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영비 부족을 이유로 매년 등록금을 인상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립대학교가 실제로는 수 조원을 적립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교육위)은 최근 교육부로부터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국내 사립대학(전문대 포함)들의 2000년 이후 적립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사립대학(4년제)의 적립금은 매년 7천억원-9천억원이며, 지난해 회계년도 결산 기준으로 모두 4조4천138억여원이 누적 적립됐다고 30일 밝혔다. 사립전문대학의 누적 적립금 1조3천538억원까지 합해 사립대학 전체 누적 적립금 합계는 5조7천677억원에 달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누적 적립금은 이화여대(5천421억원)가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홍익대(3천304억원), 연세대(1천89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또 1천억원 이상 적립 중인 학교는 전체 156개 4년제 대학 중 11개 대학에 달했다.
대학 재정운영 규모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운영수익 총액 대비 적립금 누적액 총액 비율은 43.9%로 나타났다. 학교별로는 동덕여대(289.9%), 이화여대(244.9%), 덕성여대(201.6%) 순으로 많았다. 이들 대학은 아무런 수익이 없더라도 적립금만 사용해서 2-3년 동안 대학운영 유지가 가능하다는 게 최 의원의 설명이다.
사립전문대학의 누적 적립금은 한양여대(699억원), 수원과학대학(546억원), 경원전문대학(540억원), 영진전문대학(503억원) 순으로 나타났으며, 운영수익 총액 대비 적립금 누적액 총액 비율은 49%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사립대 등록금은 계속 오르면서 동시에 사립대학의 적립금은 계속 쌓이고 있다”며 “이들의 ‘묻지마 적립’이 등록금 인상의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적절한 상한 규모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노당은 이와 관련 사립대학 적립금 상한 법제화를 골자로 하는 ‘등록금관련 법안’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법이 제정될 경우 누적 적립금 총액은 학교육기관의 운영수익 총액의 2분의 1 이상을 초과할 수 없어 현재 사립대 적립금 총액의 20%에 해당하는 2조1천144억원을 교육환경에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칸 안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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