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를 2월에 했었다. 워낙 오래 전에 해서 내가 어느 좌석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입장할 때 보니 A석이다. 웁스, 게다가 2층 맨 뒷좌석이 아닌가! 무대가 잘 안 보이거나 하진 않았지만 지나치게 섹시한 백조들의 춤을 보고 있자니 왜 2층을 예매했던고 마구마구 후회가 일었다. 우리 나라엔 2003,2005,2007,2010 이렇게 네 번째 공연이라는데 다음 번 공연은 내년이 아닐 것 같지만, 암튼 꼭 좋은 좌석에서 보리라 결심했다.  



시작하기 전에 저 화면이 예뻐서 휴대폰으로 한 컷 찍었더니 직원이 와서 지워달란다. 시작 전인데도 안 된다나. 그래서 지웠는데 내 옆자리 여성은 공연 중에 휴대폰도 쓰더만 그건 제지 안 함. 좀 빈정 상했음... 암튼 인터넷에 사진 있길래 퍼옴.ㅎㅎ 

첫 시작은 왕자님이 꿈을 꾸고 있고 꿈 속에서 백조 한 마리가 춤을 추고 있는데 몹시 강렬하다. 아, 초반부터 세군! 했는데... 그후 백조가 다시 나오기까지 무려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처절한 기다림! 

초반 분위기는 유머러스했다. 완전 마마보이 스타일의 왕자님은 침대에서 내려올 때조차 시종들의 등을 밟고 내려오고 옷 입고 벗는 것 등 제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게다가 지배적인 느낌의 여왕 마마에게 매달려 끌려가기까지.  

그리고 완전 전라 형태의 남성상이 하나 나오는데 남성 무용수가 흰 칠을 하고서 등장하는 거라고 이마 이치코의 뷰티풀 월드에서 봤다. 이치코 작가가 봤을 땐 다리에 문신까지 있었다고 하는데 내 자린 너무 멀어서 그 무엇도 알아볼 수 없다. ㅎㅎㅎ

여리디 여린 왕자가 반해버린 여성은 그야말로 나가요 버전의 아가씨. 어깨가 훤히 드러나는 섹시 컨셉의 옷을 입었는데, 이 옷에는 굽높은 힐을 신어줘야 할 것 같건만 너무 납작한 굽을 신어서 자세가 좀 어정쩡했달까. 그것도 설정이었나? 암튼 백치미를 과시하며 왕자님 얼굴 제대로 팔리게 해줬다.   

게다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왕자님의 뒷통수를 때리기까지. 좌절한 왕자님은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자살하려고 했지만 이 때 등장한 백조. 오오, 드디어 백조다! 탄성이 나온다.





춤 시작하고 5분 정도 지나니 무용수들의 등이 흥건히 젖는다. 멀어서 안 보이려니 했는데 불빛 받아 막 반짝이는데 초 섹시!!!  

오히려 앞판은 그냥 그랬는데(잘 보이지도 않고) 등판은 절정의 섹시함으로 감동을 주었달까. 근데 백조가 춤출 때 한 발로 서면 자주 비틀거리던데 그게 의도된 걸까, 실수인 걸까??? 

좌절에서 벗어난 왕자, 급 흥분하여 새 모이 주는 할머니에게 기습 키스하며 1막이 끝난다.  

20분 간의 인터미션. 이 흥분을 전달해야 하는데, 화장실 다녀와서 문자 두 통 보내고 나니 벌써 쉬는 시간 끝났다..;;;;; 

다시 부랴부랴 입장.  

왕실 무도회. 각 나라에서 초청된 공주님(?)들. 전과 달리 당당해진 왕자님. 여전히 쌀쌀맞은 여왕님. (모델이 찰스 황태자란 소리도 있던데 정말??) 

그리고 갑자기 등장하여 모든 여자, 심지어 여왕까지 유혹해버린 낯선 남자(흑조). 아, 치명적인 유혹이랄까. 이 남자, 백조 복장일 때만 멋있는 게 아니라 옷 입혀놔도 지나치게 근사한 게 아닌가.  유일하게 배나온 아저씨는 아마도 집사 역할? 

흑조는 여왕 마마마저도 유혹해 버리고 왕자는 급기야 총부림까지. 감상평 중에는 왕자와 엄마의 금지된 사랑을 얘기하기도 했는데 무척 설득력 있게 들렸다. 왕자와 백조의 사랑만큼이나.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을 때의 왕자와 여왕의 그림자가 인상적이었다. 몹시 크게, 그리고 불안하게 비쳐졌다. 

아, 그리고 공포(?)의 침대! 영화 '링' 보는 줄 알았다. 화들짝 놀라버림. 그러나 그 와중에도 멋있다고 하트 뿅뿅! 

동료 백조들에게 당해서 몸에 상처가 난 백조 등장. 상처 자국의 위치가 뭐랄까... 원초적 본능에서 마이클 더글라스의 상처를 연상시킴... 나 원래 이런 상처에 약한데... ㅎㅎㅎ 

엔딩이 아주 극적이었는데 가슴이 빵 터지는 줄 알았다. 이건 비극이 될수도 있고 해피엔딩도 될 수 있는 이중 구조. 남성 백조가 왕자님보다 키크고 체격 좋아야 하는 이유를 두 번 알겠다. 하핫. 

 이마 이치코의 뷰티풀 월드는 제목에 낚인 케이스인데 그녀만의 뷰티풀 월드였다. 이름하여 야오이의 세계. 

여기에 첫 번째 에피소드가 바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인데, 작가가 워낙 개그 본능이 강한지라 보면서 엄청 웃었다. 그렇게 해석이 된단 말이야? 하면서 깔깔 웃었던 기억.

 (다락방님, 다음에 내가 보여줄게요. ㅎㅎㅎ)

 집에 돌아와서 dvd 검색을 했다. 아, 안타깝게도 알라딘은 모두 품절이다.  

기왕이면 아담 쿠퍼 버전으로 보고 싶었다. 빌리 엘리어트의 그 강렬한 엔딩씬에 대한 기념으로. 도서관에 있는지 알아보고 아니 되면 다른 사이트에서라도 구매할 생각.  아름다운 음악도 역시 감동! 라이브 연주였다면 더 환상이었겠지만 그것까지는 욕심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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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21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페이퍼로 본 바로 그 날개뼈~~~~~~ 땀이 흥건한 등줄기, 멋진 공연에 동참하셨군요.
나는 공연갈 때 망원경 가져가요. 어디서 보더라도 바로 눈앞에 끌어다 놓고 볼 수 있으니 딱 좋아요.^^

마노아 2010-05-21 14:26   좋아요 0 | URL
제 옆에 앉은 여성은 망원경 빌려왔던데 표찾을 때 대여할 걸 그랬어요. 아무 생각 없이 입장했지 뭐예요.
그러고 보니 날개 뼈 사진이 한 장도 없네요.^^ㅎㅎㅎ

프레이야 2010-05-2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나 멋져보이는 공연이에요.
소문만 들었던. ㅋㅋ
빌리엘리어트도 생각나지만 우리 영화 '발레교습소' 마지막 장면도 떠올라요.
멋지게 날아오르던..

마노아 2010-05-21 21:23   좋아요 0 | URL
발레교습소는 보지 못했지만 궁금한 영화예요.
스무 살 때 처음으로 발레를 본 날, 남자 무용수의 도약과 힘있는 손동작에 흠뻑 빠졌던 기억이 나요.
그 강렬한 근육의 느낌이라니요.^^

BRINY 2010-05-22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내한공연 두번 봤어요. 저도 빌리 엘리어트 엔딩 보고 맛이 가서^^;; 이번 내한공연이 세번째인가요. 어찌할까 하다가 패스했는데, 팸플릿 꺼내봐야겠어요.

마노아 2010-05-22 01:57   좋아요 0 | URL
이번이 네 번째래요. 그래도 한국에 자주 오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팸플릿을 구입하지 않아서 아침에 막 후회했어요.
다시 감동을 되새길 흔적이 저한테 없는 거 있죠. 기억을 다그쳐야겠어요.^^

다락방 2010-05-22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친구가 산 브로셔 보니까 발레전공자들이 하는 발레가 아니더라구요. 발레라기보다는 무용에 가깝고, 그때그때 오디션으로 뽑는것 같아요. 그래서 한쪽 다리로 섰을때 후달리는건, 의도된 바가 아니라 음...숙련되지 못한? 뭐 그런걸로 생각되어졌어요. 그래도 날개뼈 때문에 다 용서가 되죠.

저는 앞자리에서 봐서 그들의 근육의 움직임과 땀을 다 보았는데, 다시 본다면 먼 곳에서 전체적인 움직임을 한번 보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앞으로 이들이 온다면 그때마다 보리라고 꼭 결심했어요. 다른 공연 두세개 보다는 남성들의 백조가 최고였어요. 아, 그들의 그 힘찬 움직임! 이드가 끓어올라요!! ㅎㅎ

마노아 2010-05-22 01:58   좋아요 0 | URL
아핫, 그런거군요. 의도되었다고 보기에는 확실히 좀 부족해 보였어요. 발레보다 현대 무용에 더 가까운 거죠.
제 자리에선 날개뼈의 역동적인 모습은 잘 관찰이 안 되었답니다. 안타까워요. 맨 끝자리인 내 좌석이 A석인데 대체 B석은 어디였을까요.^^;;;
다락방님의 이드에 펌프질을 한 훈훈한 백조들, 아 우리 꼭 다시 봐요.^^ㅎㅎㅎ

웽스북스 2010-05-22 02:19   좋아요 0 | URL
지금 이거 보고 생각났어요. 다락방님. 마노아님.
저는요. 얼마전에 에쿠우스를 봤었는데요,
거기는 남자 완전 근육질의 말들이 나오거든요.
저렇게 상체 벗고, 말처럼 분장하고 몸 좋은 남자들이 떼거지로 나오는데....

무서웠어요.... 무섭더라고요... 떼거지로 벗고 있으니까,
제 옆을 지나가는데 (통로쪽 자리였어요) 무서워서 움찔. 했어요.
그래도, 이건, 백조의 호수인데, 무, 무섭지는 않겠죠...?

다락방 2010-05-22 09:59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웬디양님은 육식남을 안좋아하는건가요? 대체,그게,왜,무서운거죠? 네? 네? 전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던데요. 웬디양님 혹시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는걸 무서운거로 잘못인식하는 건 아니에요? 잘 생각해봐요! 본능을 건드리는게 아니었어요? 네? ㅎㅎ

말들이야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는 말들이어도 꽤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말들이 자체로도 섹시한데, 근육질의 말들이라면. ㅎㅎ

백조는 무섭지 않아요. 정말요.

마노아 2010-05-23 01:04   좋아요 0 | URL
에쿠우스 포스터는 어쩐지 검은 오로라가 팽창한 듯 보여서 좀 음산했어요.
그치만 백조는 절대로 음산하지 않아요.
다락방님의 얘기를 꼭 믿으세요. ^^ㅎㅎㅎ
저는 육신남도 초식남도 좋아요. 그 넘들이 내 옆에 없어서 문제지요.

꿈꾸는섬 2010-05-23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멋진 공연이네요. 이런 공연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나요.ㅜ.ㅜ

마노아 2010-05-23 01:04   좋아요 0 | URL
솔로의 특권이랍시고 제가 막 자랑질하고 있어요.^^;;;

니나 2010-05-24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마노아니임~ 오랜만이죠? 그래도 늘 눈팅은 ㅋㅋㅋㅋㅋㅋ
저 이거 다 읽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백조의 호수> 보러 갔어요
근데 커튼콜때 너무 흥분해서 핸드폰 꺼내서 찍었다가, 어두워서 찍지도 못했는데
직원이 와서 검사하고 갔어요... 안찍었다니까... 검사하고 가겠다고... ㅠㅠ 오우.. 민망해라...

암튼 세상에 이런초절정퀴어에로틱일줄은... 눈으로 보기전엔 아무것도 상상하지 말았어야...
백조가 너무 멋있어서 전 지금 이상형이 서양남자로 바뀔 기세에요. ㅋㅋㅋㅋㅋㅋ
그 긴팔에 막 휘감기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0-05-24 00:24   좋아요 0 | URL
니나님 오랜만이에요, 반가워요.^^
아하핫, 마음의 준비를 하고서 다녀오셨군요.
아아, 커튼콜 때 흥분된 그 마음 이해해요.
어제 몬테크리스토 커튼 콜 때는 1층 관객들이 모두 '동영상'으로 찍고 있더라고요. ㅋㅋㅋ

그 긴팔에 휘감기는 상상을 해보니 아찔해요.(>_<)
어제 만난 언니가 5개월도 더 지난 제 생일 선물로 백조의 호수 dvd 해주겠다고 했어요.
언니가 어여 메일 확인하고 선물 보내주기를 마구 기다리고 있어요. 아하하핫^^ㅎㅎㅎ
 

화요일에는 고사계 대빵 샘이 중간고사 수고했다고 저녁을 사주셨다. 식당은 성북동의 누룽지 삼계탕집. 거기에 도착하기 전에 먼저 간송미술관에 들렀다. 때마침 전시가 시작된 직후였고 비가 와서 관람객도 거의 없었다.  

전시 주제는 <조선왕조 망국 100주년 추념회화전> 

백년 전 망국에 대한 조선 화가들의 그림이려나 생각했는데, 다만 그 시기의 그림이었다.  

간송미술관의 그림들은 두꺼운 유리장 안에 들어가 있는데 이 유리가 가까이 다가가면 울렁울렁 거리면서 몹시 어지럽게 만든다. 혹시 그림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라는 의도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60년대에 만든 유리인데 일정한 재질로 만들지 못해서 그리 되었다는 것이다. 헉, 60년대라면 벌써 반세기가 지난 게 아닌가. 그 동안 그 유리장 하나 바꿀 후원이 하나도 없었던 것일까? 서글픈 일이다.  

1층을 관람하고 2층을 보고 난 뒤, 다시 1층에 가서 마음을 빼앗겼던 그림을 다시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이경승의 초하호접(초여름 나비), 홍료호접(여뀌와 나비), 서병건의 부용호접(부용과 나비), 이렇게 세점이었는데 하나같이 찬란한 나비들이 나온다. 어제 본 백조의 호수에도 나비 복장을 한 무용수들이 나와서 춤을 추었는데 그 선명한 아름다움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일단 그림을 그린지 100년 정도 지난 시점이므로 탈색도 거의 없고, 근대 회화에 가깝다 보니 색도 화려했다. 실제로 나비가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착각. 정말 아름다웠다. 부용하니 비천무가 잠시 생각나기도 하고... ^^ 

한 달쯤 전에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 유산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다. 김동성 샘이 그림을 그려서 더 기대를 했는데 그림 자체는 특유의 감성을 살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내용이 좋았다. 몇몇 의문 가는 데가 있기는 했어도.... 

얼마 전에는 '간송 전형필'이란 책도 나왔다. 표지가 간지 제대로다.  궁금은 하지만 제법 글밥이 되니 일단 패쓰..^^ 

성북동 누룽지 삼계탕집은 무조건 한 테이블 기준으로 주문한다.메밀전이 전채가 되고 삼계탕을 먹은 뒤 마지막에 남은 고기를 누룽지에 섞어서 먹는 건데 4인 기준 한 테이블에 39,000원. 우린 딱 넷이서 가서 배불리 맛있게 먹었다. 둘이 가면 어떻게 하나 주변을 보니 절반은 포장해 가고 절반만 먹는다. 이집 돈 벌겠구나... 안 그래도 유명세를 치르는지 좀 불친절한 편이다. 아씨, 친절하면 더 손님 많을 것 아냐... 깍두기 한 번 받는데 4번을 다시 불러야 했다. 힘들구나. ;;; 

수요일은 퇴근하면서 안과를 먼저 들러 정기 검진을 받았다. 눈이 좀 뻑뻑하다 여겼는데 건조하단다. 오늘은 자다 깰때마다 인공누액 투척! 쉬는 날이라 잠도 여러번 깼다. ㅎㅎㅎ 

안과 다음엔 피부과. 2월 말에 점 빼고 2달이 넘게 지났다. 2차 진료는 점 개수와 상관 없이 2만원. 마취연고 발라놓은 상태에서 전화 통화를 하다가 연고가 묻어나갔다. 그래서일까, 유독 아팠다. 오징어 타는 냄새가 막 나고..ㅜ.ㅜ 

저번에 갔을 때는 50% 빠졌으니 두번째는 다 빠질 거라고 했는데 이번에 가니 몇 번 더 와야된단다. 우쒸... 그래도 절반 정도는 두번으로 다 빠지지 싶다. 다 아물어야 알 수 있지만. 봄이라지만 무척 더운 날이어서 이틀 동안 세수 안하니 죽을 맛. 여름엔 못할 짓이겠구나 싶다.  

피부과 다음엔 내과에 가서 철분약을 받아야 했건만, 힘들어서 패쓰. 

목요일은 재량휴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쭐레쭐레 내과 방문. 지난 번에 먹은 약을 일주일 정도 반응을 지켜봤는데 별 이상없었다. 철분약은 경우에 따라서 약이 안 받을 때가 있다던데 그랬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한 달 치 약 지음. 자꾸 졸도하는 이런 증상은 왜 일어나냐 물으니 '기립성 저혈압'이 의심된단다.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럽거나 정신을 잃는 현상이란다. 그런데 정확하게는 말씀 안 하신다. 모른단다. 하긴 예전에 응급실에 갔을 때도 정확하게 말 안 해주고 의사가 도망(?)갔다. 바빠서 그랬나...-_-;;;; 

두달 뒤 다시 피검사 할 때 심장 관련 검사도 같이 하잔다. 그것도 피검사로 나온다고 한다. 흐음. 

기립성 저혈압일 경우 운전할 때 위험하단다. 만약 운전 도중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정말 아찔한 일. 어차피 난 면허도 없지만, 이번 여름 방학 때는 면허를 딸까??? 잠시 생각했었다. 언니 차가 만 10년 채운 마티즈인데 워낙 험하게 써서 상태가 메롱하더니 급기야 천장이 센다고 한다. 폐차 직전이니 면허 따서 연수 받으라는 집안 식구들의 유언의 압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별로 안 땡겼는데 피계 김에 패... 쓰....;;;;; 

언니의 노트북이 고장났는데 도시바 수리 센터가 용산에 있던 게 이전해서 역삼과 신도림 밖에 없댄다. 역삼이 그나마 가까운 편인데 때마침 내가 백조의 호수 보러 역삼동 가는 날. 그래서 언니의 노트북을 이고 지고, 내 가방 이고 지고 역삼으로 향했다. 버스 한 번에 지하철 두 번 타고.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 40분. 6시 퇴근인지라 접수만 받고 맡기고 가란다. 설명을 좀 듣고 가겠다고 하니까 엔지니어 분이 나왔다. 점검을 해보니 T자가 자꾸 돌아다니는 현상은 키보드 문제 같다고. 그외 멈춤 현상은 os를 다시 깔라고 한다. 형부랑 엔지니어가 통화를 하더니 손대는 것 없이 다시 들고 나오기로 했다. 키보드 바꾸는 건 너무 비싸고 외장 키보드를 권했고 램 추가하는 건 자기네가 훨씬 비싸니 외부에서 사서 끼란다. ㅎㅎㅎ 정직한 기사분..^^ 

그.러.나. 내가 도로 들고 나왔으니 무거워 죽겠다. 이때가 6시. 한 정거장만 더 가서 다락방님을 만나고 싶었지만 얼굴에 듀오덤 잔뜩 붙인 게 흉하고, 약속이 있을 것 같아서 패쓰. 스타벅스 크리에이티브 텀블러를 사고 거기서 나온 쿠폰으로 캬라멜 프라푸치노 벤티 사이즈 한 잔으로 한 시간 반을 버텼다. 

이 책을 오래 전에 빌렸는데 내내 못 읽었더랬다. 토요일에 책 주인을 만나기로 했는데 친정 언니가 찾는다고 해서 갖고 가야 한다. 초등 아들내미가 독후감 숙제가 있는데 아들이 못 써서 엄마가 대신 읽고 쓰려고 한다나 뭐라나...(ㅡ.ㅡ;;;;) 

암튼, 그 바람에 모처럼 맘 잡고 읽는데 역시 재밌다. 돌아올 때는 힘들어서 버스만 두 번 탈까 했는데 역시 지하철 두 번에 버스 한 번 타고서 돌아왔다. 책 읽을 짬을 벌려고. 

그나저나 백조의 호수 이야기도 같이 해서 페이퍼 제목은 '나비와 백조'로 하려고 맘 먹었는데 일단 밥부터 먹고 와야겠다. 백조 이야기는 조금 이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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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0-05-2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저도 어제 점 다시 빼고 왔어요 ㅎㅎㅎ
이번에는 공짜 다음에는 진료비 2500원만 내면 해준다고 하더라구요.
(이거 무슨 염장질?)
저도 아마 다음에 한 번 더 가야 할 듯 ㅠ_ㅠ

마노아 2010-05-21 12:47   좋아요 0 | URL
헉, 저는 세번째 가면 5천원 이라고 하던데 이매지님이 훨 싸군요. 거의 비슷한 동네에서 한 것 같은데 말이에요. 6^^ 저는 고운피부... 요기서 했어요.^^

다락방 2010-05-2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조 이야기 있을것 같아서 부랴부랴 세수도 안하고 들어왔는데 ㅎㅎ 밥 먹으러 갔군요. 그럼 저도 이따가 다시 들어와야겠어요. 지금은 일단 운동 좀 가고.
그리고 저 만나러 왔어도 되는데 말이죠. 삼겹살 안주삼아 소주 마시고 있었어요. 강남에서 ㅋㅋ 저 보러 오셨으면 소주 일잔 따라 드리고 쌈 하나 싸서 입에 넣어드릴건데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0-05-21 12:47   좋아요 0 | URL
그러려고 했는데 배가 고파가지고.^^ㅎㅎㅎ
아점을 먹고 왔어용.
앙, 어제는 점심을 어무이와 함께 삼겹살을 먹었어요. 좀 어지러워서 고기를 먹어줘야겠다는 의무감을 갖고요. 갈비 먹으러 갔는데 갈비 안 팔아서 삼겹살 먹었어요. 역시 삼겹살은 다락방님과 같이 먹은 강남역 점이 최고예요! ^^

L.SHIN 2010-05-2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그 미술관의 유리장은 그것 역시 '그 시간의 하나'로 일부러 남겨놓은 건 아닌가 싶습니다만 ^^
점! 저는 이상하게 왼쪽 팔에 많더라구요. -_- 요즘 왜 그렇게 서재에 안 오나 했더니, 바쁘셨구만 ㅎㅎㅎ

마노아 2010-05-21 14:25   좋아요 0 | URL
그런데 그렇게 보기에는 작품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거든요. 눈 좋은 사람이 돋보기 안경 쓴 느낌이랄까요?
전반적으로 예산이 취약한 게 아닐까 느꼈어요.
앙, 주말까지 내내 바빠요. 근데 일도 산더미라는...^^;;;

L.SHIN 2010-05-22 12:48   좋아요 0 | URL
그럼, 나처럼 눈 안 좋은 사람이 가서 보면 딱이라는? ㅎㅎㅎ
뭐야, 마노님, 언제부터 안 바쁜 거에요? -_-

마노아 2010-05-23 01:01   좋아요 0 | URL
아마도 7월이요? ^^;;;;
일단 5월은 너무 바빠서 내일 모임도 불참 선언했어요.
제가 갑자기 왜 이리 바쁠까요...(놀러 다니느라..;;;;)

순오기 2010-05-2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송 전형필~ 표지 멋지네요. 이 양반 풍신이 좋아 보여서...^^
병원 순례기~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

마노아 2010-05-21 14:25   좋아요 0 | URL
전기를 보면 얼굴이 하얀 소년이었다.. 하는데 풍채에 가려서 하얀 소년의 유약한 문학소년은 떠오르지 않아요.^^;;;

건조기후 2010-05-2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혈이 큰일이네요. 빈혈이라시니 자꾸 마음이 쓰였던 게, 친구가 빈혈인 탓도 있지만 생각해보니 저도 옛날에 쓰러진 적이 있더라구요. 목욕탕 라커 앞에서 푹 고꾸라졌는데 그 때 아래쪽 라커에 꽂혀있던 열쇠에 무릎이 쫙 긁힌 흉터가 아직 남아있어요. 약도 약이지만 원인을 빨리 알아내서 치료를 해야할텐데.. 왜 의사들이 그렇게 도망을 다니시나들;;

마노아 2010-05-21 21:24   좋아요 0 | URL
목욕탕도 빈혈있는 사람에겐 요주의 공간이지요. 저도 예전에 대중 목욕탕에서 기절한 적 있어요. 홀딱 벗고 웬 망신인지...ㅜ.ㅜ 원인 규명이 쉽지가 않은 건지 성의가 없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어휴..;;;

blanca 2010-05-2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왠지 제 근처에 계실 것 같은데요. 저도 누룽지탕 줄서서 먹으러 갔었는데^^;; 빈혈이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마노아 2010-05-21 21:47   좋아요 0 | URL
어머, 우리 같은 구민인가요? ^^ㅎㅎㅎ
그 집이 유명하긴 유명하군요. 줄 서서 들어갔다니...
저는 비오는 날 갔는데도 홀이 꽉 찼어요. 직원들이 밥 먹을 짬이 없는지 메밀 전을 먹다가 서빙 하더라구요. 염려 감사해요.^^

웽스북스 2010-05-21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삼계탕 안좋아하는데, 성북동 누룽지 삼계탕집 끌려요. 4명 만들어서 가야하는군요. ㅜㅜ 친구 없는 사람은 어쩌라고. ㅜㅜ

마노아 2010-05-21 22:46   좋아요 0 | URL
삼계탕 계라도 만들어야 갈 수 있는 곳인가봐요. 이 동네 오면 전화해요. 우리 같이 가요.^^

이매지 2010-05-21 22:49   좋아요 0 | URL
삼계탕계 좋네요 ㅎㅎㅎ
저도 가보고 싶어요 ㅎㅎㅎ

마노아 2010-05-21 23:08   좋아요 0 | URL
성북구 용산구 뭉쳐요. ㅎㅎㅎ(가만 웬디님이 용산구 맞던가??)

웽스북스 2010-05-22 02:19   좋아요 0 | URL
한명더 붙으면 삼계탕 번개 할 수 있는 거에요? ㅎㅎㅎㅎ
저 용산구 맞아요. ㅋㅋㅋㅋㅋ

순오기 2010-05-22 04:55   좋아요 0 | URL
나는 6월 마지막 주 서울 가는데...끼워주세요.ㅋㅋ

마노아 2010-05-23 00:59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까지 정원 채웠어요.^^ㅎㅎㅎ
하핫, 서울 오면 우리 다같이 뭉쳐요. 좋아요, 좋아~

hnine 2010-05-22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립성 저혈압은 정말 걱정되네요. 그 증상 자체보다도 쓰러지다가 어디에 머리를 부딪히거나 할 경우 정말 위험하니까요. 언젠가 TV에서 보니까 (위기탈출 넘버원 이던가요...)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 어떻게 일어나야 하는지 순서를 가르쳐 주던데요.
'미주신경실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증상은 혹시 아닌지 한번 검색해보시길 바래요.

마노아 2010-05-23 01:00   좋아요 0 | URL
미주신경실신이란 것도 있군요.
찾아보니 증상이 비슷한 게 몇 개 겹쳐요.
신호가 오면 몸을 낮춰서 방어를 해야 하는데, 신호가 왔을 땐 이미 인사불성 단계여서 몸을 보호할 찰나가 안 생기더라구요. 이번에도 앉아 있어야겠다 생각한 순간 바로 넘어갔지 뭐예요.
암튼, 더더더 조심해야겠어요. 정보 감사해요. ^^
 


아토피 피부, 식초는 안 돼요! 제1098 호/2010-05-17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5세 이하 아동은 전체 아동의 19.2%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 병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방법도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잘못된 민간요법을 사용해 아토피 피부염이 더 악화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상처에 식초와 죽염을 바르는 ‘식초요법’이다. 식초를 상처에 바르면 피부 각질이 벗겨져 가려움증은 일시적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실질적인 치료효과는 없고, 피부에 더 자극을 줄 뿐 아니라 2차 세균감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 2004년에는 식초요법 때문에 3세 아이가 사망하기도 했다. 죽염을 바르는 것 역시 소독작용에 효과가 없고, 피부를 따갑게만 한다. 이밖에도 쑥, 소다, 전분, 녹차를 피부에 바르는 것 역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 증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자기장, 판단력에 영향 준다 제1100 호/2010-05-17


미국 매사추세츠대 리안 영(Liane Young) 교수팀이 최근 자기장이 사람의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2010년 4월 13일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의 머리에 경두개자기자극기(TMS)라는 자기장생성장비를 이용해 약 30분간 자기적 자극을 주었다. 그 다음에 친구가 마시는 커피에 ‘독극물’ 표시가 있는 병의 설탕을 넣는 행동이 도덕적인지 물었다. 대다수 참가자는 과정은 무시한 채 건강에 해가 될 염려가 없으므로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고 대답했다.영 교수는 “이번 실험 결과 뇌가 자기적인 변화에도 판단 능력이 흐려질 정도로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배심원처럼 중요한 판단을 앞둔 사람은 뇌가 문제를 단계적으로 파악하고 충분히 정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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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사리, 과학적 증명 가능할까? [제 1097 호/2010-05-17]


우리나라 역대 고승 가운데 사리가 나온 분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다. 1993년 조계종 성철 종정 다비식에서 200여과(顆)에 달하는 사리가 나왔다고 발표됐다. 이 숫자는 석가모니 이래 가장 많은 사리라고 알려진다.

반면에 공덕이 많은 스님 중에는 입적 후 자신의 사리를 수습하지 말도록 명하기도 한다. 2010년 3월 11일 입적한 법정 스님은 ‘자신의 몸에서 사리를 찾지 말라’고 하여 사리를 수습하지 않았고, 은허 스님은 ‘법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 있지 사리에 구현된 것은 아니’라며 자신의 입적 후에 사리 수습을 못하게 했다.

그러나 불교계에서 발표하는 사리에 대한 내역을 보면, 그것이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라고 알려진 것만 해도 그 양이 너무 많다는 말도 있고, 사리를 비밀리에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 입적한 큰 스님의 다비 후에 찾을 수 있다는 사리는 과연 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한 것일까?

사리는 ‘신체’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사리라(Sarira)’에서 유래했다. 처음에는 소리나는 대로 사리라(舍利羅)라고 했다가 줄여서 ‘사리’라고 부르게 됐다. ‘몸’을 의미하는 사리라는 복수형으로 되면 신골, 유골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에 사리는 인체를 화장하고 난 뒤에 남겨진 뼈 전체 또는 가루가 된 뼛조각까지 폭넓게 포괄하기도 한다. 사리는 다비 전의 전신사리(全身舍利)와 다비 후의 쇄신사리(碎身舍利)로 구분되는데, 다비 후 나오는 구슬 모양의 유골은 쇄신사리를 뜻한다. 사리는 크기도 다양하지만 색깔도 황금색, 검은색, 붉은색, 흰색 등이 뒤섞여 영롱한 빛깔을 띤다.

그런데 사리는 단순히 죽은 자의 몸을 가리키거나 또는 그 뼈를 부순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부처를 향한 믿음이 충만한 불자들의 몸에서만 나오는 것으로 그 의미를 엄격하게 축소시켜 사리의 의미를 좀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켰다는 것이다.

사리에 대한 의구심은 사리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것으로 귀결된다. 사실 이 질문처럼 대답하기 어려운 것도 없다. 사리가 일반적으로 불교라는 종교에 접목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현재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이 진실이다. 사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자료가 많지 않아 모르는 것이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현대 과학자들이 사리에 대한 궁금증을 그대로 둘리 만무하다.

제일 먼저 조개가 만드는 천연진주와 같은 역할이라는 설이 있다. 조개의 몸 안에 모래알, 알, 기생충 같은 것이 들어가면, 진주층과 같은 물질인 진주질(眞珠質)로 이것을 둘러싼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것이 천연 진주다. 그러나 인간의 몸에 생기는 사리와 진주가 유사하다는 해석은 한 사람의 몸에서 수많은 사리가 생기는 것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반면 의학계에서는 사리를 몸의 신진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일종의 담석이나 결석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간의 몸을 이루는 것은 대부분 유기물로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물질이다. 이들 유기물질은 다비식 같은 고온의 불길에서 모두 연소된다. 불길 속에서도 남을 수 있는 것은 무기물로 이루어진 뼈와 약간의 칼슘 성분으로 구성된 오색영롱한 사리뿐이라는 설명이다.

의학계에서는 정좌한 채 몇 년씩 움직이지 않고 수행하는 스님들은 영양상태도 좋지 않고 신진대사가 원활할 수 없기 때문에 결석이 생길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리가 결석이라면 스님이 살아 있을 때 매우 아프고 고통스러워야 함에도, 사리가 나온 스님이 입적하기 전까지 결석으로 고통을 호소한 적이 없다. 성철 스님의 경우 목 부위에서 수많은 사리가 나왔는데 이들이 모두 결석이라면 거동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정액 축적설도 있다. 정액 축적설은 성생활을 하지 않고 참선으로 평생을 수행한 스님을 화장할 때 사리가 나온다고 알려진 통설이다. 하지만 여승이나 평범한 불자로부터 다량의 사리가 나온 사례도 있어 근거가 매우 미약하다. 여하튼 사리가 수습되었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면 사리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과학자들은 인체에서 추출한 유기물이나 무기물을 고열로 처리해보면 무언가 단서가 잡힐 것이라며 실험해봐야 사리의 진실을 알 수 있다고 역설했다. 반면에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사리를 굳이 과학적으로 분석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사리에 대한 분석이 사리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믿음에 손상을 줄 것이라는 뜻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드디어 사리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시도됐고 인하대의 임형빈 박사가 ‘백금요법연구회’로부터 사리 1과를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회는 1993년 말 입적한 경기도 평택 모 사찰의 한 고승으로부터 수습된 사리 2과를 제공받아 이를 임형빈 박사에게 제공했다. 그 고승은 사후 사리가 나오면 이를 유용한 일에 써달라는 유언을 했다고 한다. 임 박사는 제공받은 2과의 사리 중 1과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름 0.5센티미터 정도의 팥알 크기 사리에서 방사성 원소인 프로트악티늄(Pa), 리튬(Li)을 비롯해 티타늄, 나트륨, 크롬, 마그네슘, 칼슘, 인산, 산화알루미늄, 불소, 산화규소 등 12종이 검출됐다. 사리의 성분은 일반적으로 뼈 성분과 비슷했으나 프로트악티늄, 리튬, 티타늄 등이 들어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사리의 굳기, 즉 경도는 1만 5,000파운드의 압력에서 부서져 1만 2,000파운드에서 부서지는 강철보다도 단단했다. 특히 결석의 주성분은 칼슘, 망간, 철, 인 등이고 고열에 불타 없어지며 경도도 사리처럼 높지 않아 사리는 결석이 아니다.”

단 1과의 사리를 분석한 것이지만 임 박사는 사리가 결석이라는 주장을 단호히 배제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뼈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지 않는 프로트악티늄, 리튬, 티타늄 등이 발견됐고, 사리의 강도가 강철보다도 단단했다는 점이다.

용융점이 1,600도를 넘는 프로트악티늄과 티타늄은 고온에서 녹는 물질이라 발견될 수 있다. 하지만 용융점이 186도인 리튬은 저온에서도 녹아버리므로, 다른 원소와 결합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방사성원소인 프로트악티늄(Pa) 등이 검출됐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일반적으로 방사선원소를 상온에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적어도 불교계에서 사리라고 발표되는 것에는 그 어떤 신비가 들어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미래의 어느 날이 되면 인간의 지혜로 이런 미스터리도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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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장을 꿈꾼 과학자, 메치니코프 [제 1096 호/2010-05-17]


1990년대 어느 요구르트 제조회사가 ‘생명연장의 꿈’이란 광고카피와 함께 과학자의 이름을 상품명으로 쓴 적이 있다. 바로 유산균 과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러시아 생물학자 ‘일리아 일리치 메치니코프(1845~1916)’의 이야기다. 자신의 이름이 무단으로 사용됐지만 지하의 메치니코프가 불만을 갖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요구르트 상표 덕분에 메치니코프라는 이름이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됐으니 말이다.

과학적으로 유산균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였다. 1857년 그는 포도를 발효시켜 포도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산균을 발견했지만 유산균의 유용성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반면 메치니코프는 유산균의 유용성을 알아내, 그 발효유인 요구르트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1907년 메치니코프는 ‘생명연장’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장 속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과 숙변 물질이 인체에 독소를 만들어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는 또 유산균 발효유를 일상적으로 마시는 불가리아와 코카서스 지방에 장수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어 유산균 발효유의 섭취가 수명을 늘려준다고 주장했다.

매일 철저하게 청결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도 입과 위, 장, 항문 등을 포함한 구간에는 수많은 세균이 살고 있다. 이 세균들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함께 생활하게 되는데, 자궁에서 무균상태이던 태아가 세상에 나오면서 질이나 공기 등을 통해 세균에 감염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산 하루가 지나고 첫 변부터 대장균, 장구균, 클로스트리움균 같은 부패균, 포도상구균, 유산간균 등이 나타난다. 우리 몸 안에서 유해한 세균과 유익한 세균 간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들 세균은 변 1g당 약 10억~100억 마리가 살고 있다. 이중 비피더스균은 생후 이틀 정도 지나면 나타나고, 4~5일째부터는 다른 종류의 장내세균도 생겨난다. 이때 장내세균들은 서서히 세력 균형을 이루는데, 유해한 세균이 많아지면 각종 질병에 노출되고 유익한 세균이 많아지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메치니코프는 이 내용을 발표하며 유산균 과학에 대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그가 1908년 독일인 의학자 파울 에를리히와 공동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것은 유기체 내의 세포에 의해 미생물이 파괴된다는 ‘식세포 작용(phagocytosis)’를 밝혀냈기 때문이다. 식세포 작용이란 세포가 주위 환경으로부터 고형입자를 잡아들이는 활동을 뜻한다.

1882년 러시아 오뎃사대에서 교수직을 그만 둔 메치니코프는 이탈리아 시실리 섬으로 이주했다. 이곳에서 집을 짓고 개인 연구실을 꾸민 그는 불가사리나 해면이 먹이를 소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불가사리와 해면의 일부 종은 신체가 투명해 육안으로 모든 대사과정을 관찰할 수 있었다.

어느 날 메치니코프는 매우 진귀한 장면을 목격했다. 불가사리 유충의 체내에서 붉은색 염료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너무나 멋진 광경이어서 그는 이 장면을 자꾸 머릿속에 떠올렸다. 이윽고 그는 불가사리의 유리세포(遊離細胞)가 붉은색 염료를 없애듯 체내에 침입한 유해한 세균도 삼키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유리세포란 일정한 조직을 이루지 않고 개개의 세포가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세포를 말하는데 혈액세포와 림프구, 생식세포들이 해당된다.

메치니코프는 면역학 연구를 통해 세균의 침입으로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은 백혈구가 상처 주위로 모여든 결과임을 알아냈다. 또 백혈구가 세균을 없애는 식세포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 곧이어 자신의 연구를 지지해 준 파스퇴르를 찾아가 백혈구의 식세포 작용을 계속 연구했다. 1895년 파스퇴르는 메치니코프에게 자신의 계승자 자리인 파스퇴르연구소 소장 자리를 물려주고 숨을 거뒀다.

1901년 메치니코프는 ‘감염병의 면역’이란 책을 출판했다. 그는 뛰어난 문장력과 논리력으로 자신의 연구를 설득력 있게 집필해 나갔다. 이 책에서 메치니코프는 ‘식세포와 세균과의 싸움이 면역의 기본이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그럼에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독일 코흐연구소는 당시 면역학 분야의 라이벌이었기 때문에 메치니코프의 업적은 프랑스에서는 인정받았지만 독일에서는 인정받지 못했다.

제1회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독일 생리학자 에밀 아돌프 폰 베링도 “나는 토끼의 혈청이 디프테리아균이나 파상풍균을 물리치는 것을 실증했다. 그러나 세균에 대한 면역성은 식세포가 아닌 동물의 혈청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독일 학자들이 모두 베링의 편에 서서 메치니코프를 공격해 그는 불면증에 시달리며 몇 차례나 자살을 기도했다.

이 논쟁은 20년 넘게 계속됐는데,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 화학과 교수였던 라이너스 폴링에 의해 두 쪽 모두 옳은 것으로 판결났다. 독일은 항원항체반응에 의한 면역을 주장한 것이고, 프랑스는 식세포 작용을 주장한 것이었다.

생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메치니코프는 말년에 노화 연구에 집중했다. 그는 식세포 작용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장내 세균의 독소와 생체의 노화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의 부패가 인간노화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의 부패를 막으면 노화를 늦출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장의 부패를 막을 수 있는가? 메치니코프는 ‘유산균 발효유’라고 답했다.

메치니코프는 유산음료를 마시면 누구나 150살까지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술과 담배를 끊었고 락토바실러스 불가리쿠스라는 균을 배양해 자주 마셨다. 유산음료 덕분인지는 알 수 없지만 1916년 7월 16일 메치니코프는 당시로서는 고령인 71세의 일기로 삶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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