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1
시미즈 레이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유명한 작품으로 내내 궁금했는데, 어쩌다 보니 품절이어서 2권만 먼저 구입한 채 한참 뒤에야 1권을 구입하게 되었다.  오늘은 좀 멀리 이동할 일이 있었는데, 그 구간에서 다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르다 보니 이걸 고르게 되었다.

내 짐작보다 빨리 도착해서 다 못보고 지하철에서 내릴 때는 만나기로 한 사람이 왜 이리 빨리 왔느냐고 원망하는 기분이 들 정도...

일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탔는데, 나로서는 예외적으로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남은 몇 페이지를 다 소화해야 했었다.  정말정말... 궁금했거든.

시미즈 레이코는 미래 사회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제시하고 또 펼쳐나가는 미래의 이야기는 소름이 돋을 만큼 섬뜩하고 무서울 때가 많다.  그녀가 다루면 유독 그 소재는 특별해지고 또 무서워진다.  죽은 사람의 뇌를 스캔하여 그 기억을 더듬는 이 이야기의 구조가 그러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미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다루었는데, 그가 생전에 보았던 기억들을 들여다보면서, 작품속 독순술가처럼 나도 뜨끔하는 기분이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그의 기억 영역을 침범하는 것.... 그가 자신의 기억이 드러날 수 있는 세상에 감추고 싶은 마음을 지키기 위해 떠나는 것은 그래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너무 끔찍하고 또 너무 무서운 이야기였는데, 아마도 여기서 등장한 인물들이 앞으로 "비밀"에 계속 등장할 인물들인 듯 보인다.  뇌를 스캔하는 기술이 점점 더 발달하여서 범죄를 연구하는 하나의 기관으로 자리하였고, 그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가의 취향 그대로 탐미적인 인물들이 등장하고 또 아름다운 만큼 잔인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마키씨가 늘 끌어안고 자는 그 두꺼운 책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 궁금했는데, 슬쩍 2권을 살펴보니 역시나 이들이 등장한다.  앞으로의 즐거움으로 뒷 이야기를 남겨둬야지.

애석하게도 완결은 아닌데 연재가 엄청 느린 것 같다. 1권이 2001년 연재였다는 것을 보면 말이다ㅠ.ㅠ

기다리는 것은 선수지만, 좀 다급해지는 느낌이다.  그만큼 재밌었다는 얘기니까.  이 작품은 웬만한 스릴러보다 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계속해서 반전이 있을 것 같은 긴장감에 씨디 한장이 다 돌아가는 동안 노래가 하나도 귀에 안 들어왔다.(무려 이승환 노래가 말이다!)

감추고 싶은 비밀, 지키고 싶은 비밀... 그러나 드러날 수밖에 없는 비밀... 입밖에 나가는 순간 어떤 비밀도 지켜질 수 없다.  그것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  우리가 안전하다고 여긴 것들이 절대로 안전하지 않게 되어버리는 순간이 올 수 있는 미래 사회.  그 순기능과 역기능의 가능성을 모두 제시하면서, 작가는 우리에게 아직도 남은 이야기는 "일급비밀"이라고 속삭인다.  아, 잔인한 작가를 만나 작품을 고통스럽게 기다리는 인내심을 키워야 하는 우리는, 그래도 행운을 얻은 편에 속하겠지?  어쨌든, 만났으니까.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SHIN 2008-04-0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응~ 시미즈 레이코. 그녀는 지구인이 아닙니다. (웃음)

마노아 2008-04-03 14:0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엘모군의 동족일지도 몰라요.(웃음)

L.SHIN 2008-04-03 14:31   좋아요 0 | URL
우리 엄마입니다.




ㅡ_ㅡ (훗)

마노아 2008-04-03 14:40   좋아요 0 | URL
음... 그렇다면 형제 자매로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일지도...;;;
 

입시 현실을 내던졌나…수능 끝나자 교정에 생긴 ‘교과서 무덤’
[쿠키뉴스 2006-11-22 09:56]

[쿠키 톡톡] 교과서가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고등학교로 보이는 교정에 교과서와 참고서가 수북이 쌓였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창문 밖으로 내던진 책들이다. 대부분 고3 교과서와 수능교재다. 던져진 책 중 쓸만한 것을 고르고 있는 학생들은 1,2학년쯤으로 보인다. 무심히 책을 밟고 지나가는 학생도 눈에 띈다.

지난 1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런 장면이 담긴 사진 4장이 게재됐다. 사진에는 ‘수능 끝난 고3의 마지막 발악…학생들 책 던지고 난리났어요’란 설명이 붙어 있다. 기나 긴 ‘입시터널’을 지나온 고3 학생들이 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이런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다.

어느 학교에서 벌어진 일인지는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이 사진에는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후배들에게 곱게 물려주면 될 교과서와 문제집을 함부로 버린다” “종이도 자원인데 돈 아까운 줄 모른다”는 비판과 “입시문화가 오죽 고달팠으면 학생들이 저렇게 스트레스를 풀겠냐” “나도 수능 뒤 친구들과 교과서 집어던졌다”며 공감하는 의견이 엇갈렸다.

책을 내던지는 수능 뒤 고3 교실 실태는 어느 정도일까. 수능시험이 끝나면 교과서 참고서 문제지 등 폐지가 학교마다 쏟아져 나온다. 서울 서초구와 양천구 일대 고교에서 폐지를 수거하는 고물상 2곳은 21일 “정확히 양을 따질 수는 없지만 수능 이후 고교에서 배출되는 책과 폐지가 상당히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 H고의 한 교사는 “학생들이 책을 마구잡이로 버리는 모습은 본 적이 없고 폐지량도 얼마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 노량진 대성학원 관계자는 “학교와 달리 학원 수강생들은 재수, 삼수를 하기 때문에 문제지 등 교재를 잘 버리지 않고 집으로 가져간다”며 “이번 수능이 끝난 뒤 걷힌 폐지는 쓰레기차 1대 분량도 안됐다”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현원일 학생생활부장은 “고3 교실에서 책을 버리는 행위가 결코 보편화된 행태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공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커질대로 커진 상황이어서 이런 행동의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우리 교육 현실을 돌이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정에 널린 교과서 사진이 우리 학생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성 기자 mean@kmib.co.kr

****

나도 수능 끝나고 교과서 거의 버렸다. 다시 볼 일이 없다고 여겼으니까. 국사 교과서랑 문학 교과서는 남겨두었다.  좋아했었던 과목이니까.

특별히 무리해서 원서 쓰지 않았고, 그래서 다시 볼 일 없다고 여겼는데, 재수를 하게 될 줄이야... 정말 몰랐지... ㅡ.ㅡ;;; 친구한테 교과서 급조하긴 했는데, 재수하면서 교과서를 많이 보진 못했다.  벌써 십여 년 전이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호인 2006-11-22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수가..........

마노아 2006-11-22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그럴 수가^^;;;
속닥이신 님, 어차피 버리게 되겠지만 당장에 버리는 것은 속단이죠.( 치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구요) 절 보셔요ㅡ.ㅜ 일단 합격 발표는 나고서 손을 봐야... 음.. 제 경우는 합격하고도 못 간거지만..T^T

씩씩하니 2006-11-22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우,,,,깜짝 놀랐어요...
신문에서 수능끝나던 날 여자아이가 아빠 품에서 우는 사진 보구 가슴 아팠는데..
그래도 이런 식으로 그간의 스트레스를 날리려하진 말았으면 싶어요...
그나저나 그 중에....님의 십년전처럼 재수하게 되는 친구는,,,무지 후회하겠지요?ㅎㅎㅎ

마노아 2006-11-22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것은 여럿이 해야 스트레스도 풀릴 것 같아요. 혼자서 저렇게 책 던지면... 학생부에 불려갈 지두..;;;;;

치유 2006-11-23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딸아이 삼년후를 보자니..그 간은 공부가 우선이어야 하였으니..참..스트레스는 풀 엄두도 못 내며 지낼을 것인데..이렇게 교과서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현실..막막해요..

마노아 2006-11-23 0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에게도 '남'의 얘기가 아닌 현실이죠. 으... 가슴 아픈 일이에요.
 

개구리와 곰의 겨울잠은 다르다!? [제 527 호/2006-11-22]
추운 겨울날, 소변을 보고 나면 누구나 몸을 부르르 떤다. 그 이유는 소변이 배출될 때 그만큼 몸의 열을 가지고 나와 순간적으로 체온이 1℃ 정도 내려가기 때문이다. 사람은 몸을 부르르 떠는 방법으로 열을 만들어 내려간 체온을 다시 정상으로 올린다. 이렇게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체온을 유지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겨울처럼 기온이 낮은 계절에는 체온 유지가 바로 생사의 갈림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조류와 포유류 등의 항온 동물은 늘 일정 체온을 유지해야만 살 수 있다. 그래서 계속 음식물을 섭취하며, 섭취된 음식물을 통해 몸에 필요한 열을 얻어 체온을 유지한다. 하지만 겨울철은 식량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일부 동물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겨울잠을 선택한다. 즉 조금만 움직여 에너지 소모를 줄이자는 것이다. 동물의 겨울나기는 본능에 따른 행동이지만 여기에는 과학적 작용이 어우러져 있다.

곰처럼 항온 동물이면서 겨울잠을 자는 동물에는 박쥐, 고슴도치, 다람쥐, 날다람쥐, 너구리, 오소리 등이 있다. 이들은 가을 한철 먹이를 한껏 먹어서 지방층으로 살을 찌우고, 두꺼운 낙엽이나 땅속 보온이 잘 되는 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겨울잠에 들어간다. 보통 다람쥐의 활동 심장박동수는 1분에 150회 정도 뛰는데,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는 1분에 5회 정도로 확 줄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한다.

이들은 사람들이 김장하듯이 먹이를 보금자리에 저축해 놓고 겨울이라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가끔씩 깨어나 먹이를 먹기도 한다. 그러나 항상 먹이를 먹을 수 있는 동물원의 곰은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물론 열대지방 동물들은 먹이가 일년 내내 충분하기 때문에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하지만 개구리, 뱀, 도마뱀, 거북 등의 양서류나 파충류, 미꾸라지, 잉어, 붕어 등 체온이 주위의 온도에 따라 변하는 변온 동물의 겨울잠은 약간 다르다. 이들은 에너지 절약 차원이 아니라 체온이 0℃ 이하로 내려갈 경우 얼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겨울잠에 든다. 곰의 겨울잠이 얕은 잠인 데 비해, 변온 동물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이 될 때까지 정말 죽은 듯이 완벽한 형태로 겨울잠에 빠져든다.

변온 동물은 심장박동과 호흡이 거의 멎는 가사(假死) 상태로 겨울을 보낸다. 가사 상태로 겨울잠을 자는 동물은 체액 속에 부동물질을 갖고 있어서 세포가 어는 것을 방지한다. 숲개구리(wood frog)는 동면 전에 섭취한 녹말을 포도당으로 바꾼 다음 체액에 넣는다. 이 포도당이 부동물질 역할을 해서 체액 동결하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 마치 겨울에 자동차 라디에이터가 얼어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동액을 채우는 원리와 같다.

그렇다면 이들 동물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겨울잠을 자는 것일까? 겨울잠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대한 연구는 포유류에서 많이 행해졌다. 이 단백질 중 대표적인 것은 겨울잠을 자는 동물의 혈액 속에 있는 ‘동면 유도 촉진제(HIT)’라 불리는 단백질이다. 낮이 짧아지고 온도가 변하며 먹을 것이 귀해지면 이 HIT가 동면을 촉발시킨다고 하는데, 아직 정확한 기작은 밝혀져 있지 않다.

줄다람쥐의 일종인 ‘치프멍크(chipmunk)’를 여러 해 연구해 온 일본의 곤도 박사는 HIT와는 다른 종류의 단백질을 발견했다. 그는 이것을 겨울잠(hibernation)과 단백질(protein)의 머리 글자를 따서 HP(겨울잠 특이적 단백질)라고 명명했다. 겨울잠을 자지 않는 상태에서 치프멍크의 HP는 혈액 속에 1㎖당 60-70㎍ 정도 존재하지만 겨울잠을 자는 동안에는 평상시의 10-20분의 1 정도로 줄어들고, 반대로 혈중 HP량이 원래의 양으로 늘어나면 치프멍크는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그런가 하면 미국 과학자들은 쥐를 인공적으로 동면(冬眠) 상태로 만들었다가 부작용 없이 깨어나게 하는 실험을 성공시켰다. 과학자들은 동물의 뇌에서 분비되는 ‘엔케팔린’이라는 호르몬이 동면을 유도한다고 믿고 있다. 물론 이 화합물의 구조와 반응성은 아직 확실하게 증명되지는 않은 상태다.

HIT, HP, 엔케팔린 등의 겨울잠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합성한다면 사람도 동물처럼 겨울잠 상태에서 지낼 수 있을지 모른다. 인공동면은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다. 먼저 저체온 수술이 가능하다. 환자의 체온을 18도까지 낮추면 두뇌 활동이 거의 정지되고 피의 흐름이 멎기 때문에 피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장기이식, 외과수술을 할 수 있다. 암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항암치료 전에 정상세포를 동면시켜, 활동하는 암세포만 집중 공격해 치료할 수 있다.

체온은 한 자릿수, 심박수는 보통의 50분의 1…. 얼핏 보면 죽은 것처럼 보이는 동물의 겨울잠은 혹독한 과정이지만,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다. 동물들은 추운 겨울을 나는 생존의 지혜를 어디에서 배웠을지 궁금하다.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노아 2006-11-2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왕의 기사가 떠오른다. 히멀의 잠자는 약...
 



 [동아일보]
3인조 그룹 ‘sg워너비’의 팬인 대학생 김현경(24) 씨는 2년 전 나온 ‘sg워너비’의 1집을 구하기 위해 온라인 음반매장을 찾았다. 그러나 ‘품절’ 또는 ‘절판(발매 중단)’이라는 메시지만 떠 있을 뿐이다. “발매된 지 2년밖에 안 된 이들의 1집이 절판이라고?” 1집을 구하지 못하고 그는 최근 발매된 베스트 음반 ‘더 프레셔스 히스토리’를 살 수밖에 없었다.

○1년 전 나온 게 희귀 음반

실제로 2004년 1월 발매된 ‘sg워너비’ 1집은 현재 절판된 상태다. ‘sg워너비’의 소속사인 엠넷미디어의 권창현 실장은 “찾는 팬들이 있으나 음반 유통사와 기획사 간 수익 배분 문제 때문에 재발매되지 않고 있다”며 “그 대신 1집 히트곡과 2, 3집 히트곡, 신곡을 묶어 베스트 음반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데뷔 5년 된 가수 싸이도 마찬가지. ‘새’ ‘끝’이 실린 데뷔 앨범부터 3집 ‘챔피언’까지 그의 음반 3장은 모두 절판된 상태다. 싸이의 소속사 야마존뮤직은 “과거 음반의 노래들은 디지털 시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수익이 나지 않아 절판했다”고 말했다.

요즘은 이처럼 발매된 지 2, 3년 된 음반이 ‘희귀 음반’으로 취급받고 있다. 예전에 ‘절판’은 10년이 넘은 가수들의 초기 음반에나 해당됐지만 이제는 발매된 지 얼마 안 된 음반임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CD의 라이프 사이클이 급속도로 단축된 셈이다. 이로 인해 ‘벅스뮤직’ ‘엠넷닷컴’ 등 온라인 음악 사이트 게시판에는 구입 시기를 놓친 팬들이 절판 음반을 고가에 사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희귀 음반 판매 사이트 ‘드림레코드’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절판된 음반 중 1, 2년 전에 나온 음반이 40장에 이른다. 그중 ‘sg워너비’의 1집과 싸이의 1∼3집을 비롯해 김동률 라이브 음반, 윤건 2집, ‘불독맨션’ 2집, ‘신화’ 7집(리패키지), 지난해 발매된 유니 2집 등은 1, 2년 전 음반 차트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것들이다.

○CD에서 디지털로

‘드림레코드’의 김석주 대표는 “과거만 해도 절판은 10년 넘은 음반에 해당됐지만 지금은 1, 2년에서 짧게는 발매 3개월 만에 절판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음악시장이 확장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사와 기획사들이 불과 1, 2년 전 음반을 다시 발매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음악을 담는 매체가 CD에서 온라인 등 디지털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1956년에 도입돼 40년 가까이 지속됐던 LP 시대가 1990년대 CD의 등장으로 막을 내린 것처럼 현재는 MP3 파일이 CD의 퇴장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CD시대 종말’은 그리 멀지 않았다”며 “앞으로 ‘CD=한정판’의 개념이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도레미레코드 영업팀 김요셉 부장은 “음반을 사지 않아도 희귀 노래를 MP3 파일로 구할 수 있고 기획사들도 오프라인 음반의 초기 판매만 관심을 두기 때문에 CD는 한때 나오는 매체일 뿐 절판 주기도 짧아지고 스테디셀러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씩씩하니 2006-11-22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픈 현실인걸요.....저만해도 음반 구입이 예전과 비교하여 턱도 없으니 할말이...흠,..

마노아 2006-11-22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긴 해요. 쓸쓸해요. 이 멋진 음악들이 이런 취급을 받고 있는 게 가엾구요.ㅜ.ㅜ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한 모(38)씨는 최근까지도 고아 아닌 고아 신세였다.

8살 때 어머니가 재가하자 그대로 집을 나왔다가 길을 잃고 가족과 생이별을 한 뒤 30년간 혈혈단신으로 살아왔다.

그 동안 경찰서만 서 너 곳, 시청이며 구청이며 가족을 찾아준다는 곳은 닥치는 대로 가서 사정을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확인불가'라는 냉랭한 대답뿐이었다.

그래서 10년 전쯤 부터는 가족 찾기를 포기하고 전국을 떠돌다 6년 전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왔다.

올 초 허리를 다쳐 꼼짝없이 눕게 됐을 때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다시 사무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관할 남양주 경찰서 민원실이다.

그런데 신청서를 접수한지 9일만에 거짓말처럼 "어머니를 찾았다"는 연락이 왔다.

한씨는 "서류를 접수하고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너무 일찍 연락이 왔다"며 "처음에는 거짓말인줄 알았다.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그 날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씨의 한(限)을 풀어준 경찰관은 바로 이건수 경사.

남들은 찾지 못한 씨의 어머니를 이 경사는 어떻게 찾을 수 있었을까?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남들에게 알리기 위해 한 일이 아니다"며 한사코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결국 경찰청과 경기지방경찰청의 협조를 받아 21일 어렵게 그를 만날 수 있었다.

한 씨의 어머니를 찾기 위한 이 경사의 방법은 끈기와 인내였다.

전산망을 통해 확인한 전국의 동명이인 50명 가운데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수사'를 했다고 한다.

그 중에 한 씨의 집에서 1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곳에 사는 사람이 한 씨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조심스럽게 "아들이 간절히 찾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산가족들은 대부분 힘들었던 과거를 잊고 싶어 하거나 이미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있어 때로는 가족 상봉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두 모자는 지난 6월 남양주경찰서에 사무실 한켠에서 30년간 마음 한 곳에 묻어 뒀던 '아들'과 '어머니'를 목 놓아 부를 수 있었다.

한 씨 외에도 152명이 이 경사의 도움으로 헤어진 혈육을 찾을 수 있었다.

3년에 걸쳐 가족을 찾아준 일도 있었다.

그는 "마음만 먹으면 다 찾을 수 있다"며 "신청서가 접수되면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에 대해 진실된 마음으로 아파하면서 찾는다면 다 찾을 수 있다고 민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인근 지역에서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주는 천사 경찰관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때문에 남양주경찰서 관할이 아닌 곳에서 찾아와 이 경사 앞에 서류를 놓고 가는 가족까지 생겨날 정도다.

동료 경찰관인 이정아 경장은 "이 경사님은 민원인의 안타까운 사정을 자기의 일처럼 생각한다"며 "'다른데서 찾다가 포기하고 나를 찾아왔다'는 생각을 가지고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 같다. 그 것은 끈기나 보람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153명의 헤어진 가족들의 아픔을 달래줬지만 이 경사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고 했다.

헤어진 가족으로 가슴에 멍에를 안고 사는 가족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사는 더 많은 이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일을 하면서 6·25 이산가족, 해외 동포, 해외 입양아, 고아, 이혼에 따른 이별 등 우리나라에 헤어진 가족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런 이산가족들을 전국적으로 한 곳으로 통합해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찾는다면 이들의 아픔을 덜어줄 수 있을 겁니다"
가족을 처음 찾아주었을 때 자신의 두 눈의 눈물샘이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이 경사.

경찰관 이건수 경사는 오늘도 헤어진 가족을 찾아 전산망을 뒤지며 '잃어버린 사람 찾기'라는 소중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CBS사회부 권민철 기자 twinpine@cbs.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