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그러니까 고등학교까지는 TV에서 해주는 만화영화를 엄청 즐겨 보았다.
그리고 그 만화영화의 주제곡을 부르는 것은 나의 기쁨이었다.
만화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노래만 기억에 남는 곡도 있었다. 로봇 만화였던 "고바리안"이 대표적인 예.
가장 즐겨불렀던 노래 중에는 "개구쟁이 죠디"라고 있었다.
가사는 이렇다.
푸르른 숲속엔 산새들이 노래하고
아기사슴 플래그는 장단맞춰 춤을 추네
노을진 들녘엔 사랑의 빛 곱게 물들고
외로운 소년의 가슴에는 친구 생각뿐이라네
빙글빙글 돌아라 물레방아야 빙글빙글 돌아라
아기사슴 친구 되어 웃으며 살아가리
저 멀리 통나무집 하얀 연기 피어나고
친구 떠난 농장에는 달빛만이 가득하네
엄마 잃은 아기사슴 보금자리 찾아헤메고
고독한 소년의 눈시울엔 그리움이 솟아나네
빙글빙글 돌아라 물레방아야 빙글빙글 돌아라
아기사슴 친구 되어 웃으며 살아가리
아기 사슴이 나왔던, 맑고도 예쁜, 그리고 슬픈 내용이었는데, 노래가 참 좋았다.
중3때, 체육수업이 끝나갈 무렵 선생님이 잠깐 휴식 시간을 주셨다. 자, 누구 노래 해봐라~!
했는데, 어떤 아가 내 이름을 불렀다.(왜 그랬을까?) 아무튼, 그럴 때에는 그냥 몰아주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박수를 받으며 앞으로 나갔고, 나는 자랑스레 저 노래를 불렀다.
2절까지 있는데, 1절까지 부르고 나니 너무 우렁찬 박수가 나오는 것이다. 마치 그만 들어오라는 듯이...;;;;
그때 당시 나는 애들이 만화영화 주제곡의 매력을 모르는 탓이야...라고 생각했는데, 고1때 체육시간(왜 계속 체육시간일까...;;;;) 에도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데, 그때는 언니 덕에 알게 된 "옛 시인의 노래"를 불렀다.
가사는 이렇다.
마른 나무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 하나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우리들의 사이엔 아무 것도 남은 게 없어요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 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에 사랑얘기를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 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에 사랑얘기를
그 옛날의 사랑얘기를---
땀 흘리고 난 다음에 듣기에는 너무 지루한 곡이었던 것을 인정한다.
애들이 잘 모를 노래였음도 분명하다.
그래도 그렇지... 1절도 채 못 부르고 들어오게 하는 것은 뭐람?
선생님 왈, "웬만하면 애들 좋아할 가요 하나 익혀둬라."
치잇... 너무들 하셩...ㅡ.ㅡ;;;;
생각해 보면, 내 인생 중 가장 화려했던 노래는 초딩 4학년 때 소풍 가서 반 대표로 나가 무려 '댄스'와 함께 불렀던 이상은의 "담다디"였던 듯 싶다.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내 뒤에 이어서 노래 부르기로 한 남학생이 나를 엄청 노려보는 장면이 포착되었는데, 알고 보니 녀석이 고른 곡도 "담다디"였기 때문에 선수친 내가 미웠던 것... (딱 걸렸어!)
뭐, 그랬지만, 그 후 쭈욱 댄스와는 인연이 없는 몸이었다. 갑자기 노래 메들리가 나온 것은, 우연히 들어간 사이트에서 "엄마 찾아 삼만리" 만화영화 주제곡을 들었는데, 소름이 끼치더라는 거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서.... 그래서 만화영화 주제곡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얘기가 샜다. 쿨럭쿨럭....ㆀ
아무튼 결론은, 노래 잘하는 사람이 젤루 좋다는 것...^^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는 노래방에 가서 2절까지 부르고 오자! (1절만 부르면 저작권이 돌아가질 않는단다.)
왜 매번 결론이 이상하게 나오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