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단히 껴입고 나간다고 했는데도 겉옷이 너무 얇았다. 아 쾡한 몰골로 월요일 아침을 열어버리다니, 심난한 출근길. 

3교시 수업은 1학년 어느 학급이었는데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한 녀석이 질문을 한다. 

"선생님, 선생님은 본인이 귀엽다고 생각하세요? "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녀석이 이어 말한다.  

"오늘 아침에 버스에서 봤는데 엄청 귀여운 척 하고 계시더라구요." 

헐~ 그러니까 아침 출근 버스에서, 봉잡고 서서 차가 왜 이리 막히나 고민하는 내 표정이 귀여운 척이었단 말이냐?  

별 시덥잖은 소리를 다 듣겄네. 기분은 나빴지만 대충 수습하고 수업했는데 짜증이 확 나는구나. 

섹시한 척도 아니고 귀여운 척이라니. 내가 나이가 몇 갠데! 그리고 내가 조숙했으면 아들뻘 됐을 녀석한테 듣는 소리라니 어이가 상실하신다.  

 

2. 퇴근길, 교문 앞에서 마주친 작년에 가르친 한 학생. 지금도 1학년 수업하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까 녀석이 조그맣게 말한다. 

"1학년 애들은 좋겠어요." 

아, 고마운 녀석!

찝찝했던 기분을 좀 씻어준다. 마트에 들러서 장도 좀 보고 집에 와서는 내일 입을 두터운 옷도 꺼내놨다. 내일 같은 반 수업이 들었구나. 까부는 녀석들은 복도로 내보내리... 추위도 추위지만 바로 옆 칸 화장실 냄새가 작살이다! (ㅡㅡ;;;;)  

 

3. 지난 주에 이승환 20주년 기념 앨범이 나왔다. 예약주문을 했고 뒤늦게 받았는데 어제서야 시디를 시디피에 넣어봤다. 그 전까진 급한대로 벅스에서 들었는데, 시디를 통해서 듣는 섬세한 선율을 기대하며 잔뜩 고무된 상태. 

그런데 오랜만에 시디피를 써서인가? 바로 튀어버린다. 1분 6초에서. 바로 꺼버리고 일단 시디피를 충전부터 다시 했다. 이유가 뭘까 고민하며... 

그리고 오늘 역시나 새로 뜯은 박정현 시디를 넣어봤다. 1번부터 9번까지 한 번도 튀지 않고 매끄럽게 돌아간다. 그래, 고장은 아니구나. 다시 고무된 마음으로 이승환 시디를 넣었는데 역시나 튄다. 아쒸, 왜 이러지? 

컴퓨터에서 재생할 때는 튀는 걸 못 느꼈는데 왜 시디피에서만 이럴까?
1.2.3번 트랙이 모두 튀어서 지금 다시 1번부터 듣고 있는데 지금은 또 괜찮다. 확실히 아니던가, 기던가. 결론이 안 나니 바꿀 수도 없고 내비두자니 또 뭔가 찜찜하고 그런다. 이럴 수가.....ㅡ.ㅡ;;;; 

 

4. '요새 미남이시네요'를 아주 재밌게 보고 있다. 워낙 박신혜를 좋아했지만 거기에 장근석 군이 아주 멋지게 출연해주셔서 유쾌하기 짝이 없다. 홍자매 특유의 개그가 심난한 한 주일의 비타민으로 작용한달까. 현재 내 컴 바탕화면은 우리 근석군! 쾌도 홍길동을 보지 않은 게 뒤늦게 좀 후회가 되고 있다.. ;;;; 



5. 보다 보니 ost가 좋아서 자주 듣고 있는데 홍기군이 노래를 참 잘하는 거다. 호기심이 동해서 2007년도에 나온 앨범을 들어봤는데 한 곡인가 빼고는 다 좋은 게 아닌가! 

바로 검색해 주었더니 품절이다. 흠, 중고로 알아볼까? 이것저것 클릭해 보았더니 저 밑에 알라딘 중고샵에 하나 있구나. 가격 7,100원. 훌륭해! 

바로 주문했다. 기다리던 윙크는 아직도 아니 올라올 뿐이고, 50% 세일 중인 미스터 노우 시리즈 하나랑 묶어서 결제. 알사탕이랑 적립금이랑 탈탈 털어서 이제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중.  

어린 친구들이 노래도 잘하고, 재주도 참 많구나. 그런데 이 아해들은 모두 몇 명이지? 자켓을 보면 다섯 명인데, 아는 친구는 홍기군 하나뿐이구나.

6. 쓰고 있는 와중에 시디가 다시 튀어주어서 해당 트랙 스킵했다. 컴에서는 안 튀는 게 맞는지 다시 들어봐야겠다.

특정 시디가 더 예민해서 기계가 튕기기도 하나? 씨이....


댓글(26) 먼댓글(1)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나보고 귀엽게 생겼대
    from 텅빈 책꽂이 2009-11-03 01:31 
    얼마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우리 꼼꼼이 같은반 친구 중에 특수아동이 있어요. 며칠전에 꼼꼼이 데리러 학교에 갔는데, 걔가 저를 얼핏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습니다. 빤히 바라보던 그 아이 눈에 웃음이 번지더군요. 남자애인데, 곱상하니 참 이쁘게 생겼어요. 그래서 제가 "쟤 김현중 닮았어" 하니까 꼼양은 아니래요. 암튼 그애가 날 보더니 큰 소리로 "되게 귀엽게 생겼다!" 허허... ^^;; 초딩 2학년이 나더러 귀엽게 생겼
 
 
hnine 2009-11-02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에 말씀하신 그런 아이들 때문에 저는 남자 중고등학생들이 무서워요~~ 어떻게 대응해야할지를 모르겠어서요.
장근석 나오는 드라마를 본적은 없지만,트와일라잇 읽으면서 에드워드 역을 우리 나라 배우가 한다면 장근석이 어떨까 자꾸 연상이 되더군요. 책 속의 에드워드의 묘사를 보면, 꼭 저렇게 생겼을 것 같았어요.

마노아 2009-11-02 21:50   좋아요 0 | URL
1년 전 아이들과 금년 아이들의 차이가 너무 커서 날마다 당황스러워요. ㅠ.ㅠ
아아, 에드워드 역에 장근석이라굽쇼!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듣고 보니 엄청 그럴싸한 걸요! 뭐랄까... 치기 어린 느낌도 나지만 한편으론 색기가 도는 섹시함, 도도한 느낌도 그렇구요. 오호호홋, 트와일라잇 팬들이 뭐라 할지 모르지만 저는 찬성이에요.^^ㅎㅎㅎ 갑자기 기분이 좀 펴지는데요.^^

카스피 2009-11-02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미노아님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인 선생님이시네요^^

마노아 2009-11-02 23:11   좋아요 0 | URL
그럴리가요...ㅜ.ㅜ 맨날 웃음거리랍니다..훌쩍...

하이드 2009-11-02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저도 뒤늦게 미남이시네요에 홀딱 빠졌어요. 홍자매 드라마 여주인공이 무척 호감이라는, 로맨스라인도 재미나구요. 장근석도 잘하더라구요! 박신혜도 드디어 자기역을 찾은듯하고요.

마노아 2009-11-02 23:12   좋아요 0 | URL
그쵸? 박신혜가 모처럼 딱 맞는 역을 찾았어요. 눈도 즐겁고 귀도 즐겁고 아주 신나요.
작년엔 일지매가 일주일을 행복하게 해주었는데 올해는 뒤늦게 미남이시네요가 저의 한 주를 밝혀주고 있어요.^^;;;

노이에자이트 2009-11-02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고향에는 아이돌 스타들이 많습니다.구하라,유빈,박신혜,문근영 등 등...앙...박신혜 누나 귀여웡...

마노아 2009-11-03 00:41   좋아요 0 | URL
광주에 인재가 많아요.6^^ 신혜 양은 탤런트가 된 뒤 부모님이 같이 서울로 이사왔다고 기사를 본 것 같아요. 참 예쁘게 자라 주었어요.^^

순오기 2009-11-02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생들 1년차가 상당히 다른가 봐요~ 민주도 중고생은 무섭다고 초딩으로~
드라마 얘기는 모르는 거지만 장근석은 좋지요~ ^^

마노아 2009-11-03 00:42   좋아요 0 | URL
작년에 1.3학년 가르쳤는데 최고로 좋은 학생들이었고, 금년의 1.3학년 가르치는데 작년과 정 반대라고만 생각하면 딱 맞아요..ㅜ.ㅜ
어여 수능이 끝나서 고3의 부담이라도 좀 덜었으면 해요. 고3 교실이 수능 열흘 남은 이 시점에서 제일 떠들고 제일 막 나간답니다...;;;;;

딸기 2009-11-03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귀엽게 생겼자나 ^^

마노아 2009-11-03 09:10   좋아요 0 | URL
언니...^^;;;;

메르헨 2009-11-03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귀여운척.....ㅎㅎㅎㅎㅎㅎㅎㅎ
마노아님, 저는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참으로 대단하네요.ㅜㅜ
우리때는 상상도 못한 말을...마구 하네요.
거참...
그래도 좋은 녀석들도 많죠? 힛....^^밑에 아이처럼 말이어요.
장근석은 뭐...요즘 드라마를 못 봐서 모르겠지만 베토벤 바이러스 보고 멋지다 했어요.ㅋㅋ
언제적 이야기인지...^^
날이 춥네요. 꽁꽁 얼겠어요. 좋은 화요일 되시와요.^^

마노아 2009-11-03 09:11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날마다 빵빵 터트리며 놀래켜요. 이게 거의 좋은 쪽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만요..;;;;;
베보벤 바이러스에 환호하던 때가 벌써 1년 전이에요.
그때 거기에 삘 받아서 피아노도 몇 달 배웠는데 말이죠.
아, 다시 배우고 싶다...
다행히 어제보다 바람이 덜 불어서 생각보다 안 추워요.
완전 무장하고 와서 몸이 좀 둔해지기도 했네요.
메르헨님, 화요일 멋지게 보내셔요.^^

하늘바람 2009-11-03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마노아님도 귀엽고 그 아이도 귀여운데여^^
선생님을 귀엽게 보는 아이 맘에 선생님 있는 거 아닐까요

마노아 2009-11-03 09:12   좋아요 0 | URL
아, 글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느끼는 이 괴리감..ㅋㅋㅋ
그때 그 표정은 정말 '재수 없어요.'라는 표정이었답니다.ㅡ.ㅡ;;;;
어제도 오늘도 수업 중에 껌 씹다 걸리고, 뒤돌아서 장난치다 걸리고, 자리 옮기다 걸리고...ㅜ.ㅜ
아, 근데 그 학생만 그런 게 아니라서요. 날마다 전쟁이지요..^^;;;;

무스탕 2009-11-03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녀석 마노아님을 눈여겨 보고 있는듯 싶어요 (씨~ 익~ ;b)
선생님 눈에 띄려고 무던히 노력하는걸로 보이지 않으시던가요? 캬캬캬~~~~

마노아 2009-11-03 10:52   좋아요 0 | URL
그렇게 거슬리게 구는 녀석들을 모두 애정의 다른 표현이라고 받아들이자니, 제가 변태가 된 것 같아요.ㅋㅋㅋ

섬사이 2009-11-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넌 무척 쎈 척 하고 있구나.."하시지 그러셨어요.
이궁,,, 우리 애들 얘기를 들어봐도 요즘 선생님들 힘드시겠어요.
우리 큰딸 말로는 자기도 또래 애들 하는 짓을 이해하지 못하겠대요.
힘내세요, 힘!!

마노아 2009-11-03 12:04   좋아요 0 | URL
더 세게 맞대응을 해줘야 하는데 제가 임기응변이 전혀 안 되는 인물이라 늘 분해한답니다..;;;;
넌 쎈 척 하는구나! 딱 좋은 말이에요. 기억해 둬야지...ㅎㅎㅎ

별족 2009-11-03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남이시네요, 시청자 조사를 했는데, 제 주변에 없어서 좌절했지 뭡니까-_-;;;인터넷으로만 시청자를 만난다는 건 슬프네요.

마노아 2009-11-03 20:23   좋아요 0 | URL
이런 얘기는 마주보고서 막 수다를 떨어야 제맛인데 말입죠. 그래도 모니터라도 공감하는 사람이 있어서 기뻐효.^^

같은하늘 2009-11-03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은 정말 무섭군요. ^^;;
마노아선생님께 관심을 엄청 받고싶은 애정 표현이라 생각해 주셔야지 어쩌겠어요.
변태가 된것 같더라도...ㅎㅎㅎ
전 요즘 TV도 못보고 책도 못보는데 도대체 뭘하고 사는건지...
홍기군 저도 보고싶군요.^^

마노아 2009-11-03 20:24   좋아요 0 | URL
오늘은 앞머리를 쫙 올리고 갔더니 본인이 이요원인 줄 아냐고...;;;;;
대범해져야겠음돠. 뭐 쉽진 않지만, 어쩌겠어요..ㅜ.ㅜ
홍기군이 상당히 어리더라구요. 이제 스무 살...;;;;
아해들이 너무 어려서 참 민망할 때가 많아요.^^

꿈꾸는섬 2009-11-04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 아이 같은 아이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에요.
저도 드라마는 안보지만 장근석은 좋아해요.^^ <즐거운 인생> 보고 완전 반했잖아요.

마노아 2009-11-04 00:23   좋아요 0 | URL
헤헷, 그런 녀석들이 있어서 힘이 나요.^^
즐거운 인생에서 간지 좔좔이었어요. 멋진 근석군!
 

 

 

 

 

 

 

 

11월 1일자로 윙크가 새로 나와야 마땅한데, 어제는 일요일이어서 그렇다지만 오늘은 대체 몇 번을 검색해 보아도 도통 뜨질 않는다. 같이 주문하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둔 중고책들은 기다리는 동안 하나 둘씩 빠져버리고, 그 녀석들을 먼저 주문해 버리면 내일 윙크 때문에 또 다른 주문이 발생해 버릴 테니 나는 기다릴 뿐이고... 그 와중에 내가 갖고 싶었던 책들은 다음 기회에~를 외치며 저 멀리 사라져 간다. 

그 와중에 알게 된 본격 제2차 세계대전 2권. 작년에 1권을 보고서 무지무지 웃었는데, 꽤 오래 걸려서 2권이 나왔다. 1권엔 비교적 유머 코드를 따라갈 만했는데 좀 더 덕후스러워지면 2권부터는 해석에 엄청 의존해야 할지도... 그나저나 아론의 함대 2권은 왜 깜깜 무소식일까??? 

치키타 구구는 알람 문자로 알게 됐다. 역시 이미 완성된 작품이 출간되는 거라서 빠르다. 식인종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해서 호감을 갖게 됐다. 물론, 칼바니아 이야기가 워낙 재미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하.신.소는 정말 출간 간격이 빠르다. 작가님은 어디서 이런 저력이 생기는 걸까? 지금은 '예쁜 남자' 연재도 같이 하시는데 여전히 연재 쉬지도 않고 단행본이 나오고 있다. 보통은 단행본 작업하느라 한 호 건너 뛰는데 말이다. 처음엔 닥.본.사. 일단 사서 보았는데 윙크를 사서 보게 되면서부터는 중고책 기다리고 있다. 하신소는 8권까지 모았다. 하백의 신부는 나에게 엄청난 로망과 기대를 주고서 시작되었고, 그래서 한 권을 중고책으로 사본 뒤 나머지는 모두 새 책으로 빠릿빠릿 모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실망을....;;;;  그래서 이 책도 중고책 기다리고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연재본으로 단행본보다 빨리 보고 있으니 별로 아쉽지는 않다.   

그리고 광고는 한 달 전부터 해놓고 뒤늦게 출간된 키친. 정작 연재본으로 읽을 때는 아주 환호한 게 아닌데 최근엔 감동 에피소드가 많았던지라 소장 욕심이 생겼다. 컬러 그림으로 재탄생 했으니 별로 억울할 일도 아니다.^^

그나저나..윙크, 오늘 주문이 가능할까? 날라간 내 동화책들...ㅜ.ㅜ


댓글(8)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스탕 2009-11-02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대로 나와주지 않는 윙크를 저도 같이 미워해 줄께요. ㅎㅎ

마노아 2009-11-02 16:14   좋아요 0 | URL
좀 전에도 검색해 봤는데 역시나예요. 오늘은 아니 나오나봐요.ㅡ.ㅜ

메르헨 2009-11-03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예전에 윙크가 격주로 나왔는데 지금도 그런가요?
연재본 만화를 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요. ㅜㅜ
요즘 제가 보는 만화는 <신의 물방울><궁><나나><노다메> 뭐...이 정도에요.
하이힐을 신은 소녀 랑 하백의 신부는 저도 보고 싶은데 시작하면 또 기다려야해서 잠시 멈춤이에요.^^
날이 춥네요. 오늘도 따땃하게 보내시와요....^^

마노아 2009-11-03 09:14   좋아요 0 | URL
지금도 격주간지 맞아요. 아, 그런데 알라딘은 아직도 검색이 안 될 뿐이고....ㅜ.ㅜ
신의 물방울은 몇 권 밀렸는데 크게 궁금치 않아서 나중에 몰아볼 생각이에요.
궁은 윙크로 보고 있고, 나나랑 노다메는 나오는 대로 보고 있죠.
노다메가 나올 때가 된 것 같기도 한데...^^

토토랑 2009-11-0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치키타 GuGu 첨들어보는데~ 저두 칼바니아 재밌게 본터라 기대되네요.
하백의 신부는 아직 시작을 안하고 있는데.. 마노아님께서 그리 괜찮다 하시니 땡기네요

마노아 2009-11-03 10:53   좋아요 0 | URL
하백의 신부는 완결 나면 보셔요~ 신화와 전설을 신비롭게 조화시킨 게 강점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09-11-09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친을 사려고 살폿이 땡투를 누릅니다.

마노아 2009-11-09 19:33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의 레이다망에 걸린 키친이군요! 감사함돠^^ㅎㅎㅎ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오주석 지음 / 월간미술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몽유도원도를 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에 갔을 때, 동행했던 분이 기념품 판매 매장에서 오주석 선생님 책을 아주 감명 깊게 읽었다고 하셨다. 나 역시 너무 좋았다고, 최근에 나온 책도 한 권 샀다고 하니 이미 돌아가신 책이 어떻게 나오냐고 하셨다. 아, 그게 말이죠. 그러니까... 유작이랍니다...ㅜ.ㅜ 

그렇다. 이 책은 유작이다. 머리말까지도 선생님이 직접 쓰셨지만 출간되는 것은 보지 못하셨다. 무려 4년이나 지났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머리말은 돌아가신 뒤 선생님의 컴퓨터 안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이랄까...ㅜ.ㅜ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이후 선생님 작품엔 모두 눈이 반짝 떠졌다. 이 책은 동아일보에 기고한 칼럼 21편과 타 매체에 소개된 원고 6편(그 중 4편은 이미 공개되어 중복된 원고이긴 하다)을 모아 실었다. 200자 원고지 7장을 넘지 않아야 하는 경계 안에서 독자들에게 흥미와 재미와 교양을 같이 전달할 원고를 쓰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을 텐데도 선생님은 예의 그 실력을 한껏 발휘해서 맛깔스런 책으로 만나게끔 하셨다.  

감탄과 감동을 전해주는 작품 소개가 하나 둘이 아니지만, 그 중 몇몇 작품만 사진을 찍어 보았다. 



김홍도가 그린 '황묘농접도' 

봄빛깔이 물씬 나는 풀밭 위에서 주화빛 새끼 고양이가 검정빛 큰 제비나비와 고운 주홍색 패랭이꽃, 그리고 수줍은 자주색 제비꽃과 화폭을 장식했다. 고양이와 나비가 함께 노는 그림은 생신 축하 선물이라고 한다. 중국어로 고양이 묘(猫)는 칠십 노인 모, 나비 접은 팔십 노인 질 자와 발음이 같다. 그래서 각기 칠팔십 세의 노인을 상징하는 것. 패랭이꽃은 석죽화. 竹은 축하한다는 祝자와 통하니 역시 돌처럼 장수하시기를 빈다는 의미다.  

나비의 날개가 상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고 기회가 닿으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흐뭇해진다. 간송미술관은 김홍도 전을 열어달라!!! 



김홍도의 스승 강세황이 그린 '영통동구도'이다. 수년 전, 내가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막 읽자마자 우연히 예술의 전당에서 보게 된 강세황 전이 다시금 떠오른다. 루벤스를 보러 갔다가 뜻하지 않게 맞닥뜨린 강세황이 더 빛나고 사랑스러웠다. 김홍도의 스승이었다는 명함 이상의 것을 보여준 멋진 작품들... 이 그림에 등장하는 바위들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오주석 선생님은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작곡가 그로페의 '그랜드 캐년 조곡' 가운데 '산길에서'라는 악장이 떠오른다고 한다. 대자연의 기이한 경관이 작곡가와 화가에게서 재탄생된 것이니 말이다.  

그림 속 저곳은 황해도 개풍군 오관산 기슭이라고 한다. 그림 속 선비처럼 말 타고 유람하진 못하더라도, 언젠가는 저 곳을 내 발로 걸어갈 수 있는 날이 오겠지? 힘들면 자가용이라도...;;;;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다. 이 시리즈를 신문에 연재할 때 선생님이 첫 회 원고로 찜해 두셨다가 김홍도의 '씨름'에 밀렸던 그림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독자들에게 더 친숙한 그림을 골라 대중성을 먼저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확실히 이 그림, 보통 전문가스러운 게 아니다. 하지만 친절한 우리의 선생님은 우리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는 데에 아낌이 없다.  

그저 금강산 일만 이천 봉우리를 형상화 했거니... 했는데, 이 그림 안에 주역의 태극을 담아냈다고 한다. 정선 자신이 원래 주역의 대가라고 하니 더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른쪽 그림에서 보다시피 번호까지 매겨가며 그림의 의미에 대해서 차분히 설명해 주시는데, 요약하자면 이 그림을 통해서 정선은 겨레의 행복한 미래, 평화로운 이상향의 꿈을 기린 것이라 한다.  

음양의 조화라고 하니 어째 그림이 더 오묘해 보인다. 이 그림은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이다. 책을 펼치다 보면 리움 소장 작품을 곧잘 만나게 되는데, 아직 가보지 못한 그곳을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든다. 입장료도 비싸고, 사주도 맘에 안 들지만, 그래도 그림은 탐나지 않은가..ㅜ.ㅜ 



드디어 김홍도의 씨름도다. ^^ 

문제를 내겠다.  

1. 이 그림의 배경은 어느 계절일까? 절기로 짐작하시오.
2. 어느 지방에서 유행하는 씨름일까?
3. 누가 이길까?
4. 다음 선수는 누굴까?
5. 그리고 의도적인 오류가 있다. 무엇일까? 

어떤 질문은 너무 쉽고, 어떤 질문은 당최 알 수 없기도 하다. 책에는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 




김홍도의 송하맹호도다. 호랑이의 눈매가 부리부리하고, 꼬리에서도 굵직한 힘이 느껴진다. 저 가느다란 털을 표현하기 위해서 무수한 붓질이 한지 위를 스쳤을 것이다. 이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렸을까? 

이 그림에선 여백의 분할이 아주 과학적이고 섬세하다. 호랑이 다리 근처 오른쪽부터 1.2.3으로 점차 여백이 커져 가고, 위쪽 소나무 가지의 여백도 4.5.6 순서로 공간이 커진다. 꼬리로 나윈 여백의 7.8도 마찬가지. 한 가운데 9가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해서 시야를 툭 터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너무 꽉 차서 답답하지 않고, 적절한 순서로 공간이 나뉘어 있어 그림을 과학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앞 부분만 보았는데 거기서 김홍도 역을 맡은 박신양이 몰래 호랑이 그림을 그리느라 숨어 있던 장면이 떠오른다. 특이한 안경을 슨 채로 말이다.^^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도 김홍도 작품이다. 제목은 '마상청앵도' 

말 위에서 꾀꼬리의 갖은 소리 굴림을 듣는다는 의미.  

동양의 그림은 세로 읽기가 기본이고, 오른쪽 상단에서 왼쪽 하단으로 비스듬히 경사지게 시선이 오는 게 일반적이다. 이 그림은 인물과 나뭇 가지 뿐 아니라, 상단의 싯 귀까지 모두 그 경사도를 지키고 있다. 더군다나 의도적으로 굵게 쓴 글씨마저도 그 배열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꾀꼬리를 바라보는 선비의 표정이 그윽하기 짝이 없다. 신비롭고 만족스럽고 설레는 듯한 느낌. 고요한 봄날의 정적이 그림 밖으로 스며나와 독자에게까지 전달된다. 쩌릿하다! 

선생님의 칼럼 마지막 연재 그림은 '일월오봉병'이었다. 임금님 용상 뒤에 펼쳤던 해와 달이 있는 그 병풍말이다. 여기에 몰랐던 정보가 담겨 있다.  

조선의 왕은 반드시 이 병풍 앞에 앉는다.
멀리 행차를 할 때도, 죽어서 관 속에 누워도, 심지어 초상화 뒤에도 '일월오봉병'이 놓인다.

궁을 나가서도, 죽어 관에 누워서도, 초상화 뒤에까지 이 병풍이 놓이는 줄은 몰랐다. 언제나 음양의 조화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지존하신 임금. 부담스런 영광이란 생각도 든다.  

처음 나를 열광시켰던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만큼 입에 착착 붙는 재미는 확실히 덜 하다. 그 책이 강연의 내용을 글로 옮긴 거라면 이 책은 칼럼을 그대로 엮은 것이기 때문에 현장의 느낌이 덜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렇게 책을 볼 수 있다면 뭔들 불만이 되겠냐마는...... 

김홍도를 유독 사랑했던,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선생님 덕분에, 이제는 김홍도 그림을 보면 자연스레 선생님 생각이 같이 난다. 그리고 고마운 마음도 늘 같이 갖게 된다. 안타까운 마음이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또 다른 소개되지 않은 원고가, 아직도 있을까......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꾸는섬 2009-11-01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주석선생님 책은 정말 쉽고 재미있어요. 이 책은 아직 못봤는데 저도 한번 봐야겠어요.^^

마노아 2009-11-01 23:49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비교적 짧아서 더 빨리 보게 될 거예요. 재주 많은 선생님이 일찍 가셔서 참 안타까워요..ㅜ.ㅜ

Kitty 2009-11-02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움이 한남동에 있는거 맞죠?
제 친구 신랑이 그 근처 패션인가 하는 카페 점장이라서 가끔 가는데 갈 때마다 이건 뭥미 했더니 친구가 리움이라고;
근데 입장료 비싼가요? ㄷㄷㄷ

마노아 2009-11-02 08:17   좋아요 0 | URL
한남동 맞아요. 방금 홈페이지 들어가봤어요.^^
전에 어떤 분 페이퍼에서 입장료가 2만원이라고 했는데 지금 가보니 상설전시관은 1만원이네요. 그땐 아마 특별 전시였나봐요. 상설전시치고는 좀 세지만 걱정했던 것보다는 덜하네요.
6호선 한강진 역이 가깝던데 금년 안에 갔으면 좋겠어요. 오늘처럼 추운 날은 꼼짝도 하기 싫지만요.^^;;;
이 책 읽으면서 키티님 생각 잔뜩했어요. ㅎㅎㅎ

섬사이 2009-11-02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주문배송중이에요. ^^
오주석 님의 <그림 속에 노닐다>도 사두기만하고 읽지를 못했는데,,,,
아유,, 언제 다 읽죠? ㅠ.ㅠ

마노아 2009-11-02 11:11   좋아요 0 | URL
아악, 저도 그 책 샀는데, 어디 꽂혀있는지도 기억이...ㅜ.ㅜ
다시 마음 속에 죄책감 한 움큼이에요..;;;;

소나무집 2009-11-0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 년전 간송에서 열린 김홍도전 보고 왔지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정말 행복해요.
삼성은 반성해야 합니다.
리움 같은 곳은 입장료를 무료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자들이 해야 할 당연한 의무로서. 노블리스 오블리제...
미국에 가보니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티 센터와 그리니치 천문대 같은 곳,
개인 거지만 모두 입장료 무료였어요.
그런 사람들 덕분에 가난한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문화적인 평등이 가능한 사회.
그런 힘이 바로 미국이 싫으면서도 외면할 수 없는 이유 같더라구요.

마노아 2009-11-02 11:13   좋아요 0 | URL
제 옆자리 샘이 리움 다녀왔을 때의 환희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이런 걸 보게 해줘서 고마웠단 얘기를 했어요.
소나무님과의 생각과 정반대죠? 어느 쪽만 옳다고 손들을 수 없는 건데도, 이런 양극화 현상이 좀 화가 나요.
그들이 마치 시혜라도 베푸는 양 과시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고, 그럼에도 그렇지 않고는 볼 기회도 없는 사람들이고, 성질 나는 거죠.
미국도 유럽과 비교하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과시하는 것 같지만 그마저도 부러운 우리네 현실이에요. 어휴...ㅜ.ㅜ

바람돌이 2009-11-02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월에 리움에서 정선 특별전 하고 있었거든요.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가 한꺼번에 나와 있었어요. (이런 일 드문거 아시죠? 소장품이라고 늘 전시되는건 아니랍니다.자기들 나름대로 바꿔주더라구요)
지금도 특별전이 하고 있는지 한 번 알아보시고 가보세요. 입장료의 가치는 충분히 하고도 남습니다. ^^ (아 저는 개인적으로 금강전도보다 인왕제색도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ㅎㅎ)

마노아 2009-11-02 11:14   좋아요 0 | URL
제 옆에 분이 인왕제색도에 눈물 날 정도로 감동이었다고 하네요. 겸재 정선 상설 전시회 문구는 봤는데 날짜는 딱히 안 적혀 있어요. 그림 내려갈까 봐 빨리 가고 싶은데 가면 볼거리도 많은 것을 4시 퇴근해서 5시 입장까지 어케 가냐구요..ㅜ.ㅜ 가도 한 시간만 보고 오긴 너무 아쉽구요. 방학 후에도 전시가 이어지는지 확인을 해봐야겠어요.^^

순오기 2009-11-0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한국의 미 특강보다는 글밥이 적어서 읽기는 더 수월하지요.
오주석 선생님 덕분에 우리 그림에 대한 이해와 애정을 갖게 됐으니 참 감사한 일이지요.
나도 이거 리뷰 써야 하는데...^^

마노아 2009-11-02 12:37   좋아요 0 | URL
리뷰 쓰기 전에 다른 책을 읽어버리면 리뷰 쓰려고 할 때 잘 생각이 안 나는 거예요ㅠ.ㅠ
바로바로 리뷰를 써야 하는데 어쩌다 보면 잘 안 될 때가 있어요.^^

카스피 2009-11-0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좋은 책이네요^^
이런 좋은 그림을 책속의 그림으로 밖에 볼 기회가 없다니 좀 안따갑군요.

마노아 2009-11-02 12:3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진품을 실물로 본다는 건 대단한 기회예요.^^

2009-11-02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02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09-11-03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그림에 관한 책이라니 급관심 가는걸요.
거기다 저 위에 질문에 5번 밖에 아는게 없으니 책이 더욱 궁금해요.ㅎㅎㅎ

마노아 2009-11-03 20:25   좋아요 0 | URL
오주석 선생님 책은 모두 강추지요. 김홍도의 씨름도는 한국의 미 특강에도 자세히 나와요.
어제 무슨 퀴즈 프로그램에서 김홍도의 씨름도에 상투 튼 사람이 몇 명 나오냐는 질문이 있더라구요.
호곡이었어요.^^;;
 
파페포포 레인보우
심승현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품절



댓글(5)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9-11-02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달력을 준비할 때네요. 달력 귀여워요.

마노아 2009-11-02 08:33   좋아요 0 | URL
어느새 새 달력과 새 다이어리를 찾게 될 시즌이에요.^^;;;

순오기 2009-11-02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글이 하나도 없고 사진만 보이죠?

순오기 2009-11-02 11:28   좋아요 0 | URL
아~ 아래에 올린건 글이 있군요.^^

마노아 2009-11-02 12:38   좋아요 0 | URL
리뷰 쓰다가 마지막에 달력 사진 안 찍은 게 생각난 거예요. 그래서 일단 올리고, 사진을 추가하긴 좀 길어지니까 포토 리뷰로 다시 올렸죠. 아래에 리뷰 썼으니 그냥 글밥 없어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Vol.989 2009-10-30

 
 



 
성인여드름과 이별하는 법
 

여드름 치료 잘하기로 유명한 ‘멍게탈출 피부과’. 대기실 소파에 나란히 앉은 아빠와 태연은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각자의 손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

“제가 좀 조숙한 편이잖아요. 성격도 어른스럽고. 그래서 여드름이 빨리 생겼나 봐요. 이 뽀얀 우유빛깔 얼굴에 흠이 생길까봐 넘 걱정이에요."
“내 말이 바로 그거야. 장동건도 부러워 할 이 얼굴에 성인여드름이 다 뭐니. 이마에 여드름이 나면 누가 날 짝사랑한다는 뜻이라는데, 아마 엄청 강렬한 짝사랑인가봐."
“아빠는 참, 말도 안 되는 농담을 진담처럼 잘 하신다니까. 호호"

이때 두 사람을 부르는 간호사. 곧 이어 의사 앞에 다소곳이 앉는 두 사람.

“멍게탈출 피부과에 오시길 정말 잘하셨네요. 두 분 다 얼굴 전체가 울퉁불퉁 붉으죽죽한 것이 멍게와 아주 흡사해요~ 자, 먼저 아버님부터 한번 볼까요. 음...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으신가 봐요? 성인여드름의 가장 큰 원인이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습관 그리고 두꺼운 화장이거든요."

“네... 연구소에서 너무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어서요."

“예전에는 여드름 환자의 평균 연령이 20세 미만이었지만 최근엔 26.5세로 크게 늘어났어요. 그만큼 성인여드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거죠. 이게 다 세상살이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얘기일 겁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안드로겐’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해서 피지가 많아지거든요."

“피지가 많아지면 다 여드름이 되는 건가요?"

“물론 그렇지는 않아요. 여드름이 곪는 건 피지를 먹고 사는 바이러스인 여드름 균(Propionibacterium acnes)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균은 산소가 없으면 잘 번식해요. 그래서 평소에는 가만히 있다가 피지나 각질이 많이 쌓여서 피부 안으로 유입되는 산소량이 적어지면 급격하게 늘어나서 여드름을 일으키게 되죠. 화장을 너무 짙게 해도 화장품 안의 유분이 모공을 막아 산소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여드름이 잘 생깁니다."

“에이, 그럼 저희 아빠는 스트레스 때문 아니에요. 꽃중년이 되겠다고 얼마 전부터 엄마 몰래 화장하시는 거 봤어요. 화장하고 잘 안 씻으셔서 여드름 난거죠? 그쵸 아빠?"

태연의 말에 얼굴이 벌게진 아빠. 태연의 입을 손바닥으로 틀어막는다.

“이, 이렇게 입을 틀어막듯이, 피지나 각질이 모공을 막아 산소가 차단되면 여드름 균이 확 늘어난다는 거죠? 헤헤"
“그, 그렇습니다."
“그럼,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단 따님부터 살려놓고..."

의사선생님 덕분에 간신히 아빠의 손바닥을 떼어낸 태연, 아빠를 찌익~ 노려본다.

“일단은 여드름 압출기로 고름을 짜낼 겁니다. 흔히 손톱으로 많이 짜는데, 그러다가 고름 주머니가 피부 안에서 터져버리면 염증이 진피층까지 내려가서 결국 심한 흉터를 만들 수 있으니까 절대 그러시면 안돼요. 그리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제를 좀 쓸 거고. 참,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세수를 깨끗하게 하는 겁니다."

“에이, 제가 아무리 지저분해도 세수는 한다고요."

“그냥 하는 걸로는 안 되고 철저하게 해야 해요. 일단 미지근한 물로 얼굴을 씻어 모공을 연 다음, 얼굴 구석구석에 비누칠을 해 각질과 노폐물을 깨끗이 제거하고, 물로 충분히 헹궈 비누 성분을 완전히 없애야 합니다. 이런 세수를 하루 2~3번 정도 하는 습관을 꼭 들이세요. 아, 그리고 화장은 너무 진하게 하지 마시고요."

“에이, 그건 우리 애가 농담을..."
“치, 엄마화장품 썼다고 엄마한테 확 일러버릴 거야! 그런데 선생님, 왜 저는 진료를 안 해주시는 거여요? 저도 여드름이 이렇게 잔뜩 났다고요."
“음... 넌 굳이 진료까지 할 건 없고, 이따 간호사 누나가 처방전 줄 테니까 그대로만 하면 된단다."

의아해하며 진료를 마치고 나온 태연과 아빠. 태연 앞으로 나온 처방전을 보고는 허걱~ 놀라고 만다.

‘네 얼굴에 난 건 여드름이 아니라 일주일에 두 번밖에 세수를 안 해서 생긴 뾰루지다. 그 더러운 습관, 꼭 버리도록 해라. 그리고 고양이 세수는 그만 둬라. 넌... 사람!! 이다.’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뇌가 말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뇌가 말하는데 걸리는 평균시간은 얼마일까.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네드 사힌 박사와 하버드대 연구진은 두뇌가 문제를 인지하고 어휘를 떠올린 뒤, 문법에 맞게 말하는데 0.6초가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뇌에 전극을 꽂은 간질 환자가 단어를 떠올리고 시제나 단복수를 바꿔서 생각하게 한 뒤 수 밀리초 간격으로 뇌파를 측정했다. 그 결과 뇌가 외부 자극에 반응해 적절한 단어를 고르는 데는 0.2초, 문법에 맞춰 적절한 시제나 단복수를 결정하는 데까지 0.12초가 걸렸다. 여기에 발음을 결정하는데 다시 0.13초, 입에서 소리를 내는데 0.15초가 더 걸린다. 즉, 생각이 말로 바뀌는데 0.6초가 걸리는 셈이다.
출처

댓글(6)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09-11-02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래도 성인 여드름은 쉬 고쳐지지 않는 것 같아요.제 주변에도 성인 여드름때문에 고생하시는 분이 계신데 쉽게 고쳐지지 않는것 같더군요.

마노아 2009-11-02 12:39   좋아요 0 | URL
확실히 지성 피부가 더 여드름이 많이 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울 언니도 보면 얼굴뿐 아니라 등에도 많이 나고 그러더라구요. 고생이에요..ㅜㅜ

BRINY 2009-11-03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반 학생들에게, 이제 추우니까 목티를 챙겨입어야한다라고 얘기했더니, 유난히 여드름이 심한 반장 왈, '목티 입으면 여드름 더 심해져요!'이러더라구요. *^^*

마노아 2009-11-03 09:14   좋아요 0 | URL
어이쿠! 녀석은 이 겨울(?)을 더 춥게 보내야겠군요. 그야말로 안습이네요...^^;;;

같은하늘 2009-11-03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옆지기가 성인 여드름의 대명사인데...
아주 이~~따만하게 노랗게 곪더라구요.^^
제가 맨날 술 먹어서 그런거라고 놀리는데...ㅎㅎㅎ

마노아 2009-11-03 20:25   좋아요 0 | URL
알코올은 여드름의 적인 게 맞는 것 같아요. 원리까지는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