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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를 찾아서 - 2016 칼데콧 대상 수상작
린지 매틱 글, 소피 블래콜 그림, 정회성 옮김 / 미디어창비 / 2016년 3월
평점 :
스필버그 감독의 워 호스가 생각났다.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동물과 교감하는 이야기들은 늘 아름다웠다. 이 작품 속에서 교감의 대상은 곰이다.
수의사 해리 콜번은 1914년에 징집됐다. 1차 세계대전에 말을 돌보는 군의관으로 가게 된 것이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기차역에서 새끼곰을 데리고 있는 사냥꾼을 본 해리는 갈등에 싸인다. 군인 신분인 그가 곰을 돌볼 수는 없는 노릇인데, 저 특별해보이는 새끼곰을 저대로 보내 버리면 그 아이의 운명은 뻔해 보였던 것이다. 해리는 20달러에 새끼 곰을 샀다.
곰과 함께 기차에 오른 해리를 보며 대장은 얼마나 기가 막혔겠는가. 당연히 질책이 떨어졌을 것이다. 그런데 이 특별한 곰은 모여든 모든 군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말았다. 전쟁이라는 살벌한 환경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에게 한줌의 여유를 선사해준 것일까. 위니 펙에서 온 이 곰의 이름은 '위니'가 되었다.
이 특별한 곰은 심지어 바다 건너 영국까지 건너가게 되었다. 그렇지만 프랑스 전선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해리는 위니를 동물원에 맡기기로 결심했다. 헤어질 때 위니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힘주어 얘기하는 해리를 보며 혹성탈출 1편이 떠올랐다. 더 이상 시저를 집에서 기를 수 없게 된 주인공(스파이더맨에 나온 배우인데 이름을 모르겠네....)이 시설에 시저를 보내지만 그곳에서 말할 수 없는 학대를 당하고 만다. 하지만 위니가 간 동물원은 좋은 곳이었다. 그리고 여기서 두 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곰인형을 사랑한 아이가 런던 동물원에 갔다가 특별한 곰 위니를 만난 것이다.아이는 위니와 절친이 되었고, 더 근사한 이름을 지어 주었다. 바로 곰돌이 '푸'. 아이의 이름은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 아이의 아빠 앨런 알렉산더 밀른은 아이와 곰돌이 푸의 이야기를 책으로 썼다. 이후 해리 아저씨가 데려왔던 위니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곰돌이 위니 더 푸가 되었다.
다행하게도 해리와 영영 이별이 되지 않았다. 전쟁이 끝나고 위니와 재회한 후 위니펙으로 돌아간 해리는 예전처럼 수의사 생활을 했고, 결혼해서 프레드라는 아들을 얻었다. 프레드는 로린이란 딸을 낳았고, 로린은 린지라는 딸을 낳았다. 그 린지가 지금 이 이야기를 아들에게 해주고 있는 사람이다. 이야기를 요청한 아들 콜은 증조 할아버지 해리 콜번 대위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다.
4대에 걸친 아름다운 이야기. 곰돌이 푸의 100년에 걸친 역사가 이렇게 소개됐다. 위니의 후손은 없는지 그것도 궁금하지만, 이 책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낮에 혹성 탈출을 보고 와서인지 이 이야기가 더 진하게 마음에 남는다.
두 개의 이야기가 맞물려 있고, 그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더 특별했다. 뒤쪽에 영문 버전도 실려 있고, 독서 활동지도 같이 있어서 활용도가 높은 책이다. 심지어 오디오 태그도 있어서 '듣기'도 가능하다.
2016 칼데콧 대상 수상 작품이다. 작년에 사서 읽고는 여태 리뷰를 못 쓰다가 뒤늦은 리뷰를 쓴다. 다시 읽어도 참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