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5 - 돼지고기 열전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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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말에는 '삼겹'이라는 말이 없다. 원래는 '두겹', '세겹'이란 말을 쓰지 '이겹', '삼겹'이란 말을 쓰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세겹보다는 삼볍이란 말이 부르기가 수월했던지 삼겹이란 말이 보편화되면서 1994년에는 국어사전에까지 등록되었다.

삼겹살을 가장 좋은 부위로 등극시킨 데에는 장사 수완이 좋은 개성상인들의 역할이 컸다는 말도 있다. 즉, 살코기 사이사이 지방이 끼게 사육한 것도 개성상인들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 보쌈김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개성에서는 돼지고기를 삶은 편육이 발달했다. 이는 개성 사람들이 섬유질이 적은 사료를 먹여 비계가 살 사이에 겹겹이 얇게 들어 있는 삼겹살을 만들어 먹었기 때문이다. 이 삼겹살이 얼마나 유명했던지 세겹살이 삼겹살로 바뀐 데에는 이 개성 사람들의 돼지고기로부터 ㅇ ㅠ래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107쪽

-1960년대 소주값이 떨어지면서 술을 구하기 쉬워진 서민들이 값싼 돼지고기를 선호하게 되면서 삼겹살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육각쳐서' 팔던 시기에도 삼겹살을 구이로 먹었으나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보편화된 시기는 1980년대 중후반부터라고 추정된다. 돼지고기와 관련해서 개성 사람들과 이성계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고려 말부터 개성 사람들은 이성계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개성 왕씨를 무수히 죽였으며 수도 역시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개성 사람들은 '위화도 회군'으로 죽은 최영 장군을 기리기 위해 제사를 지냈는데 이때 통돼지를 제물로 바쳤다. 이 통돼지를 '성계육'이라 했는데, 제사가 끝나고 음복을 할 때 통돼지를 칼로 마구 도려냈다. 또한 이들은 돼지고기를 썰어 국을 끓여 먹었는데 이를 '성계탕'이라 부르며 돼지고기를 질겅질겅 씹어 먹었다. 그 이유는 바로 이성계가 기해생 돼지띠였기 때문이다.-108쪽

순대의 기원설은 삼국시대설과 몽고전래설이 있다.
삼국시대설은 '제민요술(563년 중국 가사협이 저작한 책)'에 양반장도라는 순대 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삼국시대부터 많은 음식이 중국 영향을 받았으므로 순대 역시 삼국시대에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양반장도는 양의 피와 양고기를 다른 재료와 함께 창자에 넣어 삶아 먹는 방법이다.

몽고전래설은 고려시대 원 지배하에 '게데스'라는 몽고군의 요리에서 그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게데스는 몽골의 전투식량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영양도 풍부한 음식이었다. 돼지 창자에다 쌀과 야채를 섞어 넣고 말리거나 냉동시킨 게데스는 기동전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음식이었다. -153쪽

순대는 몽고 민족이 세운 원나라가 이 땅에 영향을 미쳤던 고려 말엽에 들어왔다고 추정할 수 있고 양이 흔치 않은 우리나라에선 소나 개, 돼지를 이용했다.-154쪽

순대는 소시지에 비해 여러 가지 육류와 채소가 골고루 혼합돼 있어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동, 식물성 식품이 균형 있게 배합된 영양식품이다. 순대 1접시의 경우 약 400kcal의 영양 성분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콩나물밥 한 그릇과 같은 영량으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찹쌀, 당면 등 탄수화물을 넣은 순대는 식사대용으로 적합한 음식이며 솔 재료로 알칼리성인 채소가 많이 들어갈수록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다. 저지방, 저칼로리이면서 비타민 A,C와 섬유질이 풍부하기 때문. 특히 비타민 B군이 들어 있어 숙취해소, 간장 보호 및 중금속 등 독성 해소에 좋다. 또 철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빈혈, 어지럼증에 좋고 어린이나 여성, 특히 임산부에게 적합한 영양식품이다. 빈혈이 있는 사람은 순대나 선짓국을 먹고 난 후 홍차나 녹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차에는 떫은 맛을 내는 타닌이 있어 철분과 결합할 경우 불용성인 타닌산 철을 만들어 철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 순대의 색을 결정짓는 선지는 섬유질과 비타민 C가 거의 없어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변비가 생기기 쉽다. -207쪽

그러나 순대에는 선지와 함께 우거지, 숙주, 배추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가 듬뿍 들어가므로 음식 궁합이 제격이라 할 수 있다.

순대국을 천일염으로 간을 맞춰 막걸리를 곁들여 먹는 것은 수은독, 납독 등 환경공해에 따른 독성의 체내 축적을 막거나 풀어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돼지 피는 빈혈, 심장 쇠약, 두통, 어지럼증에 좋으며 돼지 간은 간기능 저하, 간염, 빈혈, 야맹증, 시력 감퇴에 도움이 된다. 이렇듯 돼지 내장은 납, 수은, 부자, 유황 등에 갖가지 독을 풀어줄 뿐 아니라 비타민 F로 불리는 리놀산과 비타민 B1,B2, 아연 등이 많이 들어 있는 우수한 식품이다.

순대를 선지만으로 하는 경우는 변비가 될 염려가 있지만 비계와 채소를 섞었으므로 변비완화 효과도 있다. 소로 마늘 생강, 후추, 등 재료가 알맞게 배합되므로 비린내 제거도 잘되며, 가축의 피를 포함하고 있어, 소장에서 흡수가 용이한 철분 공급원으로 빈혈이 우려되는 여성에게 적합한 영양식품이다. -207쪽

육지 사람들이 예전에 인사로 '식사하셨습니까?' 하듯이 제주도 사람들은 '어디 감수꽈?'하고 인사를 한다. 이것은 예전 4.3 항쟁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한순간에 사라진 사람들이 많아서 이후 제주도 사람들은 자기의 행적을 가족이나 아침에 처음 본 사람들에게 남기기에 이른 것이다. 제주도 사람들의 인사는 이런 참혹한 역사의 소산이라고 할 수 있다. -208쪽

고사는 모두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소원이 달성되고 계획하는 일이 잘되라고 신에게 소원을 비는 의식이다.

돼지머리가 고사에 쓰이게 된 배경은 여러가지가 있으나 개업식에 쓰이는 이유는 우리말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
1. 윷놀이에서 '도'는 돼지를 상징하는 동시에 '시작'을 의미한다. 시작이 반이므로 돼지머리를 차려놓고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2. 돼지는 '도야지'라고도 하는데, '도야지'는 잘되기를 바라는 뜻의 '되야지'와 발음이 비슷하다. 그리고 '돼지'라는 말 역시 잘된다는 뜻의 '되지'와 발음이 유사하다.
3. 돼지의 한자말 '돈'은 우리말 '돈'과 발음이 같다. 다산성인 돼지가 새끼를 많이 낳듯 많은 돈을 벌어 부귀영화를 누리기 바라는 마음으로 돼지 주둥이에 돈을 물린다.-243쪽

시루떡과 실을 같이 놓는 이유는 시루떡은 팥을 얹어 만든 떡으로 팥의 붉은색은 잡귀를 쫓는 의미가 있고 실타래는 건강, 장수, 길잡이 등의 의미가 있다.

암퇘지가 모양이 예쁘다. 수퇘지는 입이 길어서 예쁘지 않다. -243쪽

돼지머리를 제물로 바치는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나 그 정점에는 돼지가 하늘과 교감하는 신통력을 보유한 동물로 자리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의 신통력도 이에 못지 않으나 유독 돼지가 널리 애용되었던 이유는 경제적인 면이나 실용적인 면에서 소에 비하면 돼지의 비중이 덜 하였기 때문이라는 실질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소가 자비를 기원하며 하늘에 바치는 제왕의 제물이었다면 돼지는 보다 나은 미래를 희망하며 하늘에 기대었던 백성의 제물이 되었던 것이다. 돼지머리의 값어치는 그 미소로 결정된다고 한다. 제왕의 제물은 근엄하나 볼품없는 백성의 제물은 궁색하여 웃음이라도 만드는 묘책을 마련한 것은 아닐까? 이래서 돼지머리의 미소는 절박하지만 해학적이다.-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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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6-02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재밌어요.^^ 마노아님 서재에 놀러오고 싶었어요.^^

마노아 2009-06-02 19:27   좋아요 0 | URL
식객이 공부도 시켜주더라구요. 꿈꾸는섬님 반가워요. ^^

후애(厚愛) 2009-06-03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밌네요.ㅋㅋㅋ
보쌈김치와 삼겹살에 순대... 아 배 고파요. 먹고 싶어요~~ㅎㅎㅎ

마노아 2009-06-03 10:47   좋아요 0 | URL
저는 순대 껍질이 너무 두꺼워서 힘들어요. 껍질만 없으면 너무 맛나요.^^'';;;

다락방 2009-06-03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우리 삼겹살 먹으러 가요! ㅎㅎ

마노아 2009-06-03 10:47   좋아요 0 | URL
오, 다음에 우린 삼겹살 파티를 여는 건가요? ^^ㅎㅎㅎ

L.SHIN 2009-06-04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오늘 삼겹살 먹었지요~ ㅎㅎㅎ
하지만..욕심 내서 더 먹다가..결국 느끼해서 토할 뻔..( -_-)~ㅋ

마노아 2009-06-04 09:20   좋아요 0 | URL
커헉, 맛난 것 먹고 끝장을 볼 뻔 했군요!
 


서재지수 : 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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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희망꿈 2009-06-02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제도 그러네요.^^

마노아 2009-06-02 10:53   좋아요 0 | URL
모두 함께 서재지수의 평등화가 이루어졌어요.ㅎㅎㅎ

후애(厚愛) 2009-06-02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도요..
그래서 1:1 문의를 했는데 지금 확인을 하니 답변처리중이라고 나오네요.^^

마노아 2009-06-02 10:53   좋아요 0 | URL
오늘 새벽에는 로그인도 안 되더라구요..;;;;
 

6월은 아마도, 많이 읽기는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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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의 김태권 작가가 그린 르네상스 미술 이야기. 

아, 내가 좋아하는 만화로 보는 교양책이다.  

일단 사둔 십자군 이야기를 다 보고서(쿨럭..;;;) 이 책을 지르리! 

(설마 그 간격이 신간 도서 딱지 뗄 때는 아니겠지???) 

제목은 너무 평이하지만, 그래도 기대된다.  

 오래오래 꾸준히 나오고 있는 나나다.  

나올 때마다 반갑게 사서 보고 있지만,  

뒷 이야기가 너무 오래 베일에 싸인 채 공개 되지 않고 같은 얘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좀 난감해 하고 있다. 

작가님아, 이번엔 기대를 해도 되삼??? 

 

 

 

아, 너무 예쁘다. 가위처럼 생긴 큰 것은 과도 칼이고, 그 밖에 화초 모양새의 푸른 풀잎들은 포크다. 

1+1 행사 중인데, 하나 지르려 한다. 선물용으로 좋지 않을까? 

알라딘 메일로 온 1+1 천사 날개 반지도 너무 예뻤는데, 이상하게 그 녀석은 검색어로 안 찾아져서 상품을 추가할 수가 없다. 뭔 조화인가???  

 

요 녀석은 꿩 대신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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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9-06-01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반지 예뻐요- 저도 아까 르네상스미술이야기 보고 반가워했으나, 아직 볼 시간이 없어서, 웬디씨, 제발 볼 때 사자 볼 때, 하면서 손목을 붙잡았어요- 십자군 이야기 재밌어요 ㅋㅋ

마노아 2009-06-01 23:24   좋아요 0 | URL
저 반지도 탐났는데 땡스투를 못해서 못 사고 있다는 전설이 있지요.ㅎㅎㅎ
저도 볼 수 있을 때 사려구요. 일단은 찜을 해두고 영역표시(?)를 해두었답니다. 뭐, 저런 책이 한 가득이지요.^^

코코죠 2009-06-02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반지가 있어요... 전 반지 덕후랍니다. 초콜릿 상자로 둘이나 온갖 종류의 반지가 있어요. 놀러오시면 제가 몇 개 드릴 수도 있는데. 그런데 마노아님, 저 반지 은근 불편합니다. 니트나 그런 종류의 옷을 하염없이 뜯어먹구요, 가장자리가 날카롭기 때문에 같이 가는 사람 팔뚝을 촥촥 긁구요(아 이건 오즈마가 조심성이 없기 때문...?) 의외로 손에 끼면 저 날개가 저렇게 안 이쁘..(아 그건 오즈마 손이 곰손이라 그럴...) 달고 나니 우울해지는 댓글을 왜 달았을까요, 저는.


마노아 2009-06-02 08:26   좋아요 0 | URL
오, 반지 덕후 오즈마님! 어쩐지 '오즈마'란 이름과 반지는 무척 잘 어울려요.
이 반지가 보기와 달리 애로사항이 많군요.
사실 전 저기서 파는 사이즈는 맞지도 않아요. 손가락이 워낙 두꺼워서 말이죠..;;;;
그래도 혹시 나중에 선물할 때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살까 했는데 역시 접어야겠군요.^^
저 학교 다닐 때 별명은 솥뚜껑 손이었답니다. 저를 보며 위로를 얻으셔요... T^T
 


영화 터미네이터의 전투로봇, 현실로 다가올까? [제 922 호/2009-06-01]


‘몬스터’로 유명한 일본의 만화작가 우라사와 나오키의 최신작 ‘플루토(Pluto)’에는 인간과 어울려 사는 로봇들이 나온다. 이 중에는 압도적인 힘을 자랑하는 전투로봇들도 있는데 정체불명의 조직이 만든 또 다른 전투로봇에 의해 하나둘 파괴되고 만다. 우리가 잘 아는 ‘아톰’도 최강의 로봇 중 하나로 등장하지만 불의의 공격을 받고 의식을 잃은 뒤 코마(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된다.

태권V나 마징가제트같은 고전적인 로봇부터 최근의 에반게리온까지, 대형 전투로봇은 어린 시절 꿈꾸던 로망이었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일단 많이 아담하고, 전투력도 아직 만화영화 수준은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전투로봇은 견마로봇이다. 개나 말처럼 생긴 로봇이라는 의미의 견마로봇은 네 다리나 바퀴로 움직인다. 전투 지역에서 근거리를 감시하고 정찰한다. 지뢰까지 탐지할 수 있는데다 기관총이 달려 있고, 원격으로 제어가 가능하며 인공지능도 갖춰 다목적의 전투병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방부는 2012년까지 견마로봇을 개발을 완료해 전장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밖에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만든 로봇 ‘롭해즈’는 이미 이라크에 파견돼 지뢰 제거 작업에 쓰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국내에서는 4대의 카메라로 낮에는 4km, 밤에는 2km까지 감시하는 똑똑한 정찰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견마로봇. 사진제공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다양한 형태의 전투로봇들이 전장을 누비고 있다. 원격 조종으로 움직이는 무인전투기도 하늘을 날아다니는 일종의 전투로봇이다. 2001년 말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중동에 있는 예멘의 사막 지역에서 알카에다의 간부를 무인 전투기 프레데터를 이용해 암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2015년이면 전장에서 전투로봇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미국 주간지 포브스가 5월에 공개한 미국의 전투로봇들을 보면 앞으로 등장할 로봇들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다.

이 중 하나인 ‘마르스’는 탱크처럼 무한궤도로 움직이면서 전자동 기관총을 달고 있어 접근조차 하기 어렵다. 해안을 정찰하는데 쓰는 시글라이더라는 로봇은 긴 몸통에 꼬리가 달려 있으며 바다를 헤엄치다가 적의 기지 앞에서 꼬리를 수면 위로 내밀어 정보를 모은다.

지금까지 개발된 로봇은 그야말로 맛보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현재 개발 중인 ‘스퀴시봇’이라는 로봇은 몸체가 말랑말랑해서 적의 틈새로 비집고 들어가 자폭한다. 시속 100km로 달리는 전차로봇이 레이저포나 미사일, 마이크로웨이브 대포를 발사해 커다란 탱크를 폭파시키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다가오는 개가 사실은 폭탄을 가득 달고 오는 자폭로봇일지 모른다.

로봇 전투기가 하늘을 뒤덮더니 폭탄을 쏟아 붓고 두 발 또는 네 발로 움직이는 로봇은 어느 곳에 숨어 있든지 지구 끝이라도 쫓아와 적을 공격할 것이다. 전사 한 명 한 명이 모두 터미네이터인 군대를 상상해 보면 좋을 것이다. 겁도 없고 두려움도 없으며 아무리 고문을 당해도 비밀을 털어놓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태권V같은 대형 전투로봇도 등장할까? 먼 미래에는 등장할지 모르나 가까운 시일에 그럴 가능성은 없을 듯하다. 전투에 쓰기에는 두 발로 걷는 대형로봇이 효율적이지 않은데다 움직임도 둔하고 몸집만 커서 적의 공격을 받기도 쉽기 때문이다.

오히려 애니메이션 ‘패트레이버’ 스타일로 사람이 직접 타서 움직이는 소형로봇이 전장에선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것이다. 별도로 움직이는 로봇은 아니지만 훨씬 더 무거운 군장을 들게 하고 전투력도 높여주는 ‘입는 군복’ 스타일의 로봇 갑옷은 이미 많은 곳에서 개발되고 있다.



<미국에서 개발된 전투로봇 시글라이더. 바닷속을 헤엄쳐 적 기지에 접근해 정찰한다. 사진제
공 포브스>

그러나 로봇이 지배하는 전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 로봇은 사람을 죽이는데 죄책감도 들지 않고, 오직 명령에만 복종하며 적을 파괴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로봇 뒤에서 싸우거나 안전한 본부에서 대형 화면을 보며 로봇을 지휘할 것이다. 결국 인간의 존엄성은 로봇 앞에서 점차 희미해질 것이다.

오히려 전투로봇은 전쟁이 끝나면 아군에게 총부리를 겨누지 않을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Eater라는 이름의 로봇은 70kg 정도의 음식을 먹고 160km를 이동할 수 있다고 한다. 만일 이 로봇이 주어진 음식이 아니라 주위에 풍부하게 있는 다른 먹잇감을 노린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도 자아를 갖게 될지 모른다. 엄청난 파워를 가진 전투로봇이 인간을 제거해야 할 적으로 느낀다면? 이미 수많은 적군을 향해 총을 쏜 전투로봇에게 ‘인간을 지켜야 한다’는 로봇 3원칙은 공허한 울림일 뿐이다. 명령하는 대로만 움직이는 전투로봇조차 그들의 CPU와 네트워크를 누군가가 해킹한다면? 로봇 뒤에 있던 군인들은 삽시간에 지옥을 보게 될 것이다.

나날이 발전하는 전투로봇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은 과연 우리의 친구인가, 적인가.

글 :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과학전문기자

http://scent.ndsl.kr/View.do?type=1&class=100&seq=4159&B4Class=All&onlyBody=FALSE&meid=1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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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09-06-01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약 세상이 전투로봇으로 가득 찬다면 인간이 사는 세상이 아니라
전투로봇의 세상이 될 것 같아서 두럽고 무서워요.
윌 스미스가 출연한 <아이, 로봇> 영화가 생각이 나네요.^^

마노아 2009-06-01 11:46   좋아요 0 | URL
터미네이터를 보면 요런 생각들이 더 커질 것 같기도 해요.
전 스필버그가 감독한 그 영화가 생각났어요. 식스 센스의 그 아이가 주인공이었는데 제목이 뭐였더라....아, 기억이 안 나요ㅠ.ㅜ

후애(厚愛) 2009-06-01 14:14   좋아요 0 | URL
생각이 났어요.
혹시 2001년 인공지능 에이아이 (Artificial Intelligence: AI) 이 영화가 아닌가요?
그리고 (D.A,R.Y.L)이 영화도 있는데 감독과 아이가 달라요. 1985년에 한 영화에요.^^

마노아 2009-06-01 17:26   좋아요 0 | URL
오, AI가 맞아요! 그 영화 너무 감동 깊었어요.(>_<)
아이작 아시모프 소설도 고등학교 때 읽었는데 제목은 기억이 안 나요.
아마 그걸 영화로 만든 건 바이탈센터니어맨~일 것 같기도 하구요.^^

hanalei 2009-06-03 00:59   좋아요 0 | URL
바이탈센터니어맨(X) --> 바이센테니얼맨(O)
200년간 산 사람이란 말입니다.

hanalei 2009-06-03 01:03   좋아요 0 | URL
'그 아이' 는 할리 조엘입니다.
포레스트 검프에도 나오는데 잘 기억해 보세용

마노아 2009-06-03 07:48   좋아요 0 | URL
오, 맞아요! 200년 간 산 로봇 이야기. 마지막에 사람이 되었는데...
영화 제목을 제가 잘못 기억했네요. 바이센테니얼맨~ 사실 영화는 못 보았어요.^^
그 꼬마 이름이 할리 조엘 오스먼트군요. 식스센스 나온 건 알겠는데, 포르세트 검프까지는 기억이 안 났어요.
다시 생각해 보니 느낌이 통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