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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NANA 17
야자와 아이 지음, 박세라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줄곧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블랙스톤의 나나에게 어떤 일이 생겼고, 그로 인해서 이들이 오래도록 떨어져 지내면서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이야기를 얘기하는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한참 뒤인(하치가 딸을 낳아 그 아이가 자라난 정도의 시간이 흐른) 어느 때이다.
대체 나나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예고만 있을 뿐 뚜렷한 사건은 얘기해주지 않은 채 몇 권이 흘러갔다. 이번 이야기에선 그 정체가 드러날 거라고 여겼는데, 이번에도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ㅠ.ㅠ
작가의 독백 속에 담긴 끈끈한 마음들이 좋고, 점점 더 뚜렷이 드러나는 서로를 향한 마음들도 빛이 나지만, 이야기의 진전도 있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 있다...;;;;
여전히 하치는 너무 생각이 짧고 즉흥적이고, 그래서 일도 많이 벌이지만, 늘 진심으로 움직이고 그 마음 속에 상대를 향한 애정과 관심이 담겨 있기 때문에 결코 미워할 수가 없다. 저 거친 나나조차도 하치를 보는 순간 마음이 녹아지니까. 어쩌면 냉혈한 타쿠미도 그래서 하치를 놓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이번 이야기에서 확인한 것은 레이라의 마음이었는데, 자라고 싶지 않은 신의 마음이 그때문에 더욱 아파보였다. (키크는 게 싫다는 것은 노부 입장에선 열오를 이야기지만.^^;;)
야스는 '관계'보다 그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늘 '관계의 중요성'을 말하곤 했는데, 어쩌면 그 안에는 그 사람보다 '나'를 더 중요시한 이기적인 마음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관계'를 포기하고픈 마음은 없지만,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야스는 참 멋진 사람이다. 내가 얻을 상처, 내가 끌어안을 마음의 짐보다 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이타심과 배려라니... 이 책의 여러 주인공 중 최상의 연인이지 싶다.(그러나 야스는 '확정된' 뚜렷한 연인은 없다. 뮤가 과연 그 주인공일지는 아직 자신이 없다.)
블랙스톤의 새 앨범의 자켓 사진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그대로 앨범 자켓을 만들어 시판을 한다 할지라도 반응이 좋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나나가 영화로도 2편이 만들어졌던 것 같은데 아직 보질 못했다. 잊지 말고 챙겨야지.
작가와 작품에 대한 나의 애정은 변함이 없지만, 다음 이야기는 그들의 진짜 '비밀'을 알고 싶다. 종합검진을 받았다는 작가의 건강에 아무 이상 없기를 간절히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