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클러가 전기 없이 도는 이유는? [제 630 호/2007-07-20]
 

“이번 주말에는 소풍이나 가볼까?”
짠돌 씨가 아이들에게 먼저 소풍을 가자고 제안했다. 주말마다 집에서 쉬지도 못하고 시달리느니 아예 밖으로 나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와~ 아빠. 어디로 가는데? 난 공원이 좋더라.”
“서방신기 콘서트는 어떨까? 요즘 신곡도 나왔다고 하던데.”
옆에서 듣고 있던 초보주부 김 씨가 상황을 정리했다.
“요새 서울광장에서 문화공연 한다던데 거기 가요.”

서울광장에 도착한 짠돌 씨 가족은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엄마, 저 기계는 뭐에요? 물 나오는 거!”
“아~ 저건 잔디밭이나 농장에서 식물들에게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라는 기계란다.”
아이들은 신기한지 그 옆으로 다가가서 놀다가 온 몸에 물을 뒤집어쓰고 돌아왔다.

“아빠. 스프링클러를 보니 전기선이 안보여요. 전에 아빠가 ‘우리 집에 있는 기계들은 다 전기를 엄청나게 처먹는 것들이야’라고 말했잖아요. 전기도 없이 어떻게 움직이지?”
집에서 했던 실험의 결과인가. 호기심이 왕성해진 아이들을 보니 짠돌 씨의 마음이 뿌듯해졌다. 아내는 아이들의 옷을 갈아 입히느라 정신이 없다.

“왜 그럴까? 힌트를 주자면 스프링클러는 전기가 아닌 물로 움직여.”
“어. 그래요? 어떻게 물로 움직이지?”
“좋아. 여기서 실험을 통해 바로 확인할 수 있지. 막희야, 어서 캔 음료수 먹던 거 마저 마시고 아빠 주련. 당신은 뜨개질 하던 실 좀 줘 봐요. 난 어디 못이 없나 찾아봐야지.”

[실험 방법]
1. 준비물 : 음료수 캔, 실 , 물, 송곳(본문은 못이지만 송곳으로 실험했습니다.)
2. 송곳으로 캔 바닥 가까운 옆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4개의 구멍을 뚫는다.
3. 송곳으로 각각의 구멍을 한쪽으로 눌러 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도록 한다. 구멍의 크기는 송곳으로 만들 수 있는 최대 크기로 한다. 크게 뚫을수록 깡통이 잘 돌아간다.
4. 캔 뚜껑 손잡이를 똑바로 세운 뒤 뚜껑 연결부위에 실을 맨다.
5. 구멍을 막고 캔에 물을 가득 채워 넣은 뒤 구멍을 막는다.
6. 구멍을 막던 손을 놓으면 캔이 돌아간다.

※구멍의 개수를 늘리면 깡통의 회전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러나 깡통에 물을 넣고 손으로 막기 힘들기 때문에 적절한 개수로 뚫으세요.

“우와~ 캔이 막 돌아요~!”
“스프링클러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물을 뿜어내요.”

“스프링클러의 기본 원리는 이 캔이 도는 것과 똑같아.”
“에이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스프링클러는 팍팍 절도 있게 끊어서 돌지만 얘는 그냥 빙빙 돌기만 하잖아.”
“하하~. 그건 스프링클러에 좀 특수한 장치가 달려있어서 그래. 물을 모았다가 스프링의 힘으로 밀면서 하는데…. 어쨌든 기본 원리가 이거랑 같은 거야.”
“알겠어, 아빠. 우리가 그건 봐주도록 하지. 계속 설명해봐.”
(※스프링클러는 수압으로 움직입니다. 이를 위해서 펌프가 필요하니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는데 전력 소모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스프링클러의 노즐은 수압을 모았다가 일정 수압 이상이 되면 분출합니다. 물은 잘게 만들어 멀리 뿌리고, 이때 생기는 힘으로 노즐은 일정한 각도로 회전하게 됩니다.)

이것들이…. 가장의 권위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군. 하긴, 언제는 있었나.
“자~ 저번에 우리 물 풍선 만들어서 놀던 기억나지?”
“네.”
“그때 풍선에 물을 넣은 뒤 풍선 입구에서 손을 떼면 어떻게 됐었지?”
“물이 막 빠져 나오면서 풍선은 뒤로 날아갔어!”
“맞아, 내가 조준을 잘못하는 바람에 오빠 옷을 다 버렸지.”
“그래, 이것도 똑같은 원리란다. 바로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야. 모든 물체에 가해지는 힘은 반대 방향으로 똑같은 힘이 작용하는 거야. 봐~. 캔 구멍을 막고 있던 손가락을 떼면 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지? 물이 나오는 반대 방향으로 물 풍선이 움직이듯 깡통도 물이 나오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거야. 여러 구멍에서 나오는 힘이 합쳐지면, 깡통이 빙빙 돌게 되지.”
“음…. 그럼 내가 막희에게 알밤을 먹이면 내 손도 아픈 게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 때문이야?”
“그렇다고 할 수…. 막신아, 동생 좀 그만 때려!”

갑자기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어 돌아보니 아내가 째려보고 있다. 실험을 재현하며 설명하려다 자리가 온통 물바다가 됐고 애들 옷도 다시 흠뻑 젖은 것이다.
“모든 일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는 법. 아빠가 옷을 다 버리는데 기여했으니 오늘 빨래도 아빠가 기여해야겠지?”
공원에 나가 어찌 하루를 버텨 보려던 짠돌 씨의 계획은 또 수포로 돌아갔다. 그날 밤 짠돌 씨 화장실에는 밤 늦도록 빨래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글: 과학향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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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pix 2007-07-20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재미있네요. 비락식혜로 스프링쿨러의 원리를...^^

마노아 2007-07-20 17:06   좋아요 0 | URL
과학향기 금요일자는 유독 재미있어요^^
 
패턴 리딩 - 실용독서의 뉴패러다임
백기락 지음 / 한스컨텐츠(Hantz) / 200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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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뒷자리 샘이 '속독'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녀는 이 책으로 속독을 익히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품었지만 읽는 것도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책을 내게 넘겼다.

나 역시 속독에 관심이 있었지만(얼마나 부러운 능력이란 말인가!) 이 책 읽고나서 내가 속독을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오늘이 방학인데 못 볼 것 같다고 완곡히 거절했더니, 개학 후 돌려달라고 하신다.  그래 나는 이 책을 집에 들고가고 싶지 않아서 학교에서 보았다.  아주 금방, 읽을 수 있었다.  왜냐고?  볼 게 별로 없었거든..;;;;

한마디로 중간 알멩이 없어 앞머리와 끝만 장황하다.  왜 독서를 해야하는가.  우리 사회에서 독서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효과적인 독서란 어떤 것인가?  사람들은 왜 속독을 하고 싶어하는가?  패턴리딩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가를 주구장창 늘어놓는다.

그렇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한 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머리말과 맺음말, 목차는 중요하지 않고 본문을 먼저 봐라!라고 말을 하는데, 난 머리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목차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늘 절감하는 편이기 때문에 작가의 말은 영 신뢰가 가질 않는다.

이 책 한권으로 패턴리딩이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난 그냥 나하던대로 느린 독서로 만족할란다.  여전히 속독하는 이들이 부럽긴 하지만, 지금도 크게 나쁜 것 같지는 않다.

다행인 것은, 내가 오늘 이 책을 돌려줄 수 있다는 것... 정말 갖고 가고 싶지 않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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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0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책에서 머리와 꼬리가 얼마나 중요한데요.
저는 머리를 보는데 시간이 가장 많이 걸려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거기에 많이 있으니까요.
그나저나 다행이네요.책을 학교에서 끝낼 수 있어서....
저희 애는 내일 방학이에요. 앞으로 당분간은 서재에 들어오기 쉽지 않을듯해요.

마노아 2007-07-21 00:54   좋아요 0 | URL
서문과 목차가 얼마나 중요한데 그걸 무시하는 작가의 말은 영 신뢰가 가질 않았어요^^;;;
내일부터 아이가 방학이라니, 엄마한테는 개학이군요.
많이 바빠지겠어요. 흑흑... 살아(?) 남으셔욧(>_<)
 
리진 1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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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이름을 먼저 알게 해준 것은 김탁환이었다.  그의 책을 먼저 소장했지만, 정작 읽고 싶게 만든 것은 신경숙이었다. 

'리진'...
발음하는 순간 가볍고 얇은, 뭔가 나풀거리는 느낌이 난다.  그녀가 궁중 무희였기 때문에 그런 선입견이 생겼을 수도 있겠다.

두권 분량의 책을 생각보다 빨리 읽게 되었다.  앞서 신경숙의 책을 단 한 권 읽고서 다시 안 찾던 나는, 이번에도 비온 뒤의 눅눅함처럼 들러붙을 그녀의 우울한 정서가 걱정되었는데, 비온 뒤의 습기찬 공기보다, 차갑게 가라앉은, 뭔가 정적인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문장이 주는 힘.  흔히 김훈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그런 강인한 힘까지는 아니어도, 뭔가 손에서 놓기 힘든, 놓고 싶지 않은 마력같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애처로움에 가까웠고 서글픔과도 비슷했다.  아마도 작품의 배경이 주는 역사적인 혼돈과 서러움, 작품 속 주인공이 갖고 있는 처연함 때문일 수도 있겠다.  어느 것이든 작가가 만들어 놓은 것이었고, 독자는 그 그물망을 비껴가기 어려웠다.

작가의 후기를 읽어보니, 한쪽 반 분량의 그녀에 대한 기록이 이 소설의 모티브라고 했다.  궁중 무희 출신으로서 프랑스 초대 공사와 함께 파리로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와 금종이를 먹고 죽었다는 여인. 

수수께끼 같은 존재였다.  찾으려 하면 할수록 더 깊이 숨어버리는 것 같았고, 관련된 자료를 샅샅이 뒤졌지만, 부러 지운 듯한 인상마저 느낄 만큼 베일 속에 가려진 여인.  그러나, 그것이 또한 기회였노라고 작가는 고백했다.  오히려 상상력의 날개를 더 펼쳐보일 수 있었노라고.

작가는 그래서 자유로울 수 있었겠지만, 독자인 나는 주인공 리진이 처한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수없이 등장하는 실존인물들로 인해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모른다.  나는 왕비와 임금을 바라볼 때 작품 속 인물 너머 실제 그들의 행적이 자꾸 떠올랐고, 홍종우를 보면서는 분개를 느꼈고, 콜랭을 볼 때마다 우리 문화재!라는 절규를 같이 삼켜야 했다.  그렇지만, 주인공 리진만은, 내게 있어 아무 것도 없이 백지 위에 그려진 여인이었다.  그래서 더 빠져들었고, 그래서 더 가여울 수밖에 없었다. 

간혹 오타가 보이고, 아주 간혹 문장을 두번 읽어야 매끄럽게 읽혀지는 순간이 있었지만, 나는 신경숙이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을 쓰는 사람이었구나...라며 감탄을 많이 했었다.  첫 등장의 항구에서 묘사된 그녀의 아름다운 자태는, 신경숙의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문체로 인해 빚어질 수 있었다.  날카롭고 불안정한 영혼의 왕비 역시 그녀의 문장 안에서 그 위태로움을 표현하였고, 파리에서의 생활을 표현할 때는 내가 마치 파리의 그곳에 도착해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문장의 힘, 소설의 힘을 새삼 느끼며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모른다.

1권은 매 장마다 프랑스 공사관 콜랭이 고국으로 보내는 보고서로 시작했고, 2권은 파리의 리진이 조선의 왕비에게 보내는 편지로 거의 매 장을 시작했다.  비록 그 편지가 붙여지지는 못했지만, 이 병렬적인 구조는 일종의 리듬감을 느끼게 했다.  콜랭의 보고서로 시작한 1권은 작품과 1미터의 거리를 두고서 지켜보는 느낌이었는데, 리진의 독백과 같은 편지로 시작하는 2권은 손에 쥐고서 작품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었다.

요새 즐겨 보는 드라마 경성 스캔들은, 심각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도 코믹적인 요소를 거침 없이 집어넣는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지만, 으레 '일제침략기/제국주의/식민지' 이런 단어들이 들어가면 마음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설령 침략의 역사를 배제하더라도, 갇혀진 나라 조선의 여인, 그것도 궁녀라는 이름으로 왕의 여자일 수밖에 없는 그녀가 자유롭기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왕비의 말처럼 개화된 세상에 나갈 수 있는 정말 선택된 기회를 받은 사람이긴 했지만, 먼 이국 땅에서 그녀는 여전히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고,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콜랭과 정식 결혼에 골인할 수도 없었다.  다시 돌아온 조선에서는 어땠는가.  그녀가 제 아무리 조선 옷이 아닌 서양드레스를 입고 다녀도 여전히 궁의 여인이었고, 그것이 족쇄가 되어 가족과 다름 없고, 친구였고, 오누이였고, 또 연인이기도 했던 강연과 헤어져야 했다.

그녀가 시대의 압박을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해서 나약했다고 비난할 마음은 없다.  콜랭에게 나를 내려놓으라고 말하면서 원망이 없다고, 족하다고 말하는 리진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나는 그녀의 그 마음 그대로를 긍정한다.  마찬가지로, 그녀를 갖고 싶었고, 마침내 가졌던, 그러나 신분과 사회적 시선의 굴레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콜랭을 비난하고 싶지도 않다.  그의 사랑이 당당하진 못했지만 비겁했던 것은 아니었노라고 나는 생각한다.  시대의 압력을 적극적으로 벗어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는 그저 조금 덜 용감하고, 조금 더 속된, 그저 평범한 한 사내였을 뿐이니까.

얼굴을 알지 못하는 어머니를 늘 그리워했던 그녀는, 어머니 나라 조선으로 돌아왔고, 어머니 같았던 왕비 곁에서 죽기를 원했다.  그녀가 두 눈으로 담아낸 왕비의 참혹한 죽음은 날 것 그대로 독자에게 노출되어, 독자도 그녀만큼이나 괴로울 수밖에 없었으니 독자는 또 다시 소설 너머 역사의 비명 소리를 듣고 말았던 것이다.  이 장면을 두고 소설의 맨 끝에서 평론가는 '패배', '노예화'라는 단어를 써서 설명했는데, 역사소설이 아닌 현대소설로 읽히기 바란 작가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역사와 소설을 같이 공부하고 감상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작품 말미의 참고문헌을 들여다보면서 공부하고 싶은 많은 책들을 담아두었다.  좋은 작품 하나를 만나면서 공부하고 싶은 꺼리도 늘어났으니 이 역시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게다가 오래도록 밀쳐두었던 김탁환 리심도 다시 궁금해졌다.  지금 리진을 읽고 난 이 기분을 좀 더 오래 간직하고 싶으니 당장에 집어들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책장 속에서 내내 기다리게 만들지는 않을 듯하다.

그리고 책의 표지도 몹시 맘에 들었노라고 고백한다.  신문 연재 당시의 삽화도 찾아보았는데, 좋아하는 작가의 그림이어서 맘에 들었지만, 이 작품은 그림 없이 글로만 읽힐 때 더 몰입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행본에서 삽화 없이 간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하겠다.  딱 하나 아쉬운 것은, 당시 궁궐과 거리, 공사관 등을 지도로 삽입해 주었다면 작품 이해에 더 도움이 되었을 텐데, 작가는 이 역시 '상상'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나보다.  나는 눈을 감고 리진의 마지막 춤 춘앵무를 상상으로 그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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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7-20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경숙이라는 작가는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여러분들의 리뷰덕분에 이 책만큼은 자꾸 관심이 가네요. 님의 마음이 손에 잡힐듯 그려지는 리뷰입니다. 잘 읽었어요.

마노아 2007-07-20 12:45   좋아요 0 | URL
저도 신경숙 분위기 참 싫어했는데, 이번에 느낌이 많이 달라졌어요. 비호감이 호감으로 변해버렸네요^^

하늘바람 2007-07-20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관심이 가는군요

마노아 2007-07-20 12:45   좋아요 0 | URL
헤엣, 아마 좋아하실 듯 해요~

하늘바람 2007-07-20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몸은 괜찮으세요
?

마노아 2007-07-20 12:46   좋아요 0 | URL
예, 이제 괜찮습니다. 염려해 주어서 고마워요^^

stella.K 2007-07-2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재됐을 땐 별로 흥미가 없어서 안 읽었는데, 단행본으로 나오니 여기저기서 난리네요.
역시 연재는 좀 그래요. 그래도 마노아님 매일 저의 글을 읽어 주시는 거 보면 기특해요. ㅋㅋ 여름에 오히려 장편을 읽어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참 잘했어요.^^
근데 경성스캔들이 그렇게 재밌나요? 한번도 재대로 본적이 없네요.ㅜ.ㅜ

마노아 2007-07-20 12:47   좋아요 0 | URL
어제 그림 찾아서 신문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는데, 신문사가 마음에 안 들어서 금방 나왔어요^^;;;;
스텔라님 연재작 재미있어요~ 제가 요새 일이 밀려서 빨리 못 읽고 있지만, 애독자가 되었답니다^^
여름이 오히려 가을보다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말이 요새 실감되고 있어요. 히잇^^

다락방 2007-07-20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김탁환'의 세권짜리 『리심』으로 나오자마자 읽었었거든요. 그리고 완전 실망한참에 신경숙이 다시 써냈더군요. 여기저기서 신경숙의 『리진』이 괜찮다고들 하는데, 저는 김탁환의 작품에서 실망한 터라 읽을 엄두가 안나요. 그러고보면 타이밍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흑. ㅜㅡ
마노아님의 리뷰만 읽고, 책은 포기할래요.

마노아 2007-07-20 12:48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김탁환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렇게 실망스러워요? 아이 참... 또 마음이 흔들리네요^^;;;;
신경숙 리진은 좋았어요. 그녀에 대한 편견을 어느 정도 지울 수가 있어서 다행이었지요^^

비로그인 2007-07-2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추천추천~
전 신경숙은 <깊은 슬픔> 만 마음에 고이 간직하고 있지만.
이 리뷰는 참 좋군요 :)

마노아 2007-07-20 13:34   좋아요 0 | URL
헤엣, 감사해요^^
깊은 슬픔도 관심이 가요. 차차 신경숙의 작품을 더 만나야겠어요^^

twinpix 2007-07-20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리뷰입니다. 정말 잘 읽었어요. 당장이라도 <리진>을 찾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네요. 지금 저에게 김탁환의 <리진>이 있는데, 이 리뷰 한 방에 <리진>이 끌리는군요. 신경숙 작가의 <외딴방>도 잘 읽긴 했지만, 역사적 인물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 궁금해지네요.

마노아 2007-07-20 17:07   좋아요 0 | URL
헤헷, 감사합니다. 저도 다른 분들 리뷰 읽고서 이 책이 더 궁금해졌어요. 리심은 한순간 찬밥이 되더라구요^^;;;;

짱꿀라 2007-07-25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영채 교수가 쓴 이 책의 해설 부분이 이 책의 내용의 깊이를 더해주는 것을 느꼈답니다. 김탁환 작가가 쓴 <리심>을 읽어보시면 더 뜻깊은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매주 토요일 저녁에 하는 한국사전에 두번째 방송 리진편을 보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와 글 남기고 갑니다. 그런데 저는 신경숙 작가가 쓴 리진은 역사소설이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을 듯 싶습니다. 2권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명성왕후를 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그리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리진이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지를 않았어요. 그러나 김탁환 작가가 쓴 리심은 어느 정도 역사소설이라는 틀에 맞춰 리심이라는 인물을 그렸는데 확실히 성향이 달라서 그런가 두 소설을 읽으면서도 참 다른 맛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글 속에 구성인물도 매우 다르구요. 신경숙 작가는 소아라는 궁녀와 그리고 강연이라는 한남자, 그러나 김탁환 작가가 쓴 리심에서는 궁녀 영은과 지월의 두 여자가 이끌어 가는 이야기 등등 참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마노아 2007-07-25 13:59   좋아요 0 | URL
매주 토요일 그런 프로를 하는군요. 저도 챙겨봐야겠습니다.
신경숙 작가 자신이 역사소설로 읽히길 원치 않는다고 했어요. 저도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했을 뿐 역사소설로 읽히진 않던걸요.^^
산타님이 김탁환을 유독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리심을 읽으면 좀 더 호감을 갖지 않을까 싶네요. ^^
산타님의 리뷰도 어여 보여주셔요~
 

"리진"의 참고도서들이다.  관심가는 책들이 여럿 보인다. 

목록으로 만들어 찬찬히 찾아봐야겠다.

(단행본으로 꼽을 수 없는 '프랑스 외무부 문서'도 작가 신경숙이 참고로 한 목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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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의 나라 한국
W.E.그리피스 지음, 신복룡 옮김 / 집문당 / 1999년 6월
28,000원 → 28,000원(0%할인) / 마일리지 280원(1%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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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하나 그리고 여럿
서울대학교 불어문화권연구소 지음 / 강 / 2004년 4월
23,000원 → 20,7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50원(5% 적립)
2007년 07월 1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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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 꼬레
경기도박물관 엮음 / 경인문화사 / 2003년 1월
25,000원 → 23,750원(5%할인) / 마일리지 75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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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조선시대 궁중연향과 여악연구
김종수 지음 / 민속원 / 2001년 5월
13,000원 → 13,000원(0%할인) / 마일리지 39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3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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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진 2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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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죠? 왜 당신은 비너스도 스핑크스도 이곳으로 가져오지 않았으면 망가지고 말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가치있는 보물들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는 경우를 내 눈으로 직접 보아왔소. 그때마다 애석하기 짝이 없었지. 루브르로 오면 더 이상 손상되지 않아요. 프랑스에는 그럴 힘과 여유가 있소.

-그 점에서는 영국도 독일도 미국도 프랑스와 생각이 일치하는 것 같군요, 콜랭 일본이나 청나라나 러시아가 서로 자기 나라가 조선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요.-85-86쪽

호감에서는 구경거리로서든 관찰을 당하는 한 리진은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자유로울 수 없으면서 평등하게 느낄 수는 더더욱 없었다.-87쪽

당신이 조선의 서책이나 도자기들이 조선에 있는 것보다 여기에 있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한 당신의 힘은 당신의 힘이지 내 힘이 아니에요. -89쪽

자신의 인생에 무관심하면 희망이 죽고 다른 사람의 삶에 무관심하면 죄를 짓게 된다고 하던 이도 모파상이었다. 그러면서도 모파상 자신은 스스로에게도 타인에게도 관심이 없는 듯했다. -112쪽

조선식 기와집을 개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게 조선 기와집의 장점이기도 했다. 문을 떼어내고 유리창을 달아놓아도 지붕이며 구조 때문에 본모습을 잃지 않았다.-178쪽

변하지 않는 것은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리진은 반촌의 집에 들어서자 맨 먼저 매화나무를 손으로 쓸어보았다. 눈송이 같은 흰 꽃이 야윈 매화나무에 달려 있다. 지난 겨울의 혹독한 바람을 견디고 세상에 나온 꽃답게 단아한 모습이다. 얼마간 차가운 봄밤 공기 속에 선 채 리진은 귀를 기울여봤다. 주위가 시끄러우면 매화의 향을 맡을 수 없다고 하여 매화향을 두고 귀로 듣는 향이라고들 했다.-202쪽

희망을 갖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일이 희망을 갖는 일보다 더 힘겹다.-207쪽

나는 당신의 나라에서 '소인'이 아니라 '나'로 살았으며 행복했습니다. 에펠탑을 잊어도 루브르 박물관을 잊어도 나는 파리 대로변의 활기차고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잊지 못할 겁니다. .................나의 힘으로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박애가 무엇인지, 나의 자유로 나의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끼고 깨달았습니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궁에서 지냈습니다. 나를 겹겹으로 에워싸고 있는 것들을 깨뜨리고 나를 느끼는 일은 설레지만 두렵고 심장이 뜨거워질 만큼 고통이 따르는 일이었습니다.
길린,
나를 당신에게서 내려놓으세요. 사랑하는지 아닌지 이젠 알 수 없어졌다는 당신의 말을 나는 이해합니다. 오해하지 않습니다. 서운해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나를 버릴 수는 없다, 고 했던 당신의 갈등을 알기 때문입니다. 나는 처음부터 그랬는걸요. 당신을 사랑하는지 아닌지 알 수 없으면서도 당신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면 그땐 내가 '소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당신은 그리 많은 것을 내게 주었는데 나는 끝내 인색했습니다. 당신을 강자라고 생각했고 나는 약자라 여겼습니다. 나도 모르게 당신은 프랑스이고 나는 조선이라 여기는 마음이 내 안에 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신이나 나나 우리는 남자와 여자였을 뿐이었는데.
길린,
나, 리진을 내려놓고 모쪼록 자유로우세요. 그래야 나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당신을 만나지 못해도 이따금 당신의 후두염이 염려되겠지요. 당신도 나를 만나지 못해도 이따금 내 머리를 빗기고 싶겠지요.
이것으로 우리는 충분하다 여깁니다.
1895년 6월 3일
조선에서 리진-241-243쪽

자신이 왕비를 어머니라 여겼음을 왕비가 칼을 맞는 순간에 리진은 깨달았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기조차 어려운 왕비가 아니라 사가의 다정한 어머니라 여겼음을. 그 사이에서 늘 분열했으나 속 깊은 곳의 리진의 마음은 왕비를 외롭고 고단하고 다정하고 힘이 세고 강건한 어머니로 여겼음을. 그래서 서운해하면서도 원망하면서도 미워하면서도 종내 사랑할 수 밖에 없었음을.-295쪽

(서영채 해설)
민족사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을미사변은, 시해의 대상이 왕이 아니라 왕비라는 점에서 그 치욕스러움이 배가된다. 왕은 그 자신이 상징하는 질서와 운명을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왕의 죽음은 그 자신과 그를 포함한 칼을 쥔 손들의 집단이 책임져야 할 몫이다. 즉 왕의 죽음은 그가 표상하는 질서의 부오기에 대한 정서적 반응 정도로 족한 것이다. 그러나 왕비의 죽음은 경우가 다르다. 프로이트 화법으로 말하자면 여성들은 남성들의 전쟁터에 걸린 내깃돈이다. 남성들간의 전쟁에서 희생양이 되는 것은 여성과 아이들이되, 전쟁에서 승부가 결정되고 난 후 여성과 아이들이 당하는 수난은 전쟁터에서 결정된 승부를 재차 선명하게 의식화하는 절차에 해당된다. 전쟁터에서 패배한 왕의 왕비는 상대방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승부가 결정되는 것은 전쟁터에서의 일이지만 그것이 한 집단 속에서 상징화되는 것은 이같은 왕비의 노예화를 통해서이다.
......................
그렇다면 시해당한 명성황후의 경우는 어떤가. 왕의 죽음이 있기도 전에 왕비의 죽음이 먼저 다가와버린 것이다. 그래서 왕비의 시해라는 사건은, 전쟁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끝나버렸고 이미 왕이 시체가 되었음을, 왕뿐 아니라 국체의 수호자여야 할 세력들이 모두 걸어다니는 시체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건인 것이다. 요컨대 왕비는 왕보다 먼저 살해당함으로써 한 왕국의 왕과 신하 모두가 시체임을 만천하에 선언한 셈이다. 전쟁터에 나갈 기회조차 얻지 못한 시체들.-325-326쪽

(서영채 해설)
한때 우리의 것이었으나 이제는 근대성의 밑지층이 되어버린 그 세계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애도의 대상이지 못했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근대성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이부의 힘에 의해 강요된 것이었고 또한 우리의 전근대는 우리 자신에 의해 청산된 것이 아니었다. 요컨대 우리에겐 작별의 의례를 행할 그 어떤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근대성의 우울 밑에 억압되어 있던 그것은 언제나 일그러지고 기이한 모습으로, 혹은 되찾아야 할 전통이라는 지나치게 성스러운 이름으로, 더러는 민족 감정이라는 이상한 탈을 쓰고 회귀하곤 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니 비록 뒤늦은 것이라 할지라도 사적이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신경숙의 저 애도는 아직 유효한 것이지 않을까. -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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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7-19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는 한줄 띄어쓰기가 안 됐는데 지금은 되어 있네@.@;;;

비로그인 2007-07-23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의 인생에 무관심하면 희망이 죽고"

마노아 2007-07-23 15:51   좋아요 0 | URL
끄덕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