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가스렌지 배송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화요일에 온다던 기사님은 수요일 오후가 되도록 소식이 없더니, 재차 연락한 내게  주문 기록이 없다는 황당 발언을 하셨다. 분명 주문 확인 전화까지 해놓고서 말이다. 정황을 살펴보니 금요일 배송에서 화요일로 옮겨달라고 전화받았을 때, 그 내역을 스케줄에 안 잡아놓고 잊으신 듯하다. 그래놓고는 콜센터에 기록이 없다고 여기저기 전화해보게 만들다니...;;;; 

덕분에 이틀 늦게 배송 받고, 설치비 좀 아껴보려고 했는데 그대로 지불됐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따질 것인가 잠시 고민했지만, 관두기로 했다. 어쨌든 기사님이 미안하다고 했으니까. 

그제부터 집에서 잘 수 있는 줄 알았지만 어제도 언니네서 잤고, 보아하니 오늘도 언니네서 자야할 것 같다. 오늘은 기필코 집에 들러서 베개를 가져가야지. 언니네 베개가 모자라서 이불 베고 잤더니 뭐라 한 소리 들었다.  

어제는 오후에 날도 많이 풀린 듯했고, 맨날 단벌 신세 마냥 옷도 추레해져서 오늘은 치마를 입어볼까? 했는데, 스타킹을 찾자니 양말장이 저 깊숙한 곳에 들어가 있어서 다시 청바지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런데 언니네서 자려고 누웠다가 바지를 안 들고 왔다는 걸 깨달은 시각이 밤 12시 30분. 그 시간에 집에 다녀오자니 너무 귀찮아서 아침에 출근 전에 들러 갈아입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아침에 머리 감다가 샤워기를 놓쳐서 입고 있던 츄리닝을 다 적셔버렸다. 입고 나가서 갈아입을 수도 없게 된 거다. 그래서 좀 작지만 언니 바지를 입고 나가서 갈아입을 생각이었는데, 집 나오고 보니 이번엔 열쇠를 안 들고 와버렸네. 털썩! 

5초간 고민했다. 이대로 갈 것인가, 되돌아갈 것인가. 귀찮다. 그냥 입고 출근했다. 심히 찡기는 느낌이건만 타이트해져서 슬림해 보인다는 소리를 들었다. 얼쑤~  

겉옷을 가볍게 입고 왔는데 비오면서 엄청 싸늘해졌다. 춥다. 타이밍하고는...;;; 

집의 상황은 어떤가 전화해 보니 오늘도 한 건 해주셨다.  

그제 형광등 하나 깨먹고, 어젠 선풍기 부수고 천장에 구멍도 하나 내더니, 오늘은 욕실에 세면대 공사하다가 배관 잘못 건드려서 수도가 터졌단다. 그거 메꾸려는데 타일이 부족해서 넋놓고 있다고, 열불 터진 어무이의 목소리. 

하핫, 이젠 막 웃음이 나온다. 이러려고 작정을 해도 이렇게는 못하겠다. 무슨 머피의 법칙 10종 세트도 아니고, 바보들의 행진도 아니고...;;;; 나 포함해서 모두들 나사 하나씩 빠진 듯 상태가 메롱이다.

암튼, 많은 것 바라진 않을 테니 3월 내로 집으로 돌아가게만 해줬음 좋겠다. 제발!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0-03-2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이게 뭡니까. 대체 그 사람들 이 일을 처음 해본답니까! 한번 실수 했으면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하는거, 그래야 실수로 불릴 수 있다는것도 모르는걸까요?

그나저나 나사 하나 빠진 사람들 이라는 제목을 보고 완전 뿜었는데요, 일전에 제 친구가 저희 집에 놀러온적이 있었어요. 저희는 그때 집에 온 식구가 다 있었고 친구는 외동딸이었거든요. 얘가 기분이 좋았는지 어쨌는지 암튼 우리 식구들이 무슨 대화만 해도 완전 빵빵 터져서 웃는거에요. ㅎㅎ 결국 그 친구 집에 가고 나니까 아빠가 저한테 그러셨어요.

"니 친구. 나사 하나 풀린애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친구한테 얘기했어요. 야, 우리아빠가 너 나사 풀린 애같대, 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 2010-03-25 14:30   좋아요 0 | URL
암만해도 그 사람들 이 일을 처음 해보는 사람들이 맞나봐요 -_-+

마노아 2010-03-25 14:31   좋아요 0 | URL
무슨 시트콤 보는 것 같아요. 골고루 사고를 쳐주는데 아주 대단해요...;;;

아, 근데 그 친구분이 십분 이해되는 것이, 저도 다락방님이 얘기만 하면 다 빵빵 터지잖아요. 다락방님 식구들이 모두 다락방님만 같다면 저는 배꼽을 상실한 채 귀가할 거예요. ㅋㅋㅋ

무스탕님, 이분들이 팀으로 움직인대요. 다른 집 가서도 비슷하게 했다면 직업을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무스탕 2010-03-25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 쥔님. 증말 완전 깨네요. 그렇게 쌈빡하게 시작을 하더니 이런 결과(가 아직 완전히 나진 않았지만요)를 보여주시다니.. 물론 이게 주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할수도 있겠지만 업자 선정에서 조금 더 치밀했으면 이러진 않았으리라 생각해요.
아, 짜증나.. -_- 게다가 오늘 비오고 주말에 춥고 그런다는데 편하게 쉴수도 없으니 아, 짜증나..
(읽는 제가 짜증나니 당하고 계신 마노아님이나 어머니나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마노아 2010-03-25 15:59   좋아요 0 | URL
첫번째 업자가 많이 아쉬워요. 거긴 일주일이면 다 된다고 했는데..ㅜ.ㅜ
날씨도 우중충하고 좀 거시기 합니다. 어휴...

Kitty 2010-03-25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주인이 너무 저렴한 가격에 하려고 경험이 많지 않은 업자를 고용한게 아닐까요.
너무 고생이 많으시네요 ㅠㅠ

마노아 2010-03-25 21:05   좋아요 0 | URL
생각해 보니 이분들 전문 업자가 아닌 것 같아요. 전문 업자라면 이렇게 허술할 수가 없을 듯해요.
야메인가...;;;;;

sweetrain 2010-03-25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업자들 진짜 너무하네요...
마노아님 토닥토닥...ㅜ.ㅜ

마노아 2010-03-25 21:06   좋아요 0 | URL
엄니는 피곤에 찌들어 찜질방으로 버티신답니다.
어휴, 저도 무척 피곤하네요...;;

프레이야 2010-03-25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별일 다 있지요.^^

마노아 2010-03-25 21:06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울 수 없으니 웃어야지요.ㅎㅎ

뽀송이 2010-03-25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요즘 무쟈게 힘드실 마노아님~~ 어쩐대요.
사실,,, 리모델링,,, 업자를 잘 만나야 하는건데,,, 아는 사람 있었으면 더 좋았을테고 말입니다.^^;;
지금은 그런 얘기 해봐야 소용도 없고,,, 암튼 남은 일들 아무 사고없이 잘 마무리 되시길 바래요.^^
정말 오랜만에 인사 하러 왔어요.^^ 님~~~ 아무쪼록 건강관리 잘~하셔요!!

마노아 2010-03-25 21:07   좋아요 0 | URL
뽀송이님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
우차저차 진행은 된고 있지만 거북이 걸음 수준이에요.
어쨌든 어느 순간 다 끝나겠지요. 어휴,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어요.^^

순오기 2010-03-25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래서 업자 선정이 중요해요, 정말이지~~~~~~~ 싼게 비지떡이라니까요.ㅜㅜ
돈 몇 푼 아낀다고 생으로 사람을 한달이나 고생시키다닛!!
하여간 3월로 마무리하고 4월은 산뜻하게~~^^

마노아 2010-03-25 21:08   좋아요 0 | URL
문 거꾸로 달아서 열쇠 돌리는 게 힘들었던지 오늘은 업자 한 분이 열쇠를 부러뜨렸어요. 정말, 가지가지 하네요.;;;;
3월은 이랬지만 정말 4월은 산뜻하게 시작하겠어요. 불끈!!

2010-03-29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29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라하의 소녀시대 지식여행자 1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6년 11월
장바구니담기


다른 이의 재능을 이렇게 사리사욕 없이 축복해주는 넓은 마음, 사람 좋은 성향은 러시아인 특유의 국민성이 아닐까 하고 깨닫게 된 것은 그로부터 4반세기나 지나서다. 러시아어 통역으로 많은 망명 음악가와 무용가를 접했는데 그들은 내게 이런 얘기로 망향의 한을 풀어놓았다.
"서구로 와서 가장 힘들었던 것, 이것만큼은 러시아가 뛰어났다고 절실하게 느낀 게 있어요. 그건 재능에 대한 사고방식의 차이죠. 서구에선 재능이 자기 개인에 속하는 것이지만, 러시아에선 모든 이의 재산이랍니다. 그러니 이곳에선 재능 있는 자를 시기해서 어떻게 하면 끌어내릴까 안달이죠. 러시아에선 재능 있는 자는 무조건 사랑받고 모두가 받쳐주는데......"-180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0-03-25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도서관에서 요걸 빼들고 10초 생각하다가 도로 꽂았어요.
읽어야 할 책이 밀려 있는데 도서관 가면 내가 보고 싶은 책을 고르고 있으니...ㅠㅠ

마노아 2010-03-25 21:08   좋아요 0 | URL
저도 도서관에서 읽고 올 책과 빌려올 책을 잔뜩 골라놨는데 오늘 일이 있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예약 도서 한 권만 빌려왔어요. 지금 생각하니 차라리 다행이에요.^^;;;
 

원래 예정대로라면 오전 중에 도배가 끝나야 했지만, 내가 퇴근하고도 한참 지날 때까지 도배가 끝나질 않았다. 어무이 말씀으로는 도배 오신 분이 완전 초짜여서 일하는 사람들끼리도 막 구박을 받았다고 한다. 게다가 원래 옥탑방도 도배 장판 깔고서 창고로 쓰기로 했는데, 거기 장판을 아니 가져오신 거다. 바닥을 못 깔았으니 짐이 못 나가고, 짐이 못 나가니 다시 병목 현상. 

저녁으로 짜장면을 먹고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소파를 옮기려다 보니 무겁고, 먼지 다 뒤집어 써서 더럽고, 찢어진 부위가 거슬리고, 홧김에(?) 계단 참으로 내다놨다. 소파 바꾸는 게 어무이 소원이었는데 하나 새로 사게 생겼다...;;;;  

큰 짐이 먼저 들어가야 하니 힘 쓰기 위해서 둘째 언니 출동. 제일 먼저 옷장부터 들여가기로 했다. 옷장이 나올 때는 바닥에 안 쓰는 이불 깔고서 언니 혼자서 내왔는데, 이번에 문짝 교체하면서 없던 문턱이 생기고 게다가 턱마저 높게 만들어놔서 통과를 못하겠는거다. 둘이서 낑낑대며 옷장 세 칸 이동하는데 거의 한 시간 이상을 소비했다. 왜 우리 집엔 힘 좀 쓸 남정네가 없는지 짜증이 나다 못해 막 서러웠다.  

남은 옷장 두 통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이견이 생겼는데 언니가 역정 내고 자기 집으로 가버렸다. 언니 집에서 조카들 봐주고 있던 엄마가 바로 오실 줄 알았는데 아니 오시는 거다. 책상을 혼자 옮기는데 크고 길어서 입구에 걸려버렸고, 바닥 기스날까 봐 혼자 옮기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누가 한쪽에서 들어만 주면 쉽게 이동하겠는데 어무이는 아니 오시고... 5분 거리인데 왜 그리 안 오시나 했더니 일일 드라마 다 보고 오시느라고 40분 뒤에 오심.(ㅡㅡ;;;) 전화라도 미리 해주지, 버럭버럭버럭!! 

책상 자리 잡고 책장 들어서는데, 문짝 교체 공사하면서 벽 안쪽으로 합판을 덧댔나보다. 짐 빼기 전에 쟀던 치수보다 많이 좁아졌다. 덕분에 원래 들어가기로 했던 책장 한칸이 4cm가 부족해서 못 들어가게 됐다. 급하게 책장 위치며 이것저것 다 변경하게 되었다. 책을 장르별 작가별 출판사별 분류는커녕, 밖에 있는 책을 보이는 순서대로 들여와 무작정 꽂기만 했는데도 3시간이 더 걸렸다. 하지만 아직도 책장에 못 꽂힌 책이 절반. 그 대가로 지금 팔다리는 후들후들... 

제일 웃긴 건, 집에 들어서는 현관 문을 위 아래 거꾸로 달아놨다는 것. 문짝 열리는 방향부터 시작해서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다. 욕실 파이프는 너무 좁은 것 들고 와서 재교체 했고, 문짝도 다시 달았고, 이젠 현관도 바꿔 달아야 할 판. 중간에 문 잠그고 열쇠를 안 두고 가서 먼저 온 인부들이 창문의 방충망을 뚫고 문을 열었다. 방충망도 교체해야 하고...;;;;;  장판 두고 와서 일정 지체되고... 

처음에 공사 전에 짐만 나간 상태로 열흘 기다리고, 공사 시작하고나서 문짝 도착 안 했다고 하루 지체하고... 

아주, 환장하겠다.  

그래서 어제는 집에서 자나 했지만, 화장실 시멘트 안 말라 변기 사용 불가, 욕실 세면대 미설치로 더운 물 사용 불가 등등의 이유로, 결국 언니네서 하루 더 잤다. 온 몸이 아프다고 아우성을 쳐서 잠도 안 오더라. 새벽에 일어나보니 얼굴이 퉁퉁 부었다.  지금은 다리가 땡겨서 3층 높이도 엘리베이터를 타는 신세. 

싱크대가 오늘 들어오는데 어제 오겠다던 가스렌지 기사님 깜깜 무소식. 오후에 전화해볼 참이다.  

아침에 오예스 하나 먹고 나왔더니 배고프다. 4교시 수업이 있어서 점심도 미리 먹지 못하는구나. 흑흑... 


댓글(8)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weetrain 2010-03-24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침에 아무것도 못먹고 와서 배고파요.ㅜ.ㅜ

마노아 2010-03-24 22:13   좋아요 0 | URL
아침을 먹는 게 핵심이에요. 내일은 좀 더 신경써서 먹어야겠어요.^^

무스탕 2010-03-24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침을 대충 먹었더니 배고파서 조금전에 신라면 하나 끓여먹었어요.
집에 힘 쓸 남자가 없으면 불편할때가 종종 있지요.

마노아 2010-03-24 22:13   좋아요 0 | URL
저녁은 컵라면 먹었답니다.^^;;;
오늘 언니랑 세탁기 옮겼는데 옷장보다 쉬웠어요...;;;;

순오기 2010-03-2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 일을 저리 엉터리로 한답니까, 버럭버럭~~
에구~ 고생하셨네요. 토닥토닥~

마노아 2010-03-24 22:44   좋아요 0 | URL
저렇게 일을 못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역시 싼 게 비지떡이었어요ㅠ.ㅠ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가스렌지예요. 어제 왔어야 했는데 내일 온대요.
오늘까지 왔으면 싱크대 작업하면서 설치비 따로 안 들일 수 있었는데 내일은 설치비 추가 14,000원이에요. 밥도 계속 사먹게 하고..;;;
오늘은 전기 기사님이 천장에 구멍냈어요. 아놔...ㅜ.ㅜ

개인주의 2010-03-25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멍충이들이 공사하러 왔군요..
이런이런..

마노아 2010-03-25 09:09   좋아요 0 | URL
형광등 하나 깨먹고 어젠 선풍기도 하나 박살냈어요. 가지가지해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0-03-2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 18권.

마노아 2010-03-24 09:10   좋아요 0 | URL
언니가 부탁한 리스트인데 어느 출판사인지 몰라서 중복된 것도 몇 개 있어요.ㅎㅎㅎ
저는 15권 정도 읽은 듯해요.^^
 

1. 지난 토요일 황사가 온 하늘을 다 점령한 때에, 명동에서 친구와 만났다.  

명동에서 보자고 했지만 딱히 어딜 가야 할지를 몰라서, 일전에 먹어본 적이 있는 라멘 집으로 갔다. 거길 내가 무사히 찾은 것에 혼자 막 감동하면서...  

이름이 뭐였더라? 후루사또? 일본어로 '고향'이라고 들었다. (물어봤다.ㅎㅎㅎ) 



여기서 돈까스가 들어간 라면을 세번째 먹어봤는데, 이전에 두번 먹을 때까지 무척 맛이었던 기억이 이번엔 별로였다. 배가 덜 고팠는지, 그날따라 주방장님이 뭔가 딴 생각을 하셨는지... 

친구도 나랑 같은 것 시켰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친구 원래 돼지고기 안 먹는다. 왜 이걸 시켰을까? 내가 다른 걸 먹어봤다면 다른 걸 추천했을 텐데, 지나고 보니 미안타. 여름에 가서 냉라멘을 꼭 한 번 먹어보리... 근데 지금 또 생각해 보니 빨게면이던가... 그 집 메뉴랑 좀 비슷하다. 육수랑 가격의 차이가 있지만... 

2. 배가 불러진 우리는 명동 거리를 좀 걸었는데, 악세사리 가게 못된 고양이에서 막간 쇼핑을 했다. 



시계 목걸이가 3천원 밖에 하지 않아서 냉큼 골랐는데, 알고 보니 3,900원이다. '9'가 거의'0'처럼 그려져서 못 알아봤다. 저걸 걸고 있음 수업이 언제 끝나나 싶어 학생이 뚫어져라 쳐다보지 않을까? 위치 선정으로 좀 곤란할 수 있겠다. 내가 에미도 아니고 말이지비...  

고리 3개 달린 귀걸이도 3천원, 알파벳 귀걸이는 천 원. 내가 'e'를 고르고 친구가 'd'를 골랐는데 하나씩 나눠 갖기로 했다. 나름 독특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 없었음. 고리 3개 달린 녀석은 어제 어떤 학생이 예쁘다고 해줬는데... 그 친구는 내것보다 더 큰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 ㅎㅎㅎ 

3. 아까 오전에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라는 어느 고학생이 교무실에 물건을 팔러왔다. 칫솔 세 개에 만원, 양말 세 켤레에 만원, 방향제 두 개에 만원. 



영업을 하러 오는 분들이 너무 많은 터라 대개는 관심 없다, 이미 있다, 돈이 없다 등등... 마다하곤 했는데, 여드름 송송 난 이 학생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4월에 시험이라는데 잘 보기를... 세경이가 생각나네... 

뜻하지 않은 방향제 덕분에 이금이 신작 소설은 다음 기회에....;;;;;;
(오늘은 중고샵에 새 리스트가 안 떠서 유혹을 좀 더 쉽게 이길 수 있었음!) 

4. 점심 시간이 끝나고 5교시 시작을 알리는 종이 치는데, 무려 '추노'의 배경 음악이 나오는 게 아닌가. 그러니까 드라마가 끝나면서 자막 올라갈 때 임재범의 '낙인' 가사가 나오기 직전의 그 강렬한 충격음 말이다. 너무 신선해서 5교시 시작이 즐거웠다. 어느 학생 말이, 선생님들이 우리를 '쫓아'오나요? 한다. 하핫, 그렇게 들렸니? ㅎㅎㅎ 

5. 어제 어떤 학생이 이번 지방 선거에서 이 사람 좀 뽑아달라고 명함을 한 장 내민다. 자기 아버지라고... 

이번에 구청장 후보로 나가셨단다. 노무현 대통령 때 정책기획위 비서관을 지내셨고,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는 공천을 못 받았다는 얘기도 한다. 제법 잘 생긴 친구인데 아버지도 훈남이다. 이메일 주소에 블로그 주소, 트위터 주소까지... 참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내가 뽑겠다고 장담은 못하지만 적어도 절대 안 뽑을 사람은 아니었다.  

6. 점심 먹고 나오는데 부장님이 부탁이 있다고 하신다. 뭔고 하니, 골든벨에서 교사들이 패자부활전을 해야 하는데 방석 빼기 시합에 선수라 참가할 수 있겠냐고 한다. 아니, 그런 건 가벼운 분에게 부탁을 하셔야죠... 하니, 가벼운 남자샘이 뛰고 나더러 방석 빼라고 하신다. -_-;;;;  

흑, 풀 HD로 잡아도 제 얼굴이 화면에 다 안 나올지도 몰라요... 하고는 거절했다. 슬프다...흥! 

7. 지난 토요일은 CA 조직 시간이었는데(시간이 자꾸 왔다갔다 하네...), 내가 맡은 역사 영화부에 신청 인원이 50명이 넘게 왔다. 한 반에 1-2명 신청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1,2학년 모두 합하면 28학급이니 두 명씩만 와도 50명을 넘는 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한 교실에 의자가 그렇게 많지도 않고, 보통은 힘들어서 그렇게 학생 많이 못 받는다. 20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마감인데 무려 30명을 덜어내야 하니 이게 쉬운가. 게다가 2학년의 어느 학급에서 무려 5명이 한꺼번에 몰려왔는데 면면을 살펴보니 끙 소리가 나는 친구들... 

8. 작년에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인데 나로 하여금 처음으로 학생부 선생님께 SOS를 치게 했던 녀석과 그 친구들이다. 이 녀석들이 학년 올라가면서 선택과목을 모두 조정해서 한 반에 모두 몰려가버렸다. 수업 들아가시는 분들의 얘기로는 3명 빼고는 다 한 팀이라고... 담임 선생님께 애도를.....ㅜ.ㅜ 

9. 암튼 인원을 조정하는데 한 반에 한 명 내지 두 명만 남겼는데도 30명은 훌쩍 넘었고, 그럼에도 이 5명은 해체할 생각을 않는다. 2명 빼고는 다른 반 가야 한다고 아무리 강조를 해도 먹히질 않는다. 그런데 좀 전에 수업 마치고 계단 내려오는데 모퉁이에서 누가 "우리 자르시면 가만 안 둘 거예요!"라고 말하고 지나가는 게 아닌가. 휙 지나가버려서 얼굴을 확인 못했는데 5명 중 하나라는 건 알겠다. 분노 게이지 급 상승! 3명은 반드시 다른 반으로 보내겠다. 불끈! 

10. 오늘 드디어 도배랑 바닥 까는 작업 들어갔다고 한다. 일거리가 많으니 칼퇴근 하라는 모친과 언니의 전언. 우리 집에 힘 쓸 사람이 나밖에 없...;;;;  

오늘 배송해달라고 요청했던 가스렌지 기사님은 오전에 전화주신다더니 아직 소식이 없고.... 

아무튼 황사 소식이 들리는 오후, 집에 가서도 먼지 좀 마셔야겠다. 어쨌든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잘 수 있겠지. 만세!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0-03-2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 영화부는 어떤? 궁금해요. 아 저도 이사가면 가스렌지 사야할 것같아요. 제발 설치 된 집으로 갔으면^^

마노아 2010-03-24 10:11   좋아요 0 | URL
역사 관련 영화를 보는 건데 리스트로 고민하고 있어요. 전 붙박이 장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요!

무스탕 2010-03-2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삼색방울귀걸이 있어요. 저도 모뙨괭이에서 샀지요 ^^
기분따라서 한쪽에 한개 걸고 다섯개 다른쪽으로 몰아주기도 하고, 한쪽에 한가지 색만 끼워 하기도 하고 그래요.
아들이 아빠 선거운동에 동참을 한다는게 참 뭐랄까.. 신선하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고.. 자세한 내막을 모르니까 뭐라 단정적으로 말은 못하겠지만 하여간 흔한 모습은 아니네요. 음..
그 5인조중 3명을 보내는게 아니고 다섯명 모두를 다른곳으로 보내버릴순 없나요? 이런 건방진노무시퀴들!! 어디 선생님한테 협박이여, 협박이!!
지성이는 [일본문화감상부]에 들었대요. 도대체 뭘 감상할까요? 암만해도 애니나 영화를 주로 보여줄거란 생각이..

전 오늘 알라딘 택배 세 개를 한꺼번에 받았어요 -_- 18,19,21일에 주문한게 어쩜 오늘 한꺼번에 오는건지..;;;;

마노아 2010-03-24 10:13   좋아요 0 | URL
오늘 이 녀석 하고 왔어요. 고리를 한쪽으로 몰아주는 방법! 훌륭해요. 나중에 써먹어야겠어요.^^
그 학생은 나름대로 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러는 것 같은데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걸 보니 모든 샘께 얘기하는 것 같지 않았어요. 암튼, 신선한 에피소드예요.
5인조는 2명 남던가 다 나가던가, 둘 중 하나로 가닥을 잡았어요. 다 받아주겠다는 부서도 확보해 놓았습니다.^^ㅎㅎㅎ
지성이도 아마 일본 애니를 보고 올 듯 싶네요.
저의 택배는 그냥 마음을 비우기로 했어요. ^^ㅎㅎ

다락방 2010-03-23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지란 말만 듣고도 삼겹살이 확 땡겨요 ㅎㅎ

그러게요, 에미도 아닌데 뚫어져라 쳐다보면...... 그 아이들이 뚫어지게 쳐다보는게 마노아님의 마음에 드실까요? ㅎㅎ
방석 빼라고 하신 선생님의 말씀에 뿜어버렸네요. 퇴근 30분전입니다.

마노아 2010-03-24 10:17   좋아요 0 | URL
아, 먼지로 샤워하고 먼지로 목구멍을 적셨어요.
에미가 아닌 까닭에, 아그들이 레오도 아니어서 저 목걸이를 하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아님 학교 바깥에서만 한다든가요.^^ㅎㅎㅎ
지금은 다시 출근 몇 시간이 지났지요? 다시 퇴근 시간을 기다려요. 그 전에 점심 시간부터.. 아, 배고파..ㅜ.ㅜ

Kitty 2010-03-23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세서리 가게 이름이 못된 고양이에요? 재밌네요 ㅋㅋㅋ
저도 귀를 뚫고 싶은데 예전에 함 뚫었다가 죽도록 고생해서 -_- 귀걸이 쌓여있는데 못하는 신세 ㅠㅠ 부러워요 ㅠ

마노아 2010-03-24 10:18   좋아요 0 | URL
저가로 사서 한 계절 쓰기 좋은 곳이에요.
어휴, 키티님은 귀 안 뚫는 용으로 바꿔서 써야겠어요. 아까워라....ㅜㅜ

꿈꾸는섬 2010-03-23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동거리 나가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나요. 그리워요.ㅜ.ㅜ
공사관계로 여전히 어수선하군요. 가스렌지 아저씨는 왜 또 안오시는거래요. 참 약속 안지키는 건 정말 싫어요.

마노아 2010-03-24 10:18   좋아요 0 | URL
오늘 싱크대 들어온은데 이 아저씨 소식이 없네요.
오후에 상황봐서 다시 전화해야겠어요.
이번에 순조롭게 진행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ㅜ.ㅜ

카스피 2010-03-2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세서리가 이쁘네요.근데 저 시계 목걸이 시계는 작동하는 건가요^^

마노아 2010-03-24 10:19   좋아요 0 | URL
네, 시계도 가요. 시계가 먹통이었음 쳐다도 안 봤을 거예요.^^ㅎㅎ

순오기 2010-03-24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황접수~ 오늘밤은 집에서 취짐중인가요?^^

마노아 2010-03-24 10:19   좋아요 0 | URL
집에서 못 잤어요. 또 다시 언니네서 잤어요.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