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서가 100년 넘게 보존되는 비결은? [제 647 호/2007-08-29]
 

“색이 이렇게 바래 버렸네…”
오래간만에 책장 정리를 하던 A씨는 낡은 토익 책 한 권을 집어 들었다. 대학가에 영어 열풍이 몰아치던 1996년, 하루가 멀다 하고 사들인 문제집 중 하나가 눈에 띈 것이다. 금방이라도 부스러질 것처럼 누렇게 변한 교재를 만지작거리며 A씨는 신입생 시절의 추억으로 빠져든다. 순간 그의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친다. “만든 지 겨우 10년이 지난 책이 이 정도인데 고려나 조선시대의 서적들은 어떻게 지금까지 남아있는 거지?”

문자를 사용하려면 그것을 ‘기록할’ 대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처음에는 파피루스, 대나무, 비단, 짐승의 뼈를 썼다. 그러나 가장 편리했던 건 역시 종이였다. 글씨가 잘 써지는 데다 운반이 쉽고 차곡차곡 쌓아 보관할 수 있었다. 현재의 노하우를 미래로 전달하는 수단인 종이는 ‘문명 발전의 기관차’가 됐다. 그런데 이 같은 종이가 현대에 들어 품질 저하의 수렁에 빠졌다. 왜 만든 지 10년 밖에 안 된 토익 책이 수백 년이 지난 조선왕조실록보다 삭아 버렸을까. 우리나라 고문서를 구성하는 한지의 특성을 짚으며 그 이유를 알아보자.

먼저 눈에 띄는 건 한지의 견고한 섬유 구조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껍질의 섬유는 길이가 균등한 데다 서로 간의 폭도 매우 좁다. 게다가 섬유의 방향도 직각으로 교차한다. 그물 같은 구조를 띠고 있어 충격에 강할 수밖에 없다. 조선시대에는 한지를 여러 겹 붙여 화살을 막아내는 방탄복을 만들었을 정도다. 생활용품이던 한지가 방탄복의 재료였다는 점은 놀라운 대목이다.

닥나무의 섬유 길이가 유난히 긴 것도 강점이다. 닥나무의 섬유 길이는 10mm 수준이지만 화학 펄프의 원료인 전나무와 소나무는 3mm, 너도밤나무와 자작나무는 1mm 밖에 안 된다. 닥나무 섬유가 나무젓가락이라면 화학 펄프의 재료가 되는 나무의 섬유는 이쑤시개인 셈이다. 얇은 철근이 들어간 콘크리트의 안정성이 취약한 것처럼 짧은 섬유를 쓴 ‘펄프 종이’는 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지가 중성을 띠는 것도 강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종이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가 산성에 상당히 취약한 반면 중성에서는 별 다른 변형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나오는 종이는 대부분 pH5 정도의 산성이다. 대부분 몇 년 지나지 않아 빛이 바래며 표면이 푸석푸석해지는 ‘산가수분해’를 일으켜 100년 뒤 아예 사라져 버릴 운명이다. 이에 비하면 한지로 만든 고문서는 ‘영생불멸’의 축복을 받은 셈이다.

한지가 중성을 띠는 이유는 제조공정에서 산성 약품을 전혀 안 쓰기 때문이다. 원료인 닥나무 껍질을 잿물에 넣어 4~5시간 푹 삶고 나면 pH9.5 정도의 알칼리성을 띤다. 이를 고루 펴 물에 띄우는 과정에서 아욱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인 ‘닥풀’을 섞어 pH7.89의 중성으로 정확히 맞춘다는 얘기다. 화학 처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산성을 띠게 되는 현대 종이와는 태생부터 다르다.

한지에 식물섬유를 구성하는 ‘리그닌’이라는 물질이 적당량 섞여 있는 것도 주목된다. 리그닌은 방충효과를 높이지만 섬유를 딱딱하게 만든다. 게다가 화학적으로 불안정해 수분이나 자외선과 반응, 종이를 누렇게 만들기도 한다. 전통 한지는 11월과 12월에 자른 1년생 닥나무를 쓰는 데 여기엔 리그닌이 가장 이상적인 수준으로 함유돼 있다. 이에 비해 다양한 목재를 쓰는 화학 펄프에는 리그닌 성분이 상대적으로 많아 종이 색을 누렇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처럼 한지는 화학 펄프를 재료로 한 현대 종이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는 품질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주위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은 데엔 이유가 있다. 새하얀 A4 용지보다 한지가 질 낮은 종이라는 선입견이 우선 꼽힌다. 그러나 가장 현실적인 원인은 현대식 제지공정으로 소화하기엔 한지가 사람의 손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현대 제지공정을 활용하면서도 한지의 명맥을 이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기 보존이 필요한 공식 문서나 각종 공예품을 만드는 데 한지를 활용해 ‘수요’를 만들자는 주장이다. 실제로 우리 조상들은 신발, 그릇, 심지어 휴대용 요강에까지 한지를 광범위하게 썼다. 인사동에서만 볼 수 있는 관광 상품이 아니라 생활 속에 스며 든 한지를 기대해 볼 일이다. (글 : 이정호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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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8-2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책을 모아서 나름 서재를 만드는 게 먼 훗날의 꿈이건만, 지금 소장하는 책들이 십년 지나면 누렇게 변하고 몇 십 년 지나면 아예 바스라져서 못 쓰게 되는 것은 아닐까 덜컹 걱정이 들었다. 기를 쓰고 이고 지고 가는 이 책들이 갑자기 허무해진다. ㅠ.ㅠ

비로그인 2007-08-29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에 좋은 정보로군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제가 수집하는 책들이 반영구적으로 보관될 것 같았는데..
그렇게 수명이 짧다니. 그래서 더더욱 책 보관에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그나저나 한지가 방탄복으로도 제조가 되었다니 놀라운 사실이군요.
어찌보면, 과거의 조상들의 지혜가 현대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 정말로 한지를 유용하게 개발하면 좋겠어요.
흐음. 와인데이에 제가 나눠드렸던 한지 편지지가 생각이 나는군요. 다행입니다.
그것은 오래갈 것 같아서.(웃음)

마노아 2007-08-29 21:14   좋아요 0 | URL
어느 회사인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도 바른손 같아요. '자작나무'로 만든 백년을 가는 공책~이란 문구로 선전했거든요. 표면도 매끄럽고 해서 정말 백년 가는 줄 알았죠. 지금 보니 '구라'군요^^ㅋ
한지는 숨쉬는 종이잖아요. 정말 조상들의 지혜는 못 쫓아간다니까요. 하긴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각도 박정희 때 개보수했다가 오히려 습기가 차서 망했죠.ㅡ_ㅡ;;;
엘신님이 쓴 편지지는 선견지명의 정수군요. ^^

비로그인 2007-08-29 21:51   좋아요 0 | URL
푸하하핫. '지금 보니 구라군요'...라니. 그렇게 순수한 마노님 입에서.ㅋㅋ
에이~ 제가 무슨 선견지명이 있었겠습니까. 단지 붓펜을 쓰고 싶어서 고른 것이라는..킥.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잘되었어요.^^

마노아 2007-08-29 22:12   좋아요 0 | URL
저는 그래서 가끔 외모(?)를 이용한 개그를 쓰곤 하지요. 수업 시간에 일부러 엄한 말을 쓰면 애들이 너무 좋아해요. 아... 비교육적이다^^ㅋㅋㅋ
붓펜 원츄~ 다음엔 원하는 글을 써달라고 종이를 내밀어야겠어요.
기왕이면 한지로^^;;;

비로그인 2007-08-30 00:11   좋아요 0 | URL
아하핫. 아이들이 정말 재밌어하겠는데요.^^
한지 위의 붓펜글씨...얼마든지 오케이입니다.(웃음)

마노아 2007-08-30 01:59   좋아요 0 | URL
사실, 별거 아닌 얘기에도 좀 뜻밖인지 웃더라구요^^ㅎㅎㅎ
다음에 우리 만남의 준비물 추가예요. 한지랑 붓펜이요^^

순오기 2007-08-30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지의 영생불멸 강추!!
님, 책도 사람이 사는 공간에 같이 있어야 잘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책을 둘 데가 없어 옥상에 있는 방을 서가로 꾸몄는데, 더웠다 추웠다 제멋대로니까 완전히 누렇게 변해서 도저히 볼 수가 없더군요. 필요에 따라 거실에 꽃혀있던 녀석들 빼고는 눈물을 머금고 다 버렸답니다. 그래서 지금 그 옥상방은 빈 책꽂이(앵글로 만든)만 있지요. 넘쳐나도 절대 안, 못 올려보냅니다~ㅠㅠ

마노아 2007-08-30 02:00   좋아요 0 | URL
와, 그렇군요. 마치 초가같아요. 우리 전통 초가는 사람이 살지 않으면 무너진다고 하잖아요.
책도 그렇게 살아 숨쉬는군요. 저도 박스에 넣어서 못 꺼내고 방치한 책들이 꽤 많은데 거의 십년 세월이라 어찌 되었는지... 갸들 중에는 비닐 랩핑도 못 뜯은 게 많은데... 크흑...ㅠ.ㅠ
 

 

 

 

 

 

우히힛, 검색해 보고 화들짝 놀랐다. 이렇게 뜨거운 여름인데 내년도 다이어리라니.

하지만 박희정 샘 그림인데 가슴이 왈랑거리지 않을 수가 없다.

큰 그림이 두장이길래 Sun버전과 Fish버전 두개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닌가 보다.  고민하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아니었다면 두 개 사야할 것인가 얼마나 고민을 했을까..T^T)

무료 배송이어서 좋고, 쿠폰이 있지만 2만원 이상 사야 천원 깎아주는 거기 때문에 미련 버리고 다이어리만 사야지.
(혹 모른다.  눈에 띄는 무언가 나타날 지도...)

예약 날짜가 9월 3일이니 며칠 안 남았다. 잊지 말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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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8-28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해요. 박정희인줄 알고 순간 불끈했어요 ^^; 박정희 얼굴이 그려 있는 다이어린줄 알고;;

마노아 2007-08-29 01:40   좋아요 0 | URL
허억, 그랬다면 테러였을 거예요^^ 아, 상상만으로도 오싹하군요(>_<)

코코죠 2007-08-2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티겠다. 다이어리 사둔 것만 해도 마흔 넘어까진 쓸 거란 말이져. 근데 아무래도 알흠다운 다이어리를 보면...보면...사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단 말이져. 아니 바키도리 샘께서 이런 사고를 치시면...전 환갑까지 쓸 다이어리를 사야할지도 몰라여...

그나저나 하이드님 댓글 추천

마노아 2007-08-29 01:41   좋아요 0 | URL
전 다이어리 항상 들고 다녀서 얇고 가벼운 것만 선호하는데, 받아보고 넘 두꺼우면 그냥 기념으로 모셔두려구요^^ 막 쓰긴 너무 아까워요(>_<)

다락방 2007-08-29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사무실 직원 이름이예요. 아하핫. 깜짝 놀랐지 뭐예요. ㅋㅋ

마노아 2007-08-29 09:08   좋아요 0 | URL
히힛, 흔한 이름이긴 하죠^^

조선인 2007-08-29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통과~
새언니가 다이어리 디자이너에요. 홍홍

마노아 2007-08-29 09:08   좋아요 0 | URL
앗, 평범치 않은 직업이에요^^

홍수맘 2007-08-2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내년을 준비하라고들 하는군요. 뭐든지 빨라요. 그쵸?
전 아직까지 이상하게 홍이가 쓰다남은 노트 1권이 편하더라구요. 너무 예쁜 다이어리는 글씨도 예쁘게 써야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어서 일까요? ^^;;;
아~. 님 페퍼보니 오늘은 만화가 땡겨요. ㅠ.ㅠ

참, 초콜릿. 어제 못보냈어요. --- 이놈의 게으름은 정말 !!! ---
오늘 꼭 우체국 갑니다. ^^.

마노아 2007-08-29 14:07   좋아요 0 | URL
바람도 선선한 것이 정말 만화책 보기 딱 좋은 날이에요^^
저도 다이어리 막 굴리는 편이라 이렇게 예쁜 건 모셔두지 않을까 싶어요^^
들고 다니기엔 조심스럽고 좀 무거울 것도 같구요.
참참... 제가 서재에 글 남겼는데 보셨을란지....
아직 안 부쳤다면 저 생선 주문할 때 같이 보내주세요^^
초코렛은 며칠 사이에 안 망가지잖아요^^;;;

진/우맘 2007-08-2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알라딘에서 박희정을 언급하면 꼭 1번댓글은 "박정희이???!!!!" 하고 뛰어 오는 분들.^^
그나저나, 그냥 다이어리 말고 쬐그만 다이어리 수첩은 없을까나...

마노아 2007-08-29 14:08   좋아요 0 | URL
꼭 뛰어오는 진우맘님을 제가 기다리고 있었다니까요6^^
저거 너무 예쁘죠. 그래서 막 쓸 수가 없어요. 두 개 사긴 힘들고, 미니 싸이즈 얇은 것도 하나 만들어주면 정말 좋겠는데... 욕심이겠죠^^;;;

2007-08-29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9 2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못드는밤 2007-08-29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박정희인줄 알고 순간 놀랐더라는...ㅎㅎㅎ
박희정쌤 팬이랍니다^^

마노아 2007-08-29 21:16   좋아요 0 | URL
전 댓글들 보고 놀랐어요. 박정희라니...아흑.. 끔찍해요.
박희정샘. 아... 같은 이름도 배열에 따라 이렇게 느낌이 다르군요.^^
 

 

 

 

오늘부터 예약판매 받는 것 같은데 이미지가 한 개도 안 뜬다. 너무해 알라딘..ㅜ.ㅜ





그래24에서 이미지 공수해왔다.  9월 발매되는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고양이와 관련된 곡이 수록된 앨범 하나, 강아지와 관련된 곡이 수록된 앨범 하나.

이들이 10월 달에 올림픽 공원에서 공연을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 공연 중, 나는 일요일 공연만 참석한다. 기존 쌈지 싸운드 페스티발과 비슷한 성격인데 출연진들이 달라지면서 공연 분위기도 많이 달라질 듯하다.  나로서는 하루만 가는 게 좀 다행인 편.

초판 한정판 판매는 물량이 3,000장이라고 한다. 하늘이 두쪽나도 재판은 없다고 하니 반드시 한정판으로 구매해야지.

개인적으로 윈디시티와 루시트폴, 이지형 등이 기대된다. 나의 싸랑 이승환은 당연한 거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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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7-08-2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응? 이게 무슨 소리예요? 앨범 낸 사람들끼리 모여서 콘서트도 한다구?

마노아 2007-08-28 11:32   좋아요 0 | URL
히힛, 고양이 이야기 하니까 네꼬님 생각 나요^^
앨범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여서 축제를 여는 거예요.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 간에요^^
환경운동 비스무리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 전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아서요(>_<)

무스탕 2007-08-2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가 이렇게 이뿐거야요? @.@
저도 잿밥이 훨 좋아요~ ^^*

마노아 2007-08-28 22:42   좋아요 0 | URL
푸히힛, 강아지랑 고양이랑 모두 이쁘지요^^ 잿밥 만세~!

비로그인 2007-08-2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잿밥에 관심있으면 뭐 어때요.
좋으면 되는거지..
저도 좋아요,가고 싶어요.

마노아 2007-08-28 22:42   좋아요 0 | URL
민서님이 오시면 저랑 같이 환장정신으로 재밌게 노는 거죠. 와,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군요^^

비로그인 2007-08-29 10:18   좋아요 0 | URL
환장정신...이승환표 댓글 완성이네요.

마노아 2007-08-29 10:40   좋아요 0 | URL
아하핫, 환장을 알아보시는군요. 반가워요^^ㅎㅎㅎ

책향기 2007-08-30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미지를 바꾸셨네요. 전 처음 이승환 사진이 마노아님 얼굴인줄 알았잖아요. 옆선이 어찌나 여성스러운지...그나저나 콘서트 가신다니 부러워요.

마노아 2007-08-30 14:34   좋아요 0 | URL
이승환이 생김새뿐 아니라 성향도 여성적인 부분이 많아요^^ㅎㅎ
제가 이승환을 너무 좋아해서 콘서트는 가급적 다 가고싶어하지만, 최근에는 많이 자제해서 대단히 오랜만에 가는 거랍니다. 단독 공연은 아니지만 무척 기대가 되어요^^
 



 
세균워즈 - 내성균의 역습 [제 646 호/2007-08-27]
 

일본 소아과 의사 테라사와 마사히코는 그의 저서 ‘아이들의 병이 낫지 않는다’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약이 듣지 않거나 같은 병을 반복해서 앓는 아이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12년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이염 같이 예전에 쉽게 나았던 병이 점점 낫기 힘들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왜 잘 낫던 병이 낫기 힘들어졌을까. 가장 큰 이유는 인류의 ‘대세균무기’인 항생제의 위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항생제에 저항성을 가진 ‘항생제 내성균’은 점점 늘고 있다. 심지어 예전에 완전히 섬멸했다고 생각한 병균도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인류는 내성균의 역습을 이겨낼 수 있을까?

세균에게 일방적으로 패했던 인류가 ‘무기’를 갖게 된 지는 80년도 안된다. 1928년 스코틀랜드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페니실리움(penicillium) 속의 곰팡이에서 추출한 페니실린이 최초의 항생제다. 페니실린은 2차 세계대전 후 대량생산돼 세균성 질병 치료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 뒤로 스트렙토마이신, 테트라사이클린, 반코마이신 같은 다양한 항생제가 쏟아져 나왔다.

페니실린에 이은 항생제의 개발로 과학자들은 앞으로 수십년 내에 모든 세균성 질병을 정복하리라 낙관했다. 그러나 항생제 내성균의 등장으로 이 예측은 빗나갔다. 페니실린은 내성균이 워낙 많아져 거의 쓸 수 없는 항생제가 됐고, 다른 항생제들의 내성균 비율도 차차 높아지는 추세다.

대표적인 항생제 내성균은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다. 세균이 포도송이 모양으로 모여 자라기 때문에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이 세균은 폐, 소화기관, 비뇨기관, 피부 등 몸의 거의 모든 곳에 살면서 질병을 일으킨다. 폐렴, 식중독, 관절염, 골수염은 물론 아토피까지 일으키는 아주 골치 아픈 세균이다.

애초 포도상구균은 페니실린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 그러나 페니실린 사용이 늘며 페니실린을 분해하는 포도상구균이 생겼다. 과학자들은 이를 대체할 새로운 항생제 메티실린을 개발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이 메티실린에 내성을 가진 ‘메티실린내성포도상구균’(MRSA)이 등장했다. MRSA를 퇴치할 유일한 수단은 반코마이신 뿐. 반코마이신은 현재까지 인류가 가진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항생제다. 세균의 진화 속도는 놀라워서 최근 반코마이신에 내성이 생긴 ‘반코마이신내성포도상구균’(VRSA)까지 등장했다.

VRSA에 감염되면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다. 두려운 사실은 이 불치의 병이 손쉽게 전염된다는 사실이다. 2005년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포도상구균에 감염된 대학병원 환자 중 MRSA의 비율이 69%나 될 정도로 우리나라는 내성균 위험 국가다. 현재 우리나라에 VRSA로 의심되는 보고는 단 한건이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VRSA가 언제 창궐할지 장담할 수 없다.

항생제 내성균은 왜 생길까? 사실 ‘항생제 내성균이 생긴다’는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항생제 내성균은 생긴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세균은 전체 유전자 수가 작고 워낙 자주 번식하기 때문에 다양한 돌연변이종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페니실린을 분해하는 효소를 만들어 페니실린을 무력화하는 세균이 수백만 마리의 세균 중에 한둘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평소 이들은 다른 세균들과 똑 같았다. 그러나 항생제가 투여되면 다른 세균들은 다 죽고 이들만 살아남는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살아남은 이들을 죽이지만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있다. 항생제를 자주 쓰거나, 쓰다 말다를 반복하면 내성균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살아남은 이들은 조용히 때를 기다리다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되면 자신의 자손을 만들기 시작한다. 이 내성균의 후예들은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항생제를 투여해도 더 이상 죽지 않는다. 즉 항생제를 많이 쓸수록 항생제 내성균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 역설적이게도 병을 치료하는 병원이 내성균이 발생하기 가장 쉬운 장소가 된다.

그럼 내성균에 대항할 방법은 없을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항생제를 만드는 것이다. 세균의 세포벽을 자라지 못하게 하거나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는 현재 항생제 대신 다른 방법으로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가 개발되고 있다. 메티실린이 페니실린을 대치한 것처럼 반코마이신을 대치할 차세대 항생제도 곧 나올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항생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항생제 관리다.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항생제 남용 국가’ 1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다. 우리는 모르는 새 꽤 많은 항생제를 섭취하고 있다. 저항성을 높이기 위해 사육하는 가축을 항생제가 든 음식을 먹여 키우기 때문이다. 쇠고기, 돼지고기 등의 고기는 물론 벌꿀 같은 기호품에조차 항생제가 들어간다. 항생제 불감증이 정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우리 몸은 면역기능이 있어 대부분의 질병은 자연적으로 치료된다. 며칠 빨리 낫자고 무리해서 항생제를 쓸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하루에 5번 이상 손을 씻도록 간단한 생활 습관만 바꿔도 세균성 질병에 걸릴 확률은 절반 이상 줄어든다. 항균비누 같은 항균제품도 내성균을 만들 수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꼭 필요한 곳에만 항생제를 쓰도록 강력한 관리가 필요한 때다. (글 : 김정훈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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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

제목이 솔직히 자극적이다.  고구려 관련 책들은 부러 그렇게 쓰려고 애쓰는 느낌이 들곤한다.

중요한 것은 제목보다 내용이니까.

고구려 관련 책을 이덕일씨가 참 많이 쓴다.  고구려 700년의 수수께끼, 오국사기, 장군과 제왕, 고구려는 대륙의 지배자였다 등이 있고, 그 외에도 '광개토대왕이 중국인이라고?'에도 한 꼭지를 담당했으니까.

일정 부분은 내용이 겹칠 것도 같다.  그래도 공동집필이니까 패스할 정도는 아닐 테지.  여하튼 찜!

 

 

 

 

유시진의 이 출간됐다. 1.2.3권이다.  예상보다 권수가 짧다 싶었더니 페이지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거의 두배로 뛰었다.

페이지도 두배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ㅡㅡ;;)

그래도, 반갑다(>_<)

시공사 출간인데, 시공사에서 다시 만화책을 내고 있는 건가? 예전에 망한 것으로 아는데... 아니었나? 음... 모르겠다.

방금 전에 언니가 자기도 유시진 안다고 해서 화들짝 놀랐다. 온 알아? 아니, 마니 봤어? 아니, 그럼 그린빌에서 만나요는? 몰라. 신명기나 폐쇄자 들어봤어? 모르겠는데. 그럼 유시진 어떻게 알아?  하여간 알아. 이름 들어봤어..... 라는 대화가 오고 갔다.

푸핫! 하나 추천해 주고 싶지만,,,,, 돌쟁이 엄마는 사치란다. 케헥... 나중에 내 조카들이 내 만화책 목록을 보고 이모를 사랑하지 않을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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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7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7 1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7-08-27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온이 나왔군요~~~ 구입, 구입~~ 근데, 1~3권이라는 건 완결일까요?

마노아 2007-08-27 21:20   좋아요 0 | URL
작품이 완결된 뒤 한꺼번에 나오는 거니까 완결작 같아요. 히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