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는 비에 흠뻑 젖은 채 귀가했다. 우산은 있었지만 이미 운동화는 질퍽질퍽! 

샤워하고 나오자마자 엄마가 종이를 내민다. 엄마는 친구들과 10월에 제주 여행을 계획하셨는데 저가 항공 예매를 부탁했었다. 한성은 홈페이지에서 아직 예약이 안 되어서 지나쳤고 제주 에어를 고르기로 했다. 여긴 회원번호가 필요해서 회원가입을 모두 해야 하는데, 어른 네분이 모두 인터넷을 전혀 못 쓰시는 분이니, 나는 그분들의 주민등록번호와 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모두 수집하고, 그분들의 아이디를 만들고, 비밀번호를 정해서 회원가입을 했다. 밤 12시가 훌쩍 넘어서 그분들께 도착했을 가입 완료 문제 메시지는 어쩔 수 없는 노릇. 그런데 진에어와 이스타가 더 싸다는 얘기를 들었다. 편도로 끊을 것인지 왕복으로 끊을 것인지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어제 예매까진 못했는데 좀 더 찾아봐야겠다. 나도 제주도 가보고 싶다. 엄마랑 첫번째로 제주도를 가는 사람은 내가 될 줄 알았는데 친구들이랑 먼저 가서 조금 섭섭하다. ㅎㅎㅎ 

2. 아침에 출근하면서 뭔가 두고 나온 것 같다는 느낌이 강렬했다. 하지만 바빴고, 비가 와서 차는 막힐 것이고 부랴부랴 집을 뛰쳐나왔다. 1교시 수업을 들어가려고 했는데 수업 자료가 들어있는 usb가 없다. 아뿔싸! 어제 입었던 바지 주머니에 있다. 세탁기에 던져두고 왔던 내 바지! 부랴부랴 집에 전화했다. 다행히 물에 젖지는 않았나보다. 그렇지만 자료는 어떻게 하지? 보통은 학교에도 하나씩 더 복사를 해두었는데 하필 이번 자료는 복사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1교시는 또 나의 라이브 생쇼 두두두~가 진행되어야 했다. 다음 수업은 3교시. 그래서 2교시 중에 집에 전화를 해서 언니로부터 파일을 받기로 했다. 언니는 네이트 온으로 접속하라고 했는데 깔려있지 않다고 했더니 메일로 보냈다. 그런데 나는 네이트온으로 들어오라고 알아듣고는 백만 년만에 네이트 온을 접속했다.(나는 채팅을 거의 하지 않는다.) 

3. 오랜만에 친구 녀석이 대화를 걸어왔다. 웬일로 네이트 온을 다 하냐고. 급하게 받을 파일이 있어서 그렇다고 얘기하고 그간의 안부를 물었다. 그러고 보니 지난 5월 이승환 콘서트에서 만나고 거의 첫번째 대화가 아닐까 싶다. 중간에 전화 통화를 한 번은 했던가? 기억이 안 난다.-_-;;;  

녀석은 나더러 좋은 사람 아직도 안 만났냐고 물었고, 나는 아직이라고 했다. 녀석은 자기 같은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했고, 나는 알았다고 대답했다. 녀석의 자뻑은 여전하지만 뭐 크게 틀린 말은 아니라고, 나 역시 동감한다. 녀석은 무척 가정적인 스타일이고, 그래서 지금 와이프하고 알콩달콩 예쁘게 살고 있다.  

4. 녀석이 자신의 블로그를 소개해 준다. 추천 많이 해주고, 공감도 해 주고(이런 기능은 오늘 처음 알았다!), 덧글도 달아달라고. 알고 봤더니 어떤 목적이 있어서 개설한 블로그인데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와주고 널리 알려지길 원하는 블로그였다. 그러마고 대답하고 찬찬히 블로그 글들을 보는데 A부터 Z까지 우리 이렇게 예쁘게 살아요, 나 이만큼 와이프 사랑해요~가 주제다. 귀엽게 살펴보다가, 어느 순간 기분이 다운 되었다. 

5. 그때도 그랬다. 녀석이 결혼한다고 내게 전화로 소식을 전해왔을 때. 그 무렵의 우리는 지금의 우리처럼 여전히 '친구'였다. 우리는 헤어지고 나서도 기이하게도 친구로 잘 지냈고, 그 친구가 결혼하고 나서도 역시 좋은 친구로 남았고, 그건 뭐 앞으로도 별로 변하지 않을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그때 전화를 받았을 무렵, 나는 집에서 몹시 힘들어 하고 있었다. 온 세상이 다 함께 작당을 하고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 것 같아서 서럽고 서러워 늘 울며 지새는 중이었다. 그때 녀석이 너무나 행복한 목소리로, 그의 행복한 앞날을 그림처럼 펼쳐보이며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당연히 축하할 일이었고, 마땅히 축하도 해주었지만 그 전화 끊고 나는 많이 울었다. 왜 너만 이렇게 행복하고, 왜 나는 이렇게 불행한 마음으로 살고 있느냐고. 내가 불행하니 너도 불행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배신감이 느껴졌다. 그건 투정같은 거였지만, 누구한테 하소연하기도 민망한 일이지만, 어쨌든 참 슬프고 서러웠었다.  

6. 오늘도, 그런 기분이었다. 솔로 생활은 너무 오래되어서 이게 편한 거라는 생각도 들고, 사실 그런 감각도 무딜 만큼 별 생각 없이 지내곤 하지만 문득문득 외롭다 느껴지고 그냥 무조건 내 편인 한 사람, 내 편인 이성, 내 편인 내 연인이 참 고프다. 요사이는 그닥 괴롭고 힘든 일 없었는데도, 녀석의 반짝거리는 사진들을 보며 내가 좀 초라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기운이 쪽 빠졌고, 지금 팔이 너무 아프다.(아니 왜?) 

7. 어쨌든 자료들을 빌린 usb에 담아서 다음 수업을 들어갔는데, 이 반은 어저께 인터넷 연결이 안 되어 있어서 소리가 나지 않던 그 반이었다. 아뿔싸! 내 usb에는 통합코덱을 담아두었지만 이건 빌린 거라서 코덱이 없다. 여전히 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두두두두는 오늘도 이어졌다. -_-;;; 

8. 비도 많이 왔고 날도 많이 선선해졌는데 속에서 열불이 나서 그런지 땀을 뻘뻘 흘렸다. 결국 얼굴이며 목이며 다시 씻었다. 왜 그렇게 더워 하세요? 라는 질문이 민망하다. 제가 좀 열이 많아요. 하하하...;;;; 

9. 화장실에 갔다가 번쩍!하고 생각이 났다. 아침에 두고 온 것 같아서 뭔가 찝찝했던 기분의 정체! 수영복 가방을 집에 두고 왔다. 수영장을 가기 위해선 집에 다시 들러야 한다. 아흑...ㅜ.ㅜ 

10. 오늘은 시간표가 대거 이동하고 오후에 보충수업이 두 시간 연속으로 잡혀 있어서 수업량이 많다. 난 오전에 두 시간 수업을 했는데 오후에 네 시간 연속 수업이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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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9-10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비가 와서 그래요.
공기의 눅눅함이 마음까지 눅눅하게 만들어버려요.
저는 엄청 쳐져있어요.

그래도 엄청난 수업량을 소화하고, 수많은 난관을 잘 극복하고 있을 오늘의 마노아님, 화이팅!

마노아 2010-09-10 23:58   좋아요 0 | URL
비가 와서 무척 후덥지근했어요. 마음도 묵직했지요.
하지만 주말이에요. 그것만이 희망이에요. 우리 이 기분을 떨치고 주말을 즐겁게 보내도록 해요.
마녀고양이님도 화이팅입니다.^^

세실 2010-09-10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여전히 다이나믹한 마노아님.
아웅 올 가을엔 이쁜 사랑 하셔야 하는데.......

마노아 2010-09-10 23:59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애들이 화장 좀 하고 다니라네요. 화장을 좀 배워야겠어요.ㅜ.ㅜ

2010-09-10 1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1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0-09-10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내리면 개인적으론 우울합니다만,마노아님도 기운내시고 파이팅하세용^^

마노아 2010-09-11 00:00   좋아요 0 | URL
비오는 날을 싫어하지 않는데 오늘은 좀 다운되었어요. 우리 모두 같이 파이팅해요!

하늘바람 2010-09-10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 짝이 있어도 내편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요. 정녕 꿈꾸는 내편은 없는 듯해요

마노아 2010-09-11 00:00   좋아요 0 | URL
아아, 이건 진정 우울한 댓글이네요. 사실이 진실이 아니라지만 슬퍼요.ㅜ.ㅜ

울보 2010-09-10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바쁘시네요,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네요,

마노아 2010-09-11 00:01   좋아요 0 | URL
예, 무척 바쁜 하루였어요. 내일도 집들이를 가야 해서 바쁜 일정의 연속이에요. 감기 올까 봐 잔뜩 긴장하고 있어요. 목이 칼칼해요.ㅜ.ㅜ

비로그인 2010-09-10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그래도 마노아님의 열정이 감탄스러워요. 저도 생방송 두두두두 듣고 싶어요. ㅎㅎ
지금도 비는 줄기차게 오네요. 오늘은 혹시 장화라도 신으셨남요?

마노아 2010-09-11 00:01   좋아요 0 | URL
평소엔 구연 동화인데 어제 오늘은 좀 터프하게 나가봤습니다. 아하핫^^
장화는 장만하고 싶은데 아직이에요. 비오는 모양새를 보니 내년을 위해서라도 하나 장만해야겠어요.^^

sslmo 2010-09-10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태그에 추천 한방이요~

마노아 2010-09-11 00:02   좋아요 0 | URL
뽀송뽀송하게 말리려고 해요.^^ㅎㅎㅎ

감은빛 2010-09-11 0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도 느꼈지만, 마노아님 글은 읽다보면 직접 겪은 일처럼 생각됩니다.
그런 날이 있지요. 뭔가 놓고오고, 또 뭔가가 자꾸만 어긋나는 그런 날.
그런 날이 있기에 좋은 일이 생기는 날이 더 좋게 느껴지겠지요.

그런데 참 특별한 인연이군요. 헤어지고 나서도 기이하게도 친구로 잘 지냈고, 앞으로도 별로 변하지 않을거라니.
부러운 관계입니다.

마노아 2010-09-11 10:35   좋아요 0 | URL
어제는 교무실에 하필 B4 사이즈 복사가 안 되어서 다른 건물로 원정 가서 복사도 마쳐야 했어요. 뭔가 아귀가 잘 안 맞는 그런 날이 있더라고요. 그 하루도 지나고 이제 주말이에요. 뭔가 기운이 생기려고 해요.
우리 사이가 좀 남다르단 느낌이 들긴 해요. 기이한 일이죠. 조금 아쉽고, 좀 더 좋은 일이에요.^^

pjy 2010-09-11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사의 능력을 꽃피우라는 도깨비의 장난인가요? 두두두두....^^;

마노아 2010-09-12 00:21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그러게요. 자꾸만 쇼를 하라는 어떤 게시일까요.^^ㅎㅎㅎ

따라쟁이 2010-09-1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말려야 합니다. 뽀송뽀송 햇볕 냄세 나도록. 마음이든 빨래든 말이죠. 이제 정말 비가 좀 지겨울려고 해요

마노아 2010-09-12 00:21   좋아요 0 | URL
오늘은 비가 왔지만 마음에 볕을 주고 왔어요. 주말 지나면 더 마를 거예요. ^^ㅎㅎㅎ
 

수영을 하면 체력이 마구마구 좋아져서 저질 체력을 탈피하나 했다. 이제 한 달 조금 더 했을 뿐이니 성과를 기대하긴 좀 무리겠지만, 그래도 수영하고 돌아오는 날은 피곤해서 암 것도 못하겠는 나날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어제도 11시 45분에 자겠다고 누우니 울 언니가 정말 피곤한가 보다... 한다. 12시 전에 잔다고. 아, 박칼린이 어느 프로그램에 12시 반쯤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도저히 못 기다리겠어서 바로 잠들었다.  

그리고 6시 15분에 기상했다. 보통 이때 눈 떠서 씻고 아침 밥을 먹으며 메일을 확인하고 옷 갈아입고 출근하는 시간이 7시 15분이다.  

오늘도 알람 소리에 바로 눈 떴다. 하루가 또 밝았구나. 요 며칠 계속 밤이랑 새벽에 목이 칼칼해서 감기 걸릴까 봐 조심하는 중이라 목을 한 번 가다듬었다. 긴장해야 해, 긴장 풀리면 감기 걸려! 이렇게 중얼거리고는 벌떡 일어났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손을 씻으면서 물안경에 안티 포그 몇 방울 떨어뜨려주고, 어쩐지 입맛이 없어서 밥 대신 비스킷을 먹어야지.. 하며 우유 한 잔을 따랐다. 아씨, 유통기한이 지났네. 하루 지났는데 맛은 괜찮다. 우유를 나만 먹어서 내가 바쁘면 좀처럼 줄지를 않는다. 다 털어보니 한 잔 하고 몇 모금. 그냥 먹자... 하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스팸 메일을 먼저 지우고, 그 다음 유효 메일을 클릭하려는 순간 컴퓨터의 시간이 눈에 들어왔다.  

7 : 15 

응? 이게 미쳤나? 6시 25분이 아니라? 다른 시계들을 확인했다. 핸드폰 시계마저도 모두 7시 15분이었다. 호곡! 이게 어찌된 일이여? 

벌떡 일어나서 세수만 후다닥 하고 아무 옷이나 꿰어 입고 뛰쳐나갔다. 우쒸, 비가 오잖아! 다시 돌아갈 수가 없어서 가방에 있던 양산으로 해결...ㅜ.ㅜ 

버스를 탔다. 몸이 천근만근. 이어폰을 꽂은 채 잠시 잠을 청했는데 눈을 떠 보니 어느새 내려야 할 역! 후다닥 뛰쳐나갔다. 아직도 잠이 안 깬다. 버스 세 대를 놓쳤다.ㅜ.ㅜ 

겨우겨우 멀리서 내리는 버스를 갈아타고 출근 완료. 평소보다 5분 늦게 도착했다.  

뒤늦게 주섬주섬 양치질을 하고, 챙겨온 파우더를 두드린다.  

단지 눈 한 번 깜박하고 일어났을 뿐인데 나의 시간이 어디로 도망갔단 말인가. 아침부터 정신이 너무 없었다.  

1교시 수업 들어간 반은 컴퓨터에 통합코덱이 깔려 있지 않아서 편집해 간 영상들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인터넷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아서 다운도 받을 수가 없다. 이번 주는 한 주 내내 임진왜란을 수업했는데, 오늘은 조선 무기와 일본 무기의 비교, 조선 배와 일본 배의 차이, 명량해전의 '울돌목'과 기타 등등 여러 영상들을 준비했건만 소리가 하나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무성영화를 보여주듯 화면 틀어놓고 그걸 다 라이브로 생방송을 연출해줬다. 화포 꽝!꽝!! 해가며... 

그래서, 잠도 덜 깬 나는, 아침부터 놀라버린 나는, 그렇게 두두두두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지금은 점심 먹고 와서 잠시 한숨 돌린 상태.  달콤한 커피도 한 잔 했지만 아직도 알딸딸.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히는 음악을 들어야겠다. 때마침 넬라 판타지아가 있네. 이거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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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9-09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넘 오늘 아침 넘 고생하셨네요.감기 기운이 있으시다니 몸 조심 하세용^^

마노아 2010-09-09 11:54   좋아요 0 | URL
신기하게도 바짝 긴장하면 감기 안 걸리더라고요. 그러다 긴장 풀리면 바로 역공을 당하지만요. 환절기 건강 조심하셔요!

다락방 2010-09-0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나도 마노아님께 역사수업 듣고 싶어요. 화포 꽝꽝 해대는 그 라이브 수업! 그랬다면 나는 역사를 잘 하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저는 학창시절 국사랑 세계지리 점수가 완전 바닥을 기어서..orz

마노아 2010-09-09 14:26   좋아요 0 | URL
아하핫, 제 목소리가 전쟁 씬에 접학해 보이진 않지만 열심히 변사의 역할을 하였어요. 내일도 수업 들었는데 또 하기 힘들어서 코덱을 usb에 담아놨어요. 깔려야 할 텐데 말이에요.ㅜ.ㅜ

마녀고양이 2010-09-0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피곤함이 제게까지 전해져 오네요... ㅠㅠ
달콤한 커피 땡깁니다.
아... 넬라 판타지아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두 무성 영화에 변사 마노아님 목소리 듣고 싶습니다. 큭.

마노아 2010-09-09 14:26   좋아요 0 | URL
오전 내내 바빠서 이제야 넬라 판타지아를 듣고 있어요. 좀 차분해지는 기분이에요.^^
앙, 이참에 변사로 제2 인생을..ㅎㅎㅎ

책가방 2010-09-09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문이미지가 그 사람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듯..
자꾸만 마노아님이 남자같이 느껴져요~~ㅋ
순오기님의 공식 애인이라고도 하시공..

저도 눈 한번 잘못 깜빡했다가 애들 지각시킬 뻔 한적도 있는걸요 뭐..ㅋㅋㅋ

마노아 2010-09-09 14:27   좋아요 0 | URL
제 본명이 남자 이름이어서 이름을 들어도 남자로 생각할 거예요.ㅎㅎㅎ
그러나 분명히 생물학적 여자!
눈 한번 깜박의 위력이 대단해요.(>_<)

sslmo 2010-09-0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삶이 가끔 인셉션의 '림보'같이 후딱 일때가 있더라구요~

바쁠 때일수록 한박자 쉬어 가라는 말도 있잖아요~
좀 쉬라는 승환오라버니의 계시는 아닐까요?

마노아 2010-09-09 14:46   좋아요 0 | URL
아, 림보같다는 말이 확 와닿네요. 정말 순식간에 시간을 잃어버린 기분이어서 무척 난감했어요.
바쁠 때일수록 한 박자 쉬기! 제게 딱 필요한 조언이에요. 주변을 좀 정리해야겠어요.^^
승환 오라버니의 계시를 온 몸으로 받아들이겠어요.^^

순오기 2010-09-09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시작은 황망하였으나 하루의 마감은 황홀하고 찬란하리라~~~~~ 맞죠!!^^
이달의 당선작 2관왕이어요, 축하축하~

마노아 2010-09-10 12:14   좋아요 0 | URL
오늘도 얼토당토 실수의 연속이에요. 이번주는 왜 이럴까요. 주말인데 정리를 잘 해야겠어요.
축하 감사해요. 순오기님도 분명 몇 관왕을 하셨을 거예요. 더불어 축하합니다~
바빠서 아직 당선작이 뭐가 있는지 못 봤어요.^^;;;

yamoo 2010-09-09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임진왜란 수업 준비 하셨군요...저에게 어렵게 구한 임진왜란사란 책이 있는데요...이 책은 7백페이지짜리 4권 분량입니다..국방대학교 교수에 의해 씌여진 책인데, 당시 전투 지도와 상소문 그리고 자세한 내용에 완전 임진왜란사 백과사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ㅎㅎ 좀 오래됐지만 임진왜란! 하면 징비록과 함께 이 책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마노아님, 국사 선생님이신가봐요~ 첨 알았습니다아~~ㅎ

마노아 2010-09-10 12:15   좋아요 0 | URL
호곡, 7백 페이지 4권 분량이라니, 백과사전 전집이군요. 아질해요!
이순신 관련 책들을 모으다보면 꽤 자료가 많아서 끝이 없더라구요. 뭐 자료가 없는 것보다는 백배 고마운 일이지요.^^;;;

moonnight 2010-09-09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 것만으로도 숨가빠요. 헉헉 ;;;;
수고하셨어요. 저도 가끔 그럴 때가 있는데 정말 황당하죠. 예상시간보다 한시간 뒤의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 날아가고 싶어진다는. ㅠ_ㅠ
마노아님은 국사선생님이셨군요. 제 오빠도 선생님(물리)이신지라 선생님들 뵈면 막 친한 척 하고 싶어지는 거 있죠. ^^;

마노아 2010-09-10 12:15   좋아요 0 | URL
오늘은 시간 확인하면서 일어났어요. 1분 1초가 아쉬운 요즘이에요. 왜 이리 피곤할까요.ㅜ.ㅜ
아아, 물리! 갑자기 막 어찔해요. 저는 학창시절에 물리를 참 못했거든요.^^;;;;

따라쟁이 2010-09-1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사 선생님들은 재밌으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저 고등학교 때는 역사선생님께서 혼자 막 일인극 해주고. "전하~~" 이런거 해주시고 그랬었는데. ㅎㅎㅎㅎ

마노아 2010-09-12 00:24   좋아요 0 | URL
'전하'를 발음할 때는 꼭 '즈언하~'라고 하게 되어요. 나는 재밌는데 아해들이 별로 안 웃는 걸 보니 그닥 웃긴 말투가 아닌가봐요. ㅎㅎㅎ
 

오늘따라 월요병이 심했다. 출근 직후부터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고 호흡도 가빴다. 내가 우산 들고 가지 않는 날은 꼭 비가 오고 덕분에 비오는 날 쓰기엔 너무 작은 내 양산만 계속 젖고 있다. 좀 창피하긴 했지만 뭐 그 쯤이야....;;; 

보충수업이 시작되어서 수업량이 늘어나니 그것도 좀 힘들기도 했지만 이제 시작인데 벌써 늘어지면 안 되지... 

오늘은 수영장 순환버스가 너무 늦게 도착해서 옷 갈아입고 입장하니 벌써 시작한지 한참. 준비운동도 못했는데 평영 발차기 연습하다가 쥐가 났다. 수영하는 사람들은 평영이 제일 편하다든데 나는 초짜라서 그런지 무지 힘들다. 하지만 뭐 익숙해지겠지. 

그.런.데. 

우리 반이 늦게 끝나서 나오니 샤워 공간이 없었고, 한참 기다려서 샤워 마치고 나오니 수건을 집에 두고 왔다는 걸 깨달았다. 아뿔싸! 

대충 메리야쓰로 닦고, 휴지로 닦고 나서는데 머리카락에선 물이 뚝뚝뚝. 늦어진 까닭에 버스에 마지막으로 탔는데 그 바람에 서서 가야 했고, 내리는 사람들 피해서 이 구석 저 구석에 찧기기도... 그 와중에 쳐다본 거울에서 내 머리칼은 완전히 미역 널려 있는 듯 붙어 있고... 아, 꽃팔려...ㅜ.ㅜ 

그렇게 지친 걸음으로 집에 돌아왔는데 나를 반기는 택배 하나. 급 기분 전환이 이뤄지면서 최근에 받았던 선물들 자랑을 미처 못했던 게 떠올랐다. 하하핫, 그냥 지나치면 좀 섭섭하지... 

 

사계절 출판사에서 몇 달 전에 당첨된 이벤트 선물이다. 호랑이가 예끼놈을 빼고 뒤에 두 권은 조카네 집으로 바로 보냈다. 호질은 아직 읽지 못함. 조만간 읽어야지... 

 

알라딘 구석구석을 다녀보신 분들이라면 저 책들을 보내준 소중한 지기님들이 누구인지 반은 맞출 것 같다. ^^ 

어쩐지 쑥쓰러워서 이름은 부르지 않을게요.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바쁘단 핑계로 아직 못 읽고 있어서 죄송합지요. 조만간 희열을 느끼며 읽을 테야요. ^0^ 

 

아앙, 그리고 수제품이 도착했습니다. 북커버와 컵받침, 그리고 생리대 파우치까지.  

 

뭐가 이렇게 예쁘고 꼼꼼한가요. 전에 돈주고 산 북커버는 사이즈가 안 맞아서 방치된 지 어언 일년!(일년 됐나? 뭐 암튼!) 

너무 예뻐서 책은 안 읽고 커버 무늬를 뚫어져라 보게 생겼어요.^^ 

 

지갑 선물하면 돈 넣어서 준다면서요. 아앙, 이 센스를 어쩌면 좋습니까! 여자라서 햄볶는 순간이에요.^^ㅎㅎㅎ 

소중한 인연이 되어준 것도 고마운데 이렇게 따뜻한 정성과 마음을 담아 선물들이 제게 도착했어요.  

미역 머리 태끌 쯤은 가볍게 날려버리는 훈풍이 붑니다. 이 밤, 피곤함에 눈이 감기는데 행복한 미소가 절로 떠올라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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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0-09-06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부러워요 >ㅁ<

마노아 2010-09-06 22:49   좋아요 0 | URL
문학동네 선물 꾸러미는 저번에 자랑질을 한 차례 했기 때문에 사진에서 빠졌어요. 근데 빼고 보니까 좀 아쉽더라고요. 호호홋^^;;;

순오기 2010-09-06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구석구석 누비지 않았는지 위에 두 권 빼고는 누가 보냈는지 모르겠어요.ㅋㅋ
아~ 생리대 파우치에 저런 센스라니, 너무너무 사랑스런 분이네요!!^^

마노아 2010-09-06 23:35   좋아요 0 | URL
우헤헤헷, 유머러스한 순오기님! ^^
파우치 놀랍죠? 너무 사랑스러워요!
오늘 저녁 같이 먹은 샘이 학생들과 멘토 독서를 하는데 책 고르기 힘들다고 해서 '울기엔 좀 애매한'을 추천해 주었어요.
반응이 좋으면 공동 구매해서 학생들에게 많이 읽힐 수 있을 것 같아요. ^^

프레이야 2010-09-06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정말 햄 많이 볶으셔야겠어요.ㅎㅎ
월요병도 싸악 날아간 거죠? 마노아님.

마노아 2010-09-07 06:53   좋아요 0 | URL
월요병을 날려버린 상큼 치료제였어요.
근데 어제 흥분으로 너무 늦게 잤나봐요. 오늘 일어나는데 끄으응이에요.^^;;

라로 2010-09-07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걸 만드신 분이 누구실지 감이 가는걸요~.ㅎㅎㅎㅎ
마노아님은 좋겠다~~~~.저도 마구 부러워요~~~^^

수영을 하면 그런 애고사항이 있어요,,,,에구구 오늘 여러가지로 고생 많으셨어요~.
그래두 알라디너들에게 기쁨을 받으셨으니 제가 드린건 아니지만 기뻐요~.^^

마노아 2010-09-07 06:54   좋아요 0 | URL
아앗, 제가 님의 기다리는 시간을 다급하게 만든 걸까요? 갑자기 급 미안해집니다.^^;;;

그래도 요새는 귀에 물 들어가도 금세금세 빠지고 조금씩 적응하는 것 같아요.
좀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어요. 수건은 꼭꼭 챙기고요.^^ㅎㅎ

라로 2010-09-07 13:41   좋아요 0 | URL
응????무슨 말씀이세요????ㅎㅎㅎ
이해 안되는걸요???기다리는 시간이라뇨????

2010-09-07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7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7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0-09-07 23:37   좋아요 0 | URL
이그 못살아~.ㅠㅠ
접영이 아니라 평영을 말한거에요,,ㅠㅠ
평영이 배울때는 제일 어렵게 느껴졌는데 나중엔 제일 유용해요,,ㅎㅎㅎㅎ

마노아 2010-09-08 08:29   좋아요 0 | URL
쿠쿠쿠 평영이요.^^ㅎㅎㅎ
그렇다면 접영은 좀 더 쉬운 거군요. 접영까지 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왔음 좋겠어요.^^

비로그인 2010-09-07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이 안다물어지는구만~~~히햐~

마노아 2010-09-07 09:09   좋아요 0 | URL
저두요~ 입이 쩍 벌어졌다니까요.^^ㅎㅎㅎ

마녀고양이 2010-09-07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수제품 이쁘다.... 전 요즘 수제품만 보면 눈 뒤집어지는뎅.
마노아님 행복하시겠어여!

마노아 2010-09-07 17:30   좋아요 0 | URL
행복 바이러스가 마구 번졌어요. 수제품은 정성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요.^^

네꼬 2010-09-07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간만에 와봐도, 여전한 인기쟁이 마노아님 ♡

마노아 2010-09-07 23:22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와도 여전히 사랑받는 네꼬님~♡

같은하늘 2010-09-08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보따리도 부럽지만 정성가득한 수제품에 눈길이 꽂혀요.^^
색상도 깔끔하니 너무 좋아요. 부럽부럽~~ㅎㅎ

마노아 2010-09-09 10:21   좋아요 0 | URL
너무 예쁘죠. 볼 때마다 마구 감탄하고 있답니다. 나는야 행운아예요.^^

pjy 2010-09-0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역머리쯤이야....이셨군요 ㅋㅋㅋ 북커버가 특히 부럽지만..요런걸로 가리면서 읽으시면 저같은 사람은 제목 궁금해서 안달납니다^^;

마노아 2010-09-09 14:29   좋아요 0 | URL
저도 지하철 등에서 누군가 책 읽고 있으면 제목이 너무 궁금해서 오래 쳐다보곤 했어요. ㅎㅎㅎ
 


가위눌림의 정체가 수면마비라고? [제 1196 호/2010-09-06]


깊은 밤, 어둠 속에 누군가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검은 물체가 다가와 목을 조른다. 하지만 저항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를 불러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머리에는 오만 가지 생각이 오갔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내가 정말 귀신을 만났단 말인가. 등골이 서늘해져 한 동안 공포에 치를 떨어야 했다. 도서관에서 만난 친구 지용에게 어젯밤에 겪은 이야기를 했다. 대체 그 귀신은 왜 나를 찾아온 걸까.

“가위눌렸네. 너 그거 처음 겪는 거야?”

지용은 내 말이 끝나자마자 ‘가위눌림’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더니 아직도 얼어 있는 나를 보고 씩~ 미소 짓는다. 아무 걱정 말라는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자다가 귀신을 보거나, 잠에서 깼는데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현상을 ‘가위눌림’이라고 해. 성인 절반 이상이 평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하더라고. 난 어릴 때 종종 가위눌려봐서 이제 별로 놀랍지 않아.”

뭐든 빨리 경험하고 적응하는 지용이. 가위눌림마저 나보다 빠를 줄은 몰랐다. 지용이는 가볍게 이야기했지만 오늘밤에 또 귀신을 만날까 봐 걱정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대체 가위눌림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거지? 그 이유를 알아야 귀신을 만나도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가위눌림’에 대해 검색했다.

네아비 지식박사의 검색 결과를 살펴보니, 가위눌림은 ‘수면마비(sleep paralysis)’라고 하는 일종의 수면장애였다. 잠자는 동안 긴장이 풀렸던 근육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식만 깨어나 몸을 못 움직이는 것이다. 대개 꿈꾸는 수면, 즉 렘수면(REM sleep) 때 나타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수면마비는 깨어 있거나 반쯤 깨어 있는 상태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죽음이나 질식감, 환각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

이 문구를 읽다 보니 어제 저녁에 내 목을 조르던 귀신이 또 한 번 떠올랐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 했다. 다음에 만나면 콧방귀를 뀌어줄 요량으로 검색 결과를 계속 뒤졌다.

수면마비가 비몽사몽간에 목소리를 낼 수 없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현상이고, 이 상황에서 환각을 경험했다면 ‘입면기 환각’에 빠진 것이다. 입면기 환각은 꿈을 반쯤 깬 상태에서 겪는 착각인데, 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이 부족할 경우, 또 시각적으로 강한 자극을 받았을 때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시각적 자극이 가위눌림의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 덕분에 최근에 내 생활을 돌아보게 됐다. 졸업을 코앞에 두고 취업준비를 하면서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떠올랐다.

사실 친구 지용이 녀석은 벌써 대기업 2군데에서 최종면접을 봤고, 괜찮은 중견기업 여러 곳에서도 이미 합격 소식을 받아 놨다. 나는 면접은 고사하고 서류 통과마저 감지덕지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아 공포영화를 즐겨봤고, 도서관에서는 내내 꾸벅꾸벅 졸았다.

조금 처진 마음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를 살폈다. 다행히 가위눌림은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 큰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잦은 가위눌림은 ‘기면증’의 신호일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기면증은 밤에 충분히 자도 낮에 이유 없이 졸리고, 짧은 시간에 발작적인 수면을 취하는 심각한 수면질환이라고 했다.

X 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가족형 수면마비도 있었지만 사례가 꽤 드물었다. 다행히 내 경우는 기면증도 유전도 아니었다. 그래서 가위눌림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푹 자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네아비 지식박사에게 ‘숙면 취하는 방법’을 묻기 시작했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잠들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몸 안의 수면제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생성물질인 트립토판 함유량이 높은 바나나와 파인애플, 키위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수박이나 맥주는 이뇨작용을 하므로 깊은 수면에 방해가 되고, 늦은 밤에 공포영화를 보는 것도 좋지 않다.

결국 꿈에서 만난 귀신이 내 목을 조른 게 아니라 내 생활습관과 태도가 가위눌림 현상을 부른 것이었다. 이제 수면마비에 대해 제대로 알았으니 그 어떤 귀신이 와도 두렵지 않다. 하지만 당장 습관을 고칠 수 없으니 대비책을 한 가지 정도는 마련해둬야겠다.

“영배야, 한 며칠만 형이랑 같이 자자. 형이 가위눌린 것처럼 보일 때 살짝 만져주면 돼. 알았지?”

동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웬 겁쟁이 짓이야!”하고 말했다.

“겁쟁이가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을 찾는 거야. 수면마비는 근육의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의식만 깨어나는 건데, 갑자기 시작돼서 1~4분 정도 지속되거든. 근데 누가 소리 내는 걸 듣거나 몸을 만지면 쉽게 벗어날 수 있단 말이야.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영배. 하지만 곧 “알았으니 어서 베개 가지고 와”라고 말했다. 야호! 오늘 밤에는 절대 가위에 눌릴 걱정이 없겠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으하하하.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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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9-0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에 기운이 떨어지면 늘 찾아옵니다, 내겐.ㅠㅠ

마노아 2010-09-06 15:46   좋아요 0 | URL
마기님 많이 허하신가봐요.ㅜ.ㅜ 전 어릴 때 많이 눌렸는데 최근 몇 년 간은 괜찮았던 것 같아요.
가위 눌리는 거라고 알고 있어도 당시엔 얼마나 무섭던가요.ㅜ.ㅜ

마녀고양이 2010-09-06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헙! 나 이거 너무 궁금한 사항이었어요.
코알라가 뱃 속에 가졌을 때랑 극심한 스트레스 받을 때랑.. 가위 눌렸거든요.
종종 생각했었는데.... 마노아님, 감사!

마노아 2010-09-06 22:40   좋아요 0 | URL
오래 되었는데도 예전에 가위눌리던 때의 생생함이 지금도 떠올라요. 그때 보았던 환영 같은 것도요. 참 놀랍고 무서워요. 가위 한 번도 안 눌려본 사람도 있던데, 그것도 신기해요.^^

루체오페르 2010-09-06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생각치 못하게 가위눌림을 경험하는데...

그때의 기분은 정말 생각만 해도... 으;; 이상오묘;

정말 싫더군요.ㅠㅠ

마노아 2010-09-06 22:41   좋아요 0 | URL
이래서 스트레스를 늘 예방하며 살아야 하나 봅니다. 가위 눌리는 것은 정말 끔찍해요.

같은하늘 2010-09-08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기억에 남는 심한 가위눌림이 한번 있는데, 생각만해도 무서워요. ㅜㅜ

마노아 2010-09-09 10:22   좋아요 0 | URL
다시 떠올려도 끔찍한 것이 트라우마가 굉장히 강해요.ㅜ.ㅜ
 
악몽성의 주인
이마 이치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모처럼 이마 이치코의 신간을 만났다. 그런데 최근에 읽었던 이마 이치코 걸작 시리즈와 내용상 연결되어 있어서 낯설지 않다. 내용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모두 사막 마을과 물을 얻으려 애쓰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끊임없이 물이 흔한 마을 '취호'가 등장하니 익숙할 수밖에. 뿐아니라 설정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인간과 도깨비가 공존하기도 하고 대립하기도 하는 내용도 줄곧 이어진다. 뭐, 버리기엔 꽤 아까운 소재이긴 하다.  

 

표지의 분위기가 몽환적이다. '악몽성'이라는 제목 탓에 더 꿈과 연결시켜 이미지를 짓게 만든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온 장군은 부인이 바람 피운 현장과 맞닥뜨리고 말았다. 조용히 해결하려고 했지만 부인이 왕족인 탓에 오히려 좌천되어 머나먼 악몽성의 영주로 가게 된 주인공. 말이 영주지 낮에는 물 긷는 일로 하루가 바쁘고, 밤에는 악몽성의 초청을 받아 꿈속에서 성주의 요리사로 일하게 된다. 이러니 날마다 수척해질 수밖에. 

 

어느 날부터인가 마을에 뾰족뾰족 솟고 있는 돌기둥들. 금기가 깨졌기 때문이라고 수근대는 마을 사람들. 온다 리쿠의 '나비'가 떠올랐다. 기묘한 분위기는 닮았지만 유머와 평화로운 엔딩은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두번째 단편은 '시들지 않는 꽃'이란 제목인데 두 번 읽었지만 좀처럼 이해가 되질 않는다. 어려서 격리되어 키워진 그 아이의 정체가 사실은 '시들지 않는 꽃'이란 것은 알겠는데, 그 꼬마 아이의 조국과 아버지가 헷갈린다. 꼬마가 기억하는 것처럼 아바나스가 고향 맞을까? 왕제 기이타가 꼬마의 아버지와 너무 닮아 있어서 이게 또 하나의 복선인지 내가 착각한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이해가 되질 않으니 재미가 급 반감될 뻔했는데 다행히 세번째와 네번째 단편은 재밌었다.  

'녹의 샘'에선 두 개의 달이 뜨는 사막 마을이 나오는데, 그 하나의 달이 사실은 날벌레들이 이뤄놓은 모양이라는 것이 밝혀진 순간의 그림이 참 마음에 들었다.  

 

사진이 좀 어지럽게 나왔다.ㅜ.ㅜ 암튼 '물의 검'에 대한 이야기인데 물의 검을 생각하니 '아르미안의 네 딸들'이 떠오른다. 참 좋아한 작품이었는데.. ^^ 

마지막 작품 '물밑의 아이'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열 네살 어린 신부와 열 여섯 어린 신랑이 주인공인데 난산 끝에 산모와 아이가 죽는 일이 잦는 그들의 마을에서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미리 '수의'를 만들어두는 풍습이 있다. 엄마와 아이 것을 같이 만드는데 겨드랑이는 터 두어서 완성은 시켜두지 않는다. 만약 사람이 죽으면 바로 완성을 시키지만, 살아날 경우를 대비해서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것. 그들 부부도 아이를 갖기 위해서 전설이 담긴 마을로 긴 여정을 시작하지만 알고 보니 도깨비의 속임수! 

 

사기꾼 도깨비는 결혼 약속을 하고 지참금을 홀랑 다 써버린 뒤 오래도록 도피 중이었다. 신랑 개구락지가 따져들자 '신부의상'이 없어서 결혼을 할 수 없다고 내빼는데, 주인공 어린 신부가 침모가 아니던가. 자신들의 수의를 풀어 금세 신부 의상을 만들어준다. 도깨비 신부는 의상이 너무 마음에 들어 내친 김에 혼인 잔치까지 열어버렸다. 물론 저 불꽃은 환각이지만 아름다운 분위기 연출에는 문제가 없다. 개구리 신부가 맘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신부 의상의 부재가 정말 결혼 거부의 이유였나보다. 도깨비 신부, 너무 좋아한다. 저런 낙천적인 분위기. 무섭지 않은 도깨비. 유머와 반전이 적절히 섞인 이야기들. 이마 이치코 특유의 감각과 완성도가 돋보였다. 어려웠던 두번째 작품을 빼더라도 이 작품은 꽤 수작. 재밌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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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9-05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알게 된 책인데 내용이 괜찮은것 같네요. 체크~^^

마노아 2010-09-06 10:09   좋아요 0 | URL
이마 이치코가 늘 일정 수준 이상의 만족감을 주기는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