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이야기 2 - 카와카마스의 바이올린
마치다 준 글.그림, 김은.한인숙 옮김 / 동문선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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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이 더 늘었다. 카와카마스와 같은 물고기 카와멘타이가 등장했고, 다람쥐와 들쥐도 등장했다. 말이 없던 얀은 여전히 과묵했고, 새 친구들도 말이 많지 않다. 변화가 있다면 경쾌하게 수다를 떨곤 하던 카와카마스도 어느 순간 과묵해졌다는 것. 대신, 그 빈 자리에는 음악이 차지했다.

제목에도 나왔듯이 카와카마스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되었다. 어디선가 습득한 형편없는 바이올린을 가지고도 너무도 즐겁게, 또 심취해서 연주하는 카와카마스. 끼기끼기 낑낑대던 연주가 어느 순간 라아라아라~하고 울리기 시작한다. 나아가 카와멘타이와 협주곡을 연주하기까지. 카와멘타이는 직접 만든 비올라를 연주했다. 

어느 날 비맞은 생쥐꼴을 하고 나타난 다람쥐와 연이 닿았고, 숲 속에서 마주친 들쥐는 늘 뭔가를 하느라 바빠서 말이라도 붙이려고 하면 "저기... 내가 겨를이 없어서...."라고 말을 하며 난감해 한다. 

얀은 추운 다람쥐에게 따뜻한 차를 건네주고, 들쥐가 무엇에 바쁜지 속으로 헤아려 보며 들쥐를 이해해 본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기다움으로 일관하지만 누구도 불편하게 하지 않고 누구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고 포근하고 한없이 이쁜 풍경도 가끔은 벼락을 맞을 때가 있다. 물고기인 카와카마스와 카와멘타이를 위협하는 어부의 투망이 그것이다. 음악을, 바이올린을 잃어버린 카와카마스가 혁명을 이야기할 때는 몹시 아이러니한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혁명이 진행될 때에는 바이올리니스트도 활을 잡기 어렵지 않을까? 아니더라도 그가 연주할 수 있는 곡목은 분명 달라질 것만 같다.

몹시 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지만 지루하지 않다. 고요하지만 침묵은 아니다. 사계절을 모두 아우르며 시간을 내리긋지만 가파르지도 않고 숨가쁘지도 않다. 이 시리즈가 꽤 길다고 알고 있는데 국내에는 아직 2권만 나왔나 보다. 그나마도 공지영 작가의 추천으로 이만큼 선전한 것 같긴 하지만... 조금은 나른하기도 하고 고요한 이 분위기가 나로서는 마음에 드는데, 어쩌면 추운 겨울에 읽어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분명 파릇파릇 새싹 돋는 봄이나 뜨거운 여름이나, 낙엽 스치는 가을의 책보다는 역시 겨울 책이다. 

그러니, 나는 좋은 독서를 한 셈이다. 예쁜 친구들을 만나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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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009 2009-12-16

 
 



 
똑똑하다고 재테크 잘 하나?
 
2001년 비슷하게 약 1억 원의 자산을 가진 세 명이 있었다. A는 전문대 학력의 26세 여성으로 소기업에, B는 어문계열 대졸 학력의 36세 남성으로 대기업에, C는 이공계열 석사 학력의 30세 남성으로 중기업에 다녔다. 8년이 지난 올해 이들의 자산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누가 재테크를 가장 잘했을까?

월급은 B, C, A 순으로 높았지만 8년 후인 2009년 이들의 자산은 A, B, C 순으로 A가 6억 원, B가 4억 원, C가 2억 원이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A는 위험을 무릅쓰고 과감하게 투자에 나서 큰 수익을 낸 반면 C는 안전만을 생각해 이익을 적게 얻었기 때문이다. 결과만 보면 투자에 대한 적극성이 차이를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에 제시한 예는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투자를 잘못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좋은 예이다. 물론 사람마다 변수가 너무 많아 일반적인 예로 제시하기엔 분명 한계가 있다. 이 글에서는 시골의사로 잘 알려진 박경철 경제평론가의 조언을 참고해 똑똑한 사람들이 왜 재테크나 투자에서 맹점을 보이는 지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재테크나 투자는 C와 같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분석력이나 이해력, 정보력 등이 뛰어나기 때문에 실수도 덜하고 이익도 많이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보에 근거해 합리적으로 움직이면 투자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일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앞에서 예를 든 것처럼 똑똑하다고 알려진 전문직 종사자들의 재테크 결과는 오히려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낮은 편이다. 최근 평균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가진 과학기술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서 이들의 평균 자산이 학력수준을 고려할 때 국민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인 같이 이성적인 사람들은 수를 이용해 증명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그리고 방정식과 같이 정확한 계산으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이들은 투자와 같은 경제현상도 같은 방식으로 이해한다. 이들처럼 경제현상을 계량적으로 접근하는 또 다른 집단이 있다. 바로 경제전문가인 경제학자들이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적 현상을 수와 식으로 모두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시도했다. 그래서 기존 원리로 설명이 안 되면 새로운 지표를 개발해가며 꾸준히 계량적인 설명을 강화해갔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투자를 잘 할까? 아이러니하게도 노벨상을 탄 경제학자 어빙 피셔나 현대 경제학의 주요 이론가인 존 케인즈는 실제 투자에서 실패했다.

1980년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기능 축소로 우수한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이 월가에 진입했다. 이들은 고등수학을 활용해 거래의 작은 허점을 이용하는 차익거래를 포착하는 함수를 만들어냈다. 또 사람의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민감한 변수들을 계량화했다. 사람의 욕망을 포함한 모든 경제현상을 계량화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줬다. 하지만 2007년 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들의 환상은 무너졌다.

왜 경제현상은 계량화가 안 되는 것일까. 계량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기간이 80%라면 나머지 20%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자에서 차이를 만드는 것, 즉 똑같은 자산이라도 그 차이가 벌어지거나 좁혀지는 것은 어떤 계량적 잣대로도 설명이나 예측이 어려운 20% 기간으로 좌우된다.

이 20%를 설명하고자 경제학자들은 새 방정식을 만들려 하고, 전문직 종사자들은 지식이나 정보 부족을 탓해 왔다. 하지만 투자를 잘 하려면 사람이 투자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사람이 하는 행위에 비합리적인 특성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사람이 다치고 넘어지는 모습의 동영상을 보고도 사람이 다쳤을 것이라는 걱정보다는 상황이 주는 재미로 먼저 웃기부터 하는 것이 사람이다.

또 투자에서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줄여야 한다. 공부를 잘 했다고 노래를 잘 부를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똑똑하다고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주식투자는 고도의 지적행위가 아니고 고도의 감각적 행위다. 따라서 계량과 검증가능한 정보만 다루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럼 이성적인 사람은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 우선 투자 전문가를 믿고 맡기는 것이 좋다. 자신이 한 분야의 전문가인 것처럼 투자 분야의 전문가를 믿어야 한다. 하지만 투자 전문가라 하더라도 개인의 상황을 모두 고려할 수 없기 때문에 스스로 어느 정도 투자에 대한 안목과 원칙을 갖춰야 한다.

그런 뒤 돌발적 위험에서도 항상 안전하게 자산을 분산해서 관리하면 된다. 이때 각 자산의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특정자산이 올랐을 때 이익을 실현해야 하는 것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이것만 잘하면 분산투자를 하면서도 좋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

누군가 아무리 좋은 정보라며 알려주더라도 그 정보가 미래를 담보하진 못한다. 재테크와 투자에 대한 결과는 모두 개인의 책임이다. 하지만 경제현상과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에 나선다면 분명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 박경철 경제평론가
글 : 박응서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술자리,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송년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2월이다. 술을 꽤나 마신다는 사람도 두려워지는 계절이다.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방법을 찾는 것은 어떨지…. 몸에 피해를 줄이면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우선 막걸리와 같은 발효주를 먹었을 때 숙취를 줄이는 법이다. 발효주에는 시큼한 맛이 나는 유기산이 포함돼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다. 막걸리의 유기산이 장을 자극하므로 이런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파전이나 삶은 돼지고기를 먹으면 좋다.

폭탄주를 과하게 마신 뒤 억지로 구토하는 것은 좋지 않다. 술은 마신 뒤 30분 정도면 소장으로 넘어가는데, 막판에 토한다 해도 제거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은 그다지 많지 않다. 구토를 하면서 위산이 역류하면 식도에 큰 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알코올을 짧은 시간 안에 다량으로 섭취하면 간이 해독할 시간을 갖지 못한다. 이 때문에 물, 주스, 이온음료를 틈틈이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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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12-18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똑똑하지도 못하고, 재테크는 더구나 못하고...흑흑...

마노아 2009-12-18 10:22   좋아요 0 | URL
재테크는 언감생신이고요. 빚 안지고 살면 그게 최고라고 생각해요. 흑흑...ㅜ.ㅜ
 
얀 이야기 1 - 얀과 카와카마스
마치다준 지음, 김은진 외 옮김 / 동문선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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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공지영의 책으로 기억한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에서 소개되었던 책. 책을 읽고 바로 처분한 까닭에 어떤 느낌으로 이 책을 소개했는지는 가물가물하지만, 그때 그 글을 읽고나서 나도 이 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다. 책꽂이에 책을 꽂아둔 지는 좀 되었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 바쁘게 책을 한 권 골라야 하던 순간 눈에 확 들어와버렸다.  

몹시 추운 날씨를 기록한 오늘, 건물을 날림으로 지어놨는지 오전 내내 난방을 해야 오후에 조금 손가락이 펴지는 교무실에서 이 책을 읽었다. 어디선가 라디에이터를 구해와서 언 발을 녹이려고 했건만, 과부하가 걸려서 컴퓨터 여섯 대와 인터넷 전화를 다 잡아드시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컴퓨터 정전을 경험하며 오들오들 떨면서 읽었던 거다. 춥고 추웠던 그 시간에 읽은 책으로는 좋은 선택이었다. 무엇보다도, 따뜻했으니까. 

얀은 고양이, 그리고 카와카마스는 물고기다. 카와카마스가 어떤 물고기인지 들어보자. 

*카와카마스...... 러시아명은 시튜카, 영어로는 파이크(pike: 콘들매기류). 대형 담수어로 깨끗한 물에서만 산다. 암녹색이며, 1미터 이상이나 되는 것도 있다. 장수하는 물고기로 1백년 이상 산다고도 한다.  

요네하라 마리의 책에서도 철갑상어가 백년 이상 산다고 나오던데, 러시아 쪽 물고기들은 장수하는 법인가 잠시 갸우뚱... 

암튼, 혼자 사는 얀의 집에 어느 날 카와카마스가 방문하면서 두 친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언제나 먼저 인사하는 건 카와카마스인데, 수줍어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무엇보다도 따뜻한 어감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참 좋다. 

   
 

 안녕! 오늘은 날씨가 너무너무 좋아.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렇듯 멀리까지 나와 버렸지 뭐야. ......앛, 나는 카와카마스야. 음, 그리고 저 멀리 빛나는 강에 살고 있어. ......아니지, 마나서 반가어. 카와카마스라고 해. 저 멀리 빛나는...... -21쪽

 
   

두 친구는 서로가 살아가면서 익힌 지혜에 대해서, 기술적 노하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고양이 얀이 초원 생활에 대해, 버섯이 많이 나는 숲에 대해, 그리고 잼 만드는 법과 그 보존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카와카마스는 강에서의 생활에 대해, 플랑크톤이 많이 있는 장소에 대해, 즐겁게 헤엄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돌아갈 때가 되면 언제나 부탁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아차, 그래그래, 내일은 이름의 날 축제여서 버섯 수프를 만들어야 하는데, 저, 안타깝게도 소금하고 버터가 다 떨어져서 말이야...... 있잖아, 저, 미안하지만 그것들을 좀 꾸어 줄 수 있겠어?" -23쪽

 
   

겸연쩍은 표정으로, 첫 만남에서부터 뭘 꾸어달라고 말을 하는 카와카마스가 뻔뻔해 보일 법도 하건만, 얀은 망설이는 법이 없이 언제나 기꺼이 청하는 것들을 내준다.  

그렇지만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카와카마스는 다음 날의 이름의 날 축제를 위해서 또 다시 뭔가를 요청하고, 얀은 내주는 것의 반복. 이러다가 살림을 차리는 것은 아닐까 우려가 될 정도다. 그렇다면 카와카마스를 그렇게 철판 깔게 만드는 '이름의 날' 축제는 무엇일까? 작가님 표 설명을 다시 보자.  

* 이름의 날...... 영명축일. 러시아정교에서는 1년 내내 성인의 축일이 지정되어 있다.(성자는 1천5백 명 이상이나 된다.) 따라서 자신의 세례명과 같은 이름의 성인의 날이 그 사람의 이름의 날이다. 

무려 천 오백 명 이상의 성자가 있으니 날마다 어느 성자의 축일이 이어질 것이고, 그 이름과 관련된 사람은 이름의 날 축제를 맞이할 것이다. 종교가 생활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고 그것이 기념일로 승화된 것이 눈길을 잡는다. 직접 그 축일의 광경을 본다면 더 좋겠지만... 

암튼, 그렇게 늘 방문하고 맞이하는 카와카마스와 얀의 만남은 반복되면서도 지루함이 없고, 되풀이 되는데도 낯선 설렘이 있다. 그러니까 어느 날은 이런 인사로 등장하는 카와카마스를 어떻게 문전박대할 수 있을까? 

   
 

 안녕! 저녁 식사는 다 마친 거야? 그거 잘됐다. 달빛이 너무너무 고와서 그만 이렇게 멀리까지 나와 버렸지 뭐야. 정말로 아름다운 달밤이야. 이런 밤에는 누구라도 시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걸으면서 이런 시를 지었는데 들어 볼 테야? -40쪽

 
   

그리고 이어지는 아름다운 시의 향연. 

만약 저 두 친구가 고양이와 물고기가 아닌, 닳고 닳은 인간 어른이었다면 우리는 색안경부터 쓰고서 그를 판단하기 쉬웠을 것이다. 그의 인사에 대해, 그의 의도에 대해, 그가 빌려달라고 하는 행위에 대해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먼저 채우고 마음을 불편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달빛이 너무 고와서 멀리까지 나가버린, 그렇게 마주친 친구에게 시 한 수 읊어줄 마음의 여유를 어느 때에 우리는 잊어버렸을까.  

두 친구의 만남이 늘 지속된 것은 아니다. 가끔은 날짜를 건너 뛰기도 하고, 몇 달씩 못 보기도 하고 시간이 흘러간다. 그리고 어느 날, 마침내 얀이 카와카마스를 찾아 간 날, 카와카마스는 마치 어제 헤어졌던 친구를 오늘 다시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맞아준다.  

그리고 얀을 배웅하면서 이젠 뭘 꾸어달라가 아니라 뭐가 필요하니 갖고오라고 부탁한다. 역시나 내일 있을 이름의 날 축제를 위해서. 또 역시나 주저함 없이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말을 하는 얀. 

인간의 셈법으로는 하나를 받았으면 하나를 주어야 할 것 같고, 하나를 주었으면 하나를 받아내야만 할 것 같은 세상인데 얀은 자기 것을 나눠주고 내주어서 더 행복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엉뚱하고 당돌하기까지 한 카와카마스는 누구보다 얀을 외롭지 않게 해주는 멋진 친구이다.

글밥이 많지도 않고 가끔 그림도 마주치면서 빠르게 넘길 수 있는 책장이지만, 이 책은 천천히 읽을 때 더 잔잔한 감동을 받을 듯하다. 내게도 뭘 달라고만 하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럼에도 내주는 게 아깝지 않고 오히려 기쁨이 되는 동무가 있다. 그리고 내게도 무엇이든 주고자 애쓰는 친구가 있다는 것도 같이 떠오른다. 얀과 카와카마스같은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은, 안달복달하지 않는 따뜻한 친구 관계로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난방을 계속해서 실내가 따뜻해진 탓이 크지만, 마음도 같이 따뜻해져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2권도 역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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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교무실에 내가 좋아하는 샘님 하나. 그분 동생이 예전에 문화센터에서 한 달 동안 사주 보는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일주일에 두시간씩이지만, 한 번 빠져서 총 6시간의 수업을 들었다는 그분은, 책에 나와 있는 내용으로 사주를 풀어주신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깊은 얘기는 못하고 책에 있는 '통계학적' 얘기만 해주신다.  

점이나 사주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게 어떤 논리인지 잘 감이 안 오지만, 그나마도 한 단계 거쳐서 들은 거라 또 잘 모르겠지만, 암튼 내게는 물(水)이 많다고 하셨다.  

그리하여 내게 좋지 않은 음식을 오늘 알려주셨다. 

콩,서목태(쥐눈이콩)
밤,수박
콩잎,미역,다시마,김,파래,각종 해조류

간장, 소금, 된장, 젓갈류, 치즈, 죽염
마차, 다시마차, 콩물, 두유, 두향차, 녹차
돼지, 해삼, 콩팥, 개구리, 굼벵이 

난 콩이랑 팥을 좋아하는데 콩이 안 좋다고 하네. 서목태가 뭔지 모르겠다. 밤이랑 수박도 좋아하는데...
미역은 얇은 것만 좋아하고 다시마는 별로... 오늘 아침엔 밥에 물 말아서 김이랑 무말랭이 먹고 왔는데 김이 안 좋다고 하는구나... 

원래 생선은 먹어도 해산물을 별로 안 좋아해서 크게 아쉽지는 않지만.... 

간장 소금은 짜니까 누구라도 권장 안 할 듯하지만, 된장은 의외다. 마차가 뭔지 모르겠다. 녹차는 나도 별로... 아침에 추워서 한 잔 마셨는데 목에 뭐가 걸리는 것처럼 껄끄럽다. 쓴 것도 별로고... 

해삼은 먹어본 적 없고... 콩팥은.. 콩과 팥이겠지? '신장'을 생각했다... 개구리 먹어본 적 없고.. 굼벵이는 어케 생겼는지 모르겠다. 원래 먹는 거였나? 날아라 슈퍼보드의 사오정만 생각나는데....;;;; 

오늘 들은 얘기 중에 인상 깊었던 건 나한테도 '장성'이 하나 있다고 하신다. 그게 뭐냐고 하니까 군 장성할 때 그 장성이라고... 

아핫, 그럼 지금껏 한 번도 발견되지 못한 카르스마적 기질이 나에게도 숨겨져 있는 것일까? 하도 애들한테 휘둘리고 살아서 좌절의 반복이었건만, 내가 꿈꾸는 '온화한 카리스마'가 언젠가 가능해질까?  

또 재밌는 건, 나더러 자식 복이 있으니 꼭 시집가라고 하신다. 으하하핫...
갑자기 외로움이 도도히 밀려오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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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헨 2009-12-16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주에 금해야할 음식도 나오는군요. 몰랐어요.^^신기하네요.
갑자기 제 사주가 완전 궁금해지는 걸요.^^

마노아 2009-12-16 12:28   좋아요 0 | URL
자연의 섭리와 성질에 따른 분류법이라고 하는데 자세하게는 모르겠어요.
암튼 재밌더라고요.^^

같은하늘 2009-12-16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중에는 몸에 좋다는 음식도 많이 있는데요... -.-;;;
그나저나 내년에는 마노아님이 국수를 먹여주시는건가요? ㅎㅎㅎ

마노아 2009-12-16 12:28   좋아요 0 | URL
해마다 새 다짐을 하지만 연말 되면 왜 늘 외로울까요.^^;;;;;
내년에도 힘써보겠음돠!!!

2009-12-16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6 1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9-12-16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 '갑자기 외로움이 도도히 밀려오고'에 심하게 가슴을 부여잡고 공감하는 1人 orz

마노아 2009-12-16 12:30   좋아요 0 | URL
우리 내년엔 이런 것에 공감하지 말아요. 어흑, 분발!!!

후애(厚愛) 2009-12-16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은 매년마다 언니가 가서 보고와요.
사주는 한 번도 못 봤는데 궁금할 때가 있어요.
다음에 사주나 볼까 생각중입니다. ㅎㅎㅎ
녹차가 몸에 좋아요.^^

마노아 2009-12-16 12:31   좋아요 0 | URL
점칠 때 사주로 보지 않아요? 저는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녹차가 저랑 궁합이 별로인가봐요. 먹고 나면 개운치 않고 오히려 목이 좀 아프더라고요.;;;;

2009-12-16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6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까칠마녀 2009-12-16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주로 보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혈액형으로 보는 성격'정도로 재미로 즐겨야 합니다.

예를 들어...몸에 물이 많다고 할 경우,
물을 덜어낼 수도 있을 것이고,
물을 빼 낼 수도 있을 것이고,
물이 더 이상 몸에 머물지 않도록 해 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몸에 물을 말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그 음식의 그냥 성질이 아니고,
몸에서,다른 음식물과 반응하였을 때의 성질이니까요.
건강에 무리가 없을 땐,
좋아하는 음식을,좋아하는 조리법을 이용하여 맛있게 드시는 게 제일 좋을 듯...ㅋ~
때론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치기도 하지만요~

마노아 2009-12-16 12:3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나한테 별로라고 어찌 된장국을 안 먹고 살겠어요.
그냥 재미 삼는 거지요. ^^
예전에 한의원에서 체질 검사를 했는데 태음인에 목양체질이라고, 쇠고기 외에는 다 금지에 해산물 특히 금지에 심지어 야채도 금하더라고요. 어찌나 당황스럽던지요... 그때 그 식단 고수하다가 콜레스테롤만 높아졌답니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건 그냥 먹고, 싫어하는 건 저 핑계대고 안 먹고 그러네요.^^;;;

2009-12-16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2-16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09-12-16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개구리랑 굼벵이는 원래 안드시죠? ㅎㅎㅎ
몸에 좋은 것들이 잘 맞질 않는다니 그럼 뭘 먹어야할까요? 궁합에 맞는 음식을 찾아야할 듯 해요.

마노아 2009-12-16 12:33   좋아요 0 | URL
굼벵이가 먹는 거라는 걸 첨 알았어요.
굼벵이가 행동이 굼뜨다는 것만 알았지 어케 생겼는지도 사실 몰라요.^^;;;;

노이에자이트 2009-12-16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나는 굼벵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요.어릴 때 초가집 이엉 갈 때 우글우글 나왔지요.어머니 말로는 제가 주저앉아서 굼벵이와 놀다가 입에 넣고 우물우물...해서 깜짝 놀랐다는...

마노아 2009-12-16 13:42   좋아요 0 | URL
검색해보고 왔어요. 애벌레처럼 생겼네요. 슈퍼보드의 사오정은 귀여운 거였어요..;;; 우글우글이 딱 맞는 표현이에요. 아, 우물우물이라니 어쩜 좋아요..ㅜ.ㅜ

무해한모리군 2009-12-17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제가 맨날 먹는 것들이 엄청 포진해 있네요 ㅎㅎㅎ

마노아 2009-12-17 14:02   좋아요 0 | URL
오늘 점심 급식에 삼겹살 나왔어요.ㅋㅋㅋ

카스피 2009-12-17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주에서 금하는 음식과 사상 의학에서 금하는 음식,양방에서 금하는 음식이 서로 다 다르면 우리는 과연 무엇을 먹어야 될까요 ㅜ.ㅜ

마노아 2009-12-17 16:23   좋아요 0 | URL
그게 모두 다른 까닭에 핑계대고 다 먹을 수 있네요.^^ 만약 다 동일하게 금지했다면 정말 무서워서 못 먹었을 것 같아요...;;;;
 
붉은 땅의 기억 - 한 소년이 겪은 중국 문화대혁명
장안거 글.그림, 홍연미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어린이들에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건 참 어려워 보인다. 그 어린이들에게 중국의 문화대혁명을 설명하는 건 아마 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동화책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청소년들이 읽어야 소화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글밥이 많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 사건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힘이 좀 필요해 보인다. 

이 책은 실제로 문화대혁명의 혼란기를 온 몸으로 겪어냈던 화가 장안거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전개된다. 유복한 집에서 작가 아버지의 보살핌으로 살아가던 작가는 자신의 집이 공산당원이라는 것에 대해서 무척 자부심을 가졌었다. 그러나 그 자부심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니, 그의 아버지가 '흑오류'로 분류되어서 집안이 몰락하게 된 것이다. 당시엔 돈이 있어도 죄였고, 예술을 하는 것도 죄가 되는 시절이었다. 

그런 광기 속에서 홍위병이 되고자 마오쩌둥의 어록을 외우고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혁명을 찬양해 보았지만 이미 새겨진 주홍글씨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눈으로는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문화대혁명'이란 그럴싸한 이름 아래서 행했던 광기의 회오리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2차세계대전 당시 유태인을 학살하던 광기처럼 상식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은 역사 속에서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의 실제 모델이자 작가인 주인공은 다행히도 긴 억압의 터널 끝을 빠져나와 자신의 꿈을 개척해나가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문화대혁명의 분위기와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의 갈등과 고민을 더 들여다보고 싶다면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더 재밌고, 더 애달프게 읽힐 듯하다. 무엇보다도 진짜 '성장 소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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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09-12-16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요즘은 정말 다양한 소재로 어린이 책이 나오는군요.

마노아 2009-12-16 12:25   좋아요 0 | URL
'다양성'은 우리가 어릴 때와 비교도 안 되게 좋아진 것 같아요.^^

메르헨 2009-12-16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성장소설...혹~하는걸요.^^(유혹한다구요.)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도 혹~하구요.
쌓여있는 책들을 읽어야 함에도 자꾸자꾸 다른 책들이 들어오는건
모두...님들의 리뷰 때문이어요.ㅜㅜ
거참...오늘도 좋은 책리뷰 보고 갑니다. 즐건 수욜 되시길 바래요~~~

마노아 2009-12-16 12:27   좋아요 0 | URL
하핫, 한 권을 읽으신다면 단연코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지요.^^
책을 안 산지 꽤 여러 날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책상 주변에 책이 쌓여 있어요.
연말연시는 재고 소진에 힘써야겠어요. 메르헨님 따뜻한 오늘 하루 보내셔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