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으로 막힌 혈관 뚫는다? [제 1155 호/2010-07-26]


‘스타워즈 에피소드3(Star Wars: Episode III)’을 보면 다스 베이더(아나킨)의 아내인 공주 파드메가 쌍둥이(루크와 레아)를 낳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의사는 보이지 않는다. 의사를 대신하는 로봇이 생체 활력을 체크하고 약물을 주입하며 출산을 도울 뿐이다. 이렇게 로봇 손에 태어난 루크는 나중에 악의 무리 수장이 된 다스 베이더와 대결하게 되고, 다스 베이더는 결투 중 루크에게 명대사 ‘내가 네 아빠다(I’m your father)’란 말을 하게 된다. 엉뚱하지만 ‘네가 로봇 손에 태어났어도 아빠는 로봇이 아니라 나다’라는 말을 원망을 섞어 한 것이 아닌가란 상상을 해본다.

먼 미래엔 로봇이 아이를 받는 일이 일상적인 일이 될지도 모른다. SF영화 한 장면만 보고 비약적인 상상을 하는 것일 수 있지만, 이런 상상이 무모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학 발전이 빠르다.

최근에는 혈관을 따라 움직이면서 혈전으로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는 지름 1mm, 길이 5mm 크기의 마이크로로봇이 개발됐는데, 이 소식을 들으니 1987년에 개봉한 멕 라이언 주연의 ‘이너스페이스(Innerspace)’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당시 획기적인 SF영화였던 이 작품은 소형 잠수정을 타고 혈관을 통해 몸속을 돌아다닌다는 내용이다. 이번 개발을 통해 사람이 타는 잠수함은 아니지만 몸속을 돌아다니는 로봇은 실현된 셈이다.

현재 개발된 마이크로로봇은 작은 드릴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 자기장으로 방향을 조절해 혈관의 혈전을 제거할 수 있다. 지금까지 혈전을 제거하는 방법은 약물로 녹이거나 긴 와이어(철사)를 이용해 제거하는 방식이어서 한계가 있었다. 마이크로로봇의 기술이 더 개선이 된다면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된다.

로봇은 산업계에서 이미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사람이 하기 힘들거나 위험한 작업을 대신해주는 로봇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오차 없이 정확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런 장점들이 의료 영역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의료용 로봇도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것은 다빈치 로봇이다. 의사의 손을 대신하는 이 로봇은 수술용 콘솔에서 의사가 조작하는 대로 작동해 정밀한 수술을 가능하게 한다. 심지어 의사의 손 떨림까지 보정하기 때문에 ‘외과 의사는 나이 들면 손이 떨려 수술을 못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2009년 말을 기준으로 다빈치 로봇은 전 세계에 1,187대나 판매됐고, 국내에도 28대가 들어와 사용되고 있다. 또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수술 상처가 작고 출혈 같은 부작용이 적어 입원 기간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된다.

다빈치 로봇 말고도 다양한 의료 로봇이 있다. 고관절과 무릎관절을 인공 관절로 대체할 때 보조물과 뼈 사이의 접촉률을 높이는 데 쓰이는 로봇 로보닥(RoboDoc)도 유명한 의료용 로봇이다. 이 로봇은 미국의 정형외과 의사인 윌리엄 바거(William Bargar)가 IBM의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개발했는데, 외과 의사가 수작업으로 작업할 때 20%에 불과하던 보조물과 뼈 사이의 접촉률을 97%까지 끌어 올리며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로보닥과 비슷한 역할의 토종 의료용 로봇인 아스로봇(ArthRobot)도 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윤용산 교수와 충북대 의대 원중희 교수가 공동 개발한 이 로봇은 그리스어 관절(arthro))과 로봇이란 단어가 합쳐진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정형외과 관절 수술에 사용되는 로봇이다.

캡슐 내시경도 의료 로봇 분야에서 뺄 수 없는 훌륭한 로봇이다. 현재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가 가진 단점은 입이나 항문을 통해 관을 넣어야 한다는 사실인데, 검사의 정확성은 좋지만 환자에게 큰 불편을 주고 소장을 검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에 개발된 삼키는 캡슐 내시경은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있어 음식이 지나가는 위와 소장, 대장을 연속해서 촬영해 무선으로 영상을 전달해 준다. 이 내시경은 지름 11mm, 길이 26mm, 무게 3.7g이다.

이 캡슐 내시경은 원래 미사일 유도에 필요한 전자 눈 장치(electro-optical image device)를 개발하던 무기 개발 연구자가 소화기 내과 의사와 이야기하던 중 나온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소형 미사일을 만들면, 사람이 이 미사일을 삼켰을 때 미사일 눈으로 내부 장기를 볼 수 있고 이 사진을 밖으로 보내는 검사 장비로 쓸 수 있겠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캡슐 내시경은 아직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다. 캡슐이 무작위로 사진을 찍다 보니 실제 병이 있는 부위를 놓칠 수 있고, 병변이 발견될 경우 다시 내시경 검사를 시행해 조직 검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캡슐 내시경은 위장관 전체에 병변을 가지는 몇 가지 질환과 원인이 불명확한 위장관 출혈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쓰고 있다.

지금까지 소개한 의료용 로봇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환자 치료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침습(수술 부위가 작고, 덜 아프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둘째, 원격 조언(telementoring), 원격 수술(telepresence surgery)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다빈치 로봇은 해외에 있는 환자를 국내 의사가 수술할 수 있고, 캡슐 내시경은 환자가 약속한 날에 집에서 먹고 검사 결과는 의사가 병원에서 할 수도 있다.

셋째, 기술의 발달로 더 작게, 더 편리하게 개선되고 있다. 현재 삼키기에 다소 부담스러운 캡슐 내시경이나, 혈관을 타고 다니는 마이크로로봇의 기술 개선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넷째, 아직 의사(doctor)의 의학적인 의사 결정(desicion making)을 대신하는 인공 지능이 로봇에 적용되고 있지는 않고 의료용 로봇 대부분은 의사의 진료 및 수술에 도움이 되는 보완재로 사용되고 있다. 스타워즈의 로봇의사를 당장 기대하긴 이르다는 말이다.

하지만 과학의 발달 속도가 항상 기대보다 빠르다는 것을 생각해 보건데, 의사 로봇이 나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절대 아니다. 환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인공 지능을 가진 알고리즘도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앞으로 의료 분야에서 로봇의 활용도는 수술과 처치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 : 양광모 코리아헬스로그 편집장/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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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고양이야? - 베틀리딩클럽 저학년 그림책 2002 베틀북 그림책 10
기타무라 사토시 지음, 조소정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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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창을 넘어 온 뾰족 모자 쓴 할머니.
빗자루를 흔들어 대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더니, 쓱 사라지고 만다.
심각한 표정의 이 할머니, 혹시... 마법사?

자칭 만화광이라는 작가님은 그림 스타일이 딱 만화다.
이야기의 구성과 반전도 만화스러운 느낌!
딱 내 스타일~

학교 늦겠다며 니콜라스를 깨우는 엄마.
질질 끌려가는 나.
나는 학교에 갔는데 여전히 집에 남아있는 나는 누구??

이럴 수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은 우리집 고양이 레오나르도!
지난 밤 그 할머니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걸까?
고양이로서의 새 인생, 아니 묘생~!
함 누려볼까?
높은 곳에서 풀쩍 뛰어내려 보기!
점프는 즐거운데 뒷 수습이 안 되네.
집에서 그만 쫓겨나고 말았다.
내친 김에 산책이나 가보자.
발 밑에 느껴지는 벽돌이 참 따뜻하다.
고개를 치켜들고 우아하게 걷기!

아아, 그렇지만 어딜 가나 양아치가 꼭 있다.
깡패 고양이랑 마주치고 말았지 뭔가.
녀석들의 아지트는 폐가인 모양.
그치만 폐가도 이리 귀여울 수가!
평소 예뻐하던 이웃집 개 버나드도 나를 보고 왈왈 짖고 만다.
짜식, 사람도 못 알아보고...

나만 이렇게 당황스러워하는 게 아니었다.
나 대신 학교에 간 니콜라스는 어쩌게.
아마도 니콜라스는 우리 집 개 레오나르도가 되어 있겠지.
고양이 문을 통해서 집에 들어오려고 하고, 제 몸을 벅벅 긁지를 않나...
운동화를 아작을 내기도...
털실 정리에 도전하다가 실패.
볼일을 보려고 모래 위에서 끙끙 대기도...
저 심각한 표정을 보시라. 혼자 보기 아까운 장면이다.
온갖 말썽을 다 피워서 엄마의 걱정을 사고 만 니콜라스(레오나르도!)

그리고 그날 밤, 뾰족 모자를 쓴 그 할머니가 다시 창문을 넘어 들어왔다.
"미안하다, 얘야. 내가 주소를 잘못 알았지 뭐냐."
민망해서 고개도 돌려버린 할머니.
다시 온다간다 말도 없이 가버린 할머니.
대체 할머니가 원래 찾아가려던 집은 어디였을까?
다음 날, 니콜라스와 레오나르도는 원위치 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진짜 주인공이 아직 등장 전이다.
할머니가 찾아가려던 인물은 누구일까?

마치 금붕어2마리와 아빠를 바꾼 날을 연상시키는 반전이었다.
탁월한 재미와 웃음! 선물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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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7-2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이 책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해요.
나도 아이들 때문에 봤던 책이네요.ㅋㅋ

마노아 2010-07-25 23:35   좋아요 0 | URL
아이들이 좋아할 조건을 두루 갖췄어요. 어찌나 유쾌하던지요.^^ㅎㅎㅎ

2010-07-26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6 1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07-26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귀엽지요.. 저도 몇년 전에 코알라 사준 책인데,
둘이 열심히 봤던 기억이 있답니다~

마노아 2010-07-26 23:37   좋아요 0 | URL
모녀가 머리 맞대고 함께 그림책 보는 풍경은 미소가 지어지는 걸요.
게다가 익살스러운 이런 책이라면 더더욱 웃음이 번지지요.^^

전호인 2010-07-26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고양이로서의 새 인생, 아니 묘생~!"
"묘생" 재치있으십니다. ㅋㅋ

마노아 2010-07-26 23:37   좋아요 0 | URL
제가 또 전호위 덕분에 '고양이'에 관심이 생겼지 뭡니까. ㅋㅋㅋ
 
구텐베르크의 조선 2 - 꽃피는 인쇄술
오세영 지음 / 예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1권을 미출간 도서로 읽은지 한참 지났다. 그때는 이게 무려 3권짜리 책의 첫 권인줄 모르고 한참 재밌게 읽다가 이야기가 뚝 끊겨서 당황했었다. 궁금했었던 것 치고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뒷 이야기를 읽게 된 셈이다.  

일단 소재가 무척 신선했다. 세종 때 맹활약을 펼쳤던 장영실. 그가 만든 가마가 부서지면서  장을 맞고는 홀연히 실록에서 이름이 사라진다. 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이야기. 

작가 오세영은 그가 세종의 밀명을 받고 명나라에 가서 한글 보급을 위한 활자 발명에 올인한다고 설정해 놓았다. 그러다가 그의 제자 석주명이 생명의 위험을 느끼고 서방으로 도망을 치다가 마침내 독일까지 흘러들어가 구텐베르크의 인쇄소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 되어버린다는 이야기. 그리하여 이 책의 제목은 '구텐베르크의 조선'이다. 

 

표지에서 포스가 흐른다. 금박을 입힌 제목도 눈에 띄고, 구텐베르크의 일하는 모습과 한글의 활자가 어우러져 무척 고급스런 느낌을 자아내었다.  

두번째 권에서는 이야기의 무대가 좀 더 커진다. 공방의 일거리가 늘어나면서 주자량이 많아지자 주형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 그것을 보수하려면 안티몬이 필요한데 그걸 구하기 위해서 석주명 일행은 함락되기 직전의 콘스탄티노플로 향한다.  

콘스탄티노플은 여주인공 이레네의 마음의 고향. 당연히 그녀도 석주명과 동행한다. 이곳에서 안티몬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은 대하 서사 드라마가 되어버린다. 콘스탄티노플 출신이면서 신앙을 버리고 예니체리 군관으로 거듭난 한 사내.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원수가 되어버린 집안, 그리고 이어지는 복수 등등. 잡다한 설정들은 너무 뻔한 편이어서 이야기는 커지고 스토리가 장황해지나 지루한 감이 많았다.  스케일이 크고 역사적 상황을 잘 버무렸음에도 캐릭터가 너무 전형적이어서 매력을 잃은 듯하다. 그것은 주인공인 석주명과 이레네도 마찬가지였다. 작품의 첫 시작 부분의 설정은 무척 참신하고 호기심을 끌어당겼지만 작품을 쭈우욱 이끌어가는 이야기의 힘은 부족했다.  

아무튼 안티몬을 구한 것은 물론이요, 제조비법까지 익힌 석주명의 공으로 구텐베르크는 더욱 승승장구한다. 그렇지만 갑작스런 성공은 많은 이들의 시새움을 얻게 하였고, 독선적인 그의 성격은 그 감정을 '적'으로 만들어 버렸다. 불타오르는 콘스탄티노플을 탈출하는 대활극에서 이제는 밀고 당기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진다. 여주인공 이레네가 법률가 가문의 딸답게 무척 큰 활역을 하는데도, 이미 캐릭터의 매력을 잃어서인지 그녀의 노력이 시큰둥하게 다가왔다. 명색이 주인공이 석주명은 거의 꿔다 놓은 보릿자루 수준으로 전락한다. 안타깝다. 

드라마로 친다면 무척 긴장감이 넘치게 전개될 법정 싸움이었는데도, 읽으면서 긴장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애석한 일이다. 구텐베르크는 법정 싸움에서 힘겹게 패배를 인정해야 했고,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곁엔 석주명과 그를 따르는 이레네가 있었고, 그들은 그의 잃어버린 공방을 되찾아 오겠다고 굳은 결심을 한 터였다. 그러니 3편에서는 그 과정이 이어질 것이다.  

시작은 조선에서 했지만 무대는 이미 유럽이다. 조선에서 세종은 물론이요, 그 아들 문종과 그 아들 단종도 이미 죽었고, 세조가 왕이 되어 있는 상태다. 석주명이야 알 턱이 없지만. 

조선을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쯤으로 생각했는데, 조선은 이야기의 발단만 되어주고 구텐베르크 이야기가 주가 되니 어쩌면 나 스스로 김이 좀 샜을지도 모르겠다. 부디 3권에선 떨어진 매력이 조금 더 솟아오르기를! 

책 맨 뒤에 이야기를 돕기 위한 삽화가 포함되어 있다. 본편의 이야기보다 더 관심을 끌었다.  

 

15세기 말에 그려진 콘스탄티노플 전경이다. 천 년의 영광이 새겨진 도시의 풍경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해학적인 느낌의 그림인데, 그래도 이렇게 보고 있으니 근사하다.  

 

구텐베르크가 인쇄한 <42행 성서>와 성서의 첫 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중 하나인 이 책은 인쇄물 테두리에 필경사가 직접 채식 장식을 하여 우아함과 화려함을 더했다고 한다. 사진으로 보아도 근사한데 실물을 보면 더 감격스러울 테지... 

 

구텐베르크의 인쇄소 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종이를 들고 있는 이가 구텐베르크다. 

 

초창기 인쇄업자들이 쓰던 인쇄기다. 실제 사이즈가 어느 정도인지 치수도 나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작품의 배경이 된 아토스 산 중턱 절벽에 세워진 시모노페트라 수도원. 푸른 에게 해가 아름답게 보인다.  

그러나 작품 속에선 결코 이런 서늘하고 아슬아슬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는 거... 

 

1453년 5월. 오스만 투르크에 의해 천 년 제국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다. 빼곡한 그림 속 인물들이 치밀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보면서 시오노 나나미의 책이 계속 떠올랐다. 아, 카리스마 짱이었는데...... 

 

르네상스 시대 법정의 모습이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서는 이런 분위기가 아니라 현대의 법정 풍경만 떠올랐다. 나의 상상력 부족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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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07-26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급땡기는 책입니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ㅎㅎㅎ

마노아 2010-07-26 10:03   좋아요 0 | URL
설정이 흥미를 돋우지요? ^^ㅎㅎ

마녀고양이 2010-07-2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조선에서 유럽으로? 흠....... 판단이 어렵네요. ㅋㄷㅋㄷ

마노아 2010-07-26 23:37   좋아요 0 | URL
시작은 좋았는데 마무리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은행나무처럼 0100 갤러리 6
김선남 그림, 김소연 글 / 마루벌 / 2004년 4월
구판절판


표지의 은은한 은행잎이 예뻐서 한 컷을 찍었다.
속내는 어떨까 껍데기를 벗겨보니, 노오란 은행잎이 반짝하고 얼굴을 내민다.
센스가 돋보이는 표지 그림이다.

표지를 열었을 때 나오는 첫번째 그림.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 되었는데,
아주 은은한 것이 기름종이를 한 겹 걸쳐놓고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색은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자연을 닮았으면서 거칠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멋까지...

은행나무의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빗대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사랑하고
그리고 아이를 낳아 키워가는 과정을 시적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글쓴이는 시인이기도 하다.

마주 보고 서 있는 서로의 풍경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는 아름답고 설레는 고백.

그렇게 활짝 꽃을 피웠다.
저토록 찬란하게,
저렇게 눈부시게,
저리 아름답고 숭고하게......

그리고 그 절정의 순간에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로 인해 엄마와 아빠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우리'가 되어버린, '가족'이 되어버린 그 감격을 아이는 이해할까......

그렇게 아이가 커가는 동안,
엄마와 아빠의 마음을 다 차지해버려서,
그 옛날처럼 서로를 보지 못하게 되어버릴 때에,
바로 그때에 아이는 부모의 품을 떠난다.
저리 스러져가는 은행잎처럼...

그렇게 헤어지면서 채워지는,
또 다른 열매와 꽃이 피는 순환의 과정.
그렇게 만들어진 아름다운 우주.
거역할 수 없는 순리.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와 '언젠가 너도'와 비슷한 맥락의 책이지만 좀 더 어렵고, 좀 더 사색하게 만들고, 좀 더 쓸쓸한 느낌의 그림책이었다.
이제 막 결혼을 하는 부부나 막 부모가 된 엄마에게 선물하면 좋을 책으로 보인다.
혹은 자녀를 결혼시키려는 찰나의 부모님이나...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그림책 읽는 게 참 좋고, 그림책 선물하는 것도 너무 좋은데, 그림책을 읽었다고 얘기하면 사람들은 '움찔'하고 놀란다. 바로 어제 직장에서 겪었던 일.

어른이 되어서 읽는 그림책의 멋과 맛이 얼마나 탁월한지 같이 나누지 못해서 아쉬웠다. 이런 책을 보여주면 좀 다른 느낌을 가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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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07-2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그림책 가지고 있어요. 서재 지인께서 보내주셨지요.
어른의 눈으로 보자니 내용이 무척 심오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해하며 보았던 기억이 나요.

마노아 2010-07-25 13:53   좋아요 0 | URL
그쵸? 심오해서 저도 조카 줄까 하고 어제 펴들었는데 어른용이라 생각하고 분류해 두었어요.^^
느낌이 참 좋은 책이었답니다.^^ㅎㅎㅎ

2010-07-25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0-07-25 13:54   좋아요 0 | URL
저도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사진도 나오네요. 책에 나오는 꽃이랑 똑같이 생겼어요.^^

마태우스 2010-07-26 13:50   좋아요 0 | URL
아...저게 은행꽃이군요.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근데 꽃처럼 안생겼네요...

마노아 2010-07-26 23:3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꽃이라고 생각하고 보기 전에는 꽃이라고 생각 되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하핫^^;;;

순오기 2010-07-25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판이네요~ 중고샵을 기웃거려야할 듯.^^

마노아 2010-07-25 23:35   좋아요 0 | URL
이럴 때 중고샵이 참 고마워요.^^

꿈꾸는섬 2010-07-27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우리집에도 있는데 전 참 좋은데 현준인 너무 어려워하더라구요.^^

마노아 2010-07-28 00:05   좋아요 0 | URL
현준이가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워요. 이건 정말 어른용이에요.^^
 
꽃 한 송이가 있었습니다 베틀북 그림책 72
크베타 파코브스카 그림, 사이드 글, 이용숙 옮김 / 베틀북 / 2005년 6월
절판


앞 뒤로 네모난 구멍이 뚫려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그 구멍으로 내지에 적혀 있는 책의 제목이 보인다.
"꽃 한 송이가 있었습니다."
그 꽃은 어떤 꽃이었을까?

아무 빛깔도 없는 꽃 한 송이.
그게 그 꽃의 정체였다. 빛깔이 없어서 낙심하고 있는 꽃 한 송이.

그리하여 곁에 있는 다른 꽃에게 질문을 했다.
어떻게 해서 그리 고운 빛을 갖게 되었느냐고...
그리고 듣게 된 이야기.
무지개가 뜰 때마다 나타났다던 나비.

나비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빛깔 없는 꽃 한 송이의 여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뭔가 처연한 분위기, 혹은 주먹을 불끈 쥐는 분위기가 될 것 같지만,
등장하는 그림들은 참으로 독특하다.
추상화스럽기도 하거니와, 뭔가 심상을 드러내는 듯한 놀라운 그림.

화면을 가득 메우는 커다란 글씨도 남다르다.
사람을 표현한 것 같지만, 또 다른 이미지로도 연상될 것 같은 분위기의 그림들...

많은 이들을 마주쳤지만 누구도 무지개가 뜰 때 나타났다는 그 나비를 아는 이가 없었다.
빛깔 없는 꽃 한 송이의 좌절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그리고 마침내 어느 할아버지의 마음 밭에 피어있는 꽃들 속으로 들어가게 된 빛깔 없는 꽃 한 송이.
여기서 깨달음의 경지를 얻는다.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자신만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빛깔에 대한 깨달음.
마치 행복의 파랑새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깨닫듯이...

책의 뒷면도 이렇게 작은 창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그 속에 예쁜 튤립이 올망졸망 피어 있다. 귀엽게...
이 책의 대상 연령이 4-6세로 되어 있는데, 책의 메시지나 의미를 되새기려면 그 나이는 턱없이 어린 듯 보인다.
어른들이 읽거나,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적당한 책이 아닐까.
제목부터가 무척 시적이다. 우리 마음 속에, 모두에게 있는 꽃 한 송이를 그려보자.
그 꽃의 빛깔은 어떠할지도 맘껏 상상해 보자. 누구라도 바꾸고 싶어할 만한 그 빛깔을...
그러나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나만의 빛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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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7-25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이라면 무조건 연령을 낮게 잡는데, 사실 읽어보면 아이들이 심오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책도 꽤 있지요.

마노아 2010-07-25 23: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 책들은 모두 제 책장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