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사토 다다오 지음, 설배환 옮김, 한홍구 해제 / 검둥소 / 2007년 6월
품절


정작 일본 제국주의가 키워 낸 일본인 군국 소년들은 전쟁을 치르지 않게 되었지만, 조선인 군국 소년들은 남북으로 나뉘어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 승패가 없는 전쟁, 끝나지 않은 전쟁은 이들 조선인 군국 소년들이 전쟁에 대해 돌아볼 기회를 주지 않았고, 이들은 이제 ‘군국 노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시청 앞에 군복을 입고 모여 끝나지 않은 전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군국 소년들이 만든 나라다. 그것도 일제가 남긴 군국주의의 잔재를 성찰하고 씻어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폭시킨 군국 소년들이 지키고, 이어받고, 다스린 나라다. 이들 군국 소년들의 사령관이 바로 박정희였다.
-8쪽

"일하며 싸우고, 싸우며 일하세."라는 다짐을 해야 했던 나라에 보통 노동자는 없었다. 산업 전사만 있을 뿐이었다. "때려잡자 김일성, 쳐부수자 북괴군, 무찌르자 공산당, 이룩하자 유신 과업!"을 높이 외치던 1970년대는 온 나라가 병영이었고 전선이었다. 평화란 적을 다 때려잡고 쳐부수고 무찌른 뒤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그 전에 평화를 말하는 자는 간첩이거나 불순분자거나 이적 행위자일 뿐이었다.
대한민국은 늘 전쟁을 준비하는 나라였다. 출근도 전쟁이고, 입시도 전쟁이고, 생산도 전쟁이었다. 전쟁에 나서는 전사들은 찬양과 기념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한국은 세계에서 제일 큰 전쟁 기념관을 갖고 있다. 그러나 평화를 찾고 만지고 느끼고 호흡할 만한 기념 시설이나 평화 박물관은 변변한 것 하나 없다.
-10쪽

한국 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이 땅에는 제주 4.3 사건을 필두로 엄청난 민간인 학살이 휩쓸고 지나갔다. 이민족에 의한 학살이 아닌 동족끼리의 학살……. 불행하게도 학살의 대부분은 대한민국 군경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것은 학살이라 불리지 않았다. 토벌 작전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한국군이 베트남에 갔고, 거기서도 ‘토벌’은 이루어졌다.

-11쪽

정말 한국이 가난한 나라였던 1960년대보다도 우리는 21세기에 실행한 이라크 파병에서 ‘국익’이란 말을 훨씬 더 많이 듣게 되었다. 많은 국민들이 이라크 전쟁이 정당한 전쟁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국익을 위한 파병이란 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소리에 이라크전쟁이 침략 전쟁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파병 반대의 소리를 내지 못했다면, 과연 우리가 20세기 초반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 침략을 비판할 수 있을까? 일본의 조선 점령과 대륙 진출은 분명 일본의 ‘국익’을 엄청나게 신장시키는 일이었다.

-12쪽

한국은 20세기의 전쟁에서 단순한 피해자만은 아니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한국이 치른 전쟁의 경험을 곱씹어 보면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전쟁을 원치 않는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과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책이 한국의 소년병에 의해 쓰이지 않은 점은 몹시 아쉽다. 그만큼 한국 사회가 평화를 향해 가는 데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건너야 할 강도 많다. 늦었지만 이제 시작이다. (한홍구 해제)

-15쪽

어느 시대 어떠한 전쟁에서도 외국을 침략하는 나라 사람들은 자신들이 욕심이 많아서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 나라는 정당한 데 비해 상대편 나라는 올바른 자기 나라의 주장을 듣지도 않고 멋대로 지껄이며 반항하기 때문에 이를 벌하기 위해 공격하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30쪽

전쟁을 계속하면 할수록 소진되고 마는 상태에 일본군은 처한 것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도 딱 이와 같았다.
따라서 미국이 요구한 대로 중국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만 하면 일본도 그 이상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그때까지 "이겼다! 이겼다!"하고 일본군의 승전 소식을 일본 국민들에게 선전했는데, 실은 승리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이 백일하게 드러난다. 그러면 군인과 정치가들의 체면이 완전히 구겨지는 것이다. 일본군 수뇌부와 정치가는 자신들의 실패를 국민 앞에 까발릴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실패를 책임질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36쪽

혁명이든 독립이든 결코 이웃 나라의 힘을 빌려서는 안 된다. 이웃 나라의 힘을 빌려서 이룬 혁명과 독립은 결국 그 나라로의 종속을 불러올 뿐 진정한 혁명과 독립을 일구어 내지 못한다. 또한 똑같은 것을 반대 입장에서 말하면 어떠한 나라의 혁명과 독립에 이웃 나라가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은 진심으로 어떤 나라의 혁명과 독립을 도우려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가가 하는 것은 그것과 다르다. 그것은 대체로 그 나라를 자국의 종속 국가로 삼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된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돕는 것은 언뜻 보아서는 아름다운 것 같다. 그러나 돕는다고 해도 진정으로 그 나라를 이롭게 하는 지원 방법을 찾기는 무척 어렵다. 돕는다고 말하면서 오히려 그 나라를 나쁜 쪽으로 몰고 가는 일이 많은 법이다.
-70쪽

외국에 많은 군대를 파견한 국가가 그 군대를 철수시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철수하게 되면 군인으로서의 명예가 완전히 망가지게 되므로 군인들은 철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정치가가 분명히 명령을 내려 철수시키려고만 하면 군인들은 이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85쪽

군인은 정치가의 명령에 따른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이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에서는 정치가가 군인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 군인이 멋대로 일을 벌이려고 하면 정치가를 지지하는 국민이 잠자코 있지 않기 때문에 군인도 역시 정치가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을 침략하고 있던 무렵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다. 국민이 정치가를 선출하고 정치가가 군인에게 명령하는 구조로 되어 있지 않고, 군인은 마음대로 행동하고 정치가는 그것을 제지하지 못하고 국민은 그러한 정치가나 군인을 그만두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군국주의가 되어 버렸다.
-88쪽

아이젠하워가 대통령 직에서 물러날 때 미국 국민에게 퇴임 연설을 했는데 "미국에는 지금 군산복합체가 커다란 세력으로 성장해 있다. 이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주의해야만 한다."라고 했다.
군산복합체란 무엇인가? 현대처럼 군대라는 것이 아주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하게 되면 군산복합체는 어떻게 해서든 굴러가기 마련이다. 비행기, 군함, 미사일을 만드는 데에는 엄청난 돈, 기술, 공장, 노동자가 필요하다. 전쟁이 있을 때에만 군수 업체가 긴급하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평화로운 시기에도 정부로부터 무기 주문을 받고 그러한 무기를 제조한다.
-89쪽

무기를 만들어 돈을 버는 대기업 자본가들은 평화주의자들을 상행위의 적으로 여기고 싫어하기 때문에 평화주의자들을 억압해 줄 것 같은 정치가에게 벌어들인 돈을 지원하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는 정치가 국민의 의사로 움직이는 사회이지만, 국민의 의사라는 것은 하나의 선전으로만 이용되는 면도 크다. 그런데 그러한 정치 선전에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텔레비전과 신문인데, 대기업을 움직이고 있는 자본가들은 그 경제력으로 텔레비전과 신문에도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90쪽

무기 산업이 거대해지면 여러 가지 두려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생산된 무기가 낡거나 재고가 생기면 후진국에 팔아넘기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후진국들은 나라 안에 곤란한 문제가 발생하면 국력에 맞지 않는 군사력으로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려고 하거나 가까운 외국과 분쟁을 만들어 국민의 불만을 외국으로 돌리려고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무기를 자꾸자꾸 사들이면 소규모 교전으로 끝날 일이 대규모 전쟁으로 돌변하거나 군대에만 돈을 지출하게 되어 산업 발전에 지장을 주게 된다.

-91쪽

물론 작은 나라에서 발발한 전쟁을 서로 지원하더라도 미국과 소련이 직접 전쟁을 하지는 않았다. 직접 전쟁을 하면 양쪽 다 모조리 죽는 꼴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은 직접적으로 전쟁을 해야 할 이유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작은 나라들에서 전쟁이 있을 때마다 미국과 소련은 서로 상대 국가를 비난해 왔다. 그리고 "이 이상 더 심한 짓을 하면 미사일로 원자폭탄을 투하하겠다!"하고 서로 으르렁거렸고, 그때마다 실제로는 ‘상대편에게서 미사일 공격을 받으면 큰일이야.’ ‘위협을 받더라도 그걸 이겨 내려면 저쪽보다 강한 무기를 보유해야만 해.’ 하면서 점점 더 무시무시한 무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122쪽

더 이상 앞으로는 식민지에서 이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것은 아주 최근 일이다. 2차 세계대전과 알제리 전쟁, 베트남 전쟁에서 그것이 분명히 밝혀졌다. 지금부터 겨우 수십 년 전의 일이다. 아직 인류의 머릿속이 확 뒤바뀌었다고 할 수는 없다. 전쟁을 해서 득이 될 게 없다는 점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어도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아직 남아 있다. 자기편이 먼저 공격할 의도는 없어도 상대편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나 상대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보다도 강한 군대를 보유하면 된다고 여긴다. 그러나 강한 군대라는 것은 실제로 전투를 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그렇다고 강한 군대를 시험해 보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서로 상대가 어느 정도 강한가 하는 것은 실제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서로 상대방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이만큼 강한 군대가 있으면 괜찮을 거야.’하고 거의 아슬아슬한 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군대에 돈을 쓰는 것이다.
-122쪽

우수한 인간과 열등한 인간의 차이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경쟁시켜 보면 알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이다. 그 때문에 학교에서도 모든 학생들을 경쟁시킨다. 결국 최근까지 수많은 사람들은 전쟁도 그러한 경쟁의 하나라고 여기고 있다. 전쟁을 하면 어느 쪽이 우수한 민족인가 알 수 있다. 승리한 쪽이 우수한 민족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승리한 민족이 패배한 민족을 지도하면 된다. 이리하여 과거부터 전쟁에 자신이 있는 민족은 "우리는 원래부터 뛰어난 민족이며 상대는 본래 열등한 민족이므로 열등한 상대를 지도하기 위해서 우선 상대 지도자를 쳐부수는 것이다."라고 했다.
-141쪽

어느 나라 종교에서든 신이라는 존재는 정의로운 자의 편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 신이라는 존재는 누구보다도 강하므로 신이 자신들의 편을 들어주면 당연히 승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결국 정의로운 자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논리가 생긴다. 이 논리를 역으로 생각하면 전쟁에서 승리한 자는 정의롭다는 것이 된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전쟁은 승리하기만 하면 옳은 것이 된다.

-142쪽

사람은 가족끼리는 강자가 약자를 돕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데 비해, 학교에 가게 되면 더 이상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학습에서 경쟁하게 되고 경쟁에서 승리한 자가 어른이 된 후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배운다. 이것은 슬픈 일이다.

-145쪽

세상이 발달하고 식량도 충분히 얻을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은 조금씩 서로 돕는 일을 멈춘다. 모두가 일하고 모두가 먹는 것만으로도 힘에 벅차던 사회에서는 모두가 사이좋게 서로 도왔지만 농업과 목축이 발달하고 자신들이 먹을 만큼보다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 인간은 노예를 부리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전쟁을 해서 이웃 나라에서 포로를 끌고 와 그 포로를 노예로 삼아 일을 시키면 노예는 자신들이 먹는 양보다 많은 식량을 생산해 낸다.
그래서 노예를 부리는 측은 식량을 생산하는 일을 그만두고 노예에게 일을 시키면서 자신들은 전쟁에 더욱 강해지기 위해 무기 제작과 전투 훈련을 하기 시작한다.
-150쪽

국가와 국가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로 한쪽이 다른 한쪽을 억압하며 거기에서 이익을 뽑아내면서 군대와 학교를 자꾸자꾸 정비해 가면 그 나라는 더욱더 강대해지고 현명한 사람도 늘어날 것이다. 이리하여 강하게 되고 현명해진 자는 자신이 누군가를 짓밟고서 그렇게 되었다는 점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인간에게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뛰어난 자와 뒤떨어진 자의 차가 있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151쪽

미국은 베트남이 공산국가가 되면 주변 국가들도 모두 공산주의를 채택하여 미국이 아시아에서 쫓겨날 것이라는 등 궁색한 변명을 댔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도 그런 일은 없었다. 오히려 베트남은 전후 10여 년간 소련을 본보기로 삼아 전력을 다해 공산주의를 시행해 본 후, 소련식으로는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경제적으로 발달한 이웃 자유주의국가들에게 동반자로 삼아 달라는 제안을 하게 되었다. 미국이 그렇게 피를 흘리며 싸울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경우도 그러하다. 이 나라가 공산주의의 편에 서든 말든 소련에게 별달리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원래 가난한 산림 국가로, 자원과 노동력을 착취할 수 있기는커녕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떻게 보면 성가신 존재였다. 더욱이 소련의 군대 파견은 아프가니스탄에 미국 세력이 들어오면 곤란하다고 우려했기 때문이지만, 미국도 아프가니스탄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다고 해서 득 될 것이 없었다. 다만 소련과 국경이 맞닿아 있으므로 다소 소련을 위협할 수 있는 정도의 이득이 있었을 뿐이다.
-174쪽

대군을 보냈어도 아프가니스탄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소련은 공산주의가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사상으로 환영받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히틀러 군대에게 승리하고, 나치에 고통 받던 전 유럽 사람들을 구원했던 것이 소련과 소련군의 자랑이었는데,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가난하면서도 소련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오히려 소련에 저항한 것이다. 그 사실을 인식하고 소련군은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 것인가?’하는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소련은 철수했다. 이는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은 하지 못했던 것이다. 헛된 전쟁임을 깨닫고 스스로 철수한 점이야말로 훌륭하다.

-175쪽

다른 한편 미국도 아프가니스탄에서 호된 꼴을 당했다. 미국은 무기를 원조해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을 쫓아내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소련군이 사라진 아프가니스탄에는 미국에게서 받은 무기로 철저히 무장한, 미국에게서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버림받은 탈리반 세력이 생겼다. 이들은 소련뿐만 아니라 미국의 말도 듣지 않았다.

-176쪽

인구가 지나치게 증가한다는 것은 전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인구가 자꾸 증가하는 데도 그 사람들이 모두 취직할 수 있을 만큼 인구 증가에 수반하여 공업이나 무역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사회주의 국가처럼 그것을 정치로 조절해 내지 못하면 실업자가 대량 발생하게 되고 그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다른 나라를 침략하려는 욕망에 사로잡히는 일이 있다.

-190쪽

지금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인구가 이렇게 맹렬한 기세로 늘어가는 것에 대해 그것이 머지않아 심각한 기아 상태를 낳고 잘못하면 전쟁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하고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가는 것 같다. 그러나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지금까지 전쟁을 일으켜 온 것은 주로 공업 선진국들이었지 가난한 나라들은 아니다. 따라서 가난한 나라들에서 이상하게 인구가 늘고 있다고 해도 그 나라가 남아도는 사람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에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다만 가난한 나라들에서 실업자가 넘쳐 났을 때 그곳 사회가 불안해 혁명이 일어나 그 혁명을 이웃 나라들이 저지하려고 하거나 지원하려고 하여 국제적 분쟁이 일어나는 일은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그러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웃 나라의 정치에는 어느 나라도 간섭하지 않는다는 국제적 규약을 분명히 마련해 두어야 한다.
-192쪽

전쟁터에서 잔혹한 짓을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면 일상에서 얌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위선일까?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보이는 온화한 모습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인 것이다. 물론 다소 싸움을 할 수도 있지만 인간의 본성이 본래 흉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흉포해지는 것은 전쟁 때문에 자신과 동료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히거나, 상대방은 나쁘기 때문에 혹독한 꼴을 당해도 싸다고 하는 잘못된 사고방식에 휘말리거나, 폭력을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칭찬을 받거나 신분이 올라가는 등 이득을 얻는 구조 속에 놓여 있는 경우이다.
-206쪽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인간은 두려워할 줄 모르게 되었다. 무서운 것을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데서 길러지는, 살아가기 위해 중요한 또 하나의 본능을 없애 버리고 있는 것이다.

맨주먹으로 상대와 싸움을 벌이거나 상대를 죽이려면 상당한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심한 고통이 따른다. 그런데 도구를 사용하면 자신은 고통을 겪지 않고도 상대를 참혹하게 만들 수 있다. 무기가 발달함에 따라 마침내는 멀리서 단추 하나를 누르는 것만으로 수천, 수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죽일 수 있게 되었다. 동물이 지니고 있는, 싸움을 멈추는 본능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만큼을 인간은 이성으로 채워넣어야 한다. 인간이 이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동물보다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이성으로 다툼을 통제하고 나서야 비로소 동물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컷 붕어가 암컷된 사연 [제 1115 호/2010-06-07]


인간에게 성별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정되는 운명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한번 주어진 성적 역할로 일생을 살아야 한다. 부인이 겪어야 하는 출산의 고통이 안쓰럽다고 남편이 대신 아이를 낳을 수 없고, 아내가 정자를 생산할 수도 없다.

이 가혹한(?) 운명은 물속에서 땅 위로 터전을 옮긴 조상들이 선택한 것이자 생태계의 구성원 중 많은 종이 선택한 ‘양성생식’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물속에서 살아가는 생명들 중에는 양성생식을 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성별을 바꾸는 종들이 있다. 400여 종에 이르는 어류가 그들이다.

이렇게 성별을 바꾸는 어류가 보이는 성향은 대개 두 가지다. 성장하면서 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을 바꾸는 경우와 반대로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을 전환하는 경우다.

붕어는 성장하면서 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을 전환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붕어는 몸길이가 3~4Cm인 치어일 때 전체 개체수의 70% 이상이 수컷이다. 그러나 6~7Cm 정도로 자라면 수컷의 비율이 40%로 점차 줄어든다. 다 자란 붕어 중 수컷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미만에 이른다.

수컷이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 가지 이유지만, 암컷을 만날 수 없는 수컷 붕어가 성을 바꿔 처녀생식으로 알을 부화하려는 이유가 더 크다. 이런 성 전환이 붕어의 개체수를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리본처럼 몸이 얇고 길어 ‘리본장어’라는 이름을 가진 물고기도 여기에 해당한다. 리본장어는 청년기까지 수컷으로 지내다 성장이 멈춘 후에는 암컷으로 성을 전환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푸른색을 띠던 몸의 색깔이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완벽하게 암컷이 된다.

말미잘 속에서 생활하는 ‘흰동가리’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종으로 수컷보다 암컷이 크다. 이들은 텃세가 심해 몇 마리의 새끼들 외에는 모두 자신의 영역 밖으로 쫓아낸다. 그런데 흰동가리 암컷이 죽으면 새끼를 쫓아내지 않고 부부로 맞아들인다. 수컷이 암컷으로 성별을 바꾸고, 새끼 중에 가장 큰 수컷과 부부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감성돔을 포함한 여러 종의 물고기가 비슷한 성향을 보이면서 암컷으로 성을 바꾼다.

물속에서 생활하는 수컷 어류는 크기가 작아도 많은 수의 정자를 생산할 수 있다. 반대로 암컷 어류는 상대적으로 큰 생식세포를 가지기 때문에 난자 수가 적다. 즉 수컷의 숫자가 많아지면 난자가 정자 모두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되는 것.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수컷에서 암컷으로 성을 전환해 더 많은 난자를 생산하는 것이 더 많은 자손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다.

반대로 암컷에서 수컷으로 성을 전환하는 경우는 주로 일부다처제를 유지하면서 무리를 지어 번식하는 물고기들에게서 나타난다.

청소놀래기가 대표적인 일부다처제 어류다. 이들은 수컷 한 마리가 여섯 마리의 암컷을 거느리는 방식으로 무리짓는다. 수컷은 다른 수컷들로부터 자신의 영역을 지키고 암컷을 보호한다. 그러다가 수컷이 죽거나 없어지면 서열 1위의 암컷이 바로 성을 바꾸기 시작한다. 1시간 정도 지나면 외양이 바뀌어 수컷 역할을 시작하고 3~4일이면 완벽한 수컷으로 알을 수정시킨다. 이런 양상은 청소놀래기뿐 아니라 놀래기과의 많은 종에서 비슷한 형태로 나타난다.

열대 바다에 사는 라이어테일 또한 수컷 한 마리가 15~20마리의 암컷을 거느리고 살다가 수컷이 사라지면 우두머리 암컷이 바로 성을 전환하여 수컷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 경우의 물고기들은 암컷 생식소인 난소와 수컷 생식소인 정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암컷은 항상 수컷으로 성전환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수컷들끼리의 과다경쟁을 막기 위해 일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젊은 수컷이 무리를 이끄는 강력한 수컷과 경쟁하면 자신의 유전자를 남길 가능성은 점점 적어진다. 따라서 재빠르게 암컷으로 변해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려는 것이다.

결국 물고기들은 개체수를 유지하거나 자신의 유전자를 포함한 더 많은 자손을 남기려고 성을 바꾼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왜 물속 생물들에게만 나타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물이라는 환경과 물고기의 단순한 생식기관에 있다.

물이라는 환경은 체외수정을 하는 물고기들의 정자와 난자의 건조를 막아준다. 따라서 암컷과 수컷의 생식기관은 육지생물처럼 복잡할 필요가 없다. 생식기관이 단순한 형태이므로 변화가 쉬운 것이다. 게다가 물고기의 원시생식세포는 수컷의 정소에 넣으면 정자로 성장하고, 암컷의 난소에 넣으면 난자로 성장하는 특징이 있어 성전환을 해도 특별한 무리가 없다.

생물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물을 떠난 생물들은 점차 복잡한 신체구조를 가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육지생활을 시작하는 순간 모든 장기와 생식세포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고기는 물고기대로, 또 다른 생물은 그 나름으로 생존하는 풍경은 우리 인간에게 ‘삶’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피아노의 숲 17 -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손희정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쇼팽 콩쿠르 1차 심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폴란드의 스타 피아니스트 아담스키가 떨어졌던 것. 

그리고 그런 그를 화장실에서 마주친 슈우헤이는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자신도 이미 패닉 상태여서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용기와 위로를 얻게 된 건 슈우헤이. 아담스키는 대인배였다. 



꼰대 노릇을 한 심사위원들은 그의 연주 순서에 담긴 깊은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그의 스승만은 알아차렸다. 쇼팽의 연주 여행 여정을 따라 짚어갔던 그는 작곡 순서대로 연주곡을 정했던 것이다. 이 장면이 참 따뜻했다. 뒷모습으로 내민 연출도 마음에 들었고. 

아지노의 피아노는 참 여러 사람의 운명을 뒤흔들었던 듯하다. 슈우헤이의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절친이 아들에게 대리전쟁을 시킬 생각이냐고 묻는 장면에선 내가 다 뜨끔했다. 정작 그 아버지는 그럴 의도가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슈우헤이가 카이에게 가지는 심사는 너무 위험하다.  

2차 콩쿠르 명단에는 한국인도 있었다. 이미 등장한 안씨 쌍둥이 말고도 여학생이 있었는데 이런... 



그림이 너무 성의가 없지 않은가..ㅜ.ㅜ 

옆의 웨이 팡과는 너무 비교가 된다. 뭐, 첫번째 유키에 사사키도 흐리멍텅한 이미지인 건 맞지만 그래도 참 별로네..^^ 

2차 콩쿠르에서 소피 오르메송이 첫 연주를 마치고 이어 웨이 팡이 연주를 한다. 그의 연주가 흐르는 동안 그가 태어나 자라면서 피아노를 만나는 과정이 소개되는데 거의 호러 수준이었다. 하녀의 마지막 씬을 연상시키는... 



그의 연주는 관중에게 천국과 지옥을 같이 경험하게 해주었다. 물론, 그 사이를 가장 많이 왕복한 것은 다름 아닌 그 자신. 

저 살벌한 표정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여기 또 한 사람을 예술과 폐인의 길로 인도한 아지노의 피아노. 정작 그 자신은 피아노를 잃고 꿈을 접게 되었건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살아남아 많은 사람들을 그의 강렬한 연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그가 사고를 당하지 않고 계속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었더라면 세기의 피아니스트로서 그 이름을 드높였겠지만, 그가 이렇게 전설이 되어서 카이라는 수제자를 두게 된 것도 그에게 허락된 놀라운 운명이지 싶다. 그의 불행은 안타깝지만...  

종이로 읽는 피아노 얘기인지라, 음악을 직접 듣는 게 아니건만, 작품을 읽다 보면 격한 감동이 몰려올 때가 많다. 클래식에 문외한인 내가 이 정도이니, 소개되는 음악들이 바로 재연이 되는 독자라면 그 감동은 쓰나미가 될 것 같다. 그게 살짝 부럽고 아쉽다. ^^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해한모리군 2010-06-07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권까지 열심히 읽다 완간되면 사야지 하고 있어요.
저도 음악만화를 보면 막 알던 음악도 새롭게 보여요.

마노아 2010-06-07 10:32   좋아요 0 | URL
연재 속도가 꽤 느려서 완간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요.
그때에는 저도 처음부터 다시 정독하려구요.
그땐 음악도 같이 들으면서 감상해야겠어요.^^

토토랑 2010-06-0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팡의 이야기.. 아무리 가공이라지만 너무 불쌍했어요..
그 부자 둥보 아저씨가.. 갈구는게 ..ㅜ.ㅜ

마노아 2010-06-07 10:33   좋아요 0 | URL
저렇게 절망이 담긴 연주는 어떤 연주일까 안타깝고 궁금하고 그랬어요.
그 아저씨 너무 무섭고 나쁘죠? 팡의 내면이 참 가여워요. ㅜ.ㅜ

L.SHIN 2010-06-07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 마노님 ^^
이제 좀 바쁜 건 나아졌나요? 7월까지는 바쁘다고 해서, 눈치를 보고 있답니다.(읭?)
하하하, 그래도 여전히 독석에 대한 열정은 그 누구도 따라잡지를 못 하겠군요.
전..요즘 먹어야 할 책들도...숙제도(신평단) 있지만. 왠지 손이 가질 않아요...ㅜ_ㅡ

마노아 2010-06-07 21:39   좋아요 0 | URL
헤헤, 엘신님~ 방가방가^^ㅎㅎㅎ
여전히 좀 바빠요. 새로 맡은 일들이 있어서요.
이번 주 중으로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있는데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어서 큰일이에요.
할 일 많을 때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손이 근질근질해요. 엘신님과 반대인가요? 하핫^&^
 
에뷔오네 Evyione 7
김영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5월
품절


이번에 주문해서 도착한 책 중에 만화책은 네 권이었다.
이 책 에뷔오네 7권과 마틴 앤 존 11권과 피아노의 숲 17권, 그리고 신부 이야기 1권.
모두 내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책이었는데 피곤에 쩔어 감기는 눈으로 가장 먼저 뜯어서 본 책이 에뷔오네였다.
굳이 이유를 밝히라 하면 그림의 저 남자 때문이랄까.
우리의 초절정 섹시 대마왕이신 인어왕의 헐벗은 자태가 내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나게 해주었기 때문.
지난 6권에서 에뷔오네 공주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바다를 밟고(!) 그녀에게로 달려간 야신.
에뷔오네 공주는 진즉에 만들어두었지만 전해지 못했던 선물을 갖고서 한밤중에(!) 그의 숙소로 찾아갔다. 늘 탈의를 잘 함으로써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야신이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맞이한다. 그렇게 밀어낼 때는 언제고 이 밤중에 찾아와서 선물을 내미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인간이 아니었던 그의 사고 체계는 비교적 단순하며 직선적이다. 그래서 그런 그를 바라보는 재미가 더 크다.

그리고 이 사람.
원작 인어공주로 치면 인어공주의 공을 본의 아니게 가로챈 이웃 나라 공주 쯤에 해당하는 역할이다.
어려서 입은 상처로 불신을 가득 안고 수사가 되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속세의 번뇌로 가득한 인물이다.
이전에는 워낙 야신의 매력이 거세었기 때문에 이 캐릭터는 크게 마음 쓰지 않았건만,
이번 편에서 모처럼 욕정어린(?) 면모를 보여주어서 호감이 갔다.
역시 도닦는 인물보다는 감정을 내보이는 인간이 훨씬 매력적이다.

에뷔오네 공주가 준 선물은 휴대가 가능한 잉크 병이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그가 의사소통을 늘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제법 기특한 발상에서 나온 선물.
살짝 입맞춤하는 모습으로 호의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는 야신이다.
모든 몸짓에서 우월한 유전자를 보여주는 우리의 인어왕.
뭔들 그림이 되지 않겠는가.

청혼의 대상을 만나러 가던 길에 사고를 당했건만, 정작 그녀에게 청혼을 한 인물을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그걸 왕국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한 그녀는 부왕의 귀환 명령을 받고 돌아온다.
그 배 위에서 격정에 불타오른 우리의 공주님, 도를 넘을 뻔!하다.
그냥 넘어주셨으면 했지만, 순정만화의 도리가 있는 터!
아직은 이르다는 걸 독자는 이미 간파했다.
어찌나 안타깝던지...
김영희 작가님의 글은 뭐랄까, 청소년 물에서 보기에는 조금 아까울 때가 있다. 좀 더 수위가 높은, 그래서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매체에서 만난다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자주 든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출판물은 19금 딱지를 붙이고 나와야 하니 그것도 참 거시기 하다.
그러니 아쉬움을 애써 달랠 수밖에......
이번 편에는 유독 격렬한 키스 씬이 많으니 그걸로 만족하련다.

딸을 향한 증오로 가득한 국왕의 명령은 에뷔오네 공주에겐 날벼락이었다.
두 달 사이에 직위도 재산도 없는 그녀에게 청혼하는 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아무 놈팽이에게 당장 딸을 내줘버릴 태세.
그런 때에 이웃나라 공주님 역할에 해당하는 우리 수사님이 시험에 빠져들었다.
어쩌면 그 자신이 더 원하고 있을 제안을 받았으니...
그의 신념이 그가 알고 있는, 혹은 알아야 할 다른 진실을 해치지 않길 나도 바라지만,
그것은 곧 우리의 인어왕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운명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이 될 터이니 어찌 아니 안타까울까.
게다가 저 진지하고 심오한 대사와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에뷔오네 공주의 처지에 비하면 저 그림의 저 표정은 조금 엔지다. 너무 순진무구 백치미랄까.
유일한 옥의 티다.

작가 후기에 등장한 패션에 관한 에피소드.
마리 앙투아네트의 가발에서 영감을 얻은 그림이란다.
이 그림을 보고 나니 커스틴 던스트 주연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가 보고 싶어졌다.
그닥 추천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지만, 기막힌 패션 감각에 눈은 즐거울 것 같아서 말이다.

그리고 개인지를 준비한다는 공지 하나.
마스카 열왕기를 준비 중이라고 하신다.
7월 중 판매 예정.
덕분에 오랜만에 마스카의 주인공을 보게 되었다.
여전히 마성이 짙건만, 확실히 인어왕보다는 좀 더 검은 오로라를 내뿜는다.
둘다 육식남이건만 지금 내 저울의 추는 인어왕 야신에게 한 표!


댓글(18)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06-07 0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저 키스씬~~~굿입니다.

마노아 2010-06-07 10:30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보는 동안 몸이 뜨거웠어요.^^ㅎㅎㅎ

비로그인 2010-06-08 00:58   좋아요 0 | URL
본능에 충실하려니...잠이 안 올것 같아요.
난 세상에서 키스가 제일 야~하드라요~~^^

마노아 2010-06-08 09:10   좋아요 0 | URL
아, 댓글조차도 야해요.(>_<)

다락방 2010-06-07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욕정어린 면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뿜었어요 마노아님 ㅎㅎㅎㅎㅎ
그럼요, 그럼요!

역시 도닦는 인물보다는 감정을 내보이는 인간이 훨씬 매력적이다.← 대박이에요! 저도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요. 누가 도닦으라 그랬냐고요, 누가! 대체 왜 도를 닦냐고요. 네? 아 어쩐지 제 울분이 섞여 들어가면서 이 리뷰는 완전 온 몸과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추천이에요.

마노아 2010-06-07 10:31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제가 이 책 읽으면서 다락방님을 생각했잖아요. 다락방님도 이거 읽었으면 분명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대사 중에도 '가느다랗고 뜨거운 몸'이라고 나오는데, 내 비록 가느다랗진 않지만 뜨거워지긴 하더라구요. (>_<)

BRINY 2010-06-0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은 조바심이 나서 좀 그랬지만, 후기가 좋았어요.

마노아 2010-06-07 12:06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읽으면서 저도 좀 조바심이 나고 초조했어요. 다음 편이 그래서 더 기대가 되어요.^^

무스탕 2010-06-07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거거걱~~~
나 이 책 사 놓기만 하고 아직 안보고 있는데 이렇게 제대로 염장을 질러주시다니욧-!!!

마노아 2010-06-07 21:37   좋아요 0 | URL
어서 포장을 뜯으세요. 그리고 저와 같이 열광하는 겁니다.(>_<)

따라쟁이 2010-06-07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왕에 한표+_+ 안녕하세요 마노아님^-^

마스카의 마왕, 저 딱달라 붙는 목폴라티도.. 오랫만에 보는군요. 아니면.. 가슴이 훅 파인 브이넥도 아주 멋졌던 걸로 기억합니다. +_+

마노아 2010-06-07 21:38   좋아요 0 | URL
우헤헷, 따라쟁이님 안녕하세요~ 저도 요새 따라쟁이님 서재에 자주 놀러 갔었는데...6^^ㅎㅎㅎ

전 원래 순정만화에선 금발 미남을 선호하는데 요샌 자꾸 냉혈 흑미남에게 꽂히고 있어요. 마왕은 대표적인 흑미남이었지만 그때는 엘리후도 너무 좋았어요.^^

카스피 2010-06-0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멋진 그림이군요^^

마노아 2010-06-08 11:51   좋아요 0 | URL
눈높이를 올려주고 있어요.^^

2010-06-09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9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0-06-14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만화책도 이리 멋질 수 있군요.^^

마노아 2010-06-14 17:52   좋아요 0 | URL
근사하지요? 다음 편이 잔뜩 기대되어요.^^
 
통통 한국사 2 - 고려의 성립부터 멸망까지 통통 한국사 시리즈 2
안길정 외 지음, 강화경 외 그림 / 휴이넘 / 2010년 2월
장바구니담기


고려 귀족들은 자식을 몇 명이나 낳았을까? 여러 묘지명에서 평균값을 구해 보면 자녀수는 보통 4명 정도였어. 부부간의 나이 차는 5년을 넘어서지 않아. 혼인한 나이가 알려진 왕들의 평균 혼인 나이는 18세 전후야. 그 가운데 왕건의 맏아들로 고려의 2대 왕이 된 혜종은 10세에 결혼했단다.
수백 개의 묘지명을 통해 고려 귀족의 평균 수명을 구해보면 39.7살 정도야. 즉 40살을 채 누리지 못하고 죽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었어. 국왕 34명의 평균 수명이 42.3세였으니, 최고의 의료 혜택을 누리고서도 일반 귀족보다 2년밖에 더 살지 못했다고 할 수 있지.-160-161쪽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06-06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6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3 15: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3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