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착한 선물인데 늦은 페이퍼로 감사 인사 드려요.

식구들에게 얼마나 뻐기면서 으시댔는지 모른답니다. 어깨 으쓱해지는 멋진 선물이었어요^^








쿠키가 너무 달지 않으면서 딱 적당하게 입에 착! 달라붙는 겁니다.  히힛, 조카들도 아주 맛나게 먹었어요.

전 덕분에 좋은 이모 노릇을 한 번 더 했다지요~

같이 보내준 책은 오늘 지하철 타고 귀가하면서 읽었답니다.  벌써 200페이지 가까이 읽었어요.

헤엣, 두루두루 너무 멋진 선물이에요. 이벤트 참여하면서 내게 소중한 무언가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지요.

제게도 몹시 인상깊었던 그런 이벤트였어요. 네꼬님과 동거녀 또치님, 멋진 이벤트 열어주시고 좋은 선물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안겨주셨습니다.  다음 기회에 동거녀님도 같이 만나요. 유후~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7-10-01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의 행복쿠키가 여기저리 배달되는 페이퍼를 보고 있자니..갑자기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

마노아 2007-10-01 09:08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님, 님의 정체성이 '대놓고' 들어나는군요^^ㅋ

코코죠 2007-10-01 0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미모의 고양이가 네'고'님이라면, 또치님은 '도'치님이란 말인가여!!!! (그냥 넘어가질 못하고 꼭 놀려먹고 싶어지는 이 못된 마음 ㅋㅋㅋ)


- 그 수제쿠키를 맛본 행운의 1人

마노아 2007-10-01 09:11   좋아요 0 | URL
아앗, 고쳤어요...(>_<)
네'고'님께 미안해요.크흑!
히힛, 수제쿠키를 맛본 행운의 2인 여기 있어요~

네꼬 2007-10-01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홋, 책 재미있었어요? 리뷰 쓰세요, 리뷰. ㅋㅋ

다음에 같이 만나요. 우리 동거녀가 너무 좋아하겠어요. (대체 마노아님은 어떤 분이시기에 그리 성실하시냐고 물었더랬거든요. ^^) 기뻐하시니 저도 기뻐요. 아이 좋아.

-
오즈마님 놀림성 댓글 보고 사태 파악. ㅋㅋㅋ -도치와 함께 사는 고야이 네고 드림.

마노아 2007-10-01 09:12   좋아요 0 | URL
리뷰 꼭 쓸게요. 충성!(>_<)
헤헷, 다음번에 같이 만나면 저는 '둘리'가 되는 걸까요? 아님 네고 사촌 네티가 될까요? ^^;;;
푸하하핫, 한 주 즐겁게 시작하셔용~!

가시장미 2007-10-01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소중한 선물을 받으셨군요? ^^ 행복하시겠어요! 으흐 맛있겠다~~~

마노아 2007-10-01 11:58   좋아요 0 | URL
헤헷, 무장 행복했어요. 무척 맛났답니다.(>_<)

무스탕 2007-10-01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으시다니 더욱 부럽슴다!!
에잇~! 심술 부려야지.. 쿠키 먹고 찐 살들은 마노아님 한 쪽 엉덩이로 다 몰려라~~~ ^ㅠ^

마노아 2007-10-01 11:59   좋아요 0 | URL
엄훠, 심술쟁이 무스탕님^^ㅎㅎㅎ 뒤엣말은 몰라몰라몰라~~~~안 들려요!!(>_<)

stella.K 2007-10-01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쿠키! 맛있겠다...!@@@@

마노아 2007-10-01 14:13   좋아요 0 | URL
히힛, 무지 맛있었어요(^^ )( ^^)

비로그인 2007-10-02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앗, 곰돌이 쿠키도 있네 !!
으윽.......오즈마님 페이퍼에 이어 이것까지 보고 나니...질투가...ㅡ.,ㅡ...용솟는다요~

마노아 2007-10-02 09:38   좋아요 0 | URL
에헤헷, 엘신님 대신 제가 맛나게 먹었다니요~(^^ )( ^^)
 
삼한지 - 전10권 세트 김정산 삼한지
김정산 지음 / 예담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뿌듯한 독서활동이었다.  10권이나 되는 긴 분량 속에서 한 시대와 다음 시대의 세대교체를 보았고, 역사 속에서 한 획을 그었던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엿보았으며,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하는 교훈들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자웅을 겨루며 다투었던 시기는 우리가 고대사로 분류하는 까마득한 옛 시절의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먼 과거가 아닌 바로 우리 옆에서 숨을 쉬는 현실의 이야기처럼 책을 통해 다가왔다.  책을 읽느라 긴 시간을 투자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멋진 만남의 순간순간들이었다.


  삼한지에서는 대략적으로 3세대로 내용을 구분 지을 수 있겠는데, 1세대에서는 각 나라의 현재 상황과 주요 등장인물들의 아버지 세대 이야기가 나오고, 2세대에서는 이들이 본격적으로 힘을 기르며 힘겨루기 하는 내용이 진행된다.  3세대에서는 백제와 고구려가 멸망하고 신라가 삼한을 통일하는 내용이 전개되며 주요 인물들의 아들들까지 대를 이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보면 되겠다.  또한 여기에 평행적으로 중국의 역사도 함께 보여주는데, 대륙이 통일되어서 수나라가 등장했고, 그 수나라가 단명왕조로 끝나고 당나라가 들어서면서 삼한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끼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세대에서는 신라 진평왕과 용춘․서현이, 백제 무왕, 그리고 고구려 영양왕과 을지문덕 등이 주요인물이다.  이 시절에는 백제가 신라를 압도하는 힘으로 신라는 그저 힘없이 내내 당하고만 있었고, 고구려는 수나라의 수백만 대군과 맞닥뜨려서 무찌르는 놀라운 방패 역할을 해낸다.  특히 3권은 ‘살수대첩’으로 익히 알려진 여수대전으로 전체 내용을 할애하고 있는데, 명장 을지문덕의 지혜와 전술에 감탄을 넘어 찬탄에 이르게 된다. 

 

  2세대에서는 신라에 여제가 등장하여 국내외로 벅찬 시대를 살아냈고, 용춘의 아들 김춘추와 서현의 아들 김유신이 장성하여 나라의 큰 재목으로 활동하였다.  백제에서는 여전히 무왕이 신라의 국경을 넘나들며 큰 위협이 되었고, 고구려에서는 영양왕이 죽고 영류왕이 즉위하면서 대당정책의 변화를 맞이하였으나, 연개소문의 정변으로 다시금 당나라와 대치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김춘추의 외교술이 빛을 발했고, 김유신이 명장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십분 이해했으며, 비록 독재자였지만 당나라 앞에서 시종 당당했던 연개소문과 당태종의 한판승부가 큰 줄거리를 차지했다.  얽히고설킨 삼한의 외교관계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탈바꿈하기도 하며, 국가 간의 약속이란 것이 때로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기도 하였다. 


  3세대에서는 신라의 김춘추가 백제 멸망 직후 사망하여 아들 법민(문무왕)이 뒤를 이었고, 백제 의자왕은 충신의 고언을 알아듣지 못하는 큰 실책과 함께 700년 사직을 무너뜨리는 고역을 맡게 되었다.  고구려에서는 연개소문이 죽고 그 아들들의 분열과 함께 역시 700년 사직이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백제, 고구려 부흥군의 힘겨운 싸움과 신라의 분투가 이어졌고, 신라와 당나라의 오랜 전란 끝에 삼한 통일의 위업이 달성되는 장면들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대략 백여 년의 시간 동안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과 그 사건들의 중심인물들의 치열했던 삶이 묘사된 것인데, 그 속에서 독자들은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그 속에는 각 개인의 희로애락이 묻어 있으며, 국가와 임금을 향한 충성이, 사내로서의 기개와 우정 등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세 나라가 각축을 벌이며 강역 싸움을 하는 장면들에서는 오늘날에도 무수히 볼 수 있는 외교 전쟁이 재현되는 듯했고, 이해관계에 따라서 국가 간의 의리와 신의가 지고 뜨는 것 역시 오늘날의 우리 사회와 다를 바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대가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을지문덕, 연개소문, 김유신, 흑치상지, 계백 등등 시대를 아울렀던 수많은 명장들이 동시대에 공존했으며 귀유, 강수, 성충 등의 책사들의 두뇌싸움도 가히 볼만하였다.  뿐이던가.  역사의 획을 그었던 여걸들의 출연도 무시할 수 없었다.  신라의 선덕․진덕 여왕, 백제로 시집간 선화공주, 당의 측천무후가 차지한 역사적 비중도 결코 가볍지 않다.


  역사 책 속에서 삼한의 통일은 지극히 짧은 서술로 끝나버리지만, 책을 통해 만나본 역사적 과업의 완수는 무수히 많은 피를 흘린 희생 위에 치러진 값진 전쟁이었다.  당시 당나라의 존재는 오늘날 지구촌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만큼이나 크고도 두려운 존재였을 터인데, 자국 내 친당파마저도 자발적인 전투 참여로 이끌어낼 만큼 신라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백제 무왕 시절 때까지만 하더라도 내내 강토를 빼앗기고 그때마다 당나라에 원군을 요청할 만큼 비실댔던 신라가, 수양제의 수백만 대군도 물리치고 당태종마저도 망신살을 주어 쫓아낸 고구려마저도 젖히고 삼한을 통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역사로 하여금 신라의 손을 들어준 것이었을까.  그 까닭은 책을 통해서 만나본 신라인들을 보며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신라의 화랑도에서는 지배층의 앞선 헌신을 너무도 쉽게, 자주 만나볼 수가 있었다.  김춘추는 외교사절로서 목숨을 걸고 당나라를 오갔으며, 반굴과 관창은 아버지의 권고로 어린 목숨들을 초개처럼 던져 백제 결사대를 무너뜨렸다.  왕족들이 앞장서서 성곽 보수 공사장에서 땀을 흘렸고, 당나라에 반인질로 보내졌을 때에는 자국의 안녕을 도모하기 위해 제 몸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결정적인 기억 한 가지 더!  바로 가야의 존재다.  이미 백 년 전에 가야를 병합한 신라는, 가야 유민과의 융합을 위해 몸살을 앓았었다.  망국의 유민으로서 가야인들이 겪었을 서러움은 말로 다 표현 못할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유신의 아버지 서현이다.  그러나 그들은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낸 뒤 신라의 공신이 되었고, 마침내 역사의 주역이 되었다.  가야와의 힘겨웠던 융합의 시간을 거친 뒤, 신라는 백제 유민과 고구려 유민을 두 팔에 아우를 수 있는 내공을 지니게 된다.  한마디로 삼한의 통일은 ‘준비된’ 신라의 몫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면 백제와 고구려를 비교해 보면 어떨까?  스스로 무너지는 나라를 누구라도 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백제 의자왕은 한때 ‘해동증자’라 불리던 총기를 잃어버렸고 충신의 간언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위에서부터 무너진 백제의 적나라한 모습은, 나라가 망하게 생긴 결정적인 순간의 결사대가 불과 5천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한숨을 쉬게 만든다.  고구려의 연개소문은 그 한 사람의 존재로 요동을 지켜낼 만큼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지만, 그가 죽자마자 요동의 방어가 무너졌다는 것은 그가 자식농사만 실패했던 것이 아니라 후계자를 성실히 키워내지 못했음도 함께 증명해내는 것이었다. 

  흔히들 고구려가 통일을 이루었더라면, 만주의 드넓은 영토가 지금도 우리 것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보이곤 한다.  나 역시 그런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바람에 신라의 삼한 통일의 성공이 평가절하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비록 당나라라는 외세를 끌어들이긴 했지만,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웠던 신라의 국세를 고려한다면, 그것은 ‘타협’이기 전에 ‘생존본능’이었다고 보아야 맞을 것이다.  그리고 당이라는 커다란 호랑이를 몰아내기 위해서 안으로 협동하고 단결했던 신라인들의 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로서도 크게 본받아야 할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을 바라는 우리의 열정이 삼한을 통일하고자 했던 신라의 그 열망과 노력에 결코 부족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통일을 위해서 신라가 보여주었던 단결과 화합, 용서와 포용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누가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스스로 이뤄내야 할 과업이라는 것, 남이 먼저가 아닌 내가 먼저 자발적인 사회 헌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 그것이 나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행복을 필연적으로 가져온다는 것을 이 책 ‘삼한지’는 역사를 통해 우리에게 아름답게 증명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한지 10 - 나당대전 김정산 삼한지 10
김정산 지음 / 예담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드디어 마지막 권을 다 읽었다. 모질게 읽어냈다는 느낌이다.

처음에 1권, 2권을 시작할 때는 지루한 감이 있었는데 중간 중간 크게 재밌어지다가 5권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꽤 매력적인 읽기가 되어 있었다.  언제 열권을 다 읽나 싶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읽어낼 수 있었다. (만세!)

9권에서 백제와 고구려가 이미 망했지만, 그 유민들의 부흥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백제 부흥운동을 끝가지 수행하려고 애쓴 인물은 흑치상지였는데, 끝내 신라의 공격을 당해내지 못하고 부여융과 함께 당으로 망명 길에 오른다.  그 과정에서 신라 명장 죽지와 대치하게 된 흑치상지.  창으로 솜씨를 겨루었지만 승부는 나지 않았고, 흑치상지는 길을 비켜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백발 노장 죽지는 흑치상지의 실력과 인물됨이 아까워 신라의 명장으로 거듭나기를 당부하지만, 그는 쫓겨 도망가는 임금을 배신할 수 없다고 한다.  그 순절한 마음을 이해한 죽지는 순순히 길을 비워준다.  다분히 소설적인 이야기 진행일 수도 있겠는데,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면, 길을 비켜준 죽지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적으로 만났지만 서로 장부의 기개를 높이 샀다고 해야 할까... 한 임금 아래에서 그들이 뛸 수 있었다면 멋진 친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 천년 그 이상의 시간을 뛰어넘은 내게도 이해가 가고도 남음이 있다.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쳐서 백제는 부흥의 씨앗도 말라버리고 신라의 남역 평정은 완수된다.  백제 멸망 12년 후인 672년에.

그러나 이제 가장 큰 적은 오랜 동지였던 당나라가 되고 말았다.  신라 내에는 친당파가 너무도 많았다.  오랫동안 당나라에 숙위사로 자식들을 보내어 왔었고, 당나라가 당시 너무 큰 나라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그들의 두려움과 불안도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나라의 중요한 결정 앞에서 그들의 처신은 너무나 비겁했다.  생각해 보면, 고려 시대때는 친원파가 있었고, 조선에선 친명파, 근현대로 넘어올 때는 친일파가 있었고, 오늘날은 지나친 친미파가 존재한다.  뭐든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한 법이거늘, 큰나라를 너무 두려워하거나 혹은 사모하여 제 나라를 저버리는 일은 그 역사가 오래되고도 깊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와중에 신라의 큰 별 김유신이 673년, 79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역사 속에서 뜨고 졌던 많은 영웅/천재들 중에는 당대에 인정받지 못한 불운아들도 많았는데, 김유신은 당대에 이름을 높이 세웠고, 죽어서도 꺼지지 않는 명장의 이름을 새겼다.  뿐아니라 하늘이 허락한 천수까지 누렸으니 그 자신은 물론이요, 신라... 나아가 우리 역사의 큰 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시대에 같은 시간을 누렸던 많은 이들이 한순간 부러워지기도 한다. (로마의 카이사르를 보며 느꼈던 그 마음이랄까.  조선의 이순신 같은 느낌?)

그는 땅보다도 사람이 중하다고 했고, 그 말을 실천하며 살았다.  신라와 가야의 공존을 끌어낸 장본인이며 삼한통일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한 사람이다.  비록 삼한 통일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는 그 위업의 달성을 결코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숱한 곡절과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신라는 끝끝내 나당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삼한 통일을 이루어낸다.  전쟁 막바지 가장 위급한 때에는 사직을 청했던 친당파들이 줄줄이 제발로 돌아와 다시 싸우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지극한 열정이, 목표의식이, 갈망이 결국 민심을, 하늘을 움직인 것이리라.

8년 나당전쟁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한 인물은 유신의 서자 시득이었다.  그동안 김유신의 서자에 관한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처음으로 그 존재를 알게 되었다.  반가운 만남이었다.

당나라의 장수 설인귀는 마지막 싸움에서 도망쳤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중국의 전설 속에서 재포장되어 계속 이어져 내렸으니, 신라와의 전쟁의 패배가 당나라/중국에게 얼마나 큰 오욕이었는지 알만한 대목이다.(오죽하면 거짓 전설을 만들어냈을까.)

이로써 700년에 걸친 전국 시대는 종결이 났다.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서 戰國시대란 표현을 쓰곤 했는데, 생각해 보면 고구려, 백제, 신라가 서로 각축을 벌인 그 시간도 전국시대로 보아도 무방할 듯 싶다.

책의 말미에는 전쟁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 짧은 언급들이 있는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들이 차례로 하늘의 부름을 받는다.  게 중에는 아름다운 죽음도 있었으나 흠돌처럼 역모로 생을 마감한 갑갑한 이도 있었다.  그런데 재밌게도 대체로 오래들 산 편이었다.  오히려 근대 시기의 사람들보다 더 장수한 듯 보이니, 늘 무기를 들고 살아야 했던 시절이었던지라 자체적으로 '운동'이 되었던 것일까?

문무왕의 마지막은 장엄하기까지 했다.  그의 유언은 과연 삼한 통일의 주인공다웠으니... 장례 절차를 간소화하여 백성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한 것은, 전란으로 지친 민중들을 돌보고자 한 애민정신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밖에 강수가 작성한 명문장도 작품 말미 부록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참으로 인재가 많았던 그 시절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었다.

열권이나 되는 책을 손에서 놓고 보니 어쩐지 아쉬움이 든다.  참으로 치열했던 역사의 한 부분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은 내게도 아름다운 기억이 될 것이다.  길어서 쉽게 엄두가 안 나겠지만, 차분하게 읽어두면 역사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소설로 읽는다 할지라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한지 9 - 아아, 백제여! 김정산 삼한지 9
김정산 지음 / 예담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성충은 죽기 전 육군은 탄현에서 막아야 하고, 수군은 백강의 기벌포에서 막아야 한다고 충심으로 아뢰었었다.  하지만 의자왕은 피를 토하며 죽어간 충신의 말을 믿지 않았고, 때문에 그가 일러준 두 곳을 경계하지 않았다.

나당 연합군이 쳐들어왔을 땐, 다급한 나머지 자신이 귀양 보낸 흥수를 찾았고, 흥수마저도 성충과 똑같은 말로 방어를 논하자 총기를 잃은 의자왕은 그의 말도 믿지 않는다.  자신이 죄준 신하이니 앙갚음 하려는 마음에 정반대의 의견을 냈을 거라고 생각한 것.  딱 자신의 소갈딱지만한 믿음이었다.  자신이라면 그럴 테니, 당연히 성충도 흥수도 그럴 거라고 여긴 그 좁아터진 마음.  역시 백제가 살길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뿐이던가.  신라에 골품제가 있어서 뼈다귀마다 등급을 매겨 사람을 차별하고 나라의 앞길을 막았다면, 백제는 8성으로 대표되는 귀족들의 권세가 나라의 앞길을 막았다.  나라가 위급해졌을 때 자신의 재물과 군사를 내어 나라를 돌보려고 한 자가 없었으니, 백제의 앞날은 이미 뻔히 정해진 결과였다.

19페이지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 어떤 동맹국도 스스로 망하는 나라를 돕지는 않는다.

 
   


스스로  무너지고 있는 나라를 무슨 수로 일으켜 세울 것인가.  백제 전역의 군사를 모두 모은다면 족히 8만은 건질 수 있는 지경이었다.  전성기 때 20만을 넘었다지만, 지금도 나라를 방어하지 못할 숫자는 아니건만, 계백이 백제 마지막 결사대를 끌고 나갈 때 군사 숫자는 불과 5천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이 백제의 현주소였다.

신라의 명장 김유신은 망국 가야의 후예였다.  가야의 백성들이 신라에서 살면서 어떤 설움을 겪었는지 몸으로 체험하여 알고 있는 자였다.  때문에, 그는 백제로부터 버림받은 백성들의 마음을 돌볼 줄 알았다.  준비된 통일이랄까.  기울어 가는 나라와 차오르는 나라의 차이는 이토록 선명했다.

처자까지 죽이고 결사대를 이끌고 나온 계백.  10배 숫자의 신라군과 맞서 조금도 물러섬이 없던 그들.  700년 사직이 무너지는데, 이처럼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는 이가 없다면 얼마나 비참했을까.  조선왕조 500년 사직이 무너질 때 매천 황현은 자결을 택했다.  계백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으리라.

백제를 멸망시킴으로써 김춘추는 작게는 죽은 딸의 원수를 갚았고, 크게는 삼한통일의 큰 발자국을 내디뎠다.  의자왕과 태자 융이 수모를 당하는 장면은 망국의 책임자로서 과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알려지지 않았기에 그렇지, 백성들의 고초는 그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춘추의 마지막을 진평왕과 선덕여왕과 마찬가지로 암살로 마무리했는데, 이는 너무 작위적인 설정이라고 본다.  그런 개연성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역사에 알려진 바 없는, 지극히 소설적인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김춘추는 백제 멸망의 끝을 보고 젊은 아들 문무왕(김법민)에게 다음 세대를 넘겨 준다.

그리고, 666년 고구려에서는 연개소문이라는 큰별이 지고 만다.  그의 크기가 얼마만큼이었는지는, 그가 죽고 난 뒤 불과 2년 만에 무너진 고구려의 사직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철통같이 지켜지던 요동이 단숨에 뚫리고 마는데, 연개소문에게 불만이 있다면 그의 무자비함이 아니라 자식 농사를 잘못 지었다는 데에 있다. 

668년, 고구려가 무너지자 당나라는 고구려 유민을 무려 20만 명이나 강제로 이주시킨다.  당시의 인구수가 어느 정도였는지 장담할 수 없지만, 무시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이는 고구려 내에서 장정의 씨를 말리는 것과 마찬가지였을 것이며, 당나라가 고구려를 얼마나 두려워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고구려는 그렇게 멸망했다.  이제 남은 일은 삼한 일통의 과제.  신라가 과연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는 10권에서 살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일야화 11 - 완결
전진석 지음, 한승희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마지막권 표지다. 양복을 빼입은 두 사람이

제법 잘 어울린다.

색깔도 훌륭하고^^

생각보다 이른 완결이지만 아주 깔끔한 마무리였다.

책장수가(혹은 작가가) 된 술탄과 세하라의 재회. 그리고 이번에는 술탄 샤리야르가 진행시키는 책속의 책 이야기.

인도의 시바신의 현세 재현 아바타 이야기가 진행된다.

사랑에 빠진 시바신(샤리야르)은 찌질이 스토커가 되어 있고,

카마는 인간 세상에 시바신의 사랑을 이뤄주러 온 도우미(세하라)가 되어 있다. 

스토커 시바신의 사랑의 대상도, 그 남동생도, 학교 선배, 교수님 등등 원래 등장인물들이 재밌게 요소요소 들어가 있는데, 이들의 뻔뻔 코믹 얘기가 전체 이야기의 재미를 능가한다.

 

 

 

 

 

 

 

 

 

 



 

 



동시에 둘 사이의

므훗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있으니...

연출이 좋다고 느꼈던 것은, 과하게 보여주지 않고 과하게 설정하지 않아도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준다는 것이다.

(미안한 얘기지만 동시에 읽은 '절정'과 비교되는 부분이랄까.)

 

 

 

 

 



모처럼 등장인물들이 자기 캐릭터 모습으로 한컷에 실렸다. 카리스마 만빵 술탄의 자신만만 미소가 맘에 든다.



그리고 이야기 속에 이야기 하나 더.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B사감과 러브레터 서양판이랄까.



이들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해피엔딩. 덕분에 서태지 노래 heffy end라는 곡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다.  들어보진 못했지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7-09-29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29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