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 알라딘 조유식 사장에게 편지보내기 카페를 엽니다.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스럽습니다.  부족한 논리로 몇 줄을 쓰다가 지우다가를 계속 반복하고 있네요.

조유식 사장님도 그간의 과정을 당연히 아실 터이지요. 
해고 노동자 김종호 씨의 요구사항도, 또 불매운동을 하고 있거나 거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알라디너들이 원하는 바도 알고 계실 것이고, 거기에 대한 알라딘 측의 입장도 확고할 거라고, 사실은 짐작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이렇게 몇 자 적음은, 절차의 문제나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말하려는 게 아니라, 솔직히 감정에 호소하고자 함입니다.

그동안 알라딘은 상대적으로 '진보적' 이미지를 가진, 혹은 가졌다고 여겨지던 기업이었습니다. 그 이미지는 알라딘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씌우기도 했지만 알라딘 역시 그것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이제, 알라딘스러웠다고 여겨지던 그 진보적 이미지를 정말 알라딘의 것으로 만들 생각은 없는지요?  이번 사건은 알라딘 측에서는 불미스럽다고 여길수 있겠지만, 오히려 더 좋은 기업으로 만들어갈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지금 부당해고를 외치며 투쟁하는 노동자 한 사람이나, 이곳에서 불매를 외치며 연대하는 소수의 알라디너들에 견주어서 알라딘은 강자입니다. 이 나라의 법이, 신자본주의의 논리가 노동자 한 사람 한 사람을 기계의 부품처럼 소비하고 내치는 것을 아무렇지 않아 하고 오히려 권장하는 구조로 가고 있지만, 거기에 편승하거나 이용하지 않고 정직하고 신실한 기업으로 이끌어갈 수는 없는지요?  봉사 차원의 사회적 환원이 아니라(그래준다면 또 좋지만~) 최소한의 기본은 지키는 기업 말입니다.

자본 앞에 도덕을, 양심을 들이미는 것은 너무 순진하거나 한심한 얘기로 들리지요. 그런데, 정말 씨도 안 먹힐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하겠습니까? 아직도 기대치가 있다는 얘깁니다. 지금 시위를 하는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이런 요구는 영리한 방법은 아니라고 저도 생각하지만, 이 자리는 다양한 의견을 다양하게 표출하는 중이니까 저는 하소연을 하는 겁니다. ^^

김종호 씨 해고 사건에 대해서 알라딘의 진심어린 사과와 후속 조치는, 결국 알라딘과 알라딘을 둘러싼 모두가 함께 이기는 길이 될 거예요. 알라딘이 부담하고 담당하려고 하는 한 몫은 넓은 의미에서 다시금 알라딘에게 선한 보답을 해줄 거예요. 작게는 알라딘 충성 고객들이 더 넓어지겠지요?

그러니 알라딘 조유식 사장님! 이제 그만 한 말씀 좀 해주세요.
알라딘이 움직이면 경쟁사도 움직이잖아요.
분명 의미있는 한 걸음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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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09-12-15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줄 쓰다가 지우다가, 그걸 저도 며칠 째 반복하고 있는 중인데
마노아님,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참 잘도 정리해 쓰셨네요.
마노아님 글에 묻어서
몇 줄 쓰다가 지우다가, 이제 그만 해도 되겠어요. ^^

마노아 2009-12-15 15:43   좋아요 0 | URL
오전에 쓰다가 지우다가, 다시 보다가 밥 먹고 와서 고치다가, 그러다가 올렸어요.^^;;;
그래서 처음 등록시간은 공개 시간보다 한참 앞이네요.
메아쿨파님 한 줄 메시지도 강렬했는데 여러 다양한 목소리들에 좀 더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어요.
사장님도 우리처럼 마음이 불편할까요? ^^;;;

비로그인 2009-12-15 20:52   좋아요 0 | URL
저도 이주정도 썼다 지웠다 임시저장글 터져나갈것 같습니다....ㅎㅎㅎ
다들 비슷하시군효....ㄲㄲㄲㄲ

마노아 2009-12-15 21:16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비로그인 2009-12-15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처럼 차분하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으니까 제가 저렇게 땡깡도 부려보는 겁니다.^^

마노아 2009-12-15 17:11   좋아요 0 | URL
한 줄 땡깡! 아주 속시원했어요.^^;;;

드팀전 2009-12-15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함께 이기는 길...이게 마음에 쏙듭니다.

마노아 2009-12-15 20:27   좋아요 0 | URL
우리 같이 꼭 이겨요.^^

2009-12-15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5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09-12-16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편지 보니까... 저는 더 이상 편지 못 쓰겠어요..ㅎㅎ
대변인으로 임명(?)합니다

마노아 2009-12-16 09:04   좋아요 0 | URL
앗, 방금 턴님 서재 가서 제가 한 말을..^^;;;
머큐리님도 한 마디 하셔요. 우리 책 좀 편하게 사게 해주세요~ 요렇게요.^^ㅎㅎㅎ

같은하늘 2009-12-1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보고 메아쿨파님 서재 다녀왔는데 딱 제 마음이네요.
마음이 편지 않아요. -.-;;;;

마노아 2009-12-16 12:35   좋아요 0 | URL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기로 했어요. 혁명도 춤추면서 노래하면서~
이번 일이 혁명이라고 부를 순 없지만 투쟁의 얼굴로 인상쓰며 무섭게 다가가고 싶진 않아요.^^

바람돌이 2009-12-16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과 김종호씨와 그리고 알라디너들이 모두 같이 이기는 행복한 새해를 맞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카페 열고도 다른 분들이 편지 안써주시면 어쩌나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야 제안한 사람이니까 제일 먼저 쓰는게 맞지만 사실 저 빼고 다음으로 제일 먼저 쓰주시는 분은 고민이 많이 되었을텐데요. 마노아님께 감사합니다. 마노아님 덕분에 제가 힘이 많이 됐어요. ^^

마노아 2009-12-16 12:38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의 논리정연한 문장들을 보면서 어찔했어요.
나중에 쓸수록 더 부담스럽겠단 생각도 했지요.^^;;;
처음엔 막 규탄하는 어조로 쓰다가, 싹 지웠어요.
어울리지도 않았지만 제가 읽어도 좀 말이 안 안맞더라고요.
나답게 쓰자... 했더니 저리 됐습니다.
힘이 되었다고 하니 저도 막 힘이 나요.
우리 함께 기쁜 새해를 고대해요.^^
 
백야행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보았으니, 결말도 이미 알고 있고 다만 원작과 영화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느끼는 게 목표였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상당히 다르다. 굳이 어느 쪽이 더 좋냐고 묻는다면, 나로서는 늘 먼저 접한 매체의 손을 들어준다. 그러니까 내 경우, 영화 쪽이 나았다는 이야기이다.

확실히, 일본과 우리의 정서 차이가 있다. 영화는 한국 버전으로 많이 순화(?)시켰다는 느낌이다. 일본 원작은 좀 더 잔인하고, 좀 더 치명적이고, 좀 더 섬뜩하다. 반면 한국 영화는 보다 당위성을 주려고 많이 애썼다는 느낌이다. 팔이 안으로 굽어서라기보다 정서의 차이로, 한국 영화 쪽이 더 마음에 닿았고 그래서 더 애절했다. 물론, 원작의 힘에 기댄 덕이었지만.

책에서는 실제 직업이 탐정인 양반이 뒤를 밟았는데, 영화에서는 비서가 뒷조사를 하는 것으로 옮겨갔다. 한국에선 '탐정'이란 직업이 낯선 까닭일 것이다. 영화에서도 고수는 대사가 거의 없었고 표정과 몸으로만 연기를 했지만, 원작에서도 료지가 그랬다. 다만 영상과 활자의 차이로 독자는 영상에서의 이미지에 더 기대게 된다. 

영화만 보았을 때는 하얀 어둠 속을 걸어온 이가, 줄곧 태양 아래를 걷고 싶었던 이가 남자 주인공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원작을 읽어 보니 여자 주인공 유키호도 똑같았다. 하얀 어둠 속을 내리 걸었던, 태양 아래를 당당히 걷고 싶었던 소망을 가졌던 것이다. 삶의 굴곡을 생각해볼 때, 그와 그녀에게 연민을 아니 가질 수 없지만, 그 연민으로 그들의 모든 행보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이 또 안타깝다.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의 고리도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한석규가 요한에게 좀 더 일찍 널 잡아주지 못해서, 널 말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한 것이 절절하게 와 닿았다. 그 폭주를 누구보다도 자신이 더 제어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러니 원작에서도 료지는 그렇게 스스로 끝장을 내버린 것이 아닐까. 

마지막 씬의 그 충격적인 장면도 나로서는 영화가 더 압권이었다. 그녀에게는 그게 최선의 방법임을 알지만, 그렇게 봉합해버린 병든 마음으로 어찌 살아갈까 안쓰럽다. 

미스테리물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는데, 내가 읽어본 책들은 대개 슬펐던 것 같다. 범죄와 피와 살인 사건이 연루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감정의 부산물일까? 좀 더 통쾌하고 통렬하고 시원한 미스테리물을 읽고 싶다. 이렇게 아프고 슬프고 찝찝한 기분이 아니라... 작품이 나쁜 게 결코 아니지만 감정이 불편하다. 하얀 어둠 속의 그 소년 소녀가, 채 자라지 못하고 상처입은 채 웅크리고 있는 그들이 아직도 눈에 밟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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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12-1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그래서 못읽겠어요. 영화를 봐도 아프고 힘들었는데 세권짜리 원작 책으로 보면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거 아녜요. 아마 울어버리지 않을까 싶어요. 자꾸만 그래도 읽어보고 싶어진다는 생각이 치고 올라오는데 마노아님의 리뷰만 읽고 역시 읽고싶은 마음은 접어버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이 리뷰는 그래서 순전히 제 개인적으로 고마워요, 마노아님.

마노아 2009-12-15 23:35   좋아요 0 | URL
원작이 더 참혹하고 잔인해 보여요. 영화는 한국적으로 그나마 좀 순화를 시킨 느낌이에요.
배우들이 소화도 잘 해냈고요. 히가시노게이고의 책은 겨우 두 가지 읽었지만 참 우울하네요.
골든 슬럼버도 갖고 있는데 이 녀석도 이런 분위기일까요? 벚꽂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이유'도 대기 중인데, 아 이누가미 일족도 있구나. 알라딘에서 다른 분들 리뷰나 페이퍼 보고서 주섬주섬 모아논 책들이네요. 그래도 차차 읽어야죠. 이런 종류의 책들도 아프지 않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고파요...

다락방 2009-12-16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골든 슬럼버]는 전혀 그런 내용이 아니에요! 안심하고 읽으셔도 좋아요. 저랑은 완전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는 제 여동생 말에 의하면 [골든 슬럼버]는 여태 자기가 읽은 책 중에 으뜸이래요.(물론 소설로 따지면 제 여동생은 살면서 아마 50권도 안읽었을 것 같긴 하지만요. ㅎㅎ)

마노아 2009-12-16 09:05   좋아요 0 | URL
아, 골든 슬럼버가 다락방님 페이퍼 읽고서 제가 산 책인가봐요. 분명 누군가의 서재에서 좋다는 얘길 듣고 중고샵에 나왔을 때 잽싸게 건졌었거든요. 우려하는 내용이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다락방님! 굿모닝~ 이렇게 추운 날 다락방님이 막 그리워지는거 있죠.^^
 
마지막 사진 한 장 - 사랑하는 나의 가족, 친구에게 보내는 작별인사
베아테 라코타 글, 발터 셸스 사진, 장혜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찾아와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호스피스 병원. 그곳에 도착한 사람들의 사진을 찍고, 그들이 죽은 직후의 사진을 찍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대개의 사람들이 기꺼이 자신의 사후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허락해 준 것이 신선했다. 죽은 다음의 일이니 못할 것도 무엇이겠냐마는, 그래도 그런 요청을 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조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당연한 거지만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다. 이렇게 어린 아이도...

첫 사진을 찍고 불과 두 달만에 죽은 이 아기는 고작 17개월 밖에 살지 못했다. 저렇게 천사같은 얼굴로 죽음을 맞았다는 게 아프고 동시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노인분들의 얼굴에선 확실히 '완고함'이 보인다. 어떤 이들은 자신의 죽음 이후까지 너무도 완벽히 준비해 놓아서 가족들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죽는 순간까지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신세지지 않으려는 환자의 절대적 의지의 표현이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독하단 생각은 들었다. 본인이 그 편이 편한 거니까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그렇게 손 내밀기 힘든 삶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싶었다.



대개의 경우가 암환자였는데, 그래서였을까? 죽기 얼마 전의 사진을 보더라도 눈빛만은 형형하다. 암이 주는 고통이 적을 리 없는데도 눈빛이 풀린 사진은 거의 보지 못했다. 실제로 암환자들은 육신의 고통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도 정신만은 멀쩡할 때가 많다고 들었는데 그렇기 때문일까? 살아 마지막 사진일지 모르니 더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고...



한 페이지에 사진이 담기지 않아 따로 찍었는데 같은 사람이다. 이 분이 인상 깊었던 것은 죽은 뒤의 얼굴이 가장 평화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진정한 안식으로 접어든 것일까...


"고통을 덜어주면 환자는 안락사를 원치 않습니다."
호스피스 운동과 완화의학의 신조를 클라시크는 이 한마디로 요약한다. 적어도 그의 경험으로는 그랬다. 완화의학에선 생명 연장보다 고통 완화가 우선이다. 따라서 설사 진통제가 생명을 단축하더라도 환자는 필요한 양만큼의 진통제를 제공받는다. 통증을 참을 수 있는 수준으로 줄일 수 없는 경우엔 통증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깊은 잠을 재운다. 완화의학에선 이런 통증 완화의 마지막 방법을 '말기 진정 상태'라 부른다. 물론 환자의 동의가 있을 때만 사용하며, 남은 생명이 며칠에 불과한 환자들에 한정한다. 
 
페이지 :  256  

호스피스 병원에서는 고통 완화가 더 중요하고 환자의 결정을 제일 중시하기 때문에 산소 호흡기를 쓰지 않을 때가 많았다. 자신의 죽음을 온전히 바라보려고 하는 환자들의 곧은 의지는 강한 만큼 위태로워 보여서 참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때로 그들은 가족들과 혹은 자기 자신과 화해를 한 채 깊은 안식을 얻기도 했지만, 안타깝게 시간이 맞지 않아 가족을 다 기다리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가기도 했다. 남겨진 가족의 마음은 얼마나 멍이 들었을까. 그러니 우리는 후회하기 전에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기회가 언제나 있는 것이 아니니까.....

고요한 죽음들이었다. 병마와 싸울 때의 격렬함 뒤의 저 잔잔한 평화로움이 애잔하고 또 허전하다. 특정한 누군가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모습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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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09-12-15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들을 보니 돌아가신 분들이 생각나요.
우리 시할머니, 시할아버지, 시동생..
세 분 모두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셨는데,
그래서인지 돌아가신 후의 모습은 편안해 보였지요.
마치 주무시는 듯.
아직도 할머니 입관 때 입술에 번진 립스틱을 닦아드렸던 그 느낌이 남아있어요.
저 사진들을 보면서 저의 마지막이 너무 흉하지 않기를 기도하게 되네요.

마노아 2009-12-15 15:58   좋아요 0 | URL
저는 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셔서 너무 마르신지라 눈도 못 감으셨어요.
그래서 마지막 모습이 평안하게 기억되지 않아 마음이 아파요.
나이들어 갈수록 삶의 여정이 얼굴에도 드러나는 것 같은데, 그래서 평소의 표정도 중요하고, 마지막 가는 길 남겨주는 표정도 중요해 보여요. 평온하게 떠날 수 있다면, 그또한 엄청난 축복 같아요.
 
바시르와 왈츠를 - 대량학살된 팔레스타인들을 위하여, 다른만화시리즈 02 다른만화 시리즈 2
데이비드 폴론스키, 아리 폴먼 지음, 김한청 옮김 / 다른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2009년도에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가 '바시르와 왈츠를'이었다. 의미심장한 영화를 진지하게 감상하다가 피곤에 지쳐 그만 졸았다는 게 큰 아쉬움이었다. 그래서 책으로 나온 것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처음엔 원작이 만화인가 했는데, 영화를 만화로 옮긴 것이었다. 따라서 소리만 없을 뿐이지 영화와 똑같다. 다만 영화를 볼 때처럼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는 지루함은 여전했다. 피곤하지 않았어도 졸았을 가능성이 조금 있다. 

이스라엘이 주변 국가에 자행하는 폭력은 익히 알고 있는 터... 전투를 경험했던 주인공이 과거의 어느 한 부분의 기억만 잊고 있어서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뱉어내게 되는 잔인한 폭력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뿐 아니라 함께 전투에 참가했던 친구들도 그렇게 자신을 잊고 악몽에 시달리며 전혀 다른 인생들을 살고 있었다. 살아는 있지만 그 스스로 감당해내기 힘든 잔혹한 전쟁의 참상 때문일 것이다. 

레바논의 총리가 될 바시르가 임기 시작 직전에 암살되고, 거기에 대한 민병대의 보복을 이스라엘 군 당국이 부추기거나 방조했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당시 바시르의 커다란 초상화 앞에서 기관총을 쏘던 병사의 모습이 마치 왈츠를 추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해서 이같은 제목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때 책임을 지고 국방부 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던 인물은 훗날 결국 이스라엘의 총리까지 되어버리는 역설 앞에서 광주의 잔인한 기억이 떠오른다. 

조 사코의 책에 비하면 글밥이 적고 그림도 알아보기 쉽게 되어 있다. 무거운 내용이지만 소화불량이 걸릴 정도는 아니니 일독을 권해본다. 이스라엘 레바논 분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것도 좋은 기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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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이시네요 1 미남이시네요 (만화) 1
북로그컴퍼니 편집부 엮음 / 북로그컴퍼니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한 동안 내 낙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시청하는 거였다. 작년에 나의 일주일을 즐겁게 해준 드라마가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였다면 금년엔 단연코 '미남이시네요'였다. 박신혜를 원래 좋아했지만 이번엔 제대로 자기 나이 대에 맞는 사랑스러운 역을 맡은 것 같아서 같이 기뻤다. 그 동안 출연작을 곧잘 보아왔지만 크게 관심 없던 장근석에게 제대로 꽂혔고, F.T.아일랜드의 앨범을 사게끔 만든 홍기 군도 무척 예뻤다. 정용화 군은 처음 보는 인물인데 정경호와 형제라는 소문이 있어서 정말? 진짜 닮았는 걸! 했지만 그냥 헛소문이라고....-_-;;;;

암튼, 나에게 방긋방긋 웃는 즐거움을 준 드라마가 책으로 나왔다길래 급 반가웠다. 내 예상은 촬영 에피소드가 담긴 화보집이었다. 



일단 맨 처음에는 출연 배우들의 사인이 등장한다. 여기까지는 흐음...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등장 인물 소개. 익숙한 사진이지만 뭐 여기까지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 이제 진짜 메인이 나오는 거야!!!



아뿔싸, 목차가 있었다. 그런데 목차가 너무 익숙하다. 설마, 설마????



이 뭥미? 이건 그냥 드라마의 장면 장면을 2차원 종이 위에 옮겨놓은 게 아닌가!
그저 대사만 말칸에 옮겨서 만화처럼 꾸민.....

헉, 설마???



그렇다. 영상 만화란 게 원래 이런 건가 보다. 드라마를 이미 다 보았는데, DVD가 나오면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이 책은 정말 잘못된 선택이었다. 이래놓고 책값은 또 어찌나 비싸던지...ㅠ.ㅠ 



가끔 말칸의 의성어 의태어가 재밌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내가 기대한 게 전혀, 절대 아니란 말이다. 
촬영 에피소드와 배경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소개한 트와일라잇-화보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기대했던 게 잘못이었다. 
그 책은 이미 공개된 사진만 실려 있어서 화보집으로는 약했지만 비하인드 스토리가 무척 재밌었는데 말이다. 뒷담화 수준의 연예 정보지 내용이 아니라 제작 분투기에 걸맞는 내용이었는데...

우리나라 드라마는 워낙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을 하는 터라 제작 분투기는 아무래도 무리겠지만, 그렇다면 차후 인터뷰 형식으로 좀 더 내실을 기하는 책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많이 아쉽다.
 
드라마로는 6회 분량의 내용이 압축되어 소개되었다. 드라마 없이 책만 읽어도 내용 이해는 문제가 없지만, 드라마의 그 맛깔스러움은 찾기 힘들 것이다. 16부작 드라마를 이렇게 옮겼으니 앞으로 두 권은 더 나오겠구나. 다음 권도 읽어보고는 싶지만 소장하고 싶지는 않다. 랩핑되어 있으니 책방 가서도 읽을 수가 없다는 게 아깝긴 하다. 돈 주고 사는 건 더 아깝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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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맘 2009-12-16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정말이에요..무려 세권씩이나..우리 마노아님이 가슴이 많이 아프셨겠어요.저두 당연히 종류별로 또오 다른책도 나오길래 한권의 책에 내용에 다 들어간다고 그래서 비쌀거라 생각했는데 아쉽네요..
그래도 저두 사고싶다는....ㅠ,ㅠ

마노아 2009-12-16 13:11   좋아요 0 | URL
애정으로 극복했어요. 우짜겠어요...ㅜ.ㅜ
근데 뒷 권이 궁금하긴 해요.^^;;;;
dvd가 나오면 고민하다가 지를 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