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달에 다녀오리라고 결심한 곳들이 몇 군데 있었다.  

먼저 국립중앙 박물관에서 몽유도원도와 강산무진도를 보는 것. 두 그림은 전시 기간이 달라서 두 번 걸음해야 했다.  

너무 많은 인파와, 같이 간 일행들로 인해 몽유도원도는 2미터 뒤에서 넌지시 보아야 했지만, 강산무진도는 혼자 가서 하뭇하게 감상하고 올 수 있었다.  

그리고 또 가고 싶었던 곳은 숀탠 展과 간송 미술관 

숀탠 전은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홍대 거리 어느 카페에서 일러스트를 전시하고 있다고는 알고 있지만, 주어진 지도만 보고는 당최 찾아갈 자신이 없는 거다. 내가 날 알지만, 갔다 하면 나는 생고생 하다가 울며 돌아올지도...;;;; 



그런데, 월요일, 동호회 모임이 있는 날이라고 3시 반에 퇴근이 가능한 게 아닌가. 그럼 좀 헤매더라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을 하는데 같은 교무실의 어느 샘이 같이 가자고 하신다. 만세! 그 샘에 의지해서 다녀온 카페 드 고릴라.  

둘이서도 사실 좀 헤매긴 했지만, 그래도 평소의 실적을 생각할 때 비교적 빨리 찾은 셈이었다.  할렐루야~ 

숀탠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글 없이도 무수한 이야기를,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작가. 글밥이 있는 책도 있지만 내가 아직 읽지 못했으니 패쓰~ 

그의 작품 속에 나오는 그림들이 액자에 걸려서 카페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일러스트를 담은 엽서는 거저 가져갈 수 있게 비치해 두었는데, 사진 찍는 걸 깜박했구나! 



 





 







2층엔 신발 벗고 들어갈 수 있는 좌식 테이블도 있었지만 치마 입은 터라 1층에서 간단히 식사를~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햄버거로 보이는 녀석이 등장. 빵이 베이글인데다가 높이가 높아서 먹는데 애로사항이 있었다. 결국 다 해체해서 포크로 찍어 먹...;;;;  

옆의 라씨(였던가? 이름이?)가 은근 맛났고...  

어쩌다 보니 학교에서 출발하면서부터 시작한 조선왕조사가 밥 다 먹을 때까지 이어졌고...

(사진 펑!)

카페에서 가져온 엽서가 조그맣게 보인다. ㅎㅎㅎ



무슨무슨 전시회에서 거창하게 그림을 보고 온 건 아니지만, 나름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그림도 보고, 비치된 숀탠의 그림책도 들여다 보고, 애매한 저녁을 먹으며(사실 나중에 저녁 다시 먹음..;;;) 실컷 수다 떨었던 즐거운 시간.  

그랬던 우리, 오늘은 함께 간송 미술관에 다녀왔다.  

학교 앞에서 마을 버스 타면 딱 7정거장 걸린다. 이렇게 가까운데 자주 오면 좋겠건만, 전시 기간이 너무 짧다.  달랑 보름. 

그래도 고수하고 있는 원칙들이 맘에 든다. 홈페이지도 없고, 주차장도 없고, 입장료도 없고, 딱 보름 동안 일년에 두 번 하는 전시회. 게다가 간송 미술관이라는 걸출한 이름과 달리 어찌나 소박한 풍경이던지... 

 

마당에 세워져 있던 어느 불상. 손보지 않은 거친 마당과 흩어져 있는 유물들이 조금 당황스럽고 신선했다.  

게다가 코를 찌르는 이 자극적인 냄새라니....



어째 찍고 보니 머리가 보이질 않는다. 하얀 깃털을 가진 저 녀석들의 정체가 궁금했다. 도시 촌뜨기라 도통 모르겠더라. 아무튼 냄새는 지독했을 뿐이고...  

 

그래도 이어서 국화꽃이 반겨주어서 방금 놀란 코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이름하여 국화꽃 향기~ 

 

전시관은 생각보다 작았다. 먼저 2층을 둘러보고, 이어서 1층을 관람했다. 사진은 찍을 수 없었고, 조명은 비교적 밝은 편이었다. 사람은 아주 많지 않았고, 소음도 크지 않고, 뭐든지 적당히 좋았던 시간들. 

이번 가을 전시는 '도석화(道釋畵)특별전'이다. 도석화란 도교와 불교의 그림을 뜻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신선과 승려들이 주인공으로 많이 나왔다. 게 중에는 김홍도의 그림도 제법 있었고, 김득신, 김명국, 이인문, 정선, 장승업의 그림들이 눈길을 잡았고, 신윤복의 그림도 있었다. 신윤복의 그림은 도석화의 범주에 들어가는 게 맞는지 좀 의아하긴 했다. 아마도 스님이 나오기 때문에 같이 포함시킨 듯. 그래도 도석화에 으레 기대되는 분위기의 그림은 아니다. 

바다를 건너는 신선 그림이 많았는데 하나같이 파도 모양이 구름 모양이었다. 좀 다양한 표현이었음 했는데 당시 사람들은 그렇게 그리는 걸 선호했을까?

익히 잘 알려진 간송미술관 소장의 김홍도, 신윤복 그림은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없었다. 내년 봄 전시회 주제가 잡혀 있지 않으니 그때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작년에 한바탕 몸살을 앓을 정도로 전시를 가졌을 테니 비켜갈 지도 모르겠고... 뭐 암튼, 집에서 멀지 않으니 그건 내년에 재차 확인하고 다시 오면 될 일이다.  

입구에는 복제품 그림을 파는데 신윤복의 미인도가 실물 크기냐고 물으니 95% 크기라고 한다. 흐으음... 

 

나가는 길을 표시한 저 전통적인 방법이라니... 저 길 따라 나가면 들어올 때 그 입구가 나온다. 그냥 건물 한 바퀴 돌아가는 길. 



색깔이 예뻐서 찍어 봤다. 왜 플래시를 꺼야 더 환하게 나오는 걸까??? 

(사진 펑!)

한 달 사이에 숱쳐놨던 머리가 그새 자랐는지 머리가 덥수룩해 졌다. 임시 방편으로 머리띠를 착용함. 좀 웃겼음..ㅎㅎㅎ

개장 시간이 6시까지여서 더 있고 싶어도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건물이 아주 낡았는데, 소장하고 있는 보물들은 어디에서 따로 보관하고 있는 것일까? 뭔가 과학적인 건물 안 어디일 것만 같은데 물어보고 나올 걸 그랬다.

걸어나오는 길, 어느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순대와 김밥을 먹고, 후식으로 나폴레옹 제과점에서 커피맛 아이스크림을~ 

앉아서 먹다가 또 수다 한마당이 벌어져서 느즈막하게 헤어졌다.  

그런 우리는, 토요일에 다시 '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보게 되었다는 이야기...  

한 주에 세 번씩이나 같은 사람과 데이트를 하다니... 다 좋은데, 우리는 동성이라는... 그래서 스캔들은 안 생긴다능....! 

이 책 보고 싶다. 간송 선생님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김동성' 이름 석자! 

서점 가서 일단 실물부터 확인해봐야겠다. 

간송 전형필 선생님은 한참 활동하실 법한 50대 나이에 돌아가셨다.  

사인이 뭔지 모르겠다. 책을 좀 찾아보면 나오겠지... 

암튼, 그리고 내일은 뮤지컬 '영웅'을 보러 간다. 믿을 수 없는 가격 1만 원에....;;;; 

내 나이에 돌아가신 안중근 의사를 어떻게 표현했을지 기대가 된다. 류정한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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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ky 2009-10-30 0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글 잘 봤어요.^^
청순한 느낌의 마노아님 사진, 가을과 참 잘 어울립니다. ^^
한국가면 간송미술관에 꼭 가보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인사가 늦었죠, 종종 들릴께요~ ^^)



마노아 2009-10-30 08:04   좋아요 0 | URL
제가 졸지에 가을 여인이 되었네요.^^
차우차우님 반가워요. 님 서재에 저도 종종 놀러가곤 했답니다.^^
한국 오시면 해야 할 리스트가 또 추가되는 거죠?
즐거운 리스트가 될 거예요.^^

소나무집 2009-10-30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완도 살면서 가장 부러운 건 바로 이런 거랍니다.
모든 분야의 문화 혜택 제로인 곳에 살다 보니,
특히 이런 미술 관련 전시회 다녀오신 분들 정말 부러워요.
오랜만에 보는 간송미술관 전경이 그립네요.
귀한 그림과 자료들이 넘 많은 곳이라 국가에서 신경 좀 써주었으면 좋겠더라구요.
간송은 국가도 못한 일을 한 사람이니 미술관 하나쯤 지어줘도 괜찮을 것 같은데
지금 정부에서는 어림없는 일이겠죠?


마노아 2009-10-30 08:06   좋아요 0 | URL
서울의 유일한 장점인 것 같기도 해요.
서울 살 때, 아직 미스일 때, 이런 건 좀 더 많이 누려야겠다고 생각해요.
전국적으로, 전 연령층으로 이런 게 가능해야 할 텐데 말이지요...
간송 미술관은 너무 유명해서 잘 지어놓았을 줄 알았는데 좀 충격이었어요.
오히려 진정성도 더 보이는 것 같고, 그래서 좀 시큰하기도 하고 그랬지요.
강바닥 팔 돈이 있으면 이런 쪽으로 지원해 주면 좀 좋을까요...ㅜ.ㅜ

순오기 2009-10-30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가을 추억을 많이 만들어서 나이 들면 곶감 빼먹듯 하나씩 빼 먹어야 해요.^^
좋아요~ 특별시민이 부러운 이유도 바로 이런 문화적 혜택이에요.
예전에 kbs스페셜이던가 한국사전이든가... 간송 전형필 방송해줬어요.

마노아 2009-10-30 14:06   좋아요 0 | URL
곶감 빼먹듯 하나씩! 너무 좋아요. 그런 면에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놓았네요.
한국사전이었던 것 같아요.
1학기 마칠 때 고3 학생들하고 방송을 보았는데 전형필 편이 가장 인기가 좋았어요.
연기를 하신 배우분이 간송 선생님과 풍채가 좀 비슷하더라구요.^^

무스탕 2009-10-30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러다니기;; 구경다니기 좋은 10월을 이렇게 덜 보람차게 보낸 저는 슬퍼요.. ㅠ.ㅠ
다른것보다 간송미술관이 보고싶은데 왜 이렇게 인연이 안 닿는지 모르겠어요.
노력 부족이 대부분이지만 끝끝내 다른 핑계를 대고 싶다죠..;;;
좋은 시간 보내신것 부럽사와요~~ ^^

마노아 2009-10-31 07:04   좋아요 0 | URL
바쁘고 심장 떨리는 10월을 보내신 무스탕님...ㅜ.ㅜ
11월은 건강한 심신으로 뭐라도 할 수 있을 거야요!
간송 미술관은 내년을 기약해야지요. 주말 즐겁게 보내셔요~

꿈꾸는섬 2009-11-01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산무진도 보러 가려고 했었는데 결국 못 갔어요.ㅠ.ㅠ
간송미술관 전시회도 가보면 좋은데 정말 생각처럼 나서지질 않네요.
결혼전에 많이 놀러다니는건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마노아 2009-11-01 10:49   좋아요 0 | URL
간송은 전시 기간이 너무 짧아서 여차하면 바로 잊게 되더라구요.
생각나서 알아보면 이미 끝났고, 다음 계절을 기다려야 하고 막 그래요.6^^

같은하늘 2009-11-03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간색 코트의 마노아님은 완전 가을여인인걸요~~^^
맞아요... 솔로일때 맘껏 즐기세요~~~
그게 자유롭지 못할땐 정말 슬퍼집니다. ㅜㅜ

마노아 2009-11-03 20:26   좋아요 0 | URL
오늘은 겨울 여인이었답니다. 어제보단 덜 추웠지만요.^^
일부러 솔로는 아니지만, 기왕지사 솔로일 때 좀 즐겨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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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둘
절판


하루 특가일 때 구입했다. 내가 구입할 때는 12,900원. 지금은 16,900원.
주문이 폭주했는지 배송은 엄청 오래 걸렸다.
그래도 상자 속에서 빤히 쳐다보는 게 예뻐서 기분은 하뭇!

처음 계획은 화장품을 담아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뜯고 보니, 담아둘 화장품이 내게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
스킨이랑 로션이랑 썬크림, 그리고 파우더가 다인데, 그 녀석들은 저기 들어가기엔 크다...;;;;
그래서 급! 용도 변경했다.

미니 서랍장에 들어가 있던 악세사리들을 꺼내 보았다.
목걸이와 귀걸이들이다. 반지는 낄 일이 없으므로 안 꺼냈고, 귀걸이는 매일 쓸 테고, 날이 더 추워져서 목티를 입게 되면 목걸이도 좀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일단 집어넣어봤다.
이렇게 보니 무지 많아 보인다.
저 중에서 내가 산 귀걸이 딱 두 개다..;;;;
나머지는????
선물 받은 게 몇 개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울 언니 것.
가게 할 당시 악세사리도 취급했었는데, 그때 스르륵 집으로 스며들어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언니는 귀를 두 번 뚫었지만 귀걸이 하고 다니는 것 거의 못 봤다. 귀찮아한다.ㅎㅎㅎ
내 머리가 짧아져서 안 어울리는 것들도 많긴 하겠지만 일단은 지금 계절에 쓸만한 것들은 다 집어넣었다.
책상 서랍 속이나 책상 위 학용품 정리함으로도 좋을 듯하다.
귀엽고 앙증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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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0-29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소품이 많은 여성들에게 유용하겠네요.
한눈에 보여서 찾아 쓰기도 좋고요.^^

마노아 2009-10-29 10:08   좋아요 0 | URL
이모저모 쓸데가 많아 보여요.^^

하늘바람 2009-10-29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걸 사셨군요 저도 눈여겨 보았지요. 안사긴했지만요

마노아 2009-10-29 12:46   좋아요 0 | URL
마침 적립금이 있어서 그걸로 구매했어요. 그래서 더 뿌듯해요.^^;;;

무해한모리군 2009-10-2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이런게 필요하긴 한데 말이죠..

마노아 2009-10-29 14:01   좋아요 0 | URL
오, 휘모리님의 용도는??? ^^

무해한모리군 2009-10-30 10:31   좋아요 0 | URL
악세사리들을 작은통 여러개에다 넣어두었더니 일일이 열어봐야해서 귀찮아요 --

마노아 2009-10-30 14: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게 참 불편하더라구요. 한 눈에 보인다는 게 제일 편해요.^^

웽스북스 2009-11-01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거 사셨구나. 저는 이날 바빠서 그만 놓쳐버렸어요 ㅜㅜ

마노아 2009-11-01 10:49   좋아요 0 | URL
문자 메시지 알림 설정해 놓았어요. 아니면 자주 까먹게 되더라구요.^^;;;

꿈꾸는섬 2009-11-01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정리함 꽤 괜찮은데요.^^

마노아 2009-11-01 10:50   좋아요 0 | URL
활용도가 높은 아이템이에요.^^

같은하늘 2009-11-03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리함도 예쁘지만 생각보다 악세사리가 많으시네요.^^
마노아님은 웬지 이런거 안하실것 같다는...

마노아 2009-11-03 20:30   좋아요 0 | URL
못 쓰더라도 일단 가지고 보는 울 언니 덕분에요.ㅎㅎㅎ
목걸이는 선물 받은 걸 늘 하고 있구요.
시계는 날마다 차고, 귀걸이는 가끔 까먹지요.
그런데 화장을 거의 안 해요. ^^
 
바그다드를 흐르다 - 그림으로 남긴 이라크
손문상 그림, 김승일 글 / 바다출판사 / 2004년 10월
절판


오래 전에 찜해둔 책을 도서관에 신청해서 빌려보게 되었다.
긴장감 높았던 이라크 전이 일어난지도 벌써 수 해가 지났다.
과거의 시간이 되어버렸지만, 사실은 진행형인 흔적들, 흔적들...
손문상 화백의 그림으로 다시 한 번 들여다 보자.

(티그리스 강가에서 바그다드를 보다)

인류 초기의 수수께끼를 간직한, 문명의 시원이 열렸던 땅 메소포타미아.

수십 년간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고난받는 민중의 땅.

잿빛 하늘, 불타는 건물, 경계의 총구, 방벽과 쇠창살, 굳은 표정들.

그러나 절망적인 미래를 뒤로 한 채, 오늘도 큰 눈망울의 아이들은 공터에 모여 축구를 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티그리스는 바그다드를 도도히 흐른다.

세계 4대 문명을 공부할 때면 정면으로 마주치는 그 강 이름. 작가님은 저 강물을 보면서 아득한 문명의 기원을 떠올렸을까?

('갈대아 우르' 에 서다)

기원전 2113년에 지어진 우르 지구라트 주변에는 아브라함 출생 추정 가옥이 발굴되어 있고,

BC 4000년과 2900년에 큰 홍수가 있었음을 나타내는 지층이 발견되어 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 입증 사적으로 꼽히고 있다.

구약성서는 믿음의 아버지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에 살았고 가족들을 데리고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사람들은 수천 년간 이 말씀이 한낱 전설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1850년대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이 성서 기록을 입증하는 유적이 발굴되었다는 소식에 전세계 기독교인들은 몸을 떨었다.

기원전 2113년에 지어진 우르의 고대유적 '지구라트'는 피라미드를 닮은 단식 건축물로, 신의 분노를 초래해 인간의 언어가 뒤죽박죽 섞여버렸다는 성경 속 '바벨탑'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빌론, 우르크, 우르와 같은 옛 도시들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지구라트가 있기 마련인데, 바빌론에 세워진 지구라트가 바로 그 바벨탑일 것이라는 주장이 가장 유력하다.

갈대아 우르.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아지긴 했지만, 그만큼 분쟁도 늘었을 것이다. 인간의 발길 닿는 곳 그 어디서라도...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아치 문)
인류 최초의 서사시인 <길가메시>의 주인공 길가메시 왕은 기원전 2500년 경 지금의 '이라크'라는 나라 이름의 유래가 된 도시 국가 '우루크'를 다스렸던 기원전 수메르인들의 전설적인 영웅이다.

수메르인들은 대략 기원전 4500년 경에 지금의 이라크 땅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나타나 약 2,000년 동안 이 지역을 지배하다가 사라진 민족이라고 한다.

러시아 태생의 한 저명한 미국인 학자는 인류 최초의 도시, 인류 최초의 문자, 인류 최초의 학교, 인류 최초의 법률 등 인류의 문명사, 문화사에서 최초의 중요한 것 27가지가 수메르인들의 발명품이라고 쓰고 있다. 그때문인지 인류 역사의 발원지가 수메르라는 주장이 대세가 되고 있다.


그림 같은 풍경이다. 저 오래된 문 위로 그보다 더 나이를 먹은 조각 달이라니...

(침략의 길, 이라크 국경 도로)

"문명발상지에서 일어난 문명충돌"

지난 2003년 4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된 이후,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이런 제목으로 '인류는 어쩌면 아프리카에서 탄생했을지 모르지만 문명이 생겨난 곳은 이라크'임을 강조하면서, 기독교 문명을 대표하는 미영 연합군이 다름 아닌 인류 문명의 요람을 맹폭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신문은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이상향인 '에덴동산'이 바로 이 지역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들이 돌아가야 할 이상향이 바로 기독교 문명인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림'으로는 가장 인상 깊었던, 멋진 그림으로 보이지만, 그 내용을 생각하면 한숨부터 물게 되는 장면이다. 아프가니스탄은 또 어쩌냐...

(팔루자-사막에서 아이를 잃다)

"도망쳐 나오다가 두 아이를 잃었어요. 미군은 우리에게 대피하라 해놓고 사막마저 봉쇄해버려, 우리는 사막에 꼬박 하루 갇혀 있었어요. 결국 물을 마시지 못해 우리 아이들 둘 다 죽었어요! 우리뿐만이 아니에요. 한 가족이 차에 타고 있었는데, 미군이 차를 세워 총으로 가족을 몰살시키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어요. 이건 학살이에요."

하미드 제삼(54. 여), 윤정은의 <팔루자 보고서> 중에서



판화 기법으로 그려서 비극이 더 극대화되어 전달된다. 저 갚을 길 없는 죄값은 대체 누구의 몫일까. 희생자는 있는데 왜 가해자는 보이지 않고, 보상도 사과도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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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988 2009-10-28

 
 



 
슈퍼히어로도 가을엔 힘 못 쓴다?
 
하늘은 청명하고 나무마다 과일이 탐스럽게 익어가는 가을, 과학시티는 오늘도 평화롭게만 보인다. 그러나 해가 짧아지면서 집으로 향하는 과학시티 시민들의 발걸음은 쫓기는 사람처럼 급해졌고 자물쇠를 채우는 손은 떨렸다. 최근 과학시티에 입에 담기 힘든 흉악범죄가 연달아 일어났고, 시민의 희망이던 슈퍼히어로들은 통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슈퍼맨, 뭐하고 있는 거야? 오늘 총기 든 강도가 은행에 나타났다는 거 몰랐어? 아니 스파이더맨에 배트맨까지 다 여기 있었구나. 시민들이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모른다고. 너희가 나서서 과학시티의 평화를 지켜야지!"

헐크의 호통에도 아랑곳없이 슈퍼맨과 스파이더맨, 배트맨은 낙엽이 우수수 쌓인 벤치에 축 늘어져 있다.

“기운 내서 악당들을 물리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어쩐지 기운이 없어. 내가 나서서 강도 하나 해치운다고 세상 모든 악당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악당은 점점 많아지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싸워야 하는 건지…."

“거미줄 뿜는 것도 영 기운이 딸려. 난 더 이상 히어로 일은 못하겠어. 그냥 남들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꾸리고 평범하게 살고 싶네."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은 슈퍼히어로답지 않은 회의와 우울에 빠져 있었다. 헐크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 고민을 하는 줄은 몰랐네. 보통 남자들이야 가을이면 울적해진다고들 하지만, 설마! 너희들까지 가을 타는 거니? 너희 같은 슈퍼 히어로들이? 이럴 수가!"

가을을 타다니? 지칠 줄 모르고 세상을 구하던 영웅에게 다소 어울리지 않는 물음에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이 어리둥절해졌다. 그들을 바라보며 헐크가 말을 이었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 말 들어 봤겠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길에 코트 깃을 세우고 고독에 빠지는 남자들은 가을이 되면 우수에 젖게 마련이지. 사실 가을엔 이유 없이 우울해지는 사람이 많아. 보통 계절성 우울증(SAD)이 원인이지. 계절성 우울증은 주로 일조량의 변화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유 없이 축 처지고 우울했던 원인이 바로 햇볕의 양에 있었다는 말에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이 헐크에게 집중하기 시작한다. 헐크는 이들을 바라보며 자세한 설명을 이었다.

“해가 짧아지면 인체의 호르몬에도 변화가 나타나는데 항우울 효과가 있는 뇌의 갑상선 호르몬 대사가 줄고 대신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과 같이 정신을 차분하게 만드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이지. 그래서 우울에 대한 면역은 약해지고 기분은 자꾸 가라앉게 돼. 또 멜라토닌은 주로 밤에 많이 분비되는데 점차 밤이 길어지면서 그 양이 과다하게 만들어져 생체리듬이 흔들리고 우울증이 생기기 쉬워지는 거야."



<우울증의 원인은 햇빛, 달빛, 출산, 가사, 과로, 스트레스
등이다. 특히 가을에는 일조량이 줄어들어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늘어난다. 사진 제공. 동아일보.>


배트맨이 피식거리며 헐크의 말을 반박했다.

“이봐, 헐크. 계절성 우울증이라면 우울의 대가인 나에게 물어보라고. 계절성 우울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이상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게다가 가을의 절정인 10월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테르테론 분비가 1년 중 가장 활발한 때야. 남성적인 활력이 넘치는 때라는 거지. 우리들이 계절성 우울증 때문이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아."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이 고개를 끄덕이는데, 헐크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받았다.

“배트맨, 네 말도 일리가 있어. 남성호르몬 분비가 가을철인 9월~11월에 많긴 하지만 호르몬의 양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어. 젊은 시절의 나, 지난해의 나와 비교하면 심리적으로는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야. 게다가 가을은 지나온 한 해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야. 가뜩이나 일조량 부족으로 생체리듬이 달라진데다 마음도 차분해지고 전에 없이 생각도 많아지는 거야. 내가 올해 강도를 몇 잡았더라, 화재 현장에서 구한 사람이 몇이더라, 구하지 못한 사람은 몇이었지? 그런 생각하면 안 우울할 히어로가 없겠지. 성공과 성취를 중시하는 남자라면 계절성 우울증에 취약한 여자보다 더 우울해지기 쉬운 계절인 거지. 바로 너희 같은 슈퍼 히어로들 말이야. 난 너희들이 가을을 타는 거라고 확신해."

스파이더맨이 헐크에게 묻는다.

“네 말은 잘 알겠다만 그래서 어쩌라는 거니? 무슨 해결책이 있는 거냐고?"
“물론이지. 당장 이 음침한 그늘에서 나와. 저기 햇볕이 쨍 하게 내리쬐는 곳으로 가자."
“칫, 그까짓 햇볕. 난 내 동굴로 돌아갈 테야."

돌아가려는 배트맨을 잡으며 헐크가 말했다.

“햇볕에 대해서 한참 모르는구나. 햇볕은 상상 이상으로 인체에 큰 영향을 미쳐. 어린 시절 햇볕을 너무 적게 쐬면 구루병 같은 질병에 걸리기도 하지. 노르웨이나 스웨덴, 핀란드 등 북구의 나라는 여름과 겨울의 일조량이 최대10시간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들 나라에 해가 없는 어둠의 계절이 오면 자살률이 치솟고 정신병과 알코올 중독이 늘어난다고 해. 이런 것을 보면 해가 조금만 짧아져도 사람의 몸에는 큰 변화가 찾아온다는 걸 알 수 있어. 내가 너희처럼 우울에 빠지지 않는 건 쉬지 않고 햇볕 속을 뛰어다니기 때문인지도 몰라."

햇볕만 쬐어도 나아진다니 히어로들은 기대에 차 햇볕이 비치는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자들은 가을이나 겨울에 계절성 우울증에 시달리면 과식으로 해결하려 드는 경향이 있어. 반면 남자들은 술이나 섹스에 빠지는 경우가 많지. 쓸쓸함을 벗어버리려다가 덫에 걸리게 되는 거야. 심각한 우울증이 아니라면 햇볕을 쬐면서 적당하게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어."

다른 히어로들이 양지바른 곳에서 슬슬 몸을 푸는 동안 슈퍼맨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난 감질나게 산책은 못하겠어. 햇볕이 약이라는 걸 알았으니 태양 가까이로 휙 날아갔다 올게!"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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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보러 가려고 해요. 

호호홋, 혹시 쿠폰 안 쓰시는 분 계심 저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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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8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28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메르헨 2009-10-2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올만에 인사드려요...^^
여름 즈음부터 바쁘기 시작해서 이제 조금 한숨 돌립니다.^^
잘 지내시죠?
요거....저도 모레 보러 갈까 하는뎅...^^

마노아 2009-10-28 16:19   좋아요 0 | URL
메르헨님 오랜만이에요~ 이제 한숨 돌리셨군요. 서재에서 자주 만나요~^^

2009-10-28 16: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28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09-10-28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재미있을까요? 며칠 뒤에 엄마 생일인데 엄마랑 영화구경이나 갈까봐요 호호홋
보고 오셔서 감상 부탁드려요~

마노아 2009-10-28 18:08   좋아요 0 | URL
오, 엄마와의 데이트! 훈늉해요! 다녀와서 감상을 남길게요.^^

2009-10-28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28 18: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29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10-29 12:46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네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같은하늘 2009-11-03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이가 어려서 극장에 못가는 1인이니...
필요하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제것 다 드릴께요~~^^

마노아 2009-11-03 20:30   좋아요 0 | URL
헤헷, 필요할 때 sos를 치겠습니다.
울 언니는 아이 어린이 집 보내고 나면 극장에 자주 갈 줄 알았는데 그게 맘같지 않더라구요.
1년에 한 두 편 겨우 보나봐요. 그나마 올해부터 가능해졌지 뭐예요...;;;

2009-12-02 0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02 0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