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 그늘에 가린 빛나는 천재, 테슬라 [제 557 호/2007-01-31]
미국의 주간지 ‘라이프 매거진’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의 한 사람으로 니콜라 테슬라(Nikola Tesla)를 꼽았다. 이보다 앞서 2005년 말 크로아티아는 테슬라 탄생 150주년을 맞아 2006년을 ‘니콜라 테슬라의 해’로 정했고, 세르비아는 2006년 3월 베오그라드 국제공항이름을 ‘테슬라 공항’으로 바꿨다.

테슬라를 두고 미국, 크로아티아, 세르비아가 서로 자기 나라의 발명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856년 크로아티아에서 태어난 세르비아인으로 젊은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간 테슬라의 특이한 이력 때문이다. 과학자 테슬라, 그가 어떤 사람이기에 세계가 이렇게 새롭게 주목을 하는 것일까?

테슬라는 현대 전기문명을 완성한 천재 과학자다. 현대 전기 문명의 근간이 되는 교류를 발명했으며, 수많은 전기 실험으로 ‘거의 모든 현대기술의 원조’라는 칭호를 갖고 있다. 시대를 앞선 과학적 통찰력과 독특한 삶 덕분에 많은 문학과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의 업적을 대표하는 교류발전기와 송·배전 시스템은 웨스팅하우스사(社)에서 일하면서 만들어냈다. 교류는 전기가 흐르는 방향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전기다. 직류에 비해 적은 손실로 전류를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현대 전기 문명을 일으킨 원천기술이다. 이 발명은 1895년 웨스팅하우스사가 나이아가라 폭포에 교류발전기를 사용한 수력발전소를 만들면서 빛을 보게 된다. 지금 보고 있는 컴퓨터, 인터넷은 등 수많은 전기문명이 테슬라의 교류 전기시스템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1891년에는 유명한 테슬라코일(Tesla Coil)을 제작했다. 테슬라코일은 간단한 장치로 수십만 볼트의 전압을 만들어내는 장치다. 당시 60Hz에 불과했던 가정용 전기를 수천Hz의 고주파로 바꾸며 엄청난 고전압을 발생시킨 것이다. 이를 사용해 테슬라는 최초의 형광등과 네온등도 만들었다.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테슬라코일은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심지어 테슬라코일을 이용하면 물체에 자기장을 걸어 순간이동 시킬 수 있다는 황당한 이론까지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말 개봉한 ‘프레스티지’(Prestige) 영화를 보면 마술사 로버트가 순간이동마술을 펼치기 위해 테슬라를 찾아가 테슬라코일을 얻는 장면이 나온다. 테슬라코일의 유명세와 신비주의를 따르는 추종자 덕분에 테슬라는 ‘몽상가’ ‘미친 과학자’ ‘마술가’ 등의 호칭도 갖고 있다.

또 테슬라는 한 발 앞선 발명가로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을 알려 줬다. 그가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후대 과학자들이 테슬라의 이론으로 만들어낸 기기들은 무궁무진하다. 그는 테슬라코일을 이용한 실험 도중 라디오 신호를 같은 진동수로 공명시키면 송수신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원리는 현재 라디오나 TV 등에 응용돼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무선조종장치를 연구하던 테슬라는 현대 로봇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제 1차 세계대전 무렵 잠수함을 탐지하는 아이디어를 냈는데 2차 대전에서 레이더로 실용화됐다. 지금도 수많은 과학자들은 그의 발명노트를 열심히 들여다보며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하고 있다.

테슬라의 발명을 헤아리자면 끝이 없다. 그는 전기기계용 전류전환장치, 발전기용 조절기, 무선통신기술, 고주파기술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전기시스템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그리고 전자현미경, 수력발전소, 형광등, 라디오, 무선조종보트, 자동차 속도계, 최초의 X선 사진, 레이더 등도 그의 작품이다.

많은 발명품을 만들고 현대 과학기술을 예견하고 아이디어를 준 테슬라는 그의 업적만큼 살았을 때 인정받지 못했다. 특히 라이벌이었던 에디슨 때문에 그의 업적은 많이 가려졌다. 1882년 테슬라가 에디슨 연구소에 들어가 발전기와 전동기를 연구할 때부터 에디슨은 천재적인 테슬라의 재능을 질투에 불타는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애초 에디슨은 테슬라에게 전기를 싼값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하면 거액을 안겨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테슬라는 에디슨의 직류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교류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에디슨은 테슬라에게 돈을 주기로 한 약속을 어겼고, 테슬라는 에디슨에게 사표를 던진다.

직류방식을 고집한 에디슨은 테슬라의 교류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고압 교류로 동물을 죽이는 공개 실험을 하고, 교류 전기의자로 사형집행을 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는 교류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자신의 특허권을 포기하기도 했다. 1915년 뉴욕타임즈에 테슬라와 에디슨이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기사가 났지만 결국 둘 다 노벨상을 받지 못했는데, 테슬라가 에디슨과 함께 상 받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기이한 삶처럼 그의 성격도 특이했다. 식사 전 광택이 나도록 스푼을 닦아야 하는 결벽증이 있었고, 손수건은 하얀 비단으로 된 것만 썼다. 호텔방의 호실은 3의 배수여야만 했고, 비둘기에 집착해 말년 그의 호텔방에는 비둘기 새장이 가득했다고 한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발명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테슬라는 1943년 뉴욕의 한 호텔에서 쓸쓸히 숨을 거뒀다.

그러나 세상은 시대를 앞서갔던 테슬라를 잊지 않았다. 1961년 국제순수 및 응용물리학 연맹(IUPAP)의 표준단위 및 그 정의에 관한 위원회는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테슬라의 이름을 딴 T(Tesla)주1)를 쓰기로 했다. 전기를 이용한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었던 테슬라의 이름에 걸맞는 단위라 하겠다. 이를 통해 테슬라의 이름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살아나게 되길 기대한다. (글 : 남연정 과학전문 기자)


주1) 1T : 1㎡ 당 1Wb의 자기력선속밀도를 가리키는 단위. 자기장에 수직인 단위면적당 자기력선속으로 자기유도 된 정도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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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1-31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디슨에 관한 저런 일화는 종종 들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위인의 범주에서 약간 다를 지도 모르겠다...;;;;
 

내가 눈독들인 그 서재를 기프트샵으로 가보니 "판매중지"가 되어 있다.

그런데 웃긴 것은 내가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곳에 가서 주문을 해보면 주문이 된다.(결제는 안 했다.)

판매가 중지됐다는 건지, 아직 괜찮다는 건지, 뭐가 어떻다는 거지?

판매중지라는 글자를 보니 구매하기가 무서워졌다.

재고가 없다던지, 아니면 제품에 문제가 있다던지 할 것 같아서 말이다.

다시 기프트샵을 뒤져 보니, 몇 달 전에 눈독 들였던 그 제품이 그새 3,000원 할인되었다.

프하하핫, 32,000원이었는데, 쿠폰주기 싫어서 설마 다운을? 그래도 1.500원 내가 이득이지만.

판매중지되었다고 짐작되는 그 제품은  MDF라 튼튼하지 않을 테니, 역시 원목으로 구입해야겠다.

근데 나를 실망시킨 사실 하나.

이번에 책 주문하면서 마일리지를 적립금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여겼는데, 580원이 부족하다.

치잇, 다른 것 주문하고 마일리지를 기다려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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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1-31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핫, 저거 사면 나한테 오는 멤버쉽 마일리지가 딱 580원이다. 운명인가 봐...;;;;

물만두 2007-01-31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씩씩하니 2007-01-31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아이구 제가 580원을,,넘겨드릴 수 있으면 좋은데...고런 제도는 없지요??ㅎㅎ

마노아 2007-01-3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혼자 생쇼를 한 것 같아요. 하루 만에 말이죠...;;;;
씩씩하니님, 감사해요^^ 님의 마음은 580에 공 셋 더 붙인 것 이상이에요^^
 












선들이 경사져 보이죠?  사실은 똑바른 점선들입니다.


가로안의 선의 길이가 차이나 보이죠?
사실 분명히 길이가 같은 선입니다.


휘어져 보이는 보라색 선은 사실은 직선


사각형들 사이사이 흰선위에  회색점이 보이는 듯 하죠?










물개냐 말이냐?



3명입니다.
 


천사의 그림과 악마의 그림이 한곳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의 의자가 이상하죠?





벽과 바닥에 그려넣은 계단.



코(점 두개)를 뚫어져라 30초만 바라보다가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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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1-31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번째 그림이 예수님인 것은 알겠는데, 마지막 그림은 어쩐지 무서운 게 나올까 봐 못해봤다. 혹시 해보신 분 알려주셔요... 궁금...;;;;

깍두기 2007-01-31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하얀 얼굴인데요. 유령같아 보이는......

짱꿀라 2007-01-31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그림이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네요.

마노아 2007-01-3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유령이었군요! 새벽에 보지 않은 게 다행이에요. 보았으면 잠 못 잤을 거예요ㅠ.ㅠ
산타님, 저거 그린 사람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밤을 켜는 아이 국민서관 그림동화 55
레이 브래드베리 글, 리오 딜론.다이앤 딜론 그림 / 국민서관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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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어둠을 무서워하는 아이가 있다.  엄마와 아빠는 밤이 되면 온 집안의 불을 다 끄는데, 아이는 그것이 두렵다.  마을에서 아이의 방만 환하게 불을 밝혀둔다.

그림이 몹시 독특한데, 360도 회전하면서 그림을 살펴볼 수 있는 각도로 그려냈다.  한 화면에 다각도의 아이가 다 존재한다.  집안의 구조도 책을 옆으로, 거꾸로 뒤집어 보아야 제대로 파악이 가능하게 그려놓았는데, 이건 마치 착시 효과를 이용해서 올라가는 계단이 내려가는 계단으로 보이는 그림처럼 생겼다.  원하는 그림을 못 찾겠는데 대략 이런 느낌?



암튼, 거기에 모래를 뿌린 듯한 그림이어서 질감이 느껴지는 기분이다.

무서워 하는 아이에게 어느날 '어둠' 이 찾아온다.  까만 옷을 입고 까만 머리카락을 가졌지만 얼굴을 하얀 소녀가 아이에게 밤과 친구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

불이 모두 켜 있을 때에는 귀뚜라미, 개구리의 소리를 새겨 들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불이 꺼지면 어떻게 될까?  그 소리들이 모두 살아온다.  전등 스위치는 집의 불을 꺼서 어둠을 불러온은 것 같지만, 반대로 밤을 켜서 귀뚜라미와 개구리 울음 등을 친구로 불러온다.  뿐인가, 별도 달도 모두 켤 수 있는 것이다.

아이는 이제 밤이 무섭지 않다.  어둠도 두렵지 않다.  밤을 켤 수 있다는 멋진 진리를 알아차렸으니까.

생각의 발상이 얼마나 멋진 효과를 주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었다.  두려움에 떨던 아이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내 기분도 좋아진다.  멋진 제목에 가산점을 주고 싶은 그런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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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로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 베틀북 그림책 67
바버러 쿠니 그림, 글로리아 휴스턴 글, 이상희 옮김 / 베틀북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서재님들의 리뷰를 읽다가 마음이 동하면 언제나 책을 바로 보관함에 담아두어서, 사실 어느 분 서재에서 이 책을 눈여겨 보았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크리스마스기 지난 지 한달이 더 되었지만, 지금이라도 읽지 않으면 일년 가까이 지나서야 읽을 것 같아서 골라 보았다.

애팔래치아 산맥의 설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크리스마스 씨즌을 앞두고 있다.

그 마을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돌아가면서 세웠고, 최고의 나무를 세우는 것을 명예로 여긴다.  아버지는 딸의 리본을 나무 꼭대기에 달아서 크리스마스에 쓸 나무로 미리 찜을 해 두는데...

아버지는 전쟁터에 나가시고, 크리스마스가 목전에 다다랐는데도 돌아오시지를 않는다.  마을 목사님은 다른 분에게 순서를 돌리는 게 어떻겠냐고 하지만, 어머니는 단호하게 거절한다.  아이 아버지는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고, 반든시 지킬 거라고.

그날 밤, 엄마와 딸은 산 꼭대기로 가서 나무를 도끼로 찍고 톱으로 베어 싣고 온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행사에 아이가 입을 천사 옷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수선한다.  더불어 아이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 인형까지.

무사히 트리가 도착했기 때문에 마을의 전통도 지켜지고 아이의 연극도 성황리에 마쳐지고 생각지도 못한 선물까지 도착하는데...

혹시라도 해피엔딩이 아닐까? 좀 걱정이 되긴 했는데, 다행히 이야기는 아름답게 잘 마쳐진다.  엄마와 함께 힘들게 베어 온 나무가 너무 굵기가 얇아서 현실감이 좀 떨어지고, 엄마가 하룻밤만에 옷을 수선하는 장면도 살짝 옥의 티로 느껴지지만...;;;;

어쨌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내용이 아닌가.  그래서일까?  난 좀 재미 없게 읽혔다^^;;;

별 셋? 이렇게 생각하다가, 그래도 아름다운 이야기인데... 하며 별 하나를 더 추가한다.  크리스마스 때가 아니어서일까?  내가 어리지 않아서일까? 순수함을 몰라서일까?  음... 모르겠다... 취향이 아닌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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