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 자유를 찾은 아이 사계절 그림책
폴 티에스 지음, 크리스토프 메를랭 그림, 김태희 옮김 / 사계절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확실히 내가 어렸을 때의 동화책에 비해 요새 나오는 책들은 다양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것 같다.  공주님, 왕자님이 등장하지 않는 현실적인 이야기는 물론이요, '인권'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게 만든 생각하는 동화들도 자주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자이'라는 이름의 인도인 소년이 주인공이다. 부모에 의해 팔려간 자이는 숨막히는 공장에서 강제 노동에 이용되고 착취된다.  꿈많은 소년 자이는 자신이 짠 양탄자를 타고서 하늘로 날아오르고, 그림처럼 동경했던 공주님(공장 사장 딸)에게 양탄자를 선물하지만, 자이의 진심은 한낱 쓰레기만도 못하게 취급 받고 다시 공장에 끌려와 족쇄까지 차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책이 멋진 것은, 현실의 끔찍함을 리얼하게 묘사하지만 그 안에 동화적 환상과 낭만을 녹여냈고, 그러면서도 현실과의 균형감각을 잊지 않는다.

이 책의 제목이 '자유를 찾은 아이'이니, 자이가 어떻게 자신의 자유를 찾아가고, 그를 위해 노력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이 전 세계 곳곳에 있다는 것을 언제든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국적인 느낌의 그림체와 강렬한 색채도 책을 보는 또 다른 재미. 자이와, 자이와 닮은 모든 아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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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1-18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겠다. 근데 슈주... 시원오빠? 어케 생겼지? ㅡ.ㅡ;;;;;

BRINY 2007-01-18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표 끊고 들어간 타임이 마침 안성기와 최시원의 무대인사가 있는 회였는데, 미리 홍보했는지 객석의 절반 이상은 최시원 팬이었어요. 최시원은 별 인삿말도 안했는데 박수소리 크고 플랭카드 흔들고 선물공세에~

마노아 2007-01-18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그랬군요! 영화는 어땠어요? 전 관심이 가는데 아직 소문이 별로 안 들리네요^^

BRINY 2007-01-1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와이어 액션과 경극풍 무협물이 더 좋아요. 예를 들어 '야연' 같은 거요.
개인적으로 무지 지루했고, 묵자의 사상 같은 것도 별로 깊게나오지 않았어요.

마노아 2007-01-18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연 같은 분위기가 볼거리가 많죠. 그래서 저도 이번에 황후화를 기대하고 있어요^^ 묵공이 보기보다 재미 없을 수가 있겠군요. 아, 흔들리네요. 보고도 싶고, 후회할 듯도 싶고...^^;;;

marine 2007-01-19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님, 유덕화 직접 보셨어요? 정말 좋으셨겠다 제가 유덕화 팬이라서...^^

마노아 2007-01-19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유덕화도 왔던 건가요? 오옷!!!
 
 전출처 : 딸기 > 출산율 높이려면 이렇게 해라

"유럽 출산율 리그에서 프랑스 우승!"(더 타임스)


출산율 저하 문제로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프랑스가,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 덕분에 이젠 유럽연합(EU) 내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다. 유럽 언론들은 16일 프랑스의 지난해 출산율이 상징적인 수치인 2를 넘긴 것으로 발표되자 일제히 출산율 저하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프랑스의 사례를 보도했다. 프랑스의 출산장려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은, 다른 유럽 선진국들에서도 정책이 사회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동시에 유럽 전반의 `회색화(고령화)'에 반전이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프랑스의 `성공사례'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유럽국들은 물론이고, 출산율 저하 대책을 놓고 입씨름만 계속되고 있는 한국에도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출산율 2’ 프랑스의 희망


프랑스 국립 통계청(INSEE)은 지난해 83만900명의 아기가 태어나 2005년에 비해 2.9% 증가했으며, 여성 1명 당 아기 2명이 태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장-미셸 샤팽 청장은 "공식 비교치는 아니지만 프랑스가 유럽 최고 수준의 출산율 국가가 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출산율 2는 30년 만의 최고치"라고 밝혔다. 전체 인구는 지난 1일 기준 6340만명으로 전년보다 40만명이 늘었다. 2005년 유럽 출산율 최고치는 아일랜드의 1.99였고 프랑스는 1.94였다. 아직 아일랜드는 공식 출산율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올해 1.9 정도로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가 `출산율 2'를 달성한 것은 임신수당과 출산보조금 지급, 출산·육아 휴직 보장, 공교육 무상 실시 등 다양한 가족친화 정책의 성과로 풀이된다. 샤팽 청장은 "일과 가정 사이의 화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운 것이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필리프 바 가족장관은 통계청 발표 뒤 의회에 나와 "2006년은 출산정책에서 한 획을 그은 해"라면서 야심찬 가족정책들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연금문제 등으로 고민 중인 유럽국들에게 프랑스의 사례는 의미심장한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BBC방송 등은 일제히 전했다.


변화는 10년 전부터


프랑스는 이미 1970년대부터 출산율 저하가 사회문제가 됐다. 이 문제로 가장 먼저, 가장 심각한 고민을 해왔고 대책에도 제일 앞장섰던 나라다.

동거만 하고 결혼하지 않는 나라,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나라로 많이 알려졌지만 프랑스의 출산기피 문화는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결혼 건수는 여전히 줄고 있으나 출산율의 경우 1996년 하락세가 그치고 상승하기 시작, 10년 동안 꾸준히 올라갔다. 그 변화가 지난해 `출산율 2'로 나타난 것이다. AP통신은 "프랑스는 유럽 선진국들 중 드물게 이민자 증가보다 출산이 인구증가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라고 전했다. 유럽 평균 출산율은 현재 1.5명이다.


출산기피 풍조 바꾼 `가족친화 정책'


프랑스 정부가 내세운 것은 단기적인 출산보조에 그치지 않고 `가족 친화'에 초점을 맞춘 포괄적, 장기적인 정책이었다. 핵심은 아이 양육비용을 낮추고 여성 노동을 지원하는 것. 정부는 임신부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하고 출산 뒤 휴직한 여성에게는 길게는 3년간 매달 500유로(약 60만원) 안팎의 보조금을 준다. 남성들에게도 출산휴가를 보장해준 것은 물론이다. 셋째 아이를 낳아 출산휴가를 받은 아빠나 엄마에겐 1년간 매달 750유로의 보조금을 주며, 엄마가 직장을 그만두면 매달 1000유로를 준다. 세 자녀 이상 가구는 쇼핑할 때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할인을 받는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교육. 아이가 세살이 될 때까지 보육시설은 무조건 무료이고 공교육은 대학까지 사실상 무상으로 이뤄지게 했다. 낮 동안 아이를 보모나 보육시설에 맡기는 비용을 낮추고 방과후와 방학기간 보육 시스템을 갖춰 일하는 엄마들을 도왔다. 프랑스의 여성 고용은 유럽연합 내 최고로, 25~49세 여성 취업률이 81%에 이른다. `일과 아이 키우기'가 양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성공비결이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밖에 2자녀 이상 수당, 편부모 수당, 자녀 개학 수당 등 다양한 보조금제도도 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가정에도 동등한 혜택을 주어 젊은층의 동거문화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 것도 한몫했다.


정부는 바뀌어도 정책은 불변


문제는 돈이고, 돈은 정책적 필요성과 결단에 달려 있다. 2005년 프랑스의 국방비 지출액은 450억 달러(약42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의 2.6%였다. 반면 가족친화정책에 들어가는 예산은 GDP의 3%를 넘겼다. 가족친화정책에 국가의 최우선순위를 놓고 국방예산보다 더 많은 돈을 쏟아부은 셈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정책에 좌·우파가 모두 공감하고 일관된 흐름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대부분 정책들은 1990년대 좌파 정권 때 시작됐다. 오는 4월 대선에 사회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인 세골렌 루아얄은 1997~2002년 교육·연구·기술장관, 고용·연대장관, 아동·가족장관 등을 지내며 가족친화·여성친화 정책들을 실행하는데 앞장섰다. 그 자신 네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뒤이어 들어선 우파 정부도 앞선 정부의 정책을 바꾸지 않고 오히려 더욱 확대했다.

집권 우파와 야당인 사회당은 대선을 앞두고 출산율 호재를 제각기 홍보하려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장 미셸 샤팽 통계청장은 "아직 2.1을 넘기지 못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녀가 만나 아이 둘을 낳으면 `단순재생산'일 뿐이라는 것. 젊은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려면 최소한 2.1을 넘겨 확대재생산이 이뤄져야 한다. AP등은 미국의 경우 현재 출산율이 2.1이라면서 프랑스 정부가 출산율 목표치를 더욱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 출산율이란=출산 가능한 여성의 나이인 15세부터 49세까지를 기준으로, 한 여성이 평생 동안 낳는 자녀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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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출산율을 높이려면

1. 국방예산보다 사회복지비용이 더 들어가도 참아야, 가 아니고 반겨야! 한다. "안보는 어떡하라고!" 이 지랄하면서 거품물고 반대하면 안되지... (희한하게도, 거품무는 놈들이 출산율 얘기나오면 또 게거품 물고 젊은여자들 욕하는 사람들과 일치한다는...)

2. 여자들이 일을 할수 있어야 애를 낳는다. 애 낳으면 일 못하게 하니까 애를 안 낳는데, 왜 그걸 몰라 **같은 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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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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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 내려서 핀셋으로 모래 한 알갱이를 집어 1밀리미터 옆으로 옮겨놓는다면 어떻게 될 것 같니?"

"그건 네가 사하라를 변화시켰다는 뜻이야."

"사하라는 광대무변의 사막이야.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해 왔다고. 그런데 네가 그 사막을 바꿨단 말이야!"

"네가 그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인류의 역사는 그때까지 흘러왔던 대로 죽 진행되었을 테지......"

"제가 인류 역사의 진행 과정을 바꾼 거예요!"

"바로 그거야."

"제가 우주를 바꿨어요!"

"네가 해냈어."

"전 신이에요!"

"넌 무신론자잖아."

"전 존재하지 않아요!"-122-123쪽

살아남은 수천 명의 사람들은 희망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고문을 당한 거야. 로슈비츠 다리 밑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내 머릿 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어. 계속 생각해야 해. 계속 생각하면 살 수 있어. 그러나 살아남은 지금, 이제는 생각이 나를 죽이고 있단다. 나는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 그날 밤, 붉은 화염 덩어리 검은 물 같던 하늘, 전부를 잃기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내가 모든 것을 다 갖고 있었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단다.-298쪽

너에게 지금까지 전하려 했던 모든 이야기의 요점은 바로 이것이란다, 오스카.
그 말은 언제나 해야 해.
사랑한다,
할머니가.-4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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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1-19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보다 더 강하게 책 속의 구절들이 가슴을 흔드네요...

마노아 2007-01-19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77년생이에요. 천재 아냐? 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좋았어요. 이 책...^^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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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미국 사람이 썼는데, 그 안에 정치적인 시각이 전혀 없이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바로 믿겨질까.  믿을 수 없게도 그건 사실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때 그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9살 소년으로, 아버지의 유품에서 발견한 열쇠 찾아 삼만 리가 이 책의 커다란 줄기이며, 그 안에 소년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드레스덴에서 가족을 잃은 상실감에 소통하지 못하는 슬픔이 또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룬다.

아홉살 어린이의 시각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와,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또 사랑하는 가족을 버려둔 채,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쓰며 한 마디 말을 하지 못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 또 그런 할아버지를 평생을 사랑하고 평생을 기다리고 있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어지럽게 얽혀서, 이야기의 줄기를 놓치지 않게 잘 따라가야 한다.  그러나 페이지도 많고 줄간도 좁고, 어지러운 쉼표 속에 마침표도 별로 없는 이 긴 문장들을, 페이지들을 잠시도 쉴 수 없게 만들며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이 책에는 있다.  그것은 편집과 기발한 발상의 승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 속에 녹아 있는 감동의 정체 때문이기도 했다.  상처를 치유하고 싶은 열망과, 위로받고 싶은 마음의 갈망이 독자를 애태우며 그 속에 감정이입하게 만드는 것이다.

"네가 있는 곳에 왜 나는 없는가"라는 소제목 속에선 할아버지의 마음이 전개되고, "나의 감정들"에선 할머니의 마음이 전달되고, 나머지는 주인공 소년 오스카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시각적으로도 독특하지만, 전달에 있어서도 한층 더 효과를 주는 표현들로 이미 써놓은 글을 줄로 그어 버리고 다시 쓴 문구들, 여러 다양한 색깔들의 글씨, 여러 사진들, 안 들리는 글자를 지워버리고 빈 여백으로 놓아버리는 효과 등등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아이는 아버지의 열쇠가 무엇의 열쇠인지 찾기 위해 유일한 단서인 "블랙"이란 이름을 가지고 무려 8개월이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헤맨다.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들이 가지치기 하듯이 또 다시 연결되고 모두가 안고 있는 외로움과 소통하지 못하는 서러움 등이 지면을 통해 독자에게 전해진다.  끝없는 미로 속을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이 들때 쯤, 사건의 실마리는 풀리고 얽혔던 관계들도 제 자리를 찾아간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마지막 씬이었는데, 시간을 돌려 과거로 만들어 가는 아이의 결정적인 한 마디, "우리는 무사할 것이다"에서 왈칵, 뜨거운 게 솟구친다.  이어서 빌딩에서 떨어지는 사람의 사진을 거꾸로 돌리는 느낌의 연속 사진들...

달라지지 않는다.  바뀌어 지지도 않는다.  이미 죽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상처는 치유되어야 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서로의 삶을 긍정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생을 이어간다.  그 까닭을, 그 과정을, 작품은 엄청나게 시끄러운 방법으로,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시도로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너무 아프고, 너무 서럽지만, 그 이상으로 아름답고 감동적인 방법으로...

원래 소설을 두 번 읽는 편이 아닌데, 이 책은 좀 더 지나서 다시 읽어보고 싶다.  오래오래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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