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레인보우
심승현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동화같은 그림의 파페포포 이야기. 이번엔 레인보우다.
그림으로 더 유명해진 것 같지만, 이번 책에서는 그림보다 글이 더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도 그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으니 사진 몇 컷 찍었다.
고래가 바다로 간 이야기 편. 



비가 내리는 산도 넘고
바람이 부는 산도 넘고
눈이 내리는 산도 넘어
마침내 도착한 바다 앞에서의 고래 표정이다.

산도 예쁘고, 비와 바람과 눈도 예쁘고, 구름마저도 너무 예쁜 그림.
뒷장에는 저 고래가 바다로 뛰어들면서 바다에 적합한 몸으로 변신하는 장면도 나온다.
고래의 험난한 여정과 거기에 쏟은 노력에 대한 보상이 보이는 것 같아서 괜히 뭉클~!

36쪽에서는 친구에게 자신이 어떤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냐는 질문이 나온다.
거기에 대해서 친구가 하는 대답이 놀라웠다.  

평소처럼 너의 집 문을 두드렸는데 네가 그 집에 없는 거야. 그냥 아무 말도 없이, 떠난다는 말도 없이 그곳에 없는 거야.
아무 말 없이 떠나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 말이 필요 없을 만큼 믿음으로 서로를 응원하는, 그런 친구. 영화 <굿 윌 헌팅>의 윌과 처키처럼......
 

이해할 수 없는 반응. 어느 날 소리 소문 없이 친구가 사라졌는데, 거기에 아무 의문도 품지 않고, 섭섭해하지도 않고 그냥 응원한다고? 그건 말도 없이 떠난 게 아니라, 평소에 어떤 사인이 있었던 거다. 어떤 꿈을 갖고 어떤 목표를 갖고 갑자기 떠날 수 있는 제스쳐를 취해 왔기 때문에 말없이 응원할 수 있는 걸 게다. 책 속의 표현만큼만이라면 큰일 날 소리! 

55쪽에서는 무려 석달(!)이나 계시던 교생 선생님이 떠나는 날 마지막 인사에 반 아이들도 울고 선생님도 우는 장면이 나온다. 수년 전 내가 교생 실습 갔던 학교의 마지막 인사 시간이 떠올랐다. 절대로 울지 말아야지....다짐하고 문을 열었건만, 들고 가기도 버거울 크기의 커다란 장미 꽃 바구니와 정돈된 자세로 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니 와락 눈물이 나왔다. 울먹이며 마지막 인사로 사랑한다고 외치던 내 모습. 미안하다. 그때 그 아해들, 몇명만 기억난다...ㅜ.ㅜ 너희들도 그러리라는 걸 안다. 지금 수 년 만에 그렇게 바뀌었다고 해서 그 시절 그때 내 마음이 가짜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 속에서 작가님도 그리 말씀하신다. 우리의 눈물과 감정은 다소 즉흥적이고 또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순간 그 순간 진심이고 최선일 때가 많다. 그 시절 생각을 해보니, 조금 씁쓸해지기는 한다.이유까지 말하기는 더 씁쓸하다. 

   
 

결국, 
무엇인가 돌려받고자 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난 더 외로워졌던 것 같다.
  (74쪽)

 
   
 
   
 

 넘어져 일어나는 그 과정을 거쳐야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81쪽)

 
   
   
 

 엄마 뱃속에서 자라는 태아가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면, 태어난 뒤에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자궁에 있을 때 뱃속 환경의 영향을 받은 태아가 부족하게 먹을 것을 대비해 지방을 미리 저장하기 때문이다.  

지금 그토록 무엇에 집착하는 것은 마음 깊이 숨어 있는 결핍 때문이다. (105쪽)

 
   

 관계 속의 이야기, 인생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어찌 보면 흔한 메시지이고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여기는 것일 텐데도 마음에 와 닿았다. 그나저나 엄마 뱃속에서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 아이에 대한 정보에서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미숙아로 태어나서 인큐베이터 신세를 지느라 엄마 젖을 전혀 먹지 못한 내가 필연적으로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게 아닐까 막 이유를 갖다 붙이는 중이랄까...;;; 얼마 전에 읽은 과학향기 정보에 의하면 가을엔 여자가 더 우울해지기 쉽고, 그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푼다던데... 조심, 조심해야겠다. 쿨럭! 



고슴도치 가족의 집이 너무 예쁘게 표현되었다. 개구쟁이 스머프의 버섯 집을 보는 기분이랄까. 

엄마가 장보러 나가자 꼼지락 거리던 아해들이 앗~싸 하고 신나게 노닌 집의 표정 보시라. 눈이 반달처럼 휘어지면서 집도 장난끼가 돈다. 반면 한 밤중이 되자 피곤에 지쳤는지 곯아 떨어진 느낌의 집. 이야기는 슬픈 내용인데 그림이 예뻐서 사진을 찍어봤다. 

129쪽에서, 필리핀의 엄마들은 일터에 가기 전에 자신이 입던 옷을 아기에게 덮어주고 나간다고 전한다. 잠에서 깬 아이가 엄마가 없더라도 엄마 냄새로 편안해지라는 의미로 말이다. 또 호주의 한 아동병원에서는 아기를 재울 때 엄마 냄새 나는 인형을 안겨준다고 한다. 무엇보다 평화로운 엄마 냄새에 대한 지혜로운 생각들. 엄마가 아이가 눈 뜰 때 같이 있어준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엄마들도 많이 있을 테니까, 아이에게도 일종의 대리만족이 필요할 거다. 만약 엄마가 쌍둥이어서 똑같은 얼굴이라 해도, 아이는 엄마와 이모를 구별하겠지? 아무리 아가라 할지라도...... 



프랑스 한국 문화원에서 작가의 전시회가 있을 때, 한 프랑스 부인이 작가의 어느 그림을 유독 마음에 들어하더니 직접 지은 시를 보내주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탄하고, 그때 떠오른 생각을 시어로 옮기고, 그리고 그것을 다시 작가에게 전달하기까지의 그 풍부한 감성과 솔직함 등등이 모두 멋져 보였다. 작가님은 또 얼마나 감동을 받았을까. 역시 예술은 국경을 넘어 감동을 주고, 감동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146쪽에선 앙상블과 하모니의 차이를 알려준다. 앙상블은 비슷한 목소리의 두 사람이 노래하며 어우러지는 거고, 하모니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조화로움이라는 거다. 뮤지컬에서 특정한 배역은 아니더라도 단체로 나와서 노래 부르고 춤추는 이들을 앙상블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앙상블도 멋지지만, 하모니는 더 멋져 보인다. 그 조화로움이라니......

   
 

햇살이 강하다고 나무가 자라기를 멈추지 않듯이 어둠이 짙다고 별이 빛나기를 게을리하지 않듯이
고단하고 막막한 나날 속에서도 열정은 맑고, 높고, 푸르게 살아 있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오늘과는 다를 거라는 믿음으로, 
매일 주문을 걸며 새로운 하루에 발을 내딛는다. (178쪽)

 
   
   
 

 고난과 역경이 아무리 오래 간다 해도 인생이란 시간보다 길 순 없다. (183쪽)

 
   


그 어떤 역경과 고난도, 인생보다 길 수 없다는 말이 진한 위로로 다가온다. 괜찮아, 모두 다 잘 될 거야. 지금도 늦지 않았어... 이런 울림이 내 속에도 전달된다.  



소풍 날 마지막 순서로 보물 찾기를 하던 중 돌을 들추자 지렁이의 항변이 재밌다.  

"무례하군요! 남의 집에 노크도 없이!" 

이런 소소한 표현들이 참 마음에 든다. 유머러스하면서 따뜻하고 낭만적인 느낌. 

보물 찾기에 너무 심취해서 길을 잃어버린 한 아이. 겨우 친구들과 선생님 곁으로 돌아왔을 때 울먹이는 아이에게 선생님이 해주는 말이 또 눈에 들어온다. 

"너무 멀리 가면 보물을 찾을 수 없어. 보물은 너의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숨겨 두었거든......" 

행복의 파랑새가 바로 지척에 있었듯이 우리를 기쁘게 해줄 보물 역시 우리 주변에 있을 것이다. 찾지 못하고 있든, 찾으려 하지 않든 간에... 



뒷 표지의 그림이다. 풍선 위에 앉아 있는 포포 양을 보니, 어릴 적 좋아하던 김동화 작가의 '요정 핑크'가 떠올랐다. 체중이 3.5kg밖에 나가지 않던 그 예쁜 아이가...^^ 

심승현 작가의 책들은 너무 예뻐서 오히려 가볍게 느껴지는 인상을 풍기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가벼워 보이는 듯한 그림 그림 사이에 고민하고 사색하는 작가의 마음 속 울림들이 분명히 들어 있다. 선물 같은 책이다. 

덧글) 2010년 달력과 미니 사이즈의 그림이 사은품으로 들어 있다. 한정수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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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알라딘 리뷰대회 해당 도서 중 읽고 싶었던 책들을 세어보니 50권이 넘어간다. 소장하고 있는 책들도 30권 가까이 되는 것 같고, 게다가 오늘은 1일이니까 사려고 마음 먹었던 책들이 더 추가될 것이다. 한 달 사이에 이 책들을 다 읽을 리 만무다. 덕분에 밀린 책들 더 읽기는 하겠지만.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리뷰 써야지. 게 중 몇 개는 걸리겠지. 안 되면 말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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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ksy Wall and Piece 뱅크시 월 앤 피스- 거리로 뛰쳐나간 예술가, 벽을 통해 세상에 말을 건네다
뱅크시 지음, 리경 옮김, 이태호 해제, 임진평 기획 / 위즈덤피플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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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브레이킹 던- 나의 뱀파이어 연인 완결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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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김대중 1
백무현 글 그림 / 시대의창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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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단순한 기쁨
아베 피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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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9-11-0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세어보니 50권이 넘는다. 왤케 공감이 ㅎㅎ
저도 바지런히 응모해야지라고 생각하는데, 뭐 전적을 보면 참가상 정도 수상 ㅎㅎ

마노아 2009-11-01 22:17   좋아요 0 | URL
쿠쿠... 궁금했던 책까지 넣으면 더 늘어나겠지만, 일단 언젠가는 읽어야지 했던 작품들이 50여 권이더라구요.
사두고 못 읽은 책들을 이번 한 달 동안 많이 읽으면 좋겠어요. 이젠 가슴의 짐이 되는 거 있죠..;;;

다락방 2009-11-0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화이팅!!
리뷰대회 상 타세요!!

마노아 2009-11-02 11:15   좋아요 0 | URL
매번 참여상은 잘 탔어요.^^;;; 화이팅 고마워요. ^^

순오기 2009-11-0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읽고도 리뷰를 안 쓴 것도 많고, 사두고 안 읽은 책도 많아서~~
리뷰대회 때문에 사는 건 자제하고 도서관을 이용하려고요.^^

마노아 2009-11-02 12:40   좋아요 0 | URL
어제 주문한 책들은 전부 리뷰 대상 책은 아니었어요.
하루에 한 권씩 읽어도 다 못 읽을 수량이니, 이제 정말 사는 건 자제해야죠.
아, 그치만 쿠폰을 쓰긴 써야 하는데...^^;;;;;

카스피 2009-11-02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는 암만봐도 읽거나 소장한 책이 10권도 안된다는.... ㅜ.ㅜ

마노아 2009-11-02 12:40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 같은 분들을 위해서 장르문학 리뷰 대회를 열어야 해요.
그러면 저는 읽은 책은커녕 들어본 책이 10권이 될까 말까 할 거예요...ㅜ.ㅜ
 

금요일에 뮤지컬 영웅을 예매했던 건 순전히 가격 때문이었다. 그 날을 앞뒤로 해서 딱 일주일만 A석을 1만원에 팔았던 것이다. 공연장은 엘지 아트센터. 엘지 아트센터는 3층에서 보더라도 시야를 별로 가리지 않는 무대다. 다만 배우들의 얼굴이 작게 보일 뿐. 류정한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가 얼굴형 배우라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에 크게 아쉽지 않았다.  

8시 시작과 10시 40분 끝이라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정이었다. 다음 날은 놀토도 아니었고. 게다가 역삼역. 부도덕한 체력을 자랑하는 내가 감당하긴 좀 벅찼는데, 아니나다를까 눈에 힘을 무지 주면서 버텨야 했다. 그러고 보니 2년 전인가 같은 장소에서 역시나 류정한 주연의 '스위니 토드'를 보면서 무진장 졸았던 기억이 난다. 극이 재미 없었던 것도 아니고, 자리도 훌륭했건만(비쌌건만!) 내내 졸다가 나왔던 그 기억을 되새기며 주구장창 물을 마시며 버텼다. 

보통 연극이나 뮤지컬은 월요일 공연을 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10월 26일 월요일이 바로 안중근 의사 의거일이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월요일에 공연을 오픈했다. 영화 도마 안중근이 실패했었던 것을 떠올리면서 너무 무거운 주제가 아닐까 지레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극을 다 보고 나니 기우일 듯하다. 이 뮤지컬, 재밌고도 감동적이다. 손수건, 준비하시라. 



난 워낙 류정한을 좋아해서 이 사람 캐스팅만 눈독을 들였는데 정성화씨가 더 유명한 건가? 이름이 먼저 나오는 경우를 더 많이 본 듯하다. 

내가 본 날은 류정한이 안중근 의사를, 그리고 안중근 의사에게 거사 계획을 잡을 수 있게 이토의 행적을 알려준 궁녀 설희 역을 김선영 씨가, 안중근을 사모하는 중국 아가씨 링링을 소냐가 연기했다.   



시작할 때 일곱 발의 총성이 울리면서 스크린에 총구멍 일곱 개가 북두칠성의 모양을 만들었다. 본명은 응칠. 점 일곱 개가 이룬 북두칠성의 모양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일곱 발은 이토를 향해 그의 총구멍에서 쏘아진 불덩어리이기도(이토에게 명중된 것은 세 발). 

숲 속에서 단지 동맹을 맺고 나라 위해 싸울 것을 다짐하는 동지들. 명성황후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는 궁녀 설희는 일본으로 건너가기로 결심하고 안중근과 인사를 한다. 안중근이 자신을 소개하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
안중근이오.
 

일단 배우가 목소리가 좋기 때문에 울림도 좋은 거지만, 저 말을 하는 사람을 안중근 의사라고 생각하니 짧은 대사로도 울컥하는 기분. 

중국인 만두 장사 왕웨이가 나오는 부분은 다소 뻔한 유치함을 보여주지만 그렇게 가볍게 쉬어가는 시간도 분명히 필요했다. 설희 역의 김선영 씨는 한복보다 게이샤 복장이 사실 더 잘 어울렸다. 왕웨이의 동생 링링 역을 맡은 소냐는 참 좋은 목소리를 가진 훌륭한 배우이지만 이번 배역에서는 그 터질 듯한 가창력을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일단 배역의 비중이 크지 않아서일 것이다. 역시 최고는 지킬 앤 하이드였다는! 

거사 날짜를 잡고 '대한독립'이라고 쓰여진 지금과는 사뭇 다른 태극기를 펼쳐들고 사진을 찍으면서 1부는 끝이 난다. 그리고 거사 과정과 체포 후의 안중근 의사가 변론하는 모습, 감옥의 간수가 그에게 감화되는 모습, 그리고 최후 사형 장면에서 작품은 끝이 난다.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을 향해 부끄럽게 살지 말고 의롭게 죽으라고 할 때, 어머님이 보내준 수의를 입게 될 때, 어머님이 불러주는 노래, 그리고 떨림에 몸을 맡긴 안중근 의사.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들이 들린다. 슬프고 감동적이긴 했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던 나.  

그러나 커튼 콜을 보면서 뒤늦게 감동이 사무쳐 온다. 자신은 전쟁 중이며, 이토를 사살한 것도 전쟁 행위이며, 그러니 전쟁 포로로 대우하라던 그 말, 마지막 노래의 절절함까지 갑자기 가슴을 마구 울린다. 꼴사납게 불 켜지고 나서 와락 우는 모습이라니...ㅜ.ㅜ 

100년 전 그때에, 조국을 위해서 초개처럼 목숨 바쳐 싸우던 분들이 참 많았다. 조국은 힘이 없었고, 조국은 유린되었고, 그 안의 민중의 삶은 더 처참했고, 그들은 몸이 자라 어른이 되기 전에 이미 성숙할 수밖에 없었다. 일찍이 눈을 떠서 제 앞가림 하느라 치졸하게 살아남은 무수한 이들이 있는 반면, 저렇게 살다가 돌아가신 분도 참으로 많다는 것. 그렇게 지켜낸 조국이 독립되었을 때 유해를 옮겨달라고 했건만, 철저히 유린된 그분의 유해는 지금도 흔적을 찾지 못하고, 해방된 조국에 돌아오시지 못하고 있다. 해방된 조국이 결국 '해방'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면, 오히려 더 슬퍼하실까...... 

모두 처음 듣는 노래인지라 한 번에 착 감기기는 어려웠지만, 마지막에 처형 직전에 부르신 노래가 아무래도 제일 인상 깊었고, 무엇보다도 무대는 정말 훌륭했다. 스크린을 아주 잘 활용했고, 움직이는 무대의 배경 처리가 매끄러웠다.

12월 중순부터는 티켓 가격이 만원씩 더 오른다. 마음이 동하신 분들은 지금 예매하는 게 더 좋다. 아직도 만원 티켓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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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ost는 아직 발매 전이다. 잔뜩 기대가 되고 있다.  

        도마 안중근의 '도마'는 '토마스'에서 나온 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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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9-11-0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메세나 공연이 이 뮤지컬 '영웅'이지요. 메세나에서는 좋은 자리 주던데 말이에요 ^^;;;
안 볼 작정으로 메세나 도장만 찍고 있는데 마노아님 후기를 보니 급 땡기네요 :D

마노아 2009-11-01 15:52   좋아요 0 | URL
한동안 메세나를 잊고 있었는데 알림 문자 보고는 열심히 도장 찍고 있어요.
오늘도 잊기 전에 가서 클릭을 하고 와야겠네요.
뮤지컬 참 좋았답니다.^^

카스피 2009-11-0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마 안중근 선생의 대한 뮤지컬이네요.올해가 서거 100주년이라고 하더군요.

마노아 2009-11-02 18:13   좋아요 0 | URL
집에 올 때 육교에 커다란 플래카드가 있는데 문구만 봐도 막 두근거려요.
올해는 서거 99주년이고, 의거 100주년이에요. ^^ 1909년 10.26일에 이토를 죽이고, 이듬해 3.26일에 처형되셨거든요..ㅜ.ㅜ
 
조혜련의 미래일기 - 쓰는 순간 인생이 바뀌는
조혜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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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간절히 원한다면 온 우주가 너를 도울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참 인상적이었다. 그 후, 그런 메시지들은 곧잘 들렸다. 마시멜로 이야기도 그랬던 것 같고(오래 전에 읽어서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시크릿은 확실히 그 메시지였다. 그리고 읽진 못했지만 들은 풍월로는 '꿈꾸는 다락방'도 그게 핵심이라고 했다. 그리고 거기에 한 권의 책을 더 보탠다. 조혜련의 '미래일기'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똑같은 얘기다. 긍정 마인드. 긍정의 언어가,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준다는 이야기. 반복되는 같은 이야기가 또 나왔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뭔가 다른 게 있으니 이렇게 또 다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일 것이다.  대개의 사람들도, 그 긍정의 주문이 인생을 바꿔줄 하나의 키워드가 될 거라고 인정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정하고 이해한다고 그것이 곧 실천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그 비밀은 시크릿이 되고, 꿈꾸는 다락방이 되는 거였다. 조혜련이 집중한 것은 그거였다.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로 바꾸기 위한 작업 비법 말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바로 '미래 일기' 

먼저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14개의 소제목 중 첫 번째는 2070년 5월 3일. 바로 조혜련 자신의 장례식 장면이다. 향년 103살을 일기로 평화롭게 잠드는 그 날을 수많은 사람들이 애도하며 추억하는 장면을 직접 그려냈다.  

미래 일기 다음에는 왜 그런 일기를 구상했는지에 대한 현재의 소회를 적는다. 읽으면서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떠올렸는데 조혜련 역시 거기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지금보다 장수하는 사람이 흔해질 그 시점이니 103이라는 숫자가 과하게 무리로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에너지 넘치게 뛸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보더라도 말이다.  

재밌는 미래 일기 하나. '사랑 표현법' 국회 통과. 아무래도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 책에는 1년에 책 100권 읽기 프로젝트가 나오는데, 여기선 하루 세 번 이상 사랑 표현을 하지 않으면 새벽 6시에 쓰레기 분리수거를 해야 하는 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14년 7월 5일의 일기다. '사랑해', '미안해', '감사해'.... 이런 단어들은 마음 없이 쓰면 '척'이 되어버리지만, 그 척도 자꾸 하다 보면 어느덧 진심이 되기 마련이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고 강제적으로 말을 시키다 보면 의무적으로 하던 그 말도 어느 순간엔 진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저자의 바람. 무뚝뚝한 한국 사람들에겐 특히 필요한 아이디어로 보인다. 낳았지만 엄마는 아니라는 식의, 해괴망칙한 법 해석 말고, 이렇게 마음 훈훈하게 해주는 법이 제정되는 게 이 나라를 훨씬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게 아닐까.  

이 밖에도 다양한 시간 대의 미래 일기는 계속된다. 오프라 윈프리쇼 30주년 기념 자리에 참석하는 조혜련. 영어로 인터뷰하고, 안젤리나 졸리와 다이어트(그것도 무려 '고무줄 다이어트!')에 대해서 얘기하는 미래의 그녀 모습은 여전히 건강한 근육질이다. 워낙에 자세하고 생생한 상상이 뒤따르기 때문에 어느 순간엔 이게 미래 일기가 아니라 현재 일기 같은 느낌으로 읽히기도 한다. 사실, 그게 핵심이기도 했다. 자세히 상상할 것. 그리고 그것을 믿을 것. 그것이 미래를 현실로 당겨주는 역할을 해줄 테니까.  

책을 쓰면서 꿈꾸었던 것들은 놀랍게도 실제 조혜련의 삶 속에서 가시화되어 나타나기도 했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 여자 배우로서 참석하여 장동건과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꿈꾸었는데, 실제로 일본에서 영화가 결정되어 주연 자리를 맡은 것. 가수를 꿈꾸는 아들의 모습을 그려놓았는데 그 아들의 방송 스케줄이 잡혔고, 배우로 대성공하는 남동생의 모습을 담았더랬는데 드라마 아이리스에 출연(이름 조지환)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등등.... 조혜련 자신뿐 아니라 친정 엄마와 여러 가족들이 미래 일기를 쓰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마음가짐과 일상의 행복들을 소소하게 밝히고 있다. 인상 깊었던 대목 중 하나는 긍정의 언어들을 주욱 써 보았을 때와, 부정의 언어를 주욱 써보았을 때의 느낌 차이였다. 부정의 단어들은 눈으로 보아도 인상이 찡그려졌지만 긍정의 단어들은 눈뿐 아니라 입술도 마음도 함께 웃게 만들었다. 

저자는 단순히 얼토당토 않은 미래 일기를 써놓고, 로또 당첨되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마냥 해바라기 하지 않았다. 미국 진출을 목표로 잡고 일기를 쓰면서 당장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위해서 세미나를 열기 시작한 게 벌써 수회가 지나갔다. 대개의 미래 일기들은 자신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승승장구로 집약되기는 하지만 인류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도 분명히 느껴진다. 영어마을이 아닌 '농촌마을' 이야기는 정말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벅차기까지 했다. 수많은 사람이 미래 일기를 쓰면서 영어마을을 넘어서버리는 농촌마을을 소망한다면 그 역시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만 같다.  

개인적으로는 한글이 세계에서 통하는 것보다, 전 세계의 모든 언어를 다 동시 번역해주는 통역기가 발명되기를 더 소망한다. 모든 언어가 과하다면 적어도 영어만이라도.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영어에 쏟아붓는 온 국민의 물질적 정신적 에너지를 생각한다면 그걸 다른 방향으로 돌렸을 때 뭐가 되어도 되지 않을까?  

한 시간 여 거리를 왕복하면서 지하철 안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빠르게 읽히면서 몰입에 바쁜 독서였다. 읽으면서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가는 나만의 미래 일기들이 떠오른다. 구체적으로 써야 하니 리뷰에서 밝히기는 조금 남우세스럽지만, 바뀌어질 내 인생의 어떤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도 이미 긍정적인 에너지가 솟아오른다.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조혜련. 개그맨으로 우리와 만났지만 다이어트 멘토로도, 그리고 긍정의 언어, 행복 전도사로도 우리와 얼마든지 포옹할 수 있는 멋진 그녀. 그녀의 미래 일기에 하나를 더 추가했으면 한다.  

조혜련의 미래 일기를 따라한 수많은 사람들의 행복 찾기 퍼레이드.
전 세계 200여 국가 중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 한국인 최상위권 차지! 
각 나라마다 미래 일기 실천 열풍!

꿈 같은가? 미래일기로 적어보자. 현실로 다가오도록 구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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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11-01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괜찮은 책 같군요.
열심히 사는 건 모두에게 긍정에너지를 넣어주지요. 조혜련 멋지네요.^^

마노아 2009-11-01 10:48   좋아요 0 | URL
이런 열정으로 도전하는 자에게는 하늘도 길을 열어줄 것처럼 보였어요.
긍정 에너지를 늘 달고 살려고 해요.^^

꿈꾸는섬 2009-11-01 0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멋진 책이군요. 제가 갖고 있던 조혜련에 대한 편견으로 책도 별로일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도 저만의 미래를 꿈꾸게 될 것 같아요. 읽어보고 싶네요.

마노아 2009-11-01 10:48   좋아요 0 | URL
독서량도 많고 일본어는 물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정말 훌륭했어요.
배울 게 많았어요.^^
 

 

이승환 20주년 기념음반 Hwantastic Friends
타이틀곡 좋은날 II 뮤직비디오 

서우보다, 울 곤잔잔님이 더 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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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9-10-31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승환은 나이도 안 먹어요. 낼모레면 50일텐데도 말이죠.
뮤비 재밌게 만들었네요.^^

마노아 2009-10-31 21:50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5년 뒤면 50대인데, 여전해요.^^
뮤비보면 웃음이 실실 나와요.^^

2009-10-31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31 2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09-11-01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이 뮤비를 보니 오늘 하루를 왠지 원더풀해질 것 같군요.ㅎㅎ

마노아 2009-11-01 10:49   좋아요 0 | URL
원더풀 데이~ 하고 외치니 기분이 좋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