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해서든 기분을 끌어올려줄 웃음 바이러스가 필요할 때 이 책들을 만나보자.  

눈물 빠지게 실컷 웃고 기분을 한껏 업 시킨 다음 다시 고민하자. 

여전히 무겁다면, 이 중에서 몇 권을 더 읽고 마음을 좀 더 비우자. 

아주 조금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2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벽 속에 늑대가 있어
닐 가이먼 지음, 이다희 옮김, 데이브 맥킨 그림 / 비룡소 / 2006년 1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10년 04월 13일에 저장
절판
닐 가이먼의 상상력은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 벽 속에 늑대가 있다니, 정말 큰일이 아닌가!
하지만 늑대의 입장에서는 인간을 보는 게 더 큰일일 수도!
금붕어 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
닐 게이먼 지음, 데이브 맥킨 그림, 윤진 옮김 / 소금창고 / 2002년 7월
7,500원 → 6,750원(10%할인) / 마일리지 370원(5% 적립)
2010년 04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금붕어 2마리와 바꿔지는 아빠의 모습이라니, 웃음 가운데 씁쓸함이 묻어난다.
하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유머로 인식하자.
이제는 동생 차례다!
레벌루션 No.3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10년 04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내가 만난 첫번째 가네시로 카즈키 책.
더 좀비스의 활약을 보노라면 이 찬란한 청춘같으니!
절로 시샘이 솟는다. 표지만 대략 난감이지만 참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책!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1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10년 04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성석제의 말솜씨란, 못 말릴 솜씨!
아주 짧은 단편들이 쉴새 없이 독자를 찾아온다.
한바탕 웃어주면 딱 좋겠다.


2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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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10-04-14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이 잉크처럼... 근사한 표현이네요. 마노아님은 자주, 이렇게 번개같은 표현을 훅 던지시더라고요..

마노아 2010-04-14 09:36   좋아요 0 | URL
오즈마님은 늘 제게 영감과 감탄을 주시는 걸요. 오즈마님 자신이 봄 같아요. 꼭 껴안고 싶어요!!

stella.K 2010-04-14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근사합니다.^^

마노아 2010-04-14 11:08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함돠!

2010-04-14 1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4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속죄
미나토 카나에 지음, 김미령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전작 '고백'으로 무척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미나토 카나에의 후속작이다. 이 작품의 제목을 '고백'이라고 적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비슷한 구조의 내용이 전개되는데, 내용은 여전히 강한 충격을 추어서 얼떨떨한 느낌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강간 살해 사건. 범인을 목격한 여자 아이가 네 명이나 있었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고 아이들은 횡설수설하며 범인의 얼굴조차 그려내지 못한다. 사건 발생 3년 후. 희생자의 어머니는 도쿄로 떠나기 전 네 명의 아이들을 모아놓은 채 협박하듯 말했다. 


그런 얘긴 이제 지긋지긋해. 얼굴은 생각 안 나요. 생각 안 나요. 이 말밖에 할 줄 모르니?! 너희가 그 모양이니까 3년이 지나도 범인을 못 잡는 거라고. 이런 멍청이들이랑 놀아서 우리 에미리가 죽은 거야. 너희들 때문이야. 너희는 살인자야!

난 너희를 절대로 용서 못해.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범인을 찾아내. 그렇게 못하겠으면 내가 납득할 수 있게 속죄를 하라고. 그것도 안 하면 난 너희들에게 복수할 거야. 난 너희 부모보다 훨씬 더 많은 돈과 권력이 있어. 내가 기필코 너희들을 에미리보다 더 처참하게 만들어 놓을 거야. 에미리의 부모인 나한테만은 그럴 권리가 있어.
 
페이지 : 95-96  

이 엄포가, 네 소녀들의 앞날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모두 다는 아니었지만 대개는 그 메시지에 사로잡혀 인생을 저당잡혔고, 왜곡된 길을 걷게 되었다. 그들은 모두 필연적으로 혹은 우발적으로 기막히게 살인 사건에 모두 연계되었고, 그 직후에 각자 저마다의 '속죄'를 털어놓았다. 그들은 모두 범인을 잡는 대신 속죄의 길을 걸었지만, 놀랍게도 그네들의 진술을 모두 연결하다 보면 진짜 범인에게로  다가가는 징검다리가 완성된다. 

마지막 속죄는 에미리의 엄마, 아사코의 몫이었다. 자신이 충동적으로 내뱉은 몇 마디가 아이들의 인생을 어떻게 좌우했는가에 대한 충격과 죄책감과 반성과 변명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다 듣다보면 마지막 퍼즐 조각이 모두 완성되면서 이 비극적인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알 수 있게 된다. 

미나토 카나에는 입담이 좋은 작가인데 단지 말장난에 가까운 아멜리 노통브와는 다른 흡인력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다만 소재의 잔혹성과 전개의 비극성에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꺼리는 독자들도 많을 듯하다. 재미를 포기하되 상처를 보호하는 한 방법일 수도 있을 테지만 재밌게 읽은 독자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이 책은 단순히 살인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는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문화 충격과, 또 도시에서만 살아온 부유한 여인이 시골마을에서 융화되지 못하고 배척당하며 갖게 되는 상실감과 배신감을 꽤 실감나게 그렸다. 이 사람의 입장에서 들어보면 그의 말도 일리가 있고, 또 저 사람의 입장에서 독백을 듣다 보면 그의 입장이 이해가 가고, 저마다의 상황과 이해가 모두 다름을 인정하게 된다. 결국, 모두가 피해자이고, 모두가 서러운 사람들임을 깨달을 수 있다. 그래서 빠른 전개로 속도감을 느끼며 읽게 되지만 제법 뒷여운이 길었던 작품이었다. 

작가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빠른 다작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직 두 작품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장차 세상에 내놓을 그녀의 다른 작품들이 몹시 기다려진다. (그런데 작가가 여자 맞던가?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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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4-1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별이 다섯개!!!

마노아 2010-04-14 11:08   좋아요 0 | URL
빠르고 강렬하게 읽히는 힘이 있지요.^^ㅎㅎ
 
굴라쉬 브런치 - 번역하는 여자 윤미나의 동유럽 독서여행기
윤미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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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를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떠나보면 절실하게 알게 되는 듯하다. 돌아갈 곳이 있기에 서툰 여정의 시행착오도 모두 아름답게 포장될 수 있듯이. 

번역하는 여자 윤미나의 동유럽 독서여행기. 이 책의 부제다. 여행기이지만 책 이야기가 많고 영화 이야기도 많고 그림 이야기에 철학자까지. 두루두루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포식시켜주는 욕심쟁이 작가의 푸짐한 성찬이 펼쳐져 있다.  

동유럽을 떠올리면 어쩐지 정적이고 고독한 느낌이 드는데, 작가가 거닐었던 곳들은 뜨거운 열정에서 차가운 고요함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었다. 어느 곳이든 한 가지 색깔만 가지고 있겠냐만은, 하나의 대륙 안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에도 저마다의 고유 빛깔을 천진하게 반짝이는 것이 때로 숨막히게 예뻐보였다. 직접 현장에서 마주 대한 작가와 그녀의 비노 양의 감격과 감탄은 오죽 할까. 그렇지만 이 책속에서 작가는 깨방정 호들갑으로 촌티를 발산하지는 않는다. 그 자신이 말한 것처럼 쿨한 척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연기를 한다. 잘 지내는 척, 바쁜 척, 부끄럽지 않은 척, 무관심한 척. 그중의 제일은 뭐니뭐니해도 쿨한 척이다. 먹어치운 밥그릇 개수만큼 노련해진 우리는 있는 그대로 감정을 노출했다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 참혹한 결과를 잘 알고 있다. 너무 성급하게 표시한 관심 때문에 망쳐버린 연애. 딱 한 번 진짜 속마음을 이야기했다가 깨져버린 우정 따위. 진심이란 녀석은 땀을 잘 흘린다. 그래서 여차하면 들키기 십상이다. – 40쪽

 
   

사실 이 책을 처음 맞닥뜨린 순간 품게 되는 호감은 '여행기'보다 '독서'였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여행기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어딘가를 여행하기 전에 사전 정보 입수차 여행서를 읽게 되지만, 그렇게 직접적인 이유가 생기기 전에 마주치는 여행서는 너무도 딴세상으로 느껴지는 까닭이다. 그래서 이 책도 언젠가는 가보고 싶지만 당장에 가지 못할 동유럽에 대한 환상으로 마주치지는 않았다. 여행지에서 작가 윤미나가 떠올렸던 책들, 그 속에서 나누고 싶은 이야기, 떠오르는 감상들이 그저 궁금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런 기대는 이미 충분히 만족시켰다. 따로 이 책 속에서 언급된 책과 영화를 갈무리하고 싶을 만큼 호기심도 충천해졌고, 가끔씩 던지는 역사 속 이야기도 지적 만족감을 제대로 건드려 주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작가의 말투가 때로 너무 가볍게 나가는 것이 불만스러웠다. 평소 말투나 글쓰는 스타일을 내가 알 수 없으니 내가 느끼는 불협화음이 작가의 원래 스타일인지 의도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지만, 좀 더 진지하게, 차분하게 글을 썼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뭐랄까. 이쯤에선 일부러 어깃장도 놓아주고, 이쯤에선 일부러 생날 것의 표현을 써서 부러 망가지려는 듯한 느낌? 가수로 치면 가창력으로 승부해도 충분히 어필이 가능한데도 대세에 맞추어 섹시댄스를 추고 있는 듯한 어색함이 느껴졌다. 섹시 댄스도 능력되고 몸매 되니까 추는 것일 테고, 그게 지탄받을 일도 당연히 아니건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그런 아쉬움이 남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래서 내가 밑줄을 그은 무수한 문장들은 여행기 안에서보다 새 장소에서의 이야기가 출발되기 전 사진과 함께 여백과 같이 출연한 글들이 더 짙은 향기를 뿜으며 나를 자극시켰다.  물론, 여기에는 편집의 힘도 한 몫 거들었을 것이다.  



곳곳에선 따로 찾아보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들 유혹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미 알고 있는 미하일 브루벨의 그림도 다시 찾아보게끔 만드는 궁금증.  



이 사진은 흑백이어서 더 탁월했다. 저 그림을, 저 장식물을 하나 갖고 싶은 욕망이 꿈틀댔다. 러시아 공항에서 내가 건져온 지독히 비싼 어느 엽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저 노란 테두리는 다소 별로였지만, 저렇게 화두를 열어가는 스타일은 내 맘에 참 들었고, 문장은 또 얼마나 기막히게 마음을 어루만지던가. 비록 제시된 글은 황인숙의 글이지만, 이런 식으로 작가 윤미나가 내 맘을 들었다가 놨다 하는 경우는 부지기수였다. 

   
  삶에 감탄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둔하고, 삶을 두려워하기만 하는 사람은 우울하다. 카프카의 삶은 짧고 국지적이었지만 그 어느 인생보다 강렬했다. 나는 그런 삶을 흠모한다. – 80쪽  
   

번역하는 사람의 감각 덕분인지, 타고난 문재 때문인지, 짧은 문장 안에서 이루는 대구가 내 눈을 사로잡는다. 또 다시 이렇게...... 

   
 

 자코메티는 자신을 이해하려면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할 테지만 보스니아의 경우에는 특히나 더 그렇다. 진정한 존중은 '이해'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해는 '관심'에서 나온다. – 170쪽

 
   

슬로우 라이프에 대한 작가의 생각, 그리고 데려다 키우는 아이에 대한 생각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많이 흡사했다. 덜 생산하여 덜 쓰는 삶에 대한 충분한 고찰과 실행 의지는 많이 부족한 나이지만, 그것이 마땅한 진행 방향이라고 의심하지 않는다. 해가 갈수록 더더욱.  

   
 

 혹시라도 살다 살다 이제는 사는 게 너무 재미없어서 아이 키우는 재미라도 있어야겠다 싶어진다면, 늙어감에 대한 공포와 권태를 잊게 해줄 뭔가가 절실해진다면, 그때는 태어나버렸지만 갈 곳 없는 아이를 데려다 키우고 싶다.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 이모 혹은 고모가 되고 싶다. 끈끈한 건 됐고, 말이나 통하면 좋겠다. 의무로 묶이기보다 우정으로 엮일 수 있는 사이면 더 바랄 게 없겠다. – 225쪽

 
   

의무로 묶이기보다 우정으로 엮일 수 있는 사이라는 문장이 또 대구를 이룬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엄마와 딸의 관계도 이 비슷하지 싶다. 아들과는 우정보다 '의리'라고 해줘야 할까? 재미로 아이를 데려다 키운다는 표현이 누군가에겐 거슬릴 수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심각한 표정과 각오로는 좀처럼 행동에 옮기기 어려운 각오가 아닐까 싶다. 구체적으로는 생활능력이 어느 정도는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 새 부모와 새 가족이 될 수 있는,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이 한 권의 책에는 여행기와 독서기 영화 감상기가 모두 어우러져 있는데, 각각의 것들이 독립적으로 독자를 찾아온다고 해도 두 손 들어 환영할 수 있겠다. 아핫, 음악 감상기도 더 포함되어야 하겠구나. 물론 개인적으로는 독서기를 가장 먼저 읽고 싶어하겠지만. 

프라하, 두브로브니크, 슬로베니아의 추억이 매력이 없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의 참 마력은 여행자들이 느꼈으니 나로서는 부러움으로 남겨두고, 그녀가 툭툭 내던진 타매체들과의 만남을 더 적극적으로 건져야겠다. 비교적 내가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상들이니. 

영화 '타인의 삶'을 인생의 영화로 꼽는데도, 울리쉬 뮤흐의 다른 영화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검색해 보니 몇 개 더 나오는데 dvd로 구할 수 있는지도 찾아봐야겠다. 괜히 마음이 울렁거린다.  

이 책은 사진이 많지 않아서 아쉬운데, 그럼에도 들어가있는 사진들은 하나같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표지부터. 재차 말하지만 디자인 참 잘 빠졌다.  

메인 디쉬라고 하기에는 뭔가 좀 허하고, 에피타이저나 디저트라고 하기에는 넘치는 느낌을 준다. 아마도 익숙하지 않은 요리라서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한 번 쯤 맛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굴라쉬 브런치'라는 신선한 이름도 듣게 되니 좋지 아니한가. 그게 어떤 음식인지는 직접 찾아보기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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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0-04-13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마노아님 저랑 느낌 비슷해요. 저도 이 책 그냥 그랬어요.
나빴다는 뜻은 아니고 말씀대로 좀 어정쩡하다고 해야되나.
문체도 (이유는 살짝 다르지만) 좀 마음에 안들었고 ㅎㅎ 그런 의미에서 추천 날리고 가요~ ^^

마노아 2010-04-13 08:32   좋아요 0 | URL
더 잘 쓸수 있는데 과해서 살짝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작가분이 베스트를 다 발휘하지 못한 듯해서 아쉬웠어요. 참 매력적이었는데 말이에요.^^

다락방 2010-04-13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뷰를 쓴다면 별 네개였을거에요. 글을 참 잘쓰는데 계속 진지하게 썼다면 더 완벽하지 않았을까 하고 내내 아쉬웠거든요. 유머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근사했을텐데! 하고 말입니다. '번역'하는 여자의 '첫' 글이다 보니 긴장했던 것 같아요. 다음 책에서부터는 좀 더 자유롭게 정말 쓰고싶은대로 써줬으면 좋겠어요.

마노아 2010-04-13 08:33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유머를 넣지 않아도 되는데 재밌고 웃겨야 된다는 부담감이나 강박증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갖고 있는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근사할 법했는데 말이에요. 보다 자유롭고 자연스런 두번째 글을 기다려야겠어요.^^

이매지 2010-04-13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제목만 보고 <식객> 리뷰인 줄 알았어요 ㅎㅎㅎㅎㅎㅎ

마노아 2010-04-13 11:39   좋아요 0 | URL
아, 식객도 많이 밀렸는데...! 갑자기 마음이 바빠지네요.^^ㅎㅎㅎ

hnine 2010-04-14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관심이 가는 책은 바로 이런 책이어요.
아주 좋다, 그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책이요 ^^
좋은 책의 조건은 내공 + 글맛 이 있어야 한다고 어느 분이 말씀하셨는데 둘 중 어느 하나가 모자라거나 또는 지나칠 때 약간 설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어쨌거나 저도 이 책 꼭 읽어보고 싶어요.

마노아 2010-04-14 20:40   좋아요 0 | URL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는 건 작가분에게도 좋은 일 같아요.
아쉬움이 남지만 매력있었고 또 만나고 싶은 작가분이에요.^^

치니 2010-04-14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마노아님의 불만이 뭔지 알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꼼꼼하게 작가의 표현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마노아님 표 리뷰, 좋네요. :)

마노아 2010-04-14 20:41   좋아요 0 | URL
헤헷, 우아하게 쓸 수 있고, 그게 더 어울릴 법한 사람이 부러 싼티나게 표현하는 것들이 걸렸어요. 일종의 투정같아요. 하핫.^^;;;

gimssim 2010-04-16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어요.
저도 이 책 읽고 있는데 여느 여행서와는 많이 다르더군요.
팔랑팔랑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책...

마노아 2010-04-17 00:18   좋아요 0 | URL
좀 남다르지요? 낮에 빕스를 갔는데 굴라쉬가 있더라구요. 기대만큼은 맛있지 않았어요.^^;;;
 
굴라쉬 브런치 - 번역하는 여자 윤미나의 동유럽 독서여행기
윤미나 지음 / 북노마드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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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투스트라는 자신의 유일한
동시대인은 '시간'뿐이라고 말했다.
그 말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이었는지
지금으로선 가물가물한데,
그가 진실로 고독하고 고독하다는
의미였다면 저 단호한 선언에 담긴
절실한 그 무엇을 감히 짐작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고독은 빙하와 같다.
빙하처럼 혹독하고 소스라치게 차가운
그것은 아무 때나 소리 없이 녹아내려
연약한 하루를 난감하게 적셔버린다.
고독은 일상의 재해이다.-22쪽

여행자는 행동 하나하나에 온 마음을 담아
집중한다. 세상에서 제일 사소한 일을
최고로 진지하게 해낸다.
나를 둘러싼 시공간에 대한 극진한 예의가
저절로 우러나온다. 여행이 아니라면,
삶은 언제나 나에게 부당한 업신여김을
당해왔다.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그 지긋지긋하던 삶이 나를 도발한다.
더 이상 지루하지 않은 척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나는 졸린 고양이처럼
솔직해진다.-25쪽

카프카의 글은 행간마다 슬픔이 비비적대는 문장들이 마음을 할퀴어서 좋다.
슬픔의 끈질긴 점성은 도리 없이 매혹적이다.
웃음도 뛰어난 미학이지만 안타깝게도 찰나적이다. 오래 가는 것은 슬픔이다.
슬픔에 흠씬 젖었을 때 나는 인생 앞에 고분고분해진다.-34쪽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연기를 한다. 잘 지내는 척, 바쁜 척, 부끄럽지 않은 척, 무관심한 척. 그중의 제일은 뭐니뭐니해도 쿨한 척이다. 먹어치운 밥그릇 개수만큼 노련해진 우리는 있는 그대로 감정을 노출했다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그 참혹한 결과를 잘 알고 있다. 너무 성급하게 표시한 관심 때문에 망쳐버린 연애. 딱 한 번 진짜 속마음을 이야기했다가 깨져버린 우정 따위. 진심이란 녀석은 땀을 잘 흘린다. 그래서 여차하면 들키기 십상이다.-40쪽

카프카는 "몇 년 동안의 두서없는 생활과 수면 부족이 야기한 질병"인 폐결핵에 걸리게 되고, 끝내 애증의 대상이었던 프라하를 떠나지 못하고 죽었다. 그에게는 삶이 "감탄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삶에 감탄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둔하고, 삶을 두려워하기만 하는 사람은 우울하다. 카프카의 삶은 짧고 국지적이었지만 그 어느 인생보다 강렬했다. 나는 그런 삶을 흠모한다.-80쪽

아는 만큼 더 보인다는 것은 명징한 진실이다. 하지만 나는 그냥 그 순간을 살았다는 것이 중요하다. 무지의 소치로 눈부신 건축과 역사를 상한 우유처럼 미련 없이 포기해야 했지만, 흐리멍덩한 눈빛으로 오직 시간을 앞으로 밀어내기 위해 걷고 또 걸었던 그 시간도 좋았다. 어차피 여행은 각진 다면체 세상을 내맘에 맞게 이리저리 둥글리는 작업이 아닐까. 너무 낯설어서 날카로웠던 세상의 한구석을 내 두 발로 조금 닳게 만들었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공부 잘하는 법, 연애 잘하는 법은 있어도 여행 잘하는 법은 정의상 성립되지 않는다. 여행에서는 치사한 합리화도 허용된다. 그래서 가장 초라한 여행조차 눈부시게 찬란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86쪽

베네쇼프 역에 내려 2.5km 정도 한적한 오솔길을 걸어가면 코노피쉬테 성이 나온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 사라예보에서 암살되기 전까지 아내 소피와 아이들을 데리고 살았던 성이다. 그는 사라예보에 가기 직전에도 이 성에서 독일의 빌헬름 황제를 만나 보스니아 문제를 의논했다고 한다. 페르디난트 대공은 정략결혼이 판쳤던 역사 속에서 보기 드물게 뜨거운 연애질을 결혼으로 성공시킨 인물이다. 이 성은 에드워드 노튼과 폴 지아매티가 주연한 영화 '일루셔니스트'의 배경으로도 등장하는데, 영화 속 황태자는 페르디난트 대공이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여자 주인공 이름은 소피다. -92쪽

페르디난트 대공은 프라하의 한 무도회에서 하급 귀족 집안의 딸인 소피 초텍을 만난다. 말이 좋아 귀족이지 평민이나 다름없었던 모양이다. 소피는 이사벨라 황녀의 시녀 노릇을 했으니 말이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지만 신분 차이 때문에 드러내 놓고 연애를 할 수는 없었다. 한번은 대공이 이사벨라 황녀의 집에 머문 적이 있었는데 실수로 테니스 코트에 시계를 떨어뜨리고 갔다. 황녀는 대공이 자기 딸들 중 하나와 사랑에 빠졌다고 착각하고 있었던 터라 당연히 시계 안에 딸의 사진이 들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그 안에는 시녀의 사진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황녀가 야생마처럼 길길이 날뛰었음은 물론이다. 결국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지만, 황실 사람들은 아무도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93쪽

아시다시피 두 사람은 백년해로하지 못하고 사라예보에서 세르비아 출신 민족주의자의 총알에 유명을 달리한다. 그리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함으로써 전쟁이 시작되고 이 전쟁은 1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된다. 사실 황태자 부부 암살 사건은 구실에 불과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를 병합할 때 불만을 품었던 세르비아를 내내 벼르던 중이었고 응징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교적으로 사태를 해결하고 싶어했던 세르비아의 노력을 묵살한 것을 보면 제국이 얼마나 전쟁을 원했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코노피쉬테 성 박물관에는 문제의 그 총알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93쪽

페르디난트 대공은 정신세계가 독특한 사냥광이었다. 그가 생전에 죽인 사슴만 해도 5천 마리가 넘는다. 원래 왕위 계승자도 아니었던 사람이 얼떨결에 황태자가 되어 비명횡사한 것을 보면,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두고 사이비 삼장법사스러운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무분별한 제국주의 야욕으로 인해 자극된 민족주의 감정이 폭발해서 비극적인 사건을 일으킨 것도 일으킨 거겠지만, 혹시 살생을 많이 한 업보로 팔자가 사나워진 건 아닐까. 스코틀랜드 출신 록 밴드 프란츠 퍼디난드의 는 페르디난트 대공의 아내 소피를 위한 노래이다.-94쪽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에는 시멘트가 없다. 모든 길에 유서 깊은 돌이 깔려 있다. 목격한 세월을 뻐기지 않는 과묵한 역전 노장들. 따끈따끈한 돌 위를 맨발로 걷는 기분은 자지러지도록 황홀하다. 이미 色을 초월했을 연배의 노인네들이건만, 그들은 점잖게 발바닥을 간질이기도 하고 따끔따끔 찌르기도 하면서 온갖 기교를 다 부린다. 아, 죽어도 좋아. 저절로 그런 말이 새어나온다.-133쪽

나는 강원도에서 책을 읽고, 번역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시골살이의 몇몇 기쁨 중 하나는 그런 것이다. 우리 집에는 전용 풀장도 없고 멋들어진 정원도 없지만 조금만 걸어 나가면 저절로 순환하여 정화되는 저수지와 자연이 알아서 가꾸는 아름다운 산이 지척에 있다. 꼭 소유해야 맛이 아니다. 언제든 아끼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면 움켜쥐지 않아도 인감도장 찍어놓지 않아도 그건 내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산다. 풍수지리에서 배산임수 지형을 길지라고 하는 이유도 뭐 별 거 있겠는가. 등 뒤에는 빛깔 고운 조각보를 두르고 눈앞에는 거울처럼 맑은 세숫물을 받아 놓고 사니, 번잡스러운 마음도 자꾸만 산과 물을 닮으려고 용을 쓴다. 그러다 보면 무슨 일을 하든지 어찌 어찌 되겠지, 언젠가는 순리대로 돌아가겠지, 하는 속 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144쪽

그러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고 해도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유머가 필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유머는 지우개처럼, 아프지 않을 만큼만 상처를 문질러서 조금씩 희미해지게 만들어주니까.-169쪽

자코메티는 자신을 이해하려면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그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할 테지만 보스니아의 경우에는 특히나 더 그렇다. 진정한 존중은 '이해'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해는 '관심'에서 나온다.-170쪽

내가 생각하는 느리게 살기란 결국 덜 생산하는 삶이다. 재화와 용역을 덜 생산하면 필연적으로 폐기물과 스트레스도 덜 생산된다. 조금 덜 생산하고 덜 성장한다고 세상에 어떻게 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번 시간을 개인적으로 가치 있는 일들에 사용한다면, 그것이 '슬로우 라이프'의 진심이 아닐까.-184쪽

나무의 여신이 초록색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속곳을 오래오래 담갔다가 건져낸 듯 한없이 투명하면서도 푸른 물 빛깔. 슬로베니아는 '동유럽의 스위스'라고도 불린다. 나라의 절반 이상이 숲인 나라이다. 유럽에서 핀란드, 스웨덴에 이어 세 번째로 숲이 많은 나라라고 하니 대충 어느 정도인지 알 만하다. -199쪽

블레드 호수는 보힌 빙하의 후퇴 작용으로 형성되었는데 환경보호 차원에서 엔진으로 구동되는 배의 운행을 금지하고 있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이 정도 까탈은 부려야 한다.-221쪽

혹시라도 살다 살다 이제는 사는 게 너무 재미없어서 아이 키우는 재미라도 있어야겠다 싶어진다면, 늙어감에 대한 공포와 권태를 잊게 해줄 뭔가가 절실해진다면, 그때는 태어나버렸지만 갈 곳 없는 아이를 데려다 키우고 싶다.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 이모 혹은 고모가 되고 싶다. 끈끈한 건 됐고, 말이나 통하면 좋겠다. 의무로 묶이기보다 우정으로 엮일 수 있는 사이면 더 바랄 게 없겠다.-225쪽

그래도 나는 9시 이후에 알코올을 팔지 않는 이 깐깐한 동네가 맘에 든다. 그 시간 이후로는 묽은 위로를 팔지 않으니 책을 읽든 정사를 나누든 다른 길을 알아보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는 태도가 미더운 것이다. 허튼 기대를 버리면 인생은 조금 더 수월해진다.-232쪽

조로아스터교에서는 불을 가장 중요시하지만 공기, 흙, 물도 더럽히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화장, 토장, 수장 대신 새가 사체를 쪼아 먹도록 내버려두는 조장을 행한다. 조로아스터교 신자, 즉 '파시'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가장 마지막으로 쌓는 공덕이 바로 새에게 시신을 내주는 것이라고 한다.-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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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4-13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넘 읽고 픈 책이었는데 이렇게 멋진^^ 밑줄긋기로 맛보기를 해주셨네요

마노아 2010-04-13 00:32   좋아요 0 | URL
하핫, 맛깔스런 책이었어요. 기회되면 꼭 보셔요.^^

세실 2010-04-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참 예뻐서 더 눈길이 갑니다. 읽어야지요....휴..(읽을 책은 늘어나고 진도는 나가지 않고. ㅎㅎ)

마노아 2010-04-13 19:37   좋아요 0 | URL
눈길을 확 사로잡는 제목이었어요. 표지도 그렇구요.^^
 


몸에 좋은 ‘족욕’하세요! 제1070 호/2010-04-12


한의학에서는 상체로 열이 오르고 하체가 차가우면 병이 온다고 한다. 따라서 발을 따뜻하게 해 상체와 하체의 혈액순환을 돕는 게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발을 온수에 담그는 족욕은 발을 따뜻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족욕을 하면 발의 혈관이 확장돼 상체와 하체의 혈액 순환이 잘 이루어지고, 머리도 맑아진다. 또 가벼운 감기, 두통,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면증, 신경쇠약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받을 수 있다. 피로 회복과 근육 이완 효과도 있다.

족욕을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38~42℃의 물에 무릎 아래쪽 다리를 20분 가량 담그는 것이다. 특히 안쪽 복사뼈에서 약 10cm 위에 는 ‘삼음교’라는 경혈을 따뜻하게 해주면 아랫배의 혈액 순환을 도와 전신 혈액 순환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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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4-13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동안 안했는데 미노아님 글을 보니 다시 해야겠네요^^

마노아 2010-04-13 08:48   좋아요 0 | URL
아앗, 또 미노아가 되어버리다니..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