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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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헝가리 소설가의 작품으로, 책의 표지를 보면 남미의 느낌이 강하게 풍겨옵니다.
읽는 동안은 잔잔했습니다. 단 한 번의 지름도 없이, 폭발도 없이,
시종일관 같은 호흡을 유지하는 작품이 어떻게 보면 지루하다고도 여겨졌습니다.
그렇지만 다 읽고 난 뒤 쉽게 책이 덮여지지 않아, 오랜 감동과 여운으로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문장은 짧지만 호흡은 길어 한 번 손에 잡으면 계속 읽어나가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목에서 혹 그런 느낌을 받으셨는지 모르겠지만, 꼭 젊었을 때에 국한된 것은 아니더라도 무언가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혹은 크게 움직이는 강렬한 에너지, 열망 등을 우리는 느끼기도 하고 갈망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감정에는 분명 책임이 뒤따르지만, 한 번쯤은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에 온 몸과 영혼을 맡기고픈 충동이 누구에게나 잠들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던지는 두번째 질문을 한 번 옮겨 보겠습니다.

"어느 날 우리의 심장, 영혼, 육신으로 뚫고 들어와서 꺼질 줄 모르고 영원히 불타오르는 정열에 우리 삶의 의미가 있다고 자네도 생각하나? ...정열은 그렇게 심오하고 잔인하고 웅장하고 비인간적인가? 그것은 사람이 아닌 그리움을 향해서만도 불타오를 수 있을까?...."

영화 "디 아워스"를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이 책도 즐거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삶을 관통하는 열정이란, 대체 어떤 에너지를 갖고 움직이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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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 - 숫자 여행 아기 물고기 하양이 시리즈 2
기도 반 게네흐텐 글.그림, 서남희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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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아가들 사이에서 인기 좋다는 소문을 듣고 구입하게 되었는데 나의 조카에게서도 효과 만점이었다.

너무 자주 읽어달라고 해서 귀찮아질 정도로... ^^

아이의 눈높이에서 만든 책이랄까.

그 강렬한 무지개빛 색감도 그렇고 입체도를 높인 구성도 매우 창의적이었다.

구연 동화 수준의 책 읽기를 요하지만 그 또한 좋은 교육이고 경험이 되리라.

조카에게 선물을 해 주고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의 조카에게도 한 권 선물했다.

만족도 역시 200% 상승.

받는 이도 기뻐하고, 선물한 나도 뿌듯한 멋진 책. 꼭꼭 숨어라...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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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세요 베트남전쟁과 한국군
최용호 지음 /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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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베트남 전쟁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순전히 싼 맛(ㅡ.ㅜ)에 구입한 책.

국방부에서 편찬한 책이라는 사실이 다소 걸렸지만, 그래도 밑져야 본전 아니겠어? 하는 마음으로 구입.

읽어보니, 본전치기도 못 한 듯 싶다.

애초에 발간 의도가 그러했겠지만 순전히 우리 군인이 얼마만큼 용맹하게 작전을 수행하고 싸웠는가를 열심히 묘사할 뿐, 그림자 없이 빛만 무성했다.

역사책이 아닌데 역사 의식을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만 상당히 실망한 것은 사실이다.

사실 리영희씨의 "베트남 전쟁"을 구입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구할 수가 없는 책이 되었다.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당시 우리 군이 파병되기까지의 배경과 파병되고 난 후의 국내/외 정세와

그곳에서의 우리 군이 수행한 일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 그리고 그 후의 문제까지를 일목요연하게, 써준 글을 읽고 싶었다. 혹시 그런 책 알고 있는 사람은 추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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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 속 왜
강만길 외 지음 / 서해문집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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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래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기어이 사서 다시 읽고 말았다. 한 번 읽고 말기에는 아쉬움도 컸고 소장하고픈 욕심도 컸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심상치 않은 그 내용이 다시 내 발목을 붙잡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여러 명의 저자가 주제를 나누어서 공동 집필하는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음악에서는 컴필레이션 앨범도 안 좋아한다^^;;;) 어쩐지 밀도가 떨어지는 기분이고, 게 중 잘 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확 드러나서 몰입을 방해하는 기분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꼭 읽어야 하는, 읽게 만들고 갖고 싶게 만드는 책이 더러 있으니 이 책이 그 예라 하겠다.  (동시에 "우리 역사를 의심한다"도 같이 읽었지만 이 책만큼의 매력은 아니었다. )

역사를 공부하면서, 남이 우리에게 못되게 군... 이를 테면 일제 치하의 일본의 만행이라던가 미군정기의 미군의 작태라던가, 이런 피해사 쪽으로 좀 더 눈이 갔던 것은 사실이다. 일종의 피해의식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우리가 잘못한 것들, 이를 테면 베트남 전쟁에서의 민간인 학살이라던가 보도 연맹 사건 등등에 눈길이 많이 갔다. 남에게 손가락질만 하고 우리의 잘못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매년 되풀이되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때의 일본 총리의 모습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 책은,  그런 쓰라린 반성과 참회를 이끌어주는 하나의 단서를 제공해 준다. 때문에 그런 작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학자들의 노력에 새삼 고개가 숙여지기까지 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이런 식으로 여러 명의 저자가 모여 만든 책 중에서는 비교적 쉽게 쓰여진 글로 보인다. 덜 지루하고 더 재밌고, 보다 유익했다. 일단 제목도 친근하지 않은가. 우리 역사 속 왜?

왜 그랬는지, 왜 그래야 했는지, 어디 한 번 들여다 보자. 많이 놀랄 것이다. 나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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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한국현대사.com - 디지털 시대에 다시 읽어야 할 한국현대사
정창현 외 지음 / 민연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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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이야 7차 교과서로 바뀌어서 근현대사를 따로 배우지만, 내가 고등학교에 재학할 때에는 국사 책 2년 배우지만 대원군 잠깐 나오고 학교를 졸업해 버린다. 그래서 근현대사는 늘 너무 멀리 있었고 막연한 존재였다.  맘 잡고 공부 해보려고 해도 적당한 책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어 땅도 많이 팠건만, 혜성처럼 등장한 게 바로 이 책이었다.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보다 이제라도 만났다는 안도감이 내게는 더 컸다.

일단 이 책은, 무겁고 심각하고 심지어 처절하기까지 한 현대사를 몹시 코믹하게, 담담하게, 그리고 배짱있게 파헤치고 있다. 저자의 말투가 어찌나 웃기던지 한일 협정 분야에서는 진짜 배꼽잡고 웃을 지경이었다. (물론 내용은 엄청 심각했다.ㅡ.ㅡ;;;)

두 사람의 공동저자가 집필을 하였는데, 두 사람은 기획을 참 잘 잡은 것 같다. 저자가 물론 테마 기획 일을 많이 한 사람인 까닭도 있지만 자신의 장기를 잘 살렸다고 본다.

방대한 역사적 일들을 중요도에 맞추어 적당히 줄여가기도 하였지만 큰 흐름은 잡히게 구성이 되어 있었다.

개인적인 추천으로는 통사류를 가볍게(?) 읽고서 심화학습으로 이 책을 읽으면 현대사 공부에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이런 제대로 된 책이 좀 더 많이 나오고 보다 대중적으로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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