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13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1년 10월
평점 :
아주아주 까탈스러운 입맛을 가진 여동생 롤라. 엄마, 아빠께서 여동생에게 밥을 차려주라고 하면 아주아주 난감하다.
롤라는 당근을 먹지 않는다. 토끼나 먹는 거라나. 콩도 먹지 않는다. 온통 초록색투성이라서 싫단다. 감자도 싫고 버섯도 싫고, 스파게티와 달걀, 소시지도 물론 먹지 않는다. 꽃양배추랑 양배추랑(어떻게 다르지?) 콩요리하고 바나나, 오렌지도 물론 싫고, 사과하고 밥하고 치즈하고 생선 튀김도 싫단다. 결정적으로 토마토는 절대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오빠는 꾀를 내어본다. 롤라가 싫다고 한 음식들은 집에 한 개도 없다고 뻥을 친 것.
롤라는 뾰족한 얼굴로 식탁 위를 노려본다. "여기 왜 당근이 있지?"
오빠는 천연덕스럽게 대꾸한다. 그건 당근이 아니라 목성에서 나는 '오렌지뽕가지뽕'이라고...
오빠의 연기에 롤라는 넘어간다. 한 입 베어먹더니 제법 맛이 괜찮은지 얌냠 잘도 먹는다.
콩 역시 그냥 콩이 아니다. 초록 나라에서 나는 초록방울로 변신한 콩. 호기심과 질투가 동해서 롤라는 콩도 먹어본다. 이것 제법 괜찮네...
이제 감자는 백두산 제일 높은 봉우리에 걸려 있던 '구름보푸라기'로 둔갑한다.(원작에서는 어떤 산이었을까나?)
생선튀김은 인어들이 즐겨 먹는 '바다얌냠이'가 되고 롤라는 더 없냐고 보채기까지 한다.
그리고,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식탁 끝의 빠알간 것... 바로 토마토를 롤라가 먹겠다고 한 것이다.
놀라는 오빠에게 롤라의 한마디가 압권이었다. "그럼 물론이지. 달치익쏴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혹시 이걸 토마토로 안 건 아니겠지? 그치, 오빠?"
대체 달치익쏴아가 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롤라는 이제 토마토도 먹을 수 있게 된 것. 아이의 언어로 멋지게 설득을 해 준 오빠의 재치가 번뜩였고, 그 오빠를 한수 넘어 고집을 꺾은 롤라도 참으로 예쁘다.
개성넘치는 그림에 실사를 잘 합성했는데 '구름빵'의 입체 그림이 떠오른다.(분위기는 많이 다르지만)
로렌 차일드 작품을 전에 읽은 적이 있는 지 모르겠는데 무척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이 책을 계기로 더 많이 찾아보게 될 듯 싶다. 조카 집에 놀러갔다가 눈에 띄어서 집어온 책. 나의 멋진 선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