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는 충동적으로 야곱을 만났다. 파주 출판사에 전화를 해서 새로 옮긴 사무실의 전화번호를 묻고, 다시 새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연결을 부탁했다. 휴대폰을 쓰지 않는 야곱과 연락을 하기 위해서는 며칠 전에 이메일을 보내고 홈페이지에 메일 보냈다는 사실을 알리고 나서 그 글을 읽을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했는데 전화를 거니 너무 간단하게 연결된다. 거의 십여 년 동안 처음으로 이렇게 전화를 해본 것 같다.
암튼, 서로 갑자기 연락해서 만나게 된 거라서 평소와 달리 준비할 시간이 부족! 집으로 가서 휘리릭 책만 들고 다시 합정 역으로 출발. 과연 보지 않았을 책으로 고른 게 맞을지는 도착해서야 알 수 있었다. 그리하여 내가 고른 책은 요렇게 두 권.

데이비드 위스너의 책과 최근에 읽은 뱅크시의 그래피티 책.
다행히 야곱은 읽지 않았다고 한다. 음하하핫! 다행다행....
그리고 야곱 역시 급하게 준비한 책은 이 친구들.


최근에 눈독 들였던 보리 기구 시리즈. 국악기가 농기구보다 그림이 이쁘다. 두꺼운 양장본은 거의 백과사전 분위기인데 종이가 두꺼워서 아이들 손을 타도 튼튼할 것 같다. 내가 이 책 받아오니 울 언니가 무지 기뻐했더라는 이야기...ㅎㅎㅎ
여기에 플러스... 마우스 스프레이와 명함 지갑. 아프리카 이주 노동자가 파는 물건이라고 했다. '마우스'라고 해서 컴퓨터 마우스를 먼저 떠올렸는데 구강청결제였다. 아하핫, 이렇게 생활이 디지털에 익숙해서야...;;;;
이사하기 전에 갔을 때는 을씨년스러웠던 작업실은 근사하게 바뀌어 있었다. 역시 사람 손을 타야 분위기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화초가 많아서 더 야곱의 분위기가 났다.


천 페이지가 넘는 '전쟁의 역사'가 보인다. 나처럼 얼마 전에 50% 세일했을 때 샀다고 한다. 하하핫, 너무 강렬한 유혹이었지...
책장에 꽂힌 책 이야기 조금 듣고는 바로 밥 먹으러 이동했다. 우리의 만남은 밥 먹고, 차와 맥주가 제공되는 곳에서 2차의 시간을 갖는 게 늘 순서였는데, 이번에 찾아간 곳은 '차'가 되지 않고 술만 되는 곳이었다. 술을 빼면 오렌지 쥬스만 시킬 수 있어 일단 쥬스를 시키고, 야곱이 마시는 카스를 반잔씩 두 번 얻어 마셨다. 아, 시원하다. 지난 여름에 분노의 음주를 감행했을 때는 맥주가 너무 금방 덥혀져서, 또 내 속이 너무 타서 맥주 시원한 걸 몰랐는데 겨울에 마시니 시원함이 팍팍 느껴졌다. 음, 맛나더라. ㅎㅎ
늦도록 얘기하다가 11시 반이 넘어서 헤어졌는데 지하철을 탈까 하다가 귀찮아서 탄 버스가 신촌에서 엄청 막혀서 집에 오니 새벽 한 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흠, 야곱만 만나면 늘 12시 넘어 귀가한다. 신데렐라가 아닌 까닭에 변신은 없지만...
그리하여 모처럼의 놀토를 늦잠과 함께 시작한 날 확인한 상자 하나.
아차차! 택배 배달 오류가 있었더랬지! 우여곡절 끝에 내게 도착한 상자를 보내신 분은 같은하늘님!
미안하게도 한 권 더 보내주시다니..ㅜ.ㅜ
그렇지만 이 책들 왜 이리 이쁜지!!!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의 작가 신작 '구름의 전람회'와 '꽃 한송이가 있었습니다'
눈을 사로잡는 원색의 향연에 취해 잠시 어찔~
같은하늘님 고맙습니다. 너무 예쁜 책들이에요.^^
토요일은 집에서 배송 나갈 옷 포장하고 송장 붙이는 일로 마감...;;;;
그 와중에 도착한 양철북과 위즈덤 하우스의 책들.
양철북에서는 하이타니 겐지로의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개정판에 내 리뷰를 무단으로 게재했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게, 리뷰 한 구절 싣겠다고 하면 보통은 그러라고 하지 않나? 그걸 거절할 사람이라면 무단으로 썼을 때 뒷감당도 장난 아닌 사람일 텐데 말이다. 순오기님이 알려주셔서 뒤늦게 알아차리고 출판사 쪽에 약간의 항의 끝에 내게 온 '태양의 아이' 순오기님께 감사감사~^^
아, 사진을 안 찍었던가? 흠...

원래 위즈덤하우스에서는 미출간 도서를 미리 읽고 피드백을 받는 '도서평가단' 제도가 있는데 분기 활동 끝에 식사를 거하게 대접하고 뮤지컬이나 연극을 보여주는 오프라인 모임이 있다. 이번 기수에서는 신종 플루 기승으로 행사가 취소되었고, 그 대신 책을 두 권씩 보내주기로 했는데, 책뿐 아니라 다른 여러 선물들을 같이 보내준 거다. 선물 보따리가 주렁주렁....

컵받침이 이뻐서 사진을 찍어봤다. 마지막은 손글씨로 보내준 카드~ 이게 제일 감동이었다.^^



그리고 책 검색이 되지 않아서 나를 놀라게 한 '블로그 글빨업 전략'은 뚜껑을 열어 보니 초코렛이 두 개 들어 있었다.
속을 파낸 종이가 좀 아깝긴 했지만, 왠지 저걸 보니 저 속에 총이 들어있을 것 같은 느낌이...;;;
영화나 소설을 보면 저런 책 속에 꼭 중요한 무언가가 숨겨져 있지 않던가.ㅎㅎㅎ
가족들과 함께 맛나게 나눠 먹었다. 초콜릿은 물결 무늬로 잘라지는데 먹느라 바빠서 그 사진은 못 찍었다.
그리고 오늘도 사실은 약속이 있어서 외출....
울 언니 왈, 넌 무슨 생일을 이주 씩이나 챙기니...
그러게 말이다. 사실 생일은 핑계고 송년회를 겸하는 얼굴 보기가 목적이다. 여러 사람을 만나서 그렇지, 모두들 몇 달 만에 만나는 얼굴들. 반갑고, 반갑다.
오늘은 내가 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갔는데 거기에 무거운 보리 사전이 들어 있어서 어깨가 지금 뽀사지게 아프다. 시청역에서 만나서 덕수궁을 끼고 정동길을 돌아 광화문을 지나 다시 시청으로 컴백.
베트남 쌀국수를 먹는 게 우리의 목표였는데 언니의 옆지기님이 소개해준 곳을 못 찾아서 엄청시리 헤맸다. (내 주변엔 나같은 길치가 많다. 야곱과도 늘 헤매고 마는...;;;;) 결국 춥고 힘들어서 가까운 명동으로 이동, '아오자이'란 곳에서 맛난 저녁을 먹었는데, 맛깔난 쌀국수와 월남쌈 사진을 깜박했다. 대신 이동한 오설록에서는 한 컷!

녹차 티라미스 위에 얹어진 가루의 정체는 뭘까? 엄청 썼다...-_-;;;; 이집은 정갈해 보이는 게 장점이지만 너무 비싸다는 게 치명적인 흠...
아오자이에서 나오면서 베트남 커피를 샀다. 15개 들어있는데 한 상자에 5천원.
블랙커피 인스턴트. 예전에 먹었던 베트남 커피가 아주 맛났던 게 생각나서 사봤는데, 블랙을 먹지 않으니까 선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집에 와보니 언니가 탐내 해서 두 상자 중 하나만 개봉.
그러나 맛을 본 언니가 맛 없다고 한다...ㅡㅡ;;;;
뜯다가 커피를 쏟고, 거기에 설탕까지 넣어서 그런 게 아닐까...하고, 맛있을 거라고 믿고 싶은데, 양치질해서 시식을 못해 봤다. 내일 먹어봐야지... 포장지는 참 예쁜데 말이다.
오랜만에 읽은 에뷔오네 재밌었다. 요새는 책 읽기가 힘들다. 눈에 잘 안 들어온다. 마음이 붕 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바쁘기도 하지만 초조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좀 심난하기도 하고... 시간 지나면 차분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연말연시는 차분하게...(응?)
스피커가 고장이 난 건지. 지지직 거리는 잡음 소리가 심하다. 계속 그러면 아예 바꾸겠는데 괜찮다 말았다 한다. 뭐가 문제지? 역시 바꿔야 하는 건가?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