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딘스키 재원 아트북 34
재원 편집부 엮음 / 재원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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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보같이... 몬드리안으로 착각하고 내내 그림을 보았다.  내가 찾던 그림이 왜 없나 찾아보니, 이름을 착각한 것이다.... ㅠ.ㅠ

뭐, 착각하고 보긴 했지만, 그래도 칸딘스키의 그림을 즐겁게 보는 데에는 아무 문제 없었다. 

흠, 러시아 사람이군... 프로필이 아주 자세하네... 어려서부터 다양한 문화체험이 중요하지.  여행은 그의 예술 세계를 더 깊이있게 만들어 주었을 거야.... 라는 식으로 중얼거리면서....

전반적으로, 그의 강렬한 원색이 마음에 들었다.  그의 그림은 종류가 매우 다양한다.  추상화, 종교화, 초상하, 기타 등등... 내가 짚기도 어려운 여러 종류를 모두 포함하고 있었고,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나 도구 등도 매우 다양했다.

이를 테면 목판화, 동판화, 수채화, 잉크, 유리화, 템페라화, 과슈, 초크... 등등등이 쓰여졌는데, 과슈나 템페라화는 뭔지 몰라서 검색 도움이 필요했다.

그림을 잘 모르는 내 눈에는, 어떤 통일성보다는 다양한 분위기를 갖고 있다고 여겼다.  어떤 그림은 고전적인 재미를 주었고, 또 어떤 그림은 기괴하거나 환상적인, 또는 몽환적인 분위기도 연출하였다.

몇몇 그림이 눈에 띄었는데, "정원에서 산책하는 부부"의 그림은 풍자화 느낌도 났지만 따스한 느낌을 주었고, 고전적인 분위기도 갖고 있었다.

"서로의 조화"는 기하학적 그림이었는데 밝은 톤의 색상이 몹시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대체로 신선하고 청명한 기분이었다.

그의 그림은 선이 너무 많이 겹쳐서 지저분한 느낌의 터치도 있었고, 또 어떤 그림은 선이 아주 간결하고 깔끔하기도 했다.  그렇게 극단을 오가는 것이 그의 취향인 지는 잘 모르겠지만.. ^^

언니라고 부르지만 엄마 뻘 나이 되는 분의 집에는 그림들이 많이 걸려 있다.  아저씨가 그림을 워낙 좋아하시기 때문에 수천 만원 대의 고가 그림도 걸려 있을 만큼 그림에 투자를 많이 하시는데 그 집에 가보면 화랑 느낌이 난다.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그림을 계속 접촉하고 즐기며 자랐기 때문에 남다른 심미안을 가졌다고 자랑하신다.  사실 부러운 일이었다.

수천 만원 대 그림을 집에 걸고는 살지 못하더라도, 가끔 미술관도 가보고, 이렇게 미술 관련 책도 보면서 나름대로의 교양을 쌓는 부지런함이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즐길 수 없다면 그조차 의미가 없겠지만... ^^ 다행히 보면 즐겁고 기쁘니, 부지런을 떨 이유가 충분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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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 수 없는 이미지 - 8.15해방에서 한국전쟁 종전까지
박도 옮김, 미 국립문서기록보관청 (NARA) 사진 / 눈빛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며칠 전에 한국 전쟁 56주년이 지났다.  내게 있어 6월 25일 당일은, '아, 오늘이 6.25구나...'라고 한마디 하고 지나간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무감각해졌다고 해서 우리가 전혀 무관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잠재적으로 의식하려고 한다.  그래서, 한장의 사진만으로도 울컥할 수 있는 나는,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분단된 조국에서 살고 있는 어쩔 수 없는 한국 사람이다.

이 책은, 사진첩이다.  구구절절한 설명은 별로 나오지도 않는다.  다만 앞에 들어가는 말로 한국전쟁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뒤에 이 책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과정이 덧붙여져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사진으로 말한다.  그런데, 하나의 사진만으로도 한장 두장 설명하는 것보다 더 가슴을 후벼파며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지금껏 공개되지 않았던 이 사진들이 얘기하고 있다.

앞에 박태균씨가 얘기한 것처럼, 한국전쟁을 얘기할 때, 단순히 '누가 먼저 총을 쏘았는가'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1년 동안의 전투, 2년 간의 휴전 협정... 왜 그렇게 오래 걸린 것인가... 거기에는 포로문제가 걸려 있었다.  제네바 협정에 의하면 전쟁이 끝나면 전쟁 포로는 마땅히 본국으로 송환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못했다.  마지 치금의 이라크 포로들처럼... 더군다나 전쟁 당사자에게 그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토록 죄없는 수많은 피를 뿌렸음에도... 마치,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들처럼....

전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남과 북의 정권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전쟁 전보다 더 안정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독재자로 군림하였다.  반대파를 제거하는 일은 너무도 간단했다. "빨치산" "부역자" 이런 단어만 등장하면 이유를 묻지 못하고 죽어야 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침묵을 배워야 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지만, 생존을 위한 본능이 그들이 입다물 수밖 없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우리의 전쟁사 책들을 보면 어떤 전투에서 어떻게 싸웠는가, 몇 명이 죽었는가... 라는 수치만 나온다.  마치 무생물을 다루듯이... 그 시절, 군인들보다 더 많이 죽임당한 사람들, 민간인들의 이야기는 애써 외면한다.  여전히 고통 당하고 있는 그들의 상처는 끝을 모르고 외면당하고 있다.  지금도 태연히 살아 숨쉬며 강력히 기능하는 국가보안법처럼...

더 이상 북한 사람들이 도깨비라는 단체 주문이나 세뇌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넘어야 할 산이 깊고 높다.  결코 피할 수 없다.  우리가 끝내 끌어안아야 할 우리 역사이며 상처이니까...

이 책의 시작은 1945년부터 출발한다.  일본천황의 항복문서 조인 사진부터...

그 다음은 조선총독부 건물에서 일장기가 내려지고 성조기가 올라가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역사에서, 빼앗긴 주인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것처럼...

두번째 장은 미군과 UN군이다.  일촉즉발의 38선을 가리켜 시를 읊을 만큼 조용하다고 말했던 덜레스의 사진이 등장한다.  설명은 짧다.  그가 떠난 지 사흘 뒤에 전쟁이 발발했다고(ㅡㅡ;;;)

국방군과 인민군... 대체로, 군인들은 키가 작았다.  그건 그들의 발육상태가 단순히 좋지 않다는 의미이기보다 그들이 그만큼 어리다는 것을 의미했다.  정상적이었다면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어야 할 학생나이일 텐데, 그들은 동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는 군인의 모습으로 찍혀 있었다.

당시 난무했던 벽보들도 보인다.  기억을 짚어 보면, 초등학교 시절 학교 가제로 반공 포스터, 반공 글짓기... 이런 것을 해마다 했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사라졌다.  정권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는 것처럼 보였다. 단지... 보였을 뿐이다...;;;

이승만과 신성모 사진을 보는 순간 울컥!! 하고 피가 솟는 기분이었다.  열 받아서 다음장으로 빨리 넘겼다...ㆀ

전쟁 중임에도 평화롭게 보이는 어느 농촌 마을이 찍혀 있었다.  그 불협화음과도 같은 평화가, 언제 부서질 지 모를 그들의 안정이 서럽고 아파, 그래도 질긴 목숨 살아남은 생명줄이 안타깝고 기가 막혀 오래오래 가슴이 뭉클했다.

이어진 사진들은... 학살....

사형수를 처형하는 장면을 15장의 사진으로 연속해서 보여주었다.  몸을 묶고 목을 묶고, 일제히 사격한다.  목숨이 끊어졌는지 확인한다.  아직 숨이 붙어 있으면 지척에서 권총으로 확인사살을 한다.  이미 축 늘어진 시신을 끌어내 관에 담는데, 확인사살로 머리 반쪽이 날아간 시신이 적나라하게 피를 흘리고 있다.  오, 맙소사...

어디 전쟁 뿐이던가.  전쟁통에 발생한 피란민과 전쟁고아, 그들을 덮친 추위와 기아....

죽은 목숨도 가혹하고, 살아남은 목숨도 가여웠다.  그들의 경계는 모두 비참의 끝을 벗어나지 못한다.

포로들의 사진과, 전정회담과 휴전까지의 과정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는 한국 현대사 연표가 실려 있다.

사진을 보기 전에는... 한 장의 사진이 열마디 스무 마디의 설명보다 더 진솔하고 진실될 수 있다는 말이 잘 와닿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어쩐지 고개가 숙여진다.  그리고... 많이 아프다.

작가가 왜 이 책의 제목을 "지울 수 없는 이미지"라고 했는지 절실하게 공감했다.  그리고... 지워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힘으로, 우리의 의지로 이 분단의 책임을 마무리 짓고, 그 상처를 모두 치유하여 다시 만날 때까지는 결코 잊을 수 없으니까... 마땅히... 기억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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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디작은 임금님 - 마술적 힘으로 가득한 한 편의 시 같은 동화
악셀 하케 지음, 미하엘 소바 그림, 조경수 옮김 / 미다스북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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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게 유행처럼 번졌었다.  그런 명목 하에 많은 책들이 지어졌고 또 팔렸고 읽혀졌다.  나는 꼭 그게 우리나라에 국한된 일로만 생각되었다. 까닭 없이, 그런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외국 작품 중 어른을 위한 동화를 보게 되면 신기하게 느껴졌다.  미하엘 엔데의 작품도 그러했고, 이 작품도 그런 편이었다.

제목이 몹시 앙증맞다.  작디 작은 임금님... 검지 손가락만한 임금님은, 그러나 엄지 공주 같은 귀여움을 생각하면 안 된다.  이 임금님은 배가 너무 나와 코트 앞섶이 잠기지 않을 만큼 뚱뚱한 임금님이니까.

그렇지만 귀엽지 않은 임금님도 아니다.  그는 당차게 호통도 치며, 아무 것도 내세울 것 없는 왕궁일지라도, 그가 왕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으시대기도 한다.  물론 귀엽게.. ^^

평범한 회사원 주인공은 어느날 서재 책장의 틈새로 나오는 아주 작은 임금님을 발견한다.  임금님은 곰 모양의 말랑구미를 아주 좋아한다.  자신의 몸집보다도 큰 말랑구미를 열심히 씹으며 주인공과 수다를 떠는 게 그의 일과다.

그의 나라에서 사람은 엄마 뱃속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날 침대에서 눈을 뜨는 것으로 삶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큰 모습으로...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자꾸만 작아진다.  작아진다고 무시당하진 않는다.  오히려 큰 사람이 작은 사람에게 쩔쩔 매며 눈치를 본다.

임금님은 12월 2세였다.  아버지는 12월 1세^^;;;

할아버지는 정월 초사흘이었다.

시간의 흐름을 이름으로 딴 재치가 돋보였고, 처음엔 컸다가 작아지는 그들의 생태도 눈여겨볼 부분이었다.  임금님은 말한다.  사람들은 어려서는 큰 꿈을 꾸고 상상력만으로 모든 것을 해내며 만족하지만, 자랄수록 꿈은 잃어버리고 상상력도 부족해져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믿지도 않고 알아차리지도 못한다고... 그리고는 시간에 환경에, 모든 것에 속박되어 자신을 잃으며 산다고...

작디작은 임금님의 주장처럼, 현실 속 출근하기 싫은 회사길과 직장 내에서의 일은 모수 꿈이고, 꿈속에서 벌어지는 놀랍고 아름다운 것이 현실이라고 믿고 살기는 사실 어렵다.  매트릭스처럼 이 세계가 모두 조작된 것이고, 우리는 그 안에서 매몰되어 사는 것이 진실이라고 할지라도, 아마 이제껏 믿고 살아온 매트릭스를 현실로 알고 살아갈 것이 우리들일 테니까.  그러나,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단순히 현실을 망각해라, 내지 꿈을 현실처럼 믿고 살아라~는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앞서 앞서 이야기한 대로, 작아지는 꿈과 용기, 마음의 크기를 경계하고 반성하는 것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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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슬플 때 비룡소의 그림동화 140
퀸틴 블레이크 그림, 마이클 로젠 글, 김기택 옮김 / 비룡소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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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책을 좋아한다.  어린아이의 눈높이를 잘 맞추는 것 같아서, 재밌고 감동적인 이야기도 많아서, '비룡소' 이름을 달고 있는 책이라면 한 번쯤 더 들여다보곤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지금껏 보던 동화책과는 많이 달랐다.  일단 제목부터 남다르다. "내가 가장 슬플 때"

동화책에서 흔히 보이는 밝고 경쾌한, 완벽한 해피엔딩과는 거리가 있다.  책장을 펴보니, 그다지 길지 않은 내용인데, 책장이 빨리 넘어가지 않았다.  책장 가득 담긴 회색빛 색채와 슬픔에 잠긴 주인공의 눈, 그리고 짧은 문구지만 긴 여운이 남는 그의 독백들 때문이었다.

책 속의 남자는 언뜻 웃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울고 있다.  그의 마음 속에는 슬픔이 가득 차 있다.  사랑하는 아들 에디를 잃었기 때문이다. 

책 속에선 아이를 어떻게 잃었는가 자세히 설명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그가 아이를 잃고 그 마음에 얼마나 큰 구멍이 뚫렸는지, 얼마나 외롭고 또 그리운지는 온 몸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언젠가 어느 글에서, 아이를 잃은 부모는 이혼률이 높다는 조사 결과를 보았다.  그것은 부부 사이의 금슬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잃은 슬픔이 너무 커서 같은 슬픔을 공유한 그들이 그 시간을 견뎌내지 못함을 의미한다.  가끔 뉴스에서 너무도 황당한 사고로 아이를 잃게 되는 보도를 접하게 될 때, 그 부모의 황망함에 안쓰러울 때가 많았다.  이 책은, 그러한 안타까움과 서러움, 아픔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게 찬찬히 말해주고 있다.

또 언젠가 들은 얘기인데, 외국에 나가서 외국어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 때는, 차라리 우리 말로 똑똑한 어투로, 그리고 바디 랭귀지를 써서 찬찬히 설명하는 것이 어설픈 외국어보다 더 잘 통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라다크에서는 아이가 위험한 장난을 쳤을 때 아이를 야단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아이를 바로 끌어안아, 엄마가 왜 너를 걱정했는 지를, 체온으로 기색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고 했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죽음'이라고 하는 물리적 이별과 형이상학적 결별을 아이에게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혹은 애둘러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렇게.. 있는 그대로의 아픔을 솔직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큰 이해와 공감을 불러주지 않을까 하고...

아이를 떠올리는 주인공의 모습, 촛불을 외롭게 켜두는 그의 슬픈 눈망울, 무엇에도 의욕을 갖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그의 낮은 읖조림과 그림이 어린 아이들에게도 죽음의 아픔을 심정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이 어설픈 해피엔딩이나 억지스런 희망을 제시하지 않아서 좋았다.

때로, 그 상대가 아이일지라도... 슬픈 일에, 아픈 일에, 있는 그대로 그 고통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줄 필요도 있는 것이니까... 그것이, 아픔을 보다 빨리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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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357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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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6-27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옥순 교수는 이화여대 교수에 연대 교수이기도 한 건가??? 아무튼, 기사 내용은 새겨들을 일..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