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작가의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오늘 알았다.  밀린 메일 훑어보다가..^^;;;

2004년도부터 출간된 책이 2007년 현재 달랑 3권이라는 것은, 책의 작업 속도가 느리다는 것인데 리뷰를 가볍게 읽어보니 꽤 재밌는 모양이다.  '역사'를 같이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기생수 읽을 때는 그림이 너무 거칠고 지저분해서 눈이 피곤했는데, 표지만으로는 그림도 깔끔해진 듯.

'뼈의소리"가 나왔을 때 몹시 궁금했는데, 친구 녀석 선물주면서 나도 빌려다오! 했는데 소식이 없다.  나쁜 넘..;;;;

화려한 휴가를 보고 나니 강풀의 26년도 꼭 사야겠고(아직도 안 샀다니..;;;), 8월에도 책 그만사자!는 나의 소박한(?) 각오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을 듯하다. (돌쟁이 책도 사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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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8-02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생수를 좋아하는 저로써는...그 거칠과 다듬지 않은 그림체가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오더군요..^^

마노아 2007-08-02 12:01   좋아요 0 | URL
개성은 과하게 넘쳤지요^^;;; 전 선이 너무 굵어서 눈이 피로했어요^^;;;

치유 2007-08-03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려한 휴가 보셨군요..보고 싶은 영화중 한편인데 전 토욜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마노아 2007-08-03 13:31   좋아요 0 | URL
내일이에요. 이제 몇 시간만 참으면 되겠는걸요. 손수건 꼭 준비해 가셔요. 흑흑...

코코죠 2007-08-03 0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페이퍼를 보고 재빨리 만화 전두환을 산 덕분에(보자마자 예약주문 결제를 해버렸다죠)만화 박정희까지 받고 할인쿠폰도 받았어요. 그때 인사를 드려야지 했는데 늦어졌어요. 이 책을 몰랐다면 전 후회할 뻔 했어요. 만화 박정희는 다 읽었는데 아직 전두환을 다 못 읽었어요. 그걸 읽고서 화려한 휴가를 보러 가려구요.

아 그런데 이런 책이 있다는 걸 또 알아버렸으니...
8월에도 책 그만 사자!는 나의 소박한(?) 각오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을 듯 합니다;;;

고맙습니다. 늘 좋은 책을 알려주셔서 :)

마노아 2007-08-03 13:31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책이 도착했어요. 박정희는 예전에 보았으니 전두환을 보려구요. 영화는 이미 보고 왔지만, 다시 봐도 후회없을 듯해요. 영화 할인쿠폰도 주지 않았나요? 아직 열어보진 않았는데 뭔가 같이 왔더라구요.
우리의 소박한 월 계획은 이번 달에도 힘들지 싶습니다. 그래도 뭐 꼭 필요한 책이잖아요. 우리 열심히 읽고 열심히 비분강개하자구요(>_<)
 



 
졸리면 양심에 털 난다? 잠의 과학 [제 635 호/2007-08-01]
 

“남자는 네 시간, 여자는 다섯 시간, 그리고 바보는 여섯 시간 잔다.” 나폴레옹이 잠자는 시간에 대해 한 말이다. 하루에 세 시간 이상 자지 않고도 전투마다 승전보를 울렸던 나폴레옹의 건강 비결은 10분 정도 눈을 붙이는 토막잠. 나폴레옹은 굵고 짧게 푹 자는 잠을 선호했다.

오늘날 과학자들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잠이 우리 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무턱대고 잠을 자기 보다 자신의 몸에 맞춰 잠자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과학자들이 밝힌 잠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미국 시카고대 앨런 레치섀픈 박사는 턴테이블에 실험쥐를 올려놓고 쥐가 잠들려 할 때마다 회전시키는 실험을 했다. 잠자지 못한 쥐는 3주만에 죽었다. 먹이나 물이 없었을 때보다 불과 3일을 더 살았을 뿐이다. 잠자지 못한 쥐는 체온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평소 쉽게 물리쳤던 세균에 감염돼 죽었다. 음식이나 물 못지않게 잠이 생명 유지에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수면 시간은 생명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많이 자면 좋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정신과 대니얼 크립케 교수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짧거나 반대로 너무 길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가장 이상적인 수면 시간은 6~7시간이며, 4시간 이하로 자거나 8시간 이상 자면 오히려 사망률이 높아진다. 수면 시간 4시간 이하인 사람의 사망률은 7시간인 사람에 비해 남자는 62%, 여자는 60%나 높다. 수면시간이 10시간 이상인 사람도 7시간인 사람에 비해 각각 73%, 92% 높게 나타났다.

수면 시간은 건강 외에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잠이 부족하면 도덕적 판단력이나 양심이 흐려진다. 미국 메릴랜드 연구소는 26명의 군인들을 대상으로 53시간 동안 잠을 재우지 않고 판단력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군인들은 공통적으로 판단력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도덕적 문제를 전혀 개의치 않고 판단을 내렸다. ‘수면은 피로한 마음의 최상의 약이다’는 명언을 실감하게 하는 연구다.

또 잠이 부족하면 고통을 더욱 심하게 느끼게 된다. 수면이 방해를 받으면 우리 몸이 통증을 견디는 능력이 떨어져 요통이나 위경련 같은 자발 통증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존스 홉킨스대 연구팀은 32명의 건강한 여성을 두 그룹으로 나눠 3일 동안 푹 잔 그룹과 도중에 여러 번 깨워 숙면을 방해한 그룹을 비교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한 그룹이 숙면을 취한 그룹보다 통증에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몸의 치유와 휴식은 편안한 잠자리에서만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잠을 자는 것이 좋을까. 우선 자신의 수면형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사람의 수면형은 ‘올빼미형’과 ‘종달새형’이 있다. 올빼미형은 밤 늦게까지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사람이고, 종달새형은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지만 일찍 자야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는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올빼미형은 ‘Fbxl3’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나 생체시계가 변했기 때문에 밤에 왕성하게 활동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잠을 못자도 잘 견디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도 유전자의 차이로 달라진다는 것이다. 체내시계 유전자인 ‘PER-3’ 두 쌍이 모두 짧은 사람은 잠을 못 자도 잘 견딘다. 반면 두 쌍 모두 긴 사람은 잠을 못자면 견디지 못하고 기억력도 떨어진다. 야근을 잘하고 못하고가 유전적으로 결정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신의 수면형을 잘 알고 이에 맞춰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수면형이 무엇인지 파악했으면 생체 리듬에 따라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주말에 밀린 잠을 몰아서 자는 사람이 있는데 월요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휴일의 긴 낮잠은 뇌를 멍하게 만든다. 우리 뇌에는 수면 리듬을 담당하는 ‘체내시계’라는 것이 있어 낮과 밤의 리듬을 탄다. 이 리듬에 혼란이 생기면 정신적, 신체적으로 불협화음이 생긴다.

체내시계는 24시간 10분을 주기로 실제 하루보다 약간 길다. 이 차이를 만회하려면 오전 중에 햇볕을 쬐어야 한다. 월요일에 일찍 일어나고 싶다면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햇볕을 쬐는 것이 중요하다. 햇빛에 반응한 체내시계가 지구의 자전주기에 맞춰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졸리고 피곤한 상태라도 강한 햇볕을 쬐고 나면 어느 정도 활력을 되찾는다. 수면 리듬은 여러 가지 이유로 무너질 수 있다. 계절 변화도 하나의 원인으로 해가 빨리 뜰수록 잠에서 깨는 시간은 자연히 앞당겨진다.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뇌 내분비선의 수면 호르몬 생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수면 리듬을 갖는다. 하루 종일 활동을 하고 밤이 되면 잠을 자는 리듬을 따르는 것이 몸의 건강에 더없이 중요하다.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면 눈을 뜨자마자 커튼을 열어 젖혀 몸에 신호를 보내자. 체내시계를 잘 조절해 깊은 숙면을 취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좋은 보약이 될 것이다. (글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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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8-01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양심에까지 영향을 미치다닛!!

turnleft 2007-08-02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군요!! 제가 요즘 싸가지가 없어지는게 만성 수면부족 때문이었어요!!

마노아 2007-08-02 11:58   좋아요 0 | URL
푸하하핫! 수면부족은 대인관계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군요^^;;;
 

9월 1일 돌 되는 아이에게 선물할 거야요.

미국 사는 아이이고, 아빠는 영어만 하고 엄마는 영어/한국어 쓰고, 외할머니(한국인)가 키워주신대요.

한글을 접할 수 있는, 우리나라 냄새가 물씬 나는 그런 책을 선물하고픈데 뭐가 좋을 지 모르겠어요.

고수님들, 책 좀 추천해 주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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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기의 돌을 축하합니다
    from 조선인과 마로, 그리고 해람 2007-08-02 09:56 
    돌쟁이 아기를 뒀는데, 이런 주문을 절대 모른 척 할 수 없죠.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아기에게 '아빠'라는 말을 가르쳐주고 싶네요. 아직 돌쟁이가 보기엔 이를 겁니다. 하지만 용을 타고 선물 들고 퇴근하는 아빠라니 참 근사하잖아요?   아, 이 책은 너무 많은 사람에게 권해서 식상할 거에요. 그래도 이 책을 읽어주기 보다, 아이와 아빠의 몸놀이 교재로 써보세요. 어린 아가랑 어떻게 놀아줘야 할 지 몰라 쩔쩔매는 아빠라면 훌륭한 소재
 
 
치유 2007-08-03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두 띠 동물 이야기"도 재미있어요..^^&
특히 외국에서 산다니까..

마노아 2007-08-03 13:29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그 책 찜해놓았어요. 울 조카도 있는데 책이 아주 재밌더라구요. 한국 냄새도 나구요^^
 

월요일 낮에, 잠깐 컴퓨터가 고장났었다.  아무 것도 안 눌렀는데 되풀이 되는 끊임없는 리부팅.

심지어 전원을 껐다가 올리면 파워버튼 누르지 않고도 알아서 부팅, 그리고 또 리부팅의 연속.

조카 데려다주고 가신 형부 붙잡고 손봐 달라고 해서 임시로 버텼는데, 밤중에 또 그 증에 발생.

그리고 어제 오늘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다.

피씨를 다른 곳에 가서 실험해 보면 아무 이상이 없고, 집에만 들고 오면 이리 먹통이다.  형부는 '이사'를 가라고 한다.  OTL..;;;;

월요일에는 화려한 휴가를 사무치는 마음으로 보고 왔고, 조선왕조실록도 사무치게 읽었는데 뭘 쓸수가 있어야 말이지...

어제는 조카둘이랑 언니랑, 그리고 내 친구랑 친구 아이들 둘이랑 일곱이 모여서 "안데르센 전시전"을 다녀왔다.

으레 그랬지만, 전시회 자체는 어른 눈높이.  참여활동만 아이 눈높이다.  그래도 나름 즐거웠다.  주머니가 가벼워지고 피곤에 쩔었지만.^^

집에 와서 역시 할 일이 없으므로 독서 모드. 빼어든 책은 "아내가 결혼했다."

이 여름에 딱 좋을 만큼의 재미를 선사해 주었는데 모르는 용어가 많았다.  축구 관련 용어.

검색하고 싶은 마음이 근질근질... 그러나 피씨가 없다. 아, 답답해.

다음주 화요일까지 확보해야 하는 책이 있는데 주문도 못함. 쿨럭..;;;

어제까지 써야 하는 쿠폰도 있었지만 역시 주문 못함.

오늘부터는 서재 서포터즈 시작인데 컴이 없음^^ㅎㅎㅎ

내 비록 컴 시작 화면이 알라딘은 아니었지만, 제일 궁금한 곳은 역시 서재.  1.0에서는 하루 지난 글들 찾아 읽기 어려웠는데, 2.0의 장점 중 하나는 날짜 지난 글도 목록으로 찾아 읽을 수 있는 것.  설마 이번 주 내내 이렇게 살진 않겠지?

그나저나 지난 주 금요일에 알라딘에서 주문한 책은 아직까지도 도착 안 함. 
해도해도 너무 함.(ㅡㅡ;;)

지금 조회해 보니 "피아노의 숲"만 상품준비중으로 뜨고 나머진 배송중으로 뜸. 버티다가 오늘 출발했나 보다. (그냥 나한테 전화를 하지...;;;)

피씨방 이제 15분 남았다.  아쉽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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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01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한꺼번에 추천 누르셔야 겠어요 마노아님.
밀린 방학숙제하기! ^^

마노아 2007-08-01 16:47   좋아요 0 | URL
오늘 저녁 형부가 컴들고 다시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어요^^;;;
아니면 날마다 피씨방 신세를 질지도..;;;

물만두 2007-08-01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답답하시겠어요~

마노아 2007-08-01 17:43   좋아요 0 | URL
물만두님, 흑흑... 알라딘 서재님들 이름만 보아도 너무 반가워요(>_<)
두시간 버텼는데 이제 피씨방 나가야 해요. 아흑... 아쉬워라...ㅜ.ㅜ

마늘빵 2007-08-02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아침 고종석님의 신간이 도착했습니다. :)
머리 말리고 가서 받아와야지. 편의점에.

마노아 2007-08-02 11:59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도착한다고 문자왔어요. 일주일만에 오다니....ㅠ.ㅠ
 
마녀들의 전쟁 1 - 제1부 늑대족의 피
마이떼 까란사 지음, 권미선 옮김 / 창비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어쩌다 보니 최근 판타지 문학을 연이어서 접하게 되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그들의 세계가 낯설지만, 새로운 세계에 한 발 들여놓을 때의 두근거림과 호기심은 덕분에 만끽하게 되었다.

판타지 문학, 이라고 말을 하고 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것들이 있다.  마법, 마녀, 요정, 난쟁이, 정령 등등... 모두 우리 현실 속에서 보기 어려운 저너머 꿈의 세계의 것들이다.  그것들을 눈앞에 모아 펼쳐주기 때문에 독자는 대리만족도 느끼고 판타지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 나 역시 어릴 적에는 내게 혹 초능력이 있는 것은 아닐까.  무수한 비밀이 나란 존재 속에 숨어 있는데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등등의 꿈을 꾸고는 했다.  꿈을 깨고 나면 허무하지만, 잠시 동안 재미있고 흥분도 되고 나름의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그 시간들... 꽤 오랜만에 그런 꿈들을 다시 펼쳐본 셈이다.  서럽게도, 나이 먹으면 그런 환상보다는 만약 내가 로또에 당첨된다면 그 돈으로 뭘 할까... 뭐 이런 상상을 하게 되었다는 것(로또는 안 사도 그런 상상은 해본다.;;;).  정말 재미 없고 분위기 없고 살벌하달까..ㅠ.ㅠ

아무튼. 마녀들의 전쟁을 읽으면서는 어릴적 많이 상상해 보던 그 세계에 나도 한껏 젖어있을 수 있었다.  작품의 설정이 꽤 마음에 드는데, 아주 오랜 옛날 대마녀 '오'에게는 '오드'와 '옴'이라는 두 딸이 있었다. 옴은 치유력을 배워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길 원했고, 그 과정에서 죽음과 가까워지며 죽음의 자비를 이해하게 되었다.  반면 오드는 저승의 영혼과 대화하는 기술을 배웠고, 그 영혼들의 탄식 소리를 듣다가 죽음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옴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삶을 사랑했다.
오드는 영원히 살고 싶어 했기에 삶을 두려워했다.(1권 105p)

 
   


확연히 다른 두 딸의 성격은 그들 세계의 분열을 가져왔다.  출산의 고통을 두려워한 오드는 옴의 첫째 딸 오미를 훔쳐 와 자신의 딸로 키운다.  그들 세계의 불화를 원치 않았던 오는 옴에게 양보하기를 권했고, 옴은 또 다른 딸 오마를 낳아서 오드를 피해 도망을 친다.

그 후 오드의 계략으로 대마녀 오가 무너지고 오드의 후손 오마시들은 불멸을 택해 갓난 아기의 피를 빨아 먹으며 살고, 옴의 후손 오마르들은 필멸을 택해 인간 사이에 숨어 그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대마녀 오의 예언에 의하면 훗날 붉은 머리의 마녀가 모든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오리라고 했는데, 이 책 "마녀들의 전쟁"은 그 전체 이야기의 1부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붉은 머리의 선지자로 추앙받고 있는 마녀 셀레네의 딸 아나이드다.  이야기의 전체 구조는 판타지 소설의 설정을 모두 따르고 있지만, 그녀가 마녀의 딸이고 마녀가 곧 될 아이라는 것을 뺀다면, 아나이드의 성장소설이라고 해도 좋을 내용의 전개가 이어진다. (사실 생각해 보면 해리포터도 해리의 성장소설이지 싶다.  판타지 소설의 구조를 가진.....그러나 나는 해리포터를 읽어보진 못했다...;;;)

엄마한테 사랑받고 싶고,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파티에도 초대받고 싶은 평범한 사춘기 소녀 아나이드.  그런 아나이드는 어느 날 갑자기 실종되어버린 엄마, 그로 인해 만나지게 된 평범치 않은 친척들의 모습 등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힘들기만 하다.  그녀는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그녀의 혈통 자체가 평범치 않고, 상황의 급박감은 그 모든 것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기보다 통째로 소화할 것을 강요한다.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말이다.

그래서, 여기저기 좌충우돌 문제점들에 노출된다.  막 익히게 된 마법을 섣불리 쓰는 바람에 소동을 일으키고, 자신의 마녀답지 못한 행동에 또 실망하고, 어른들께 꾸중듣고 싶어하지 않는 여린 소녀의 마음이 글속에서 읽혀진다.

마녀들은 모두 개성이 넘쳐서 딱히 어른스러운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셀레나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가야 선생이 특히 그랬는데, 삐딱한 마녀라고 생각하고 보면 오히려 입체적인 인물로 느껴진다. 

마녀들의 종족이 여럿이다 보니 육지와 바다와 공중을 모두 아우르는 인물들이 나오는데, 돌고래족 발레리아의 딸 끌로리다의 인물도 호감이 갔다.  그녀의 행동거지는 하나도 예쁘지 않았지만 딱 그 나이 또래의 청소년 모습이 입체적으로 보여진 까닭이다.

말라깽이에 키도 작고 얼굴도 볼품없을 때의 아나이드는 친구들에게 놀림거리였지만, 성장억제약을 먹지 않고 그녀에게 감추어져 있던 비밀들이 드러나면서 아나이드는 엄마만큼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여성으로 성장한다.  그 바람에 그녀를 쳐다도 보지 않던 학교 친구들이 그녀에게 반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는데, 인물지상주의는 나쁘지만 이런 변화가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것은 인정하겠다.  역시 이 소설은 성장소설의 범주에서 독자의 공감을 더 이끌어내는 듯하다.

전체 뼈대의 1부에 속하는 이 "마녀들의 전쟁"은 아나이드가 잠재되어 있던 능력을 찾아내고 조금씩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는데, 이야기의 줄거리는 어느 정도 독자가 예상할 수 있는 범주대로 흘러간다.  누가 진짜 배신자인가, 누가 진짜 아군인가, 누가 진짜 선지자인가 등등 말이다.  그래서 진부했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 내 예상을 벗어났다면 그게 더 실망스러웠을 테니까.  그건 작가의 생각을 내가 미리 안다는 건방진 얘기는 아니고, 내가 생각해도 그 전개가 가장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중세시대 "마녀사냥"으로 희생된 여자들의 이야기를 이들 마녀들의 전쟁 과정에서 불거진 피비린내 나는 역사로 치환했는데, 상상력은 좋았지만 그것을 아주 정교하게 보여주지 않은 점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이 세계의 틀을 조금씩이나마 보여줌으로써 1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마도 2부의 진행과 3부의 대전쟁은 더 환타스틱한 전개가 되지 않을까 싶다.

1권과 2권 모두 마녀들의 전쟁 계보가 맨 앞에 나오는데 오타가 있다.  둘째 줄에,

"오드는 치유의 마법에 뛰어나고 오드는 영혼과 소통하는 마법에 능했다."에서,

첫번째 오드는 '옴'으로 바꿔야 맞다.  1.2권 모두 잘못 나와 있는데 2판 인쇄에서는 수정되겠지^^

판타지 문학이 몹시 중독성 있음을 새삼 느끼겠다.  이 책도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자신이 상상한 것을 의심치 않고 믿음으로써 남들 눈에 시연해 주는 환상 마법이 어떻게 표현될지가 제일 궁금하다.  전체 마법 중 그게 제일 멋졌다.  혹여 영화로 볼 수 없다고 해도 내 상상 속에서 이들 마녀들의 전쟁은 이미 영상으로 펼쳐져 있으니 아쉬울 필요는 없겠다.  상상의 세계는 넓고 깊고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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