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서 좋아요!
후세 야스코 글 그림, 김향금 옮김 / 대교출판 / 2007년 6월
구판절판


철학적 메시지가 어른들에게 주는 교훈을 안고 있다.
동그란 원과 뾰족한 세모가 만났다. 갈색 원과 검정색 세모. 둘은 닮은 데가 하나도 없었지만 서로 반가워 했다.

동그란 원은 데굴데굴 잘 구를 수 있어서 세모를 엎고서 비탈길을 내려갔다.

그러다가 낭떠러지에 이르니, 세모가 끼익! 그 앞에 멈춰섰다. 구르기를 잘하는 동그라미와 멈추기를 잘 하는 세모. 둘이 만나니 천생연분이다.

배가 고파진 동그라미는 둥글게 반죽을 해서 빵을 만들었고,
세모는 뾰족한 끄트머리로 캔 뚜껑을 땄다.

완성된 피자를 사이 좋게 나눠먹는 동그라미와 세모.
둘은 서로가 닮지 않아서, 너무너무 달라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배시시 웃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우리와 같지 않기 때문에 배척하고 따돌리고 등돌릴 때가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같지 않기에 더 어울리고 더 쓸모 있고, 더 아름다운 우리일 때가 많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존재라 할지라도 존재 그것만으로 이미 가치가 있음을, 아름다운 것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 책은 넓은 여백에 두꺼운 재생지를 썼고, 조각조각 붙인 흔적이 멋스럽게 나와 있고, 짧은 대사를 영어로 다시 한 번 옮겨 적은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It is nice to be different!
우리도 서로에게 달라서 좋다고 말해 주자. 너와 나는 달라서 좋아. 같은 것도 좋지만 다른 것도 아름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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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양 난 행복해요 1
햇살지기 편집부 엮음, 배지은 그림 / 햇살지기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양 키우던 목동 다윗, 이스라엘의 왕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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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0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10-30 12:35   좋아요 0 | URL
배송이 빨랐군요. 잼나게 보셔용~ (^0^)
 
소년의 눈물 - 서경식의 독서 편력과 영혼의 성장기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 돌베개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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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 서경식씨가 우리 말을 못하는 줄 몰랐다.  그러니 이 책이 '번역되어' 나온 책이라는 사실에 놀랄 수밖에.

저자의 할아버지는 일제의 식민 지배 시절 일본에 건너가 철도 노동자로 일을 했다. 할아버지는 해방 이후 조국으로 돌아가셨지만, 그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생활비를 부담해야 했던 아버지는 귀국을 하지 못하셨고, 한국전쟁으로 그 길도 끊어져 버렸다. 그리하여 1951년생인 저자는 일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아이로 자라게 되었고, 조국어에 대한 일종의 부채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

친구들과 뛰노는 것보다 집안에서 책 읽는 것을 더 횡재로 여겼던 소년 서경식. 그러나 문맹인 어머니는 아이 경식에게 책을 읽어줄 수 없었고, 오히려 그가 어머니에게 책을 읽어주어야 하는 입장이곤 했다. 그런 소년 서경식의 평범한 바람은 잘 사는 부유한 부모를 갖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본인 부모를 가졌으면 했던 것.... 그것이 소년의 솔직한 소망이었고, 재일조선인들의 처지를 대변하는 가장 일상적인 일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책읽기를 좋아했던 소년은 자신이 읽은 문구를 인용하여 수업 시간에 칭찬도 받아보았지만, 그 인용문의 내포된 의미라는 것이 제국주의 일본이 중국을 깔보는 입장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자신의 얕은 지식과 들뜬 허영을 반성하기도 한다.

아이의 치기어린 마음들은 변명하는 법 없이 솔직하게 구술되고는 했다. 명문고에 입학하고 탄탄대로의 길을 걷고자 했던 것에 '대의'보다 '엘리트 사회'에 진입하고픈 욕망이 있었다는 것을 그는 부정하지 않았다. 자신의 국적을 영어로 소개하던 시간, "I am a Japanese."라는 문장을 말하지 못했을 때, Korean이란 자각 위로 주위 사람들에게 동정 받고 싶고 주목 받고 싶은 욕망도 있었음을, 동시에 '조선인'이라는 것이 들통나고 싶지 않았던 순간들까지 가감 없이 밝히고 있다. 그건 지탄 받을 일도 아니라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고 싶은 충동이 독서 중에 일어나 버렸다. 경우와 범위는 다르지만, 우리의 성장기에, 또 이미 자란 뒤에도 그런 일들은 너무나 많으니까. 그 마음들을 위선으로 혹은 위악으로 가장하고 꾸미지 않았으니 그걸로 된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

작가의 독서 편력기는 10여 년에 걸친 이야기로 데라다 도라히코에서 프란츠 파농에 이르기까지 전후 사방으로 펼쳐져 있다. 소년 서경식에서 청소년 서경식으로, 다시 청년 서경식에 이르기까지. 그저 순수한 열정과 호기심으로 독서를 하던 이야기와, 재일 조선인으로서의 자각이 생긴 이후 고민하던 그의 모습이, 앞으로의 삶을 어떤 방향으로 잡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까지도 책과 함께 나누고 있다. 그 안에 평탄치 않은 가정 소사와 평범치 않았던 학창시절의 동아리 활동 등등이 얼기설기 이어져 있다.

소년이 아닌 어엿한 성인의 문을 통과하는 성인으로서의 독서 이야기가 실린 마지막 그의 깨달음은 독자에게도 깊은 여운을 주는데, 그가 프란츠 파농으로부터 충격을 받은 글귀를 옮겨본다.


   
  하나의 다리를 건설하는 일이, 만일 그곳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이들의 의식을 풍요롭게 하지 못할 양이면, 차라리 그 다리는 만들지 않는 편이 낫다. 시민들은 예전처럼 헤엄을 쳐서 건너든가 아니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면 된다.  
   


그것이 꿈이든, 비전이든, 목표든, 아니 그저 독서라고 할지라도, 하나의 '다리'가 되고자 노력하는 사람의 땀이라면,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그 가치가 또 다른 아름다운 가치를 피워내지 않을까. 저자 서경식의 소소한 독서 이야기가 그저 흔한 책읽기에 그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저자 서경식의 독서 편력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책 읽기 좋아하는 한 소년의 성장 에세이이기도 하며, 재일조선인으로 성장한 그에게 덧씌어진 시대적 아픔과 모순의 일기장이기도 하다.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본인 작가의 이름들은 한국 독자인 내게 낯설며, 그의 관심 독서 목록이 나의 관심사로 옮겨오진 않았지만, 책 제목처럼 영혼을 적셨던 소년의 눈물은 내 마음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이후로 읽을 그의 책들에 좀 더 귀 기울일 수 있는 마음이 이전보다 더 충분해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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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르와 아스마르 - Azur & Asmar, 초등용 그림책
미셸 오슬로 지음, 김주열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9월
절판


어린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바다를
건너가
요정 진을
구하고
둘이 함께
행복하게 산다네.

요정의 꿈을 꾸며 편히 잠든 아이들...

자신의 파란 눈을 불길하게 여기는 곳인지라,
아주르는 장님 행세를 하고 만다.
그의 머리카락과 짚고 있는 지팡이가 유독 빛나는 느낌.

야자나무 숲으로 들어선 아주르와 크라프
빽빽하게 들어선 열대나무가 숨막히게 아름답다.

생동감이 넘치는 시장의 분위기.
(사진을 너무 못 찍어서 분위기가 별로 안 살지만...;;;)
원색의 강렬한 대비가 눈부시다.

상인은로 성공한 유모의 대변신.
그러나 청년이 된 아스마르는 아주르를 반가워하지 않는다.

꼬마 공주와 함께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는 아주르
별빛이 지붕마다 소복히 내려앉을 것만 같다.

폐허가 된 비잔틴 대성당 앞.
아주르의 파란 눈을 사람들이 기피한 것은 이 무너진 비잔틴 대성당과 관계있는 것이 아닐까?
십자군 원정이라든지...

시무르그 새를 타고 날아가는 아스마르가 보인다.
사막의 황금 모래와 거대한 새의 오색 날개가 아름답게 대비된다.

아주르는 죽어가는 아스마르를 들쳐메고 낭떠러지 위 다리를 건너간다.
박쥐 떼가 온통 달라붙은 기괴한 벽이 덮칠듯이 압도적이다.

마침내 요정 진을 만나게 되는 두 사람.
그러나 급한 것은 아스마르의 생명을 구하는 것.

주요 등장인물이 모두 등장한 피날레 씬.
아름다운 갈색 요정과 금발 요정이 각각 아주르와 아스마르의 파트너가 되어 있다.
별빛을 수놓은 듯한 아름다운 궁전 배경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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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르와 아스마르 - Azur & Asmar, 초등용 그림책
미셸 오슬로 지음, 김주열 옮김 / 웅진주니어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서점에서 그림을 펼쳐보고는, 그 선명한 색채와 강렬한 대비에 흠뻑 빠져 주문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원작은 애니메이션인 까닭에, 애니 쪽이 더 궁금하지만 당장은 책을 통해 갈증을 해소하는 수밖에.

이 이야기는 파란 눈에 금발 머리인 아주르(프랑스 말로 '파란색'이라는 뜻)와 검은 눈에 갈색 피부인 아스마르(아랍 말로 '갈색'이라는 뜻)의 이야기이다.  아주르는 아스마르의 어머니인 유모 손에 의해 자랐는데, 두 아이는 형제처럼 지냈으며 유모는 두 아이 모두를 소중하게 대해 주었다.  아주르의 나라는 프랑스이지만, 유모는 아랍 말과 프랑스 말을 두 아이에게 동시에 가르쳐 주었다.  밤이면 유모는 아이들의 이불깃을 여며 주며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는데, 멋진 왕자님이 마법의 열쇠 세 개를 찾아내서 요정 진을 구하고 요정과 결혼하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두 아이는 요정 진을 구해내는 꿈을 키우며 맑은 눈을 빛냈지만, 엄격한 아주르의 아버지는 자기 아들에게 유모와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것이 못마땅했다.  아주르는 아버지 때문에 고된 교육을 받으며 지내야 했는데, 끝내는 유모와 그녀의 아들이 집에서 쫓겨나고 자신 역시 도시로 쫓기다시피 맡겨지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아주르는 멋진 청년이 되었지만, 어릴 적 요정 진을 구하는 꿈을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다.  아주르는 아버지를 거역하고 배를 타고 말았다. 그러나 큰 폭풍우가 배를 덮쳐 바다에 빠지고 말았고, 눈을 떴을 때는 낯선 곳에 도착해 있었다.  들리는 말들은 외국어였지만 아주르에게는 낯설지가 않았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의 파란 눈을 보고는 두려움에 떨면서 모두들 피하는 것이다.  결국 아주르는 장님 행세를 하면서 구걸을 하기 시작했다.  그 길에 만난 친구 크라푸는 아주르의 눈이 되어 길동무가 되어주었다.

알고 보니 아주르가 도착한 곳은 요정 진의 전설이 내려오는 그 땅, 유모와 아스마르의 고향이었던 것.  아주르는 시장에서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의 유모를 만나 요정 진을 찾기 위한 정보를 얻지만, 자신처럼 청년으로 성장한 아스마르는 자신을 차갑게 대하고 만다.  어릴 적 아주르의 아버지에게 쫓겨났던 수모와 설움을 아직도 기억하는 탓일 것이다.

아주르와 아스마르는 각기 서로 다른 길로 요정 진에게 도착하지만, 결국엔 힘을 합해서 진을 구출해 내고 만다.  이야기는 우리가 모두 짐작하듯이 아름다운 결말, 해피엔딩에 도착하는데...

72페이지에 달하는 그림들은 매 순간순간 눈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하지만, 이야기의 진행은 매끄럽지 않다.  그러니까 원작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압축한 줄거리가 흘러나오고, 그 애니메이션의 명장면들을 컷으로 잘라 하나씩 실은 느낌이랄까.  이야기의 구조는 흥미진진하고 즐겁지만, 움직이는 영상이 평면 종이로 내려앉았을 때의 부조화가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점이 훌륭한 것은 '탁월한 그림' 때문이다.

아주르와 아스마르의 색깔 대비, 프랑스와 아랍이라는 이질적인 두 나라.  그러나 그 둘을 차별하지 않는  유모, 두 나라 말을 동시에 사용하는 주인공들, 건축물이나 그릇, 옷차림 등등까지 모두가 너무 대비되는 두 나라이건만 어느 쪽으로 치우침 없이 그 아름다움을 공평하게 묘사해 주고 있다.  백인 주인공이 무조건 승리하는 왕자님으로 등장하지 않고, 요정이 창백한 피부를 자랑하는 여자인 것도 아닌, 그야말로 '조화'를 보여주고자 애쓴 작품이다.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서 아랍권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반짝반짝 빛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자가 많아서 유아용으론 적당하지 않다고 여겼는데, 책 정보를 보니 초등학생 용이었다.  알고 보니 시리즈도 많던데, 차차 하나씩 더 찾아볼 생각이다. 물론 애니메이션이 출시되면 그것도 함께.



덧글) 새 책 냄새가 심하게 나서 통풍이 좀 필요해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예쁜 책을 만난 기쁨이 줄어들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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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7-10-31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뻐보인다. 포토리뷰도 잘 봤어. 이건 애니로 보고 싶네.

마노아 2007-10-31 08:22   좋아요 0 | URL
저두요~ 시네큐브에서 했을 때 봤어야 했는데, 하는 지도 몰랐거든요. 아쉬워요. 나중에 봐야죠^^

비로그인 2007-10-31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 이거 애니로 꼭 보세요. 정말 멋지답니다!!

마노아 2007-10-31 22:10   좋아요 0 | URL
환상적이겠지요? 꼭 보고 말테야요(>_<)

2007-12-14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12-14 14:21   좋아요 0 | URL
댓글보고서 저도 지금 확인했어요. 아이 참 기뻐요^^

딸기 2007-12-15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노아도 당첨됐구나. 추카추카!!!

마노아 2007-12-16 15:08   좋아요 0 | URL
히힛, 고마워요~ 둘 다 있어서 더 좋아요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