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이집트 다녀오면서 장염 따따블이 걸려서 며칠 버티다가 병원에 갔다.  

주사도 맞고 약도 처방받았는데 당시 의사샘이 빈혈 검사한지 오래 됐으니 조만간 나와서 피뽑으라고 하셨다. 알았다고 말해놓고 바쁘단 핑계로 내내 잊고 살았는데 최근에 좀 많이 어지러웠다. 오늘이 모처럼 놀토니까 아침 먹기 전에 피검사를 해야지.... 해놓고 까먹어 버렸다..;;;; 

오후에 조카 데리고 찜질방을 갔는데 평소보다 많이 어지러웠다. 원래 목욕탕이란 곳이 좀 더 어지러운 장소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안 좋았나 보다. 찜질방에서 먹은 맛없는 떡볶이는 무척 매웠고, 물냉면은 먹을만 했지만 속에서 별로였나보다. 

집으로 오는 길에 초밥집에 들러서 우리 식구들 저녁을 먹으려는데 배가 살살 아파온다. 아까 먹은 것도 소화가 안 됐고 나 원래 초밥 안 먹는 인간인지라 캘리포니아 롤 한 개 집어먹고는 먼저 일어섰다. 버스 환승이 될 것 같아서리. 

근데 또 배가 살살. 가까운 CGV 건물로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상태가 심각한 거다. 이거 신호가 왔구나. 이러다가 정신줄 놓겠다... 했는데 정말 놓아버렸다.  

아, 머리가 차갑게 식어가는 느낌과, 웅성거리는 소리와 "괜찮으세요?"라는 어느 남정네의 목소리에 눈 번쩍! 

아 꽃 팔려. 또 넘어갔어.  

때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잽싸게 타버렸다. 밖에서는 계속 괜찮으냐는 질문과 어지러운가봐... 이런 속삭임이 마구 꽂힌다.  

화장실 가서 보니 눈 옆에 상처가 나서 피가 맺혀 있고 광대뼈가 퉁퉁 부어서 시커멓게 멍이 들어 있다. 대충 얼굴 씻고서 다시 초밥 집으로 가니 식구들 황당! 

식사 마치신 엄마와 함께 먼저 일어났다. 인근 약국에 갔더니 약국만 문 닫고 화장품 코너만 성행.  

에잇, 집 근처로 가자! 해서 버스를 탔다. 다리가 후들후들. 기운도 없는데 빈자리도 없네. 아씨...;;;; 

세정거장 쯤 가니까 빈자리가 생겼다. 나이스! 

집근처 약국은 다행히 문을 열었다. 가서 물어보니 눈 근처라서 뭘 바르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하긴, 내가 3년 전에도 앞으로 넘어지면서 안경 깨지는 바람에 눈밑이 찢어졌을 때도 약국에서 응급실 가라고 권했었다. 이번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집에 와서 메디덤 붙이고 얼음 찜질을 내내 했다. 좀 가라앉긴 했는데 여전히 눈탱이 밤탱이. 설마 내일 모레까지는 가라앉겠지?  

누가 보면 어디서 얻어터진 줄 알거다. 욱신욱신. 열라 아프다. 드라마에서 자주 묘사되곤 하는 매맞는 와이프가 눈탱이 밤탱이 된 설정은 정신은 물론이요, 육체적으로도 엄청 아픈 거구나 새삼 깨닫고 말았다. 쿨럭...;;;; 

약사 쌤이 대뜸 빈혈 있냐고 물었는데 아차 싶었다. 약 먹으랄 때 진작 먹을 걸, 몇 달을 버틴 건지...... 

내일은 병원 문 안 여는데 석가탄신일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지...  

후다닥 피 좀 뽑고 약을 먹어야겠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한 마디, 건강이 쵝오!! 

그나마 눈 수술해서 안경 안 쓰고 있었던 게 천만 다행. 아, 아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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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5-08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야~~
다른건 몰라도 이런 증상이면 꼭 가야죠!
빈혈은 아니지만 저도 가끔 요래 쓰러집니다.
다행히도 집에서 그랬지만...
원인은, 한 번 더 쓰러지면 알아볼라 했더만...아직~ㅋㅋ

아~근데 대땅 걱정됩니다.ㅠㅠ

마노아 2010-05-08 22:57   좋아요 0 | URL
병원에서 물어보니 딱히 방법이 없다고 그냥 철분약 먹으란 얘기만 들었어요...;;;;
저는 지금껏 학교와 집과 길거리와 목욕탕과 건물 내부 등등 다양한 곳에서 꽈당 했어요.
아, 꽃팔린 나날들이 스쳐 지나가요...ㅜ.ㅜ

다락방 2010-05-08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노아님!
어떡해요. 아 정말 어떡해요. 그렇게 쓰러지고 그래서 어떡해요. 월요일에 병원 꼭 가봐요, 마노아님. 그리고 잘 먹고 운동도 좀 하고 지내고 말이죠. 꼭 가봐요 꼭!
건강해야 해요, 마노아님. 건강해야죠!! ㅠㅠ

마노아 2010-05-08 22:59   좋아요 0 | URL
피검사 하려면 공복 상태로 가야 하는데 월요일에 송별회가 하나 있고 화요일에도 약속이 잡혀 있어요.
내일 문 여는 병원이 있으면 내일 다녀올까 해요. 하루라도 빨리 약 먹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아우, 정말 우리 건강해야 해요.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_<)

건조기후 2010-05-09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도 술집에서 나오다가 입구에서 쓰러졌대요. 얘도 빈혈이 좀 있거든요. 다행히 완전히 정신을 잃진 않고 조금 혼미할 정도였다는데.. 술 별로 안 먹었는데 다들 술 취해서 그러는 줄 알고 작작 먹으라고 구박만 당했대요-_- 내 참 웃어야할지.

굴이랑 유제품이 빈혈에 좋대요. 그리고 커피나 녹차같은 카페인은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니까 줄이거나 끊으셔야-_- 돼요. 아무리 약 먹어도 음식 잘 못 먹으면 소용없잖아요.. 잘 챙겨드시고 건강하세요 마노아님. ^^

마노아 2010-05-09 10:11   좋아요 0 | URL
제가 술이라도 마셨다면 오해받기 딱 좋을 상황이었어요. 술 취해서 바닥에서 잠든 기분이었거든요...;;;;
유제품을 좋아하는 편인데 아예 배달시켜 먹어야 하나 좀 생각해봐야겠어요.
전에는 식후 한 시간 지나야 커피마셨는데 근래에는 무시했거든요.
반성하고 다시 식후 한 시간을 지켜야겠어요. 건조기후님 감사해요.^^

웽스북스 2010-05-09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제가 얼마전에 어떤 글을 읽으면서 (마노아님이 무지 바쁘게 뛰어다닌 글이었어) 덧글을 남기려다가 제 처지에 (간염이나 걸린 ;;;) 덧글 달기가 무안해서 그만뒀던 기억이 있는데, 실은 그 때 확실하게 달았는지 안달았는지 기억이 잘 안나긴 하지만, 암튼요.

마노아님도 너무 몸 안챙기고 바쁘게 사시는 것 같아요. 아파보니까, 안아픈게 장땡이더라고요. 다 필요없어. 정말이지. 꼭 병원에 가요.

그나저나, 빈혈이라니, 어쩐지 공주님같은 병명에 저는 괜히 부러워요. (간염, 이 초 아저씨 같은 병명 같으니...)

마노아 2010-05-09 10:12   좋아요 0 | URL
제 글 말고 웬디님 글에 단 댓글에 그렇게 댓글 달아 주었어요.^^
이번 달은 건강검진 통보서도 나왔는데 그것도 날짜 살펴서 받고 와야겠어요.
제가 받는 내역은 어차피 피검사로 나오는 것들인데, 직장인 대상으로 나오는 항목은 기본 검사라서 제게 필요한 피검사 내용이 다 안 나오거든요. 그래서 어차피 병원을 가야하긴 하겠지만요.
빈혈도 좀 자그마한 체구의 여성에게나 공주님처럼 들린답니다.
저같은 체격이 널부러져 있으면 흉해요....;;;;

순오기 2010-05-09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빈혈이 그렇게 무서운거군요. 철분제는 의사 처방 없이 먹어도 되는 거 아닌가요?
빨리 철분제 먹어주면 좀 나은거 아닐지...

마노아 2010-05-09 10:13   좋아요 0 | URL
처방 없이도 가능한데 보험 적용이 안 되구요.
저같은 경우는 콜레스테롤과 갑상성 수치도 필요해요.
이게 가족력인데 최근에 우리 식구들이 다 비상 걸려서 약 지어 먹었거든요.
그래서 일단 내원이 필요해 보여요. 꼬박꼬박 약 챙겨먹어야지 안 되겠어요ㅜ.ㅜ

후애(厚愛) 2010-05-0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원 꼭! 다녀오세요!!
정말 건강이 우선입니다. 꼭! 건강챙기셔야 해요!!

마노아 2010-05-09 19:05   좋아요 0 | URL
네, 꼭 다녀올게요. 누구보다 건강의 중요성을 잘 알고 계신 후애님!
저도 건강 꼭 챙길게요.(>_<)

같은하늘 2010-05-11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사건이 있었던거군요.
약 꼭 챙겨 드시고 건강이 최고인거 아시죠?
정말 눈을 안다친게 다행이예요.

마노아 2010-05-11 08:04   좋아요 0 | URL
부딪히면서 눈에 실핏줄이 터졌어요.
그래도 심하진 않아요. 요철이라도 바닥에 있었음 어쩔뻔 했어요.
이만하길 다행이지요. 진짜 건강 조심하려고 해요.(>_<)
 

책 영양분을 많이 먹고 자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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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0-05-06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름의 전람회만 안읽어본책, 궁금한데요,,

마노아 2010-05-06 11:36   좋아요 0 | URL
역시 거의 다 석권하셨군요.^^
구름의 전람회는 그림이 아주 따뜻해요. 하늘 바라보고 싶게 만들지요.^^

꿈꾸는섬 2010-05-06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에 <장갑>과 <네가 태어난 날...> 두권이 있군요.

마노아 2010-05-06 11:37   좋아요 0 | URL
예전에 만든 리스트가 오류 나서 어제 리스트와 합쳤어요.
조카들이 집에 가서도 열심히 읽는지 모르겠어요.^^;;

비로그인 2010-05-07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들은 좋겠다아^^

마노아 2010-05-07 15:59   좋아요 0 | URL
저도 조카가 되고 싶어요오^^ㅎㅎㅎ

후애(厚愛) 2010-05-08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들이 넘넘 부러워요~ ㅎㅎㅎ
좋겠당~ 조카들은..^^

주말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0^

마노아 2010-05-08 10:13   좋아요 0 | URL
헤헷, 후애님의 조카들도 마찬가지인걸요.^^
후애님도 주말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셔용~

같은하늘 2010-05-1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아이들과 조카들의 나이가 같아서 마노아님이 이런 리스트 올리면 마음이 혹해진다니까요. 다행인건 우리집에 여자아이가 없다는 거네요.ㅎㅎ

마노아 2010-05-11 08:05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아쉬우면서도 다행인 거네요. 여자 아이들이 없다는 게요. ^^ㅎㅎㅎ
 

우리 과는 다섯 명이지만, 한 분은 약속이 있다고 빠졌고, 한 분은 시험이 안 끝나서 대기하시느라 남고 셋이서 출발했다. 운전하신 샘이 모처럼 네비를 켜고서 의욕적으로 출발했는데 서로 수다 떨다가 길을 놓쳐서 몇 바퀴를 돌다가 양주 회암사지에 도착.  

회암사가 아니라 회암사'지'인 것에서 드러나듯 지금은 사찰이 남아있지 않고 그 흔적만 남아 있다. 그나마도 발굴이 예산 문제로 중단되어서 마무리가 되어 있지 않다. 약 2년 정도는 더 정리를 해야 한다지만 언제 다시 발굴이 진행될지는 미지수. 

백과사전의 짤막한 소개는 이렇다.  

고려 말∼조선 초에 경기도 양주시 회암동 천보산(天寶山)에 있던 사찰터. 

진짜 간략하게 옮겼다. ㅎㅎㅎ 

>> 접힌 부분 펼치기 >>

그 옛날 만복사지에서 감동받고 돌아왔던 것처럼 회암사지도 흔적 없이 터만 남았는데도 참 좋았다. 해설사님의 해설이 곁들여져서 더 좋았고.

1시간 여 동안 설명을 들었는데 아무 것도 대접할 게 없어서 민망하고 죄송했다. 미리 음료수라도 준비했으면 좋았을 것을. 사실 해설사님이 계실 줄도 몰랐지만...^^;;; 

돌아오는 길, 아직도 점심을 해결하지 못한 우리는 맛있다고 소개받은 송추 가마골을 네비로 찍고 달렸건만, 이 녀석이 근처일 것 같은데 자꾸 한 시간 남았다고 잘못된 길을 알려주는 게 아닌가. 헤매다가 도저히 배고파서 안 되겠기에 가까운 국수집에서 비빔국수 잔치국수 물만두를 시켜 먹었다. 배불리 먹고 나와 보니 바로 길건너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송추 가마골...;;;;;; 

쿨럭, 인생은 그런 게지... 

날씨는 봄이 아니라 완전히 초여름. 후덥지근해서 어제에 이어 또 다시 땀을 무지무지 많이 흘렸다. 배드민턴으로 뭉친 근육이 등산으로 좀 풀어졌으면 했는데 여전히 아프다고 아우성. 운동부족인 게지... 

기말 시험 때는 빠지는 인원 없이 다 같이 뭉치자고 다짐하며 헤어졌다. 덕분에 좋은 구경 하고 와서 감사한 일. 면허도 없는 나는 자가 운전에 대한 로망도 미련도 없었는데 오늘 보니 혼자 훌쩍 떠나서 여행도 하고 답사도 다녀오고 그러면 무척 좋겠다는 생각이 부쩍 들었다. (최신)네비는 당근 필수. -_-;;; 그러나 그때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름.  

참, 사진이 대체로 어두운데 날씨도 흐렸지만 설정을 잘못 건드려놔서 플래시가 내내 안 터졌다. 바부팅이....;;;;; 

집에 와서 회암사지로 검색해 보니 이 책이 눈에 들어온다. 

조선 불교의 이중적인 성격을 보여 주는 회암사지 라고 적혀 있다.  

개인적으로 이희근 씨 책들이 대체로 재미가 없었기 때문에...;;;; 

저 챕터만 서점가서 보거나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ㅎㅎㅎ 

도서관에 있는 책인지 검색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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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05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만 봐도 굉장한 규모였을거 같네요.
돌 '큼'이 아니고 돌틈에 핀 꽃은 제비꽃 맞아요.^^
웬일로 손바닥에 주름이 그렇게 많아요?

마노아 2010-05-05 13:06   좋아요 0 | URL
새벽에 졸면서 쓰다가 확인도 않고 올렸더니 오타가 있네요.
아핫, 근데 제비꽃 맞군요. 호호홋!
제가 손바닥 주름이 많아서 누가 고생을 많이 한다고 그랬어요.ㅜ.ㅜ
고생을 많이 해서 주름이 많은 건지, 단순히 피부가 건조해서 그런 건지..^^;;

Kitty 2010-05-05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마노아님 손바닥 저랑 똑같아요!!!!!!!!!!
저도 잔주름이 저렇게 많아요. 그래서 걱정거리가 많을거라고 그러더라고요.
돌아다니면서 저처럼 잔주름 많은 사람 한 번도 못봤어요. 넘 반가와요(?)!! 덥썩!!!

마노아 2010-05-05 23:43   좋아요 0 | URL
으하핫, 이런 걸로 반가워하는 우리라니... 주르륵...ㅜ.ㅜ
우야동동, 우리 잔주름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 보아요!!

꿈꾸는섬 2010-05-06 0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암사지, 정말 어머어마한 규모의 절이었군요. 부도랑 비랑 모두 인상적이었어요. 자물쇠 모양의 드나드는 문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사찰기행은 늘 재미있어요,ㅎㅎ

마노아 2010-05-06 11:37   좋아요 0 | URL
자주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실천이 되면 정말 좋겠어요. 하하핫^^ㅎㅎㅎ
 

고사계가 아닐 때는 시험 기간이 제일 좋았다. 일찍 끝나고 시간 여유도 많고, 가끔 늦게 일어날 수도 있고, 이래저래 해피만땅이었지만, 지금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날마다 짙어지는 다크써클을 밟아가며 끝내 시험기간을 마쳤다. 하루도 안 빠지고 식겁할 일이 생겨서 화드득 놀라기 일쑤였지만, 보안을 위해서 일단 비밀! 

월요일은 동호회 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 배드민턴부가 친선 경기를 가졌다. 응원하러 갔다가 언제 잡아봤는지 기억도 안 날 라켓을 잡았다가 삘 받았다. 경기 규칙은 하나도 모르겠고, 아무튼 간에 넘어오는 공을 받아내느라 무지 바빴는데, 4게임 해서 4게임 모두 졌다는 것만 알겠다.ㅜ.ㅜ 열심히 했는데 우리 팀 졌다길래 그런 줄 알아차림. 흑흑...;;;; 

아무튼, 오랜만에 땀으로 푹 절을 만큼 운동을 했더니 온 몸의 근육이 아프다고 아우성.  

교무실로 돌아와서 땀을 식히며, 밀린 일을 하다가 6시 조금 넘어서 퇴근했다. 그 사이 시험 답안지 한 통이 사라졌다는 소식에 경기 일으킬 뻔 했지만 담당 샘의 착오로 십년 감수...-_-;;; 

저녁으로 김치찌개 두루치기를 또 먹고 경희궁으로 이동했다. 이날만 만원에 팔았던 뮤지컬 대장금을 보기 위해서. 

나의 고사계 파트너이기도 했던 남쌤과 아리수를 한 병씩 받아들고 입장. 수돗물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맛 없더라...;;;; 

날씨가 워낙 더웠고, 우린 땀을 잔뜩 흘려서 이래저래 더웠고, 옷도 두툼하게 가져왔고 무릎 담요까지 있었기 때문에 완전무장이라고 생각했건만, 정말 무섭게 추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피.곤.했.다. 둘 다 배드민턴으로 이미 녹초가 되어 있는 상태. 게다가 공연은 재미가 없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대장금 내용이다보니 신선하지가 않은데 음악도 별로 특색이 없다. 장금이 역을 리사가 맡았다는 것 외에는 아는 정보도 없었다. 결국 우린 추위를 이기지 못해서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 잠들었다. 

원래 무리해서 운동하고 나면 자고 일어났을 때 더 아프기 마련. 그리하여 우리는 공연이 끝났을 때 근육통을 땡겨서 앓았다. 아흐 동동다리. 온 몸에서 삐거걱 소리가 나는데 집에 어떻게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고궁에서 보는 뮤지컬은 무척 분위기가 있어서 좋았는데, 저 강렬한 조명으로 전각들이 무사할지 우려가 되었다. 분위기 좋은 건 좋은 거고 문화유산은 어쩌라고. 아무리 별로 건질 게 없는 경희궁이라지만...;;;;;  

민정호 역을 맡은 배우가 엄청 키가 컸는데 대체 누군지 모르겠다. 멀어서 얼굴도 잘 안 보였는데 멀끔하게 생긴 것 같았고, 다만 노래는 좀 별로...;;;; 

전반적으로 등장하는 남배우들이 모두 키가 컸다. 일부러 모델만 데려다 놓은 것처럼.  

내가 보고 싶었던 뮤지컬은 몬테크리스토였는데, 5월 오픈인 줄 알았더니 이미 4월에 오픈했다. 이럴 수가! 6월까지 하니까 차차 표를 구해보기로 하고... 

월요일엔 배드민턴으로 몸이 혹사 당했는데, 화요일은 과별 모임으로 우리 과는 회암사지 답사가 결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3교시가 우리과 시험인지라 고사계인 내가 겸사겸사 혼자 남기로 했는데, 같은 1학년 과목 선생님이 이미 다녀오셨다고 대신 남는다고 하셔서 1교시 시험 마치고 2교시 시험 시작하는 것까지 보고서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아아, 그런데 아침에 도착해 보니 시험지 관련 서류가 들어있는 사물함 열쇠가 없는 게 아닌가. 집에 다시 갔다 왔지만 찾지 못했다. 반장님으로부터 마스터 키를 받아서 열기는 했는데 아침부터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또 다시 녹초가 되어버린 저질 체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회암사지로 출발했다. 다크써클을 또 다시 질질 끌면서... 회암사지는 사진이 많으니 따로 페이퍼를 작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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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05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공사다망, 좌충우돌, 다크서클~~ 사자성어로 말하기 놀이~^^

마노아 2010-05-05 13:03   좋아요 0 | URL
관절비명 근육통증 동동다리에요~ ^^ㅎㅎㅎ

다락방 2010-05-05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서로 부둥켜 안은채 잠이 든 남쌤에 대해 호기심이 발동하는군요! 저도 일전에 늦게까지 야근하고 다음날 주말에도 출근하고 일한뒤에 영화보러 갔다가 아예 자 버렸던 일이 생각나네요. ㅎㅎ 피곤한데 굳이 그렇게까지 볼 필요는 없었는데, 대체 왜 그랬던건지.

다크써클은 약도 없어요, 마노아님. 좋다는 연어랑 브로콜리를 아무리 먹어봐도 흑 ㅜㅡ
우리는 다크써클 친구해요.

마노아 2010-05-05 13:04   좋아요 0 | URL
아아, 그 남쌤이 男쌤이었다면 썸씽이 됐을 텐데 말이죠. ㅎㅎㅎ
오늘은 CGV포인트 두 배 주는 날인데 표도 없고 몸도 곤해서 패쓰하기로 방금 결심했어요.^^;;;
아, 우리는 다크써클 친구까지 먹고, 어쩜 좋아요.^^

BRINY 2010-05-06 15:59   좋아요 0 | URL
엥? 그랬군요? 실망. 우리학교도 서술형 주관식 채점때문에 국어과는 교사들이 서로 언성 높이고 난리났어요.

마노아 2010-05-06 19:19   좋아요 0 | URL
국어과는 선생도 많고 문제지도 많고, 출제서부터 채점까지 소음이 끊이질 않아요.^^;;;;

L.SHIN 2010-05-05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는 내가 왜...갑자기 피곤해지지...^^;
다클서클에 그저 잠 많이 자고 과일이나 수분 섭취 많이 하고, 적당한 산책이면.

마노아 2010-05-05 13:05   좋아요 0 | URL
오늘은 잠을 많이 자서 너무 좋았어요.
과일 많이 먹어야겠어요. 이따가 조금 선선해지면 산책 한 판~!!

세실 2010-05-05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남쌤이 男샘이 아니었군요. 아쉬워라~~~
다크써클은 보림이도 있어요. 피곤하면 짙어지니 원...친구들은 그게 매력이라 한다지만 전 신경쓰이네요. 헤~~
배드민턴이 많이 격렬하죠. 오랜만에 저도 라켓좀 잡아 볼까요. 한때 동호회 활동도 했답니다. 폼만 좋아요.

다락방 2010-05-05 18:50   좋아요 0 | URL
아 그러게요. 남쌤이 男쌤이 아니었던건가요? ㅠㅠ 안타까워라 ㅠㅠ

마노아 2010-05-05 23:44   좋아요 0 | URL
앗, 그 남쌤이라고 생각들 하신 거였군요!
오늘은 가볍게 북한산 약수터까지 산책하고 왔어요. 고작 30분 거리니까 왕복 한 시간 정도였는데도 다리가 아팠어요ㅠ.ㅠ 자주자주 가야겠습니다.
오, 폼이 좋다니 멋져요! 이번에 대회 열면서 배드민턴이 페로몬을 발산시킨다는 걸 새롭게 알았어요.ㅋㅋㅋ

다락방님, 안타까워요.ㅠ.ㅠ

꿈꾸는섬 2010-05-06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뮤지컬 대장금이 생각보다 별로군요.
저도 남쌤이 男쌤인줄 알았는데...아니었군요. 담엔 정말 男쌤이랑 데이트하셨으면 좋겠는걸요.

마노아 2010-05-06 11:38   좋아요 0 | URL
우리가 졸지 않고 제대로 봤다면 다른 감상이 나왔을 지도 몰라요.
일단 우리는 뮤지컬 볼 체력이 아니었어요...(>_<)

blanca 2010-05-07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장금은 재미없을 것 같았어요. 왠지. 남샘 ㅋㅋㅋ 저는 깜딱 놀랐잖아요. 다크써클은 아마 저를 이기지 못할 겁니다.--;; 저 위에 페이퍼도 잘 보았습니다. 마노아님, 제꿈이 뭔지 아세요? 창덕궁 자유관람이랍니다. 입장료가 무척 비싼데 목요일만 열어준다면서요. 꼭 하반기에는 하루를 내고 공부도 좀 하고 해서 가보려고 합니다. 마노아님은 왠지 저의 마음을 이해해 주실 것 같아서요^^

마노아 2010-05-07 00:21   좋아요 0 | URL
남샘을 다들 그렇게 이해할 줄 몰랐어요. 으레 南샘이라고 알아들을 줄 알았죠. ㅎㅎㅎ
작년에 창덕궁 자유관람을 다녀왔어요. 앙, 너무 좋았어요. 가체도 얹어서 사진 찍었어요.
가만 후기가 있는데...
http://blog.aladdin.co.kr/manoa/3123294
작년 가을이었어요. 울 부장님이 어찌어찌해서 무료로 들어갔답니다. 과정은 몰라요.^^;;;
공부를 하고 갔음 더 좋았을 텐데 그냥 칠렐레 다녀왔어요.
블랑카님의 창덕궁 관람기를 고대할게요.^^

sweetrain 2010-05-07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크서클이 심해요. 풀 메이크업을 해도 다크서클은 절대 숨겨지지 않지요.
연어 한마리를 통째로 잡아먹어야 하려나봐요.;;

마노아 2010-05-07 23:25   좋아요 0 | URL
풀메이크업을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하면 좀 감춰질까요.
오늘은 피곤이 극에 달해서 무조건 쉬어야겠단 마음만 간절해요.
모처럼의 놀토는 늦잠과 함께....ㅜ.ㅜ

같은하늘 2010-05-11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는 저도 피곤해요. 자야하는데 뭐하는건지...
그나저나 저도 남쌤이 男쌤인줄 알았다는...ㅎㅎ

마노아 2010-05-11 08:05   좋아요 0 | URL
두고두고 아쉬운 남쌤의 전설... ㅋㅋㅋ
 
상상 이상 내인생의책 그림책 3
이슈트반 바녀이 지음 / 내인생의책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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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책이다.
글씨 없이 그림만으로 진행되는데 거기에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깜찍한 재미를 선사했다.

하나의 그림에서 다음 그림으로의 이어지는 전환.
여기엔 꼭 연결고리가 있다.

바로 이런 식으로.

그림에서 비행기를 접고, 그 비행기가 출발하는 방안에는 꼬마가 한 명 있다.

이번에는 비행기가 날아가고 있는 것을 정면에서 잡은 화면으로 바뀐다.
이어서 진짜 비행기가 보이고,
비행기의 창문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빨간 모자의 소년이 보인다.
중요 포인트, 다음 장면의 주인공이 될 녀석은 매번 이렇게 빨강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번엔 창을 내다보는 꼬마를 뒤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동한다.
창가에 앉은 여자의 손에 든 잡지의 표지를 보라.
바로 옆 쪽에서는 그 섬의 소녀가 보이고,
소녀는 창밖을 내다보는 소년이 탄 비행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을 잘못 찍어서 그림이 잘렸는데 소녀의 옆에서 로켓을 발사하려는 녀석이 있다.

이때 쏘아진 로켓이 반대편 섬으로 도착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부랴부랴 도망치는 강아지 한 마리가 보인다.
이 강아지는 어디로 갔을까?

바로 여기! 나무 뒤에 숨어 있다.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대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마치 유주얼 서스펙트의 마지막 장면 같은 느낌으로~

표지 앞장이다.
검은 장막 너머로 고개를 들이미는 남자 하나.

그리고 표지 뒷장에는 그 남자가 장막 너머로 고개를 들이민 모습인데,
작품 속에서 줄곧 등장한 점박이 강아지랑 씨름하는 장면이 보인다.

겉껍데기의 안쪽을 보시라.
여기도 일부러 글자를 반전시킨 프린트가 내용과 연결되어 새겨져 있다.
정말로 '상상이상'이지 않던가.
이렇게 글씨 한 줄 없이도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하는 그림책들은 무척 매력적이다.
데이비드 위스너의 이야기가 더 풍성하다고 여기지만 이 책의 위트있는 전개도 무척 흥미롭다.
조카를 위한 어린이 날 선물로 골라놨는데 내가 갖고 싶은 탐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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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05 0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정말 상상이상이군요!

마노아 2010-05-05 13:02   좋아요 0 | URL
오늘 최종 선물 리스트에서 이 녀석은 빠졌어요.일단은 내가 갖고 놀래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