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자의 아내 2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천 음악 : 이승환 5집 "애원" (가사를 염두에 두면서 듣기)

추천 만화 : 박희정 "호텔 아프리카"

모두들 너무 떠들썩 해서 괜히 심드렁하게 책을 펴들었다. 마치 '얼마나 대단한 지 한 번 읽어봐 주겠어' 라는 심정으로... 책을 덮고, 그 자만했던 마음이 미안하고 이렇게 내게로 와 준 책이 고마워 찡-한 느낌에 잠시간 침묵을 지켰다.

시간 일탈 장애라는 판타지적 소재를 갖고 있지만 '사랑'이라는 지극히 고전적인, 그리고 영원한 주제를 다룬 이 책은, 떠미는 것도 없이, 강요하는 것도 없이, 올곧이 그 진솔함으로 독자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사랑'이라고 하는 말이 진부하지도 가식적으로도 보이지 않고, 가슴을 울리는 절절함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독자에게 있어 최고의 선물이었다.

너무도 다양하고 이색적인 재미가 많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인데, 웬만한 걸로는 눈물 한방울 안 흘리고, 감동도 없다 하고 괜히 안티 짓이나는 하기 일쑤인데, 그 건조한 감정을 갖고 사는 메마른 우리에게 '일생에 걸친 기다림=사랑'을 보여준 두 주인공의 '삶' 이 너무도 먹먹하여 참으로 오랜만에 눈물도 흘려보았다.

마치 거대한 퍼즐의 조각 하나하나씩을 짜맞춰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과거와 미래 현재가 중첩된 시간의 전개는 흥미와 재미를 떠나서 독자에게 그들의 운명을 선고하는 것 같아 절박한 긴장감마저 갖게 한다.

영화 '나비효과'에서도 시간을 이탈하여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주인공이 나오지만, 그가 바꿔버린 운명은 그가 원했던 숙명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같은 자리를 맴돌며 오히려 더 나락으로 빠질 뿐이었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에서 시간 일탈 장애를 겪고 있는 헨리는 '나비효과'의 주인공보다 소극적일지언정 훨씬 겸손하다.  그는 바꿀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무리하지 않고 억지를 부리지도 않는다.  닥쳐올 미래가 끔찍하고 감당하기엔 벅찬 시련이 몰려와도 절망 속에 허우적거리기 보다 그 안에서 숨쉴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기 위해 애를 쓴다.  재빨리 도망칠 수 있게 달리기를 연습하고 자물쇠 따는 법, 소매치기, 심지어 적절한(?) 폭력까지도 익히는 그의 모습에, 도덕성의 잣대를 들이밀 수 없는 것은 그에게는 치명적인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심지어 그는 과거의 자신에게 찾아가 그 기술을 가르치고, 미래의 딸을 위해 영상으로 남겨놓는 주도면밀?까지 보여준다.) 노력하고 애쓰지만 그에게 닥쳐온 미래란 너무 가혹했지만. 그러나 또 생각해 보면, 그의 운명은 그가 만들어 간 운명인 것도 사실이다. 

그가 클레어와 현실의 시간에서 만난 것은 클레어가 그를 알고 지낸 지 14년이 지난 후(1991년)였지만, 그녀가 그를 만날 수 있는 필연을 준비한 것은 미래에서 온 그가 알려준(1989년) '시카고'라는 단서가 큰 몫을 해냈다.  그는 이미 14년 전1977년)부터 그녀와 만날 조건을 만들어 온 것이다.  또 친구 고메즈가 미래에서 주식으로 큰돈을 번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 주식 정보를 귀띔해 주지만, 그것은 그가 주가가 오를 종목을 알려주었기에 닥쳐오는 미래의 결과이다.  그에게는 미래와 과거가 시간과 공간의 구분을 떠나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의 삶에는, 그리고 그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삶은 '원인'과 '결과'과 순서 없이 뒤섞여 있다.  원인이 곧 결과이고, 결과가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 모두의 만남은 곧 숙명이고 운명이 된다. 

사람이 미래를 모르고 살면 불안할 수는 있으나 불행하지는 않다고 홍세화씨의 글에서 본 기억이 난다.  역사 교육의 문제를 얘기하면서 나온 화두였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미래'를 안다는 것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며 오싹해지는 서늘함을 느꼈다. 

그렇게 본인의 의지와 아무 상관 없이, 또 준비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맞닥뜨리는 미래의 '진실'에 늘 무방비 상태의 헨리는 힘없는 약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헨드릭 박사를 설득해 내었고, 치료에 응했으며, 본인은 실패했을지언정 딸에게만은 희망을 주고자 안간힘을 쓴다.  그런 그의 노력의 결과가, 그가 버겁다고만 느끼게 했던 시간 여행을 앨바에게는 '재미'를 주는 여행으로 느끼게 한 것이 아닐까.  그가 딸을 위해서 준비한, 그가 해낼 수 있는 최고의 선물도 그것이 아니었을까.

재미로도, 막연하게나마 누구나 '타임머신'으로 과거든 미래든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하는 상상을 해보았을 것이다.  그 심심풀이 상상조차도 꽤 미안해질 만큼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진지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단 한번도 서두르지 않고.(그래서 1권에서 아주 가끔 지루하기도 했지만) 고른 호흡을 유지하는 작가의 솜씨는, 첫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섬세해서 2권에 이르면 오히려 가빠지는 호흡으로 다음 장을 넘기기 힘들어하는 내가 약오를 지경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왜 제목이 시간 여행자의 '아내' 일까 생각했다.  주인공은 헨리이고, 시간 일탈 장애를 겪는 것도 그이고, 그로 인해  모든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만큼 비중이 있지만 조금 더 부수적인 역할을 한 아내 클레어가 제목이 되었을까... 그 이유를 책을 다 덮고 알 것 같았다.   헨리는 '사랑해'라는 한 마디로 그의 아내에 대한 마음을 모두 표현해낼 수 있었지만, 그 '사랑'을 받고 또 그 이상으로 내준 클레어에게는 '사랑해' 라는 말만으로는 그 마음이 다 표현되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매번 예고 없이 사라지고 언제 돌아올 지 모르는 남편을 향한 끝없는 '기다림'이 요구된다. (호텔 아프리카에서 아델라이드가 남편과의 짧았던 행복과 긴 기다림을 회상하며 울던 장면이 오버랩된다.)  <그러나 또 동시에 헨리가 그 위험천만한 시간 여행 중에서도 계속해서 현실로 돌아올 수 있고, 또 돌아가고프게 만드는 것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아내의 존재감이다.  나중에 그녀가 헨리의 오랜 부재를 버티게 하는 힘도 장차 만날 수 있는 헨리의 '존재' 때문이라는 것은 몹시 아이러니하며 또 필연적이다.  > 그녀에게는 결국 "자신=남편"이었고, "그녀의 삶=남편의 삶"이었다.  그래서 동시에 그녀에게는 "사랑=기다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사랑을 온전히 완성시키는 것은 클레어의 대가 없는 '기다림'인 것이다.  아마 결과를 알고 다시 태어난다 할지라도, 그녀는 같은 삶의 과정을 밟아나가리라.

작품의 엔딩에 나오는 영상을 머리 속에 그려본다면, 그녀가 그토록 오래도록 기다려온 남편과 재회할 때의 그 표정, 주변 배경과 그녀의 달라진 모습까지도 모두 세밀하게 상상을 해본다면, 이 슬프고 감동적인 작품을 우리는 박수를 치면서 덮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조금은 긴장이 되고 또 기대를 했었다. 처음 여주인공 내정자는 기네스 펠트로였지만 결국 레이첼 맥아덤즈로 바뀌었고, 만들어지고 나서도 1년인가 2년인가 묵혔다가 개봉한 것으로 안다. 사실 지금은 이미 영화도 보았기 때문에 나의 걱정이 모두 기우임을 알고 있지만... ^^

작품에서 또 한가지 좋았던 점은, 미국인들의 생활, 그들의 삶, 문화, 가족 등등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 이것 역시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그녀가 몸 담고 있는 그 종이 예술의 맛보기도 흥미로웠음은 물론이다.

정말정말 오랜만에 300% 만족의 책을 만나 먹지 않고도 배부른 뿌듯함이 넘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접하기를 바라며...

그러나 절대로 그런 장애를 겪는 사람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여행자의 아내 - The Time Traveler's Wif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2006년도였을 것이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읽게 된 것은. 내가 먼저 찾은 보물은 아니었다. 친한 언니가 이 책을 읽고 싶어했고, 내가 먼저 사서 읽은 다음 언니를 빌려주었을 것이다. 당시 내가 썼던 리뷰의 제목은 '사랑, 그 절절한 이름'이었다. 그리고 다른 홈에서 아는 동생이 내가 아는 누군가에게 말하기를 알라딘에서 누가 절절한 리뷰를 썼는데, 그 마노아가 이 마노아 맞냐는 에피소드도 있었더랬다. 하하핫. 맞다. 내겐 참 절절한 이야기로 들렸다. '상상력'에 늘 높은 점수를 주곤 하는 나는, 이 애틋한 사랑 이야기의 원인이 되어준 '시간 여행 유전자'가 무척 신선했고, 그로 인해 파생된 온갖 비극과, 그 바람에 더 애잔해진 사랑 얘기가 오래오래 마음을 울렸다. 그때부터였다. 가장 좋아하는 책 No. 5 안에 이 책이 언제나 들어가게 된 것은. 

그리고, 이 영화를 만났다. 만들어진지 좀 된 것으로 알건만, 개봉이 자꾸 미뤄져서 초조했다. 영화를 미리 본 사람들의 반응도 좋지 않았고, 이번에도 원작을 망친 영화 하나 추가가 된 것인가 걱정도 되었다. 그래도 보고 싶은 마음을 버리진 않았다. 좀 시원찮아도 후하게 점수를 주리~ 하는 마음으로 본 건 사실이지만, 굳이 그런 마음 먹지 않아도 영화는 충분히 좋았다. 내게는 말이다. 

원치 않는 시간과 공간으로 어쩔 수 없이 여행을 떠나게 되는 시간 여행자 헨리와 그런 그를 만나 숙명적으로 사랑하게 되는 클레어가 처음 만난 것은, 그녀가 아직 어렸던 6살이었다. 이미 미래-현실 속 헨리에게는 현재-에서는 두 사람이 부부였지만, 그 사실을 밝히지 않고 클레어를 만난 헨리. 헨리는 시간 여행을 통해서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미래를 미리 알게 하는 것이 현재의 시간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는 철저히 함구하는 편이다. 딱 한 번 시간 여행자로서의 장점을 제대로 써먹은 적이 있지만!(솔직히 부럽...;;;) 



어린 클레어는 참 사랑스러웠다. 언제 그가 올지 모르지만, 그를 위해서 아빠 옷을 몰래 갖다 놓고 풀밭에서 소꿉 장난하는 아이. 사랑하는 아내의 어린 시절 모습을 저렇게 만난다는 건, 헨리가 감수하는 무수한 위험과 고통에 비해서는 작게 제공되지만 꽤나 소중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미래의 헨리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에 어린 클레어가 토라질 때의 그 귀여운 모습이라니! 

솔직히 말하자면 어린 클레어가 자라면 레이첼 멕아덤즈보다는 미인이 될 것 같다. ^^ 



책에서는 수시로 바뀌는 시간을, 그때 헨리의 나이 등을 정보로 알려주지만 영화는 그런 과정은 생략한다. 이미 내용을 알고 보는 나라서 혹시 괜찮은 건가 싶었는데, 원작을 읽지 못한 나의 동행자도 헷갈리지 않고 영화를 소화해내는 걸 보면 진행이 엉성하지는 않은 듯하다. 다만 그 친구의 말로는 왜 시간 여행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고 시작하는 것과 마지막 엔딩이 좀 뜬금 없다고 느꼈다고 한다. 나로서는 시간 여행을 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가정 하나로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는 인간형이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영화를 즐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기는 하겠다. 

영화의 장점은 2권으로 구성된 긴 원작을 2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압축을 해놓은 건데, 그 시간 동안에도 소소한 웃음과 진지한 이야기를 잘 버무려 놓았다. 오히려 이런 부분은 원작에서 다소 지루하게 진행되던 부분을 과감히 잘라낸 덕일 지도. 



공식 홈에서 퍼온 이 사진에는 헨리의 백발이 섞인 머리가 눈에 띄는데 영화를 볼 때는 저 희끗희끗한 머리가 전혀 티가 나지 않고 다만 자막으로 언제부터 신랑이 백발이었냐는 말로 대신한다. 만약 디지털로 보았더라면 잘 보였을까? 아님 대한극장 스크린이 좀 후진 것??? 

외국 영화나 실제 외국에서 결혼한 사람들의 결혼식 장면을 보면 그 축제 같고 파티 같은 분위기가 참 부러웠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 



예식을 10분 내로 끝내버리고, 사진 찍을 때 보면 하객들은 식사하느라 올라와보지도 않고 후다닥 끝나버리는 우리네 예식 문화와는 참 비교가 된다. 신랑 신부가 피곤에 찌들어 손님 접대에만 바쁠 게 아니라, 생애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 한 순간을 서로의 눈 속에 담아내며 배우자의 얼굴을 바라볼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외국에서 결혼을....;;;;;;; 

6살에 처음 만났던 헨리와 사랑에 빠지고, 현재의 시간을 살고 있는 헨리를 다시 만나서 20살에 결혼한 클레어. 그녀의 거의 평생을 기다려왔던 남자를 만나 사랑으로 결혼했으니 충분히 행복해야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았다. 시도 때도 없이 사라지는(심지어 결혼식에서 입장을 코앞에 두고 사라져버린 남편!) 남편을 기약 없이 기다리고, 또 그토록 원했던 임신을 했지만, 태아도 시간 여행을 하는 터라 자꾸(무려 5차례) 유산이 되어버리고,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이 순탄할 수가 없다.  

그래도 결국 극복해내고 단란한 가정을 일구어낸 그들 부부. 



미래의 딸과 만났을 때, 어린 시절 클레어보다 미모가 좀 떨어져서 다소 실망하긴 했지만, 그보다 어린 아역 배우는 참 깜찍하니 이뻤다. 저렇게 사진을 찍어놓으니 정말 가족처럼 보인다. 에릭 바나는 트로이에서도, 그리고 뮌헨에서도 그랬지만 몹시 헌신적이고 가정적인 남편 상에 잘 어울리는 듯하다. (더불어 근육도 훌륭...) 

시간 여행을 하는 병을 고치기 위해 찾아간 유전학 전문의. 그에게 자신이 시간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원작에서 내세운 카드는 꽤 섬뜩한 충격을 주었는데, 아쉽게도 영화에서는 생략되었다. 아마도 시간 탓이겠지? 더불어, 마지막 엔딩 씬에서 나를 가장 울렸던 원작의 결정적 명장면은 생략되었다. 그 장면 때문에 이 작품의 제목이 '시간 여행자'가 아니라 시간 여행자의 '아내'임을 무엇보다 이해했는데 상당히 아쉬운 선택이다. 그러나 영화로만 본다면 거기서 끝난다고 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아 보인다. 덕분에 헨리의 대사는 바꼈지만. 사실, 그렇긴 하다. 남은 인생이 구만 리인데 앞으로도 평생 그만을 기다리며 살기에는 젊은 클레어가 너무 가엾기는 하다. 현실적인 고민이 반영된 것일까. 그래도 그 절절함의 최고봉이 대체된 건 역시 아쉽다. 이 영화가 SF영화가 아니라 로맨스 영화로 만들어주는 것도 그 사랑이었으니 말이다.  

사람이 죽을 날을 알고서 산다는 건 얼마나 끔찍한 충격일까. 알기 때문에 지금 현재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혹한 일이다. 어린 엘바가 어려서부터 감당한 삶의 무게도 그거였을 테니까.  

원작자의 두번째 작품이 쓰여졌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번역되었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언제고 번역될 거라 굳게 믿으며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살짝 눈물이 났다. 뭐랄까. 이런 가을에는 이런 사랑 얘기가 적격인 것 같고,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들인가 좀 부럽기도 하고, 살짝 신경질도 났달까. 뭐 그랬다는 이야기... 아무튼, 내게는 좋은 영화, 시간 여행자의 아내였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09-11-04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두통 때문에 가족들과 극장에는 못 가고 집에서 드라마만 봤어요. ㅎㅎ
드라마를 봐도 제가 모르는 배우들이 많아서 좀 어색하기도 했고요.
참 특히 제가 가족들과 재미나게 본 게 있는데요.
한국에서 인기가 많던데요.
바로 1박2일이에요. ㅋㅋㅋ
호동이, 수근이, 김C, MC몽, 지원이, 그리고 인기가 많은 막내 승기가 좋았어요. ㅎㅎㅎ
언니와 조카들이 승기한테 푹 빠져 있지요.^^

마노아 2009-11-04 14:45   좋아요 0 | URL
전에 편두통에 뭐가 좋다고 하셨죠? 미국에는 없어서 구하지 못했던 그것, 한국에서 사가셨나요?
편두통이 여러모로 힘든 후애님을 더 괴롭혔어요..ㅜ.ㅜ
오랜만에 오셨고 또 한국 방송을 자주 접하지 못하시니 배우들도 무척 낯설 거예요.
1박2일은 초기에 비해서 최근엔 재미가 좀 떨어지긴 했는데, 저도 가끔 보면 너무 웃겨서 깔깔대고 웃어요.
그게 쇼프로를 잘 보지 못해서 너무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후애님도 그렇지 않았을까요. 일요일 저녁 먹을 시간 쯤에 한바탕 웃게 되지요.^^

후애(厚愛) 2009-11-05 11:29   좋아요 0 | URL
편두통에 좋다는 차는 못 사갔어요.
이름도 생각이 안 나네요..
빨리 지나가는 시간에 쫓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잊은 게 너무 많아요ㅠㅠ

마노아 2009-11-05 12:12   좋아요 0 | URL
어이쿠, 그걸 놓쳐서 어째요..ㅜ.ㅜ
한 달이었지만 너무 금방 지나가버린 시간이었죠.
두고두고 아쉬움이 많겠어요...ㅜ.ㅜ

다락방 2009-11-04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은 저와 많이 다르지만 엔딩씬에 대한 느낌은 우리가 똑같아요. 영화의 엔딩도 좋긴 하지만 책에서의 엔딩이 멋지죠! 저는 이 영화가 전체적으로는 별로였는데 중간 이후부터 좋았고, 제일 첫 장면도 좋았어요. 큰 헨리가 작은 헨리에게 담요를 덮어주는 그 장면이요.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그 장면. 아! 전 정말 그 장면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그나저나 저도 TTB로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쓰긴 했지만 마노아님의 리뷰를 읽고나니 창피해져요. 이건 아주 훌륭한 리뷰잖아요! >.<

마노아 2009-11-04 14:5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댓글 보고서 언능 홈에 가서 리뷰 보고 왔어요. 리뷰가 올라온 줄 몰랐거든요.^^;;;
앗, 오늘 올라온 글이구나... 모르는 게 당연해요. 집에서만 접속하니까요.^^
리뷰 읽다가 저 시큰거려 눈물 났잖아요. 창피하다니, 말도 안 돼요.
제 리뷰는 매번 좀 후한 편이라고들 하네요. 하나가 좋으면 대체로 좋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으하하핫.
어른 헨리와 아이 헨리. 그리고 지하철에서 만난 살아있는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던 장면.
그런 것들이 참 마음을 어루만져요. 저 불쌍한 헨리에게도 위로되어주는 것이 있어서 말이죠.
그녀를 만나서 더 이상 외롭지 않다는 고백도 그래서 믿어요... ^^

무스탕 2009-11-0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주 월요일에 보려고 예매해 뒀어요. 것도 동네 극장이 아니고 안양CGV 로요 ^^
그래서 지금 고민중이에요. 마노아님꺼랑 다락방님꺼 리뷰를 읽어 말어.. -_-a 하고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 읽고 갈지 그냥 가서 보고 와서 읽을지는 모르겠어요. 하여간 잘 보고 올거에요 :)

마노아 2009-11-04 15:53   좋아요 0 | URL
헤헷, 원작을 보시지 않았다면 건너 뛰고 영화 본 다음에 읽으셔요~
그런데 기본 줄거리는 알고 가시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구요.
홈페이지의 줄거리 정도 말이에요.
로맨틱한 무스탕님에게도 재밌었으면 좋겠어요.^0^

BRINY 2009-11-04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 소설이 잘 이해가 안되고 산만하게 느껴져서 볼까말까 망설였던 영화인데, 영화는 참 깔끔하고 감동적이더라구요. 저도 살짝 눈물이 났어요.

마노아 2009-11-04 22:54   좋아요 0 | URL
처음엔 시간 여행하는 그 구조가 이해가 안 가서 몰입에 시간이 조금 걸렸던 기억이 나요. 그래도 읽다 보니 아, 이렇게 과거와 미래, 현재 시간이 오가는구나...하며 신기해했지요. 영화가 참 아련하니 애틋했어요. ^^
 
시냇물에 책이 있다 - 사물, 여행, 예술의 경계를 거니는 산문
안치운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필은, 여러 글쓰기의 종류 중에서 독자가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문을 열어주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들의 나열이기도 한 까닭에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느끼기도 쉽다. 저자의 생각에 독자가 꼭 공감을 하거나 동의할 필요는 없다. 저자 역시 그런 바람으로 글을 썼을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에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꺼리'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낯설 뿐이다. 

저자는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가수 안치환과 비슷한 이름 덕분에 혹 친인척 관계가 아니냐는 오해를 자주 사며, 연극쟁이이지만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라 비평가이고,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젊은 날에 유학을 다녀온 인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으레 연극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 같지만, 그보다는 일상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여행지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책 속에서는 정확한 시간이 구술되어 있지 않은데 정황상 짐작해 보면 여기에 실린 글들은 꽤 오랜 시간을 거쳐서 써온 글들의 모임 같다. 그래서 때로 어떤 글은 읽으면서 약간의 거리감,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그렇지만, 그보다는 시간을 뛰어넘어서도 여전히 공감하게 하는 어떤 부조리함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만약 글을 썼던 시점이 지금보다 20년 전이라고 한다면, 20년이 지났다고 해서 여전히 예술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조차 선진국인 프랑스보다 우리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사실 같은 것 말이다. 그러니, 시간의 경계 따위는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 현재 시점으로 읽고 소화를 해도 별로 방해받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가보지 못한 카이로나 푸에블라, 파리에서의 이야기보다는 그 속에서의 일상 '삶'을 이야기한 '살며' 장이 가장 공감하기가 쉬웠고, 희곡과 춤과 음악, 건축과 사진에 대해서 얘기한 '공부하고' 장이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삶의 안과 바깥에서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야만이며, 파괴를 성장이라고 말하는 야만의 기교일 터이다. 폭력을 정의구현이라고 우겨 말했던 과거와, 파괴를 녹색성장이라고 양심 없이 내세우는 현재는 하등 다르지 않다. – 11쪽

 
   

파괴를 '성장'이라고 말하는 야만의 기교에서 붉은 색으로 밑줄 쫙! 긋고 싶었다. 뉴스를 틀면 빠지지 않는 한 꼭지 4대강 정비에 꼭 들어맞는 예시일 것이다. 당장 '성장'을 가시적으로 볼 수만 있다면 그것이 파괴라 할지라도 서슴지 않고 진행시키는 그 오만과 만용과 독선은 대체 누구로부터 허락받은 것인지 묻고 싶다.  

   
 

 길은 사람과 더불어 태어난다. 사람이 사라지면 길도 사라진다. 길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었고, 사람이 있는 곳에 길도 있다. 그러므로 길은 사람이고, 사람은 길이다. 사람이 가는 것이 길이고, 길은 뒤따라오는 이들을 길들이기도 한다. 옛길을 걷다 보면 사람은 길을 걸으면서 길들여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옛길 위에 삶과 집이 포개져 있었다. – 79쪽

 
   

이런 문장이 좋다. 사람이 가는 것이 곧 길이 된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도, 누군가 가기 시작하면 길이 될 수 있고, 그 사람의 나아가는 방향이 바른 길과 바르지 못한 길을 나눈다. 물리적인 길도 그렇지만 정신적인 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삶 위에 펼쳐진 길은 결국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선택도 본인의 몫, 그리고 책임도 본인의 몫이다. 가혹한 기쁨, 무거운 자유랄까.  

   
 

 편하기만 했던 여행은 금세 잊히기 마련인 것 같다. 여행은 불편함으로 자신이 와해되어야, 위험한 지경에 이르러야 자신 속으로 깊게 회귀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여행은 오늘의 시련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후에 꾸는 꿈은 매혹이 된다. 나는 다시 가고 싶다는 시련을 겪고 있다. 여행의 시작은 길고 긴 기다림이다. – 100쪽

 
   

국내건 해외건, 이렇다 할 여행을 그다지 못해봤기에 적당한 예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무릎팍 도사에서 한비야씨가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 배낭 여행 과정에서 위험한 건 남자건 여자건 똑같다고. 당연히 여자가 더 위험하다고 여겼는데, 그것조차도 편견이란 생각이 들었다. 몸이 허락해주지 않을 때 후회하지 말고, 몸이 허락할 때 시련이 매혹으로 바뀌는 여행을 해야 할 것이다. 몇 해 전에 12월 둘째 주 주말에 경주로 여행을 갔었다. 갑자기 눈보라가 치는데, 그 눈 속에서 혼자 바라본 안압지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기억이 나고, 오지 않는 버스를 발 동동 굴리며 기다려서 겨우 도착한 찜질방에서 땀 빼고 잤던 일도 지금은 달콤하게 기억난다.  

   
 

 프랑스에서 6월쯤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은 바캉스란 단어다. 1940년대 이후 노동자들까지 3주 이상의 유급휴가를 받기 위해 사회당과 공산당이 얼마나 치열하게 투쟁했는가를 이 여름에 생각하게 된다. 이들에게 바캉스는 1년 열두 달 중 전반이 끝난 7월과 8월에 끼어 있다. 문화는 사실 일하는 것과 논다는 것의 복합이다. 문화는 더러 이 두 가지 사이에 존재하며 일과 휴식을 연결하는 다리와 같다. – 141쪽

 
   

문화는 사실 일하는 것과 논다는 것의 복합이란 설명이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연결지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일이 곧 문화가 될 수 있고, 놀이가 곧 문화가 될 수 있는데, 그것들은 내 안에서 따로 놀았다. 1940년대에 우리는 식민지 치하에서 죽도록 얻어터지며 투쟁하고 있었고, 50년대에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서자고 죽도록 고생하고 있을 때였는데, 역사의 진행 과정이 다르긴 참 다르다 싶기도 하다. 당연한 거긴 하지만 그래도 좀 배가 아프달까. 그래도 바캉스를 떠나지 못하는 이들을 배려하느라 파리 시장이 센 강변에 바닷모래를 가져와 모래밭을 만들어서 센 강이 순식간에 바다가 되었다는 에피소드는 무척 놀라웠다. 모두에게 돈 쥐어주고 바캉스를 보내주는 '시혜'적 제스쳐가 아니라, 현장에서 바다를 느끼게 해주는 신선한 발상이라니!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일하는 배우와 연출가들은 그들대로, 무대장치나 기술분야에 일하는 이들은 그들대로 노조를 만들어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모든 경제적 지원은 정부에서 하지만 그 운영은 전적으로 전문 연극인들에게 맡겨져 있다. – 154쪽

 
   

국가에서 주는 녹을 받더라도, 자신들의 전문 분야에서의 독립성은 절대로 보장하는 저런 정신, 저런 마인드라니...... 해체된 국립 오페라단 생각이 난다. 저러니 당시 프랑스에서 그들이 연대 서명을 해줄 수 있었구나... 1920년대에 있었던 파업 투쟁을 보면,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식민 모국이었던 일본의 노동자들이 연대 투쟁을 해주고 후원금을 보내주며 성원을 보내기도 했었다. 당시 그들은 나라 대 나라로 접근한 것이 아니라 같은 노동자로서 서로를 바라봤던 것이다. 사회주의, 좌파... 이런 단어만 보면 바로 눈에 불켜지는 이 한국 사회에서 제일 아쉽고 안타까운 대목이다.  

   
 

 처음 프랑스라는 나라를 좋아하게 된 것은 1970년대 군부 독재 정권 아래에서 이곳을 자유로운 나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풍부한 말의 자유를 부러워했기 때문이다. 말의 자유는 상상력의 자유에서 나온다. 말은 모든 행동과 표현의 근원이 되고, 사람들은 그런 가능성을 상상력이란 것에 의존한다. 상상력은 어떤 정해진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훌륭한 덕목으로 친다.
한국에서 나의 몸과 마음이 늘 피로한 것은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현재와, 꿈꾸지 못했던 과거, 그 억압된 과거가 주는 힘겨운 무게감 때문일 것이다. 자유와 상상력은 이 나라에 도착했다고 자동적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닐 터이다. – 192쪽

 
   

저자가 처음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을 때 받았을 거대한 충격을 상상해 본다. 말의 자유, 상상력의 자유. 표현의 자유. 기막히게도, 2009년을 사는 오늘 우리는 비슷한 억압을 느끼고 있다. 말을 빼앗기고, 판단을 패앗기고, 생각과 상상력을 차단당한다. 우리가 느끼는 심리적 피로감은 이미 한계점을 누르는 듯한데, 그 끝이 보이질 않는다. 그걸 다시 떨쳐내는 데에 우리는 또 얼마만큼의 시간을 써야만 하는 것일까...... 

이 책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 그가 느낀 것들, 그가 생각한 것들의 기록이다. 그러나 그것을 만나는 독자는 다시금 자신의 목소리로 화하는 과정을 밟는다. 처음 리뷰를 쓸 때는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는데 오히려 마무리 짓는 지금은 도리어 정리가 되어 편안한 느낌이다. 이 또한 낯설고 신기한 경험이다.  

표지에 세로 쓰기로 글자를 찍었는데 뒷배경의 숲의 음영과 맞물려 이 가을을 닮은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마음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니한테 문자가 왔다. 

다현아~ ○○(내 이름)이모 이름이 뭐야?
다현왈 : 막내이모! 

다현아~이쁜 이모(울 큰언니 말함) 이름이 뭐야?
다현왈 : 뭐지??? 뭐더라??? 

요렇코롬 문자가 온 거다. 너무 예뻐서 전화를 했다. 

언니, 다현이가 날 더 사랑하는 것 같아.... 

언니 왈, 그게 아니라 니 이름을 '막내이모'로 알고 있다니까.  

나 : 그래도 큰언니는 이름 한 글자도 안 나오잖아.  

언니 : 엄마 이름도 모른다. 아빠 이름만 알아.  

 

호곡, 내 이름이 나오는 건 부를 때 이름을 붙여서 부르기 때문이지만, 하여간 나는 양반이구나.ㅎㅎㅎ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메르헨 2009-11-03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그저 웃음이 나네요.
아이들 요럴때 막 깨물어주고 싶죠.
볼을 마구 비비면서...아구 귀여워...그런 느낌..^^하핫...

마노아 2009-11-03 12:05   좋아요 0 | URL
귀여워요. 이럴 땐 이 장면만 딱 어디 저장해 두었음 좋겠어요.
집에 있었음 와락 안아줬을 텐데 직장이라 아쉬워요.^^

후애(厚愛) 2009-11-0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현양 너무 귀여워서 안아주고 싶어요.^^

마노아 2009-11-03 12:06   좋아요 0 | URL
후애님! 난 후애님을 안아주고 싶어효!
무사히 도착하셨군요. 가시고 난 다음에 서울은 갑자기 한파가 닥쳐왔어요.
토요일에 떠나신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무스탕 2009-11-03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이모의 다른 이름은 '막내이모' 였군요 ^^
언니분, 다현이한테 질투하는거에요. 엄마 이름도 모르면서 막내이모 이름을 아는걸요. ㅎㅎ

마노아 2009-11-03 12:06   좋아요 0 | URL
뽀뽀도 저한테 제일 잘 해주는 것 같아요.
조카한테 사랑받는 이모랍니다. 호호홋^^ㅎㅎㅎ

2009-11-03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03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11-03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은 마노아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노아 2009-11-03 14:32   좋아요 0 | URL
우리 담주 목요일에 볼까요? 수능 고사일이라 하루 쉬걸랑요.^^ㅎㅎㅎ

2009-11-03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03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09-11-03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순간순간 이쁜짓을 할때면 어디다 저장해 두고싶어요.^^
여자아이의 애교는 얼마나 더 이쁠까나? ㅎㅎㅎ

마노아 2009-11-03 20:22   좋아요 0 | URL
기집애들은 지가 귀엽다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우지요. 그래도 이뻐요.^^ㅎㅎㅎ

꿈꾸는섬 2009-11-04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너무 예뻐요.^^

마노아 2009-11-04 00:22   좋아요 0 | URL
귀엽지요.^^
 
시냇물에 책이 있다 - 사물, 여행, 예술의 경계를 거니는 산문
안치운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10월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삶의 안과 바깥에서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야만이며, 파괴를 성장이라고 말하는 야만의 기교일 터이다. 폭력을 정의구현이라고 우겨 말했던 과거와, 파괴를 녹색성장이라고 양심 없이 내세우는 현재는 하등 다르지 않다. -11쪽

집 안에 내 삶의 속살이 있을까? 삶은 옹색하지 않아도 집은 옹색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있을까. 집이 지닌 심미적 독립성은 오늘날 아파트에 의해서 사라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눈만 뜨면 값이 올라가는 아파트에서는 진지한 삶도, 진지한 삶을 사는 이들도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은가. 도시와 시골을 막론하고 이처럼 편한 주거공간은 없다고 여배우들이 광고하는 아파트들이 하늘을 가린다. -29쪽

파리와 서울을 망라하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거나 여행하는 이들은 자동차의 힘이 아닌 제 힘으로 달리는 사람들이다. 파리에서 이들은 행복해 보이지만, 서울에서 이들은 불안해 보인다. -36쪽

"세상은 더 이상 나의 심판자가 아니고, 내가 세상에 대한 심판자는 더욱 아니다. 세상이 다시 내가 마냥 놀아도 될 놀이터가 됐으면 좋겠다. 자전거 타기는 서울을 놀이터로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우리 모두 자전거를 타자. 자전거를 타고 음악회에 가자.-38쪽

길은 사람과 더불어 태어난다. 사람이 사라지면 길도 사라진다. 길이 있는 곳에 사람이 있었고, 사람이 있는 곳에 길도 있다. 그러므로 길은 사람이고, 사람은 길이다. 사람이 가는 것이 길이고, 길은 뒤따라오는 이들을 길들이기도 한다. 옛길을 걷다 보면 사람은 길을 걸으면서 길들여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옛길 위에 삶과 집이 포개져 있었다. -79쪽

편하기만 했던 여행은 금세 잊히기 마련인 것 같다. 여행은 불편함으로 자신이 와해되어야, 위험한 지경에 이르러야 자신 속으로 깊게 회귀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여행은 오늘의 시련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후에 꾸는 꿈은 매혹이 된다. 나는 다시 가고 싶다는 시련을 겪고 있다. 여행의 시작은 길고 긴 기다림이다.-100쪽

오랫동안 제국주의 시대 패권을 지닌 나라였던, 그 제국주의 피해자인 나라의 후대들이 길거리 청소를 하면서 사는 이곳. 동방은 서방의 나라들이 꿈꾸듯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 윤리와 역사가 빛나는 그런 나라가 아니었다. 동방은 서방의 세계가 과학과 제국주의로 무장해서 남긴 온갖 쓰레기로 뒤덮인 세계이며 썩을 대로 썩은 곳이다. 반면에 서방도 동방에서 우러러보듯이 그런 꿈의 낙원이 아니다. 처치하지 못할 새로운 쓰레기들이 동네 길 뒤편에 수북이 버려져 있고, 더러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지 않도록 껍데기로 덮어둔 허울 좋은 나라이기도 했다. 동방은 서방을, 서방은 동방을 서로 사랑하나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의 나라인가? -127쪽

프랑스에서 6월쯤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은 바캉스란 단어다. 1940년대 이후 노동자들까지 3주 이상의 유급휴가를 받기 위해 사회당과 공산당이 얼마나 치열하게 투쟁했는가를 이 여름에 생각하게 된다. 이들에게 바캉스는 1년 열두 달 중 전반이 끝난 7월과 8월에 끼어 있다. 문화는 사실 일하는 것과 논다는 것의 복합이다. 문화는 더러 이 두 가지 사이에 존재하며 일과 휴식을 연결하는 다리와 같다. -141쪽

코메디 프랑세즈나 바스티유 극장이나 모두 도시의 한복판, 그것도 역사적 장소에 있다. 반면 우리 국립극장은 남산 뒤편에 유령의 집처럼 자리 잡고 있다.
국가는 국립극장 소속 각종 단체에 월급을 주며 그들에게 공연을 하도록 지원하지만, 그 공연이 시민들에게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닐 듯싶다. 우리나라 국립극장은 일상의 삶과 떨어진 채 제 기능을 맡지 못하고 있다.
......
코메디 프랑세즈에서 일하는 배우와 연출가들은 그들대로, 무대장치나 기술분야에 일하는 이들은 그들대로 노조를 만들어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모든 경제적 지원은 정부에서 하지만 그 운영은 전적으로 전문 연극인들에게 맡겨져 있다.-154쪽

처음 프랑스라는 나라를 좋아하게 된 것은 1970년대 군부 독재 정권 아래에서 이곳을 자유로운 나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풍부한 말의 자유를 부러워했기 때문이다. 말의 자유는 상상력의 자유에서 나온다. 말은 모든 행동과 표현의 근원이 되고, 사람들은 그런 가능성을 상상력이란 것에 의존한다. 상상력은 어떤 정해진 형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상상력은 지식보다 더 훌륭한 덕목으로 친다.
한국에서 나의 몸과 마음이 늘 피로한 것은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현재와, 꿈꾸지 못했던 과거, 그 억압된 과거가 주는 힘겨운 무게감 때문일 것이다. 자유와 상상력은 이 나라에 도착했다고 자동적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닐 터이다. -19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