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 이승환 20주년 기념 앨범이 나왔다. 물량이 딸려서 강남 교보만 풀렸다는 것 같고 광화문은 오늘 풀린단다.  

알라딘에서 예약 주문했고, 어제는 시간이 안 될 것 같아 광화문 나들이를 못했는데, 안 가길 잘했구나.;;; 

'내가 바라는 나'는 넬의 김종완이 불렀다. 이 노래를 영화 '백야행'의 홍보용으로 썼다.  

책은 아직 보지 못했는데, 영화는 가편집 상태에서 이미 보았다. 지난 8월 29일에. 

무려 영화에 대한 줄거리, 결말 등등에 대해 온라인에 쓰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았던 그 영화. 

확실히 음악이 깔리니까 더 좋다. 내가 보았을 때는 편집이 덜 끝나서 장면 연결이 부자연스러웠고 음악이 없을 때가 많아서 아쉬웠는데, 완성판은 훨씬 더 멋질 듯하다. 

영화가 어찌나 절절하던지...  

손예진이야 워낙 잘 할거라고 생각했지만 고수의 발견이 신선했다. 참 잘 하더라.  한석규는 좀 아쉬웠고... 

원작 보고나서 영화를 한 번 더 볼까 생각 중이다. 

그나저나, 오늘은 간송 미술관을 갈 것이냐, 아니면 광화문 교보로 갈 것이냐를 좀 고민해야겠다.  

CD로 먼저 들으려고 음원 공개됐는데 아직 안 듣고 있다. 기대감으로 인해 마음이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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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0-28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히가시노 게이고를 끊으려고 마음먹었던지라...백야행을 볼까 말까 여전히 갈등중이에요. 최종적으로는 도서관에서 빌려볼까 하고....읽을땐 엄청 재밌을 것 같은데 읽고 나면 어쩐지 기분 나빠지지 않을까....막 이런 생각이 혼자 들어서요...다 읽고 나면 얘기해주세요, 마노아님!!


덧)저는 임태경이 결혼한다니 요즘 아무 기대감 없이 살고 있어요. -_-

마노아 2009-10-28 11:43   좋아요 0 | URL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 책은 용의자 X의 헌신 하나 밖에 안 읽어서 아직 결별하기엔 일러요.^^
책을 먼저 읽었다면 영화가 혹 부족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전 영화 먼저 보고 책을 나중에 보면 영화가 더 좋을 때가 많더라구요. 반지의 제왕이랑 트와일라잇이 그랬어요.^^
책 다 읽고서 적극 추천 유무를 꼭 말해주겠어요.^^

아, 저는 이미 임태경을 지웠어요. 주르륵...ㅜ.ㅜ

무해한모리군 2009-10-28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참 재미있게 읽은터라 저도 기대하고 있는데, 꼭 봐야겠네요.

마노아 2009-10-28 11:43   좋아요 0 | URL
화제가 됐던 씬은 손예진이 아니라 고수가 아주 찐했답니다. 호호홋.ㅎㅎㅎ

딸기 2009-10-28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판 영화는 못 보았지만...
제 경우는 책보다 일드가 더 좋았어요. 책도 재미있기는 한데, 너무 팜므파탈 한 컨셉으로 밀고나가서...

마노아 2009-10-28 16:19   좋아요 0 | URL
일드가 완성도가 높았나봐요. 일드 중에 좋은 작품 많은 듯해요. 매니아도 많구요.^^

또치 2009-10-29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승환 앨범에 대한 마노아님의 코멘트가 있을 것 같아 놀러왔는데
뜻밖의 사실들을 발견하네요.
임태경 결혼?! <백야행> 음악! 고수의 재발견?!
아, 어지럽다아 @.@

다락방 2009-10-29 12:15   좋아요 0 | URL
전 임태경의 뮤지컬과 콘서트를 한번도 빼놓지 않고 다 갔었는데 이제 그가 결혼한다니...더이상 가고 싶지 않아졌어요. orz

마노아 2009-10-29 12:48   좋아요 0 | URL
몇 줄 안 되는 글과 댓글에서 많은 정보가 쏟아졌네요.^^
앨범 빨리 보고 싶은데 예약주문한 제 앨범은 내일이나 온대요. 알라딘 너무해요.
당일배송으로 주문했음 벌써 받았을 텐데...ㅜ.ㅜ

다락방님, 임태경 대신 이제 저는 장근석을 좋아하기로 했어요. 팬클럽이라도 가입할까 봐요..;;;;;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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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비야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에, 그녀는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였고, 남다른 삶을 사는 특별한 인물로 보였다. 필요에 의해서 바람의 딸 시리즈 중 몇몇 부분만 발췌해서 읽고는 통 손이 가지 않던 그녀의 책들을 다시 펼치게 만든 건 '무릎팍 도사'의 힘이 컸다. 2회에 걸쳐서 나눠 방송을 했는데, 방송 보다가 울었다. 힘들었던 시기를 이야기할 때 벼랑 끝으로 온 세상이 작당을 한듯 밀어버릴 때, 끝내 그 벼랑에서 떨어져도 좋다고... 날개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거라고 했던 그 말이 주는 위로와 감동에 전율이 일었다.  그밖에 방송을 보면 구호 팀장으로서 부딪혔던 위험천만했던 일들, 난민국 빈민국의 실태에 대해서 경악을 하게 만드는 사실들이 머리 속에 콕콕 박혀버렸더랬다. 이 책은, 방송 때처럼 효과음도 없고 자막도 없고 깔려 있는 멋진 음악도 없지만, 그것들을 뛰어넘는 더 깊은 진심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이 책, 처음부터 무거운 이야기, 눈물 보태는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한비야는 이미 노련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던가. 그건 상술이 아니라 지혜로운 거라고 생각하지만. ^^ 

처음엔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스스로를 날마다 더 사랑하는 이야기, 산을 좋아해서 산에 미쳐버린 이야기, 건강 검진 결과를 기다리며 중병이라도 걸렸을 것 같아 죽기 전에 해야 할 리스트를 만들었던 이야기, 첫사랑 이야기 등등등.  

그렇게 긴장을 풀어놓고는 차근차근히 자신이 날개를 발견한 순간들을 펼쳐 놓는다. 구호팀장으로서 월드비전에서 일한 이야기, 그 속에서 맞닥뜨린 기적같은 순간들은 그녀가 가진 '신앙'의 연결 고리를 자주 드러내긴 했지만, 그것이 독자들을 불편하게 할 것 같지는 않다. 실제로 모슬렘 지역에서 월드비전의 로고가 십자가를 연상시킬 것 같아 과감히 치우고 일한 이야기라든가, 무슬림과 서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종교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된 이야기 등은, 우리가 개신교에 대해서 흔히들 갖고 있는 불편한 감정들을 비켜가게 한다. 아울러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 

우리 나이로 쉰을 넘겼지만, 작가 한비야는 대놓고(은근히도 아니고!) 귀엽다. 특히나 1년에 책 백 권 읽기 프로젝트를 말할 때는 그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과 특유의 높다른 음조가 고스란히 귓가에서 울리는 착각마저 일었다.  

   
 

 그래서 말인데 나는 이따금 대한민국 전 국민이 '1년에 백 권 읽기'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곤 한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역시 책을 읽고 있는 옆 사람을 보고는 "이게 몇 권 째예요?"라고 묻고, 길에서 누군가 책을 들고 가면 사람들마다 "어, 저거 작년에 내가 열두 번째로 읽은 책인데", "올해 읽으려고 한 책인데", "내년 목록에 넣어야지" 하는 말들이 터져나옹는 상상.
......
9시 뉴스에는 "올해 첫 백 권 읽기 완독자가 나왔습니다. 충청북도 음성의 한 농부였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 듣겠습니다." 이런 소식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백 권을 다 읽은 사람들이 지역마다 모여 갖가지 축제를 벌이고...... 정부 차원에서는 전국의 백 권 읽기를 달성한 사람을 강변 공원에 초대하여 국빈 대접을 하며 폭죽을 터트리고 축하해주는 행사를 벌일 것이다. 3년 이상 백 권 읽기를 달성한 사람은 세금도 깎아주고 직원 채용 때 보너스 포인트를 주면 어떨까. – 164쪽

 
   


이 얼마나 발칙하고도 귀여운, 그리고 로맨틱한 발상이던가. 독서가 지상 최고의 아름다운 취미는 아닐지라도, 저런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그런 뿌듯함과 만족스런 미소가 떠오른다. 세금 감면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책 읽을 용의가 더 있는데 말이다.^^ 

'세계시민'에 대한 확고한 신념에 대해서는 더더욱 귀가 쫑긋해졌다. 말로만 글로벌 리더라고 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하게 돈 잘 벌 궁리만 할 게 아니라, 세계 시민으로서, 세계 속의 한 인격체로서 지향해야 할 소중하고 따뜻한 가치를 제시하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성숙한 시민 의식. 그녀가 많은 강연 요청을 받고, 또 닮고 싶은 사람으로 손 꼽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녀의 책을 어려서부터 접하고 자라온 아이라면, 같은 꿈을 향해 더 멋지게 날개짓을 할 것 같다는 기대감도 차오른다.   

   
  내 생각에 글로벌 리더십 과정에서 제일 먼저 고려하고 일관되게 강조해야 할 핵심은 '세계 지도자가 되려면 먼저 세계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의 지도자가 된다는 사람이 세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 세계를 이끈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이다.
......
세계시민이란 세계를 내 무대라고, 세상 사람들을 공동 운명체이자 친구라고 여기며 세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세계시민 의식이 있는 사람이다.
– 274쪽
 
   

작가 한비야, 오지 여행가 한비야, 또 구호팀장 한비야에게 쏟아지는 환호가 큰 만큼,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비판의 근거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또 인정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그녀가 가진 열정이 얼마나 큰지, 그 열정을 자신보다 남을 위해서 쓰고 있다는 것도 사실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서서 싸우는 그녀에게 앉아서 구경하는 우리가 손가락질을 하는 오만은 보이고 싶지 않다.  

이제 한비야는 월드비전을 그만두고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도약을 위해서 공부를 하러 보스턴으로 떠났다. 무릎팍 도사 방송 당시 출국하는 그녀를 배웅하는 카메라를 보았는데, 지금도 날밤을 새가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모습이 그려진다. 그녀가 그랬다. 장차 자신이 무엇이 될지 궁금하다고. 지천명의 나이를 넘기고서도 더 큰 꿈을 꾸는 사람, 자신이 할 수 있는 더 많은 일들을 궁금해하고 그 가능성을 기대하는 사람, 그리하여 세상이 더 아름답고 멋지게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 그리하여 정말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 근사한 삶이다. 닮고 싶은 인생이다.  

그녀가 제시한 멋지다, 대한민국! 리스트를 보면, 이 나라가 정말 자랑스러워진다. 도무지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이 나라가 챙피할 때가 많아서, 뉴스를 보는 게 몹시도 고통스러워서, 이 나라의 미래가 너무도 깜깜했는데, 조증만 반복되는 긍정 마인드의 화신 한비야의 외침을 들어보니, 이 나라가 좀 더 사랑스러워졌다. 이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좀 더 자랑스러워졌다. 이렇게 긍정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열정적인 그녀, 그녀의 마음 속엔 무엇이 있을까? 그건, 사랑일 것이다. 그리고 그건, 우리 모두의 축복이다.  

   
 

벼랑 끝 100미터 전.
하느님이 날 밀어내신다. 나를 긴장시키려고 그러시나?
10미터 전. 계속 밀어내신다. 이제 곧 그만두시겠지.
1미터 전. 더 나아갈 데가 없는데 설마 더 미시진 않겠지?
벼랑 끝. 아니야, 하느님이 날 벼랑 아래로 떨어뜨릴 리가 없어.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아실 테니까.
그러나, 하느님은
벼랑 끝자락에 간신히 서 있는 나를 아래로 밀어내셨다.
......
그때야 알았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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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0-28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진 리뷰에요.
우리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감격스럽겠지요.

마노아 2009-10-28 08:03   좋아요 0 | URL
헤헤, 감사합니다.^^
우리 같이 날개를 파닥거려용~

다락방 2009-10-28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리뷰네요, 마노아님! 전 이책에 대해서 어떤 호감도 없었는데 마노아님의 리뷰덕에 호감이 생겨요. 이거 정말 박수받을만한 리뷰에요!! >.<

마노아 2009-10-28 11:4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고마워요. 부끄부끄...^^
한 제목에 할당된 내용이 좀 길어서 호흡이 길겠거니...하며 좀 미뤘는데 오히려 한 번 잡으니 순식간에 읽게 되더라구요.^^

레와 2009-10-28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서 싸우는 그녀에게 앉아서 구경하는 우리가 손가락질을 하는 오만은 보이고 싶지 않다. "

마노아님의 리뷰가 참으로 멋진데요!!

마노아 2009-10-28 11:45   좋아요 0 | URL
으하핫, 저 표현은 불의 검에서 나온 문장인데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강 저런 느낌이었어요. 레와님 고마워요.^^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소개한 책들이다. 

<종교 영성 분야>, <구호, 개발 분야>, <다른 사람에게 권하면 좋은 교양서>, <누구나 한 번은 읽었으면 하는 고전>을 주제로 각각 6권씩을 골랐다.  

그리고 보너스로 하나 더 시집을 한 권 추가했다. 내가 읽은 책은 일곱 권에 불과하다. 더 만나고 싶은 책들이 눈에 띈다. 반갑다.


2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꼭 읽어야할 한국의 명시 100
신경림 엮음, 김용문 시도자 / 글로세움 / 2007년 9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09년 10월 28일에 저장
품절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루쉰 지음, 이욱연 엮고 옮김 / 예문 / 2003년 12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2009년 10월 28일에 저장
절판

황진이 - 전2권
홍석중 지음 / 대훈닷컴 / 2006년 10월
19,000원 → 19,000원(0%할인) / 마일리지 190원(1%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09년 10월 28일에 저장

열하일기 세트 (반양장본) - 전3권- 새 번역 완역 결정판
박지원 지음, 김혈조 옮김 / 돌베개 / 2009년 9월
84,000원 → 75,60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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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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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100미터 전.
하느님이 날 밀어내신다. 나를 긴장시키려고 그러시나?
10미터 전. 계속 밀어내신다. 이제 곧 그만두시겠지.
1미터 전. 더 나아갈 데가 없는데 설마 더 미시진 않겠지?
벼랑 끝. 아니야, 하느님이 날 벼랑 아래로 떨어뜨릴 리가 없어.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아실 테니까.
그러나, 하느님은
벼랑 끝자락에 간신히 서 있는 나를 아래로 밀어내셨다.
......
그때야 알았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89쪽

남부 수단 현장에서 나는 하느님이 사람을 살리시는 것도, 죽게 내버려두시는 것도 보았다. 왜 어떤 아이는 살리고, 어떤 아이는 죽이셨을까?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이신데 모두를 살려주면 얼마나 좋았을까. 모두를 살려주는 건 정말 안 되는 일이었을까? 그걸 우리가 알 수는 없다. 이해할 수도 없다. 그러나 구호요원으로서 알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하느님은 사람의 고통을 치유하라고 우리를 보내신 게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무슨 힘이 있어 그런 엄청난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까. 우리는 다만 고통받는 사람과 함께,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함께 두려워하고, 아파하는 것을 함께 아파할 수 있을 뿐이다. 가끔은 고통과 원망과 회의 앞에서 흔들릴지라도 그렇게만 할 수 있을 뿐이다.-132쪽

맺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며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자.

언제나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돈키호테>의 내용이다. 대단히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인 말이지만 나는 이것이 젊음의 실체라고 생각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도전, 무모하리만치 크고 높은 꿈 그리고 거기에 온몸을 던져 불사르는 뜨거운 열정이 바로 젊음의 본질이자 특권이다. 이 젊음의 특권을 그냥 놓아버리겠다는 말인가, 여러분.-152쪽

그래서 말인데 나는 이따금 대한민국 전 국민이 '1년에 백 권 읽기'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곤 한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다가 역시 책을 읽고 있는 옆 사람을 보고는 "이게 몇 권 째예요?"라고 묻고, 길에서 누군가 책을 들고 가면 사람들마다 "어, 저거 작년에 내가 열두 번째로 읽은 책인데", "올해 읽으려고 한 책인데", "내년 목록에 넣어야지" 하는 말들이 터져나옹는 상상.
......
9시 뉴스에는 "올해 첫 백 권 읽기 완독자가 나왔습니다. 충청북도 음성의 한 농부였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 듣겠습니다." 이런 소식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것이다. 백 권을 다 읽은 사람들이 지역마다 모여 갖가지 축제를 벌이고...... 정부 차원에서는 전국의 백 권 읽기를 달성한 사람을 강변 공원에 초대하여 국빈 대접을 하며 폭죽을 터트리고 축하해주는 행사를 벌일 것이다. 3년 이상 백 권 읽기를 달성한 사람은 세금도 깎아주고 직원 채용 때 보너스 포인트를 주면 어떨까.-164쪽

이 연습의 핵심은 이럴 때 돈이 많아 세 가지를 다 하면 좋을텐데, 돈이 없어 딱 한가지밖에 못해 분하고 초라하다라고 생각하지 말자는 거다. 대신 한정된 돈이지만 제일 하고 싶은 일을 했으니 다른 건 안 해도 상관없다고 마음먹으라는 말이다. 밥을 굶고 책을 사는 사람이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사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밥먹는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나는 밥도 못 먹는다고 크게 한탄하지 않을 수 있다.-192쪽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성공을 이렇게 정의하였다.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이런 성공이라면 나도 꼭 하고 싶다.-210쪽

내 기도가 응답되는 복도 받고 싶지만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의 응답이 되는 복 또한 한껏 받고 싶다. 언감생심 복의 원천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적어도 복을 전달해주는 통로는 꼭 되고 싶다. 복이 들어와 쌓이는 '복의 종착지'가 아니라 들어와 쌓인 복이 골고루 나누어지는 '복의 환승역'이 되고 싶다. 그래서 하느님의 평화의 도구가 되고 싶다.-221쪽

쓰나미의 최대 피해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반다아체는 매우 보수적인 모슬렘 지역인데 긴급구호 초기에 우리 단체의 로고인 별 모양이 십자가처럼 보일 수도 있어 지역 주민들의 반감을 살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월드비전 지도부는 망설이지 않고 월드비전 로고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며 태극 마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만큼이나 이례적인 일로 우리 단체의 홍보와 모금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모금과 홍보보다 재난 피해자들이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우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거다. -264쪽

내 생각에 글로벌 리더십 과정에서 제일 먼저 고려하고 일관되게 강조해야 할 핵심은 '세계 지도자가 되려면 먼저 세계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의 지도자가 된다는 사람이 세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사람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 세계를 이끈다는 말인가. 어불성설이다.
......
세계시민이란 세계를 내 무대라고, 세상 사람들을 공동 운명체이자 친구라고 여기며 세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세계시민 의식이 있는 사람이다.
-274쪽

나는 이런 세계시민 의식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이라고 믿는다. 각 시대에는 저마다의 시대정신이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자주 독립이, 5,60년대에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산업화가, 7,80년대에는 군부독재에서 벗어나려는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다면 21세기에는 세계시민 의식을 고취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 특히 우리 젊은이들이 마땅히 해야 할 시대적 과제이자 역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275쪽

나는 잘 알고 있다. 한국 사람들의 가슴에는 벌겋게 달궈진 고품질 인정이라는 불씨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단지 거기에 바람을 살살 불어넣었을 뿐이다. 작은 바람에도 선홍색으로 활활 타오르는 그 불꽃이 견딜 수 없이 뜨겁고 눈부시게 아름답기만 하다. -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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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9-10-28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은가요? 최근 한비야씨 책에 데어서...;;; 이건 좀 망설여지는데 마노아님의 고견 플리즈~~

마노아 2009-10-28 00:25   좋아요 0 | URL
무릎팍 도사 볼 때보다 더 감동이에요. 보면서 왈칵 눈물이 많이 났어요.
베스트셀러라 후딱 읽고 팔 생각이었는데 소장하기로 마음 바꿨어요. 읽어보셔요~ 추천! ^^
 

Vol.987 2009-10-26

 
 



 
인터넷과 디카, 노벨물리학상을 받다
 
해마다 10월이면 전 세계의 이목이 노벨상 수상자 발표에 집중된다.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 경제학 이렇게 한 분야씩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세계는 들썩거린다. 그런데 여섯 분야 중 보통 사람들이 가장 멀게 느끼는 분야는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이들이 물리학이라고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

노벨물리학상의 수상업적은 범인(凡人)에게는 도통 이해가 안 되는 난해하고 복잡한 이론이거나 실험일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그 이론이나 실험이라는 게 일상생활과 동떨어진, 몰라도 그만인 것이지 않는가. 그래서였을까. 올해 노벨상수상위원회는 노벨물리학상다운(?) 업적이 아니라 우리 생활과 너무나도 친근한 분야에 상을 수여했다.

인터넷 광통신과 디지털카메라(간단히 디카라고 하자). 두 가지가 없다고 상상하면 아마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 정도로 이 둘은 오늘날 정보기술(IT) 세상에서 아주 익숙하고 당연한 것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바로 이 두 가지에 대한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그 주인공은 영국 스탠더드텔레콤의 찰스 가오 박사(76)와 미국 벨연구소의 윌러드 보일 박사(85), 조지 스미스 박사(79) 등 세 명이다. 가오 박사는 인터넷 광통신의 핵심기술인 광섬유를 개발한 업적으로,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필름이 없어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디카의 핵심기술인 ‘전하결합소자(CCD)’을 발명한 공로로 이번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올 노벨물리학상은 수상자들이 40여 년 전에 이룩한 업적이었다. 사진은 1960년대 젊은 과학
자였던 찰스 가오 박사가 광섬유에 대한 초기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Copyright ©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광섬유의 원리는 전반사이고 CCD의 원리는 광전효과로, 이들은 이미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나오는 원리이다. 그러니까 올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지난 수백 년 동안 신의 영역이었던 ‘빛’을 인간의 이해 영역으로 끌어내린 ‘빛의 마스터’들이다. 그렇다면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은 언제 어떻게 업적을 세운 것일까. 그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6년 1월 중국계 영국인 가오 박사는 광섬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그것은 광섬유의 발명은 아니었다. 광섬유는 이미 1930년대부터 환자의 위나 치과치료 중에 치아를 들여다보는 용도로 의료분야에서 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쓰인 광섬유는 짧고 단순했다.

광섬유는 이론적으로는 매우 간단하다. 굴절률이 높은 매질에서 굴절률이 낮은 매질로 빛을 비출 때 어느 각도 이상이 되면 더 이상 굴절을 하지 않고 모두 다 반사되는 전반사가 일어난다. 광섬유는 전반사의 원리를 통해 빛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함으로써 먼 곳까지 정보를 전달해준다.

초기에 광섬유는 이론처럼 성능이 좋지 않았다. 1960년대 가오 박사가 광섬유 연구를 시작했던 당시만 해도 광섬유를 통과한 빛은 20m만 가도 1%밖에 남지 않았다. 가오 박사는 1km를 지나갈 때 1%의 빛이 남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1966년에 광섬유에 쓰이는 유리의 투명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광섬유에 적합한 유리는 당시까지 만들어진 어느 유리보다 투명해야 했던 것이다.

가오 박사가 원하는 정도의 광섬유를 뽑을 수 있었던 건 1971년이 돼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리 제조사인 코닝사의 과학자들이 가오 박사의 제안에 따라 1km에 달하는 광섬유를 뽑아냈다.

오늘날의 광섬유는 1km를 가도 95%의 빛이 남을 정도로 가오 박사의 목표를 크게 추월했다. 이런 광섬유가 오늘날 지구를 무려 2만 5천 번이나 감을 수 있는 정도로 세계 곳곳에 깔려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세계 어디서나 빛의 속도로 정보를 접하고 산다. 참고로 가오 박사는 물리학이 아니라 전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디카의 핵심기술인 CCD가 개발된 것도 1960년대였다. 1969년 9월 어느 날, 벨연구소의 물리학자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보일 박사의 사무실에서 칠판에 CCD에 대한 기초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당시 그들이 만들고자 했던 건 디카의 이미지센서가 아니라 이전보다 나은 전자메모리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벨연구소로부터 새로운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CCD의 용도를 이미징 기술에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CCD는 우표만한 크기의 네모 판으로 그 위에는 수많은 광센서들이 들어있다. 디카에서 몇백만 화소라는 말을 하는데 화소 수가 많을수록 사진의 화질이 좋다. 화소 수는 바로 광센서인데, 예를 들어 400만 화소라면 400만 개의 광센서가 CCD에 붙어 있는 것이다.



<왼쪽 사진에서는 벨연구소의 물리학자 윌러드 보일 박사(왼쪽)와 조지 스미스 박사(오른쪽)
가 CCD를 장착한 비디오카메라의 성능을 확인하고 있다. 1974년에 찍은 사진이다. 오른쪽
사진은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초창기 CCD 이미지 센서. 오늘날
디카는 물론 비디오카메라에 핵심적으로 쓰이고 있다. 사진제공. 박미용.>

CCD의 원리는 1921년 아인슈타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안겨준 광전효과다. 광전효과는 금속이나 반도체에 빛을 쪼이면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CCD는 광전효과를 이용해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어준다. CCD가 빛 알갱이를 전자로, 즉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는 것이다. 이 전자에 대한 정보를 메모리 반도체에 기록하면 사진 파일이 된다.

보일 박사와 스미스 박사가 개발한 CCD는 금세 이미지센서로서 장점이 드러났다. 그래서 발명 1년 후, 그들은 자신의 비디오카메라에 최초로 CCD를 장착했다. 1981년에는 CCD가 들어간 디지털카메라가 최초로 시장에 나왔다. 이후 해상도가 높아지고 소형화되면서 오늘날에는 필름카메라를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지게 하고 있다.

CCD는 오늘날 천문학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예가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다. 1980년대 개발된 허블우주망원경은 CCD를 이용한 덕분에 1990년 발사 이후 우리에게 지상에서 얻을 수 없는 우주의 모습을 보여줬다. 올 3월 태양계 바깥 지구형 행성을 탐색할 목적으로 발사된 NASA의 케플러우주망원경에도 디지털이미지 기술이 적극 활용됐다. CCD는 우주뿐 아니라 심해 바닥에서도 관측기구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노벨상 수상의 마지막 조건은 과학기술의 ‘상용화’ 라고 한다. 기초과학의 혁신이 낳은 기술이 상용화 되고, 그런 기술이 또다시 과학발전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인류를 위한 과학과 기술은 서로 맞물려 끝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것은 아닐까?

글 : 박미용 과학칼럼니스트

닮은 꼴에 끌리는 이유?
우리가 진정한 동반자로 삼는 이성은 어떤 사람일까. 남녀간 사랑과 배우자 선택의 다룬 최근 10년 연구의 공통분모는 ‘동질감’이다. 심리학에서는 비슷한 사람을 계속 좋아하는 이유를 ‘같은 타입의 이성과 만나면 옥시토신이 활성화되기 때문’으로이라고 설명한다.

영국 세인트앤드류대 인지심리학자인 데이비드 페렛 교수팀은 200여명의 남녀 실험 참가자에게 자신의 얼굴을 반대 성(性)으로 만든 사진을 다른 이성 사진과 섞어 보여준 뒤 그 중 호감이 가는 사진을 선택하게 했다. 그 결과 상당수 참가자들은 자신을 닮은 사진을 골랐다.

또 대부분의 남성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여성은 자기 아버지를 닮은 배우자를 선호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체취에서도 동질감을 찾는 경향은 강하다. 미국 시카고대 마사 맥클린톡, 캐롤 오버 박사 연구팀은 여성은 아버지와 유사한 냄새를 가진 남성을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를 유전학 전문 학술지인 ‘네이처 지네틱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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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10-27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여년전에 이룩한 업적을 이제사 인정 받은건가요? ^^

마노아 2009-10-27 11:09   좋아요 0 | URL
죽기 전에 인정 받아 다행이에요. 죽으면 노벨상도 안 주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