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나라 자장가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59
다이앤 딜론.레오 딜론 그림, 낸시 화이트 칼스트롬 글, 이상희 옮김 / 보림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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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화요일은 동화책 읽는 날이 되어버렸다.  오늘은 하루에 동화책만 13권을 읽었다.  이렇게 몰아서 읽다니, 마치 벼락치기를 한 것 같아 조금 뜨끔하다.

그 중에서 세 권이 같은 사람이 번역한 책이었다.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인데, 다른 책들은 번역의 훌륭함을 몸소 느낄 만큼 섬세한 인간이 아닌 나도, 이 책은 읽으면서 그 시적인 운율과 노래하듯 미끄러지는 감각적인 언어에 감동을 느꼈다.

제목을 신중하게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은 정말 '자장가'였다.  저자가 알래스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인데 정말 '북쪽나라 자장가'였던 셈이다. ^^

그림이 인상적인데 대단히 이국적인 느낌이었다.  그 중에서도 동양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인도나 이집트... 메소포타미아...풍의 느낌이랄까.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내겐 그랬다. ^^

색종이를 오려 붙인 듯한 느낌의 배경과, 종이를 파서 물감에 찍어낸 느낌을 주는 옷자락 등 독특한 시도를 많이 하였다.

내 상상으로 자장가는 보다 따스하고 정겹고 아기자기한 맛이 떠오르는데, 이 책의 분위기는 보다 신비롭고 기이하며 극적이다.  그러니까 이 책의 자장가를 듣게 된다면 구름나라 꿈나라가 아니라 모험이 가득한 역동적인 꿈나라 여행을 다녀올 듯하다.  언뜻 표지를 보아도 파스텔 칼라는 아니지 않은가. ^^

다양성과 상상력이 반짝반짝 빛나는 자장가였다.  어떤 노래일지 들을 수 있다면 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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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그러니까 고등학교까지는 TV에서 해주는 만화영화를 엄청 즐겨 보았다.

그리고 그 만화영화의 주제곡을 부르는 것은 나의 기쁨이었다.

만화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노래만 기억에 남는 곡도 있었다. 로봇 만화였던 "고바리안"이 대표적인 예.

가장 즐겨불렀던 노래 중에는 "개구쟁이 죠디"라고 있었다.

가사는 이렇다.

푸르른 숲속엔 산새들이 노래하고
아기사슴 플래그는 장단맞춰 춤을 추네
노을진 들녘엔 사랑의 빛 곱게 물들고
외로운 소년의 가슴에는 친구 생각뿐이라네
빙글빙글 돌아라 물레방아야  빙글빙글 돌아라
아기사슴 친구 되어 웃으며 살아가리


저 멀리 통나무집 하얀 연기 피어나고
친구 떠난 농장에는 달빛만이 가득하네
엄마 잃은 아기사슴 보금자리 찾아헤메고
고독한 소년의 눈시울엔 그리움이 솟아나네

빙글빙글 돌아라 물레방아야  빙글빙글 돌아라
아기사슴 친구 되어 웃으며 살아가리

아기 사슴이 나왔던, 맑고도 예쁜, 그리고 슬픈 내용이었는데, 노래가 참 좋았다.

중3때, 체육수업이 끝나갈 무렵 선생님이 잠깐 휴식 시간을 주셨다.  자, 누구 노래 해봐라~!

했는데, 어떤 아가 내 이름을 불렀다.(왜 그랬을까?) 아무튼, 그럴 때에는 그냥 몰아주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박수를 받으며 앞으로 나갔고, 나는 자랑스레 저 노래를 불렀다.

2절까지 있는데, 1절까지 부르고 나니 너무 우렁찬 박수가 나오는 것이다. 마치 그만 들어오라는 듯이...;;;;

그때 당시 나는 애들이 만화영화 주제곡의 매력을 모르는 탓이야...라고 생각했는데, 고1때 체육시간(왜 계속 체육시간일까...;;;;) 에도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데, 그때는 언니 덕에 알게 된 "옛 시인의 노래"를 불렀다.

가사는 이렇다.

마른 나무가지에서 떨어지는 작은 잎새 하나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우리들의 사이엔 아무 것도 남은 게 없어요
그대가 나무라해도 내가 내가 잎새라 해도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 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에 사랑얘기를

좋은 날엔 시인의 눈빛 되어 시인의 가슴이 되어
아름다운 사연들을 태우고 또 태우고 태웠었네
뚜루루루 귓전에 맴도는 낮은 휘파람 소리
시인은 시인은 노래 부른다 그 옛날에 사랑얘기를
그 옛날의 사랑얘기를---

땀 흘리고 난 다음에 듣기에는 너무 지루한 곡이었던 것을 인정한다.

애들이 잘 모를 노래였음도 분명하다. 

그래도 그렇지... 1절도 채 못 부르고 들어오게 하는 것은 뭐람?

선생님 왈, "웬만하면 애들 좋아할 가요 하나 익혀둬라."

치잇... 너무들 하셩...ㅡ.ㅡ;;;;

생각해 보면, 내 인생 중 가장 화려했던 노래는 초딩 4학년 때 소풍 가서 반 대표로 나가 무려 '댄스'와 함께 불렀던 이상은의 "담다디"였던 듯 싶다.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내 뒤에 이어서 노래 부르기로 한 남학생이 나를 엄청 노려보는 장면이 포착되었는데, 알고 보니 녀석이 고른 곡도 "담다디"였기 때문에 선수친 내가 미웠던 것... (딱 걸렸어!)

뭐, 그랬지만, 그 후 쭈욱 댄스와는 인연이 없는 몸이었다.  갑자기 노래 메들리가 나온 것은, 우연히 들어간 사이트에서 "엄마 찾아 삼만리" 만화영화 주제곡을 들었는데, 소름이 끼치더라는 거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서.... 그래서 만화영화 주제곡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얘기가 샜다.  쿨럭쿨럭....ㆀ

아무튼 결론은, 노래 잘하는 사람이 젤루 좋다는 것...^^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는 노래방에 가서 2절까지 부르고 오자! (1절만 부르면 저작권이 돌아가질 않는단다.)

왜 매번 결론이 이상하게 나오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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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7-01-3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숲과 아기사슴, 통나무 집, 노을질 들녘 꼭 동화에 나오는 한폭의 그림 같네요.

마노아 2007-01-3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그림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요. 키우다시피 한 사슴을 직접 죽여야 했을 때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작품에선 대단히 은유적으로 묘사해 주었어요.6^^
속삭이신 님~! 저도 얼마 전에 라디오에서 듣고 알았어요^^
 
구리와 구라의 대청소 내 친구는 그림책
나카가와 리에코 지음, 야마와키 유리코 그림, 고광미 옮김 / 한림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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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쌓인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 스스로 걸레가 되자고 결심한 구리와 구라.

그들은 헌 옷을 온 몸에 두르고 슬라이딩을 해가며 집안을 싹싹 치운다.  팔을 휘둘러 먼지를 털어내고 신나게 즐기며 대청소를 감행한다.

이웃 친구들이 그 광경을 보고는 귀신이 나타났다고 생각해 소동까지 벌어지나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집은 반짝반짝 빛이 날 정도로 깨끗해져 있었다.

실제로는 이렇게 청소해서는 절대로 집이 깨끗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먼지만 풀풀 날리고, 청소에 사용한 옷들은 그저 거대한 '걸레'로만 남거나 쓰레기가 될 뿐이다.  그러니 생산적이지 않은 청소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접근을 달리하면 이건 즐거운 놀이이자 축제도 될 수 있다.  아이들은 엄마를 도와 뭔가 좀 해보려고 해도 거추장스럽게 되거나 사고를 치기도 한다.  그 마음을 헤아려 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야단을 치거나 하면 얼마나 역효과가 날 것인가.  비록 청소가 깨끗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혹은 더 어질러지게 되어 일만 늘어난다 할지라도, 청소 자체를 즐거운 놀이로 바꿀 수 있다면 그야말로 생산적인 수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구리와 구라의 이름이 발음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깔끔한 그림이 청소한 것처럼 뽀득뽀득 소리가 날만큼 정겹다. 

아이들 책은 가로로 긴 싸이즈가 많던데, 애들 책장은 좀 깊어야 되지 않을까... 라고 잠시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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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2-08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 되셨네요. 축하드려요.ㅎㅎ

마노아 2007-02-08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늘사초님, 감사해요^^;;;

치유 2007-02-08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축하드려요..

마노아 2007-02-0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감사해요^^;;;

프레이야 2007-02-09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리구라, 얘들 나오는 그림책 모두 재미 나지요.
당선 축하드려요^^

마노아 2007-02-09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리즈 더 찾아 읽어야겠어요. 배혜경님 감사해요^^

이매지 2007-02-10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쬐금 늦었지만 축하드려요^^

마노아 2007-02-1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감사해요^^;;;;

뽀송이 2007-02-12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쿠^^;;
뒷북치는 추카^^;;
제 추카를 받아주시와요~~~~~~^___*
마노아님^^ 부러워용~~^^*

마노아 2007-02-12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송이님 감사해요^^;;;;
 
어처구니 이야기 - 2005년 제11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28
박연철 글.그림 / 비룡소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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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당시 눈독 들였던 책인데 이제사 보게 되었다.  역시나 날 실망시키지 않는 비룡소였고, 참 좋을 거란 내 예상도 그대로 들어맞아 더불어 기분이 좋다. ^^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들과 요새 호평을 받는 동화책들을 비교해 보면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원래 난 만화책을 볼 때도 그림이 이쁘면 좋은 거지만, 안 이뻐도 글이 훌륭하면 작품의 매력에 감점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 요새는 딱히 글이 매력적이지 않더라도, 그림이 너무 좋으면 그 책이 갖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림의 비중이 글의 비중과 비등해진 것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예쁜' 그림을 선호했는데, 요새 좋은 그림들은 꼭 예뻐서가 아니라 '매력'적이고, 또 '개성'이 듬뿍 담긴 책이 좋더라는 것이다.  이 책이 그런 경우인데, 귀엽거나 깜찍하거나 한 그림이 아니라 정말 '어처구니 없다'고 여길 만큼 우스꽝스럽고 기괴한 그림들이다. ^^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상징성은 둘째 치더라도 너무 재밌다.  폭소가 지어질 만큼!

말썽꾸러기 어처구니들이 하늘 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서 '손'을 잡아들이라는 명령을 받지만, 사소한 실수 끝에 손을 놓치고 만다.  그래서 궁궐 처마 끝에 앉아서 손이 틈타지 않게 지키는 명령을 받는다.

입체감이 아주 돋보이는 그림들에, 우리에겐 생소한 단어들이지만 자꾸 읽다 보면 더 정겹게 느껴질 어처구니들과 그들 이름의 유래를 배우는 재미가 있고, 작가의 상상력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작품에는 그림의 매력이 너무 커서 글과의 비중을 비등하다 볼 정도가 아니라 80% 정도로 압도한다고 봐야할 듯.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지 직접 읽어보시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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