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타고 자면 개운치 않은 이유 [제 1184 호/2010-08-23]



장모님 생신 때문에 목포에 있는 처가로 가는 길, 빠르게 스쳐가는 창밖 풍경이 어지럽다. 아내는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아침 일찍 내려갔고, 난 학교에서 돌아온 철수와 함께 후발대로 가는 중이다. 역에서 산 도시락은 이미 먹었고 식후 커피 한 잔도 즐겼다. 창에 반사되는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고 따스하다. 그래서인가 졸리다. 너무 졸리다. 눈꺼풀이 무거워….

“졸리시면 주무세요. 도착하기 전에 깨워드릴게요.”

책을 보던 철수 녀석이 씨익 웃으며 말을 건다. “졸리긴 누가 졸려”하고 너스레를 떨어봤지만 녀석의 다 안다는 표정에는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다. 담배 한 대만 딱 피면 잠이 깰 것 같은데. 하지만 기차는 전체가 금연이다. 거기다 난 지금 금연 중이다. 사나이 오나전, 가족과 한 약속을 깰 수 없다!

“아빠 지하철 안에서도 조시죠? 어쩐지 ‘헤드뱅잉’을 열심히 하실 것 같은데.”
“이 녀석, 난 창문에 머리 붙이고 얌전하게 자.”

철수 녀석이 던진 질문을 계기로 난 얘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입과 머리를 움직이면 잠이 깨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지하철에서 조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 사실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에이. 또 핑계 대려고 그러시는 거죠?”
“누가 들으면 내가 매일 핑계만 대고 사는 사람인 줄 알겠다! 사람들이 지하철만 타면 자는 이유에 대해 연구한 과학자들이 실제로 있단 말이야.”
“그걸 연구해요? 그냥 아침에는 잠이 부족해서, 저녁에는 피곤해서 조는 거 아니에요?”
“물론 그런 것도 이유 중 하나지. 그렇지만 낮에 자는 사람들은? 다 전날 밤을 새거나 잠을 설쳤을까?”
“음 그러고 보니 그렇네. 이유가 대체 뭐죠?”
일본철도기술연구소에서 조사했더니 지하철의 진동수가 2Hz로 나타났단다. 1초에 두 번씩 진동한다는 얘기지. 그런데 2Hz로 흔들리는 곳에서 사람들이 가장 잠들기 쉽다고 해. 그러니 지하철에서 다들 꾸벅꾸벅 조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란다.

으아. 자는 얘기 하니까 더 졸립네!

“요즘에는 흔들침대라고 하던데, 요람 알지? 흔들의자처럼 왔다 갔다 하는 아기용 침대. 거기 누우면 잠이 솔솔 오는 것도 같은 원리지. 바다가 잔잔한 날의 배도 마찬가지야. 물론 배멀미가 심한 사람은 별개겠지만. 기차나 버스도 지하철만큼 딱 맞는 진동수는 아니지만 꽤 흔들리잖니? 사람들이 교통수단을 이용하면서 잘 자는 이유야.”

말 끝나기가 무섭게 기차가 ‘덜컹’하며 멈췄다. 얘기하는 중에 역에 들어선 모양이다. 자다가 깨서 놀란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몇 명 있었다. 내리고 타는 사람들로 부산스러운 와중, 열린 문 사이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가 반가웠다. 조금은 잠이 깨는 것 같다.

이산화탄소도 사람을 재우는 중요한 요소지. 이산화탄소가 늘면 뇌로 가는 산소량이 줄어들어 나른하고 졸립단다.
“아…. 기차나 버스처럼 사람이 많고 좁은 공간에는 이산화탄소가 많겠군요.”

이런 내가 할 대사를 미리 해버리면 어떡해. ‘이래야 대화가 이어지죠’라는 표정으로 싱글거리는 철수 앞에 할 말을 잠시 잃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사했더니 기차는 1,400~2,200ppm, 고속버스는 2,500~3,500ppm까지 나왔단다. 1ppm은 100만 분의 1이야. 버스나 기차 같이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의 허용기준인 1000ppm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지. 사람이 많은 좁은 공간에서 환기를 잘 안 해서란다. 산소가 부족하고 이산화탄소가 너무 늘어나면 사망할 수도 있어. 그래도 버스나 기차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죽을 정도는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렴.”

얘기를 하며 계속 이산화탄소를 만들어서 그런가, 다시 잠이 쏟아졌다. 아 안 돼. 아들 앞에서 얘기하다 잠들어버리는 ‘주말의 게으른 아버지’상을 보여줄 수 없지. 할 수 없다. 입을 다시 움직여라 오나전. 네가 아들 앞에서 체면 구기지 않을 길은 그것뿐이다.

“기차나 버스에는 잠을 방해하는 요소도 분명히 있어. 저주파 소음이라고 들어봤니?”
“저주파? 주파수가 낮은 소음인가요?”
“맞아.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주파수 범위는 20~2만Hz인데, 저주파 소음은 주파수가 200Hz 이하인 소리란다. 주파수가 너무 낮아 잘 안 들리거나 아예 들을 수 없지만 몸은 느낄 수 있어. 저주파 소음에 계속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처럼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나오고 심장 박동과 호흡수가 바뀌지. 잠도 푹 잘 수 없단다.
“그럼 기차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는 건가요?”
“응.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 고속버스, 지하철, 기차에서 다 저주파 소음이 나왔어. 그것도 차 밖보다 안이 훨씬 심했단다. 적게는 95dB부터 많게는 110dB까지 측정됐어. 그러니 기차 속에선 듣지 못 한다 뿐이지 굉장히 큰 소리에 노출돼 있는 거야. 귓가에서 록밴드가 연주하고 있거나 코앞에서 트럭이 고속으로 지나간다고 생각해보렴.”
“으… 생각만 해도 괴롭네요. 차 안에서 자고 일어나면 몸이 아픈 이유가 저주파 소음인 거군요.”
“불편한 자세로 장시간 잔 탓도 있겠지만, 저주파 소음도 무시 못 하겠지. 아무래도 버스나 기차에서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개운하지 않잖니.”

한참 떠들었더니 잠이 달아났다. 이제 슬슬 과학 얘기는 그만두고 철수의 학교생활 얘기를 들어볼 때다. 그러고 보니 요전에 아내가 ‘철수에게 여자 친구가 생긴 것 같다’고 귀띔했었지. 요즘 초등학생은 참 조숙하단 말이야.

“아빠…”
“응?”
“죄송해요. 나 졸려요~. 도착하면 깨워주세요.”
“뭐라?”

얘기하느라 잠이 다 깼는데 이제 네 녀석이 자면 어쩌란 말이냐! 절규하는 사이 철수 녀석은 잠이 들었다. 한 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는 녀석이니 그냥 포기하자. 흑.

어느새 캄캄해진 창가에는 가로등 불빛만이 빠르게 스쳐지나갈 뿐이다. 뭔가 먹는 꿈이라도 꾸는지 입맛을 쩍쩍 다시는 철수를 편하게 누이고는 나도 눈을 감았다. 희미한 진동을 느끼며 부자끼리 나란히 저녁잠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종착역에 도착하면 승무원이 깨워줄테니 마음 편히 자도록 하자. 저주파 소음 때문에 피로해진 몸은 오늘밤 목포의 바닷바람이 달래줄 게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0-08-23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항...... 까닥까닥하면 자는 이유가 바로 그거군요.
거기다 이산화탄소까지 음... 아는게 힘입니다요~

마노아 2010-08-23 16:26   좋아요 0 | URL
버스타면 너무 졸려요. 지하철보다 버스에서 더 잘 잠드는 것 같아요.^^

2010-08-23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3 23: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4 2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4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체오페르 2010-08-24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그렇군요! 여러가지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만화, 유치한듯 하면서 참 웃기네요.ㅎㅎ

마노아 2010-08-24 14:19   좋아요 0 | URL
삽화가 얼마 전부터 바꼈는데 저는 예전 버전이 더 코믹하고 좋았어요.
암튼 과학향기가 여러모로 재밌습니다.^^

씩씩하니 2010-08-24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세상에 맨날 차만 타면 너무 졸려서 다른 사람들 보기 민망했는대..
이런 과학적 근거가 있었다니!!!
울 아이들 책 읽기 싫어서 요즘 요리 조리 피해다니는데 님 글 프린트해서 쫘~악 보여줘야겠어요..
청주 비 많이 오는데..님 잘 지내시죠??
늘 행복하시고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마노아 2010-08-24 14:20   좋아요 0 | URL
저도 차만 타면 자동으로 고개가 떨어져요. 그래도 내릴 때 되면 저절로 눈 떠져서 다행이에요.^^
서울도 오늘 비가 많이 왔어요. 쏴아아 내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침 떼고 맑아져요.
예측불가인 날씨의 연속이에요.
내일도 비가 많이 올 것 같은데 너무 더웠으니까 비오는 것도 반가워요.
씩씩하니님도 오늘 하루 힘차게 지내셔요~

같은하늘 2010-08-25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런 비밀이 있었군요.
과학향기 재미나요.^^

마노아 2010-08-25 15:00   좋아요 0 | URL
향기나는 과학상식이에요.^^

2010-08-26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6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아있는 동굴, 손대지 마세요~ [제 1183 호/2010-08-23]


동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들 떠올려보자. 깜깜한 지하세계, 박쥐들이 사는 무서운 곳, 신비로운 종유석과 석순이 자라는 공간, 여름철 시원한 관광지 등 사람마다 동굴에 대한 느낌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지하의 컴컴한 공간을 모두 동굴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지하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져 사람이 출입할 수 있는 공간’만이 학술적으로 인정되는 동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동굴은 강원도나 충청북도에서 발견되는 ‘석회동굴’과 제주도의 ‘용암동굴’, 그리고 바닷가에서 파도에 의해 깎여 만들어진 ‘해식동굴’이다. 이런 동굴을 탐험하다 보면 길을 잃을 때도 있고 위험한 상황을 만나기도 한다. 동굴 내에 발달된 통로의 형태가 너무 다양한데다 동굴 내부에서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동굴마다 환경이 달라서 어떤 동굴은 다른 동굴보다 덥기도 하고, 혹은 더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동굴 속 온도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지하에 발달한 동굴 속 기온이 1년 내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즉, 동굴 내부의 온도가 변하는 게 아니라 동굴 바깥의 온도가 계절에 따라 심하게 변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동굴이 시원하게 느껴지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느껴진다.

동굴의 내부 기온이 1년 내내 일정한 이유는 동굴 내의 온도가 그 지역 동굴 외부의 평균 온도를 항상 간직하기 때문이다. 한 지역의 평균 기온은 오랫동안 유지됐기 때문에 주변 암석에 기록돼 있다. 계절에 따라 대기 온도가 많이 변해도 암석은 거의 평균 기온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암석 내에 위치하는 동굴 속 기온이 암석의 온도와 일치하는 것은 아주 당연하다. 물론 동굴 바깥에서 많은 물이 흘러들어가서 흐르게 되면 동굴 내부의 온도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는 있다.

유럽에 있는 오스트리아나 슬로바키아에는 1년 내내 얼음이 존재하는 동굴들이 많다. 동굴 속에 항상 얼음이 있어서 얼음동굴이라 부르는데, 오스트리아의 ‘아이스리젠벨트 동굴’이나 ‘다크스타인 동굴’은 세계적인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얼음이 있는 동굴은 대부분 석회동굴인데, 이곳에 얼음이 많은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동굴 내부의 평균 온도가 섭씨 0도보다 낮기 때문에 동굴 속에 흘러들어간 물이 얼어서 1년 내내 얼음 상태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얼음이 존재하는 동굴은 동양에도 있다. 만주지역에 수직으로 발달한 동굴을 약 20m 내려가면 얼음으로 된 수많은 석순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지역에서 ‘얼음골’이 존재한다. 바깥기온은 섭씨 30도가 넘는데, 동굴 속에는 얼음이 있다니 어찌된 일일까? 이런 현상은 대기의 흐름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표면은 항상 중력의 영향을 받으므로 무거운 것이 가벼운 것보다 아래에 존재하려고 한다. 물이나 공기도 마찬가지여서 상대적으로 무거운 차가운 물이나 공기가 항상 아래에 있으려고 한다.

만약 추운 겨울에 사방이 막혀 있는 골짜기에서 차가운 공기가 만들어졌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이 공기는 골짜기에 갇혀 그 자리에 남게 된다. 여름이 와도 차가운 공기가 더운 공기보다 무거우므로 그 자리를 지키게 되고, 이 공기의 영향으로 얼음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동굴에 수직으로 발달한 통로만 있고, 다른 통로 없이 막혀 있으면 동굴 내부는 1년 내내 항상 차갑게 유지될 수 있다. 중국의 석회동굴에서 여름에 얼음이 있었던 이유는 바로 차가운 공기가 동굴 속에 계속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동굴의 입구가 여러 곳에 있으면 그 형태와 위치에 따라 계절별로 공기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학자들은 남한에만 1,000개 이상의 천연동굴이 분포한다고 추정한다. 이 중에서 내부가 아름다운 동굴은 관광지로 개발돼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강원도 영월의 고씨굴, 삼척의 환선굴과 대금굴, 태백의 용연동굴, 동해의 천곡동굴, 정선의 화암동굴, 충청북도 단양의 고수동굴, 온달동굴, 천동굴, 경상북도 울진의 성류굴이 개방된 석회동굴이며, 제주도의 만장굴, 협제-쌍룡굴, 미천굴이 일반인에게 개방된 용암동굴이다.

이런 동굴들은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고, 생활에도 유용하게 이용된다. 석회암과 종유석 같은 동굴생성물은 과거의 기후변화를 추적할 수 있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데 사용되고, 동굴 내에 살고 있는 희귀생물은 난치병 치료약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항상 깜깜하게 유지되는 독특한 내부 환경이 동굴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생물을 살 수 있게 했고, 이런 생물이 가지는 다양한 유전물질이 앞으로 우리에게 소중한 치료약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석유 자원도 동굴과 관련이 있다. 지하에 발달한 동굴은 석유가 저장되는 아주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발견되는 석유자원의 절반 정도가 석회암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외국에서는 동굴을 명상의 장소로 이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동굴에 음식물을 저장하기도 한다. 단양의 일부 동굴에서는 구석기 시대의 유적이 많이 발견돼 한반도에 살았던 조상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하다.

이렇게 동굴은 여러 면에서 가치 있는 지하의 자연세계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동굴을 그리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동굴을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은 아무 죄의식 없이 동굴생성물을 손으로 만지고 동굴에 쓰레기를 버린다. 사람이 만지는 동굴생성물은 검게 색이 변하며, 버려진 쓰레기는 동굴생물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런 행동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

동굴마다 규모와 내부 환경이 다르므로 동굴이 개방되면 이곳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해 내부 환경이 잘 유지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개방된 국내 동굴 대부분은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아 내부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동굴 내에 설치된 조명 아래에는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이나 식물이 자라고, 사람들과 함께 들어온 먼지는 동굴벽면을 검게 만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동굴을 관리하는 기관에서도 개방된 동굴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을 모른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관리자는 표만 팔 뿐 동굴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개방동굴은 그저 다른 관광지의 하나처럼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장소일 뿐이다.

다행히 최근에 개발돼 공개된 강원도 평창의 백룡동굴은 새로운 관광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동굴을 관람할 수 있는 인원이 동굴 환경에 따라 제한되며, 동굴 내에는 조명시설이 거의 없다. 또 사람들은 동굴탐험복을 입고 깜깜한 동굴을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관람한다. 조명시설이 없으니 동굴 내부는 잘 보전되며, 가이드가 동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있어서 천연동굴에 대한 소중함을 관광객에게 교육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패턴인 것이다.

2007년에 제주도의 용암동굴 5개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금수강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서 인정해 준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동굴 환경은 관리 소홀로 점차 훼손되고 있다. 소중한 동굴 환경을 단지 깜깜하고 여름에 시원한 피서지로만 느끼는 것은 더 이상 선진국으로 가는 우리의 문화수준이 아니다. 이제라도 동굴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글 : 우경식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남극에도 채소가 자란다?…식물공장 [제 1182 호/2010-08-23]


식물공장이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채소나 곡물을 ‘공장’에서 공산품을 만들듯 대량으로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1999년 미국 컬럼비아대의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가 “30층 규모의 빌딩농장이 5만 명의 식량을 책임질 수 있다”고 말하며 빌딩형 식물공장 모델을 처음 제시했다. 이때만 해도 사람들은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너무나 먼 미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과 10여 년이 지난 지금, 데스포미어 교수의 상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경우, 현재 식물공장 50개가 운영되고 있다. 일본은 2012년까지 100개의 식물공장을 더 만들 계획이다. 유럽도 비슷하다.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에서는 오래전부터 유리 온실과 태양광을 이용한 농촌형 식물공장이 다수 운영되고 있다.

식물공장은 외부와 제한적으로 차단된 환경만 제공하는 기존 비닐하우스에서 크게 진화한 형태다. 폐쇄된 식물공장은 인공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주입하고 공기조절기로 온도를 유지한다. 토양 대신 양분을 포함한 배양액을 주고, 태양빛마저 LED 등 인공조명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게다가 로봇자동화 기술을 이용, 무인생산시스템까지 적용하는 것처럼 갈수록 기술이 첨단화되고 있다.

이러한 식물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땅과 물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도시 한복판에서도 대규모 ‘농업’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태풍이나 이상기후 등 예상치 못한 기후변화에도 생산성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시기에 신선하고 균일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밀폐된 공간의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어, 해충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산물을 얻을 수도 있다. 특정 파장의 빛을 혼합하면 식물별 특정 물질을 촉진시켜 항산화물질 등 식품첨가원료를 얻을 수 있고, 나아가서는 식물로부터 경구백신 단백질을 얻어내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식물공장’ 파급이 제한되는 것은 비용 때문이다. 우선 비닐하우스보다 17배 정도 많은 시설비가 든다. 또 노지농업이나 비닐하우스 농업은 ‘빛’이 되는 태양광을 공짜로 얻을 수 있지만, 식물공장에서는 형광등과 백열등을 광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막대한 전기료가 든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도시가 발달하면서 늘어나는 채소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유통비가 든다는 점이다. 특히 독일의 베를린, 영국 런던, 스위스 베른, 스웨덴 스톡홀름처럼 높은 위도에 위치한 유럽 도시들의 경우 일조량이 부족하다. 이들 도시들은 겨울철 채소를 남부의 스페인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비행기로 공수해 오고 있다. 런던의 경우 채소 1kg을 공수하는 데 이산화탄소가 430g이나 발생한다. 그런데 탄산가스 배출규제가 강화되면 수송비로 인해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LED 등장은 ‘식물공장’을 확산시킬 수 있는 해결책으로 각광받고 있다. LED가 각광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류를 빛으로 바꾸는 비율을 ‘광변환비율’이라고 하는데, 백열등은 8%, 형광등은 20% 수준이다. 반면 LED는 25~30%다. 광변환비율이 높다는 것은 열이 덜 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광원을 식물에 가까이 둘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빛의 세기는 광원과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결국 LED는 형광등이나 백열등에 비해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효과적인 광원이 된다.

빛을 쉽게 조합할 수 있다는 것도 LED의 장점이다. 자연광인 태양광에는 붉은색, 주황색, 노랑색, 파랑색, 남색, 보라색 등 여러 색이 섞여 있다. 형광등 빛에도 노란색, 초록색 등의 색이 섞여 있다. 재미있는 것은 식물에 따라서 좋아하는 빛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식물에 따라서 빛이 적색 : 청색 비율이 5 : 1, 8 : 1, 10 : 1, 20 : 1 등으로 조합될 때 생육이 가장 잘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제한 없이 공짜로 빛을 얻을 수 있는 태양과는 달리, 인공광원의 빛은 그 자체가 비용이다. 식물에 따라 최적의 비율을 만들어, 꼭 필요한 만큼의 빛을 쪼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결국 LED가 식물공장의 광원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효율성 때문인 셈이다.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의 식물공장 연구도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지난 1월 남극 세종기지에 컨테이너형 식물공장을 설치했고, 국립농업과학원 내에 오는 10월까지 지하 1~3층, 높이 10m, 면적 396m² 규모의 빌딩형 공장과 높이 10m, 면적 50㎡ 규모의 수직형 공장, 총 2동을 건설하는 중이다. 또한 식물공장을 비즈니스모델로 하는 민간기업도 하나씩 나오고 있다.

식물공장의 경쟁력은 결국 식물의 종류에 따라 최적의 빛 혼합비율을 찾아내 빛을 가장 효율적으로 절감하는 공식을 찾아내고 파종, 발아, 수확, 포장 전 과정에 걸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시작은 늦었지만 가능성은 있다. LED 분야의 강국인데다 생산효율을 높이게 될 IT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뉴욕에 사는 가난한 극작가 헬렌 한프가 영국의 헌책방에 편지를 보낸다. 본인이 찾는 희귀 고서적 목록 중에서 한 권당 5달러가 넘지 않는 중고책을 보내달라고. 런던 채링크로스 가 84번지의 마크스&Co. 서점을 대표해서 프랭크 도엘이 답장을 쓴다. 그녀가 찾는 책들을 적당한 가격에 맞추어서 발송하였다고. 책을 받은 그녀는 답장과 함께 책값을 보낸다. 프랭크는 우편환이 더 안전하지 않겠냐고 했지만 헬렌은 줄곧 돈을 봉투에 우송하는 것을 고집했다. 우체국이 멀다나.  

프랭크가 보내주는 책들이 대개 그녀의 마음을 뒤흔들만큼 좋았지만 가끔은 원성을 사는 책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때마다 그녀는 기꺼이 항의를 했고 프랭크는 사과를 했다. 둘 사이에는 책과 돈만 오간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담은 편지가 먼저 도착했고, 부활절과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선물들이 대양을 넘어 서로에게 전달되었다. 때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의 배급제가 시행되던 즈음이어서 서점의 직원들은 모두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들은 공개적으로 혹은 비공개적으로 그녀와 편지를 나누었고, 그렇게 그녀의 친구들은 서점 직원들과 프랭크의 옆집 할머니까지 영역이 넓어진다. 가끔 헬렌의 친구가 런던의 채링크로스 가 84번지를 방문해서 서점을 휙 보고 가기도 했고, 산타 할아버지라도 된 듯 선물을 전해주기도 했다.  

서점 식구들은 무엇보다 헬렌이 런던을 직접 방문해 주기를 원했고 그녀 역시 그러기를 원했지만, 그들이 서로 편지를 나눈 20년 동안 만남은 성사되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치과치료로 돈이 많이 들어가서, 혹은 임대 아파트가 재건축이 들어가 급히 이사하느라 역시 경비를 다 쏟아붓는 등, 뭔가 계획을 잡을라치면 일이 생겨서 그녀의 런던행을 막곤 했다. 그녀는 가난한 작가였고, 쉬이 명성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더디어지는 걸음은 핑계가 아니겠건만, 나는 어쩐지 그녀가 런던행을 진심으로 원하면서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프랭크가 이미 가정을 가지고 있었고 둘 사이에 우정을 넘은 '연인'의 감정이 솟아서 그런 걸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떤 '환상'을 깨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나로서는 보고 싶은 그 마음을 어찌 다스렸을까 답답하긴 하지만... 

무려 20년 세월이었다. 그 긴 시간 동안 미국과 영국을 오고 가는 편지와 책, 그리고 선물꾸러미들. 무엇보다 거기에 담겨 있던 사랑과 우정과 인정이라니, 이보다 아름답고 귀한 인연이 또 어디 있을까.  

그러나 애석하게도 프랭크가 사망하면서 편지로 책을 사는 일은 끝나게 된다. 서점의 대표도, 그리고 프랭크의 아내도 편지를 보내어 그녀에게 소식과 마음을 전한다. 뿐인가. 이미 장성한 프랭크의 딸도 헬렌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 후로도 그들 사이에 더 편지가 오갔을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이 시점까지의 편지를 책으로 묶었기 때문에. 공교롭게도, 런던에서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이렇게 묶인 편지 책이 그녀에게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이름을 떨치고 나서 그녀는 더욱 프랭크를 안타깝게 추억하지 않았을까. 더불어 채링크로스 84번지에 있는 서점과의 인연도... 

1969년 4월 11일자 편지는 이 책의 마지막 편지다. 헬렌은 '캐서린'이라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냈다. 런던을 가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는데 그만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는 헬렌. 왜 아니었겠는가. 그녀가 말한다.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이대로가 나을지도. 너무나 긴 세월 꿈꿔온 여행이죠. 단지 그곳 거리를 보고 싶어서 영국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고요. 오래 전에 아는 사람이 그랬어요. 사람들은 자기네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러 영국에 간다고. 제가, 나는 영국 문학 속의 영국을 찾으러 영국에 가련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더군요. "그렇다면 거기 있어요." 

어쩌면 그럴 테고, 또 어쩌면 아닐 테죠. 주위를 둘러보니 한 가지만큼은 분명해요. 여기에 있다는 것. 

이 모든 책을 내게 팔았던 그 축복 받은 사람이 몇 달 전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서점 주인 마크스 씨도요. 하지만 마크스 서점은 아직 거기 있답니다. 혹 채링크로스 가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내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겠어요? 제가 정말 큰 신세를 졌답니다.  -145쪽

애석하게도, 지금은 그 자리에 이 서점은 남아 있지 않다. 영화로, 뮤지컬로... 다양한 버전으로 그들이 나눈 우정이 재생산되고 있지만 그 진짜 흔적을 찾아볼 서점이 남아 있지 않다니 애석하고 서글픈 일이다. 비록 그 자리를 알려주는 기념 동판이 있다지만... 

다시 한 번 책 표지를 들여다 본다. 채링크로스 84번지라는 주소를 단 마크스 서점이 보인다. 아련하다.  

  

이 책을 며칠 전 사랑하는 공장장님 공연을 기다리면서 몇 장을 먼저 읽었다. 친구의 얼굴이 얼핏 스쳐지나가는 까닭은 이 책과 함께 다른 책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아, 에미와 레오가 떠올랐던 것이다. 이 책의 헬렌과 프랭크도 에미와 레오처럼 지적이면서 유머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에미와 레오보다도 몇 십년 전에 이미 그들은 편지를 통해 서로를 궁금해 하고 아꼈다. 150여 페이지의 짧은 책장 속에서 20년 세월의 깊은 우정이 전달되는 것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소설이나 드라마를 넘어서는 진중함 때문일까?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잊혀지고 소비되는 디지털 세상에서는 찾기 힘든 느림의 미학, 기다림의 미학 덕분일까.  

폭염주의보가 내리는 한 여름에 어울리는 책이 아니었는데도, 줄어드는 책장을 안타까워하며 즐겁게 읽었다. 그들의 편지 책 구매가 끊어지게 되었을 때에는 눈물까지 날 정도로. 좋은 사람들에게 선물하고픈 예쁜 책이다. 헬렌과 프랭크처럼 아날로그는 아니지만, 그들을 닮은 인연과 우정도 내게 있는 듯하다. 고마운 일이다. 좋은 사람들의 얼굴이 두루 스쳐간다. 한 권의 향기나는 책이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그래서 더 좋은 책이다. 채링크로스 84번지. 

지식e 두 도시를 오간 편지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0-08-22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이 추천하던 책으로 기억하는데, 아직 못 읽어봤어요.
진심이 담긴 편지는 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군요.
지식e도 잘 봤어요~ 감사!
아래 댓글은 삭제했어요~ ^^

마노아 2010-08-22 09:44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은 가을에 읽으셔요. 가을에 읽으면 더 감동적일 것 같아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지식e예요.^^ㅎㅎ

다락방 2010-08-2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정말 좋지요? 제가 이 책을 좋아했던만큼 마노아님도 좋아했다는 게 리뷰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가고 싶었지만 가지 않았던 그 마음도 저는 알 것 같아요. 이 책 읽고 저도 서점에서 일하는 누군가와 편지를 주고받고 싶다는 생각을 며칠동안 했었어요. 새벽 세시도 떠오르지만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 파이클럽도 생각나지 않아요, 마노아님?
:)

마노아 2010-08-22 13:06   좋아요 0 | URL
너무 좋았어요. 이렇게 잔잔하고 맑게 깊은 울림을 주다니, 감동 그 자체예요.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 파이 클럽도 이런 내용인가요? 그 책은 보질 못했어요.
좋다는 소문은 잔뜩 들었답니다. 개정판 제목이 약간 바껴서 이름이 너무 헷갈려요.6^^

다락방 2010-08-22 19:13   좋아요 0 | URL
다락방 4종셋트가 있지요. ㅎㅎ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 파이 클럽], [채링크로스 84번지], [서재 결혼 시키기] ㅎㅎ

건지도 좋아요, 마노아님. 아마 마노아님께도 정말 따뜻한 책이 될거에요!

그나저나 일요일이 가고 있어요. ㅜㅡ

마노아 2010-08-23 12:41   좋아요 0 | URL
서재 결혼 시키기는 사두고서 아직 못 읽었어요. 건지는 중고 알람 설정해 놓았더니 어제 오늘 문자가 두 개 왔는데 중고가 아닌 중고값이네요. 서재는 날이 추워지면 읽어야겠어요. 추운 날에 더 좋을 것 같아요. ^^
일요일이 가고 월요일이 시작되었어요. 아침부터 너무 습해서 불쾌지수가 높아 힘들었는데 비가 많이 내리고 나니 확실히 식었어요. 다행이에요.^^

bookJourney 2010-08-22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소개에요. 지식e도요~.
가까운 시일 내에 읽기는 힘들겠지만, 이 리뷰를 별찜해둡니다. ^^

마노아 2010-08-23 12:43   좋아요 0 | URL
헤헷, 별찜의 영광을 주셨군요. 이 책이 곧 책세상님께 간택될 거예요.
그날이 기다려져요.^^

sslmo 2010-08-22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서재도 들어오기가 두려워집니다.
아웅~이 지름신을 어찌할 것이냐고요~ㅠ.ㅠ

마노아 2010-08-23 12:44   좋아요 0 | URL
곳곳에 지름신 지뢰밭이 깔려 있어요. 못 벗어나요. 책의 미로예요.^^

마녀고양이 2010-08-23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갑자기 뭉클해여.
이 책은 사야겠어요....... ㅠㅠ

마노아 2010-08-23 16:26   좋아요 0 | URL
헤헷, 마녀고양이님께도 좋은 책이 될 거예요.^^

yamoo 2010-08-23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책 감동적인 책 같아여~ 얼른 사봐야 겠습니다~ 리뷰 정말 잘 읽었어여~ 감사합니다!

마노아 2010-08-23 19:42   좋아요 0 | URL
yamoo님의 맘에도 꼭 들었으면 좋겠어요. 잔잔한 감동이 일품이었어요.^^

같은하늘 2010-08-25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좋아요. 여기저기 지름신의 지뢰밭이라는 말이 딱이군요.^^

마노아 2010-08-25 15:00   좋아요 0 | URL
아찔하되 위험하지 않은 지뢰밭이에요.^^
 

1. 수영을 시작하면서 아는 얼굴 마주친 것 같아 내내 찝찝했는데, 그것도 한 2주 정도 지나니까 무뎌졌다. 그래서 마음 탁 놓고 있었는데 언니 사무실에 갔던 날 언니한테 전화가 한 통 왔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다녔던 교회의 오빠인데, 그 오빠가 교회 안 나온지 꽤 되었으니까 내가 마지막으로 얼굴 본 것은 거의 20년 전이다. 암튼 그 오빠가 수영장에서 나를 보았다고 울 언니한테 전화한 것을 내가 옆에서 들은 거다.  

아, 정말 기분이 나빠져 버려서...  

그리고 그 다음날 수영장에 갔더니 웬 남자가 아는 척을 한다. 누구지? 한참을 쳐다봤다. 정황상 전날 전화했던 그 오빠일 텐데 도저히 얼굴을 못 알아보겠다. 그럴 수밖에 20년 가까이 지났는 것을.... 그 오빠야 울 언니를 계속 보고 지냈으니 닮았다고 알아봤다지만... 

암튼, 기분이 참 나빴다. 그냥 모른 척하지 아는 척을 한담?  

다음 달 강습 등록해야 하는데 확 옮겨버릴까부다...ㅡ.ㅡ;;;; 

2. 울 수영 샘은 첫날만 멋지구리 몸매를 보여주시고 그 다음 번 부터는 계속 (거의) 전신 수영복을 입고 계신다. 그거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암튼 그래서 몸매 감상은 텄다. 아마 추워서 그러신 걸 테지? 첫날 버틴 것은 고객 유치(?) 차원의 서비스일까? ㅎㅎㅎ  

3. 개학 전날 교무실에 들러서 청소도 하고 책도 좀 보았는데 그 사이에 학생들로부터 전화가 많이 왔다. "개학이 언제인가요?" 이때 쯤 같은데 내일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는 그 목소리들. 그렇지만 어쩌랴. (가차없이!)내일이다!!!

4. 어제는 갑작스레 잡힌 회의를 마치고 부랴부랴 버스에 올라 이대로 갔는데, 버스에서 내리면서 핸드폰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왜 없지? 직장에 두고 왔나? 잃어버렸나? 고민했지만 별수 있나. 중요한 건 공연을 봐야 한다는 거! 

제5회 이승환이 꿈꾸는 음악회 

이승환의 공연은 볼거리와 쇼가 많은 연말 공연과, 차카게 살자 기부 공연과, 불시에 공지하고 갑자기 예매해서 소수만 모이는 돌콘이 있고, 마지막으로 음악회를 닮은 격조높은 '꿈꾸는 음악회'로 세분화된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연은 꿈꾸는 음악회다. 많이 안 뛰어서 좋고(서른 넘어가니까 스탠딩 공연이 너무 부담스럽다.ㅜ.ㅜ) 평소에 잘 안 불러주는 레어 곡을 불러주는 게 좋고, 쇼를 배제한 채 우리끼리의 친밀감이 두드러지는 공연의 분위기가 좋다.  

이번 공연에서는 나를 이승환 팬으로 만들어준 결정적 그 노래 '그대는 모릅니다'를 오리지날 버전으로 들었다. 팬 생활 12년 만에 처음이었다. 감격 감격! 그거 말고도 감동의 순간은 늘 많았지만, 어제는 특히 몹시 위로가 되는 느낌이었다.

어제 직장에서 무척 스트레스를 받았다. 익숙했던 일인지라 그냥 무딘척 했었는데, 사실은 상처가 됐던 거다. 그게 상처였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어떤 곡을 듣는 순간 주르륵 눈물이 흘렀다. 내가 사실은 힘들었구나. 내가 사실은 아팠구나. 위로가 필요했구나...  

그렇게 깨닫는 순간 고마워서 또 눈물이 났다. 좋은 시간을 선사해준 울 공장장님, 언제나 땡스! 

5. 거기가 지하 4층이었는데 지하 1층까지 올라간다는 게 내리고 보니 지하3층. 다시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서 지하1층까지 갔는데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모두 닫혀 있었다. 다시 지하 2층, 지하3층 모두 내려봤지만 다 잠겨 있음. 우쒸, 결국 지하4층으로 다시 내려가서 밖으로 나간 뒤, 지상까지 무수한 계단을 올라갔다. 덕분에 20분 정도 날렸나보다. 12시 전에 귀가할 수 있었는데 아깝다! 

6. 집에 도착하니 난리가 났다. 왜 이리 연락이 안 됐냐고. 내가 늦게 들어온다고 전날 말해놨는데 전화 연결이 안 되어서 걱정하셨나보다. 집에서는 둘째 언니네도 전화를 했고, 다들 전화 연결 안 되어서 아우성.  

7. 출근해서 보니 부재중 통화 15통. 새벽 2시 넘어서도 언니가 전화한 흔적이 있다. 덕분에 잠을 설쳤다고 한다. 먄! 거기 연락해둔지 몰랐어~ 

8. 지역 도서관에 신청해 둔 '울기엔 좀 애매한' 책이 도착했다는 문자 메시지가 왔다. 신청자를 1순위 예약으로 받아주지만 순오기님이 보내주실 거니까 1착은 양보하기.^^ㅎㅎㅎ 

9. 수영장 그 오빠는 마흔인가 그런데 '오빠'라고 부르니 두드러기가 날 것 같다. 울 공장장님은 마흔 여섯인데도 오빠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러운데...(킁!) 

10. 졸리다. 어제 흥분과 광분과 설렘과 뿌듯함에 잠을 잘 못 잤다. 아침엔 일이 생겨서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더니 더 피곤하다. 내일은 놀토가... 아니다...ㅜ.ㅜ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순오기 2010-08-2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개학했군요. 털썩~~ ㅜㅜ
성주는 어제부터 내일까지만 쉬고, 월욜은 민경이도 개학~ 초등은 9월 1일 개학인데...
하여간 마노아님의 사건이 줄줄이에요.ㅋㅋ
공장장님은 마흔 여섯~ 그렇게나 많았어요? 헉~~~~~~

아리랑 정보도서관은 구매를 빨리 했네요. 착한 도서관~~~~ㅎㅎ
최규석 사인본은 다음주에나 도착될 듯.
어제 사인본에 들어갈 이름 메일로 보냈더니 밤 9시 넘어 열어봤더라고요.^^

마노아 2010-08-20 13:54   좋아요 0 | URL
수요일에 개학했어요. 오늘은 개학 3일째. 그래서 요일이 헷갈려요.^^;;;;
초딩 조카는 30일 개학이어서 무장 부러워하고 있답니다.
환 오빠가 나이가 좀 있지요. ㅎㅎㅎ

착한 도서관 최근에 이용을 많이 못했는데 조만간 출근(?)해야겠어요.
최작가님 사인본은 처음 받아요. 막 기대하고 있어요.(>_<)

따라쟁이 2010-08-20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이 계신 곳에는 그러니까 멋지구리한 수영강사가 있으시군요 +_+ 나도 거기로... -ㅁ-;;;;
이승환오라버니 콘서트는 언제, 무얼봐도 항상 좋은것 같아요. 아, 돌콘은 가본적이 없지만요. ^^

마노아 2010-08-20 13:55   좋아요 0 | URL
뭐랄까. 제 타입이었어요.ㅎㅎㅎ
과하지 않은 근육이 멋지더라구요. 인상도 편하구요. 근데 저보다 훨 어린 것 같아요. 물어보진 않ㄴ았지만...ㅎㅎ
돌콘은 그야말로 '돌발' 콘서트라고 예매하기가 힘들어요. 200석 규모에서 공연하면 정말 쩔어요.^^ㅎㅎ

전호인 2010-08-2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에 수영장의 추억(?)이 될 수도 있겠는걸요. ㅎㅎ
오랫동안 수영을 했었는데 하지 않은 기간만큼 아랫배가 비례해서 나와있으니 이를 어쩜 좋아염. ㅋㅋ

마노아 2010-08-20 15:29   좋아요 0 | URL
다시 시작하면 원위치 할 거예요.ㅎㅎㅎ 자전거에 수영까지 하면 전호인님은 몸짱으로 거듭나시는 건가요? ㅎㅎ

다락방 2010-08-2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은 놀토가 아니라니 슬퍼요. 좀 쉬어줘야 할텐데.


그쵸. 오빠가 나이를 먹는 만큼 나도 나이를 먹으니까 오빠를 오빠라 부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건만, 어째서 마흔을 오빠라고 부른다는 생각을 하면 오글오글. 아 호칭하기 싫어서 만나기도 싫을것 같아요. ㅎㅎ

마노아 2010-08-20 15:31   좋아요 0 | URL
오늘은 수영 강습 재등록 하는 날인데 시간대를 새벽으로 바꾸자니 5시 기상은 감당이 안 될 것 같고, 같은 시간대 계속 가자니 또 마주칠 것 같고, 영 마뜩찮아요.ㅡ.ㅜ
졸음이 영 안 가시는데 얼른 집에 가고 싶어요.
오글오글 오빠 소리, 정말 입에 안 붙어요. 그러고 보니 오빠를 언제 불러봤는지 까마득해요. ''';;;;

무스탕 2010-08-2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도서관에 신청한 '울기엔 좀 애매한' 빌려왔어요. 근데요, 안보고 있어요;;; 순오기님의 책이 도착하면 그걸로 보려고요. 신청해놓고 안빌려오면 좀 이상할것 같아서 빌려오긴 했는데 금방 반납하려고요 ^^;
지성이는 오늘 개학했고 정성이는 31일에 개학하고.. 전 어제까지 출근하다 오늘 하루 쉬고 내일부터 1주일을 새벽별 보면서 다녀야해요 ㅠ.ㅠ 정성이 혼자 집을 지켜야될 상황인데 이 녀석은 마냥 즐거워 하는군요. 형아도 없고 엄마도 없고 완전 제 세상 만난 물고기에요. ㅎㅎㅎ

마노아 2010-08-20 21:29   좋아요 0 | URL
아 그 생각은 못했네요. 신청해 놓고 대출 취소해 버리면 모양새가 좀 안 좋군요. 그러나 이미 취소해 버려서 어쩔 수가 없어요.^^ㅎㅎㅎ
정성이의 새 세상이 열리네요. 으하하핫, 그 자유로움 알 것 같아요. 마구 부러워집니다. 요새는 새벽에도 더워요. 건강 늘 챙기셔요~!!

순오기 2010-08-20 22:46   좋아요 0 | URL
취소하면서 기다리다 이미 구매했다고 말하지 그랬어요.
나도 가끔은 신청하고 구매하는 적이 있어서 그렇게 말하면 이해하던데...
정성이 물만난 물고기~ 가끔은 아이들도 해방공간이 필요해요.ㅋㅋ

마노아 2010-08-21 08:06   좋아요 0 | URL
온라인으로 취소한 거라서 말을 할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도서관에 있으면 빛이 날 책이니 괜찮을 거예요.~
아이들의 해방공간! 딱 필요한 말이에요.^^

같은하늘 2010-08-20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사건사고가 많은 마노아님의 일상이예요.^^;;
그래도 힘들때 위로가 되는 공장장님이 계셔서 다행이네요.
울 아들은 월요일이 개학이라 이번주는 밀린 방학숙제 하는 주간이라 아주 바쁘답니다.ㅜㅜ

마노아 2010-08-20 21:29   좋아요 0 | URL
힘들 때 위로가 되어주는 울 공장장님 없었으면 전 어쩔 뻔 했나요.
울 조카도 오늘 열심히 방학 숙제 하더라구요. 탈을 만들었는데 개학할 때까지 마르지 않을까 봐 걱정하던걸요.^^ㅎㅎㅎ

pjy 2010-08-20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놀토입니다^^ 쫌 기쁩니다ㅋ

마노아 2010-08-20 21:29   좋아요 0 | URL
아아, 마구 부럽습니다..ㅜ.ㅜ

꿈꾸는섬 2010-08-20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수영장 그 오빠, 왜 아는척은 하셔서...근데 마흔여섯살 공장장님은 오빠가 자연스러운데 어째 마흔살 오빠는 오빠라 부르기가 이리 어색한걸까요.ㅎㅎㅎㅎ(죄송해요. 여기서 빵~~터졌어요.)
개학했군요. 바쁜 일상이 다시 시작되었어요.^^ 힘내세요.^^

마노아 2010-08-20 21:31   좋아요 0 | URL
오늘도 아는 척 했어요. 못 살겠어요. 수영장을 바꾸자니 강사샘이 멋져서 그건 안 되겠구요.
타임을 옮겨야겠어요. 완전 싫어요..ㅜ.ㅜ
개학했고, 졸지에 담임 노릇하고 있어요. 일이 막 넘치고 있답니다. 으하핫, 어쩜 좋아요.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8-2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학하셨어요? 이긍~~
그런데, 왜 그리 동네 오빠랑 마주치기 싫으세여? 어색해서인가? ^^
근데.... 오빠라,, 좀 부르기 오글거리긴 하겠네염~ ㅋㄷㅋㄷ

멋진 수영강사와, 동네 오빠, 그리고 이승환... 음, 나름 행복한 페이퍼라 해야 할까여? 아하하.

마노아 2010-08-21 16:04   좋아요 0 | URL
수영복 입고서 아는 남자를 만단다는 게 참 불편해요. 반갑지 않은데 자꾸 말 거는 것도 신경 쓰이고요.
어제는 수영장 들어가다가 막 출근하는 강사샘과 인사했는데 옷 입고 보니 느낌이 또 다르더라구요. 왈랑왈랑^^ㅎㅎ
아, 공연 가고 싶은데 표가 없어요. 그냥 공연장으로 뛰쳐가볼 걸 집에 들어왔더니 못 나가겠네요.(>_<)

sslmo 2010-08-22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콘서트 잘 다녀오셨군요~^^

승환 오라버니의 위로로 충전을 만땅하셨을테니,이제 '아자아자~'예요...
라고 쓰려다가...
내일은 놀토가 아니다,여기서 웃음 폭발이예요~^^

님의 소소한 일상을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한걸요~

마노아 2010-08-23 13:12   좋아요 0 | URL
콘서트로 묵은 때를 벗어버린 기분이에요. 덕분에 활력이 생겼어요. 날씨는 별로 활력을 주지 않지만요.^^
바쁘게 8월 한 달이 저물어 가요. 이렇게 2010년도 2/3가 지나간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찔하지만 더 기운차게 살아보렵니다. 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