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층에 누군가 이사를 왔는데(3층에 올라가 살고픈 나의 꿈은 사라져 버리고...;;;;;) 이사 오고 나서 뒤늦게 집주인이 집을 다 뜯어고쳐 주는 중이다. 오늘은 마루를 다 뜯어내었다는데, 아침부터 얼마나 시끄럽던지...ㅜ.ㅜ 

결국 어무이께서 영화 보여달라고 하셨다. 고르신 영화는 '회복' 

2. 표를 예매해서 위치를 설명해 주려고 했더니 너는 안 가냐 하신다. 아, 나는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결국, 어무이 모시고 가서 입장하시고 나는 극장 홀에서 책 읽기로 했다.   

 

 

3. 씨너스 명동에선 비치되어 있는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팝툰'이 있는 것이다. 아, 눈물 나는구나. 그래도 장하게 오래 버텼지만 결국 휴간되어버린 팝툰. 우리 혜린샘은 백만 년만에 연재 시작하셨는데 단행본 한 권 분량 나올 만큼도 잡지가 버텨주질 못했다. 아흐 동동다리.... 

게다가 극장에는 59호만 있고 60호는 없었다. 어흐 동동다리... 

설희가 무척 궁금한 부분에서 끝났는데 말입지요... 

4. 명동에서 어무이와 같이 일본 라멘을 먹으려는 게 나의 계획이었는데.... 어딘지 못 찾겠더라....;;;; 좀 두리번거리다가 남대문으로 이동. 딱히 옷을 살 생각은 없었고 구경이나 좀 할까 싶었는데, 내 블라우스 두 개랑 엄마 상의를 한 벌 샀다.  실내가 어찌나 덥던지 땀 뻘뻘... 화요일에 점 빼서 이틀 동안 세수도 못하는데 땀을 흘리다니... 곤란해...

5. 도서관에 대출 예약해 놓은 책이 들어왔다고 문자가 와서 집에 오는 길에 도서관부터 들렀다. 내가 오늘 반납한 책이 두 권이어서 두 권만 더 빌릴 수 있는데 책은 세 권이 도착해 있네. 결국 두 권은 빌려오고 한 권은 거기서 읽고서 왔다.  

그러고 보니, 눈감고 느끼는 색깔 여행은 내가 신청해 놓은 책인데 한참만에 빌리게 되었다. 옥상의 고깔 모자랑 두 개가 작아서 빌려오고, 판형이 큰 '책속의 책속의 책'은 기다리는 엄마를 생각해서 빠르게 읽고 그대로 반납하고 돌아왔다. 여태껏 읽은 요르크 뮐러 책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 동안은 요르크 슈타이너가 글을 쓰고 뮐러가 그림을 그렸는데 이 책은 혼자 글/그림을 다 감당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6. 도서관 건너 편에 있는 미소야에서 엄마랑 세트 정식을 시켜 먹고 집으로 귀가. 얼굴은 못 씼었으면서 샤워만 하고..ㅎㅎㅎ 새로 산 블라우스를 입어봤는데, 옷이 작게 나왔다고 한 치수 크게 내준 옷이 너무 커서 아무래도 바꿔야겠다고 결심했다. 근데, 그 집 어떻게 찾아가지??? 아무래도 어무이와 함께 다시 가야 될 것 같다. 내일은 비 많이 온다는데...ㅠ.ㅠ 

7. 처음으로 추노를 본방 사수했다. 내일이 끝나는 날 맞나? 16부작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이종혁은 천지호 손에 죽을 것 같고, 장혁이랑 이다해는 같이 죽지 않을까? 오지호는 세자랑 같이 죽지 않을까? 뭐 암튼, 내 생각엔 다 죽을 것 같....;;;; 

8. 본방으로 TV를 보니 알라딘 광고도 연달아 두 번을 보았다. 추노 앞뒤로 나왔던 것 같다. 두나양 깜찍깜찍...

9. 뒤늦게 연아양 쇼트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첫 점프가 어찌나 깔끔하던지 오싹했다. 슬램덩크에서 누구더라? 누가 3점슛을 너무 깔끔하게 쏘아서 경기 보던 이들이 다 오싹해하던 그 장면이 생각났다.  

10. 조카는 두달에 한 번 피아노 학원에서 연주회가 있는데 내일이 그날이다. 몰골도 몰골이지만, 이젠 귀찮구나. 흑....;;;;


댓글(2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02-25 0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5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0-02-2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추노는 너무 극중 인물을 팍팍 죽이는것 같아요.나중에 어떻게 극을 이끌고 나가려려는지 좀 궁금해집니다^^

마노아 2010-02-25 10:48   좋아요 0 | URL
이제 곧 끝날 테니까 죽음으로 대미를 장식하지 않을까요.6^^

이매지 2010-02-2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저래 바쁘신 마노아님! ㅎㅎㅎ

마노아 2010-02-25 10:48   좋아요 0 | URL
별로 하는 것 없이 은근히 바쁘더란 말이지요.^^;;;;

2010-02-25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5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5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2-25 1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후애(厚愛) 2010-02-25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님과 데이트 너무 부러워요.^^
추노는 못 봤지만 인터넷에 자주 뜨는 걸 봤어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 보고싶어요.
어제 잠 자기 전에 티브에서 연아 얼굴 잠깐 봤어요.^^

마노아 2010-02-25 12:33   좋아요 0 | URL
엄마하고의 시간을 가급적 많이 가지려고 해요. 엄마께는 모처럼의 나들이(?)였을 거예요. ^^;;
추노는 명품 드라마예요. 영상과 음악, 내용, 배우... 완벽한 궁합이었답니다.
오늘도 TV에선 연아양 얼굴이 내내 도배중이에요. 여전히 예쁘긴 하지만요.^^

꿈꾸는섬 2010-02-2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추노 겨우겨우 재방 보고 있었는데 워낙 드문드문 봐서...벌써 종영을 앞두고 있군요.
어머니와의 시간은 지금 아니면 갖기가 더 많이 힘들어지실거에요.
전 현준이 낳기전에 엄마가 '오구'보고 온게 마지막이고, 나중에 무료영화표 나오면 작은언니가 모시고 다녔었어요. 요샌 그나마도 엄마가 오빠네 아들 봐주시느라 그것도 못하네요. 참 갑갑하실 것 같아요. 돌아가시기전에 나날이 변화한 좋은 것들 접하시면 좋을텐데 말이죠.

마노아 2010-02-25 14:53   좋아요 0 | URL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되지 않게 틈틈이 엄마와의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2월엔 하모니를 같이 보고 회복을 보여드렸어요.
엄마와 함께 보아도 무리 없는 영화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10-02-25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서 막내 딸이 엄마가 못해 본 것들을 많이 경험시켜 주잖아요.
그게 참 부러웠는데 결혼해서 내살림하면 그게 잘 안되니까, 마노아님은 결혼전에 많이 해 드리세요.
효도가 별거겠어요.^^
나는 백만년 만에 '파스타'에 빠져서 3주째 본방 사수!ㅋㅋㅋ
울 애들이 엄마가 엄마가 아닌 것 같다나 뭐래나~ 나도 예전엔 드라마 많이 봤는데 얘네들이 나를 모르네.ㅋㅋ
피아노학원 연주회 그거 다 참여하려면 장난 아닐걸요. 우리 애들은 피아노는 배웠지만 한번도 연주회는 안 해봤어요. 할때마다 돈을 많이 내더라니...결국 참가비 내고 트로피 타오는 거 같아서리..ㅜㅜ

마노아 2010-02-25 14:55   좋아요 0 | URL
그쵸? 효도가 별거겠어요. 그런 게 효도지요.
그러니까 오늘도 남대문으로 고고씽...^^;;;
조카네 학원은 향상음악회라고 해서 돈 안 내고 참여하는 건데 너무 자주 하니까 가끔 가더라도 번거롭더라구요. 돈 내고 참가하는 콩쿨은 작년에 딱 한 번 해봤어요.
오늘은 비가 와서 언니 혼자 애 둘 데리고 가기 힘들 것 같아서 같이 가야겠어요.^^;;;

L.SHIN 2010-02-25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 아니 뭔 드라마가 인물을 죄다 죽인데요. 누가 데쓰노트를 가지고 있나..-_-
8. 저도 한 번, 어제, 알라딘 CF를 보고 밥 먹다 딱 멈췄더라는..ㅋㅋ

마노아 2010-02-26 01:39   좋아요 0 | URL
오늘은 엑스트라급만 죽었어요.
연장됐는지 종영되지 않았어요.
오늘 아침에도 CF를 한 차례 보았답니다. 하핫, 시선이 가지요. 아무래도..^^

무스탕 2010-02-2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팝툰이 휴간됐어요?! @ㅁ@ 이럴순 없어요~~~ ㅠ.ㅠ
울 혜린님 얼마만에 연재하시는건데.. ㅠ.ㅠ
정말이지 우리나라 잡지, 그중에 만화잡지 환경이 너무도 열악해요. 엉엉엉~~~ ㅠ.ㅠ

마노아 2010-02-26 01:39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혜린님 어쩝니까....
윙크가 장수하는 게 용하다니까요..ㅜ.ㅜ
 
백설 공주는 공주가 아니다?! - 발도르프 선생님이 들려주는 진짜 독일 동화 이야기
이양호 지음, 박현태 그림 / 글숲산책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된 동화속 여주인공일수록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 중 단연 최고는 백설공주였다. 도대체가 눈처럼 흰 피부에 흑단같은 머리카락에 피처럼 붉은 입술의 조화가 주는 아름다움 말고는 건질 미덕이 없어서 말이다. 나쁜 왕비의 속임수에 세 차례나 속아 넘어간다면 이 여자는 매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멍청하기까지 하다고 속 타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기존 감정이 상당히 머쓱해진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그 백설공주가 그 백설공주가 아니라고 알려주기 때문이다. 아니 어떻게? 

간단히 말하면 잘못 번역되어 읽힌 선입견 때문이다. 일단 그녀는 '공주'라고 불리지 않았고,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의 주인공이 아니다.  

   
 

 <동화학>이라는 두툼한 책을 지은 루돌프 가이게르. 그는 자기 책 머리말에 "메르헨, 즉 동화는 본래 어른을 위한 이야기였다. 그렇긴 하나, 동화의 위대함은 어린이에게도 그것을 들려줄 수 있다는 데에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경북대 독문과 교수인 김정철 님도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 "동화가 원래는 성인들을 위해, 성인들이 구연한 이야기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쓰셨습니다. – 13쪽  

우리 말 '동화'로 옮긴 독일어 낱말은 메르헨인데, 그 낱말은 단지 '작은 이야기'라는 뜻일 뿐 거기에 '어린이'를 뜻하는 어떤 것도 들어 있지 않다. – 14쪽

 
   

한자로 아이 동자를 쓰기에 또 그렇게 알아온 대로 우리는 모두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기본적으로 아이들 용 책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메르헨'은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이 몹시 충격적이다. 단지 '작은 이야기'를 우린 '아동용'으로 오래오래 판단해 오고 있었다니...... 

그림 형제가 언어학자였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그들이 고르고 골라서 썼을 독일어 원어의 의미와 그 상징의 중요성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무심히 읽어 나갔지만, 이 '새하얀 눈 아이'의 탄생과 성장과 고난과 극복의 과정은 무수한 상징과 기호로 덮여 있다. 거기에는 서양의 역사와 정체성, 독일의 정서까지 모두 담겨 있다. 

저자는 일단 '이름'부터 제대로 설명했다. 왜 '백설 공주'라고 번역하는 게 옳지 않은지, 왜 '새하얀 눈 아이'라는 표현을 굳이 쓰는지 말이다. 또 왕비라는 칭호 대신 '여왕'이라고 쓴 이유를 설명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새하얀 피부와 붉은 입술과 검은 머리카락이 아닌, '새하얗고 붉고 또 검은' 아이를 원했고, 그런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의 차이를 쉽게 대조해 주었다. 역시 무심히 지나가곤 했지만 그 간극은 꽤 컸다. 독자는 번역된 그대로 읽어나갔고, '동화'라는 선입견에 그저 익숙한 이야기 하나로만 치부했을 뿐인데, 이야기 속에 숨어 있는, 저자들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의 실마리를 푸는 순간 충격과 감동을 받고 말았다. 이건 무슨 서프라이즈인가! 

이 책의 구성은 이렇다. 맨 처음에는 한글 번역본이, 그 뒤를 이어 독일어와 영어 원문이 나란히 실려 있어서 비교할 수 있게 해주었고(그대가 읽을 수 있다면!) 이 짧고도 긴 이야기가 끝나면 친절한 해석과 해독을 풀어주었다. 그러니까 일곱 살 그 아이가 왜 일곱 개의 산을 넘어 일곱 난쟁이가 사는 오두막에 다다랐는지, 왕비가 분한 세 가지 직업군과, 세 번의 죽을 고비, 새하얀 눈 아이의 죽음을 슬퍼하는 세 날짐승까지, 3이라는 숫자는 왜 그리 자주 반복되는지를 말이다.  

   
 

 세 가지가 무더기 짓는 것을 한 번 세어볼까요? 눈처럼 새하얀, 피처럼 붉은, 창틀처럼 검은;피 세 방울; 뾰족뾰족한 돌, 가시투성이, 사나운 짐승; 띠, 빗, 사과; 세 날에 걸친 난쟁이들의 울음; 올빼미, 까마귀, 작은 비둘기까지 여러 번 나오지요? – 185쪽

 
   

우리한테는 하나의 종교로서 인식되는 기독교가 서양 문명의 뿌리로 얼마만큼 녹아 있는가를,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파악하게 되어 꽤 놀라고 말았다. 그것이 곧 삶이고 역사이고 생활이라니...... 

저자는 마치 논술 수업을 해나가듯 친절하게 질문과 대답을 번갈아 해가면서 독자들을 '본디' 이야기 속으로 이끌어간다. 가끔은 그 메시지가 우리에게 울리는 현실적 경종도 함께 짚어주면서. 

책의 맨 뒤에는 진짜 독일 동화 '순금 아이'를 실으면서 여러 질문들을 던져 놓았다. 해답은 없다. 독자가 생각하고 판단하여 찾을 수밖에 없다. 어렵게 느껴진다면, 저자의 다음 책 '신데렐라는 재투성이다'를 읽으면서 좀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오역되어 잘못 이해되고 있는 대표적인 동화 '신데렐라' 편이라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제목은 다소 식상하지만, 내용이 주는 만족도가 몹시 크다. 오래오래 깊은 오해를 입어온 '새하얀 눈 아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었던 건 행운이다. 이런 행운은 좀 더 널리 나눠야 한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02-25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aettt ich ein Kind so weiss wie Schnee, so rot wie Blut, und so schwarz wie das Holz and dem Rahmen.'

눈처럼 새하얗고, 피처럼 붉고, 흑단 나무처럼 검은 아이를 가질 수 있다면'


이 대목 정말 좋았지요.

마노아 2010-02-25 10:50   좋아요 0 | URL
저렇게 표현하니까 너무 문학적으로 들리는 겁니다. 멋졌어요. 독일어는 전혀 모르지만, 그냥 저 글자들도 아름다워보여요!

카스피 2010-02-2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그림 동화는 현대 아이들이 읽어야 될 그런 류의 책은 아니라고 하더군요.위에서 말한대로 메르헨은 동화가 아니 그냥 작은 이야기지요.실제 각 지역의 이야기를 채집한 그림 형제의 책은 여러가지 인간의 부덕한 내용들과 잔혹한 내용들이 다수 있읍니다.그런 내용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순화되어 가긴 했지만 책 내용의 본질은 소름끼치는 내용들이지요.
책을 읽으면 어린 아이에 대한 잔혹한 처사들이 많은데 그림 형제가 활동하단 시기에 어린이는 현재의 어린이가 아닌 근냥 작은 어른들로 취급했다고 하더군요.그래서 당시 아이들도 어른들의 부도덕한 것들을 자연스레 배웠다고 합니다.

마노아 2010-02-25 10:51   좋아요 0 | URL
그치요? 잔혹동화라고 불러도 될만큼. 지금 우리 기준으로는 이래저래 놀라워서 꺼리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안에 녹아 있는 배경과 상징을 읽어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역시 제대로된 번역이 일단 중요해요. ^^

L.SHIN 2010-02-25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TV에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화'는 사실 어린이용이 아니었다, 라고 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 원문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월트 디즈니사도 그 명작들을 '어린이 동화'로 만드는데 지대한 몫을 했다고요.(웃음)

마노아 2010-02-25 14:56   좋아요 0 | URL
월트 지드니는 어린이용을 어른과 함께로 바꾸더니, 이제는 어른용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구요.
디즈니는 양다리지만 확실히 픽사는 어른용이라고 생각해요.^^
 
백설 공주는 공주가 아니다?! - 발도르프 선생님이 들려주는 진짜 독일 동화 이야기
이양호 지음, 박현태 그림 / 글숲산책 / 2008년 7월
장바구니담기


동화라면, 아이 동이라는 글자에서 보듯 어린이가 지은 것이거나 어린이가 짓지 않았더라도 어린이에게나 어울리는 내용이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어린이만을 마음에 두고 대대로 내려오는 이야기를 엮은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전래동화는 어린이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선, 전래동화의 엄지손가락이라 해도 그리 지나치지 않을 그림 형제는, 그들이 엮은 책 제목을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 모음'이라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어린이만이 아니라, 어른도 그 책의 독자로 여긴 것입니다.-12쪽

<동화학>이라는 두툼한 책을 지은 루돌프 가이게르. 그는 자기 책 머리말에 "메르헨, 즉 동화는 본래 어른을 위한 이야기였다. 그렇긴 하나, 동화의 위대함은 어린이에게도 그것을 들려줄 수 있다는 데에 있다"고 쓰고 있습니다. 경북대 독문과 교수인 김정철 님도 <그림 형제의 동화>에서 "동화가 원래는 성인들을 위해, 성인들이 구연한 이야기였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쓰셨습니다.-13쪽

우리 말 '동화'로 옮긴 독일어 낱말은 메르헨인데, 그 낱말은 단지 '작은 이야기'라는 뜻일 뿐 거기에 '어린이'를 뜻하는 어떤 것도 들어 있지 않다.-14쪽

그림 형제가 편찬한 사전 이야기를 좀 더 할게요. 형은 1785년에 태어나서 1863년에 죽었고, 동생은 1786년에 태어나서 1859년에 죽었는데, 두 형제는 '독일이라는 본디꼴(정체성)'을 이뤄내려고 무척 애썼어요. 그것을 위해 두 형제는 200여 편에 이르는 옛이야기를 모아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동화 모음>이라는 책을 내고, 독일어 사전을 편찬했어요. 그런데 그 사전의 규모가 워낙 컸기에, 아(a)부터 에프(f)까지 밖에 못하고 그들은 세상을 떠났어요. 나머지는, 형제가 죽은 뒤에 다른 사람들에 의해 갈무리 되었지요. 그렇게 해서 이루어진 사전의 규모는 깨알만한 글씨로 A4 용지를 가득 메웠는데, 그 쪽 수가 3만을 넘는 사전. 더구나 두 형제가 다산 정약용과 함께 공기를 마셨던 같은 시대 사람임을 생각한다면 두 형제의 어마어마한 뜻에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거예요. 지금도 두 형제가 이루어낸 사전이 독일어 사전 중 가장 크고, 권위가 있어요. -129쪽

산이건 평지건 상관없이, 나무들이 엄청나게 넓은 지역에 퍼져 있는 곳을 그들은 발트wald라고 해요. 이 단어를 그냥 '숲'이라고 옮기기엔 맞지 않는 것 같아, '엄청난'을 덧붙여서 옮겼어요. 우리말 '숲'은 크다는 생각을 별로 일으키지 않고 오히려 낭만적인 느낌을 자아내잖아요? 그런데 독일의 발트는 우리말 산맥에 해당할 만큼 큰 규모이거나, 우리나라 한 도시만한 넓이에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찬 곳을 말하거든요. 당연히 잘못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어려워요. 지리산에서 길을 잃은 거나 다름없어요. 우리의 새하얀 눈 아이는 뒷동산이 아니라, 무시무시하게 큰 산맥을 헤쳐나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그것도 혼자서. 그곳에서 우리의 아가씨가 맞닥뜨린 건 돌, 가시덤불, 짐승이었어요.-135쪽

이야기꾼이 얼마나 섬세한가를 우리는 여기서도 알 수 있어요. 단 셋으로 숲에 있는 것, 즉 세상에 있는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몽땅 말했으니 얼마나 뛰어난 이야기꾼인지 아시겠죠? 돌은 생명이 없는 것을, 가시덤불은 생명은 있되 옮겨 다닐 수 없는 것을, 짐승은 생명도 있고 옮겨 다닐 수도 있는 것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거든요. 다시 말해 새하얀 눈 아이는 숲에 있는 모든 것 즉 세상에 있는 온갖 험상궂은 것을 맞닥뜨리면서 살았던 거예요. -135쪽

일곱이라는 수는 도대체 서양인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일곱 켜를 가지고 한 옥타브를 만들고, 7일을 일주일이라 하는 걸로 봐서, 숫자 7은 무엇을 의미한다 할 수 있죠? 그래요. 일곱은 매듭을 짓는 수라 할 수 있어요. 매듭을 지은 다음에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니까, 되풀이의 수라 할 수 있겠네요.
그러니까 이 아이의 나이가 일곱 살이라는 것을 생물학적인 나이로 여기면 안 된다는 것 이제 아시겠죠? 생물학적인 나이라기보다는, 여태까지를 매듭짓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길목에 서 있는 아이의 정신을 그렇게 말한 거라고 보는 게 훨씬 나을 거예요.-143쪽

창세기에 따른다면, 하느님이 세상을 며칠 만에 창조하죠? 엿새만이에요. 그리고 다음 날 하루를 쉬었다 하니까, 하느님이 일하기를 시작할 때부터 끝마칠 때까지 며칠이 걸린 거죠? 쉬는 것도 거기에 넣어 생각해야 하니까, 이레가 걸린 거예요. 음악에서도 쉼표까지 함께 넣어서 박을 계산한다는 것 알고 있죠? 이렇게 일곱이라는 숫자는 서양인에게 아주 특별한 수예요. 왜 이 이야기에서 일곱 살 먹은 새하얀 눈 아이가 일곱 고개를 넘어, 일곱 난쟁이가 사는 오두막집에 이르렀다고 하는 줄 이제 눈치챘죠?
일곱 살은 상징성만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도 사람에게 특별한 뜻이 있어요. 일곱 살을 앞뒤로 젖니가 빠지고, 간니가 나오기 시작하거든요. 발도르프 교육의 샘을 판 슈타이너는, 한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데 있어, 이갈이를 매우 큰 매듭으로 보았답니다. 이갈이를 할 즈음에야 어린이는 지적인 것을, 그것도 이론의 길을 통해서가 아니라 감성의 길을 통해서 받아들일 만한 상태가 된다고 그는 말했어요.-144쪽

광석이 다른 돌이나 흙과 달리, 가치가 있는 까닭은 어디에 있죠? '빛난다'는 점에 있지 않나요? 이제 앞의 물음, '광석을 캐러, 왜 산으로 다닐까?'를 풀 수 있겠네요. '빛'이라는 낱말이 그 열쇠예요. 즉 광석은 땅에 속한 것이 아니라, 하늘에 속한 것이기 때문에 빛을 내는 거예요. 옛 서양 사람들은 광석은 별에서 온 것이라고 믿었어요. -149쪽

산을 거룩함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은 비단 기독교만 그런 것은 아니예요.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 대부분이 산꼭대기였으며, 지금도 무당들은 산에 올라가 기도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공자도 "태산에 올라서야 이 세상(에 있는 부귀가)이 참으로 자잘한 것임"을 알았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니 유학에서 최고 경지인 "仁者는 산을 좋아할"밖에요. -150쪽

우리 옛 분들은 사농공상이라고도 하고, '농사는 천하를 먹여 살리는 큰 뿌리'라고도 하여 농부를 꽤 좋게 여겼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어요.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성 안에서 사는 도시인과 성 밖에 사는 사람으로 나누고, 성 밖에 사는 농부를 천민이나 다름없이 여겼어요. 장사치나 수공업자들은 성 안에 사는 도시인이기에, 아무리 볼품이 없어도 그들을 농사꾼보다는 윗길에 놓았죠. 그러니 이 여자가 농사꾼 마누라가 되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볼품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소리로 보아야 해요.-161쪽

난쟁이들은 사방에서 환히 보이는 유리로 된 널에 그 주검을 넣은 다음, 그 관에 금으로 그 애의 이름을 쓰고, 그애가 왕의 딸이었음을 밝혔어요. 새 하얀 눈 아이가 '왕의 딸'이었다는 말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여기서 나와요. 독일어에 공주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이야기꾼은 그 낱말을 쓰지 않고 굳이 '왕의 딸'이란 말을 여기서 쓰고 있어요. 기독교에서 쓰는 '하느님의 아들/딸'이란 말을 떠올린다면, 여기서 쓰는 "그녀는 왕의 딸이었다"는 말의 무게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런 글을 널짝 위에 쓴 다음, 일곱 난쟁이는 그 널을 산 위에 가져다 놓았어요. -181쪽

올빼마, 까마귀, 그리고 작은 비둘기가 널 속에 누워있는 새하얀 눈 아이를 슬퍼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 세 날짐승이 상징하는 것. 우선 셋 모두 하늘을 난다는 점. 우리의 아가씨 안에서 하늘다운 것이 구실을 하지 못하자, 하늘을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하늘다운 새들이 그 애의 죽음을 슬퍼하는 거라 말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미네르바(올빼미)는 황혼녘이 되어야 날아오른다"는 말 들어본 적 있으세요? 일이 끝날 무렵에야 알게 된다는 '앎의 비극성'을 시적으로 나타낸 말이지요. 여기서 올빼미는 앎을 상징한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리스 신화에서 올빼미는 지혜의 여신인 아테네의 속성으로 나오고 있거든요.-183쪽

세 가지가 무더기 짓는 것을 한 번 세어볼까요? 눈처럼 새하얀, 피처럼 붉은, 창틀처럼 검은;피 세 방울; 뾰족뾰족한 돌, 가시투성이, 사나운 짐승; 띠, 빗, 사과; 세 날에 걸친 난쟁이들의 울음; 올빼미, 까마귀, 작은 비둘기까지 여러 번 나오지요?-185쪽

기독교에선 이른바 삼위일체를 말한다는 것 들어봤죠? 하느님, 예수님, 성령이 이름은 달라도 바탕이 하나라는, 다시 말해 '셋인 하나'라는 게 그거예요. -186쪽

뛰어넘다가 흔들렸지. 온 시간이 흔들렸어. 온 시간이 흔들렸으니, 알곡 아닌 쭉정이 다 날아갈 밖에. 제 몸 아닌 것, 떨어지지 않고 배겨낼 수 있겠나? 종들이 큰 품 들여 하늘과 땅을 흔들었고, 그 덕에 우리의 아가씨도 번쩍 눈을 떴구나.-191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02-25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굳이 동양의 사상과 접목하려 한 것은 제 취향은 아니지만, 새하얀 눈 아이를 처음으로 올바르게 번역한 책이어서 제가 정말 사랑하는 책이어요. 왜 백설공주냐구요! 백설이 뭐여요 백설이 ㅠㅠ

마노아 2010-02-25 10:52   좋아요 0 | URL
이 책 읽기 전에 이미 번역이 무지 잘못됐다는 걸 알고 계셨던 거예요?
암튼 제가 이 책을 만난 건 전적으로다가 Jude님 덕분이에요. 고마워요.^^
 

여행을 다녀오고 난 다음에는 기도원에 다녀오기로 엄마랑 약속을 했었다.  

생각거리가 많을 수밖에 없는 2월이었고, 나도 혼란스러운 것들이 있어서 생각과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3박 4일의 시간 동안 서울을 벗어나, 공기 좋고 물 좋은 산에 들어가 나름 빡세게 예배드리고 기도하고, 돌아왔다.^^ 

나 혼자 침묵하고 조용히 지내면 끝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여건도 따라줘야 한다는 건 거기 가서야 알았다.  

12인실 숙소를 썼더니 아줌마들 수다에 질려서 잠잘 때까지 이어폰을 끼지 않고는 그 소음을 지울 수가 없어 귓구멍이 다 아팠고......ㅜ.ㅜ 

웬 아버지뻘 되는 인간이 자긴 목사(정말일지 심히 의심되었음...)인데 사모가 되어달라고 쫓아다녀서 경악을 했고....(이 날 다 때려치고 서울 돌아올 뻔...;;;) 이것저것 소소한 문제들이 따라다니긴 했지만, 아무튼 무사히 돌아왔다. 

역사박물관으로 바로 가서 강의를 들으면 딱 좋을 타이밍인데 이매지님 보내주신 티켓은 집에 두고 오고 강의 안내장만 들고갔다는 걸 돌아오는 날 알았다. 바부팅이..ㅜ.ㅜ 

내내 잠을 못 자서 몰골도 말이 아니어서 갈아갈아 타고서 집에 도착하니 오전 10시가 넘어 있었다. 그리고 약 30분 뒤에 근무하던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여기에 또 몇몇 사건이 따라붙긴 했지만, 아무튼 오늘 무사히 재계약서에 도장 찍었다. 이로써 몇 개월은 일단 월급쟁이로 연명가능.  

기도하면서 내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건,  

꿈을 가졌으면 대가를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준비 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 

아멘이다. 

그리고 같은 날, 오랫동안 기다렸던 책이 도착했다. 



제목이 잘 안 보이네. 2008년도에 몽골을, 2009년도에 베트남 편을 썼다. 46권 전집 중에 내가 필자로 참여한 두 권의 책. 

전집인지라 이곳에선 검색조차 되지 않지만 내 이름 석 자 박힌 게 신기해서 배시시 웃어버렸다.  

생전 해보지 못한 일을 하느라 좌충우돌에 우여곡절 굽이굽이 많았는데, 그래도 시간 흘러 완성품이 되었다.  

10세 정도의 어린이가 소화할 수 있는 글을 감잡기 힘들어서 어린이 책만 무수히 사들여 읽었고(그때가 나의 구매내역이 최고가를 칠 때였다.) 한자어, 추상어, 개념어는 쓰지 말라고 해서 단어 고르는 데 애먹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작년 봄에는 베트남으로 여행 가고 싶어서 몸살을 앓기도 했었고...(지금은 몽골이 더 가고 싶어졌다.) 

주말엔 바빠서 못 읽고 오늘 오전에 읽어봤는데, 확실히 편집자의 손을 많이 타서 내가 썼던 원글의 흔적은 꽤 옅어졌다.  그래도 소중했던 경험을 잊지 못한다. 참고도서도 반납해야 하니 조만간 맛난 것 사들고 가서 편집자님과 데이트 해야겠다.

내일은 업무분장이 있는 날. 부디, 작년보다는 괜찮은 아이들 당첨(!!) 되기를....ㅜ.ㅜ 

그리고 내일은 기필코 점 빼야지. 불끈! 


댓글(55)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같은하늘 2010-02-24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 옆에 몽골공부하기, 베트남공부하기가 있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군요. 재계약도 자식같은 책이 출간된것도 모두모두 축하드려요. 얼마나 뿌듯하실까나? ^^

마노아 2010-02-24 21:37   좋아요 0 | URL
기준을 높이 잡으면 우스워지지만, 그냥 소박하게 기뻐하고 있어요.
축하 감사해요.^^

꿈꾸는섬 2010-02-24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기도원에서의 나날은 평안하셨을 것 같아요.^^
전집으로 나온 책, 집필하셨다니 정말 멋지세요.^^ 다음에 한번 찾아봐야겠어요.ㅎㅎ

마노아 2010-02-24 21:37   좋아요 0 | URL
속이 좀 시끄러웠던 기도원이었어요.
그래도 잘 돌아왔답니다. ^^
하하, 찾아보시면 부끄러워요.^^

꿈꾸는섬 2010-02-25 13:03   좋아요 0 | URL
아, 속이 시끄러우셨다니...제가 기도원을 잘 몰라서요.ㅎㅎ
마노아님 팬인 제가 볼땐 아마도 좋은 책을 만들어내셨을거라고 믿어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크리스티앙 자크와 함께 하는 이집트 여행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김병욱 옮김 / 문학세계사 / 2006년 11월
품절


덴데라, 사랑의 여신의 영지

이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신전은 신성과의 연계를 이루고 있는 기념물들 가운데 마지막 기념물이다. 이 왕조의 여신의 이름 하토르는 <호루스의 거처>를 뜻한다. 그녀는 독수리 호루스가 탄생하는 하늘이요, 별들의 조화가 지배하는 우주다. 종종 하토르는 암소의 예민한 귀를 가진 여자의 모습이나, 혹은 파라오에게 영원한 젊음의 젖을 바치는 천상의 암소의 모습으로 그려지곤 했다. -118쪽

아몬은 <숨어있는 자>를 의미한다. 그는 너무나 신비로워 아무도 그의 참모습을 모른다. 그는 두 개의 높은 깃을 세운 영관을 쓴 인간의 몸으로 화신한다. 때로 그의 피부는 푸른색이다. 활기를 주는 대기의 신인 그는 뱃사공들의 수호신이 아니었을까? 신성한 두 동물에 그의 온갖 신비가 깃들어 있다. 그 하나는 끊임없이 갱신되는 에너지의 상징인 숫양이요, 다른 하나는 세상이 시작될 때 최초의 비명을내지르며 알을 낳아 거기서 우주를 탄생시킨 나일강의 기러기이다.-129쪽

카르나크의 유적들은 백 헥타르가 넘는 면적에 걸쳐 펼쳐져 있다. 고대 이집트의 신성한 건물들 가운데 가장 넓은 면적이다.
부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의 카르나크는 약 8만 명이 살고 있었고 65개의 마을과 2000km2 이상의 땅, 그리고 상당수의 가축들과 조선소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 신전은 왕이 일단의 대사제들에게 경영을 위임한 엄청난 사업들의 핵심이었다. 파라오는 카르나크에서 왕위에 즉위했다. 아침에 그는 왕궁을 떠나 신전으로 갔으며 거기서 심신을 정화시켰다. 그리고는 하트셉수트의 오벨리스크 옆에 있는 홀로 들어가 두 개의 왕관을 받았다. 그런 다음 <왕의 상승>의식, 즉 위대한 종교의식에 입문하는 의식을 치렀다. 새 파라오는 그렇게 아몬과 하나가 된 후에야 박수 갈채를 받으며 파라오로 인정받았다.-131쪽

룩소르 신전

여러 개의 오벨리스크들 중 하나(높이 25m, 무게 250톤)가 아직 남아 있으며, 다른 하나는 파리로 옮겨져 콩코드 광장에 세워져 있다. 이 오벨리스크들과 황금으로 도장된 소형 피라미드들 덕택에, 이곳은 성화(聖化)되어 위험한 힘들이 흩어졌으며 천상의 힘들이 이 신전 쪽을 향했다. 이 뾰족한 돌탑들의 토대에는 토트 신의 동물인 비비 원숭이들이 빛의 탄생에 갈채를 보내고 있다. -151쪽

(룩소르 신전) 탑문에 표현된 장면들은 람세스 2세가 히타이트족들의 이집트 침략을 막고 그들의 진군을 멈추게 하기 위해 벌인 카데시 전투를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왕이 이 전투를 여러 곳(카르나크, 라메세움, 아부심벨)에서 상기시킨 것은 그것이 단순한 역사적 사건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파라오는 이 전투 때 배신을 당해 홀로 버려졌었다. 혼자서 다수의 적과 맞서게 된 그는 아버지인 아몬 신의 구원을 받아야 했다. 하나됨과 빛의 화신으로서, 왕은 대형화된 모습으로 현신하여 다수의 적과 어둠을 물리쳤다.-155쪽

남서 방면에서 우리는 예배행렬을 하나 보게 되는데, 봉헌물들을 지닌 열일곱 <왕자들-여기서 왕자란 하나의 호칭일 뿐이다. 이 칭호를 갖는다고 왕의 혈육인 것은 아니다-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행렬의 스타>는 역시 제물로 바치기 위해 살찌운 여섯 마리의 거대한 황소들이다. 황소들은 단장된 모습들이며 두 뿔 사이에 꽃 장식까지 달고 있다. 그들 중 두 마리의 등에는 흑인 한 명과 아시아인 한 명이 타고 있다.-156쪽

나일강 서안의 지하분묘들과 다른 신전들을 향해 가다 보면, 마치 들판에서 길을 잃은 듯한 두 개의 거대한 조각상을 보게 된다.
이 초대형 동상들은 하푸의 아들 아멘호테프 시공장이 아멘호테프 3세를 위해 건설한 그 방대한 '수백만 년의 신전'의 유적들이다. 석공들은 하나의 조각상을 만드는 데 하나의 사암 덩어리를 사용했다. 그 재료는 북쪽 700km 지점에 위치한 붉은 산 광산에서 채굴했는데, 어떤 마술적/상징적 이유들로 인해 거리나 운송 수단이 어떻든 이 사암 덩어리를 이용해야만 했다.
아멘호테프 3세의 '카'가 거대한 옥좌에 앉아 있고, 옥좌에는 두 대지의 결합이라는 중요한 의식 행위가 형상화되어 있다. 나일강의 두 신이 상이집트를 상징하는 백합과 하이집트를 상징하는 파피루스를 결합시키고 있는 것이다. 왕의 에너지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왕의 어머니와 딸이 조각상의 양쪽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기원전 27년, 지진이 일어나 테베 지역을 뒤흔들면서, 이들 대형 동상들에 뜻밖의 명성을 안겨주었다. 지진의 충격으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동상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균열들이 돌에 <이상 작용>을 일으켜 괴이한 현상을 빚어냈다. -164쪽

해뜰 무렵이면 동상이 어떤 노래 소리 같은 기이한 소리를 내는 것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사람들은 트로이 전쟁에서 죽은 에티오피아의 영웅 멤논이 매일 해가 뜰 때마다 구슬픈 탄식을 내지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의 이름은 대형 동상들을 가리키는 데 쓰이는 말인 <기념물>을 뜻하는 이집트어 '메누'에 가깝다. 그의 어머니, 장밋빛 손가락들을 가진 여명은 이슬을 만들어 아들에게 다시 생명을 줌으로써 그의 호소에 응답했다. 그 대형 동상들에 깃든 '카' 역시, 매일 아침 의식에 쓰이는 말 <평화 속에서 깨어나라>가 발설될 때마다 되살아났던 게 아닐까?
이 기적은 고대 세계 전체에 유명해졌다. 기원후 130년, 동양에 관심이 많았던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수차례나 이 기묘한 연주를 들으러 왔다. 한데 또 다른 로마 황제 루시우스 셉티미우스가 199년에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그 동상들을 복원하고자 손을 댔던 곳이다. 뜻은 좋았으니 그 결과는 통탄스런 것이었다. 노래가 그쳐버렸기 때문이다.-164쪽

하트셉수트는 이집트 왕 투트모시스 2세의 첫째 왕비였다. 왕이 죽자 그녀는 후궁이 낳은 10살 나이의 아들 투트모시스 3세의 섭정을 하다가 스스로 파라오가 되어 기원전 1498년부터 1483년까지 이집트를 통치했다. 여성이 왕의 지위에 오른 것이 그때가 처음은 아니며, 또한 그것은 이집트의 어느 누구에게도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하트셉수트 여왕이 죽자 그 다음 왕으로 예정된 투트모시스3세가 왕위를 계승했다. 그는 투트모시스 2세와 하트셉수트 여왕의 통치 기간을 은폐하면서 자신을 투트모시스 1세의 통치에 곧장 연계시키고자 했는데, 그리하여 이 여 파라오의 이름으로 된 일부 카르투슈들에 망치질을 했다. 하지만 그중 여럿은 손을 대지 않거나 알아볼 수 있는 상태로 남겼다.-168쪽

라메세움

첫번째 안뜰, 제2탑문 앞에 있는 벼락맞은 초대형 동상 하나가 이곳에서 펼쳐진 예술이 얼마나 눈부신 것이었던가를 짐작케 한다. 이 <왕자들의 태양>은 높이가 20m에 무게는 천 톤이 넘는다. 이 '카'의 조각상의 강력한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석공예술은 놀라울 만큼 섬세하고 정교하다. -180쪽

허물어진 제1탑문에는 람세스 2세가 통치 5년 차(카데시 전투)와 8년 차 때 히타이트족과 시리아인들을 상대로 한 전쟁의 일화들이 묘사되어 있다. 이집트 군대가 적의 요새 여러 곳을 탈취하여 적들을 항복시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라오가 신성한 빛을 대신하여 카오스의 힘을 물리치고 있다. 그의 앞에는 화살 맞은 시신들과 흩어져 달아나는 도망자들뿐이다. 파괴를 모면하기 위해 카데시 市는 파라오에게 굴복한다. 오론트 강 위에는 박살난 수레들과 시신들이 떠가고 있다.-181쪽

메디네트 하부

사람들은 이 유적이 대체적으로, 람세스 3세가 모델로 여긴 람세스 2세의 장례신전 라메세움을 모방하여 세워진 것으로 간주한다.
보존 상태가 훨씬 좋은 메디네트 하부는 '도시 신전'의 놀라운 예라 할 수 있다. 파라오의 대신전 외에도, 다른 여러 신성한 건물들과 왕궁, 사제들의 거처, 신성호수, 나일강의 수위표, 작업장, 행정청, 선창, 창고, 도서관, 마구간, 우물 등은 아직도 그 모습을 알아볼 수 있다. 6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일했으며, 재상이 여기에 자신의 사무실을 두고 법정을 주관했다.-184쪽

서 테베 : 왕들의 계곡

<계곡>이란 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나무와 풀들이 우거진 공간을 기대했다가는 당황하게 될 것이다. 태양에 그을린 돌들의 세계를, 가파른 절벽 사이에 갈색과 황적색 돌들로 된 성소를 발견하게 되니 말이다. 그런 준엄한 풍경을 고독과 메마름이 지배하고 있으며, 이곳을 보호하는 여신, '서방의 첨봉'인 바위산 위를 새매들이 커다랗게 원을 그리며 날고 있다. 아무래도 그 일부가 인간의 손에 의해 재단된 듯한, 왕들의 계곡을 굽어보는 이 피라미드(산)는 시선을 끈다. 왕의 무덤들이 이 피라미드의 제실들로 여겨지는 것처럼, 이곳이 유적지로 선택된 데는 이 산의 존재도 한몫했다.
왕들의 계곡은 신왕국 파라오들의 마지막 거처이다. 아멘호테프 1세(기원전 1551-1524)가 이 장소를 선택했다. 신성한 주인으로 숭배받기는 했으나 그는 이곳에 매장되지 않았다. 이 유적지의 최초 거주자는 투트모시스 1세(기원전 1524-1518)다.-196쪽

왕들의 계곡은 험하고 은밀하지만, 여왕들의 계곡은 개방적이고 다가가기가 쉽다. 바로 그래서 이 계곡은 많은 고통을 받았다. 도굴꾼들이 무덤을 약탈했고 개중에 어떤 무덤들은 불살라지기도 했다. 후기 왕조 시대에는 여러 분묘들이 미라와 석관 안치소로 이용되었다. -208쪽

'네페르'라는 말은 <미, 완벽, 성취>를 뜻하는 말로, 그 완벽함은 굳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조화로운 발전(이 경우는 천상의 낙원에서의)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갖는다.
분묘의 수는 대략 아흔 개로 헤아려지나, 많은 무덤들이 파괴되거나 단순한 동굴로 변해버렸다. 발굴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체계적인 탐사를 해나간다면 여러 가지 놀라운 발견들을 하게 될 것이다.
이곳에는 신왕국 때(특히 제19왕조와 20왕조의)의 여왕들과 <왕자들>이 묻혀 있다.-208쪽

부활을 위해 남성은 오시리스가 되어야 했으나, 여성은 오시리스이자 하토르가 되어야 했음을 상기하자.-211쪽

서 테베 : 데이르 엘-메디네흐, 진실의 광장

장인들은 세속의 <눈들과 귀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비밀리에 작업을 했다. 그들은 파라오와 재상의 직속이었고, 자기들 고유의 법정과 학교를 소유했으며, 독신으로 지내거나 가정을 꾸려, 밤낮으로 파수병이 지키는 높은 담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에서 함께 생활했다.
평화로이 살며 자신들의 예술에만 헌신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이 정부로부터 제공되었다. 빨래를 하는 이들, 빵 굽는 이들, 도공들, 직조공들, 어부들, 정원사들이 그들을 위해 일했다. 물은 당나귀가 끄는 마차와 짐꾼들이 매일같이 날라주었다. 약간만 지체해도 심한 항의를 받았다.-227쪽

숫양의 머리를 가진 도자기의 신 크눔은 도자기를 빚을 때 쓰는 둥근 회전원판인 녹로 위에서 신들과 인간들과 동식물들을 빚어냈다. 크눔은 대지가 아직 어둠에 잠겨 있을 때 어느 언덕에 출현했다. 태초의 물과 하늘이 뒤엉켜 있었다. -235쪽

규모로만 본다면(길이 137m, 너비 80m) 에드푸는 이집트에서 카르나크 대신전 다음으로 큰 신전이다. 이 신전이 다른 요소들(사제들의 거처, 창고들, 작업장들)은 사라져버리고 없는 한 성지의 심장부였음을 잊지 말자.

이 건물은 고왕국 이후 호루스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일련의 건물들 중 제일 나중에 세워진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 3세 에우에르게테스 통치 때인 기원전 237년 8월 23일에 착공되어 57년에 완공되었다. 그리고 건축가의 이름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 사카라의 계단식 피라미드의 창조자요, 이집트의 모든 신전의 건설자인 임호테프가 바로 그다!-242쪽

콤 옴보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 어느 정도 번영을 누리던 도시였다. 프톨레마이오스 5세 때, 古 호루스에 해당하는 그리스의 아폴론을 기리는 새 신전 건설에 결정적 도움을 준 이들은 바로 이 지역에 주둔하던 부대 소속의 기병들과 보병들이었다.-253쪽

고대에 아스완은 누비아와의 국경지역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에는 좀스런 세관이 하나 있었고, 황금이며 상아, 흑단, 동물가죽 등 아프리카로부터 들여온 산물들이 거래되는 큰 시장이 열렸다. 아스완이라는 이름 자체가 <무역>을 의미하고 있지 않은가?-259쪽

엘레판티네 섬에는 그 유적들로 미루어 판단해볼 때 웅장한 건물이었을 크눔 신전 외에도, 제6왕조 때의 위대한 인물 헤카-이브라는 현자에게 바쳐진 작은 성소가 있었다. 이곳에서 그 유명한 수위표와 90계단으로 된 돌층계를 보게 된다. 층계 벽에는 물의 높이를 잴 수 있는, 쿠데(약50cm)별로 나뉜 눈금들에 해당하는 표식들이 있다.
그리스인 에라토스테네스가 기원전 230년에 지구의 둘레를 잰 곳이 바로 여기다. 그것은 발견이라기보다는 재발견이라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집트 신전의 기술자들이 이미 그것을 알고 있었던 듯하기 때문이다.-261쪽

아스완은 특히 방대한 채석장들로 이름 높았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최상급 화강암뿐 아니라 사암과 섬록암 등을 채굴했다. 시공장들은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돌들을 찾아 이곳까지 왔다. 게다가 적재할 짐의 하중에 맞는 배들을 만들기도 했는데, 거대한 돌들과 오벨리스크들을 운송한 그 노동 조직에는 찬탄을 금할 수가 없다.
채석장에는 종종 태양이 매섭게 내리쬔다. 햇살이 바위들 위에서 반사하고, 열기가 무시무시한 가뭄으로 풍경을 압살한다. 아직도 이곳에서는 석공들의 노동 흔적들과, 길이 42m에 무게가 1200톤이나 나가는 소위 <미완성> 오벨리스크 하나를 볼 수 있다. 아마도 지진 때문인 듯 화강암 덩어리에 갈라진 금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막 다듬기 시작한 이 엄청난 거석을 그 자리에 내버렸던 것이다.-262쪽

필레는 여마법사 이시스의 영지이다. 아스완에 첫 번째 댐이 세워지기 전, 여행객들은 이 유적지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댐은 이 섬의 불행이었다. 일년에 몇 달씩이나 물에 잠기게 했다. 12월부터 6월까지, 기념물들의 꼭대기만이 물 밖으로 나와 있었으며, 그래서 사람들은 조만간 훼손될 것을 염려했다.

1960년에는 첫 번째 댐보다 훨씬 큰 새 댐의 건설이라는 새로운 위험이 이 불행한 필레 섬을 위협한다. 이제 신전은 결정적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한 것이다.
국제사회가 동요했고, 그리하여 사람들은 이 신전을 옮기기로 결정했다. 해체 작업은 1974년에 시작되었다. 낱낱이 해체된 건축물들은 필레 섬을 떠나, 일년 내내 물에 잠기지 않는, 근처의 작은 섬 아길키아로 옮겨졌다. 24개국이 협력했고 4만 5천 개의 벽돌들이 옮겨졌으며 원래의 섬과 같은 모습으로 다듬어졌다. 준공식은 1980년 3월 10일에 거행되었다. 신전이 다시 태어난 날이었다.-265쪽

문자 기록들이 가리키고 있듯이, 이시스는 생명의 원천이요, 죽음을 이길 수 있는 마법사이며, 천신들에게 별자리를 정해주는 여군주이다. 하늘에서나 땅에서나 그의 동의없이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모든 것에 그의 봉인이 표시되어 있다.-273쪽

1960년 3월, 전세계는 누비아를 위협하는 위험을 발견하고서 동요했다.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제1서기장 후르시초프와 동맹을 맺은 나세르가 아스완에 새 댐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는데, 그렇게 되면 누비아는 물에 잠길 터이므로 주민들을 몰아내야 할 뿐더러 다수의 빼어난 기념물들과 문화가 파괴될 수밖에 없었다.
누비아를 구하는 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여러 나라들의 재정적 지원과 유네스코 덕분에 모든 건물들이 물에 잠기게 되는 상황은 면했다. 일부 건물들은 해체되어 나세르 호수 기슭에 다시 세워질 수 있었고, 또 어떤 것들은 외국으로 옮겨졌다. 덴두르 신전은 현재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있고, 데보드 신전은 마드리드에 있으며, 타파 신전은 레덴(네덜란드)에 있고, 엘-레시야 신전은 토리노 박물관에 있다.-275쪽

아부심벨은 람세스 2세가 많은 노력을 기울인 누비아의 심장이다. 그가 황량한 사막 유적지에 치세 24년에 착공한 이 건축물은 그의 통치 때 이루어진 건축들 중 최고의 걸작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281쪽

상하 이집트의 왕관을 쓰고, 이마에는 우라에우스 뱀이 있고, 가짜 수염을 단 모습으로 옥좌에 앉아 있는 대형 동상들은 엄청난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그 동상의 샌들 아래에는 왕의 적들이 영원히 굴복당해 있다.

대형 동상들 사이사이로 여성 형상들이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데, 옆의 보호자들에 비하면 매우 연약해 보인다. 그들은 람세스 2세의 어머니와 아내와 딸들이다. 그들의 역할이 결코 장식적인 것만은 아니다. '카'의 에너지를 관리하여 그것이 대형 동상들 속에 머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그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28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