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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시즈 7SEEDS 15
타무라 유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2010년의 첫번째 독서로 내가 집은 책이다. 빨리 읽어서 오늘 다 읽었다!라고 쓸 수 있는 분량이어서 선택했지만, 세븐 시즈 시리즈는, 타무라 유미는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회에 진행됐던 대로 여름A팀의 교관은 하나의 아버지가 맞았다. 그 덕분에 여름 팀 아이들의 분노도 폭발. 사실, 하나의 아버지는 다른 교관들에 비하면 비교적 신사적이긴 했지만, 이 세계로 넘어오면서 아이들이 가졌던 분노의 크기가 너무나 컸던지라, 눈앞의 그 사람이 (아마도) 자의로 보낸 사람이 있다는 걸 도저히 용납해내지 못한다. 자신들은 일생 동안 훈련을 거쳐서, 그토록 사랑하던 친구들의 죽음을 발판 삼아 여기까지 왔는데, 누군가는 관계자의 혈육이어서, 또는 그 딸의 사랑하는 사람이어서 인류 멸망 단계의 미래 지구에 왔다는 걸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다. 비록, 그렇게 건너온 미래 사회가 결코 원하지 않았던 곳이라 할지라도.
분노의 크기는 이해하나, 분노의 방향이 잘못 됐다. 하나는 전혀 모르고 온 것이다. 지금 그 땅에서 겨우겨우 목숨 연명하며 살고 있는 생존자들은 전부 그만큼의 분노와 설움을 갖고 있는데, 여름 A팀, 특히 안고는 오로지 자신만 희생자로 설정해 놓고 애꿎은 분노를 터트리고 있다. 그러나 더 위험한 것은 안고가 아니라 '사신'이라는 것. 그들 중 누군가는 '도태'되거나 '될' 인물을 찾아내어 제거하는 임무를 지니고 있다. 종말 직전의 미래 사회의 무시무시한 풍경이다.
이렇게 무섭고 살벌한 이야기만 진행시키면 독자도 얼마나 피곤할까. 마음을 여며주는 이야기도 필요하다.

음악을 알려준 하루에게 고루리가 선사해 준 하늘을 나는 기쁨. 그리고 하루가 선사한 야경 '상상'이다. 야경이란 걸 한 번도 보지 못한 고루리가 상상해낸 풍경이라지만 지극히 아름답다. 그래서 더 서늘하긴 하다.
타카히로 씨는 이 기막힌 세계에 가장 오래 살아남은 사람인데, 그 연륜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녔다. 사람이 거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이렇게 처참한 환경에서는 더더욱.

사랑하는 호랑이 친구가 광견병에 걸리자 제 손으로 죽여야 했던 아픔을 갖고 있는 겐고로. 그 겐고로의 마음에 자유를 안겨주었던 장면이다. 가장 이성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감성적인 겐고로의 마음의 결이 느껴진다. 타카히로 씨 고마워요!
하나에게 다시 위기가 닥쳐오지만, 그 위기가 곧 기회가 될 거란 짐작은 어렵지 않았다. 아무렴 주인공인걸요!
그리고 그런 하나이기에 이 처참한 미래 사회에 떨어져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

하나도 어여 아라시를 만났으면 좋겠다. 여름 B팀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안 나오고 있는데 다음 이야기에선 그네들의 이야기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