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뮤지컬 The Musical 2016.1
클립서비스 편집부 엮음 / 클립서비스(월간지)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광고 페이지가 앞에 있는 게 좋다 공연 소식으르 바로 알 수 있으니.

이번에 눈길을 끈 건 매튜 본의 댄스 뮤지컬 잠자는 숲속의 미녀다.

백조의 호수처럼 뭔가 비튼 게 있을까? 잠자는 숲속의 왕자가 되어야 했나??

아무튼 눈길을 끈다. 공연은 6.22-7.3이다.


<레 미제라블>의 전나영 기사도 흥미롭다.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는 교포배우인데, 한국에 오니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단다.

'외국인들이 좋아할 외모'라고.

쌍꺼풀 수술을 한 얼굴보다 자신이 더 한국적인 외모인데(홑꺼풀이다) 그런 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하긴, 외국영화를 보면 얼굴에 있는 커다란 점이나 사마귀도 떼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얼굴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 배우들은 성형이 너무 많긴 하다. 

전나영은 영어와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라틴어로 소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 언어를 다양하게 쓰면 생각도 달라지고 더 풍부해진다고 한다. 

언어 자체의 기능도 있을 수 있겠지만, 외국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니까 자연스럽게 저렇게 변하는 게 아닐까? 멋지다!


2016년 뮤지컬 시장 전망 기사도 눈길을 끈다.

고가의 티켓 가격과 지나치게 큰 공연장은 단기간에 매출을 극대화하는 콘텐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다고. 그래서 브랜드 파워가 검증된 수입 대형 뮤지컬에 유리한 시장구조란다. 이러한 고민 없이 너무 많은 대규모 극장들이 대거 등장한 게 문제라고.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를 치를 때도 지나치게 큰 경기장을 너무 많이 지어서 행사 끝나고 난다음에 골머리를 썩는 것도 같은 패턴일까? 좀 더 멀리 보고 두루 봐야 하는데 말이다. 


창작뮤지컬의 새 역사를 쓴 충무아트홀에서 자체 기획, 제작하는 두번째 작품은 무려 '벤허'다. 8.27-11.6

그 전에 영화 벤허를 먼저 봐야겠다. 책은 엄청 두꺼워서 읽을 엄두 안남...;;;;


10월 예정인인 '라흐마니노프'도 관심이 간다. 라흐마니노프의 삶을 노래로 듣는 뮤지컬인데, 직접 연주도 하는 플레이 뮤지컬이라고. 우와, 이건 해낼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겠다.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신과 함께 가라'는 여기서 정보를 얻어 며칠 전에 보고 온 작품이다.

문화가 있는 수요일에 50% 할인 받아서 보고 왔다.

영화가 워낙 좋아서 뮤지컬이 그만큼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못지 않게 좋았다.

라틴어 성가의 신비로움과, 뮤지컬스러운 대중적인 곡의 조화가 멋졌다.

중저음의 서영주를 다시 보게 된 기회이기도.

이 작품은 소극장에서 장기 공연했으면 좋겠다. 강추한다.


김옥균과 홍종우의 갈등을 그린 '곤 투모로우'가 여름에 올라갈 예정이다. 등장 인물과 제목이 좀 부조화스럽다.


12월에는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보디가드'가 올라간단다.

영화 보디가드는 내용은 정말 유치했지만 노래가 워낙 좋아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근래에 맘마미아를 보면서 아바를 찬양했는데 휘트니를 재찬양할 시간이 오면 좋겠다.


에드거 앨런 포를 주인공으로 한 '포우'는 5.25-7.24 어떨까? 작년에 본 애거사는 그냥 그랬지만 포우는 좀 더 재밌기를!


6월에는 노트르담 드 파리가 재공연된다. 주인공이 누가 될지 궁금하다. 윤형렬 버전은 보았으니 홍광호 버전으로 한번 더 보고 싶다. 


김영하의 '빛의 제국'은 연극으로 올라간다. 북한 스파이 김기영이 겪은 남한과 북한의 이야기라고. 오, 이건 책으로 더 관심이 간다.


스톡 리서치 이번호 주제는 2015년 마니아가 선택한 올해의 뮤지컬, 올해의 배우다.

작년에 내가 꼽은 최고의 뮤지컬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였다. 사실 내 생애 최고의 뮤지컬이었다.

더 뮤지컬 독자들도 36.3%의 비율로 이 작품을 최고로 꼽았다. 2등은 맨 오브 라만차다. 


팟캐스트 이야기로 마무리 하련다.

공연을 소개해주는 팟캐스트가 몇 개 있다.

스튜디오 뮤지컬 '자리주삼', '고은령의 뮤지컬 큐레이션', '재즈쇼 아몰랑' 까지는 내가 들어보았다.

매회를 다 듣지는 않고 골라서 듣는다. 재밌는 게 꽤 있다. 고은령 전 아나운서가 지지난 주였나?

이승환 공연을 잔뜩 소개해 주어서 내가 또 잔뜩 고무되었다는 건 비밀이다!


국립극단 '오프 더 레코드', '두산아트센터', '예술의 전당'도 있다. 이쪽은 좀 클래식한 분위기랄까.

취향 따라 골라 들으면 좋겠다.

1월호도 만선이다.

2월호는 아직 읽지 못했다. 오늘 첫장을 뜨련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2-29 1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6-03-01 01:11   좋아요 0 | URL
아아, 정말 근사한 걸요! 반드시 해낼 거라고 신뢰가 가요. 제가 다 흥분이 됩니다.^^

2016-02-29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6-03-01 01:12   좋아요 0 | URL
앗, 2월호를 아직 못 읽은 티가 이렇게 나네요. 대형 창작극 정말 쉽지 않네요. 아쉽아쉽....
 
칼바니아 이야기 16
토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정 만화답고 만화스러운 칼바니아이야기. 이번 편은 칼바니아의 커다란 잔치가 주 이야기이다. 에큐의 아버지와 새엄마가 결혼을 하게 되고, 그때에 맞춰 오랫동안 생사를 알지 못했던 칼바니아 여왕 타니아의 생모가 이웃나라에서 방문하러 온다. 이 만남을 가능하게 했던 콘라드 왕자도 자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칼바니아에 머물고 있는 중이다. 콘라드가 타니아 옆에 있는 게 싫은 타니아의 사촌 나쟈르가 옆에서 갖은 방해를 했지만, 말수 없고 요령 없는 이 콘라드 왕자에게도 진심은 있는 터라 앉아서 당하지만은 않았다. 다소 답답하긴 했지만~


잔치는 에큐의 집에서 하기로 되어 있다. 에큐가 공작이 된 다음 첫번째 치르는 큰 행사이므로 기합이 단단히 들어가 있다. 씩씩하고 용감한 여인 에큐는 귀신을 무서워하는데, 바쁠 때에는 귀신마저도 떨치고 일어나더라. 진정한 용자! ㅋㅋㅋ


큰화재로 화상 흉터가 많이 남은 나탈리는 그럼에도 초긍정 마인드의 여인. 주변 사람들이 그녀에게 갖는 선입견이나 앞선 걱정을 매번 정면으로 무너뜨린다. 그녀의 멘탈은 그야말로 최강.


이번 이야기에서 인상적인 것은 타니아의 의붓 동생 카르체의 시선에서 이 난리법석 잔치를 설명한 것이다.

세살짜리 여자 아이 입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언니가 낯설고도 신기하고, 

급하게 살을 뺀 엄마가 언니랑 똑같이 생긴 걸 보고 또 놀라고, 아빠와 유모 외에는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어린 아이와 직접 대면해본 적이 별로 없는 타니아는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한테 조언을 구했다.

아이를 작고 섬세한 새와 비교하면서 정면에서 보지 말고 옆에서 친근하게 다가가라는 충고가 돌아왔다.

그렇게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라고.

그러니까 같은 것을 바라보며 다가가라는 이야기겠지?

낯가리는 아이들의 마음이 머리로도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여전히 배경 하나 없이 정말 만화스러운 작품이지만, 그 동화스러운 순진함과 소란스러운 캐릭터들의 개성이 여전히 즐겁기만 하다. 이제 타니아 커플도 진도 좀 나갔으면. 에큐보다 늦자라고 있다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침 일찍 나왔는데 우리보다 먼저 나간 사람들의 숙소 열쇠가 엘리베이터에 비치된 반납 상자 안에 가득했다.

다들 참 부지런하구나!



신한은행이지만 '제주은행'이 더 크게 적혀 있다. 제주만의 특징? 혹시 다른 지방도 이런가??

아파트 앞에 솟아있는 야자수가 신기신기!

부동산은 커다랗게 '땅'을 강조했다. 서귀포에서 횡단보도 없는 것과 함께 제주에서 신기했던 부분들이다. 


마지막 날 아침은 제주 몸국으로 결정했다. 해산물을 잘 먹지 못하는 나이지만 미역국은 잘 먹으니까 해조류 괜찮지 싶었다.



버스 타고 도착한 김희선 제주 몸국. 작은 식당인데 손님이 엄청 많았다. 택배 주문도 엄청 들어오는 듯.



나름 큰 맘 먹고 도전했는데 다소 남겼다. 음식 잘 안 남기는 나로서는 이례적인 일. 내게는 너무 비릿해...ㅜ.ㅜ


근처 용두암으로 구경을 갔다.



인어 아가씨 안녕~

여전히 날이 많이 어두웠다. 비가 안 온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섬나라 날씨는 이렇게 변화무쌍하구나. 가보지 못했지만 영국 날씨가 이해가 감...

하긴, 나 일본 갔을 때도 비 엄청 왔더랬지...

고백하자면, 나 여행 갈 때마다 비왔다. 심지어 건조기후인 이집트에서도 비 왔...;;;;

친구가 자기 일년 동안 있는 동안 비온 것 처음이었다고..... 우신이 강림했나...



자그마한 바위였다. 너그럽게 봐주면 용머리처럼 보인다. ㅎㅎㅎ

셀카봉으로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데 관광버스 한무리가 도착하고 중국 관광객이 우르르 들어왔다.

순식간에 수백명의 사람들에 둘러싸임. 이제 공항으로 가자!



공항에선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던킨 도너츠와 커피 한잔!

그리고도 시간이 남아 면세점도 들렀다. 

국제공항 면세점 규모와 비교하면 동네 구멍가게만큼도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은 바글바글.


친구가 갖고 있던 접히는 선글라스가 엄청 신기했다.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같은 제품은 없었다.

하나 남은 레이밴 모델이 나한테 안 어울려... 안경 알이 뺨에 닿더라. 내 코가 너무 낮아서 그런가?? ㅡ.ㅡ;;;;

지난 여름 부산에서 안경 떨어뜨려 기존에 쓰던 선글라스에 기스가 났다. 

그래서 세일하는 선글라스 하나를 샀는데, 세일을 해도 비싸....

제주에서 20만원 썼는데 거의 육박하는 가격....쿨럭... ;;;;;


우린 갈 때도 올 때도 모두 비상구 좌석에 앉았다. 친구가 알려준 건데 이코노미 석조차도 엄청 넓다는 것이다.

비상사태에 승무원을 도와 승객들을 우선 구조하는 임무가 주어진 자리라 한다.



우왕, 앞좌석과 이만큼의 간격이!!



규슈 갈 때는 진에어를 탔는데 쥬스랑 스낵 정도 나왔나? 아니 스낵만 줬던가? 암튼 먹거리를 먹긴 했다.

그런데 제주 티웨이는 물 한잔! 온니 물 한잔. 아하하핫! 근데 컵이 예쁘다. 재생컵도 마음에 든다.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멘무샤에서 시킨 치즈카레 돈까스와 탄탄멘. 맛은 그냥 쏘우쏘우~



김포에서 집에 돌아와 보니 엄마만 계셨다. 반갑게 나를 맞아줄 줄 알았던 조카들은 큰언니네 가 있어서 밤늦도록 만나지 못함..;;;



나와 거의 동시에 도착한 제주에서 보낸 택배



레드향 한상자 25,000에 택배비 5,000원. 바다 건너 보내고 싶을 만큼 맛은 꿀맛!



그리고 제주 삽질의 대표였던 초콜릿 상자들... ㅎㅎㅎ



다행히도 맛났다.



팥이 들어간 쑥빵은 아주 맛있어서 인기가 많았는데, 아무 것도 들어가지 않은 보리빵은 철저한 외면을 받았다.

쑥빵은 금방 동이 나고 보리빵은 오랜 시간에 걸쳐 먹어야 했는데, 막판에는 딸기잼 찍어 먹....;;;;



제주에서 받은 인상은 상인들은 호객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살거면 사고, 말거면 말고~ 이런 느낌? 

(뉴스에서 들으니 우리나라 취업률 1위가 서귀포, 3위가 제주시라고 했던가... 그게 모두 중국 관광객 덕분이라고...)

그래서 한라봉 가게 사장님 같은 황당한 반응이 나오는 걸지도.


강남부심 택시기사님은 아마도 종편뉴스만 챙겨 듣는 청취자가 아닐까, 혼자 생각했다. 아님 말고!

버스에서 내 어깨를 찍고 뒤로 가버리신 할머니 한분. 내 어깨가 너무 단단해 보였나? 의자 등받이로 아셨나? 엄청 아팠다능!


좋았던 분들도 계셨다. 

제주 도립미술관 가던 길에 탔던 택시 기사님은 셀프 관광해설사를 자처하셨는데, 말 속에 제주를 향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산,악,봉,오름으로 구성된 제주...라고 말씀하신 것 같다. 이름도 곱다!

천지연 삽질은 무모한 지름길을 알려주신 분 덕분이었지만 되돌아올 때 다시 길 안내를 해준 젊은 여자분은 아주 정확하고 적절하게 안내를 해주셨다.

김영갑 갤러리에 가려고 버스 기다릴 때 셀프 길 안내 해주셨던 어느 아저씨도 고마웠다. 

비록 버스가 우리를 버려 가지는 못했지만...ㅠ.ㅠ

무거웠던 가방을 매표소 안에 보관해준 지니어스 로사이 직원분도 친절했다. 진심 고마움!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고, 날씨도 안 도와줬고, 머피의 법칙도 이어졌지만, 나름 충만했던 여행이었다.

더군다나 우리가 돌아오던 날 진에어였던가? 

새가 엔진에 빨려들어가서 연달아 다섯 대가 결항되어서 승객을 다른 비행기에 나눠 태우느라 애먹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리고 이주 뒤였나? 

폭설로 비행기 결항되고 승객들이 공항에 발 묶여 난민신세가 되었던 걸 생각한다면 나의 제주 여행은 그야말로 안전하고도 안락했던 셈!


제주는 넓고, 볼거리는 여전히 많고 체험할 것도 많으니 이후로도 워너비 여행지가 될 것이다.

다음에는 꼭꼭 말도 타보고 김영갑 갤러리도 가는 걸로!


이제 인화할 사진 골라야지~

예전 같았으면 내가 이 포스팅에 내 사진을 엄청 올렸겠지만 이제는 참는 걸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우리가 하룻밤 머문 미도호스텔은 조식이 제공되었다.


토스트와 계란후라이를 직접 해먹고, 쥬스와 커피 등을 마시면 된다. 귤은 무한제공!

바로 직전에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계란과 두부라고 명명했던 내가 프라이팬을 잡았다.


전기렌지는 처음 써봤는데 화력이 안 좋았다. 왜 내가 쓴 것만 이래...

아무리 기다려도 달걀이 익지 않아... 결국 프라이가 에그 스크램블이 되어야 했다. 끙!



에그가 스크램블이 되어가는 사이 빵이 딱딱하게 굳어....;;;;

그럼에도 아주 맛났다. 또 다시 너그러움이 강림!


제지기오름을 가고 싶었지만 차없이 대중교통으로는 우리가 원한 시간대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 과감하게 패쓰.

신천목장에선 들판 가득 널어놓은 귤껍질을 볼 생각이었지만 날이 흐려서 못 볼 것 같았다. 역시 패쓰!

서귀포 올레 시장에 들렀다가 김영갑 갤러리로 바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뿔.싸.

마실디가 아직 문을 안 연 것이다.

이런 낭패가! 

모두가 초콜릿을 파는데, 다른 집에서 산 초콜릿을 같이 보내달라고 해야 할 판...

하지만 들고 갈 수 없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과일집에 들어갔는데 손님한테 와볼 생각도 안 하신다. 

와봐달라고 해서 질문을 던졌다. 한라봉 천혜향 황금향 레드향이 어떻게 다르냐고.

사장님이 이렇게 대꾸하신다. 그것도 모르면서 사러 왔냐고. 헐!

장사할 마음이 없으심??

그렇지만 나는 수납이 불가능한 초콜릿을 갖고 있으므로 꾹 눌러참고 레드향 한상자를 샀다. 초콜릿을 같이 보낸 것은 물론이다.


자, 이제 김영갑 갤러리로 고고씽!

서귀포시에서 두모악까지 가는 버스는 한시간에 한 대 온다. 

30분을 기다려서 드디어 우리가 타야 할 버스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 

미리 일어나서 버스 맞을 준비를 하는데, 버스가 정거장에 서지도 않고 유유히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세워달라며 뛰어보았지만 이미 로타리를 벗어나..... 한 시간에 한 대 오는 버스가... 그렇게 사라진 것이다.


하아... 제주 와서 내가 해보고 싶은 것 두 가지는, 그렇게 날아갔다. ㅠ.ㅠ


잠시 멘붕이 왔지만 다시 마음을 추슬렀다. 김영갑 갤러리는 다음 기회에..ㅜ.ㅜ 

그의 그림을 서울 전시회에서, 책으로 만났으니 너무 서러워하지는 말자..ㅜ.ㅜ









다시 버스에 올랐다. 이번 목적지는 지니어스 로사이!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미술관이다.

지난 밤 맨 뒷좌석에 앉았다가 한정거장 지나치는 버스를 빨리 못 세운 탓에 이후 우리는 맨 앞좌석에만 앉기 시작했다.

버스에 오르는 할머니들에게서 드디어 제주방언을 들었다. 

그 전까진 모두 표준어만 써서 제주 느낌이 덜했는데 통번역이 필요한 수준의 제주의 맨 언어를 들으니 이곳이 제주라는 게 실감났다.


검색해 보니 섭지코지 안에 있는 지니어스 로사이는 성산읍에서 5분 거리란다. 

그런데 기사님이 성산읍에서 내리면 한 시간은 걸어야 한다고 하신다. 

몇 번을 검색해도 여기라고 나와서 우린 과감히 내렸다. 하지만 거기 없...;;;;;

네비가 잘못 알려준 거라능!!

비는 오고, 바람은 몰아치고, 우린 목적지를 잃었고!

미술관에 전화해서 위치를 확인했다. 역시 섭지코지가 맞다. 그러니까 여긴 아니다.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우리의 재앙이 이제 그만 끝나길 바랐는데, 최악의 상대가 남아 있었다.


기사님은 택시 몬지 6개월 됐는데 내내 제주 시내에서 몰다가 시외로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하신다. 

그러면서 서울 어디셔 왔냐고 묻는다. 강남? 강북? 

내 친구가 강남 하나 강북 하나라고 했는데, 이분은 우리 둘 다 강남에서 왔다고 단정하고 강북 욕을 마구 쏟아냈다. 

강북은 글러먹었다나? 강남은 사람이 됐다고... 

그 근거가 자신이 찜질방에서 일해봤는데 강북 손님은 쓰레기도 제대로 안 버리는 자들이란다. 

강남에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느꼈다고. 하아... 이 얼척 없는 강남 부심은 대체 뭐지? 제주에서 일하시는 분이 왜??? 

그 후로도 고등 동창이냐 묻고 내 친구가 직장 동료라고 했더니 좋은 직장 다니나보다며 끝없는 오지랖을 떨었다. 

3900원 나왔으니 그리 멀지도 않은 거리였는데 엄청 피곤해졌다. 대재앙!!


마침 섭지코지에 도착했을 때는 반짝 날씨가 좋았다. 



비 그친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쨍한 날씨는 아니었구나. 

바람은 여전했지만 그래도 요 잠깐은 우산을 아니 들 수 있었다. 



입장권을 끊고 전시장으로 향했다. 먼저 간 곳은 지포라이터 박물관.



요기서 사진 찍을 때 내 친구가 '앙' 해보라고 해서 '앙!'하고 사진 찍었는데 이유가 다 있었다. ㅎㅎㅎ



예쁘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실물크기 지포도 팔고 있었는데, 얼마 뒤 생일이 돌아오는 애연가 친구에게 선물할까 잠시 고민했다.

그런데 화기물이라서 비행기에 갖고 탈 수 없다고 해서 포기했다. 

나중에 듣고 보니 화물로 부치면 됐을 텐데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다.



그야말로 '비석' 그 자체다. 근사한 걸!


전시장 안에 피아노도 있었는데 친구가 연주도 해서 동영상도 담아봤다. 로맨틱한 시간~



그런데 여긴 지포박물관이고 지니어스 로사이는 어디에 있지??

다시 매표소에 가서 물어보니 지니어스 로사이는 지하에 있었다.

그래서 바다를 바라보며 입구를 향하는데 이곳이 절경이었다.



이곳에 오기 전 일정 짤 때 블로그에서 보았던 풍경이 여기였다. 직사각형 네모 뒤로 성산 일출봉이 보이던 그 풍경!

양 옆의 폭포는 흡사 인터스텔라를 보는 기분이었다. 



이곳이 너무 멋져서, 어제부터 이어졌던 모든 삽질아, 모든 머피의 법칙이 다 용서되는,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지니어스 로사이 짱짱!!!

성산 일출봉을 직접 갔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 보는 것도 충분히 멋졌다.



지하로 내려가서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신었다. 



영상 전시실은 어둡기도 했고, 지하라서 좀 음산하기도 했고, 기묘한 음악소리지 더해서 여기가 꼭 지구가 아닌 것 같았다.

이어서 다른 방으로 갔더니 서로 대칭으로 이루어진 신기한 방을 발견했다.



그 앞에 역시 대칭으로 놓여있는 저 가지런한 슬리퍼. 

이유가 있나 싶어 한컷 찍었는데, 마침 옆방에서 사진 찍고 돌아온 여자 둘이 어뜩해!를 외친다. 자기들 신발 찍어갔다고... 

알고 봤더니 서로들 사진 찍는데 전시실 슬리퍼가 마음에 안 들어서 맨발로 사진 찍고 돌아오는 길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신발 마저 대칭으로 놓여 있어서 난 뭔가 의미가 있는 줄 알....;;;;


나올 때는 콜택시를 불렀다. 아까 카카오 택시에 디었으므로, 콜비 천원 더 내고 택시 타기로!

점심은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인데 갈치조림이 유명하고 재료가 다 떨어지면 그날 영업 끝나는 집이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15분. 자, 이제 짐작이 될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우리 바로 앞의 손님으로 이날의 재료 끝! 주문 종료였다.

그렇지만 좌절은 금지! 꼼꼼한 내 친구는 플랜B를 만들어 놓았다. 맛나식당 근처에 다른 식당도 알아둔 것이다.



제주에 있는 동안 가장 황홀하게 맛있었던 건 천혜향 쥬스였다. 지니어스 로사이에서 우리가 원샷했던!

그렇지만 식사만 두고 이야기한다면 이날의 부촌식당 갈치조림이 가장 맛있었다.

전날의 저녁보다 덜 배고팠으므로 시장 덕분은 아니다. 1인분에 7천원으로 가격도 여전히 착하다. 굿굿!!

야곱은 제주에서 갈치조림 먹었을 때 너무 맛나서 국물 싸들고 오고 싶었다고 얘기했었다. 격하게 공감한다.

생선조림에 들어간 무도 처음 먹어봤다. 맛나네!!


그 다음에 가기로 한 곳은 김녕의 쪼끌락 카페



또다시 비바람이 몰아쳤고, 검색은 잘 안 되고, 검색하는 찰나에 손은 떨어져나갈 것처럼 아팠다.

풍력발전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어서 신기했다. 모습은 장관이지만 환경은 어떨까 싶었다. 소음도 심할 것 같고...



몰아치는 바람 앞에 내 모자는 힘이 없지!

김녕 성세기 해변인데 이 날씨에 요트 타는 애들이 있었다.

인근 학교 요트부 학생 같았다. 물에도 빠지고 그러던데 고생이 많더라..ㅜ.ㅜ



겨우겨우 찾아낸 예쁜 카페. 이곳에서 먹으려고 했던 건 이거였다.



바다를 닮은 김녕라떼. 그러나 애석하게도 얼음 음료였다. 우리는 미치도록 추웠고, 그래서 온음료를 시켰다.

하지만 우리 옆 테이블의 여성은 혼자 왔는데 꿋꿋하게 저 추운 날에 저 차가운 음료를 시켰다는 것! 진정한 용자!



작고 예쁜 카페였다. 구석구석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화장실이 건물을 돌아가야 해서 추웠다는 게 유일한 흠!



이곳에서 몸을 살짝 녹이고 다시금 너그러워진 마음으로 금속벽화마을로 향했다. 

날이 좋았다면 완벽했을 일정인데 추워도 너무 추웠다.

우린 우산이 하나 있었지만 뒤집어지도록 바람이 불어서 의미가 없었다.

게다가 사진을 포기할 순 없잖아!



금속벽화가 있고, 작품 설명이 함께 적혀 있다.

노랑색과 빨강색의 조화가 눈길을 끌었다.

원더우먼 복장의 해녀도~


'국가유공자의 집'이라고 적힌 문패가 안타까웠다.

제주는 아름다운 곳이지만 아픈 역사도 많은 곳이었지...

낚싯대 앞의 자동차가 옥의 티!



엄마 해녀와 아기 해녀 옆쪽 벽에 마주잡은 두 사람의 손도 있었는데 사진 칸이 부족하네. 아쉽아쉽!

날개 앞에서 사진은 당연히 찍었음! 나는야 천사~


작품도 멋지고 해변도 근사했지만 날씨가 가장 큰 적이었다. 여행의 절반은 날씨가 좌우한다는 말에 크게 공감!

게다가 무거운 배낭까지 진 뚜벅이들에겐 더 큰 시련.

넓은 이 공간에 우리 둘밖에 없었다. 파도 소리랑 바람 소리만 들렸다.


다음 일정은 쑥빵과 보리빵을 사러 덕인당에 가는 것.

그 전에 우체국에 들러서 엽서 두장을 부쳤다.

엽서는 정확히 일주일 만에 친구들에게 도착했고,

다음에 제주 꼭 가라고 했던 내 친구가 제주에 가 있다. 히히힛!



거듭된 삽질에 혹시나 하고 전화를 먼저 했는데 자기네 지금 내부 공사 중이라고 한다.

홈페이지에 찾아보니 지점이 두개가 있고 그중 하나가 공사 중인데,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은 영업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전화해서 확인해 보고 다녀왔다.

팥이 들어간 쑥빵을 시식용으로 줬는데 안 그래도 시장한 우리에겐 그야말로 꿀맛!

쑥빵과 보리빵을 각각 만원어치 샀다. 

그 둘을 섞은 것도 팔았는데 살까말까 고민하니 옆에 있던 다른 고객이 사지 말라고 신호를 준다. 

표정이 영 아니올시다였다. 

궁금했지만 패쓰!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내일 비행기를 탈 제주시로 돌아온 것이다. 



39,000원에 예약한 하하호텔. 사실 모텔이지만 이름은 호텔. 그렇지만 리모델링을 최근에 해서 아주 깨끗하고 넓었다.

전날 묵은 미도호스텔은 6만원이었는데 이 방의 절반 크기였다. 화장실도 절반 크기.

승마체험을 제대로 했으면 34,000원에 묵을 뻔했지만..ㅡ.ㅡ;;;;



이제 다시 마음의 폭을 넓힐 시간! 88대지고기집. 근고기를 주문했다. 1인분에 보통 150g이니까 근고기는 사실상 4인분!

든든하고 배부르게 먹었다. 흑돼지는 아니지만 이거슨 제주산 돼지고기! 


저녁 먹고 나서 친구가 오다가 본 바오젠 거리는 직접 찾아가보라고 한다. 

헐! 그동안 길치인 나는 친구 뒤만 졸졸 따라다녔는데 뭔가 운명의 순간을 맞닥뜨린 기분!!


분명 버스 타고 오면서 바오젠 거리라고 일러준 걸 듣긴 했는데, 그걸 다시 걸어서 찾아가려니 막막했다.

열심히 검색했는데 또 현재 위치를 못 찾아...;;;;

그래서 일단 본능적으로 '직진'했다.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마침내 찾아내!!

누가 보면 얼토당토 않은 길찾기이지만 스스로는 막 대견해 했다능! 미션 클리어!

그렇지만 나중에 반대로 되돌아 갈 때는 또 헤맸다는 건 비밀!


거리를 한바퀴 돌았는데 오로지 중국 관광객을 위한 거리였다. 이곳에 대한민국 제주는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통신사 상점은 우리말이 한 개도 안 적혀 있기까지... 심하구나!



고기 먹었으니 커피 한잔은 필수. 마침 갖고 있던 쿠폰으로 아메리카노 두잔 주문. 여유롭고도 만족스럽도다!

이곳에서 서로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먼저 교환했는데 끊임없는 진동 소리 드드드드드드


숙소로 다시 귀환해서 씻고 쉬었다. 이틀동안 예정했던 일정은 모두 18개였지만 이 중 10개를 소화했다.

아마 차로 움직였어도 18개는 무리였을 것 같다. 대중교통만 이용해서 이 정도도 선방!

친구는 이번이 다섯번째 방문인데 천지연 폭포와 덕인당 방문 정도만 겹치고 나머지는 모두 처음이었던 것 같다.

이 정도면 초행길과 재방문의 균형도 잘 맞춘듯!


두번째 날 밤이 깊어갔다. 잠은 오지 않고~ JTBC뉴스룸을 다시 듣고, 아침 방송인 김현정의 뉴스쇼를 다시 듣고, 그렇게 몇개의 팟캐스트 방송을 듣고나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2-25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6-02-25 23:19   좋아요 0 | URL
헤헤헷, 즐거운 여행 꼭 되길 바래요~ 무엇보다도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어요. 지니어스 로사이 추천하구요~ 저는 못 가봤지만 방주교회 넘넘 멋질 것 같아용^^
 
치즈 인 더 트랩 6 - 시즌 1 치즈 인 더 트랩
순끼 글 그림 / 재미주의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설이 자취집 옆방에 사는 고시생 총각 이야기가 나왔다. 알고 보니 정이랑 아는 사이다. 그것도 어렸을 때부터 알던 사이.

집안끼리 교류가 있을 정도니 사는 집, 있는 집, 아니 금수저 집 아들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연애하다가 쫓겨났다. 상대가 남자여서 쉽지 않았을 것이다. 까칠한 허조교에게도 이런 순애보가 있다.

하지만 하는 짓들은 모조리 비호감이었지. 안습안습...


까칠했던 정이가 그나마 지금의 처세술을 익히게 된 것도 주용이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 친구 성이 '공'이라는 것...;;;;

며칠 전에 본 2014년 개명신청 이름들이 생각났다.



저런 이름에 비하면 공주용은 양반이지. 그런데 저런 이름을 지어주는 것도 부모인가?


설이와 모둠으로 과제를 하게 된 선배 동기들의 대박 민폐도 보았다. 히야... 보는 내 주먹이 다 울었다.

설이가 인복이 좀 없는가...;;;;;


시즌1의 마지막 권인데 마무리하는 기분은 전혀 들지 않았다. 굳이 시즌을 나눈 이유가 뭘까???

시즌2 구매는... 아직 유보중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개 2016-02-25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안녕하세요 인가 하는 프로그램에서
이름이 숫자 `1`인 사람이 있었어요.

인터넷 사이트든 어디든 이름을 인식을 못해서 너무 불편하다고.
뭐 이것만 불편하겠습니까만은...
부모는 특별한 이름을 지어주고 팠다며 개명을 허락치 않더군요.
흠...이것도 일종의 폭력이야. 그죠? 내 이름인데 왜 내 마음대로 못하게 하냐구요!!

마노아 2016-02-25 14:28   좋아요 0 | URL
연 끊고 싶은 부모네요. 일종의 폭력이란 말에 공감해요.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여기니까 저런 결정이 나왔겠죠?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이가 이름 바꾸고 싶어서 안달이었는데 저 위의 이름에 비하면 정말 멀쩡한 이름 축에 속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