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제 1144 호/2010-07-12]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스며들 듯 사는 거다. 천천히, 이끼처럼 들러붙어 사는 거다.”

2009년 인터넷을 달궜던 인기 만화, ‘이끼’의 주인공 유해국은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찾아간 마을에 비밀이 있다고 믿는다. 마을에 머물겠다는 자신을 경계하는 사람들의 눈빛도 마음에 걸리고, 아버지의 죽음을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는 것도 의심스럽다. 그래서 그는 이끼처럼 이곳에 들러붙어 살기로 결심한다.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익숙한 존재로 생각하게 됐을 때 이 마을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장 천용덕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 끝없이 의문을 품으며 다가오는 유해국에게 마을이 가진 비밀을 감추려 최선을 다한다. 이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는 독자들을 끌어당겼고, 마침내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그것이 바로 2010년 7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끼’다.

그런데 이 작품의 제목에 대해 궁금증이 생긴다. 80회에 걸친 만화에 이끼가 등장하는 것은 위의 대사 하나뿐이고 이야기도 이끼와 관련된 것이 아닌데, 왜 이끼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혹시 이끼의 생태에 대해 알면 그 답을 구할 수 있을지 몰라 이끼에 대해 몇 가지를 알아봤다.

이끼는 원래 ‘물기가 많은 곳에 나는 푸른 때’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차츰 바위나 나무, 작은 식물 등에 달라붙어 사는 식물 전체를 부르는 용어가 됐다. 그러다보니 이끼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실제로 이끼가 아닌 것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머리카락처럼 자라는 물이끼인데, 이는 이끼류가 아니라 녹조류에 속한다. 또 괴불이끼나 바늘이끼라 불리는 것은 양치식물에 속한다. 산성과 염기성을 측정하는 리트머스 종이를 만드는 리트머스이끼도 이끼가 아니라 지의류이다.

이끼는 원시적인 식물이라 꽃이 피지 않고 뿌리와 줄기, 잎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다. 뿌리는 헛뿌리로 몸을 지지하는 역할만 하고, 관다발도 발달되지 않아 물과 영양분을 온몸으로 흡수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이끼는 크게 자라지 않고 1~10cm 정도로 키가 작다. 하지만 엽록체를 가지고 있어 햇빛을 이용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녹색식물로 분류된다.

이끼는 물속에 살던 조류가 진화해 육지로 올라온 최초의 육상 식물이다. 그러다보니 살아가는데 반드시 물기가 필요했고, 습기가 있는 곳에서 주로 자라게 됐다. 집 주변의 돌담이나 그늘지고 축축한 마당, 습기가 많은 숲 속 등에는 다양한 종류의 이끼가 살고 있다. 계곡의 바위나 늪의 가장자리, 물 속 등 다른 식물이 뿌리내리기 힘든 물가에서도 이끼는 잘 자란다.

이끼가 자라는 데는 빛의 양과 습도, 온도가 중요하다. 빛이 많고 온도가 높으면 대기 중 습도가 낮아지므로 이끼가 살기에 좋지 못한 환경이 된다. 이끼의 광합성 활동은 보통 25℃ 정도에서 가장 활발하고, 약 400Lux의 빛(맑은 날 해가 뜨거나 질 때의 밝기)에서 잘 성장한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은 물을 증발시켜 이끼를 말라죽일 수 있기 때문에 이끼는 그늘지고 서늘하며 습한 곳을 선호한다.

이끼는 비록 그늘지고 습한 곳에서 자라지만 자연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흙이 무너지거나 공사 등으로 맨땅이 드러나 식물이 전혀 없는 곳에 맨 먼저 나타나 정착하면서 다른 생물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끼가 자라면서 생긴 부식토 덕분에 식물들이 뿌리내릴 수 있고, 이끼 스스로가 작은 동물에게는 안식처와 음식을 제공한다. 결국 이끼가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부터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비를 저장하고 조절하는 기능도 한다. 이끼는 세포 속에 대량의 물을 저장할 수 있어 평균적으로 자기 몸무게의 5배 정도의 물을 몸에 가둬둘 수 있다. 특히 이탄이끼(Peat Moss)의 경우에는 그 양이 최고 25배에 달한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비가 왔을 때 이끼는 많은 물을 저장해 홍수와 강의 침식 등을 막고, 비가 잘 내리지 않을 때는 저장했던 물을 내놓아 피해를 줄이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숲의 홍수와 가뭄 방지 기능을 이끼도 함께 하는 것이다.

생수태(Sphagnum Moss)는 물 저장력이 뛰어나 상처를 감싸는 붕대로 만드는 데 이용됐고,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이탄이끼를 지혈을 위한 외과치료용으로 사용했다. 중국에서는 줄기와 잎의 구분이 비교적 뚜렷한 이끼의 종류인 선류(蘚類)를 식물기름과 혼합해 습진이나 베인 상처, 화상 등을 치료하는 데 이용했다. 선류의 추출물은 기관지염이나 심혈관 질환, 이뇨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끼는 의약품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연구결과 화학적 성분도 어느 정도 입증됐다.

이밖에도 이끼는 과거 유럽에서 침대의 속재료와 건축 재료로 사용됐고, 인디언과 에스키모인들이 아기 기저귀를 만드는 데도 이용되는 등 세상에 이롭게 사용됐다. 영화 속 마을 사람들은 이끼처럼 어둡고 습한 곳에 살지만 세상을 이롭게 하지는 못했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이끼처럼 맨 먼저 도착해 마을을 세웠던 유해국의 아버지, 유목형은 마을에 모여든 결함 있는 사람들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장과 함께 마을을 꾸렸고, 이곳에 모여든 사람들이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제 몫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사람은 이끼와 달리 자신들의 환경만 신경쓸 뿐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 영화 이끼를 보며, 또 진짜 이끼의 생태를 보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함께 산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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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자살을 한다? [제 1143 호/2010-07-12]


2010년 6월 30일 또 한 명의 연예인 박용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0년 3월 배우 최진영이 목숨을 끊은 지 3개월 만의 일이라 세상은 또 자살에 관한 이야기로 떠들썩해졌다. 대체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하는 것일까?

사람이 자살하는 이유로 꼽히는 것은 잘 발달한 대뇌다. 대뇌피질이 창조적이고 조직적이며 모든 신경을 통제하는 중추기능이지만 취약점도 가지고 있다. 엄청난 자극에 의해 흐트러진 질서는 좀처럼 돌이키기 힘들거나 영구적으로 못 쓰게 돼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정상적인 행동(우울증, 폭력)을 보이기도 하고, 아노미(anomie)에 빠지면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사람만큼 대뇌가 발달하지 못한 동물들도 자살을 한다. 물론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자살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자살의 의미가 ‘스스로를 죽이는 행위’라고 할 때 동물들도 자살을 할 수 있다는 증거들은 얼마든지 있다. 아래 몇 가지가 좋은 예이다.

● 고래의 자살(Stranding)

스트랜딩(Stranding), 고래가 해안가로 밀려와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는 현상을 일컫는다. 고래는 물 밖에 나오면 호흡하기 곤란해지므로 질식하거나 몸무게에 내장 등이 눌려 죽게 된다. 장소는 조금씩 다르지만 해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이한 자연 현상 중 하나다. 이런 현상을 두고 학자들은 지구온난화와 먹이의 고갈, 해양오염 심지어 어군탐지기나 군함에서 쏘는 초음파의 영향이라고까지 말한다. 또 일부 병리학자들은 죽은 고래를 해부해 보고 위장병이나 전염병을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고래의 떼죽음을 우울증 같은 정신적 이유로 본다. 고래의 상대적 지능이 높고, 바다로 돌려보내도 다시 해안으로 돌아온다는 것들이 근거다. 돌고래처럼 삶에 충실하고 낭만적인 동물들이 일부러 얕은 곳에 밀려온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자살하는 것과 거의 진배없는 행동이다.

● 북극 레밍(Lemming)의 집단이주 현상

동물들 자살이야기가 나올 때 대표적으로 거론 되는 동물이 레밍이다. 일명 ‘나그네쥐’라고도 불리는 레밍은 먹이 환경이 좋아 개체수가 너무 늘어나면 일부 그룹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 이동을 시작한다. 거의 맹목적으로 선두를 따라가는 이런 동물 떼는 선두가 방향을 잘못 잡아 바다나 호수로 안내하면 그대로 빠져죽게 된다. 아마도 수명이 짧은 이 설치류들에게 물에 대한 두려움이란 걸 원초적으로 각인시키기엔 진화의 시간이 너무 짧았던 모양이다.

그렇다고 이들의 행동을 자살로 봐줄 순 없다. 더 좋은 곳에 살려고 이주하다가, 모르고 아니면 관성으로 전진하는 떼에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죽는 것이지 삶을 스스로 포기 한 행동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도 뒤에 남겨진 조금의 숫자는 살아남아 새 터전을 찾아간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집단행동에서 자살로 볼 수 있는 사례가 있는데 ‘누’의 경우가 그렇다. 건기에 아프리카 사바나에선 풀과 물을 찾아가는 초식동물의 대이동이 시작 되는데, 이동 중 맨 앞에 서는 우두머리 ‘누’가 맨 먼저 악어 밥이 되거나 거센 물살에 휘말려 죽으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뒤에 있는 것들이 살아남는다. 동물들의 세계에서 우두머리는 먼저 희생할 줄 아는 동물을 지칭하기도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들이야말로 집단을 위한 자살을 선택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 침팬지의 자살

성숙한 침팬지의 겨우 보통 IQ 70정도의 지능을 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도 인간에 빗댄 수치지 그들의 본능과 학습을 합쳐보면 개체나 무리에 따라 훨씬 더 합리적인 행동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의도적인 자살도 가능하지 않을까.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동물학자 ‘제인구달’의 침팬지 관찰 예에서 어미 ‘플루’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죽은 아들 ‘플린트’의 이야기가 자살의 사례로 자주 회자된다. 하지만 이것은 침팬지가 지능이 높아서라기보다는 어미를 잃은 새끼동물들이 통상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부모상실증후군’이다.

야생에서 독립하기 전의 새끼에게는 어미 곁에 붙어 있는 것이 삶의 법칙이고 불문율이다. 어미의 부재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쉽게 인간과 친해질 수 있는 침팬지의 특성상 그냥 관찰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이 새끼를 살려보려 했다면 상황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죽음에 대한 옛날 인디언들의 생각은 일종의 선택이었다. 자신이 어느 정도 힘이 빠지고 공동체에서 더 이상 역할이 없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러 간다. 그저 벌판에 나가 조금 앉아 있으면 그대로 죽음이 찾아 들었고 그 자신은 동물들을 통해서 다시 대지로 돌아가는 방식이었다.

일부 고승들도 이런 종류의 죽음을 택한다고 한다. 동물들도 이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만일 많은 동물들이 제멋대로 그 자리에서 죽는다면 사바나는 온통 해골무더기로 가득 차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물들은 죽음이 가까이 오는 것을 알고 무리를 벗어나 스스로 잡혀 먹히던지, 코끼리 같은 경우는 무덤자리(집단 무덤은 아니다)를 찾아가기도 한다.

이런 예들을 통해 동물들은 죽음에 대해 스스로 선택할 정도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 걸 엿볼 수 있다. 만일 사고라면 뭍으로 올라온 고래를 다시 돌려보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지만 혹시 그들의 자유로운 죽음으로의 선택을 인위적으로 방해하는 일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397호 ‘슬프고 미스테리한 동물의 선택(2006년 1월 23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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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i 2010-07-12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 최초 전국순회 돌고래쇼에서 주인공이었던 돌고래가 수영장 바닥으로 내려가 자살을 했다는(사람들이 아무리 위로 끌어올리려고 해도 버텼대요.) 다큐를 본 기억이 나네요. 마이클 잭슨이 '프리 윌리'를 제작한 이유도 그 돌고래 때문이었다고 들은 것 같구요.

마노아 2010-07-13 08:30   좋아요 0 | URL
그런 일이 있군요. 프리 윌리는 강렬한 포스터가 여러 사람의 방에서 찬사를 받았지요.
마이클 잭슨은 영화를 제작한 게 아니라 ost에 참여한 건가요?
마이클 잭슨을 떠올리니 짠해지네요.

L.SHIN 2010-07-13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대지로 돌아가다'

안쓰러움과 고결함이 함께 느껴지는 문장입니다.

마노아 2010-07-13 18:46   좋아요 0 | URL
'고결하다'는 표현이 가슴에 콱 박혀요. L.SHIN님이 쓰니까 더 적확한 표현으로 느껴져요.^^

L.SHIN 2010-07-13 19:36   좋아요 0 | URL
'적확한'...아,나는 이렇게 어려운 받침이 연속해서 있는 한국어는 싫어요..
도저히 발음할 수가 없다구요! (그러면서 혼자 연습중 ㅋㅋㅋ)

마노아 2010-07-13 19:39   좋아요 0 | URL
요 단어는 발음하기 어려워서 한 글자씩 끊어서 발음해야 해요. '정확한'과 '적확한'은 어려움의 강도가 무척 달라요.^^
 
감성 지식의 탄생 - 지식채널e는 어떻게 태어나고 진화했나
김진혁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지식e 1권을 처음 보기 전까지 '지식채널e'라는 프로그램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그래서 나와 지식채널의 첫 만남은 문자로 시작되었다. 영상도 없고 음악도 없는 상태에서의 만남이었건만 충격적이었다. 화면에서 자막으로 처리되는 그 문구들이 책에서는 줄간을 이용한 '시간 차'가 있었고 그것은 운율을 담아 내 가슴에 꽂혔다. 그래서 지금까지 5권이 나온 중에 1권이 가장 좋았고 애착이 남는다.  

그 후 2권부터는 영상을 먼저 접하고 책에서 다시 만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모두 일장일단이 있었다. 영상은 영상대로의 장점이, 책은 책대로의 장점이. 그렇게 아꼈던 지식채널. 이 방송을 책임졌던 김진혁 피디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될 때 얼마나 분개했는지 모른다. 그래도 그렇게 연이 끊기지 않고 이렇게 그의 손길이 담긴 책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무척 반갑다.  

이 책은 말하자면 지식채널e가 탄생하기까지의 전 과정, 그러니까 a부터 z까지를 모두 담아내고 있다. 어떻게 하다가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는지, 프로그램의 길이는 왜 5분을 넘지 않는지, 왜 자막에 그리 힘을 쏟는지, 편집의 방향은 어떠하며, 어떤 메시지를 추구하는지, 피디와 작가와 음악은 누가 담당하고 있는지, 이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과, 수상했던 방송상이며 시청자들의 궁금증 등등, 우리가 궁금해할 법한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 물론, 그런 질문들과 답변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적어도 지식채널e라는 프로그램을 눈으로 보고는 와야 할 것이다. 워낙 유명해졌으니, 그런 걱정은 기우겠지만. 

보통의 프로그램은 자막이 화면을 설명하는 부수적 요소에 지나지 않지만, 지식채널e는 반대로 자막이 중심이고 화면을 부차적인 요소로 잡았다고 한다. 나로서는 책으로 제일 먼저 만났기 때문에 자막-텍스트-에 대한 기대와 의존이 더 컸던 편이다. 자막을 단순히 문장이나 단어를 보여주는 데에 그치는 게 아니라 '효과'를 적절히 사용함에 따라 영상 화면으로의 느낌을 주는 편집도 늘 마음에 들었다. 자막이 등장할 때의 효과음도 물론 일등공신. 

지식채널e는 '지식'을 다룰 뿐 아니라, 교훈과 메시지를 늘 잊지 않는 편임에도 그게 불편하지 않게 다가왔다. 그러니까 직접적인 훈계가 아니라 좀 더 은유적이고 한 번 더 걸러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제작진의 원래 의도였다는 것이 반갑다. 교육방송이면서도 우리가 흔히 짐작하는 그 교육스러움이 아니라서 말이다.  

영상과 편집에 대해서 문외한인 나로서는 피디가 직접 설명해주는 화면의 효과는 신기하고 재미날 수밖에 없었다. 박지성 선수 편에서 그에 대한 비난의 문구는 뒤로 물러나며 사라지는 '소멸'의 감정을 담았고, 반대로 의지에는 '극복'의 감정을 담아 앞으로 다가오게 만들었다는 것. 무심코 지나쳤지만 그런 효과에도 제작 의도와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박지성 선수 편을 보았는데 소름이 돋고 말았다. 이래서 아는 만큼 더 잘 보인다고 하는 것일 게다.  

지식채널e에 관한 13문 13답도 인상적이었다. 최근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김진혁 피디는 약한 쪽에 '양보'를 말할 수 있지만 '굴복'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문득 지난 6월 선거 때 진보신당에 쏟아진 비난과 통합에 대한 강권이 떠올랐다. '양보'와 '굴복'은 천지 차이인 것을...  

더불어 프로그램의 성격을 '보수'라고 말한 것이 꽤 충격적이었다.  

<지식채널e>의 정치적 입장은 ‘보수’에 가깝다. <지식채널e>가 말하는 기본적인 메시지가 ‘착하게 살자’는 일종의 ‘보편적인 선’이고, 이것이야말로 보수적 가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67쪽  

우리에겐 자칭 보수라고 외치는 이상한 정당이 있어서 어느덧 우리에게 '보수'의 의미가 왜곡되어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렇게 훌륭하고 멋진 가치관을 내세운 프로그램이 보수적이다고 하니 괜히 놀랄 수밖에. 진정한 보수란 이렇게 근사한 것임을. 웬지 이 부분은 읽고 나서 한숨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 정치 판에서 '보수'라고 쓰고 '수구 꼴통'이라고 읽어오던 습관이 있어서 말이다.  

지식채널e는 '소외'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한다. 그래서 제목만 보고서 흥미를 느껴 클릭했다가 마음이 아파서 한숨을 쉴 때가 많았다. 그게 원망스럽다는 건 결코 아닌데 제목에서 내용을 짐작하기 힘든 부분은 다소 아쉽기도 하다. 나중에 다시 찾아보려고 할 때 바로바로 해당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언급된 영상들을 많이 찾아보았는데 이미 보았던 것인데 제목에서 바로 떠올리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 뭐, 내 탓이기도 하지만. 

지식채널e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재미'와 '교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재미있으면서도 의미있는 프로그램을 단 5분 동안에 보여주다. 경제적 효과로도 최상의 결과가 아니던가. 최근에 가장 인상적으로 보았던 것으로 '유럽의 문제아'편이 있었다. 핀란드의 이야기였는데 '분배'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포기하지 않고 기어이 잡고 말았던 아주 뭉클한 이야기였다. 책 속에서 '프레임'으로 설명했는데, 우린 늘 그 둘을 극단적 대비로 묶어서 하나를 원한다면 다른 하나는 꼭 포기해야 하는 것처럼 세뇌당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은 해보지도 않고서 말이다.  

요즘엔 드라마 앞에 '막장'이란 수식어가 자주 붙는데 드라마들도 이 프로그램처럼 '재미'와 '의미'를 같이 추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명품 드라마가 없는 건 아닐 테지만 점점 드물어진다는 기분이다. 무엇보다 일일 드라마가 좀 변했으면 하는 삼천포 바람이 있다.   

김진혁 피디의 마지막 연출작은 드라마 형식으로 어렵게 완성한 <거대 우주선 시대>는 아직 영상으로 접하지 못했다. 6부작이라고 하는데 차차 찾아볼 생각이다. 아무튼 이 작품이 결국은 피디님이 남기고 싶었던 메시지의 완성이 되고 말았다. 표현하자면 이렇다.  

함께 사는 것, 그것이 스스로를 구하는 것. 

머리와 가슴을 함께 강타하는 메시지다. 신선한 것이 아님에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우리 모두가 새겨야 할 메시지.  

소외에 대해서 말을 하고, 직접 가르치려 들지 않고, 우리가 몰랐던 지식뿐 아니라 잘못 알고 있는 것까지 파고들어 진실에 다가가고자 애썼던 마인드로 만든 프로그램.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결국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 공존.  

우리의 삶 전반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임에 분명하다. 그리고 그게 우리를 살게 하는 길이기도 하고.  

책으로 보는 지식e보다는 좀 더 통통 튀는 느낌의 책이었다. 고된 산고의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그 수고로움에 더 고마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비록 김진혁 피디를 다시 지식채널에서 만나기란 당장에 어렵겠지만, 어쩌면 앞으로도 힘들지 모르겠지만, 지식채널e는 여전히 그 전통을 계승하며 우리 곁에 남을 것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고백하자면, 지식e 5권은 사두고서 아직 읽지 못했는데 당장 비닐을 뜯어야겠다. 너무 좋아서 아껴둔 거라고 한다면 사실 핑계일 테지? 아무튼, 지식채널e의 끝없는 진화를 기대하겠다.

덧)111쪽 중간에 오타가 있다. 정 작가님 얘기 중에 '번뜩하고 아이디가 떠오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라고 적혀 있는데 문맥상 '아이디어'가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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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2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2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성 지식의 탄생 - 지식채널e는 어떻게 태어나고 진화했나
김진혁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7월
절판


우리는 흔히 지식을 ‘정보’라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해하고 외우고 꺼내 쓰고, 그것이 지식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까? 한번 생각해보자. 정말 지식이 정보일 뿐인지. 만약 내일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지식을 알게 됐다고 치자. 그럼 우리는 그 정보를 이해하고 외우고 꺼내서 쓰는데 그칠까? 결코 그러지 않을 것이다. 당장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칠 것이 뻔하다.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지구 멸망이라는 단순한 정보지만, 그로 인해 우리 모두가 내일 죽으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처럼 ‘깨달음’도 지식의 일부분이다. <지식채널e>는 이처럼 치환된 지식, 즉 ‘깨달음’의 영역에 있는 지식을 ‘메시지’라고 표현한다.

-31쪽

<지식채널e>의 정치적 입장은 ‘보수’에 가깝다. <지식채널e>가 말하는 기본적인 메시지가 ‘착하게 살자’는 일종의 ‘보편적인 선’이고, 이것이야말로 보수적 가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67쪽

언론은 권력과 불편한 관계에 있어야만 정상이다. 언론 본연의 기능이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귀찮고 불편하다고 해서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 권력이 못마땅하다고 해서 언론 스스로 권력이 되려고 나서서는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언론을 통제하려는 권력, 스스로 권력이 되려고 하는 언론, 둘 다 불행해진다. 또 그러한 권력과 언론을 둔 나라, 그 나라에 사는 국민 모두 불행해진다. 언론의 자유는 곧 국민의 자유고, 국민의 자유야말로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다.

-69쪽

흔히 소외된 이들을 다룰 때 제작진은 그들의 어려운 현실만을 집중적으로 부각한다. 이렇게 하면 상황은 잘 묘사할지 몰라도, 자칫 그들 역시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간과할 수 있다. 즉 사람이 아니라 그저 불쌍한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 ‘우리와는 다른’ 혹은 ‘우리보다 못한’ 어떤 존재가 되고 만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겉모습은 사람이지만 사실 사람은 아닌 존재다. 그러나 비록 가난하고 비참하더라도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인간이다. 그걸 잊을 때 인간은 다른 인간을 대상화하게 되며 이는 또 다른 의미의 소외이다.(복지를 단순한 수혜로 생각하는 것도 이러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더라도 대상화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97쪽

누군가 소외당한다는 건 반드시 그들을 소외시키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소외당한 이들의 고통만을 보여주고 끝나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일부분만 드러내고, 일부분은 외면하게 된다. 따라서 그들을 소외시키는 누군가, 혹은 그런 소외를 만들어내는 ‘구조적 문제’를 반드시 담아야 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주의할 점이 있다. 지나치게 이 두 가지를 부각하면 시청자들은 자칫 분노에만 그칠 수 있다. 물론 분노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소외된 이들 자체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 더구나 분노는 감정이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 이를 해소하는 데 가장 큰 집중을 하게 된다. ‘감정적 배설’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말이다. 따라서 분노가 감정적 배설로 끝나지 않고 이성적인 ‘문제의식’으로 자리 잡도록 할 필요가 있었다.

-101쪽

하지만 모든 감정이 다 승화되지는 않는다. 일부 분노는 승화되지도 못하고 배설되지도 못한 채로 내면에 남는데 그건 일종의 ‘무기력함’일 것이다. 아무리 문제의식을 가져봤자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바로 해결되지 않는 데서 느끼는 절망 말이다. <지식채널e>를 보고 느끼는 ‘먹먹함’이라는 감정도 바로 이게 아닐까. 그러나 이 ‘무기력함’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느낌은 다름 아닌 소외된 이들이 체험하는 아픔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소외된 이들을 단순히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나마 그 입장에서 그들이 느끼는 고통과 절망, 그리고 무기력함을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 체험할 수 있다. 소외 문제에 있어서도 백 마디 말보다는 한 번 경험하는 것이 훨씬 나은 법이고, 이는 문제의식이나 비판의식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핵심적이다.

-102쪽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살 만한 이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가난한 자들의 삶을 알기 어렵게 됐다.(사실 여기에는 언론의 책임이 더 크다.) 어려운 이들이 경제적으로 소외된다면, 먹고살 만한 이들도 세상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소외를 겪는 것이다.

-135쪽

그 이름이 무엇이든 중요한 건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이다. 바로 그러한 마음을 나는 ‘선한 욕망’이라고 부른다. 흔히 ‘욕망’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지만 욕망 그 자체에 옳고 그름이 있다기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욕망하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당연히 ‘선함’도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욕망이다. 보통 사회 비판적인 매체들은 선한 욕망을 격려하기보다는 악한 욕망을 꾸짖는 경향이 있다. 흔히 하는 말로 ‘네거티브’하다는 말이다. 물론 어떤 사안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꼭 잘못된 점을 지적해야 한다. 다만 네거티브하기만 할 경우 자칫 선한 욕망을 간과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144쪽

또한 선한 욕망은 일종의 ‘대안’을 뜻한다. 무언가를 ‘하지 말라’는 말에 100% 공감하더라도, 그것 자체가 해야 할 무엇을 알려주지는 못한다. 아무리 네거티브해도 반드시 ‘포지티브’한 것을 포함해야 한다. 그래야 온전한 비판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 이루고자 하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 비판적 시각에는 ‘악한’ 욕망에 대한 꾸짖음과 ‘선한’ 욕망에 대한 격려가 모두 들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선한 욕망이 훨씬 더 중요하다.

-145쪽

악을 없애는 것이 그 자체로 선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지만, 선을 실현하면 그 안에 있는 악은 자동적으로 없어지는 것과 같다.

-146쪽

꾸짖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제작진에겐 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 하나는 아무리 예민한 사회 이슈라도, 속된 말로 ‘까야만 한다’는 강박이 없다 보니 예민하지 않게 다룰 수 있다. (...) 꾸짖지 않아서 좋은 또 한 가지는 제작진 스스로 겸손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누군가를 꾸짖는다는 건 은연중에 꾸짖는 내가 우위에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비판’의 목적이 제작진이 우위에 있다는 걸 자랑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비판에 몰입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비판당하는 대상보다 비판하는 자신이 좀 더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147쪽

케네디의 말처럼 신화는 거짓과 다르다. 굳이 표현하자면 신화는 왜곡이나 과장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가 완전한 거짓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통념’이다. 통념의 가장 큰 특징은 그것이 정당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받아들이면 매우 ‘편하다’는 점이다. 바면 ‘진실’은 대개 통념과 잘 일치하지 않는다. 흔히 ‘불편한 진실’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그 이유는 고정관념이나 선입관, 즉 신화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거짓말만 아니라면 진실보다는 신화를 선택한다.

-170쪽

대부분의 위인들은 탄생에서 죽음까지 인생 전체가 전기에 담기는데, 이상하게 헬렌 켈러의 경우엔 20세 전까지만 담겨 있다는 점이다. 어째서 그런 걸까? 헬렌 켈러는 20세 이후 진보적 사회주의자의 길을 걸었다. 즉 그녀는 당시 미국의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날선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반체제 인사’였다. 따라서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와 가치에 일치한 20세까지의 이야기만 남고 20세 이후의 삶은 전기에 기록되지 못한다. ‘일부의 사실’이 마치 ‘전부의 사실’인 것처럼 기억되는 것이다.
-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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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지기를 오랜 만에 만났다. 명동에서 만나서 점심을 먹고, 거리를 구경하다가 못된 고양이에서 귀걸이를 구입. 친구는 머리띠를 샀다. 



맨 위의 녀석을 먼저 개봉했는데 숟가락과 포크 모양이 재밌다. 가운데 녀석은 날개 한 쌍. 구김스에서 나온 옷이었던가? 날개 디자인 커플 티가 입고 싶었지만 나는 내 귀에 날개 한 쌍..ㅡ.ㅡ;;;; 

더운 날 사람 많은 명동을 몇 바퀴를 돌았더니 갈증과 다리 아픔이 우리를 잡아 끌었다. 당장 시원한 음료수가 급해짐.  

가장 차고 달달한 음료를 앞에 두고 이야기 삼매경. 이미 학부형이 된지 3년차인 친구와 함께 아이들 얘기로 오래오래 이 나라의 교육 현실을 분개해 했다. 고치기는 힘들고 분개하기는 쉽다. 쩝... 

그리고 못 만난 사이 밀린 이야기들을 쭈우욱 하다가 서점에 가기로 했다. 영풍 문고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걸어가기로 했는데 을지로 입구 지하도는 너무 복잡해서 우리는 출구를 헤매고야 말았다. 어쨌든 무사히 서점에 도착.  

아이들 문제집과 추천 책을 살펴보고는 내친 김에 광화문까지 걸어갔다. 친구의 방학 계획은 두 아이를 데리고 서울 답사 오는 것. 이번에 오면 우리집 조카 둘도 데리고 같이 만나기로 했다. 수년 전에 코엑스 전시관을 같이 간 이후 두번째 계획이다.  

원래 '충무공 이야기'를 보여주려던 거였는데 와서 보니 어느새 '세종 이야기'도 오픈해 있었다. 오호랏! 



두 이름의 폰트가 다르다. 의도한 것일까, 어쩌다 보니 그리 된 것일까? ㅎㅎㅎ 







영상을 볼 수 있는 의자의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눈길을 끌어서 한 컷! 



잘 보면 한글이 새겨져 있다. 자음만 모아서 만든 병도 보인다. 예쁘다!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든 의자란다. '아이쿠!' 



화면엔 잡히지 않았는데 요 앞은 3D 영상이 재현되는 곳이었다. 지난 번 충무공 이야기 때 왔을 때는 아직 준비 중이었는데 이번엔 3D를 적잖이 볼 수 있었다.  



이 날 친구에게 추천해준 책인데 전시관에 와보니 공교롭게 딱 타이밍이 맞는 책들이었다.  

읽고 나면 일월오봉도도 바로 눈에 띌 테지.  

초정리 편지는 초등 고학년 용으로 추천되어 있던데 친구의 큰 딸은 이제 3학년이다. 그래도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내용상...  

(사진 펑!)

여기도 포토존이 있다. 친구는 찍지 않겠다고 해서 나 혼자 찰칵. 전날에 이어 계속 용상에 앉고 있다. ㅎㅎㅎ



신기전. 친구도 영화를 봤다고 한다. 영화 감상은 어땠는지 안 물어봤네. 난 그 영화 별로였는데... 



커다란 앙부일구와 그 위 천장에는, 



불이 들어오는 천상열차분야지도. 멋지다! 





역시 3D였지만 화면에 잡힐 리 없음. 



입구 쪽에는 외국인들이 직접 쓴 한글이 전시되어 있다. 솜씨 좋다! 

명동에서부터 너무 오래 걸었거나 서 있었다. 힘들어서 올라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이럴 수가! 



한글이 박혀 있는 엘리베이터라니, 이런 센스쟁이!!! 

실컷 구경을 하고 났더니 이제 저녁 먹을 짬이 되었다. 점심을 일본 라멘으로 했더니 저녁은 한식이 땡겼다. 우린 종로 3가의 유명한 부대찌개 집을 향해 다시 걸었다. 아,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 재료가 다 떨어져서 주문할 수 없단다. 맞은 편의 우렁된장으로 유명한 허름한 식당에서 김치찌개와 순두부 째개로 맛있게 식사를 해결. 친구는 청계천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청계천으로 고고씽. 아, 다리가 아파 죽겄다.  

오랜만에 본 청계천은 수풀이 너무 무성해서 밀림에 온 것 같았다. 뭐랄까... 좀 무서웠다. -_-;;;; 

마땅히 앉을 데도 없이 서성이다가 롯데리아로 가기로 했는데 거긴 또 종로1가. 아, 그냥 중간에 맥도널드로 가자고 할 걸 그랬나...;;;;;; 

여기서 다시 이야기 보따리를 한참 풀어놓고는 만난지 8시간 30분 만에 헤어졌다. 돌아올 때 버스에서 앉지 못했다면 울고 싶었을 것이다. 한숨 자면서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한 찰나, 한 번 전화 걸면 짧아야 30분인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아흐 동동다리.... 

집에 와서 이 친구 전화 끊고 이제 좀 씻으려고 하니 멀리 수지 사는 친구가 지금 막 도착했다고 문자가 왔다. 대체 전화를 얼마나 한 건가... 주르륵...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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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07-11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페이퍼 별찜이에요.
이번 방학에는 충무공이야기를 꼭 보러가야지~ 했는데, 세종이야기까지 함께 봐야겠어요.
미리미리 책도 챙겨보구요~~ (초정리편지는 참 좋지요~ ^^)

마노아 2010-07-11 23:21   좋아요 0 | URL
헤헷, 겸사겸사 같이 보면 좋을 거예요. 여긴 체험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어린이 친구들이 흠뻑 반할 거예요.^^

Kitty 2010-07-11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은 편의 우렁된장으로 유명한 허름한 식당 <- 어딘지 단번에 알아본 1인;;; (역시 전 먹는 것에 강합니다 ㅠ)
거기 아직도 하나요. 진짜 대단하네요 ㅋㅋㅋ 다음에 근처에 갈 때 옛날 생각하면서 함 가봐야겠어요~

마노아 2010-07-11 23:55   좋아요 0 | URL
여전히 줄 서서 들어가요. ^^ㅎㅎㅎ
맛도 고대로요. 가격도 아주 착하고요. 경북집 부대찌개 흥이었어요.ㅎㅎㅎ

순오기 2010-07-12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화문 지하도에 전시된 세종이야기는 작년 11월 15일에 올라갔다가 봤는데...다른 건가요?
그날 밤 청계천 끝까지 걸었고요~ 사진도 엄청 찍어왔는데 안 올려서 컴에서 잠자고 있어요.
청계천 끝까지 걷는 것도 좋았어요~ 여자끼리 가기엔 겁나는 코스라 반드시 남성의 에스코트를 받아야 해요.^^

마노아 2010-07-12 10:09   좋아요 0 | URL
아, 그때 이미 개관했었군요. 저는 지난 5월에 갔을 때도 못 보고 지나쳤는데 말이에요.^^
예전에 청계천 방향을 잘못 잡아서 거꾸로 갔다가 앞쪽으로 되돌아간 적이 있어요.
크리스마스 때였는데 너무 추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나요.^^

다락방 2010-07-12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 아팠겠어요, 마노아님. 대체 전화수다를 어떻게 그렇게 오래.. ㅋㅋ

마노아 2010-07-12 10:09   좋아요 0 | URL
아, 징한 친구예요. 전화 너무 자주 와요.ㅜ.ㅜ

마녀고양이 2010-07-12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충무공 이야기는 어디서 하는거여염? 나두 코알라랑 가보고 시퍼여.
사진 정말 멋지네요...... 그리고 마노아님 귀엽고 이쁘세여~ ^^

<못된 고양이> 라는 상표 딱 와닿네요.. 난 고양이가 왜이리 좋은지 몰라여~

마노아 2010-07-12 10:10   좋아요 0 | URL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지하에서 하고 있어요.
상설 전시관이라서 월요일 빼고 다른 날 가시면 되어요.
못된 고양이 상표 정말 근사하죠? 착한 고양이보다 더 매력적이에요.^^

무스탕 2010-07-1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세종이야기가 오래오래 해야 할텐데요.. 방학하고 평일에 가볼까? 생각했더니 방학이라서 아무리 평일이라도 애들이 많겠군..-_- <= 요래 되는군요 ^^;

마노아 2010-07-12 10:35   좋아요 0 | URL
상설 전시라서 오래오래 할 거예요.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치만 애들은 많을 거예요. ㅎㅎㅎ

blanca 2010-07-12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용상 ㅋㅋㅋ 저도 앉아 볼래요. 저는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네요. 저도 어제 영풍문고 밤에 갔었는데^^ 세종문화회관에 있군요. 엘리베이터 진짜 멋있어요! 못된 고양이 귀걸이 착용샷도 올려주셔용~

마노아 2010-07-13 08:26   좋아요 0 | URL
귀걸이를 했을 때 머리카락 때문에 잘 안 보이더라구요. 아쉬웠어요.
오늘은 아침에 서두르다가 그나마 귀걸이를 아예 안 하고 왔네요. 허전해요.^^;;;

프레이야 2010-07-13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오랜만에요. 반가워요.ㅎㅎ
여전히 버섯머리 예뻐요.^^

마노아 2010-07-13 12:1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반가워요~
요새는 나름 바람머리인 척 하고 지내요.
친구가 이 머리가 제일 낫다고 해서 좀 더 고수하기로 했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