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 Blind Mice (Paperback) - 1993 Caldecott 느리게 읽기 2022년 4학기
에드 영 지음 / Penguin U.K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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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르는 영어동화책마다 만족도가 너무 높아서, 내가 이렇게 좋은 책을 고르는 눈을 가졌다니... 하며 어깨 으쓱해볼까 생각을 잠시 했지만, 결국 도서관에 엄선되어 갖춰놓은 책을 빌린 것이기 때문에 나의 공은 아님을 인정해야겠다. ^^

일곱 마리의 눈먼 생쥐의 활약(?)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그림이 몹시 단순해서 무척 어린 아가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책 안에 녹아있는 메시지가 어른들까지도 통용될 수 있는 것이어서 나이는 역시 상관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어느 날 연못가에서 일곱 마리의 생쥐는 옥신각신하게 된다.  무언가를 발견했지만 그게 뭔지 알지를 못하겠는 거다.

월요일에, 빨간 생쥐가 처음으로 나서 보았다.  빨간 쥐의 눈에는 그것이 거대한 기둥으로 보였다.  누구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화요일, 이번엔 초록 생쥐가 도전해 보았다.  그는 뱀이라고 단정했다.

노랑색 생쥐가 아니라고, 수요일에 외쳤다.

그것은 날카로운 창이라고 그는 힘주어 얘기했다.

네번째 도전자는 목요일의 보라색 생쥐다.   그는 거대한 절벽이라고 평가했다.

오렌지색 생쥐는 금요일에 나섰고, 그것은 부채라고 대답했다.

여섯번째는 파랑 생쥐의 차례.  그것은 단지 밧줄일 뿐이라고, 별거 아니라는 듯 대답했다.

그러나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다.  생쥐들은 급기야 다투기 시작했다.

일요일이 되자!.  드디어 하얀 생쥐가 나섰다.  일곱번째 주자인 그는 그들을 놀래켰던 무언가를 샅샅이 살피기 시작했다.  구석에서 구석으로, 꼭대기에서 바닥까지.

그리고 탄성을 질렀다.  "그건 기둥으로 보이기도 하고 유연한 뱀같기도 하고 넓은 절벽같기도 하고 날카로운 창같기도 하며 부드러운 바람 같기도 하며 실처럼 늘어진 밧줄같기도 해.  그건 바로, 코끼리야."

다른 생쥐들도 구석구석 바쁘게 탐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깨닫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저 재밌는 하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전체를 관철해서 보는 지혜도 같이 알려준다.

각각의 생쥐들은 모두 자기가 본 것만 가지고 상대를 단정했다.  빨강 생쥐가 보고 있는 사물은 빨강색으로 칠해져 있고, 노랑생쥐가 보고 있는 것은 온통 노랑색이다.  색안경을 끼고 접근한 것.

현명한 흰색쥐만이 통찰력을 갖고 전체를 모두 둘러보았다.  눈먼 쥐들의 깨달음은 우리가 자주 겪는 실수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나저나, 일곱마리의 쥐가 왔다갔다 탐색하는 것이 코끼리는 전혀 귀찮지 않았을까? 너무 가벼워서 인식을 못했을까.  쫓아내자니 귀찮았을까.  아님 눈먼 쥐들의 숨바꼭질(?)이 귀여웠을까.  암튼 그 코끼리 참 착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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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4-24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는 한글판으로 있는데요 수라 좋아라 하는 책이랍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이 전하는 바까지 다 헤아리고 있을까요?

비로그인 2007-04-24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탁)
정말, 멋진 결말입니다. ^ㅡ^
예전에, 코끼리와 결혼한 개미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데. ...
"코끼리가 실수로 개미를 깔고 누워서 죽었다면, 범죄에 해당되나요?" 라고 물었더니
"과실치사이냐~ 의도적인 살인이냐~에 따라 다르겠지. 코끼리 바람난거 아냐?" 라고
대답하는 상대를 보면서, '나보다 더한 놈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웃음)

비로그인 2007-04-24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선택한 건 님의 혜안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리뷰 잘 봤어요.

마노아 2007-04-24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한글판 구입하려고 보관함에 넣어뒀어요. 아이들이 자라면서 차차 알아갈 테죠? 반복해서 읽는 아이들이니 오래오래 기억할 거예요^^
엘신님, 멋진 결말이라는 것은 리뷰의 결말을 얘기하는 건가요? ^^;;;
바람난 코끼리, 웃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참 기발해요6^^ㅎㅎㅎ
승연님 감사해요~ 어깨 으쓱이에요^^

해적오리 2007-04-24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책이에요. ^^

마노아 2007-04-24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을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7-04-24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화의, 그리고 마노아님의 결말 모두 멋집니다. (웃음)

마노아 2007-04-2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홋, 감사합니다. ^^
 

http://www.hani.co.kr/section-021153000/2007/04/0211530002007041906560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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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4-24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기사 보고서, 열악한 환경에서 최고의 음향을 보여주는 공장장을 더 사랑하기로 했어요^^
 
천둥 꼬마 선녀 번개 꼬마 선녀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진태람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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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옷을 입은 선녀들이 구름을 짜고 있다.

두 꼬마 선녀는 이 작업이 아주 따분하다. 발목까지 감기는 치마도 거추장스럽다.

할머니 선녀는 꼬마 선녀에게 간편한 옷과 머리 차림새를 허락해 준다.
더 큰 세상을 구경할 수 있게 배려도 해주었다.

먹구름 때문에 세상 구경을 못한 꼬마 선녀들은 심통이 나버렸다.
아이 심심해...

얼떨결에 사용법을 알아버린 천둥과 번개.
번쩍! 콰르르르릉!!!

무지개 위에서 미끄럼 타는 꼬마 선녀들.
나도 타보고 싶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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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24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가 - 무지개 다리를 미끄럼 타는 것입니다.
어릴 때, 무지개 다리 끝에 도달하고자 뛰고 뛰고 또 뛰었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

마노아 2007-04-2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개 발치에는 꼭 근두운이 있었으면 합니다. 기왕에 세상 구경도 실컷 하게요^^
 
천둥 꼬마 선녀 번개 꼬마 선녀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진태람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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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는데, 내가 읽고 싶다고 리스트에 올려놓은 작품이었다. 어느 착한 분께 선물로 받고 아껴두었다가 오늘 읽었다.  소설가 한강씨가 글을 썼는데 동화책도 이리 잘 쓰는 줄 미처 몰랐다.  워낙 문재가 있었으니 당연한 것이었을까?

자라면서 천둥 소리와 번개 소리에 깜짝 깜짝 놀랄 일이 많지 않았다.  아주 가끔은 있었기도 했지만, 평소에 이들을 무서워한다고 여겨보질 않았다.  그렇지만 기억이 안 나서 그렇지 어릴 때는 천둥 번개 소리에 으앙 하고 울었을 법도 하다.  사실, 그게 아이답다는 생각을 한다. ^^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천둥 번개에 관한 재미난 옛 이야기를 해주듯 진행된다.

하늘 나라 꼬마 선녀 둘이 지루함을 이기지 못해서 말썽을 피운다.  거추장스런 날개옷을 벗어버리고 치렁치렁 땋은 머리도 풀어내고 지상 세계를 향해 모험을 떠나다가 출발하기도 전에 잡혀버린 두 아이.

할머니 선녀님은 두 아이에게 세상 구경을 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는 대신 조건도 거신다.  일감을 한아름 안겨주신 것.

꼬마 선녀 둘은 짧은 치마로 갈아입고 머리도 편하게 질끈 동여메고 열흘 밤낮을 쉬지 않고 구름을 만들었다.  그 결과 지상 세계로 갈 수 있게 된 것.

그런데 먹구름이 끼어서 밑이 보이질 않자 다시 지루함이 도진다.

심심해진 꼬마 선녀들은 할머니 선녀님이 주신 상자를 열어 은색 창을 갖고 놀았다.  그러다가 실수로 은색 창을 떨어뜨렸는데, 세상에!  번쩍 하고 번개가 치더니 세상이 밝아지는 게 아닌가.   혹시나 하고 하늘빛 북과 북채를 두들겨 보니 우르릉 쾅쾅 소리가 울렸다.  두 꼬마 선녀는 출렁이는 먹구름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깔깔깔 웃었다.  이들이 바로 번개 꼬마 선녀, 천둥 꼬마 선녀인 것이다.

흙냄새가 묻어날 것 같은 토속적인 그림체가 정겹고, 흔히 알고 있는 선녀에 대한 고정관념을 굳이 무시하지 않은 채 재미나고 예쁜 이야기를 잘 접목시킨 솜씨가 일품이다.  여름 장마철 천둥 번개라도 칠라치면 두 꼬마 선녀들을 떠올리며 배시시 웃고 말 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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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4-23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얘들아, 장난으로 던진 돌맹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단다." 라고 꼬마 선녀들에게
말하면 - 제가 너무 심술궂은 걸까요? (웃음)
저는 천둥.번개를 좋아합니다. 비가 퍼붓는 날, 천둥번개가 내리칠 때 저는 신나라~
하고 우산들고 뛰어다니거나, 빗물이 집 안으로 다 들어올 정도로 창문을 열어두고
넋을 잃고 하늘의 화려한 쇼를 즐겨 보기도 합니다만.
결코 정신나가서라거나 자살을 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웃음)

마노아 2007-04-2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핫, 결코 아니라고 하시지만 의심 받기 딱 좋습니다^^ 빗소리에 섞여 울리는 번개, 천둥 소리가 묘하게 쾌감을 주기도 해요. 그 움직임에 다치는 사람이 없다면요. 근데 번개랑 천둥 소리 듣기 힘들지 않아요? 일년에 고작 몇 차례? 전 빗소리는 좋아하는데 빗속을 돌아다니는 것은 안 좋아해요^^;;;

비로그인 2007-04-24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흔하지 않습니다만. 장마철에는 기대해 볼만 합니다.
저 역시 비 속을 돌아다니는 것은 옷이 젖고, 우산을 들어야 하는 등 귀찮아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일부러 작정하고 나갈 때는 경우가 달라집니다.
장화를 신고 일부러 웅덩이 물만 골라서 뛰어다니죠. 하얀 우산을 흔들면서 -
번개에 사람이 맞을 확률은 나오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만약, 맞아 죽는다면 - 그게 운명이라서 그런거지. 다른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웃음)

마노아 2007-04-2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 말고는 장화를 신어본 기억이 없어요. 최근의 우리나라 기상상태를 고려한다면 한켤레 장만해야할 듯 싶어요. 그러면 저도 장대 우산 들고 한번쯤 빗속을 활보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번개는... 음... 운명이라도 싫어요ㅡ.ㅡ;;;;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2046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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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4-23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섭고도 대단한 사람들이다.

비로그인 2007-04-23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가 잘못된 것이지 사람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인가.

마노아 2007-04-23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만든, 혹은 방치한 그 사회의 구조적인 잘못에 반성을 하는 거죠. 그렇다고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좋아지진 않네요. 배울 것이 있기는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