘 안 들리는 판에 영화에 집중하긴 어려웠다!) 무려 '김명민'이 주연이 아닌가. 하지원도 늘 뜨는 영화에 출연하는 편이었고, 이 영화를 위해 무려 20kg을 감량하는 독종 끼를 제대로 보여주었으니, 관객들은 당연히 큰 거 하나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없다. 큰 거 한 건. 루게릭 병에 걸려서 하루하루 몸이 굳어가며 죽어가는 이 남자. 장례 지도사가 직업인 두번이나 돌싱이 된 이 여자. 어머니 장례식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알고 보니 고향 마을 오빠 동생 하던 사이였고, 초반부터 이 남자는 이 여자에게 들이대며 연애 공작을 편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져가는 과정은 과감히 생략하고 처음부터 사랑하는 사이에서 출발하는 셈. 시간은 절약할 수 있지만, 관객이 작품에 몰입해 가며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여지를 빼앗아서 오히려 극을 진행하기에는 더 부담이 된 게 아닐까 싶다. 병의 진행이 가팔라지면서 장기 입원을 해야만 했고, 같은 병실을 쓰는 다른 다섯 환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양념처럼 잘 스며들....어야 했는데, 그게 또 따로 국밥이었다. 임하룡의 부인으로 나오기엔 임성민이 너무 젊은 게 아닌가. 게다가 오랜 식물인간 상태에서도 피부는 왜 그리 탱탱한지... 무려 삭발 투혼까지 했건만, 배우를 낭비시켰다. 물론, 최고로 낭비된 인간은 김명민이다. 연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문제지 싶다. 이건 하지원도 마찬가지. '완전'을 남발하며 귀여운 척 이쁜 척 하는데, 이쁜 건 인정하지만 이젠 '귀여울' 나이는 아닌지라 손발이 수시로 오그라 들어야 했다. 특히나 핑클 흉내낼 때는 안구에 습기가 차더라...ㅜ.ㅜ 

영화의 내용을 관객이 모두 알고 있고, 이 영화를 찍기 위해서 배우가 얼마나 생고생을 했는지도 다 알고 있다. 그리고 설정 자체가 무척 비극적인, 슬픈 내용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은 전혀 슬프지가 않다. 그래서 참 슬펐다. 지나친 감량으로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우리 장군님은 어찌하나.....쿨럭....;;;;; 

★★★☆  

이렇게 내리 네 편을 실패하고 나니, 이젠 막 오기가 생기는 거다. 친구가 추천한 영화는 바로 어글리 트루스. 너무 뻔한 로맨틱 코미디가 아닐까 싶지만, 기대치도 없고, 그저 가볍게 하하호호 웃고 나온다면 그도 괜찮을 것 같아서 다시 극장으로 고고씽. 

그런데 이 영화가 대박이 아닌가! 일단 입장할 때부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인터넷 예매를 못해서 현장에서 표를 구매했는데, 예쁜 직원분이 말하는 게 아닌가. 

"신분증 좀 보여주세요~!" 

아, 신분증이라니, 신분증이라니!!! 고등학교 졸업하고 12년이 지났는데 민증을 까달란다. 오오오, 감탄사가 절로 나올 뻔 했건만 표정 수습하느라고 고생 좀 했다.  

지난 토요일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자르기만 하고 퍼머를 하지 않은 머리가 죄다 뻗쳐서 나를 열 뻗치게 한 까닭에 그날로 바로 볼륨 매직을 했는데, 그 결과물이 무지 웃겼다. 그야말로 버섯돌이 강림이랄까. 나만 들어가면 조카 둘이서 무척 비웃어 주었는데 비록 웃기긴 하지만, 확실히 어려보이는 효과가 있달까. 하하핫! 까짓 버섯돌이면 좀 어떠랴. 무려 민증 제시를 요구 받았는데 말이지비!!! 


(사진 펑!)

각설하고... 그렇게 기분 좋게 입장하여 보게 된 이 영화. 대박 신나게 재밌어 주신 거다. 18금이긴 하지만, 과하게 야한 씬이나 폭력적인 씬은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대사가 격하게 야하다. 어찌나 질펀하게 퍼부어 주시는지, 극장 안의 관객들이 다 함께 배꼽 잡고 웃었다. 실컷 웃고 나니 스트레스도 좀 풀리고, 기분도 맑아지더라. 무려 5번 만에 성공한 영화가 아닌가...T^T  

★★★★

제라드 버틀러는 영화 300으로 인식하게 된 배우지만, 그 전에 '오페라의 유령'으로 먼저 만났다. 내가 본 모든 팬텀 중에서 가장 노래를 잘 했다. 뮤지컬 배우보다도 더! 게다가 300에선 '빤스'만 입고 나와도 멋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복근 훈남이 아닌가! 이 영화에선 잘난 복근을 자랑할 기회가 아주 조금밖에 없었지만, 표정 연기가 좋았고, 그의 다른 영화들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내일 보러 간다. 게이머...ㅎㅎㅎ 

개봉 전에 예매를 한 거여서 평점도 모르고, 순전히 도박이다. 

이 영화를 통해서 제라드 버틀러를 계속 더 좋아할 것인가, 이만큼만 좋아하고 말 것인가가 결정나지 않을까.... 

보통 명절 때는 재미난 영화들이 많이 개봉하곤 했는데, 어째 금년엔 좀 시원찮다.  

단순히 내 구미에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 

무튼, 올 추석에 가장 추천하는 영화는 '어글리 트루스'다. 뻔할 것 같지만 뻔하지 않게 웃기고 충분히 예상되는 결말임에도 같이 즐거워지는 영화였다.  

물론, 표를 구하기 전에 '성인 인증'을 요구 받는다면 기분은 더 업될 것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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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0-0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써로게이트를 보고 싶던데, 나이 지긋해진 브루스 윌리스를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다이하드4 까지는 괜챦았는데....게이머 보고 오셔서 평을 부탁드려요!

마노아 2009-10-02 00:24   좋아요 0 | URL
써로게이트도 관객 반응을 좀 보고나서 결정하려구요. 매트릭스의 아류가 될까 봐 좀 걱정이 되기도 해서요. 게이머 보고 와서 40자 평이라도 꼭 슬게요.^^

하날리 2009-10-0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샵한거죠? 아니야요?

마노아 2009-10-02 00:24   좋아요 0 | URL
뽀샵질 없이 어떻게 사진을 공개합니까!
점이라도 지우고 올려야죠.ㅎㅎㅎ

프레이야 2009-10-02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버섯머리 마노아님 ^^
귀여워요~~ 불꽃처럼에 엔딩곡 이선희 음색과 잘 어울리더군요.
저도 수애와 조승우 좋아해요. 만화같은 진검승부 장면의 어색함이라니..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

마노아 2009-10-02 00:25   좋아요 0 | URL
전 만화같은 진검승부는 봐주겠는데 개연성 없는 스토리 진행과 역사적 진실은 개무시하는 걸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우리는 해피 추석을 보내야 해요. ^^ㅎㅎㅎ

다이조부 2009-10-15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스트릭트 9 이 영화가 저만 재미없었던건 아니군요.. ㅎㅎ

그나마 초반에는 볼만했는데 ^^ 점점 갈수록 점입가경 헐

마노아 2009-10-15 14:23   좋아요 0 | URL
저한테 추천해 준 친구가 무척 재밌다고 극찬했거든요. 의 상할 뻔 했어요.^^;;;;

다이조부 2009-10-16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뭐 취향의 차이인데 의 까지 상할거 까지야 ㅋㅋ

근데 이 영화 반응은 나름 좋네요 ^^

이승환 팬이신가봐요? 어제가 데뷔 20주년 이었다고 하던데

12월 26일 공연 가고 싶은 1인 ㅋㅋㅋ

마노아 2009-10-16 19:10   좋아요 0 | URL
농담한 거예요.^^ㅎㅎㅎ
전 게이머가 아주 좋진 않았지만 아주 나쁘지도 않았는데 평점이 너무 낮아서 좀 의외긴 했어요.
이승환 아주 좋아합니다. 어제 행사 아주 멋졌지요.
연말 공연 꼭 가보셔요. 적극 추천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