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사는 지인이 모처럼 서울에 놀러왔다. 오랜만에 언니들과 식사를 함께 하기로 결정.
목동에서 볼까, 명동에서 볼까? 묻는데 바로 명동! 이라고 대답.
사람 많아서 치이겠지만, 그래도 이십 대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외출인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래봤자 나온 사람은 모두 기혼녀..ㅡ.ㅡ;;;;)
무튼, 명동 T.G.I에서 식사. 우리가 고른 메뉴보다 스페셜 세트메뉴가 좋다고 권한다. 좋다길래 그걸로 바꿨는데 함정!
그 메뉴는 멤버쉽 할인이 안 되는 거였다. 나아쁜.... 당분간 T.G.I는 안 간다. 괘씸죄!
와인도 한 병 나왔는데 song blue 어쩌고.. 써 있지만 뭔지 모름. 모인 사람이 모두 알코올 섭취 불가능한 인간들...;;;; 입술만 축였다. 너무 썼다ㅠ.ㅠ
(오늘 낮에 언니한테도 물었다. 언니도 쏘주 못 마셔? 언니 왈, 고등학교 때 짰던 여드름까지 다 올라와....라던데...;;;;)
한 언니는 신랑에게로 돌아가고, 또 다른 한 언니의 신랑과 동생과 조카 둘이 청계천에서 기다린다고 연락. 우리는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한 언니는 지방에서 올라왔고, 우리 둘은 심각한 길치. 우리 둘의 더 심각한 문제는 무대포라는 것.
우린 의심도 않고, 누구한테 묻지도 않고 무조건 직진했다. 아무리 가도가도 원하던 게 나오질 않아, 보다 못한 멀리 지방에서 오신 언니가 행인에게 묻는다. 청계천에 세워진 반짝반짝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조형물... 이쪽길 맞냐고. 허헛... 반대로 왔단다ㅡ.ㅡ;;;;)
우리가 온 거리만큼 되돌아가야 했다. 세상에. 바로 코앞에 두고 우린 정반대 길로 갔던 것...
아... 동행했던 언니가 사준 미니스커트 입고 외출했는데... 무릎이 시려서 혼이 났더라는...;;;;;
따뜻한 코코아 한 잔 씩 마시고 거리 구경 잠깐 하고 집에 돌아왔다. 돌아와서 보니 무릎 뒤쪽이 아직도 차갑다.
그리고, 그때부터 죽어라 기침이 멈추질 않는다. 목요일부터 감기 증세가 보였는데 확 도지고 있음...
크리스마스는 감기와 함께...던가....;;;;;
그래도, 집에 오니 반가운 책 한권이 나를 보고 웃는다. 어머낫! 이렇게 기쁠 데가.... 멋진 알라딘 지기님들...
오랜만에 지인도 만나고, 예쁜 거리 구경도 하고(그렇지만 그 조형물 너무 아니올시다였다. 왜 그런 데에 돈을 쓰지..ㅡ.ㅡ;;;;) 선물도 받고... 아이 참... 이 정도면 꽤 좋은 크리스마스잖아... 행복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