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7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6편이 꽤 재밌었기 때문에 7편에 대한 기대감이 좀 있었는데, 기대에 쫌! 못 미쳤다.

사실 드라마든 영화든 만화든, 아주 탁월한 작품이 아닌 이상 스토리의 전개 방식은 대체로 독자나 시청자들이 알아차리게 된다.  특별 에피소드까진 아니더라도 이쯤에서 오해가 생기겠구나, 이제 더 꼬이겠구나, 이제 해소되겠구나... 뭐 이런 식으로.

그런데 만약 독자의 예상을 확 뒤엎는 전개가 나온다면, 그때 내용에 무리가 없고 무릎을 탁 치게 된다면 독자는 그 작가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물론 재밌어야 하고~)

그런데, 예상되는 전개를 그대로 다 밟아가는데, 그 전개 내용이 그닥 개연성이 없으면, 독자는 당연히 실망하게 된다.

지난 이야기에서 미야비의 동창이 새로운 대결(?)을 걸어왔다.(뭐, 시즈쿠 쪽이 건 셈이지만)

벼락부자가 된 그는 '메이커' 신봉자가 되어 있어, 그가 내세운 1급 와인을 능가하는 저렴한 와인을 찾는 게 이번 이야기의 목표였다.  중간중간 미야비가 너무 심각한 얼굴로 나오기에 왜 그런가 했더니 친구의 변한 모습이 안타까워서였는데, 주인공들이 순진하다고 해야 할 지, 내 보기엔 좀 오버하는 것처럼 보인가.  감정의 오버.

그리고 문제의 벼락부자 출신 동창이 왜 그렇게 망가졌는가를 설명하는 에피소드는 좀 어이 없었다.

물론, 어릴 때에 상처가 될 수는 있는 일이지만, 그 정도 일로 인생의 가치관이 뒤흔들려 사람이 확 변했다는 것은, 그의 인성을 의심할 일이다.(ㅡㅡ;;)

아무튼 본격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제2사도를 찾는 것이니, 당분간은 그 이야기가 진행될 터.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다음 이야기를 기다려야겠다.  내가 와인의 맛을 알아차리면 이보다 점수가 후해질까? 그럴 지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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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홍영우 글.그림 / 보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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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장을 펼쳤을 때

두번째 장 그림

수묵화 느낌의 그림과 세로 글씨

옥의 티라고 지적한 그림^^;;;
그래도 작품 구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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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자면 날씬"
 
[MBC TV 2006-09-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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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3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등학교 때부터 잠은 충분히 못 잤는데 그래서 내가 이렇게 되었나? 그치만 뭐 중학교 때도 별로..ㅡ.ㅡ;;;;;

라주미힌 2006-09-30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전 4시간 자는데.. 어쩐지 ㅡ..ㅡ;

마노아 2006-10-0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새아리님은 금주하시면 충분히 다이어트 될 거야요^^ 최근에 빠졌다면서요~

라주미힌 2006-10-01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쩠어요.. 큭.

마노아 2006-10-01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그랬군요^^;;; 전 늘 변함없이 고대롭니다..;;;;

마노아 2006-10-0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숙면을 알차게 취하는 것, 그것도 타고난 복이더라구요. 꿈도 없이 잠들면 짧게 자도 달게 잘 수 있다던데, 그렇게 자본 적이 없어요ㅠ.ㅠ
 
불멸의 이순신 Vol.1 : 1~18부 박스세트 (6disc) - KBS 대하드라마
이성주 감독, 김명민 외 출연 / 싸이더스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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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작품 불멸의 이순신은 정말 특별했다.  원작이 워낙 매니아를 양산했기 때문에 그것을 드라마화한다고 했을 때 걱정도 많았고 우려도 컸다.  그때가 충무공 탄신일이었는데, 아직 드라마 방영 전에 촬영중이던 김명민을 어느 방송사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닥 우람한 체격도 아닌, 너무나 평범하게 보이는 이순신 역의 김명민을 보면서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확신이 서질 않았다.

역사 속 이순신은 '장군' 타입의 우락부락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우리 기억 속의, 아니 내 인식 속의 이순신은 '장군'이었고, 그래서 '카리스마'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소설 "칼의 노래"로 많이 깎이긴 했어도 무의식 속에 어떤 날카롭고 매서운 느낌의 이순신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작품이 방송되고 나니 더 이상 이보다 완벽한 이순신은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완벽한 재현을 볼 수 있었다.  바로 배우 '김명민'을 통해.

그의 긴 무명 생활을 모두 보상해 주듯, 그는 혼신의 연기를 펼친 것에 대한 더할 수 없는 찬사를 받았다.  그의 열연도 훌륭했고, 훌륭한 대본을 써준 작가에게도 참으로 감사했다.  여성 작가에게서 볼 수 있는 특유의 섬세함과 애틋함이 이 작품에 들어있다고 한다면 제대로 전달이 될까.

원작 칼의 노래에서의 이순신과 작품 전반에 걸쳐 흐르는 느낌은 뚝뚝 끊어지는 건조함의 매력이었다.  그걸 드라마로 옮긴다면 아마 시청자들이 눈살을 찌푸리지 않았을까.  적당히 그 맛을 이어나가면서 부드러운 연결점을 찾아야 했는데, 난 그것을 예고편에서 보았다.  작품 속에 나오는 그 절절한 대사들이 그대로 읊어지면서 심금을 울리는 연출이 다음 이야기를 보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였다.

이순신의 어린 시절과, 성장 과정에서는 치기 어리고 젊은 혈기에 자신을 제어하지도 못하는 모습들이 지극히 인간적으로 비쳐졌고, 녹둔도에서 싸울 때는 그의 이상이 꺾이는 좌절도 보았고, 전라 좌수군에서는 스스로를 낮춰 자아의 완성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연결되면서 우리 역사 속의 영웅 이순신도 함께 그려졌다.

그러나 영웅 이순신은 여전히 소탈하고 소박하며 우리와 다름 없는 하나의 인간이었다.  난 이 작품이 기여한 가장 큰 공로가 저 멀리 우리 위에 우뚝 서 있던 영웅 이순신을 우리 곁의 소시민 이순신으로 다가오게 만든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를 그렇게 힘들게 만든 조선이, 임금 선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낳게 했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일 정도로 말이다.

인간 원균을 재조명한 것도 놀라운 수확이다.  기존의 인식처럼 둘을 철천지 원수로 그린다던지, 혹은 칠천량 전투의 패배를 올곧이 원균 한 사람의 탓으로 돌리지 않은 점 등도 박수를 치고 싶은 부분이었다.

로맨스는 만들다 만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대신 '민중'의 모습은 열심히 보여주어서 감동적이었다.  작품 속에서 그에게 검을 가르쳐준 사부님 조경환이 죽어가면서 그에게 남겨준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저것이 조선이다."

약탈 당하고 상처 입고 피 흘리며 쓰러져가는 저 모습이, 바로 조선이라고... 그 대사에 피가 뜨겁게 끓는 느낌을 받았다.  작품 속 이순신도 그렇지 않았을까.  저 조선을 버리고 어찌 살아가겠느냐고...

작품이 길기 때문에 중간에 호흡을 놓치거나 늘어질 수도 있건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았다.  뚝심을 지키며 시종일관 동일한 시선과 감각을 유지하였다.  전투씬들은 그래픽 등이 간혹 어설프기도 했지만, 마음을 조금 너그럽게 먹는다면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고 반올림해서 말하겠다.  적어도 물량 투입을 아끼지는 않았으니.

이 정도 작품이면 세대가 바뀌어 우리의 아이들이 자란 후에도 보기에 충분한 퀄리티가 아닐까 싶다.   드라마 104편을 다 DVD로 옮겨 소장하기는 솔직히 힘들지만 여기에 액기스(?)는 다 들어있으니 그 감동을 재현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당분간 사극이 대세는 탈조선일 테니, 조선을 배경으로 한 멋진 작품은 줄곧 불멸의 이순신이 탑 자리를 유지하리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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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30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다 사셨어요? 정말 매니어셨군요
전 김명민이 주인공 맡는 거 보고 진짜 기대 많이 했어요 얼굴이 딱 고뇌하는 스타일로 생겼잖아요^^

마노아 2006-09-30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고뇌하는 얼굴이 다음 작품에선 깡패로 나오면서 망가졌죠^^;;;
뭐, 그 작품도 나름 재밌게 보았지만요^^ 김명민씨 뜨거운 것이 좋아에선 몸짱으로도 나왔는데... ^^

케이 2006-10-02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래도 제가 아는 마노아님??( 저도 이거 살까말까 망설이고 있어요~가격의 압박땜시~;;;이미 104편 다 소장중인데도 무척 욕심나네요^^

마노아 2006-10-0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신지요? ^^ 제가 다른 곳에서도 마노아가 맞습니다만... 님의 정체를 밝히시어욧(>_<)

niceguyks 2007-04-14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탑은 용의 눈물이 아닐까요ㅎ 불멸이 2위

마노아 2007-04-14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의 눈물은 제가 첨부터 보질 못해서요^^;;;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 임길택 선생님이 가르친 탄광 마을 어린이 시 보리 어린이 21
임길택 엮음, 김환영 그림 / 보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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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월급

6학년 정재옥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아버지 월급 쓸 것도 없네.

아이들은 아이답게 자랄 때 행복하다.  너무 늦게 철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너무 일찍 철이 들어야 하는 것은 서럽다.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 사북 탄광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둔 어린이들의 글을 모은 시집이다.

아직 어리기만 한 초등학생들인데, 아이들은 아버지가 얼마나 힘겹게 일하시는지, 월급날에 아버지 어머니가 왜 더 서러운지를 알고 있다.  술에 취한 아버지는 너는 열심히 공부해서 절대로 광부가 되지 말아라 하시고,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아이는 자신이 커도 광부가 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체념하듯 중얼거린다.

이들의 고단한 삶은 그림을 통해서도 절절하게 전해진다.  마치 판화를 찍은 것같은 굵은 선의 그림들은 아버지가 일하는 탄광만큼 까맣고 깊은 동굴처럼 보인다.  



산비탈에 난 갱도에 줄줄이 들어가 있는 것은 까만 얼굴, 까만 손의 아버지들... 눈조차 표시되지 않을 만큼 까만 점으로 보이는 마음도 까맣게 탄 아버지들이다.  재생지처럼 보이는 약간 누런 종이는 그러나 만져보면 매우 부드러운 촉감인데, 판화같은 이 그림들에 잘 어울리는 질감을 갖고 있고, 거의 흑백으로 묘사되는 그림들 중에 간간히 빨갛게 칠해진 색감들이 그럼에도 아이들이 버리지 못하는 희망처럼 보인다.

투정부릴 나이에 이미 투정조차 사치라는 것을 아는 가난한 아이들은 일찍 철이 들었고, 그래서 아버지 어머니 마음이 언제 아픈 지를 알고 있다.  아픈 동생을 돌봐 주고,  형님 누나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른보다 넓고 그러나 동시에 그만큼 지쳐 있다.

막장

6학년 노영민

나는 지옥이

어떤 곳인 줄

알아요.

좁은 길에다

모두가 컴컴해요.

오직

온갖 소리만

나는 곳이에요.

 

아이들은 장차 자신들이 어른으로 살아갈 세상을 장미빛 미래로 보지 않는다.  대물림될 광부로서의 숙명을 아이들도 이미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어린 마음이, 아직은 순수하게 빛나고 있는 게 다행이면서 또 그래서 참 아프게 느껴진다.

나도 광부가 되겠지

6학년 김선한

검정 페인트의 옷에

철모같이 단단한

모자를 쓰고

무릎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동굴에 들어가

탐험을 하게 되겠지.

그때 까만 얼굴에 총총한 눈을 하고 있던 아이들은 이제 어른이 되어 자신들도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어 있을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까만 동굴이 더 이상 '탐험'이 아니라는 것을 알 나이가 되었겠지만, 나는 이 책이 그들에게 '상처'가 아닌 '추억'이 되어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안쓰러이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맘껏 기대어 투정도 부리고 어리광도 부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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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9-30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학년 아이들이 쓴 어린이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쓰럽네요.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들.. 임길택님이 엮은 동시집의 시들은 대개 이렇게 꾸밈없더군요. 말장난이나 부리는 다른 어린이시나 동시와는 다르게요.

마노아 2006-09-3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솔직하고 진솔해서 더 아프죠. 임길택님 다른 책들도 찾아보려구요. 역시 아플 것 같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