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의 물방울 10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래도 지난 이야기보다 훨씬 재밌게 본 신의 물방울이었다.
제3의 사도에 대한 아버지의 단서가 공개되었고, 두 사람의 도전자는 나름의 방법을 동원해서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여전히 잇세는 뭔가 비열해 보이는 인상을 하고 있고, 대륙에서 대려온 아가씨는 상큼 발랄 인상이지만, 뜬금 없이 등장하여 설득력은 엄청 없다.
미야비는 열심히 공부하지만 언제나 주인공에게 한발자국씩 뒤쳐졌고, 주인공에겐 기다렸다는 듯이 도움을 줄 사람들이 우연을 가장하여 만나진다.
이번 이야기에서 내가 관심을 갖고 본 것은 그림이었다. 워낙에 그림은 작가가 따로 있는 이상 전문적인 냄새가 났는데(비록 코믹씬은 영 아니지만.) 이번에도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여배우를 향해 등장했을 때의 장면은 연출도 일품이어서 꽤 감탄도 했더랬다.

주인공은 인생을 바꿀 만한 '감동을 주는 와인'을 만나기 위해서 애를 썼는데, 정말 인생을 바꿨다고까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림을 통해서는 주인공의 표정 변화를 통해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다. 뭔가 꿈꾸는 듯한,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그런 느낌을 전해받았다.

이번 이야기에선 건축가도 나왔는데, 그가 짓고 있는 집의 오래된 느낌이 지면을 통해서 질감이 만져질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고, 이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건물 바깥에서 들여다보고 있는 장면도 이야기가 살아 숨쉴 것 같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그러니까 대체로 이야기보다는 그림 쪽에 더 점수를 주고 싶은 10권이었다.

이제 제 3의 사도를 찾고 있는데 10권을 넘겼으니, 이 작품도 꽤나 오래오래 연재되고 또 출간될 것을 각오해야겠다. 길어지는 것이 반가울 만큼의 감동을 내게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아무튼... 아직까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끝까지 보는 것도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