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 After Shock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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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7월 28일 중국 당산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대지진.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기도 했지만, 이렇게 영화로 소개되기 전까지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전혀 몰랐었다. 불과 23초(물론 영화에는 몇 분간 진행되지만) 동안의 지진 동안 무려 24만 명이 죽었다. (영화 소개 팸플릿과 홈페이지에는 모두 27만으로 나오는데 영화에선 '24만'으로 나온다. 기왕이면 적은 숫자의 사람이 죽었다고 하는 게 덜 아플 것 같아 24만이라고 생각하련다.)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일곱살 쌍둥이 남매 팡떵 팡다 가족. 무더위 속에 아이들만 집에서 잠들어 있고, 엄마와 아빠는 집 밖 차 속에 있을 때 지진이 일어났다.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주검으로 변했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부인을 밀쳐내고 달리던 아빠가 먼저 죽었고, 엄마는 한 축대 아래에 동시에 깔려버린 남매를 살려달라고 오열을 쏟는다. 그러나 지나치게 무거운 축대 때문에 한쪽을 들어올리면 다른 한쪽 아이가 눌릴 수밖에 없는 상황. 도와주러 온 주민들은 한 아이를 선택하라고 다그친다. 여기저기 도움의 손길이 급하고, 엄마는 눈물을 쏟으며 작은 아이를 선택한다. 동생을 살려달라는 그 목소리를, 동생도 듣고 깔려 있던 누나도 들었다. 남동생은 목숨을 건졌지만 왼쪽 팔을 잃었고, 가족의 운명은 송두리째 뒤바뀐다. 그리고, 차갑게 변해버린 아빠의 시신 옆에서 누나가 깨어난다. 구조대 손에 이끌려 양부모를 만나 성장하지만 마음의 상처가 깊어 여전히 깊은 잠을 잘 수 없게 되어버린 누나. 그리고 남편 잃고 딸을 버렸다는 죄책감에 빠진 엄마. 살아남았지만 한쪽 팔로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남동생. 그날의 대참사로 집집마다 그런 사연이 넘칠 테지만, 동병상련을 앓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이들의 슬픔이 줄어들 수는 없었다.  

무너져버린 집터에는 새로이 백화점이 들어섰고, 이사한 집으로 죽은 혼이 제삿날 못 돌아올까 봐 노심초사하는 어머니. 긴 시간 흘러 아들이 사업에 성공하여 항주에 터를 잡고 집도 샀지만, 기어코 이사하지 않으려는 엄마. 심지어 당산에 집을 사주겠다고 해도 편한 집에서 살수 없다는 엄마의 마음은 여전히 깊고 깊은 그늘에 덮여 있다.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을 흐느끼게 만든다. 대강의 내용을 알고서 들어선 자리였음에도 끔찍한 지진이 안타까이 생명을 앗아갈 때, 두 아이를 죽일 수 없어 한 아이를 버려야 했던 어미의 모진 결심 앞에서, 온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은 절망감을 느껴야 했던 아이의 마음까지,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자꾸만 소매 자락으로 눈물을 찍어야 했다. 다행히 덜 창피했던 것은 나만 그랬던 게 아니라는 것! 

대개의 재난 영화에는 휴머니즘이, 혹은 지극한 인류애를 자랑하는 영웅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지구를 위해서 제 몸을 희생하여 인류를 구해내기도 했고, 혹은 사랑하는 연인을 살리고 기꺼이 죽음을 택하기도 했다. 그런 영화들은 으레 웅장했고, 장엄했고, 아름다웠고, 근사했다. 때로 로맨틱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 유명한 타이타닉을 생각해보시라. 

그런데 이 영화는 달랐다. 시작부터 감당할 수 없는 선택의 귀로에서 던진 잔인한 질문이 마음을 온통 헤집는다. 저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지, 저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무너졌을지 감히 헤아리기도 힘들었다. 살아남은 것이 축복이어야 하는데, 긴 시간 동안 고통을 이고 지고 살아온 그네들이 가엾고 절절해서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며 사는 좌절같은 것이 한낱 투정으로 전락하는 순간을 맛봐야 했다.   

영화는 76년의 사고 이후 86년, 95년, 96년, 그리고 2008년으로 건너뛴다. 3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자연의 재난 앞에서 온통 난자당한 그들의 영혼은 쉬이 그 트라우마를 극복해내지 못한다. 누구라고 감히 가능할까.  

2008년, 다시 한 번 지진이 중국 땅을 강타하고, 그 현장을 화면으로 접한 사람들이 자원봉사자로 사고 현장에 도착한다. 당산 대지진을 경험했던 많은 사람들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누구보다 그 끔찍함을 뼈에 새긴 그들로서는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32년 전 그때의 선택이 비슷하게 재현된다. 무거운 축대 아래 딸이 깔린 것을 바라본 어느 어머니. 그 아이를 살리려던 다른 구조대원이 또 다시 돌에 깔려 실려 나가고, 어미는 모진 결심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산 목숨은 살아야 하고, 남은 시간의 굴레는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하나를 포기해서 하나를 살려야 하는 마음의 가혹함이라니...... 답이 없는 먹먹함이 오래오래 잔향으로 남았다. 

배우들이 모두 열연을 해주었다. 특히 엄마 역을 맡은 이분의 연기가 절절했다. 30여 년의 시간이 흐른 세월의 흔적도 얼굴에 잘 나타났고, 무엇보다 절망을 피하지 않고 감당해내는 모습이 숙연하기까지 했다. 

 

감독은 '야연'을 연출한 사람인데 그때 받은 느낌과 분위기가 상당히 차이가 난다. 작품의 감동 덕분인지는 몰라도, 오늘은 유독 중국어가 음악처럼 들렸다. 평소 조금 시끄럽다고 느끼곤 했는데 말이다.  

은혜는 갚지 못해도 원수는 꼭 갚는 고전극과는 확연히 다른 깊이와 감동을 받았다. '무간도' 이후 중국 영화로서는 최고로 좋았다. 감히 '재미'라는 단어를 쓰기는 미안한 내용이지만.  

굉장히 좋은 영화라고 추천하고 싶은데, 감정이 좀 힘들어지는 것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감동적인 결말도 꽤 아플 수 있다는 새로움을 알게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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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1-07 0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트레일러로 몇번 봤었는데,
님이 마지막에 언급하신 그 부분이 힘들까봐 망설이고 있었어요.

이 리뷰를 보니까 도전해 보고 싶어요,불끈~!!!

마노아 2010-11-07 09:57   좋아요 0 | URL
마지막보다 앞부분이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분명 보고 나면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들 거예요. 도전하셔요. 불끈!

마녀고양이 2010-11-0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국의 허접 재난 영화인갑다 하고 지나쳤는데,
아.... 이 영화 정말 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리뷰세요, 마노아님.

좋은 한주 되셔요~

마노아 2010-11-07 13:41   좋아요 0 | URL
비쥬얼적으로 압도하는 힘은 없었지만(그닥 필요하지도 않았지만) 내용이 주는 힘이 컸어요.
이런 영화는 엄마 모시고 가서 봐도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마녀고양이님도 한 주 즐겁게 시작하셔용~
이번 주는 초능력자 개봉이에요. 꺄우~(>_<)

순오기 2010-11-08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명을 놓고 선택해야 한다는 건 정말 잔인한 선택...
지금 우리 동네서 하고 있는데 봐야겠군요~ 울며 불며 보겠지만!

마노아 2010-11-08 22:29   좋아요 0 | URL
손수건과 휴지가 필수예요. 생각보다 관객이 적게 드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좋은 영화인데 말이죠.
 
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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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에 대한 관심은 급작스럽게 생겼다. 노벨상을 받던 그 날, 누군가의 글을 보았는데 격정적인 남미 문학이라는 소개에 관심이 불붙었다. 그 글은 노벨상 수상이 결정되기 훨씬 이전에 쓰여졌으니 더 신뢰가 가기도 했다. 그 밤에 지역 도서관에 책을 신청했고, '노벨 문학상'이란 프리미엄이 붙은 이 책이 탈락될 리 없이 내 손에 일착으로 들어왔다. 책은 금방 읽히고 (게다가 두껍지도 않고) 재밌었다. 마지막 한 챕터만 남긴 채 반납기일이 돌아왔다. 어쩐지 외출하고 싶지 않은 토요일인지라 반납 연기를 누르려고 했지만 이미 예약 인원이 두명이다. 흠, 역시 유명하군! 

제목부터 신선했다. '엄마 찬양'도 아닌 '새엄마 찬양'이라니. 그렇다면 이 책은 의붓 아들의 시선에서 나온 이야기일까? 뭐, 일부만 맞다.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페루의 부르주아 가정의 새장가 든 아버지 리고베르토, 마흔이지만 절대로 마흔으로 보이지 않는 젊은 새부인 루크레시아, 그리고 리고베르토와 전 부인 사이에서 낳은 아들로 폰치토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알폰소, 그리고 하녀 후스티니아나가 중심 인물이다.  

14개의 에피소드와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는데, 짧은 이야기들은 독립적으로도 읽히지만 긴 하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에서 결코 빠지지 않는 성애에 대한 묘사들. 과거 11분을 읽을 때처럼 얼굴이 달아오르고 호흡이 가빠지는 충격은 없었다. 노골적이지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렇지만 요일마다 몸의 각 분위를 정성을 들여 세정해 내는 리고베르토 씨의 의식들은 충분히 관능적으로 묘사된다. 꼭 '성'을 이야기하지 않고도 충분히 에로틱할 수 있다는 게 신선했다.  

순수함으로 무장한 천사같은 소년 알폰소가 새 엄마를 찬양하고, 새엄마를 격렬히 사랑하고, 그리하여 목욕하는 모습을 훔쳐보고, 그걸 알아차린 새엄마가 자신을 멀리하자 죽어버리겠다고 소동을 일으키는 일련의 사건들은 독자로 하여금 '훔쳐보는' 재미를 공유하게 했다. 또 리고베르토 씨와 루크레시아의 매일 밤의 정사, '리디아의 왕 칸다울레스' 이야기에 빗대어 자신의 아내의 '궁둥이'가 최고라고 자랑하는 리보레르토 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저절로 관음증이 고개를 든다.  

의붓아들과 새엄마가 육체적 관계를 나누는 이야기라면 영화로 치면 19금 딱지가 붙을 법도 하건만, 신기하게도 선정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걸 묘하게 비켜가는 작가의 솜씨도 대단하고 그걸 우리 말로 잘 살려낸 번역도 훌륭할 것이다. 마지막의 반전은 다소 의외였다. 반전의 내용이 없이도 작품은 재밌었다. 반전도 나쁘진 않았지만 내심 기대했던 '파격미'를 비켜간 것 같은 아쉬움은 남는다.  

작품 리스트를 보니 '리고베르토 씨의 비밀노트'(1977)가 보인다. 이 책의 리고베르토 씨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단순히 흔한 이름의 하나일까?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같은 인물 맞다. 거기에도 루크레시아와 알폰소가 나온다. 새엄마 찬양이 88년 작품인데 오히려 프리퀼의 느낌으로 쓴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에도 여러 그림이 작품의 분위기에 큰 영향을 주는데 '리고베르토 씨의 비밀노트'에선 에곤 실레의 그림이 중요한 역할을 하나 보다. 역시 또 고개를 드는 이 호기심! 게다가 반갑게도 정가제 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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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11-0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즐거운 주말 되세요~ 감기조심하시구요.^^

마노아 2010-11-06 19:06   좋아요 0 | URL
후애님도 주말 즐겁게 보내셔용! 거기도 일교차 심한지 모르겠어요. 늘 조심조심이요~

sslmo 2010-11-07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리뷰도,님의 도서관 이용기도 흥미로워요.
이 책 자전적 소설이라죠?^^

마노아 2010-11-07 09:56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루크레시아 부인의 모델이 훌리아 아줌마인 걸까요?
개인적인 이력도 참 남다른 작가예요.^^

다락방 2010-11-07 12:10   좋아요 0 | URL
자전적 소설은 아마도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를 말하는 걸 겁니다. 그 책 소개에 이렇게 써있어요.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자전적 소설. 주인공 마리오가 이혼 경력이 있는 14살 연상의 친척 아주머니와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림으로써 금지된 사랑의 유혹을 다루는 한편, 한 젊은이가 세상과 자신의 집안에서 설 자리를 찾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이해시켜가는 성장소설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아흑, 저 그래서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도 읽고싶어요! >.<

마노아 2010-11-07 13:40   좋아요 0 | URL
저도 그책 떠올렸는데 훌리아 아줌마의 느낌이 루크레시아 분위기인가보다... 했어요.^^
책 소개가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뭔가 에로틱할 것 같으면서도 성장소설이라니 말예요.
작가에게서 요부 느낌이 나요.(응?)

다락방 2010-11-07 20:27   좋아요 0 | URL
아, 저도요 마노아님, 분위기는 훌리아 아줌마와 루크레시아 부인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더 읽고싶어졌죠!! 히히

마노아 2010-11-07 21:35   좋아요 0 | URL
먼저 읽는 사람이 꼭 얘기해 주기에요. 급 관심 작가가 되어버린 요사에요.^^
앗, 이름도 요사스럽다.ㅎㅎㅎ
 

지난 번 이벤트는 물먹었지만, 다시 한 번 도전합니다. 참여하는 재미도 무시 못해요. 물론, 당첨되면 더 좋고요! 

지난 번 이벤트에 포함시켰던 '브리다'는 결국 내 돈으로 구입했더니 며칠 뒤에 알사탕 500개 행사가...ㅜ.ㅜ 마음이 아팠답니다. 역시 언제나 '타이밍'이 중요하다니까요. 

김훈 작가님의 신작 '내 젊은 날의 숲'을 가장 먼저 골라봅니다.  

요새 21세기를 대표하는 문인으로 선두를 달리고 계신데, 언제나 기대에 부응해 주고 계신 작가님 새 책을 외면할 수야 없지요.  

'공무도하'와 표지 분위기는 비슷한데 그보다 훨씬 더 쓸쓸한 느낌입니다. 

이것도 계절 탓일까요? 
  10,800원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고 몹시 놀랐었는데, 이 책도 그같은 충격을 주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이번에도 역시 원서로 쓰여지고 우리 말로 번역되는 작업을 거쳤네요.  

최근 '허수아비 춤'을 읽고 영화 '부당거래'를 읽었더니 영 기운이 나질 않습니다.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만들던 그 권태감과 지긋지긋함, 그리고 도무지 헤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우울함과 맞닥뜨리게 되는 경제 이야기였지요.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고 외면할 수 없는 우리들. 이 책을 읽으면 그래도 조금 더 기운이 날까요? 좀 더 단단하게 무장할 수 있을까요?  

                                       13320원

 오늘 아침에 받은 메일에 이 책이 있었지요. 16편, '정조실록'입니다.  

어제 끝난 '성균관 스캔들'에서 정조 임금은 여전히 멋지게 묘사되었습니다.  

정치가 정조 이전에 인간 정조를 그려냈는데, 진짜 진실은 어떨까요? 금등지사를 그리 어렵게 찾아내지도 않았지만, 드라마 같은 상황이 닥치더라도 그 히든 카드를 버리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박시백이 그려낸 정조는 어떤 인물인지 몹시 궁금해요.  

원래 수업 진도에 맞춰 읽느라고 직전에 나왔던 '경종/영조실록'을 아직 읽지 못했는데 이어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11,700원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새엄마 찬양을 마지막 장을 빼고 다 읽었는데 몹시 독특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파울로 코엘료의 11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성애랄까요. 

뭔가 대단히 대담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부끄럽거나 수줍은 것이 아니라 몹시 해학적인 느낌을 준다는 게 신선했습니다.  

이 책은 또 어떤 분위기일까 기대가 됩니다.  

물론, 이 책을 고르게 된 데에는 얼마 전에 읽은 다락방님의 페이퍼가 큰 역할을 하였지요.^^ 

 10,800원

'조커, 학교 가기 싫을 때 쓰는 카드'의 작가 수지 모건스턴의 '어느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이 책도 얼마 전에 hnine님 페이퍼에서 아주 감동 깊게 마주쳤는데, 직접 읽으면 더 짠하고 찐한 감동과 여운을 가질 거예요. 

나이를 먹으면 욕심은 줄고, 만족은 커질 수 있을까요? 그건 나이의 문제가 아닐 것 같은데, 삶의 연륜이 깊어갔는데도 불구하고 욕심은 커지고 만족은 줄어든다면 그것도 참 불썽사나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나이 듦에 대해 깊은 성찰을 담아봐야겠어요.

4,900원 

이렇게 해서 모두 51,520원입니다. 가을은 풍성한 열매의 계절. 풍성한 선물을 기대해 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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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1-03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읽으시기에 [새엄마 찬양]은 좀 '쎄'지 않던가요? 제 회사동료 한명은 중간도 못 읽고 돌려주더라구요. 너무나 힘들대요. 읽기가. 하핫;; 저는 훅끈거린다며 완전 잘 읽었는데! ㅎㅎ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는 마노아님이 읽고나서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하고 기대되요! 마노아님이 이 이벤트에 당첨되서,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를 읽고, 그리고 나를 만나 우리 함께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판탈레온에 대해서 말이지요.
:)

마노아 2010-11-03 23:26   좋아요 0 | URL
음,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몇몇 부분은 잘 이해가 안 가서 쓰윽 넘어갔어요.
특히 남편 입장에서 '세정식'을 얘기할 때는 도통 뭘 묘사하는지 모르겠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건 그냥 패쓰...했죠.^^
저는 11분 읽을 때는 막 호흡이 가빠져서 지하철에서 내렸거든요. 얼굴이 너무 뜨거워서요.
이 책은 안 그랬어요. 저 교무실에서 읽었어요.ㅎㅎㅎ
판탈레온도 궁금해요. 읽고 같이 수다를 떨었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10-11-03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훌륭한 리스트에요.
정조실록이 나왔어요? 멜 확인해야지~ 우리도 16권만 사면 되는데!
나도 나인님 서재에서 어느 할머니 이야기 찜해놨어요.^^

마노아 2010-11-03 23:27   좋아요 0 | URL
헤헷, 반가운 새책들 소식이지요.
저도 같이 찜해 놓았어요. 우리도 머잖아 읽게 될 거예요.^^

이매지 2010-11-03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정조실록이 나왔군요! ㅎㅎ

마노아 2010-11-03 23:27   좋아요 0 | URL
이매지님 눈 반짝!!

sslmo 2010-11-03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번에 마노아님도 물 드셨군요~^^

다 관삼있는데...젤 위랑,젤 아래 심하게 갖고싶어요~!!!

마노아 2010-11-04 00:07   좋아요 0 | URL
자주자주 물 먹어요. ㅎㅎㅎ
젤 위랑 젤 아래는, 또 물 먹으면 자비로 살게 분명한 책이에요.
사실 그 사이의 책도 물 먹으면 결국 사고 말 책들...
그치만 물 안 먹고 싶어요.^^

승주나무 2010-11-04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력한 경쟁자군요. 심지어 한번 떨어져 보기까지 했더니~~
오랜만입니다^^
페어플레이의 의미로 추천 한 번 쏩니다 ㅎㅎ

마노아 2010-11-04 17:51   좋아요 0 | URL
헤헷, 승주나무님! 오랜만이에요.^^
이름도 반가운데 추천도 해주다니, 더더 반갑습니다아~
이젠 아빠 티가 물씬 나는 걸요. 그치만 외모로는 삼촌 같습니다아^^

2010-11-05 0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5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10-11-05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마노아님도 읽고 싶은 책 담다가 저 처럼 마지막에 가격 맞추느라 고생한 거? 아닌가(긁적긁적..)

마지막 책 묘하게 땡기네요~~ 가격도 착하고 ... 음 일단 보관함에 담아둬야지~~

마노아 2010-11-05 23:59   좋아요 0 | URL
아하핫, 가격이 애매하게 남아서 멈칫!했지만 고생은 별로 안 했어요.
찜해둔 동화책이 많아서요. ㅎㅎㅎ

자하(紫霞) 2010-11-05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동네 이벤트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과연 누가 될 것인가??궁금 궁금!!

마노아 2010-11-05 23:59   좋아요 0 | URL
결과 발표 빨리 났음 좋겠어요. 여차하면 이벤트 끝나기 전에 김훈 책을 예약 주문해야 하거든요. 으하하핫^^ㅎㅎㅎ

꿈꾸는섬 2010-11-06 0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도 당첨되셨으면 좋겠네요. 정조실록 재밌겠어요.^^ 전 김훈 작가 책 갖고 싶네요.ㅎㅎ

마노아 2010-11-06 12:59   좋아요 0 | URL
이번에 담은 책들은 많은 분들께서 같이 좋아하는 책 같아요. 빨리 발표가 되었음 좋겠어요. 아주 궁금해요.^^

같은하늘 2010-11-06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맨 위와 맨 아래를 찜하고 있는데...^^
이번엔 두번째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서 되시는 분은 정말 행운일거 같아요.ㅎㅎ

마노아 2010-11-06 13:00   좋아요 0 | URL
위 아래로 인기가 좋아요.^^
행운의 주인공이 누구일지 완전 궁금해요. ^^
 
(이벤트)2011년 달력 - 기륭을 생각하다

축가를 추천해 달라고 하는 걸 보니 날짜가 잡혔나 보아요.  

유후~ 축하합니다, 휘모리님! 

제가 추천하는 곡은 나의 싸아랑! 이승환이 부르는 말랑말랑 경쾌한 축가 'hapily ever after'랍니다.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를 영화로 옮긴 '순정만화'에 쓰였어요. 가사가 참 예뻐요. 그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골랐습니다.^^ 

 

올 한 해 가장 좋았던 책들을 쭈우욱 보다가, 그래도 이 책이 참 마음에 남아서 골라봤어요.  

기륭을 생각할 때, 우리의 청소년들을 생각할 때, 우리 모두를 생각할 때, 비켜갈 수 없는 자화상이 될까 걱정 되어서요. 

울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꾸어요~ 

'펑펑 울어도 지나치지 않아요. 울지 않아도 되는 세상은 같이 만들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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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1-03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잠깐!! 아니 그럼 그 이벤트 축가의 대상이 휘모리님이었던 거예요?
다시 가봐야겠어요. 난 왜이리도 센스가 없는거지?

마노아 2010-11-03 17:30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이 결혼하시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지금 또 생각해 보니 막 자신이 없어지공....^^;;

순오기 2010-11-03 19:09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결혼은 12월 초~ 날짜도 알려 드릴까?^^

마노아 2010-11-03 23:25   좋아요 0 | URL
오옷, 제가 제대로 찍었군요! 12월의 신부가 되다니, 잔뜩 부러워요! (>_<)

sslmo 2010-11-03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정만화 또 보고싶어요~
승환 오라버니 곡이군요,나중을 위해 잘 기억해 둬야겠어요.^^

마노아 2010-11-04 00:08   좋아요 0 | URL
영화는 보지 못하고 원작 만화만 보았어요.
연극도 꽤 재밌었답니다. 좋은 작품은 그렇게 가지치기로도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내나 봐요.^^

무해한모리군 2010-11-05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순정만화 참 좋아해요.
으흣 마노아님이 이승환님 노래를 추천해주시다니 ㅋㄷㅋㄷ
축가 열곡 선정해야 하는 분위기넹 ^^;;

마노아 2010-11-05 23:59   좋아요 0 | URL
가사도 같이 넣었어야 했는데 그 생각은 오늘 낮에 난 거 있죠.
축가가 주례보다 길었으면 좋겠어요.^^

자하(紫霞) 2010-11-05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나온 커플 디게 이쁘네요~
순정만화 한 번 찾아봐야겠어요.우후~~

마노아 2010-11-06 00:00   좋아요 0 | URL
말랑말랑 뽀송뽀송, 참 예쁜 커플이죠? 눈이 샤방해져요.^^

2010-11-26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6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허수아비춤
조정래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10월
구판절판


문 주사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가 크게 떴다. 그 놀라는 반응은 첫 번째 노린 효과였다. 아, 당신이 미국 박사님! 한국 사람 대부분이 그렇지만 특히 공무원 같은 보수 집단에게 미국이란 그 얼마나 거룩하고 눈부신 대상인가.
-164쪽

억(億)이란 뜻을 아는가? 그 글자는 사람 인 변에 뜻 의 자가 합해진 거지. 그게 무슨 의미일까? 그건 실재하는 수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만 있는 큰 수라는 뜻이야. 그 글자가 만들어졌던 그 옛날에는 지금과 달리 경제 규모가 작았으니까 억 단위의 금전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거야.
-234쪽

우리는 흔히 분노와 증오를 감정적인 것, 또는 비이성적인 것으로 값싸게 취급하거나, 경멸적으로 비웃는다. 그러나 그건 아주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비인간적인 불의와 반사회적인 부정이 끝없이 저질러지고 있다. 그런 그른 것들을 보고도 아무런 분노나 증오도 안 느낀다면 그것이 옳은 것인가. 더구나 지식인들이라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 마땅히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분노와 증오를 느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역사를 처절하게 살아온 민족일수록 그 지식인들은 가해자들을 향해 식을 줄 모르는 분노와 증오를 품어야 한다. 그 시간과 세월을 초월하는 분노와 증오는 이성적 판단과 논리적 분석이 없이는 생성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분노와 증오는 일시적 감정이나 비이성적인 것이 아니고 이성적 분노와 논리적 증오인 것이다. 지식인으로서 현실의 부당함과 역사의 처절함에 대해 이성적 분노와 논리적 증오를 가슴에 품고 있지 않다면 그건 지식인일 수 없다. 더구나 작가로서 이성적 분노와 논리적 증오가 가슴에 담겨 있지 않다면 그는 작가일 수 없다.
80년대 그때에 큰 자극을 받았던 어떤 작가의 글-234쪽

전인욱은 늦은 밤길을 혼자 걸었다. 처자식 있는 몸!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보다 훨씬 더 호소력이 강한 자기변명의 수단이고 무기였다. 그리고 비겁자, 보신주의자들이 가장 안전하게 몸을 숨길 수 있는 은신처였다. 처자식이 있는 몸이라......, 그 한마디는 그 어떤 난처한 입장, 그 어떤 궁지에서도 단숨에 탈출할 수 있는 만사형통의 묘수요, 만병통치특효약이었다. 그 말의 밑뿌리는 우리의 골수에 박혀 있는 인정주의였다.
-248쪽

좀도둑은 포승 받아도 큰도둑은 상 받는다. 우리의 속담이다.
재벌들이 저지르는 그 불법 행위는 분명 사회를 병들게 하고 나라를 망치는 범죄이고, 그 피해는 국민 전체에게 씌워진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동안 재벌들의 경제 범죄에 대해 너무나 관대했다. 왜 그랬을까. 기업들이 잘되어야 우리도 잘살 수 있다는 생각때문이었다.
-325쪽

긴 인류의 역사는 증언한다. 저항하고 투쟁하지 않은 노예에게 자유와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런데 노예 중에 가장 바보 같고 한심스런 노예가 있다. 자기가 노예인 줄을 모르는 노예와, 짓밟히고 무시당하면서도 그 고통과 비참함으로 모르는 노예들이다. 그 노예들이 바로 지난 40년 동안의 우리들 자신이었다.
-325쪽

투표가 피 흘리지 않고 민주주의를 계속 신장시켜 나갈 수 있는 ‘정치혁명’이듯이, 우리가 단결한 불매운동은 기업들과 우리들이 모두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경제 혁명’이다. 우리가 그 어리석은 환상과 몽상과 망상에 사로잡혀 뿔뿔이 흩어져 있으면 기업들은 더욱 신바람 나게 경제 범죄를 저지르고, 우리는 점점 더 비참한 노예가 되어 간다.
감기 고뿔도 남 안 준다는 말이 있다. 하물며 왜 재벌들이 당신들에게 돈을 주겠는가. 모기도 모이면 천둥소리 내고, 거미줄도 수만 겹이면 호랑이를 묶는다. 조상들의 일깨움이다.
국민, 당신들은 지금 노예다.
-326쪽

사흘이면 남의 일은 다 잊어버린다는 그 말을 다시금 입증해 주듯이 한동안 끓는 물 넘치듯 시끌벅적 왁자지껄해 대던 사람들의 입도 잠잠해지고 있다. 속이 터지는 경제민주화실천연대에서만 어서 빨리 수사를 진행하라는 시위를 검찰청 앞에서 날마다 벌였다. 그러나 그건 법에 저촉되는 것을 피한 1인 시위였다. 그 침묵의 외로운 시위는 저마다 바쁘고 지친 도시인들의 눈길을 전혀 끌지 못했다.
-347쪽

정치란 비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무도덕적인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말이다. 그런 존재들에게 국민의 생존권과 재산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국가 권력을 송두리째 넘겨주고 말았으니 그 결과야 뻔한 것 아니겠는가. 그들이 돈과 결탁하는 ‘정경유착’이 벌어지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그들의 배신과 불의를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은 또 다른 감시와 감독 조직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바로 시민단체다.
-373쪽

"충고란 그동안 있어 왔던 우정에 대한 배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배신을 무릅쓰고 한마디 하겠습니다."
-388쪽

‘이 세상에서 생산되는 먹거리는 세상 사람들 모두가 고루 나누어 먹고도 남는다. 그러나 부자들의 욕심을 채우기에는 모자란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3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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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11-03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일부 대기업의 형태를 보면 천민 자본주의란 말이 딱 맞습니다요ㅜ.ㅜ

마노아 2010-11-03 16:21   좋아요 0 | URL
'일부'가 아닌 것 같아서 더 큰일이에요.ㅜ.ㅜ

같은하늘 2010-11-03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넘들~~~

마노아 2010-11-03 17:30   좋아요 0 | URL
이런 넘들은 욕도 많이 먹어서 오래 살 거예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