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이삭 1 - 미지의 세계를 찾아서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크리스토프 블랭 지음, 김이정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어느 어머니에게 세 아들이 있었다.  남편도 바다에 나가 목숨을 잃었고, 위의 두 아들도 그렇게 잃었다.  막내 아들 하나 남았는데, 그 아들마저도 배를 타겠다고 한다.  낙심한 어머니는 의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의사는 집을 한번 휘둘러 보더니 바다 위에 떠 있는 커다란 배 그림 대신 들판의 농부 그림을 걸어놓으라고 했다.  그리고 얼마 뒤, 아들은 농부가 되기로 결심했다.

고등학교 때 쯤 이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얼마만큼의 신빙성이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아주 거짓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늘 바다의 모험 이야기를 읽으며, 또 그림으로 그리며 살아온 이삭이, 게다가 큰 돈도 벌 수 있다는 데에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가난뱅이 화가 이삭은, 약혼녀를 파리에 남겨둔 채  모험을 찾아 배를 탄다.

그러나 그 배는 해적선이었고, 그는 졸지에 해적들을 그려주고 그들의 여행에 동참하게 된 화가가 되어버린다.  홀로 남은 약혼자 알리사는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했고, 돈 많은 귀족의 구애를 받게 된다.

작품은 올 컬러인데, 예쁜 그림은 아니지만 굉장히 정성들여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리고 캐릭터의 얼굴들이 모두 입체적인지라 성격도 뚜렷해 보이고 그림으로 인물의 개별성을 분별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콧대의 모양이나 눈동자의 위치 등으로 인물의 기분과 감정을 표현해 내고 있고, 배경에도 충실한지라 배경이 결코 부수적으로 자리하지도 않는다.

미지의 대륙을 향해 항해하던 이들은 바다 위의 유빙을 보며 원하던 곳에 닿아간다고 믿었지만, 현대 닥친 것은 지독한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동료들의 죽음 뿐이다.  그리고 파리에서 약혼자를 인내로 기다리던 알리사가 더 이상 그를 기다리기를 포기했다는 시점에서 ㅈ1권의 내용은 끝나다.

더 많은 모험과 시련이, 그들 사이의 이야기가 뒷이야기에 남아 있을 것이다.  프랑스에선 5권까지 나왔다는 것을 보니 아직 완결은 아닌가 보다.   성인 남성들에게 좀 더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 되지 싶다.

처음 책을 받아들고 화학약품 냄새가 너무 나서 읽을 때 좀 고생을 했다.  책을 다 덮을 때 쯤 되니 이제 괜찮아졌다.  내 코가 익숙해진 것일까.^^;;;;

무슈 장을 볼 때랑 책 분위기가 비슷했는데, 같은 출판사였던지라 종이를 같은 것을 써서 그랬나 보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성인용 만화책과 참 다르다고 느낀다.  호불호를 떠나서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모처럼 가볍고 진지하게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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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11-08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이벤트 당첨되셨군요 뒤늦게 축하드려요!! ^^

마노아 2006-11-08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 감사해요^^ 어제 책이 왜 이리 안 올까 했는데, "택배 왔습니다!"라고 울리던걸요^^

짱꿀라 2006-11-11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받았어요. 그래서 오늘은 집에 여은이 하고 같이 있으면서 봤습니다. 근데 2권까지 있어서 내용의 조각난 느낌이 느네요. 그래도 서평은 써야 겠죠. 주말 잘보내시고요. 내일도 좋은 하루되시기를 바랄게요.

마노아 2006-11-11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은이가 좋아하던가요? 2권은 사서 보라는 알라딘의 홍보전략 같아요^^
그림이 참 독특하더라구요. ㅁ^^
산타님의 주말도 아주아주 아름답고 멋지기를 바래요^^

짱꿀라 2006-11-13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서점에 들려서 샀습니다. 그리고 여은이 하고 같이 봤는데 잘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오늘 하루도 잘 보내세요.

마노아 2006-11-13 0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초점을 어린이에게 두지 않은 것 같아요. 여은이가 더 자라야 이해할 테죠. 그래도 아버지랑 같이 책보는 것, 너무 멋진 일이에요. 님도 오늘 하루 멋지게 시작하셔요^^

L.SHIN 2008-04-03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서양만화의 공통점은 '안 이쁘다' 이죠.(웃음)
일본, 한국, 동남 아시아 만화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서양 만화는 '윽-' 하게 되더군요.(그중 한명인 나 -_-)
소재가 좋아서 끌리긴 하는데...책에서 화학약품 냄새가 난다니 급비호감으로...(긁적)

마노아 2008-04-03 14:0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 이쪽 만화에 익숙해지면 서양 만화는 그림에 호감이 별로 안 가죠.
디즈니의 만화들도 그림은 예쁘단 생각이 안 들거든요. 개성은 있지만.
해적 이삭 이제는 오래 되어서 냄새 안 날 거예요^^;;;
 
말아톤 CE - OST + 시나리오집 + 엽서 + 핸드폰줄 + 감독 배우 랜덤 친필싸인 3,000장 한정판
정윤철 감독, 조승우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전 국민을 감동에 젖게 한 작품이었으니, 굳이 줄거리를 얘기하는 것은 불필요하겠다.

실제 모델도 있는 작품 속 주인공 초원이.  워낙 연기 잘한다고 소문난 조승우를 명배우 대열에 주저없이 편입시킨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폐는 병이 아니라 장애라고 말한 의사 선생님, 절망에 가까운 좌절에 아이를 버리고자 했던 어머니, 오래도록 그때의 기억을 가슴에 품고 있던 자라지 않는 아이.

아이는 달리는 것을 좋아했고, 열심히 준비했고, 그리고 도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전에 성공한다.  자신의 욕심으로 아이를 망친다고 여겼던 엄마의 반성, 그리고 또 다른 좌절... 그 서러운 한계를 아이는 멋지게 극복해낸다. 

아이보다 일찍 죽지 않는 게 바람이라던 엄마는, 그 마음이 오만이고 욕심이며 아이를 망친다는 것을 마라톤 선생님으로부터 깨닫는다.  아이와 선생의 줄다리기는 아주 코믹하면서 또 진지하게 전개되는데 그 과정도 일품이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초원이 몸매는 끝내줘요~ 라는 멘트 역시 작품의 무거움을 덜어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작품은, 대단한 모성과 아이의 훌륭한 인생연전기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장애아 가족의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외면하지 않는다.  불행 중 다행으로 초원이네 집이 경제적으로 살만했다는 것은 현실 속에서 누구에게나 찾아와 주는 행운은 아니었지만.

형에 비해 관심을 덜 받을 수밖에 없는 동생의 반항과, 엄마의 지극정성+집착에 지쳐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작품에는 모나지 않게 잘 녹아 있다.

아이가 달리면서 아프리카 초원을 떠올리는 장면, 그래서 그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조차도 모두 박수를 쳐주며 그를 응원해 주는 모습, 마침내 결승점을 통과하고, 가족은 화목해지고, 벽에는 그가 초월한, 끝내 이룬 기록이 상장처럼 보이며 작품은 마무리하는데, 자연스러우면서 극적인 연출이 참 좋았다.

웃어달라는 요청에 해맑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던 초원이의 얼굴만큼. ^^

영화는 감동과 재미를 듬뿍 주며 끝나지만, 현실은 그만큼 녹록치 않다라는 괴리감에 가슴이 뜨끔하지만, 작품은 그 자체로 많은 선물을 내준다.  그러고보니 이 작품의 최대 수혜자는 혹 오리온 초코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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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0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초딩 때 했는지 중딩 때 했는지 가물가물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진 못했는데 하여간 대단했다고 기억한다. 최재성씨는 저 뱀 잡아먹는 씬을 위해서 사흘 간 굶었다는데, 비린내가 진동했다고 인터뷰한 기억이 난다. 박상원씨가 일본 여자를 변호해주던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고, 철조망을 사이에 둔 최재성과 채시라의 키스씬은 참 유명했다.
송지나... 태왕사신기가 태왕복사기만 되지 않았더라도 두고두고 참 좋은 작가로 남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라주미힌 2006-11-08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고의 작품이었죠.. 아니 근데 그 유명한 여명의 눈동자 OST는 어디로 가고 가요가 흘러나온데요...

마노아 2006-11-08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얘기를 빼먹었다. 노래 너무 안 어울리지 않아요?
편집은 훌륭했는데 노래 선곡이.ㅡ.ㅡ;;;;

라주미힌 2006-11-0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여명의 눈동자를 보게 된 동기는...
'야해서... ' ㅡ..ㅡ; 개념없던 중딩때라... 호르몬은 쏟아지고...

마노아 2006-11-08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중딩이었으니 저도 중딩 때 맞군요. 근데 야했나요? 음... 처음부터 제대로 볼 것을...아깝다..;;;

딸기 2006-11-08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보지는 않았지만...
'채시라의, 채시라를 위한' 드라마였죠.
채시라, 지금은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졌지만 '반듯한 것으로' 소문난 배우였고
적어도 연기력만큼은 시비걸 사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기 고현정스럽게 생긴 탤런트도 보이네?

마노아 2006-11-08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 그것도 까먹었네요. 고현정 나와서 놀랐어요. 박상원과 고현정은 모래시계에서 다시 만난 거네요. 송지나의 작품으로... 채시라.. 연기력.. 논할 자가 없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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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07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혁재씨 미안. 그치만 정말 재밌었어...;;;;;

marine 2006-11-08 0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요즘은 웃길려고 해도 기술이 되야~~

마노아 2006-11-08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딸기 2006-11-0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노아 2006-11-08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몽과 합성한 것도 기막히게 어울리던데요^^;;;
 

 



[한겨레] ‘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1906~65) 선생의 일제 강점기 친일행적 시비를 증폭시킬 음악사 자료가 또다시 발굴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서울대·충남대에서 음악학을 강의하고 있는 이경분(46·〈망명 음악, 나치 음악〉의 저자)씨는 7일 〈한겨레〉와 만나 지난 6월 독일 마인츠 근교 코블렌츠 문서보관소로부터 입수한 안익태 관련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안익태가 1938년부터 1945년까지 독일에 체류하던 기간에, 나치 시대 독일 음악계의 최고 권력자였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일본의 천황을 위해 작곡한 ‘일본 축전 음악’의 독일 연주회를 열면서 안익태 선생을 공인 지휘자로 추천한 문서가 포함돼 있다.

“일-독 고위간부 친목모임, 연주회 후원한 내용 포함”

여기에는 또 독일과 일본이 당시 동맹을 과시하기 위해 운용한 문화친목단체인 ‘독-일회’ 간부들이 작성한 안익태와 관련된 편지들과 안익태 연주회 비평문, 연주회 초대장, 전화통화기록 등 60여점이 포함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본과 나치의 고위 간부로 구성된 ‘독-일회’는 당시 수많은 연주회를 열면서 안익태의 독일 안 지휘활동을 적극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942년 ‘독-일회’가 제작한 홍보용 팜플릿 첫장에는 독일·이탈리아·일본 3국동맹 체결을 기념하는 연주회 때 안익태가 독일의 파울리, 이탈리아의 세라피니와 함께 일본의 대표 지휘자로 참가한 사진이 실려 있다.

또 다른 문서에는 연주회에서 안익태 추천서, 프로그램 선정, 연주회 비용 등 안익태와 관련된 연주회의 전반적인 기록과 함께 안익태 본인이 ‘독-일회 간부에게 연주회를 마련해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도 포함되어 있다.

이경분씨는 “안익태 선생이 독일에서 일본의 지휘자로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나치와 일본 쪽의 허락을 받아야만 가능한 공적인 행위”라며 “안익태 선생 개인을 비난하려는 목적보다는 안익태라는 식민지 시대 음악가를 제대로 이해하고 어둠에 묻힌 20세기 한국음악사의 사실들을 발굴하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익태기념재단 박정미 사무국장은 “일제 강점기에 손기정 선생이 일본 대표로 뛴 것과 다른 것이 뭐 있느냐. 그런데 한분은 영웅으로 추켜세우고 또 다른 분은 친일로 매도하는 것은 억울하다. 일본이 안익태 선생의 뛰어난 재능을 이용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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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0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다...ㅡ.ㅡ;;;;

짱꿀라 2006-11-08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안익태 선생님 또 친일자료 또 나왔나요. 도대체 어느까지인지 모르겠네요.
애국가 작곡자가 때 아닌 친일이라니......

마노아 2006-11-08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제시대 때 '친일' 의혹에서 자유롭기는 참 어렵긴 하지만, 그 사람이 애국가의 작곡가이기 때문에 더 민감한 부분이잖아요. 대체 진실은 어느 것인지... 갑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