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유머]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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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23 2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안습이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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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2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무씨가... 생각났더라는....;;;;

짱꿀라 2006-11-24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무섭다. 찌끔^_^

마노아 2006-11-24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귀엽게 보여요^^;;;

딸기 2006-11-24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하 윗사진 넘 웃겨요
맞아요, 한무씨 닮았어요

마노아 2006-11-24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크, 그쵸? ^^;;;
 

퇴근하면서 집으로 전화를 했다.  엄마는 밥이 없다고 했고, 그래서... 저녁은 외식을 하기로 결정.

뭐 드시고 싶으신감요? 했더니 족발이 드시고 싶다신다.  족발? 흠칫... 놀랐다.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데....;;;;

얼라도 아니면서 무섭게 생긴 음식을 보면 겁을 먹는다.  꼬맹이적 오징어에 놀라서 이후 계속 못 먹게 된 데에도 녀석의 생김새가 큰 몫을 했지 싶다.  그 무섭게 생긴 오징어를 억지로 먹어보다가 된통 체한 게 두 차례, 이후 나와는 앙숙이 되어버렸다.  더불어 바다 음식이 생선 빼고는 다 싫어졌다는..ㅡ.ㅡ;;;;

집 근처에 확장 오픈한 족발 집에 들어섰는데, 화장실에서 뜨악!

보통의 화장실은 문쪽을 바라보고 앉게 되어 있는데, 여긴 문을 등지고 앉게 되어 있다.  헉... 뭐 이래..ㅡ.ㅡ;;;

아무튼 족발, 小자 시켜서 둘이 먹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둘이 먹기에는 너무 많다는 게 흠이지만, 하여간 밥없이 족발만 먹어도 맛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커피 한잔 여유 있게 마시고 일어나고 싶었는데 어무이께서 서두르신다.  와이??

인간극장을 보아야 한다고, 오늘의 주인공은 대전 중문교회의 장경동 목사님이시란다.

호곡, 그렇단 말야???

기독교 방송을 벼얼로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간혹 오가다가 어무이께서 보고 계시는 장경동 목사님 말씀을 들으면 너무 재밌고 유익해서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방송국에서조차 섭외를 했겠지만...

내가 본 부분은 주영훈의 주례식에 참석하시느라 부랴부랴 기차에 오르시는 모습 부터였다.  순식간에 20분이 흘러가고 참으로 감동깊게 끝이 났으니... 월요일부터 했을 테니 못 본 분량도 찾아보리라 결심.

여기서 꽤 인상깊은 이야기를 하셨는데, 옮겨 보면 이렇다.

처음 전도사 시절 목회할 때는 사례비가 월 6만원이었댄다.  월세 3만원 내고, 십일조 6천원 내고, 주정헌금 내면 한달 생활비가 2만원이었단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그때는 그게 고생인 줄 모르고 즐겁게 일했다고...

한번은 아내가 주인집 김장을 도와주면서 겉 껍데기 떼어내는 것을 모았단다.  그거 모아다가 겉저리 하고 시레기국이라도 끓이려고. 그러나 속도 모르는 주인집 아낙은 "뭐 하게? 돼지 주려고?"라고 했단다.

여기서, 세 가지를 깨달으셨다고 한다.

첫째는, 생각 없이 뱉은 말이 남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구나...였고,

둘째는, 생각 없이 뱉은 말에 상처 받지 말자!였단다.  상처 주려고 하는 말에도 상처 받지 말아야 할 것을, 상처 주려고 한 말이 아닌데 괜히 상처 받지 말라는 것이다. (신선한 충격!!!!)

셋째는, 그 이야기를 아내가 고생할 때는 말해주지 않았단다.  그리고 살 만 해졌을 때 이야기를 해줬다는 것.  만약 그 시절에 그 이야기를 들었다면 아마도 나가서 돈 벌려고 했을 거라고...

고생할 때는 서러운 이야기가, 나중에는 '추억'이 되더라구...

사모님의 현명함에 혀를 내둘렀다.  고생조차 감사로 받아들인 그 미덕들에 감탄을 아니할 수 없다.

2만 권의 장서를 구비하신 장목사님은 지금도 아날로그적 방법으로 공부를 하신단다.  검색보다도 직접 손때 묻은 자료들을 찾는 것.  아드님도 따님도 신학대학원 공부를 하시는데, 요청을 하니 바로바로 필요한 책이 나온다.  우왓....!

직업을 계승하면 이런 점이 좋더라며... 차범근과 차두리의 이야기도 해주셨다.

그러고 보면, 대학교 때... 부모가 목사님인 학생이 수두룩 했다.  신학과가 아니었음에도 우리 과 30명 학생중에 24이 목사님 자녀였으니까.(발에 치일 정도랄까..ㅡ.ㅡ;;;)

사실 나도 대학교 4학년이 될 때까지, 그대로 신학대학원에 진학해야 하는 줄 알았다.  일종의 세뇌.;;;;교육이랄까.

아주 어려서부터 너는 사무엘처럼 서원 기도를 한 아이니까 나중에 목사가 되어야 한다...라는 얘기를 주문처럼 듣고 살았다.   어무이께서는 그게 소명이고 기쁨이고 찬양이었을 테지만, 내게는 족쇄였다.

나는 달리 내가 어떤 꿈을 가져야 할 지 알 수가 없었다.  내 길이 이미 정해진 것 같아서.  엄마가 서원 기도를 한 상대는 절대자였고, 내 신앙 안에서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거였다.  그래서 나는, 참 많이 방황도 하고 절망도 했더랬다.  난 싫어, 못해! 라고 하기엔 '불순종'의 두려움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남들보다 몇 배는 힘들게, 그리고 두 배의 시간을 들여서 졸업을 앞둔 4학년, 교생 실습을 목전에 두고 있을 때였다.  곧 졸업인데, 모든 게 너무 막막했다.  내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할 지를 몰랐다.  그 무렵, 지도 교수님 한분과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지나가는 소리로 차례대로 상담 와라! 하셨는데, 아무도 안 가는 것을 혼자 갔더라는...;;;;; 순진했지....ㆀ)

그때 솔직히 이래서 힘들고 혼란스럽다 말씀드렸더니, 교수님께서 너무나 가벼운 어조로 말씀하신다.

네가 아무리 하기 싫어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너는 그 길을 갈 것이다.

그리고 네가 아무리 하고 싶어도,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시면 그 길은 네 길이 아니다.

한 순간, 속이 확! 트이는 것 같았다.  나는 너무 불필요한 고민을 오랫동안 끌어안고 있었던 것.  그날 밤, 진짜 큰 용기를 내어 엄마한테 그 이야기를 했다.

나, 학교로 갈거라고... 

엄마는 너무 흔쾌히, "그래라."하셨다.

헉... 반대 안 해??? 

김이 좀 샜지만, 아무튼 내 짐작에 엄마도 같은 생각을 하신 것 같다.  길이 아니라면 아무리 돌고 돌아도 돌아올 거라고.   가 보고 나서 알거란... 그런 생각.

아마도, 엄마는 지금도 내가 당신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고 여기시는 것 같다.  난 여전히 그럴 뜻이(게다가 능력도) 전혀 없는데..ㅡ.ㅡ;;;;

인생, 더 살아봐야 알 테지만... 아무튼 지금의 나는 내 일이 좋다. 

헉.. 근데 족발 얘기하다가 왜 이런 얘기가 나왔지?  삼천포의 대가...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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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23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엣... 감사해요.. ^^

해리포터7 2006-11-24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마노아님 인간극장이 시간을 옮겼나요? 화요일에 본다고 앉아있었는데 8시 50분쯤에 안하던데요..아리송~~

마노아 2006-11-2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주일 내내 하는 것 같던데요? 그리고 아마 시간을 잘못 아셨을 거예요. 7시 반 시작 같던데^^;;;;

해리포터7 2006-11-2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것이 이번 개편때 시간이 바뀌었나봐요..흐미..저 그거볼라고 그시간에 티비켜졌다 꺼지게 예약까지 해놓았었는데.하도 남푠이 핀잔주는 바람에 요즘엔 보기 힘들었어요 ㅡ,,ㅜ

마노아 2006-11-2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시간이 바뀌었군요. 전 평소에 전혀 본 적이 없어서 몰랐답니다. 앞의 부분은 다운받아놔서 오늘 어무이 보여드리려구요^^;;;
 
 전출처 : 마태우스 > 윔블던

 

“타앙!”

메피스토가 친 볼은 경쾌한 소리를 내며 상대 코트 구석에 떨어졌다. 세계랭킹 9위인 무스탕(세르비아)은 500위권 선수에게 패한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상대선수와 악수하는 것도 잊은 채 머리를 싸매고 주저앉아 버렸다. 아시아 남성으로는 최초로 윔블던 8강에 올랐고, 그랜드슬램을 다 합쳐도 일본의 마스자까에 이어 두 번째에 불과하건만, 메피스토는 시종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선 팬들에게 그는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

“지금 기분이 어떻습니까?”

흥분한 어조로 묻는 아나운서 플레져에게 메피스토는 짧게 답했다.

“알라딘에서 이주의 리뷰 당첨된 기분입니다.”

플레져가 다시 물었다.

“제가 알기에 메피스토님은 한번도 이주의 리뷰에 뽑힌 적이 없는 걸로 아는데요?”

“그, 그건...”


잠시 뒤. 열탕에 들어간 메피스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제 세 번 남았구나.’

그는 어깨에 찍힌 도장을 바라보았다. 처음에 비해 잉크가 많이 바라져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딱 사흘만 견뎌 줘라.’

메피스토는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았다. 지난 두달간의 기억이 생생히 떠올랐다.


두달 전만 해도 지금의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집에서는 가장의 탈을 쓴 마당쇠이자 건설회사의 우수한 사원이었던 그에게 유일한 취미가 있다면 그건 바로 테니스였다. 그는 공을 힘차게 때려 네트 위로 넘기면서 한주의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가 때리는 공은 회사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산사춘 소장의 얼굴이었고, 내공 높은 글로 사람을 기죽이는 로쟈의 얼굴(죄송합니다^^)도 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테니스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변했다. 잘 쳐야 한다는 욕망, 게임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 이런 것들이 메피스토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쳐도 실력은 제자리걸음이었고, 패배가 쌓여 가면서 테니스를 치는 게 더 이상 기쁨이 아니었다. “코트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란 말은 옛말이 되었다.


대낮같이 훤한 달밤, 그날도 메피스토는 중요한 테니스 게임을 망치고 집에 돌아가고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내가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이길 수도 있었을텐데.’

그것도 그렇지만 친목을 도모하자는 경기임에도 자신에게 계속 면박을 줬던 진우맘도 괘씸하기 짝이 없었다. 마포대교를 도보로 걷던 메피스토는 잠시 멈춰서 한강을 바라보았다. 저 물 어디에선가 괴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내가 테니스를 잘 칠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

순간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물이 출렁이더니 거기서 예쁜 선녀가 나오는 거다. 메피스토는 너무 놀라 주위를 살펴보았다. 밤이 깊어서 그런지 사람은 없었고, 차들만 씽씽 다리 위를 달렸다.

“놀라지 마라 메피스토여. 난 깍두기라고 하는 선녀다.”

초면부터 반말을 하는 게 귀에 거슬렸지만, 최소한 해롭게 할 의사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요?”

“내가 너의 고민을 들어 주겠다. 네가 친 볼은 아무도 막을 수 없을 것이고, 어느 누구도 네가 막지 못할 공을 치지 못할 것이다. 너의 발은 바람구두처럼 빠를 것이고, 네 팔 힘은 실론티보다 세리라.”

메피스토는 누군가가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서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장단을 맞춰 주기로 했다.

“왜 제게 그렇게 해주는 거죠?”

깍두기가 웃었다.

“그건 네가 이쁜 선녀를 밝히고, 그들에게 특별히 잘해줬기 때문이다. 이건 네 행실에 대한 우리의 작은 보답이다.”

허황된 얘기에 짜증이 난 메피스토가 돌아가려고 하자 선녀는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네 어깨에 말의 형상을 딴 도장이 있을 것이다. 그 말 모양이 지워지는 날이면 내 주문도 힘을 잃으리라.”




선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어깨에 말도장이 있는 걸 확인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던 메피스토는 직접 테니스를 쳐보고서야 자신이 세계 최정상의 테니스 선수가 되었다는 걸 믿을 수 있었다. 그를 구박하던 친구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표시했다.

스텔라: 너 갑자기 왜 이렇게 잘하냐? 약물이라도 먹은 거야?

물만두: 내가 그동안 구박한 보람이 있구나!

전호인: 이 실력이면 윔블던 나가도 되겠다.

전호인의 말에 메피스토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맞아,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지? 난 세계 최고의 선수잖아!”

메피스토는 당장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산사춘 과장은 집요하게 그를 붙잡았다.

“이봐. 오늘 황소곱창 어때? 그거 먹으면서 얘기나 하자고.”

메피스토는 단호하게 말했다.

“저 오늘부터 곱창 끊었습니다. 산과장님이나 많이 쳐드세요.”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메피스토는 윔블던에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마님에게는 비밀로 한 채.


윔블던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랭킹 80위 안에 진입해야 했다. 그러지 못한 경우 예선을 통과해야 출전이 가능했는데, 그 예선참가도 어느 정도 랭킹이 되는 사람에게만 열려 있었다. 메피스토는 우선 대한 테니스협회에 선수등록을 했다. 등록처에서 일하던 세실은 메피스토를 보고 큰 눈을 깜빡였다.

“아니 서른네살에 선수등록을 한다고요? 뭐하려고 그래요?”

어이없어하는 세실에게 메피스토는 이렇게 대꾸해 줬다.

“제가 이래뵈도 동안입니다. 스물넷으로 보이지 않나요?”

등록을 마치자마자 메피스토는 중국에 건너가 챌린져 대회에 참가했다. 결과는 당연히 우승이었고, 그 대가로 얻은 건 윔블던 예선 참가자격이었다. 메피스토는 가끔씩 어깨의 말도장을 확인했다. 물을 안 튀기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도장은 이미 절반 이상 희미해져 있었다.


챌린져 대회 우승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지만, 메피스토가 윔블던에 출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기자들은 부쩍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형택 이외의 선수가 출전하는 것도 빅 뉴스였지만, 선수등록도 얼마 전에 마친 서른네살의 선수가 그 어려운 윔블던 예선을 통과한 것도 놀랄만한 일이었다.

“다락방 스포츠의 실비 기잡니다. 테니스는 대체 몇 년이나 치셨나요?”

클리오는 더 심한 질문도 했다. “그 몸매로 어떻게 테니스를 쳤지요?”

메피스토가 1회전에서 세계랭킹 30위권인 날나리난장이해적(노르웨이)을 3-0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오르고 나자 그를 해프닝성으로 여기는 사람은 없어졌다. 이형택이 2회전에서 도미니카의 또또유스또에게 져서 탈락하자 그에 대한 관심은 더더욱 높아졌다. 그는 더 이상 한국기자만의 관심거리가 아니었다.

“My name is Bluefox, Uganda.(우간다의 파란여우다). What did you do with this skill until now(이 실력을 가지고 지금까지 뭐했니?)?”

메피: My life was dancing life.(내 인생은 춤추는 인생이었다). Now, I find my way.(이제야 길을 찾았다.)

“I'm Santaclausly(나는 산타클로슬리다). What's your goal?(목표가 뭐니?)”

메피: Naturally win the title.(당연히 우승이다).

메피스토가 이렇듯 승승장구할 때, 반대편 시드에서는 이집트의 크리미슈슈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28세 전까지 선수생활을 해본 적도 없고, 예선을 거쳐서 올라온 것 등 모든 조건이 메피스토와 비슷했다.


3회전에서 그가 만난 상대는 터키의 마노아였다. 세계랭킹 10위 안에도 들었던 그는 경기 전 이렇게 말했다.

“난 메피스토가 누군지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 경기는 한시간도 안걸릴 거다.”

그의 말은 맞았다. 마노아가 메피스토에게 지는 데는 겨우 48분이 소요되었다. 메피스토는 US 오픈의 이형택에 이어 그랜드슬램 16강에 오른 두 번째 한국인이 되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마노아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아는 게 힘인 것 같아요.”

4회전 상대인 주드(브라질)는 다행히 한시간을 넘게 버틸 수 있었다.

“메피스토는 정말 테니스 기계 같았어요. 제가 로저 페더러와도 붙어 봤는데요, 장담하건대 페더러보다 더 잘해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마님의 전화에 메피스토는 미안해,만 연발했다.

“알면 걱정할까봐 그랬어.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니! 그 전에도 그랬지만, 난 당신이 뭘 하든 당신 편이야. 내 맘 알지?”

마님은 이렇게 덧붙였다.

“옆집 사는 수니나라랑 아영엄마랑 영국 가자고 난리야. 만일 당신이 결승에 진출한다면 나도 경기장에 가서 당신을 응원할께”


서른네살, 테니스 불모지인 한국 태생, 참가선수 중 유일하게 배가 나온 선수. 선수경력 2개월. 메피스토의 이력은 그야말로 경이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 선수가 8강에 올라 쟁쟁한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니. 그는 페더러와 더불어 한세트도 잃지 않고 8강에 올라온 선수였고, 빼앗긴 점수는 가장 적었다. 윔블던이 발칵 뒤집힌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자기 나라 사람이 뭘 좀 하면 난리가 나는 한국은 축제분위기였다. 16강전 때부터 메피스토가 경기를 할 때마다 붉은 옷을 입고 거리에서 관람을 하는 사람들이 몇 십만에 달했다. 갑자기 테니스 붐이 불었다.

치카:. 앞으로 열심히 테니스를 쳐서 메피스토 선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거예요.

박예진: 노은중 1학년 박예진입니다. 제 꿈은 윔블던 무대에 서보는 것입니다.

조선인: 갑자기 마로를 테니스선수로 키우고 싶네요.

배혜경: 배가 나와서 고민이었는데 테니스 2주 치니까 싹 들어갔어요.^^

대통령인 체셔고양이는 2010년까지 전국에 테니스코트를 1,000개 이상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그다티스 선수의 모습


 

메피스토는 8강전에서 시칠리아의 신예 바그다티스와 붙었다. 그 경기는 8강전 4경기 중 가장 시시한 경기였다. 20살임에도 40대의 얼굴을 가진 바그다티스는 그날 따라 몸도 40대인 듯, 시종 헉헉거리며 이렇다할 공격조차 하지 못했다. 준결승에서 만난 사람은 세계랭킹 2위인 스페인의 나달. 그의 동물적인 순발력은 하지만 메피스토 앞에서 무력했다.

“파앙!”

“파앙!~”

공이 라켓에 맞는 소리가 날 때마다 나달은 얼어붙은 듯 꼼짝하지 못했다. 매치포인트에서 나달은 메피스토의 공을 받아내려다 코트에 나뒹글고 말았다. 3-0, 메피스토의 완승이었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한경기, 상대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를 꺾고 올라온 크리미슈슈였다.


대회 내내 흐릿하던 날씨가 기어이 사건을 쳤다. 결승전 당일,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후에 들어서도 그칠 줄을 몰랐다. 오후 세시, 윔블던 조직위원장 로드무비는 결승전이 하루 연기된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왜 그래? 무슨 고민 있어?”

런던에 와서 꿈같은 나날을 보내는 마님이 메피스토에게서 심상치 않은 기색을 발견한 것이었다.

“아, 아냐. 좀 피곤해서.”

메피스토는 하늘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왜 하필 오늘입니까. 결승전인데 하루만 참아 주시지.’

어깨에 새겨진 말도장은 색깔이 거의 바라져 있었고, 움푹 들어간 피부로부터 도장이 있었다는 흔적만 알아볼 수 있었다. 결승이 열리는 다음날 아침이면 완전히 사라질 게 분명했다. 하지만 메피스토는 그 사실을 마님에게 말할 수가 없었다. 만약에 기자들이 알게 되면 어떻게 될지도 두려웠다.


다음날 아침, 비가 그친 하늘은 평소의 우중충한 모습을 되찾았다. 그 하늘만큼 메피스토의 마음도 우중충했다. 예상했던대로 말도장이 전부 사라져 버린 것. 형편없는 실력으로 치느니 기권하는 게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는 16강전 이후부터 그의 트레이너를 자청한 아프락사스를 불렀다.

“나와 테니스를 한번 쳐주겠나?”

“그러죠. 단,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잠시 뒤. 아프락사스가 메피스토에게 다가갔다.

“지금 장난치시는 겁니까? 공이 왜 이래요? 제대로 들어오는 게 없잖아요?”

“팔목을 좀 다쳤어. 이를 어쩌지?”

오전 내내 고민하던 메피스토는 마님과 상의를 했다.

“전 세계인 앞에서 망신을 당하느니 기권하는 게 낫지 않겠어? 더구나 상대는 페더러를 이긴 크리미슈슈라고.”

마님은 한참을 생각하던 끝에 말했다.

“지금까지 온 것만 해도 당신은 충분히 잘 했어. 하지만 지는 게 무섭다고 마지막 대결을 회피한다면 그건 옳은 길이 아냐. 나가서 뛰어. 어~~서!”


막상 코트에 서니 그렇게까지 두렵지는 않았다. 더구나 상대인 크리미슈슈 역시 처음이라 그런지 얼굴빛이 창백했다.

“에라 모르겠다”

메피스토는 첫 서비스를 넣었다. 그전까지 보여줬던 200킬로짜리 서브 대신 시속 100킬로도 못되는, 동호회 수준의 서비스가 들어갔다. 하지만 크리미슈슈는 그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헛스윙을 해버렸다.

“오잉?”

다음 서비스는 겨우 받아냈지만, 공의 속도가 너무 느렸다. 메피스토는 침착하게 그 공을 상대 백핸드 쪽으로 받아쳤다. 득점.

“에.. 두 선수 모두 결승까지 오느라 피로가 누적된 모양입니다.”

중계를 하던 수암이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1, 2세트를 빼앗고, 3세트를 뺐겼다. 그리고 4세트. 하품과 야유를 번갈아 해대는 관중들을 생각해서인지 메피스토가 과감히 공격으로 나섰고, 상대의 어이없는 범실과 어우러져 6-2로 낙승하며 경기가 끝난다. 관중들은 우승자에게 지극히 형식적인 박수를 쳐 줬다. 조직위원장 배혜경으로부터 우승컵을 받아들 때도 박수를 친 사람은 한국 응원단뿐이었다.

“어쨌든 180만달러는 벌었잖아?”

의기소침한 메피스토에게 마님이 한 말이었다.


"저기 좀 봐. 당신하고 시합했던 그 선수 아냐?“
런던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갈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메피스토는 마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나시를 입은 크리미슈슈의 어깨에 희미하게나마 말도장 자국이 나 있었다.


* 말도장을 만들어주신 가을산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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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2006-11-23 12:00]    

서울시 "유가인상과 인건비-원가 상승 등 경영수지 악화돼 요금 인상 불가피"

내년부터 서울시의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800원에서 900원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서울시의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교통카드를 기준으로 지하철와 버스 기본요금을 현행 800원에서 900원으로 12.5%인상하는 내용의 대중교통 요금조정안을 마련했다.

현금 승차의 경우는 기본요금이 900원에서 1100원으로 200원 인상될 예정이다.

요금조정안에는 또, 지하철 기본요금 적용거리를 12킬로미터에서 10킬로미터로 줄이고,추가요금 적용거리도 6킬로미터에서 5킬로미터로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 안대로 지하철 요금 적용거리가 축소조정될 경우 지하철요금은 추가로 3%가 더 오르게 된다.

이와함께, 광역버스의 경우 현행 1400원에서 1700원으로 300원을 올리고현금승차할 경우 1900원으로 오르게 된다.

이에따라, 서울시의 전체 대중교통 요금인상률은 15%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시는 시의회 의견청취와 물가대책심의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내년 2월부터 인상된 요금을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유가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 운송원가 상승과지하철의 경우 원가에 미달하는 낮은 운임수준으로 경영수지가 악화돼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요금 인상폭이 너무 커 시의회 심의나 물가대책 심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CBS사회부 이재기 기자 dlwor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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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23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천원을 넣어도 거스름돈이 없어지겠구나..ㅡ.ㅡ;;;

Heⓔ 2006-11-23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천원을 두 장 넣으면 거스름돈이 9백원 나오겠네요.. orz..

마노아 2006-11-23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쿨럭, 그런 고차원적인 계산을...^^;;;; ㅠ.ㅠ

씩씩하니 2006-11-23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세상에 장사도 잘되는것 같은데 왜 맨날 요금만 올려요?
서비스는 그대루구,,

마노아 2006-11-23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에 100원이라고 해도 한달 사용료가 꽤 많이 나올 텐데... 정말 등골 휘어요ㅡ.ㅜ

짱꿀라 2006-11-23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르네요. 대중교통이 오르면 이거 안되는데.........
그래도 서울은 서비스래도 낳죠. 대전은 완전히 꽝이거든요.
대전은 매번 고객평가도에서 매번 꼴지를 하는데도 아무 거리낌없이 돈을 마구 올려요. 그래서 저는 저의 자가용 이용한답니다.

마노아 2006-11-23 2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의 버스는 운전기사분의 성향에 따라 서비스가 천지차이 같아요. 요새는 그래도 탑승시 인사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좋아요^^

가넷 2006-11-23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도 올랐어요 얼마전에. 버스 나 지하철 둘다 1100원..ㅠㅠ; 카드 쓰면 950원 이죠.... 왕 짜증;;

마노아 2006-11-23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억, 그럼 서울도 1100원 될 확률이 높겠군요. 천원도 아니고 천백원을...ㅡ.ㅜ
아, 그런데 야로님이 대구에 계시는군요. ^^

이매지 2006-11-23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년에는 꼭 주3일로 수업을 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_ -;
어차피 4학년 2학기니까 학점은 비교적 널널하긴 하지만요. 쩝.
학교 다니다보면 교통비가 용돈의 반 ㅠ_ㅠ

마노아 2006-11-23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정말 무시 못할 교통비..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