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구입할 때, 레스토랑이나 와인 바에서 와인을 주문할 때는 먼저 와인의 맛을 보아야 한다. 그런데 와인을 마시기는 쉽지만 맛보기는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맛본 뒤 흔히 “맛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만약 초대받아 식사하는 자리에서 좋은 와인을 대접받았을 때 초대한 사람이 맛이 어떠냐고 물을 경우 그냥 “맛이 좋다”라고만 표현하면 와인을 대접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이럴 때는 와인의 맛을 보고 나름대로 느낀 바를 표현하는 것이 좋은 와인을 제공한 사람에 대한 예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와인을 맛볼 줄 알아야 한다.



먼저 눈으로 와인의 컬러와 종류를 본다. 와인은 화이트, 레드, 로제가 있다. 화이트 와인은 흰색이 아니라 황금색으로 세월이 지날수록 연록색이 어리는 황금색-옅은 황금색-짙은 황금색-옅은 갈색-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화이트 와인의 컬러는 와인이 담긴 잔을 눈높이로 들고 본다. 레드 와인의 컬러는 핑크색이 있는 적색-핑크색이 없는 적색-루비-갈색을 띤 적색-갈색-짙은 갈색으로 나뉘며 와인이 담긴 잔을 눈 아래 놓고 잔을 눕혀서 본다. 두 번째는 눈으로 컬러의 농도를 본다. 화이트 와인은 어리거나 오래된 것, 옅은 것과 짙은 것이 있다. 예를 들면 리스링, 쇼비뇽 블랑 등은 옅은 색, 샤르도네는 좀 짙은 색이다. 레드 와인은 특히 품종과 종류에 따라 차이가 많다. 대개 피노누아, 가메 등은 옅은 색,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는 짙은 색을 띤다. 세 번째는 눈으로 투명도와 와인의 점도 등을 보며 와인이 투명하다, 와인이 혼탁하다, 침전물이 있다 등을 체크한다.




와인이 담긴 잔에 코를 넣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향을 맡는다. 모든 와인에서는 포도 향(aroma)과 숙성 향(bouquet)이 난다. 어린 와인에서는 포도 향만 나는데 포도 향은 여러 가지 과일 향과 꽃 향에 견주어서 표현할 수 있다. 숙성 향은 어릴 때는 약하다가 숙성될수록 점점 강해진다. 아로마와 부케가 좋아야 좋은 와인, 고급 와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은 주로 사과, 배, 복숭아, 레몬, 멜론 등의 향이 난다. 레드 와인의 과일 향은 주로 붉은색을 띠고 작은 머루, 딸기, 체리, 블루베리, 오디 등의 향이 있다. 숙성 향은 발효 이후에 생기는 향으로 오크통에 넣어 숙성시킨 와인은 소나무·참나무·스모크·바닐라·캐러멜·버섯·동물 향이 나고, 오크통에 넣지 않고 숙성시킨 와인은 시든 꽃 향과 시든 과일 향이 난다. 냄새를 맡는 순서는 와인을 따른 잔을 흔들지 말고 조용히 냄새를 맡고 그 다음에는 잔을 흔들어 냄새를 다시 한번 맡는다. 처음에는 아로마나 부케를 맡을 수 있으나 이번에는 냄새 입자 중에서 좀 큰 것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상한 와인의 경우 좋지 못한 향도 올라올 수 있다.




코로 향을 맡은 뒤 입으로 맛을 본다. 맛을 볼 때는 혀를 비롯한 입 안의 여러 부분을 사용한다. 혀로는 와인의 단맛, 신맛, 쓴맛과 각각의 맛의 강도와 이들 맛의 조화를 본다. 마시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와인을 입 안에 조금만 넣고 혀 주위로 와인을 돌리면서 단맛, 신맛, 쓴맛을 느낀다. 조화가 잘된 와인은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입 안 전체에서 바디를 본다. 바디는 와인의 알코올, 당도 등이 많을 경우 점도가 높아져 입 안에 꽉 찬 느낌 등으로 나타난다. 와인을 입 안에 돌리면서(후루룩 소리가 날 수 있다.) 혀와 입천장, 혀 밑 등 전체에 오는 자극으로 와인의 바디를 본다. 좋은 와인일수록 바디가 좋다.




코로 숨을 내쉬면서 다시 한번 향을 확인한다. 입 안에서 와인이 데워져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향을 잘 맡을 수 있다. 좋은 와인은 이때도 아로마와 부케가 좋다.

전체적으로 좋은 와인은 그 와인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아로마와 부케가 상당히 있고 단맛, 신맛, 쓴맛이 잘 조화되며 바디감이 느껴져야 한다. 와인을 맛볼 때는 선입관을 가지지 않아야 정확하게 와인을 평가할 수 있다. 즉, 비싼 와인이라고 마시기 전에 ‘이 와인은 맛이 좋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마시면 제대로 맛을 볼 수 없다. 맛을 본 뒤에는 나름대로 그 와인의 맛에 대해서 느낀 점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객관적으로 표현하고 추상적인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구체적인 꽃이나 과일, 채소, 향신료, 꿀과 당과류등을 콕 집어서 말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말린 자두 향과 매운 후추 향이 느껴져요’라거나 ‘상큼한 파인애플 향과 달콤한 꿀 향이 아주 좋은데요’라고 표현한다.
글 김준철 (JC 와인스쿨 원장) / 사진 최해성 / 진행 이윤정
출처 : [에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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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11-30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소한 무식하다는 소린 듣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우리나라의 원샷문화로 인해 그런 부류의 분들을 가끔 보곤 합니다. ㅎㅎ. 글쓴이가 저와 조금 거시기 합니다. (아는 사람은 알지요)^*^

마노아 2006-11-30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어떻게 거시기할까요? 궁금하네요^^;;;

짱꿀라 2006-11-30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위에 있는 과정 전부 생략하고 그냥 먹어보았으면 하네요. 어차피 먹는 것이 주 목적 아닐런지요. 먹고만 싶어지는 와인 생각 많이 나네요. 행복하세요.

마노아 2006-12-0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저같이 매실차에도 취하는 인간은 와인도 버거울 것 같아요. 원샷은 꿈도 못 꿔요..;;;;
산타님, 전 맛은 둘째 치고 향을 음미해보고 싶어요. 포도주스를 먹어도 취할 것 같은 인간이라서요^^;; 님도 행복한 밤 보내셔요~
 
빌리 엘리어트 SE - [할인행사]
스티븐 달드리 감독, 제이미 벨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메피스토님의 페이퍼에서 이 영화가 유독 눈에 띄어, 언제고 보리라! 결심했는데 그 때가 잘 오지 않았다.  중3 학생들이 시험이 끝나고 진도도 모두 마친 지금, 그 적시가 오고 말았다.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시험 끝난 뒤 가장 앙탈 없이 곱게(?) 수업을 들은 반에서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다른 반은 역사스페셜과 인물현대사였다...;;;;)

처음엔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느라 진도가 엄청 느렸지만, 나중에는 시간을 다 쏟아서 영화를 보았는데, 점차 학생들도 영화에 빠져드는 게 보인다.  얼마나 남았어요?  어떻게 되어요? 라는 초조한 질문들도 받았다.  (나도 아직 모르거든. 처음 보는 거야~)

영국의 광산촌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한참 파업에 동참하고 있던 아버지와 형을 둔 11세 소년 빌리 엘리어트를 주인공으로 한다.  권투를 배우던 소년은 우연한 기회에 같은 체육관을 사용하던 발레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 자신에게 맞는 것은 권투가 아니라 발레/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소년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아이의 생각에(게다가 그곳 어른들의 생각에) 남자가 발레를 한다는 것은 곧 '호모'가 되는 거라고 생각한 것.

아이는 고민하고 거부도 하지만, 춤을 추고 싶은 자신의 욕구에 솔직해진다.  아버지 몰래 발레를 배우러 다녔지만 끝내 들통나고, 아버지는 분노한다.  당장 생계도 어려운 마당에 아이를 권투를 시키고 있는데 그 아이가 발레를 하겠다고 설치고 다니는 것은 배신이라고 여긴 것.

그 다음 진행은 대체로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순서를 밟는다.  몰래몰래 연습을 하는 아이, 아이의 재능을 더 키우기 위해서 국립발레학교에 지원하라고 하는 선생님, 가족의 반대 등등...

빌리가 발레를 제대로 배울 수 있게 되는 계기는 극적으로 제시된다.  한밤중에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친구 녀석에게 춤을 보여주던 빌리는 아버지에게 그 광경을 목격당하고, 얼어붙는다.  그러나 다음 순간, 용기가 꿈틀댄다.  빌리는 반항이라도 하듯 아버지 앞에서 발을 굴러 맘껏 춤을 펼쳐 보인다.  형식도 없고 정해진 순서도 없이 그저 마음 속에 내키는 대로 뿜어내는 그 역동적인 에너지 앞에서 아버지는 도망치고 만다.  그리고, 파업을 철회한다.

여기서, 마을 사람들의 온갖 손가락질을 받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용납할 수 없는 큰아들(빌리의 형), 아버지가 탄 버스로 쏟아지는 계란 폭탄 등등....

어찌나 심각하고 또 긴장되는 지, 나뿐 아니라 학생들까지도 집중에 또 집중해서 영화에 몰입했다.  아버지는, 돈이 필요했다.  자신의 아들이... 이제 11살에 불과한 저 꿈나무가 사실은 천재일 수도 있는데, 그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자신이 힘없는 광부여서 그 꿈을 잘라내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버지는 신념을 저버린다.  어쩌면, 신념을 저버릴 핑계가 도착한 것일 지도 모른다.  수개월 째 이어지는 파업에 생계 유지마저 힘들었고, 유혹의 손길은 너무 컸다.  거기에 제대로 된 핑계가 도착했는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순간에 어느 누가 그 아버지를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오열할 때, 나도 같이 울고 싶었다.  뜨겁게, 서럽게, 같이 울고 싶었다.  이 영화가 실화(영국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더 극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을 것이다.

발레를 사랑하게 된 한 소년의 성장영화로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그 이상의 메시지를 모두에게 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자가 되고 싶어했던 빌리의 친구 마이클, 누나의 옷을 입고, 빌리가 작별의 입맞춤을 해주었을 때 숨을 멈추었던 그 아이... 뒤에 다시 한번 등장한다.  변해진 모습이란...;;;;

그리고 이 영화의 압권이었던 엔딩씬... 그 누구라도 그 순간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토록 멋지고 아름다운 도약이라니...  두고두고 최고의 엔딩씬으로 기억될 것 같다.  (두근두근두근......)

발레 공연을 직접 본 것은 몇 차례 되지 않지만, 처음 보게 되었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남성 댄서의 그 역동성이었다.  의상이 쬐매 민망하긴 했지만, 그걸 무시한다면 반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무대였다.  그때 내가 처음 본 발레리노는 그 무렵 국제대회를 휩쓸었던 스타이기도 했는데, 당시엔 몰랐다.  (손가락만 펼쳐도 가슴이 왈랑거렸지....>_<)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음악'이나 '춤'과 같은 예술을 소재로 한 영화들에게서 진한 감동을 받을 때가 많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그럴 때도 있지만, 그것이 픽션이라 할지라도 그 안에 담긴 진정성, 땀의 무게, 노력의 보상 등,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장치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빌리 엘리어트... 실제 배우는 6세에 댄스를 시작해서 영화 출연 당시 13세였다고 하는데, 그 후로도 계속 춤을 추었는지 모르겠다.  많이,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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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30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마지막에 나온 발레극은 "메튜본의 백조의 호수"랍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두번 공연했고 엄청난 인기였었지요..
그리고 마지막 도약하는 발레리노는 "아담쿠퍼"라는 꽤 유명한 발레리노
라는군요..^^

BRINY 2006-11-30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빌리 엘리어트 보고서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보러갔잖아요~~ 정말 인상깊은 엔딩이었어요!!

마노아 2006-11-30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깃털 보고서 백조의 호수이겠거니 했어요. 메피님 옛 페이퍼 찾아보았는데, 님에게서 두번 왈칵! 만들었던 부분이 저랑 똑같더라구요. 안 그래도 방금 아담 쿠퍼 검색해 보던 참이었죠^^;;
브라이님~ 진작에 봤음 우리나라에 왔을 때 보는 건데요..ㅠ.ㅠ 또 올 테죠? 너무 근사했어요.(>_<)

marine 2006-12-04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영화였어요 빌리의 성장기도 재밌지만, 영국 광부들의 암울한 현실을 잘 보여준 영화였던 것 같아요 사회 현실과 한 소년의 성장기를 잘 결합한 세련된 영화였죠

마노아 2006-12-04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아주 수작이더라구요. 음악도 참 좋았고... 극장에서 보았음 더 감동적이었을 텐데.. 아쉬워요^^
 

25돌 ‘맹꽁이 서당’ 문 닫습니다
[한겨레 2006-11-29 22:42]    

[한겨레]
25년. 윤승운(63) 화백의 ‘맹꽁이 서당’처럼 오랫동안 연재된 작품도 드물다. 1982년 10월 만화잡지 ‘보물섬’ 창간호부터 연재를 시작해 잡지를 갈아타고 지난 8월까지 꼭 25년 동안 연재를 이어왔다. 이번 단행본 15권이 나오면서 윤 화백의 분신같은 이 만화가 마침내 막을 내렸다.

“심혈을 기울여서 그렸지만 항상 마음에 드는 게 없었어요. 출판사에 원고를 보낼 때마다 눈물이 나고 마음이 부서졌죠.” 동글동글 재미난 캐릭터들이 절로 웃음을 자아내는데도 윤 화백은 자신에게 혹독한 평가를 내린다.

‘맹꽁이 서당’은 조선시대와 고려시대 역사를 서당 훈장님이 제자들에게 수업하는 방식으로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 만화’의 대명사다. 요즘 쏟아져나오는 역사학습만화의 원조격인 이 만화의 첫 독자들은 이제 학부모가 되어 자식들에게 책을 쥐어준다.

윤 화백은 ‘꺼벙이’의 길창덕, ‘로봇찌빠’의 신문수, ‘고인돌’ 박수동 화백과 함께 70~80년대 명랑 만화의 전성기를 이끈 한국 만화계의 대표적인 스타다. 대표작 ‘요철발명왕’은 지금의 30~40대 들에게는 아직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추억의 만화다. 고등학생 때부터 잡지에 만화를 투고했는데, 63년 잡지 ‘아리랑’에 실린 공식 데뷔작인 ‘자선영감’ 원본은 그의 손에 불타 없어졌다. “40대 접어들어 데뷔작을 다시 보니 이걸 만화라고 그렸나 싶더라구요. 마당에 내놓고 불태워버렸어요. 지금은 나이가 들어 털털해졌지만 그때는 꼼꼼하고 내성적이고 그랬죠.”

전통을 잃어버린 세대들을 위해 선조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역사만화를 시작한 것이 ‘맹꽁이서당’이었다. 그런데 시도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한학 공부부터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까지 알아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대학원에 입학해 공부를 더했고, 관련책만 3000권 넘게 읽었다. 그런 열정 덕분에 그는 남들이 은퇴하는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이뤄냈다.

그가 만화에 바친 세월 가운데 오랫동안 만화는 ‘아이들 공부를 방해하는 적’으로 박해받았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고 그가 그린 ‘메밀꽃 필 무렵’이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까지 했다. 그만큼 만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만화가 지망생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아졌고, 그가 만화가가 되었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환경에서 만화를 시작한다. 그런 후배들에게 윤 화백은 하고픈 말이 많다. “요즘은 짧은 기간에 출판사 기획으로 학습만화가 쏟아져나오는데 작가가 스스로 공부해서 깊이있는 작품을 직접 그렸으면 좋겠어요.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 독창적인 캐릭터 만들기에 더 힘쓰기를 바랍니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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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30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처음으로 본 만화책이 '보물섬'이었다. 초딩 2년 때였던 1986년. 막 이사를 갔던 참이고 학교도 전학을 갔고, 아마도 심심해할 거라 여긴 어무이께서 헌책방에서 보물섬 세권을 사다 주셨다. 그렇게, 나의 만화 인생(?)이 시작되었는데, 어무이께서 그날을 두고두고 후회하셨더라는...ㅡ.ㅡ;;;;
 

http://www.hani.co.kr/arti/society/life/1748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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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1-29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이 학비를 벌어가며 용돈을 아껴써야 하는 입장이라면 그렇게 돈 쓰기는 힘들 텐데... 저런 학생들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겠지? 보는 내가 다 위화감이 드는구만...

물만두 2006-11-2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식이 하나라 오냐오냐 써라써라 해서 그런걸까요??? 아, 정말 위화감드네요.

마노아 2006-11-29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 지도 모르겠어요. 요샌 학교 내에 자판기도 없애고 스타벅스가 들어간다잖아요.ㅡ.ㅡ;;;;

짱꿀라 2006-11-29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돈 없으면 놀지도 못하나요. 저 대학다닐때에는 돈없어도 잘만 놀았는데......
요즈음에는 돈되는 놀이만 해서 그런가 봐요.

마노아 2006-11-29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더 위축되고 자신감 잃고 박탈감 느끼고 그럴 것 같아요. 문화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니까요. 안타까운 일이에요. 대학 자체가 고시촌이 되어 있는 사회 현상도 정상은 아니구요ㅡ.ㅜ

마노아 2006-11-30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예요. 게다가 싸고 얼마나 좋았나요..;;;
 
카 (1disc)
존 라세터 감독 / 브에나비스타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정말 오랜만에 한국어 더빙으로 영화를 보았다.  학생들과 수업 시간에 같이 볼 영화로 고른 것인데, 짜식들이 극구 한국어로 보겠단다.  아니, 설마 귀찮아서???ㅡ.ㅡ;;;;

사실, 자막으로 본다면 조금 빨리 돌리려고 했다.  영화 상영 시간이 꽤 되기 때문에 중간에 시간 자르기가 애매해서 말이다.  그러나 다행히?  내 시간과 다른 수업 시간을 겹쳐서 이어서 보는 바람에 무사히 시간 내에 다 보았고, 애들이 따로 보는 바람에 보지 못한 분량은 나 홀로 자막으로 보았다. ^^

픽사의 명성을 몸소 체험하게 한 것은 "인크레더블"이었다.  그 안에 녹아 있는 사고관은 맘에 안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영화적 테크닉으로는 찬란하기 그지 없었던 영화였다.  정말 신났고, 정말 많이 웃었던...

그래서 몹시 기대를 했던 작품인데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는 보지 못했다.  언니가 큰 조카를 데리고 들어갔다가 팝콘 두 개를 다 먹고는 아이가 울어서 나왔다고 하는 전설(?)을 담고 있는데, 막상 보고나니 확실히 아동용은 아니었다.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일 뿐. ^^

작품 속에서 사람은 등장하지 않는다.  사람의 모든 것을 가지되 자동차의 형상을 가진 그들의 세계가 있을 뿐이다.

맥퀸은 스타 레이싱어로 자신감이 하늘을 찔러 오만하기 그지 없었던 인물이다.  빨간색으로 쌔끈(ㅡ.ㅡ;;;)하게 빠진 몸체부터 섹시함이 뚝뚝 떨어진다.  시작하자마자 펼쳐진 레이싱에서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고 달리는 바람에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거의 기어가다시피 한 그는 혓바닥을 길게 내뻗음으로써 공동 1위를 얻게 된다.  다른 주자와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피스톤 컵에 도전을 해야 하는데, 그 길로 가는 도중 우여곡절 끝에 어느 한적한 마을에 들어선다.

그곳에서의 해프닝, 그곳에서 얻은 삶의 교훈, 그곳에서 얻은 참 레이싱의 자세 등등... 그렇게 맥퀸은 사랑을 나누고 신뢰를 쌓고, 인생의 진정성에 눈을 뜬다.

다분히 결과가 예상되는 전개였음에도, "너 이외의 누군가에게 관심을 쏟아본 적이 언제였냐"고 물을 때, "1등을 하지 못했는데도요?"라고 묻는 것에 승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라는 대답이 돌아올 때... 몹시 찡했다.

가끔은, 그런 감정들이 신기하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고, 오래 전부터 익히 알아오던 것들인데,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것들.... 그런 사람의 감정이 있기 때문에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만들고, 또 열심히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닐까, 잠시 막연한 기분이 들었다.

인크레더블 만큼의 재미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몹시 좋았던 시간...

이번에 안 것인데... 확실히.. 나로서는 재밌지만 크게 웃을 정도가 아닌 것들에 아이들은 엄청 크게, 신나게 웃곤 했다.  아, 이런 게 정서의 차이일까?  이미 어른인 내게는 유치하다 싶은 것들이 그들에게는 있는 자체로 재미를 주는 것이다.  약간의 부러움과 약간의 반성도 조금....

다음에는 무슨 영화를 볼까?  고전을 골라보는 것은 어떨까 고민이다.  당근, 내가 보지 않은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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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1-29 1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사블랑카...라도 한번 틀어보심이...^^(우우~ 학생들의 야유소리..)

마노아 2006-11-29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땡기는데 아이들의 욕정을 감당하기가...;;;;(앗, 나의 욕정인가???)

Mephistopheles 2006-11-29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닝타임이 짧은 관계로 수업시간에 보기 딱 좋은 애니메이션일껍니다.^^

내용과 재미 또한..대단하다는...^^


마노아 2006-11-29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좋은 정보예요! 아까 좋은 애니 뭐 없나 찾다가 아는 바가 없어서 포기했거든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