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책 속 늑대를 조심해! 국민서관 그림동화 56
로렌 차일드 지음, 고정아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표지만 보고는 찰리와 로라 시리즈일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같은 작가의 너무도 개성 강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생김새는 똑같지만 어쨌든 이 소녀의 이름은 허브. 밤마다 자기 전에 엄마가 동화책을 읽어주셨는데 나가실 때는 꼭 동화책을 갖고 나가달라고 말하는 녀석이다. 이유는 책 속에 늑대가 있기 때문. 엄마는 책 속 늑대가 하나도 무섭지 않다고 여겼기에 웃고 말았지만 이게 곧 화근이 되고 말았다. 어느 날 급히 걸려온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나가시는 바람에 동화책을 허브 곁에 두고 나갔던 것. 그 바람에 허브는 원치 않았던 늑대 친구들을 만나게 된 것! 



커다란 늑대 한 마리와 한쪽 눈을 가린 꼬마 늑대가 침을 질질 흘리며 입맛까지 다시고 있다.  

이대로 삼켜질 수 없는 노릇, 허브는 용기와 지혜를 있는 껏 짜냈다. 밥을 먹을 때는 순서가 있는 법이니 꼬맹이는 후식이라고 우긴 것! 



전혀 몰랐던 얘기에 아는 척을 하려다가 졸지에 당황하고 만 꼬마 늑대는 맨 처음에 먹는 건 '젤리'라고 소리쳤다.  

허브 역시 졸지에 젤리를 마련해야 할 입장에 처하고, 급하게 동화책 속에서 젤리를 호출한다. 바로 잠꾸러기 공주님의 식탁 위에서. 

헌데 보이는가? 식탁 아래에 빼꼼히 보이는 뾰족 구두. 바로 공주님께 마법을 걸었던 못된 요정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이 요정은 남자 아이들을 아주 싫어했는데 그보다 더 싫어한 건 여자 아이! 한 마디로 아이들을 참아내지 못한다. 헨젤과 그레텔에게 당한 마녀의 교훈을 톡톡히 알고 있었던 것. 



그리하여 표독스럽게 외치고 말았다. 꼬맹이는 처음에 먹어야 하고 젤리는 후식이라고! 

얼굴이 급 빨개지는 부끄러운 늑대 콤비. 큰일나 버린 허브는 다시 급하게 착한 요정을 호출했는데, 이 요정은 어디 출신인고 하니, 바로 신데렐라를 12시 공주로 만들어주려던 찰나에 이곳에 오고 말았다. 



그 바람에 신데렐라에게 주려던 마법이 꼬마 늑대에게 씌워져 버렸으니, 졸지에 무도회 복장을 하고 만 꼬마 늑대. 

그런데 이를 어쩌나. 이게 맘에 들어버렸으니! 



내친 김에 무도회로 떠나버린 꼬마 늑대. 덕분에 여전히 부엌데기 신세를 면치 못한 신데렐라의 표정을 보시라. '삐뚫어져버릴 테다!' 포스가 무럭무럭 피어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계속 동화의 동화의 동화의 패러디로 이끌어나간다. 그것도 해학적으로, 유머를 섞어서! 

유명한 이야기들을 이렇게 비틀어서 새롭게 짠 이야기이건만 원작들보다 훨씬 더 재미를 주고 있다. 마지막 장면 역시 배꼽 잡고 웃게 만들었는데 마지막은 다음 독자를 위해서 공개하지 않는 센스! 

표지와 책 속에 등장한 책의 표지를 같이 감상하는 것도 중요 포인트. 로렌 차일드는 개구쟁이가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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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05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마지막을 나는 알지요.^^

마노아 2010-05-05 13:02   좋아요 0 | URL
호호홋, 우리는 알아요.^^ㅎㅎㅎ
 


중저음의 남자가 매력적인 이유? 제1088 호/2010-05-03


사람들은 관심 있는 이성을 만나면 어떤 목소리로 통화를 할까? 이성에게 끌리는 목소리는 중저음이며, 남자들은 맘에 드는 여성을 만나면 의도적으로 낮은 목소리를 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올브라이트대와 볼티모어대 연구진은 남녀 대학생 45명에게 각각 3명의 이성 사진을 보여주고 끌리는 정도를 물었다. 그 다음 전화를 걸게 하자 실험 참가자들은 가장 맘에 드는 이성과 통화할 때 제일 낮은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 정신적인 흥분도 올라갔다.

연구진에 따르면 여성들은 높은 음색의 남성을 덜 매력적이라고 느끼며, 중저음의 깊은 목소리에 끌린다. 목소리는 상대의 생물학적,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데 낮은 목소리는 남성성과 높은 생식능력과 사회적 지위와 연결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 연구결과는 2010년 4월 25일자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Daily Mail) 인터넷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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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5-03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저도 중저음인데...그래서 그럴까요?
제 목소리 좋다는 사람들 중 남자는 없고 여자만 있습니다.ㅜ
이 글을 읽으니 남자들은 제 목소리가 위압적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슨 노무 여자 목소리가 이래?3=3=33

마노아 2010-05-03 23:56   좋아요 0 | URL
아하핫, 중저음의 목소리는 확실히 위엄이 있어요.
반대로 남자들은 고음의 여자 목소리를 좋아할까요? 꼭 그런 것 같진 않은데 말이에요.

L.SHIN 2010-05-03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들은 매력으로 느끼는 반면, 남성들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자'에게 행동을 조심하게 되죠.
바로 '무게' 때문이라는.^^ '낮은 음성'은 대부분 차분하고 냉정한 상태에서 나오게 됩니다.
즉, 상대보다 이성적이라는 것은 무기가 되죠.(웃음)

아,참, 마노님의 목소리는 '이보다 더 다정할 수 없는' 이쁜 목소리에요. 나는 흉내도 못 낼..^^

마노아 2010-05-03 23:56   좋아요 0 | URL
무게감! 저도 중저음의 목소리를 좋아해요.
엘신님은 목소리가 낮고 허스키하죠. 그런 목소리를 또 좋아해요.^^
제 목소리는 좀 푼수끼가 있죠. 그렇지만 다정하다고 해줘서 고마워요. 헷^^

stella.K 2010-05-04 11:20   좋아요 0 | URL
헙. 엘신님이 허스키 하다구용?
미성일 것 같은데...
완전히 내 예상을 빚나갔군요.ㅋ

마노아 2010-05-04 22:19   좋아요 0 | URL
얼굴을 보면 미성 쪽이 더 먼저 연상되기는 합니다.^^

무스탕 2010-05-0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근무하던 동갑먹은 남자직원 하나가 목소리가 참 무거웠었어요;;
확실히 남자는 가는 목소리보단 굵은 목소리가, 고음 보다는 저음이 더 있어보이긴 해요 ^^

마노아 2010-05-03 23:57   좋아요 0 | URL
있어 보이는 목소리, 옳소~ 때로 너무 무거워서 목욕탕 목소리로 울리기도 하지만 아무튼 낮은 목소리가 참 좋아요.^^

같은하늘 2010-05-04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일요일 친구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던 신랑의 멋진 목소리가 갑자기 생각나는군요.^^

마노아 2010-05-04 22:18   좋아요 0 | URL
신랑이 직접 축가를 불러주는 건 결혼식 최고의 로망이에요! 아유 부러워라...(>_<)
 


어린이를 위한 위기탈출 119 [제 1085 호/2010-05-03]


어린이날이 되면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나 나들이 준비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이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는 일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우리 아이들이 흔히 겪을 수 있는 안전사고와 그 대비책을 마련했다.





#3. 2007년 3월 26일 ‘한숨’
가슴이 울렁거린다. 병실 창밖으로 무심히 던진 시선에 ‘1학년’ 명찰을 붙인 ‘병아리들’이 송곳처럼 꽂힌 탓이다. 이젠 익숙할 법도 한데 하굣길에 나선 아이들의 맑은 얼굴은 언제나 영철이 엄마를 힘들게 한다. “그 일만 아니었으면 우리 애도 학교에 있을 텐데….” 다리에 깁스를 하고 누운 영철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드리운다.

#2. 2007년 3월 19일 ‘부상’
“네? 뭐라고요? 어느 병원이에요?” 황급히 전화를 끊은 영철이 엄마가 짝도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정신없이 집을 나선다. 학교 다니는 재미에 한참 빠진 ‘즈믄둥이’ 영철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느닷없는 전갈이다. 병원으로 달려간 엄마의 눈에 들어온 건 부러진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는 영철이. 울기만 하는 영철이대신 사고 당시 주변에 있던 친구에게 다친 이유를 물었다. “영철이가 미끄럼틀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걷다가 바닥으로 떨어졌어요.”

#1. 2007년 2월 27일 ‘징조’
“높은 곳에 올라가지 말라고 했지!” 엄마의 호통에도 영철이의 ‘슈퍼맨 놀이’는 그칠 줄을 모른다. 여덟 살짜리 남자 아이 대부분이 그렇듯 영철이도 높은 곳에 올라가 뛰어내리는 게 일상사다. 영철이 엄마는 아이의 이런 놀이 방식에 불안감을 느끼지만 잔소리를 쏟아내는 것 말고는 딱히 무슨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게 시급하다고는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학교안전공제회가 2005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영철이는 초등학생에게 가장 흔히 일어나는 사고를 당했다. 2005년 서울시내 학교에서 일어난 전체 안전사고 4,617건 중 36.4%(1,681건)가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다. 상처 유형도 골절(40.3%)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열상(裂傷)(24.2%), 치아손상(21.0%), 염좌(7.9%), 뇌진탕(1.8%), 화상(1.4%)이 뒤를 따랐다.

영철이의 고통은 남의 일이 아니다. 학교에 다니는 이상 우리 아이도 언제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의 유형과 대처 방법을 아이에게 알려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초등학생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골절과 열상, 화상에 관해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차근차근 알아보자.

골절은 충돌이나 사고 등으로 몸에 큰 힘이 가해졌을 때 발생한다. 특히 아이는 가볍게 넘어지는 충격으로도 골절을 당한다. 계단, 책상, 철봉 등 학교 시설물과의 충돌, 친구와의 과격한 놀이 등 초등학생을 위협하는 요인은 많다. 쉴 새 없이 움직이기 마련인 초등학생은 항상 골절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예방이 중요하겠지만 일단 골절을 당하면 움직임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교육한다. 골절상을 입으면 누구나 극도로 흥분하고 이때 일어난 불필요한 움직임이 추가 상처를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골절은 부러진 뼈 주위의 근육과 인대, 피부에 상처를 입힌다. 부러진 뼈가 혈관을 상하게 하면 내출혈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으므로 ‘부상 후 절대 안정’을 반드시 가르친다. 또 아이들끼리 우왕좌왕하다 상처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리가 아프다고 우는 친구는 억지로 일으키지 않는다’처럼 기본 상식을 가르쳐야 한다.

교사는 아이가 골절상을 입으면 ‘부러진 부위를 움직이지 않도록 한 뒤 병원으로 이송’의 원칙을 지킨다. 부러진 부위를 고정할 부목으로 교실에서 널빤지, 지휘봉, 우산, 단단한 표지의 책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천이 없으면 속옷을 찢어 사용하면 된다. 상처가 심하면 직접 이송하지 말고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다행히 뼈는 부러지지 않았지만 관절이 삐었을 때 팁 하나! 삔 곳은 찜질로 치료하면 되는데 냉찜질이 먼저다. 냉찜질은 상처가 붓는 것을 막아준다. 얼음, 학교 매점에 파는 빙과류, 차가운 물 등으로 신속하게 삔 부위에 대고 30분 이상 냉찜질을 한다. 하루 정도 지나면 뜨거운 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를 감싸 온찜질을 한다. 온찜질은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어 빨리 회복되게 해준다.

초등학생들을 괴롭히는 두 번째 부상은 열상이다. ‘찢어진 상처’인 열상이 나면 우선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열상은 운동장과 같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입는 경우가 많으므로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들의 손은 세균 투성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일단 열상을 입으면 깨끗한 손으로 지혈을 한 뒤 비누와 물로 상처를 닦는다. 더러운 헝겊으로 상처를 동여매거나 세척하지 않은 손으로 상처를 누르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상처를 조금만 건드려도 심한 통증이 오거나 다친 부위가 부으면 즉시 의사 처방을 받아야 한다. 특히 부모들은 아이가 최근 5년간 파상풍 주사를 맞지 않았다면 반드시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발생 빈도는 높지 않지만 화상은 치명적 후유증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주의한다. 실험 시간에 사용하는 알코올램프, 식당, 학교 소각장 등에서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상처 부위가 감염될 수 있고 완치 뒤에도 피부 변형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고 신중한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화상을 입으면 상처 부위를 신속히 식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화상을 입은 즉시 흐르는 수돗물에 상처를 20분 이상 노출시킨다. 이런 대처로도 화상으로 인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화상 연고를 찾는 건 그 다음이다. 약품을 찾으려고 시간을 지연하면 상처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아이에게 가르친다.

참기름, 된장, 감자를 화상 부위에 발라야 한다는 속설은 특히 경계한다. 이 같은 민간요법은 상처를 감염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 결론적으로 화상에 대비하는 최고의 응급약은 차가운 물이라는 얘기다. 아이에게 상처를 완화하고, 감염을 방지하며,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수돗가로 달려가야 한다는 점을 정확히 가르친다.

화상에 관련한 팁 하나! 심한 화상을 입으면 무리하게 옷을 벗지 않는다. 옷을 벗다 피부 조직이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급식 도중 매우 뜨거운 음식물을 몸에 쏟으면 아이들은 당황해 옷을 급하게 벗는 경우가 많은데, 옷을 입은 채로 차가운 물을 흘려야 한다. 그 다음 신속히 병원으로 옮긴다.

초보 학부모들은 내 아이가 학생이 된다는 기쁨에 들뜬다. 그러면서도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다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아이 손을 잡고 학교를 둘러보자. 어디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가르치자. 그래야 아이가 자신을 지킬 수 있다.

글 : 이정호 과학칼럼니스트

※ 2007년 3월 9일자 과학향기 ‘어린이에게 유용한 응급처치 법’을 다시 서비스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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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값이 ‘껌값’된 사연을 알려주마 [제 1084 호/2010-05-03]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난 뒤 도쿄의 거리에는 미군이 씹다 버린 껌을 주우려는 아이들이 흔했다. 미군이 진주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질겅질겅 껌을 씹는 모습’은 미군의 상징처럼 여겨졌고, 사람들의 기억에도 새겨졌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껌이 공장제로 대량 생산되는 나라는 미국뿐이었다. 껌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된 것은 전쟁을 거치면서부터다. 그렇다면 껌은 미국의 발명품일까? 아니다. 먹어서 삼킬 의도 없이 오로지 ‘씹기‘만 하는 역사는 고대 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마야와 아즈텍 문명에서는 사포딜라 나무 수액을 끓여 만든 ‘치클’을 씹었고, 고대 그리스인들은 ‘마스티시’라는 유향수 나무의 수지를 씹었다. 치클과 마스티시는 지금의 껌과는 달리 아무런 맛과 향이 없었다. 그래도 어쨌든 이런 ‘씹는’ 전통은 산업화 이전까지 지속돼 왔다.

19세기 이후 많은 발명가들은 더 씹기 좋고 맛 좋은 껌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윌리엄 셈플, 토마스 아담스, 존 콜간 등 많은 발명가들의 아이디어가 껌에 덧붙여졌다. 오늘날과 같이 납작한 모양의 껌이 만들어진 것은 1890년이고, 풍선껌이 탄생한 것은 1928년이다.

껌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껌 베이스의 성분을 녹여 여과하고 당분, 향료, 색소 등의 첨가 성분도 녹인다. 이들을 잘 섞은 뒤 성형기를 통해 평평하거나 둥근 형태를 만들면 껌이 탄생한다. 1860년대에는 치클을 베이스로 한 껌이 상품화돼 인기를 모았다. 그러나 껌 베이스를 천연 치클로 하면, 이에 달라붙어 불편하고 재료를 구하기도 힘들다. 이 때문에 치클을 대체할 물질이 필요했다. 껌의 역사를 바꾼 혁신적인 물질은 바로 ‘비닐’이었다.

초산비닐수지를 이용한 껌은 일본에서 탄생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쟁에서 진 일본에서 껌은 요즘처럼 흔한 물건이 아니었다. 게다가 일본에는 당시 껌의 원료인 고무가 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야마모토 사요지는 고무를 대체할 물질을 고민했고, 전쟁 때 방탄탱크에 사용되던 비닐이 남아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이 비닐로 껌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이것이 오늘날까지 껌베이스의 원료로 쓰이는 초산비닐수지가 됐다. 덕분에 껌을 대량으로 쉽게 만들 수 있었고, 껌의 가격도 내려갔다. 결국 초산비닐수지가 껌값을 ‘껌값’으로 만들어 준 재료인 셈이다.

초산비닐수지는 무색 또는 담황색의 알맹이 혹은 유리 모양의 덩어리다. 물과 지방에는 녹지 않지만 에탄올, 초산에틸 등의 알코올류나 에스테르류에는 용해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초산비닐수지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식약청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산비닐수지는 석유 추출물이 아니라 아세틸렌과 초산을 융합해 만들어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초산비닐수지를 만들기 전 단계인 초산비닐은 피부에 자극을 유발하고,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혹시 초산비닐수지에 초산비닐이 잔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해성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껌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껌의 인기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입 냄새 제거, 졸음 방지, 긴장 완화, 집중력 강화, 치매 예방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껌을 찾는다. 금연, 다이어트 등을 위한 전문적인 껌 제품도 지속적으로 출시된다. 껌을 씹으면 포만감이 생겨 음식을 먹고 싶다거나 담배를 피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껌을 씹는 것 자체가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무리하게 껌을 씹을 경우 ‘턱관절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2006년 조사 연구한 바에 의하면 성인, 청소년 턱관절 환자 중 50% 이상이 껌 씹는 습관을 갖고 있었다. 특히 한쪽 이로만 씹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턱관절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았다.

다이어트를 위해 무설탕껌만 찾는 것도 해결책이 아니다. 무설탕껌에는 흔히 ‘소르비톨’이 첨가되는데 소르비톨은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설사를 유발하는 성질이 있다. 하루에 껌을 15~20개씩 매일 복용한 이들은 만성 설사와 복통, 체중 감소 등을 겪을 수 있다.

반대로 껌을 씹으면 건강에 좋은 경우도 있다.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다면 식후 30분 정도 껌을 씹는 것이 속쓰림 완화에 도움이 된다. 미국의 치아연구저널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위와 식도 역류 증상을 가진 사람이 식후 30분간 껌을 씹으면 식도의 산성도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속 쓰린 증상도 3시간 정도 나타나지 않는다.

장 수술 환자들의 회복 속도를 앞당기는 역할도 한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마이클 해리스 박사에 따르면, 대장 절제수술 환자가 수술 후 껌을 씹으면 가스 배출과 장 운동이 빨라져 입원 기간이 단축된다. 껌을 씹으면 음식을 먹을 때처럼 신경이 자극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껌을 씹는 것은 ‘먹는다’는 것과 가까운 행동이다. 먹는 동안은 졸리지 않고, 먹는 동안은 복잡한 고민이나 불안한 생각도 사라진다. 껌을 씹는 동안 우리는 먹는 시간에 누리는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도록 뇌를 속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전쟁 중이나 사회 혼란기에는 껌 소비량이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미국의 껌 소비량은 평소보다 2배 늘었고, 군인 1명이 1년에 3,000개의 껌을 씹었다. 이런 수치들을 보면 되도록이면 껌 소비량이 늘지 않는 것이 평화로운 세상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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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생일 맞은 보현산 천문대의 망원경 [제 1083 호/2010-05-03]


우리 민족은 중국과 함께 2000년 이상 천문현상을 연구하고 기록해 온 ‘천문 왕국’이다. 711개에 달하는 수많은 오로라를 관측한 기록을 갖고 있으며, 갈릴레이 갈릴레오보다 1000여년이나 앞서 태양 흑점을 관찰한 기록을 가졌다. 그만큼 우리 선조는 수천 년 전부터 하늘을 신성시하며 하늘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천문현상에 많은 관심을 갖고 기록해왔다. 심지어 고인돌에도 별자리를 새길 정도로 천문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착을 보였다.

이러한 천문에 대한 우리 국민의 관심은 만원짜리 신권 지폐 뒷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나라 천문학의 역사와 현재를 보여주는 천문관측기구가 만원 지폐의 배경으로 사용된 것. 만원 지폐를 자세히 보면 조선시대에 제작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국보 22호)를 배경으로 조선시대의 천체관측기구인 혼천의(국보 230호)가 위치하고 있으며, 그 바로 옆에는 보현산천문대에 설치된 직경 1.8m의 광학망원경이 자리잡고 있다. 만원짜리 지폐 한 장에 우리나라 천문과학의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셈이다.

2010년 5월 3일은 1994년 경북 영천군 보현산 천문대에 우리나라 최대의 광학망원경(직경 1.8m)이 설치된 지 16년이 되는 날이다. 보현산 천문대가 위치하고 있는 곳은 경북 영천군 화북면 정각1리. 이른바 ‘별빛마을’로 불린다. 별빛마을은 보현산 천문대가 들어선 다음부터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별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천혜의 지역인 것이다.

별자리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주변이 깜깜하면서 맑은 날씨가 계속돼야 하는데, 보현산 천문대는 이러한 기상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 인공 불빛이 대기에 의해 산란돼 배경 하늘이 밝아지는 현상인 광해도 없다. 주변에 대도시가 없고 인근 마을(정각마을)의 주민 수도 고작 62세대 129명에 그쳐 마을에서 나오는 불빛도 최소화할 수 있는 것. 천문을 관측하는데 있어 ‘선택받은 곳’임에 틀림없다.

해발 1124m에 위치한 보현산 천문대의 보물(寶物)은 당연히 직경 1.8m의 광학망원경. 이 망원경은 영천시에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식별할 정도의 고해상도를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천체관측장비다. 이 망원경은 단기간 내 우리나라 천문우주과학의 위상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비록 1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다소 남루한 모습을 띠게 됐고, 천문 선진국에 비해 규모나 성능 면에서 뒤떨어져 있지만 말이다.

특히 이 망원경을 이용해 국내 연구진이 발견한 소행성은 11개에 달하며, 이를 토대로 광학천문연구분야의 관련 논문 다수가 SCI급 국제저널에 게재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보현산 천문대에서 관측된 첫 영상은 1994년 7월에 있었던 슈메이커-레비 혜성의 목성 충돌장면. 전 세계의 망원경이 이 희귀한 장면을 찍기 위해 모두 목성으로 향했고 보현산 천문대도 충돌장면을 성공적으로 담아내는 큰 성과를 올렸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광학망원경의 렌즈의 반사율을 높이기 위해 1998년 진공증착기를 개발해 자체적으로 매년 7월 안정적으로 망원경의 주경과 부경을 재증착하고 있다. 1999년에는 전하결합소자(CCD) 카메라를 개발해 곧바로 측광 연구를 위한 주 관측장비로 활용하는 등 1.8m 망원경의 성능개선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2003년에는 자체적으로 에셀 고분산분광기(BOES)를 개발해 현재 전체 관측시간의 70% 이상을 분광관측에 사용하고 있다. BOES는 효율과 정밀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2000년 11월에는 천체사진 관측자료를 분석하면서 여러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해 그 중 8개의 소행성에 대해 우리나라의 선현들의 이름을 명명했다.

그러나 보다 어둡고 먼 곳에 위치하고 있는 천체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1.8m 광학망원경으로는 역부족이다. 천문우주 선진국들이 대형망원경 제작을 통해 천체를 관측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멀리 있는 천체를 관측하기엔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광학망원경은 많은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우리나라가 선택한 것이 바로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직경 25m급 초대형 광학망원경을 제작하기 위해 국제 공동연구로 추진되는 것으로,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7억4000만 달러를 들여 칠레 안데스 산맥에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MT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되는 25m급 초대형 광학망원경은 보현산 천문대가 보유한 1.8m급 광학망원경과 비교해 약 200배의 높은 성능을 갖춘 대형 천체관측용 광학망원경이다. 이 망원경의 성능은 달에 켜진 촛불 하나를 볼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집광력과 400km 밖에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식별할 수 있는 초고분해능을 자랑한다. 또 대기권 밖 우주에 있는 직경 2.4m 허블망원경에 비해 해상도가 10배 이상 뛰어나 어두운 천체를 관측하는데도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월부터 GMT 프로젝트에 공식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는 망원경의 부경(2차 반사거울)과 적외선 분광기 등 GMT 관측기기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GMT 프로젝트에 전체 예산의 10%를 분담금으로 내는 조건으로, GMT 망원경이 완공될 경우 1년 중 30일간 관측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처럼 GMT 프로젝트는 우주가 태어난 지 10억년도 되기 전에 일어난 은하의 생성 및 최초의 별 탄생을 관측할 수 있게 돼 세계 천문연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GMT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나노 정밀도 광학 가공능력과 초정밀 미세광 적외선 측정기 개발능력 등을 확보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이는 곧 천문우주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천문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과 관심은 지금도 아니 먼 미래에도 계속 이어질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글 : 이준기 디지털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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