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머니 평화그림책 1
권윤덕 글.그림 / 사계절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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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현대사로 꼽을 수 있는 시간들을 아프게 출발했다. 짓밟혔던 나라를 어렵게 일으켰고, 전쟁과 침략의 폐허 위에서 숨가쁘게 달려왔다. 먹고 사는 일이 가장 중했던 시절이었고, 어디가 어떻게 고장나고 아팠는지 돌아볼 겨를도 없던 세월이었다. 그 속에서 차마 입에 올리기도 미안한, 가장 아팠던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할머니 같은 분말이다. 

 

할머니의 골깊은 주름 사이사이에 살아온 시간들, 겪어온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엄마에 대한 기억, 언니 동생과의 기억, 전쟁의 참혹한 상처와 꽃누르미 작업을 하는 모습까지. 꽃누르미는 눌러서 말린 꽃과 잎으로 그림을 구성하는 일을 말한다. 흔히 압화라고 부르는... 

할머니가 일을 당했을 때의 나이는 고작 열 세살 무렵이었다. 일본이 나라를 지배하고 있었고, 나라 밖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전쟁터로 끌려갔고, 온갖 물자를 빼앗기고 힘들게 살아가던 시절이었다. 꽃할머니는 언니와 함께 나물을 캐다가 군인들에게 잡혀갔다.  

 

왜 잡혀가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아무 것도 모른 채, 그렇게 끌려온 또 다른 소녀들과 함께 배에 태워져 먼 나라로 보내졌다. 군인들은 덜 선명한 실루엣으로 표현되었지만 어른거리는 커다란 그림자가 오히려 더 무섭게 보인다. 배 안에 갇힌 소녀들, 넘실거리는 파도는 소녀들이 처한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막사의 작은 방에서 끊임없이 들어오는 군인들을 상대해야 했던 소녀들. 군인들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그들의 군복과 무기만 보이는 것이 공포감을 더 가중시킨다. 흩날리는 꽃잎들은 마치 바스러지고 짓밟히는 소녀들의 처참한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으로 보인다. 이런 기막힌 일들을 왜 겪어야 했을까. 그들이 대체 왜? 

 

'일본군 위안부'는 1930년대 중일전쟁 시기부터 1945년 태평양전쟁이 끝날 때까지 사이에 일본 군대에 끌려가 반복하여 강제로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을 말한다. 한국, 중국 등 한자문화권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UN 등 국제기구를 포함한 영어권에서는 일본군 '성노예'라 공식 표기한다. 어떻게 부르든 그들이 당한 일은 모두 똑같았다.  

 

위안소의 시간표과 할당표가 보이는가? 하급 병사와 장교의 이용 시간과 요금이 구분되어 있고, 요일별로 어떤 부대가 이용할지도 정해져 있다. 진료소조차도 저 소녀들의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장병들의 안전과 효율을 위해서 운영되었다. 인간이되 인간으로 취급받지 못하고 기계적 소모품으로 전락해버린 가엽고 가여운 여자들. 꽃할머니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많은 여인들이 희생되었다. 폭력에 쓰러지고, 치욕에 만신창이가 되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기도 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보고 싶은 가족들, 가고 싶은 고향산천,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지옥의 고통 속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목숨을 부지하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할머니의 꿈결 속에서 스쳐가는 모습들은 모두 닿고 싶고 만나고 싶은 따뜻했던 기억들이다.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서러운 추억들이다.  

 

가로 그림을 세로로 돌려봤다. 지도의 위치로는 세로로 보는 게 더 감이 빨리 온다. 이 지도는 '위안부' 피해자와 당시 일본군 병사들, 그리고 목격자들의 증언과 일본군 및 일본 정부와 관련된 각종 공문서의 기록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1932년에서 1945년 사이에 일본군이 주둔했던 거의 모든 지역에 위안소가 있었다. '위안부' 피해를 입은 여성의 수는 통계에 따라 최소 4만에서 최대 30만으로 추정되는데, 80~90%가 식민지 조성의 여성들이었으며 대만, 중국, 동티모르, 필리핀 여성들과 소수의 네덜란드 여성들, 일본 여성들도 있었다. 그중에는 돈을 벌려고 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식민지와 점령지의 여성들로 강제로 끌려온 사람들이었다.  

그 후 전쟁은 끝났지만 많은 여성들이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들은 또 다시 버림받았고, 기억을 봉인한 채 살아도 산 게 아닌 목숨으로 연명했다. 꽃할머니는 극적으로 가족을 만났다. 20년 동안을 헤매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하지 못하던 꽃할머니. 누군가의 도움으로 한국의 어느 절에 맡겨졌던 꽃할머니를 불공 드리러 갔다가 마주친 여동생이 알아보았다.  

 

동생이 병을 얻어 죽고 나서야 꽃할머니는 정신이 돌아왔다. 그토록 돌아가고 싶었던 고국 산천에 고향 땅이었지만 부모님도 이미 돌아가셨고 반겨줄 사람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갈래 머리 쫑쫑 땋고 학교도 가고 시집 가서 예쁜 아이도 낳고, 그렇게 자연스레 인생의 황혼기를 맞았어야 했던 할머니의 삶은 돌이킬수도 없었고 보상받을 수도 없었다. 누구에게 설명할 수도 없었고, 이해받기도 어려웠다. 할머니의 잘못이 아닌데, 피해 여성 중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그렇게 그들은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세상의 감옥에 갇혔다. 

그리고 50년이나 지났다. 침략자들은 뻔뻔했고 죄를 뉘우치지 않았다. 어느 용기있는 할머니가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것을 밝혔고, 그렇게 오랜 속울음을 울어내던 할머니들이 자신도 여기 있노라며 진실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찾아왔고, 그 아픔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다.  

꽃할머니도 용기를 내었다. 다시는 세상에 그런 일 없게 하려고, 다시는 자신같은 아픔 겪는 사람 없게 하려고... 

그 마음을 일으켜 할머니는 세상 밖으로 나와 친구가 되었다.  

동생이 남긴 손자와 함께 살면서 몸이 아픈 이웃도 돌보고 일주일에 하루는 원예 치료사와 꽃누르미를 하신 할머니.  

꽃 사이에 둘러싸인 할머니의 표정이 아름답다. 꽃과 같은 세상을 염원하는 갈망도 절실히 읽혀진다.  

할머니는 전시회도 몇 차례 여셨다. 

 

2007년도 작품인 이 꽃잎은 마치 폭죽을 수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피어 있다. 똑같은 불꽃임에도 폭격의 불꽃과 불꽃놀이의 불꽃은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다. 반드시 세상에서 사라져야만 하는 그 이름 전쟁, 그러나 할머니가 겪은 전쟁이 끝난 이후로도 전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 전쟁 중에는 우리가 이름 올려놓고 발 턱 걸쳐놓은 부끄러운 역사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다.  

모두가 동시에 간절히 바라고 바라도 멀기만 한 평화인데, 끊임없이 전쟁을 외치는 사람들이 버젓이 힘을 갖고 있어서 더 답답했던 근간이었다. 차가운 이성을 발휘해야 하는 언론이 나서서 오히려 국민을 부추기는 모습들에 뉴스를 보기 힘든 요즘이었다. 며칠 전(12월 6일) 별세하신 꽃할머니는 하늘에서 이 모습들을 보며 또 얼마나 가슴을 뜯으실까. 

그래도 다행히, 꾸준히 평화를 위해서 애쓰고 노력하는 분들도 계시다. 이 책은 한,중,일 공동기획 평화그림책 시리즈 중 하나다.  

 

평화를 촉구하며, 평화를 열망하며 서로 다른 언어지만 같은 마음으로 외치는 그림의 언어가 연이어서 쏟아질 예정이다. 우리가 이미 만난 책은 이 책 '꽃할머니'와 이억배 작가님의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이 있고, 그후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10권의 책이 더 나올 예정이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얼마 전에 '끝나지 않은 겨울'이라는 그림책에서도 위안부 문제와 만났지만 메시지의 전달이 약했다고 느꼈다. 이 작품과 '위안부 리포트'를 함께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고, 누구라도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함께 귀를 기울여주고, 우리가 같이 해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같이 고민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책 말미의 글을 옮겨본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께 

전쟁은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폭력으로 굴복시켜 이익을 얻으려 하는 짓입니다. 그러므로 전쟁은 늘 폭력을 피하거나 저항할 힘이 없는 약자들에게 큰 고통을 주지요. 대개 가난한 사람과 여성과 어린이가 여기에 속합니다. 그중에서도 여성은 더욱 큰 고통을 받게 됩니다. 보통의 폭력에 더하여 성폭력의 피해까지 당할 위험에 처하니까요. 전쟁이 일으키는 성폭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병사들의 욕망을 충족시켜 불만을 없애려는 목적의 성폭력도 있고, 상대 집단에게 수치심을 안겨 주어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목적의 성폭력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여성의 기능을 망가뜨려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함으로써 인종을 말살시키려는 목적으로도 성폭력을 자행합니다. 근대 이전의 숱한 전쟁들에서 그랬고, 이후에도 태평양 전쟁, 베트남 전쟁, 보스니아 내전, 콩고 내전, 르완다 내전, 이라크 전쟁 등 수많은 전쟁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전쟁과 관련한 성폭력은 국가의 승인이나 묵인, 방조 아래 이루어집니다. 더 큰 폭력으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최고의 목적인 전쟁에서, 그리고 그 전쟁을 수행하는 군대에게 여성을 비롯한 약자들의 인권은 그저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꽃할머니는 약자 중에서도 약자였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나라의 식민지에 사는 가난하고 어린 여성이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끌려가, 차마 입에 담을 수조차 없고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은 또 다른 전쟁 지역의 제2, 제3의 '꽃할머니'들에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전쟁에 반대해야 합니다. 인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전쟁을 일으키고 인권을 짓밟은 자들과 그 일을 승인하거나 묵인, 방조한 국가들로 하여금 사죄하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양심을 가진 사람들의 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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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년 9월에 본 영화들
    from 그대가, 그대를 2013-10-28 00:09 
    접힌 부분 펼치기 ▼ 62. 그리고 싶은 것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우리 동네 지역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이번에도 어김 없이 관람객은 달랑 나 하나. 민망하기 그지 없다. 이러다 문 닫을까 봐 걱정했는데 최근 리노베이션 결정이 나서 현재 휴관중이다. 5개월 뒤 새단장 하고서 다시 열 날을 기다리고 있다. 권윤덕 선생님의 '꽃할머니'라는 책이 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한,중,일 세 나라가 함께 기획하고 출간한 '평화그림책'
  2. 2013년 9월에 본 영화들
    from 그대가, 그대를 2013-10-28 23:09 
    접힌 부분 펼치기 ▼ 62. 그리고 싶은 것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우리 동네 지역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다. 이번에도 어김 없이 관람객은 달랑 나 하나. 민망하기 그지 없다. 이러다 문 닫을까 봐 걱정했는데 최근 리노베이션 결정이 나서 현재 휴관중이다. 5개월 뒤 새단장 하고서 다시 열 날을 기다리고 있다. 권윤덕 선생님의 '꽃할머니'라는 책이 있다.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한,중,일 세 나라가 함께 기획하고 출간한 '평화그림책' 시리즈 중의 하
 
 
sslmo 2010-12-0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순오기님 서재에서도 봤었는데 말이죠.
그림 다 좋은데,특히 꽃잎 그림 아슴아슴한걸요~

마노아 2010-12-09 15:50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언니가 샀는데 평소 감상을 잘 말하지 않던 언니도 먹먹하다...라고 하더라고요.
아슴아슴하다... 덕분에 좋은 표현을 알았어요.^^

차좋아 2010-12-09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봤어요 마노아님. 일상이라는 거대한 짐에 눌려 자꾸 잊게 되는 이런 우리 역사들... 제 가슴도 아슴하네요.


마노아 2010-12-09 19:53   좋아요 0 | URL
지금 '운명이다' 읽고 있는데, 이 책도 아슴하게 만들어요. 아슴아슴한 저녁이에요.^^;;;

글샘 2011-01-13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덕택에 좋은 글도 읽고 갑니다. ^^

새해엔 뜻하시는 일 활짝 피시길 바랍니다.

마노아 2011-01-13 19:37   좋아요 0 | URL
헤헷, 축하 감사합니다.^^;;; 책이 훌륭한 덕분에 제가 당선의 기쁨을 얻었네요.
새해 덕담도 감사해요. 글샘 님의 2011년도 만족과 보람으로 충만하기를 바랄게요.^^
 

오늘은 눈도 왔고, 모처럼 한가했고, 기분도 꽤 좋았다. 뭔가 번호 매겨가며 근황 글을 쓰고 싶었는데 카메라 연결선이 보이질 않는다. 두 시간을 찾다가 언니한테 전화를 해보니 언니가 들고 나갔다 한다. 아씨...;;;; 

그래서 노선을 바꿨다. 근래의 문화생활로. ㅎㅎㅎ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시회를 다녀온 이후로는 일거리가 생겨서 급히 '기후'에 관한 공부를 했다. 책도 많이 봤지만 다큐도 많이 챙겨봤는데 여러 다큐 중에서 단연코 BBC가 최고였다. 그 생생함은 심지어 징그러운 화면을 볼 때조차도 압도적이어서 아름답다고 느낄 정도. 특히 남극의 황제 펭귄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다. 새끼를 낳고 기르고 책임지는 모성애와 부성애는 저리도 본능적일까 경이롭기까지 했다.  

장동건이 더빙을 맡은 '지구'는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얘기를 담아놓아서 집중력이 떨어졌고, 최근에 진행하고 있는 '툰드라'는 mbc의 아마존과 북극의 눈물에 비해서 감성을 덜 자극시켰다. 그래도 고현정의 나래이션은 꽤 실감이 났다. 최근 사랑하고 있는 현빈의 '아프리카의 눈물'은 확실히 김남길의 목소리에 견주질 못했다. 김남길은 성우보다 더 성우스런 목소리였는데... 

한참 원고 때문에 바쁠 때에 뮤지컬이 당첨됐다. 모니터링 참석하겠냐고 했는데 처음에 연락온 날짜는 수영 간다고 거절했다. 그런데 다음날(수능날) 또 연락이 왔다. 그래서 빼지 않고 다녀왔다.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중학교 2학년인지 3학년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가을날이었다. 식구들이 모두 TV를 보고 있었고 나는 TV반대 방향으로 누워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마지막 부분을 읽고 있었다. 시끄러운 TV소음과 식구들의 웃음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리고 작품 속 주인공이 가여워서 눈물이 또르륵 흘렀다. 참 좋았더랬는데, 지금은 생각나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뮤지컬 보면서 화드득 놀랐다. 책 속에서 무슨 게임을 할 때 롯데가 다른 사람들보다 베르테르의 뺨만 더 세게 때려서 베르테르가 속으로 기뻐하던 장면, 롯데는 결국 결혼을 하고 그가 권총 자살했다는 것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뮤지컬은 기대보다 재밌었다. 내가 간 날은 박건형이 베르테르를 맡았던 날인데 베르테르의 이미지보다는 훨씬 건장할 법한 그가 의외로 그 유약한 남성의 연기를 무척 잘해냈다. 노래도 좋았고, 한참 보다 보면 같이 슬퍼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피곤하다고 노래 몇 곡은 졸았지만 맹세코 성실히 모니터링 하고 왔다. ㅎㅎㅎ R석이었는데 무려 십만원 좌석이어서 화들짝 놀랐다. 작품은 좋았지만 10만원씩 주고는 보지 않을 정도랄까? 

(사진 펑!) 

 11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는 두 개가 당첨이 됐다. 하나는 GS25에서 주관한 러브콘서트였고 하나는 mbc 아이콘 공개녹화였다. 


러브콘서트는 빼빼로 하나 사서 응모한 것이 당첨되었는데 출연진이 샤이니, 비스타, 씨스타, 노라조, 이승환이었다. 2시 시작해서 4시에 끝나는 거였고, 아이콘은 2회 연속 녹화로 7시에 시작해서 10시에 끝나는 일정이었다. 잠실에서 일산이라니. 너무 극과 극이다. 게다가 아이돌이 많이 나오니 괜히 부담스러워서 아이콘만 가기로 결심을 굳혔다.  

아이콘은 생긴지 얼마 안 된 프로그램이다. 아름다운 이들을 위한 콘서트의 준말인데, '라라라'를 폐지하고 나서 mbc가 토요일 낮 12시 대에 방송하는 프로그램이다. 세상에, 난 밤인줄 알았다. 낮 12시 주말에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음악 프로라니, 오래 못 가겠다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진행도 엉망이고 프로그램이 너무 엉성하다. 급조한 티가 너무 나서 아이콘도 얼마 못 가겠다 싶었다. 당장은 사회자가 슈주 멤버라서 인기를 조금 끌지 모르겠지만... 

암튼, 2주 분량을 녹화하는데 첫 출연자는 박미경이었다. 이 날 모두 14팀의 가수들이 나왔는데 여자 출연진 중에선 최고의 실루엣이랄까. 여전히 최고로 날씬하다. 박미경의 가창력이 너무 좋으니 코러사가 따라가질 못했다. 안쓰러운 기분. 서영은은 살이 많이 쪘고, 새 노래는 나한테 별로, KCM은 목소리를 너무 안으로 삼켜서 휘성이 나온 줄 알 뻔...;;; 린은 시커먼 웨지힐을 신었는데 경사가 너무 가파라서 무대 앞으로 고꾸라질 것 같아 불안했다. 그리고 이름만 알고 있던 '노라조'는 그 회 녹화분의 주인공이었다. 해피송, 고등어, 카레, 슈퍼맨을 메들리하듯이 쉬지 않고 이어서 불렀는데 가사가 어찌나 웃기던지 배꼽 잡고 웃었다. 슈퍼맨은 최근 강승윤이 광고하는 모 국제전화 노래의 원곡이었다.  

이어서 나온 것은 요조. 무릎 길이의 스커트가 다리를 너무 짧아 보이게 만들어서 슬펐다. 코디가 안티이거나, 코디가 없거나... 싶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온 김장훈은 요조와의 듀엣 곡을 너무 못 불러서 화가 좀 났다. 이들의 무대는 이번 주 토요일에 방송된다. 

10분 간의 잠깐 휴식. 이어서 그 다음주 녹화를 시작한다. 나중에 보니 두번째 녹화분을 지난 주에 먼저 방송했다. 아니, 그럼 먼저 찍어야지...ㅜ.ㅜ 공장장님 보겠다고 3시간을 넘게 앉아 있자니 너무 힘들어서...;;;;

그 사이 화장실에 가보니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내가 본 올해의 첫 눈이었다. 유리창 안쪽에서 바라보는 눈은 참 예뻤다. 이럴 때 밖에서 기다려주는 남친이 있어야 하는데...ㅎㅎㅎ  

두번째 녹화의 첫 시작은 에이트가 열어줬다. 슈퍼스타 K 1을 2보면서 찾아봤는데 그때 이 노래를 불렀던 조는 전원 모두 합격했더랬다. 이효리가 노래 들으면서 울었던 그 곡. 참 좋았고, 이어서 정수라가 나왔다. 굉장히 뜻밖의 출연이었는데 본인도 엄청 멋쩍어 했다. 그걸 보니 또 왠지 안쓰럽기만 하고, 오래 전에 무슨 프로에서 생방송 중에 여자 출연진 몸무게를 재게 해서 정수라가 펑펑 울었던 기억도 났다. 그리고 몇 년 뒤 살 빼자마자 어깨 다 드러나는 옷부터 입고 나왔던 기억도 나고, 그때도 참 안쓰러워 했던 기억도 새삼 다시 났다. 오랜만에 노래를 듣게 된 정수라는 트롯 분위기였다. 흐음, 선곡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거다.^^ 

팀은 내가 좋아하는 '사랑합니다'를 불렀으면 좋으련만 다른 곡을 불렀고, 호란은 이 날 14팀 녹화한 사람 중에 워스트 드레서를 자랑했다. 무슨 푸대자루 하나를 목만 뚫어서 입고 나온 느낌이랄까. 화면을 챕쳐해 오고 싶은 기분이다.(지난 주는 외출해서 나도 녹화방송은 보지 못했다.)  

그리고 왕년에 이름 자 날렸던 신촌블루스, 사랑과 평화, 들국화의 멤버가 모여 만든 슈퍼세션이 나왔다.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들국화 멤버가 메인 보컬로 부른 마지막 곡이 제일 좋았다.  

진행이 너무 엉망이어서 굉장히 대충 찍는데도 불구하고 촬영이 꽤 지연되었다. 그런데 다음으로 나온 안녕 바다가 노래를 부르다가 중단하고 다시 녹화했다. 이유는 알 수가 없는데 삑사리가 날 것 같아서 미리 멈춘 게 아닐까 짐작한다.ㅎㅎ 앞쪽에서 가사를 놓쳐도, 인터뷰가 엉켜도 한 번도 안 멈추고 녹화를 했던 거라서 좀 걱정이 됐다. 저 치 녹화 끝나고 혼나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도 많다.ㅎㅎㅎ 그리고 마지막은 역시나 울 공장장님. 언제나 마지막 무대 서는 편이기 때문에 늘 기다림이 길다. 노래 세 곡을 불렀는데 이런 표현 자주 안 쓰지만 참 '쩔었다'. 요새 물오른 가창력.ㅎㅎㅎ 

낮에 '러브 콘서트' 다녀온 사람들 말로는 러브 콘서트 분위기가 훨씬 좋았더란다. 아이돌 팬들이 뜻밖에도 자기들 좋아하는 무대 끝나고도 자리 지키면서 열심히 환장해 주었다고. 흠. 거길 갔었어야 했는데...ㅎㅎㅎ 

못다한 환장은 크리스마스 공연 때 다 풀리라. 개끼(개와 토끼의 합성어란다. 사진 속 저 놈!)와 함께. 

 

 

 

 

 

 

 

11월의 마지막 날에는 엘시크레토를 보았다. 광화문 시네큐브에 예매를 했는데 언니가 전화를 해서 내 좌석을 묻는다. 그러더니 자기는 내 옆자리라고 하는 게 아닌가. 따로 예매했는데 나란히 붙어 앉는다고 나는 막 신기해 했는데, 알고 보니 내 좌석 묻고는 바로 그 자리에서 옆자리 예매한 거였다. 본인은 나처럼 한가운데에 절대 안 앉는단다. 비상 사태에 뛰쳐나가려면 문쪽으로 앉아야 한다고. 흐음, 그렇구나... 

엘 시크레토는 참 좋았다. 음악도 적절했고, 스릴러의 긴장감도 충분히 장악하고 있었고, 마무리는 무척 아름다웠다. 여배우는 나이가 변해가는 스펙트럼이 잘 보였는데, 남배우는 너무 나이가 많았던 탓인지 젊을 때와 구분이 잘 안 가는 게 사소한 아쉬움이었다.  

12월의 첫번째 영화는 더 콘서트. 의외로, 정말 의외로 아주 웃겼다. 전혀 웃길 것 같지 않은 데에서 소박하고 소소하게 웃겨서 즐거웠고, 마지막의 연주 부분은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 30년 동안 맞춰보질 못했는데, 리허설조차 서질 못했는데, 그리 완벽한 무대가 나온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여기지만, 그들 마음 속에서는 30년 내내 쉬지 않고 울렸을 차이코프스키였을 테니, 그런 것쯤은 무시해도 좋다. 어거스트 러쉬는 뭐 말이 되어서 그리 좋았던가. 여주인공이 참 예뻤는데 어디서 봤나 했더니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에 나왔던 여자다.  

소셜 네트워크는 토요일에 만난 친구와 서로 안 본 영화를 고르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영화였다. 이거 말고는 워리어스 웨이 뿐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영화는 보고 나면 장동건이 미워질 것 같아서..ㅎㅎㅎ 

영화는 대사가 너무 빨라서 자막 읽기가 벅찼다. 그리고 2시간의 런닝 타임은 지루했다. 20분 정도는 잘라도 좋았으련만. 그럭저럭 볼만은 했지만 썩 재밌지는 않았다.  

여기까지가 대략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의 문화생활이었다. 뮤지컬과 방송 녹화와 영화를 여러 편 보았는데 수많은 배우들과 뮤지션을 만난 시간이었지만, 이 모든 걸 다 합친 것보다 어저께 만난 알라디너들과 더 많이 웃었던 것 같다. 어제 만났던 알라디너들은 모조리 간밤 내 꿈에 출연했다. 어제 이름만 찬조 출연했던 아프님은 꿈에서도 이름만 찬조출연했다.  

확실히, 내게 가장 또렷한 문화생활은 알라딘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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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2-08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우리 마노아님 또 웃게 해줘야지! 히히 :)

마노아 2010-12-08 18:11   좋아요 0 | URL
나의 엔돌핀 다락방님! 안면근육이 아직도 땡겨요.^^ㅎㅎㅎ

BRINY 2010-12-08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어스타일 상큼하세요~

마노아 2010-12-08 21:49   좋아요 0 | URL
어제 머리를 잘랐는데 파마기가 다 빠져서 거의 생머리가 되었어요.
그랬더니 앞머리가 갈라지는 거 있죠..;;;;

꿈꾸는섬 2010-12-08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문화생활을 주욱 읽으며 엄청 부러워하고 있어요.
대체 뭘 하며 시간을 보내는건지 모르겠어요.ㅜㅜ
이젠 마노아님 짧은 머리가 익숙해요.ㅎㅎ

마노아 2010-12-08 23:51   좋아요 0 | URL
제가 솔로여서 외로운 덕분에 혼자서 할 수 있는 문화생활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네요.
그거 말고는 없다능..ㅎㅎㅎ

프레이야 2010-12-08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마노아님 새로운 헤어스탈 귀여워요.
엘 시크레토 기대하고 있는데 이번주 안에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어요.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고 계시네요. 가장 또렷한 문화생활은 알라딘 ㅋㅋ

마노아 2010-12-08 23:51   좋아요 0 | URL
가장 확실한 문화생활 알라딘이에요.
여기서 책보고 영화보고 뭐 당첨되면 음악회도 갈 수 있고요.ㅎㅎㅎ

blanca 2010-12-0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노아님 숨가빠요. 사진 완전 귀여워요. 승환님의 콘서트 가신다굽쇼? 저도 가고 싶은데 마음만--;; 빼빼로로 응모한 것도 당첨이 되는군요. 당첨운 너무 좋으신 것 아니에요? 더 콘서트 저거 심야로라도 몰래 보고 오고 싶어져요.

마노아 2010-12-08 23:52   좋아요 0 | URL
빼빼로는 공장장님 출연 확정되기 전이었는데 혹시라도 나오게 될까 봐 응모했는데 한 번에 되었어요. 아이콘이 당첨 안 되었으면 러브 콘서트를 갔을 텐데, 둘 다 되어서 하나를 버렸더니 아쉽네요.^^ㅎㅎㅎ
더 콘서트는 강추예요. 음악 영화는 일단 음악이 먹고 들어가기 때문에 선택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같은하늘 2010-12-09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화려한 문화생활이라니 부러워요.^^
난 도대체 뭐하느라 바쁠까? ㅜㅜ
울 동네 미용실에 가니 앞머리만도 퍼머해주던데...
시간도 조금 걸리고 가격도 저렴하고, 전체 퍼머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때는 쓸 만하다는...ㅎㅎ

마노아 2010-12-09 02:17   좋아요 0 | URL
퍼머할 때마다 앞머리도 같이 했는데 워낙 오랫동안 앞머리 없이 가르마 타고 살았던 터라 자꾸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해요. 무슨 모세의 기적도 아니고 자꾸 갈라지니...;;;;

순오기 2010-12-09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줄줄이 근황이군요.^^
아프님은 찬조 출연 아니고 참조 출연이라굽쇼?

나도 웬만하면 가운데 안 앉아요. 뒤에서 두번째 줄 왼쪽에서 두번째에 주로 앉아요.
공연은 가급적 가운데 앉지만..^^

마노아 2010-12-09 10:12   좋아요 0 | URL
찬조 맞는데 이상하다.. 하면서 사전 찾아봤어요. 제가 참조라고 썼군요. ㅋㅋㅋ
지금 막 수정했어요. 고마워요.^^

섬사이 2010-12-09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을 아주 바람직하게 화려한 분위기로 보내고 계시네요.^^
마노아님 글 읽다가 공연히 덩달아 저도 마음이 들썩거려요.
마노아님의 짧은 머리, 경쾌하고 발랄해 보여서 좋아요.
저는 영화 중에 <더 콘서트> 봤고,
요즘 <러블리, 스틸>이랑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이 마구 땡기고 있어요.
연말엔 공연이나 영화 등등, 좀 누려줘야해요. 그쵸?

마노아 2010-12-09 14:47   좋아요 0 | URL
헤헷, 연말엔 공연과 영화 등등 좀 누려져야 해요.ㅎㅎㅎ
저도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이 궁금해요.
상영관이 많지 않을 것 같은데 어디서 하는지 찾아봐야겠어요.^^
저의 짧은 머리가 반응이 좋아요.
긴 머리가 전혀 아쉽지 않은 요즘이에요.^^

마녀고양이 2010-12-09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마노아님 많이 다녀오셨군여!
저는 이제 시험 끝났으니, 영화나 실컷 봐야지 하면서도 궁딩이가 무거워서.. 그냥 집에. ^^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샤갈전 한다구 해서
그건 꼭 가볼거예요. 생각만해두........ 황홀해요.

마노아 2010-12-09 14:48   좋아요 0 | URL
저는 베르사이유 특별전 티켓도 있는데 아직 못 가고 있어요.
바쁜 일 마무리하고 다녀와야겠어요.
그래도 요즘엔 끊임없이 전시회들이 있어서 참 좋아요.^^

2010-12-09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9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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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적요가 사랑에 빠졌다. 70 노시인을 격정으로 몰아버린 소녀는 열 일곱이었다. 그리고 시인의 필명은 적요寂寥였다. 

적요寂寥 

이름처럼 고요하게, 그리고 고아하게 살아온 삶이었다. 평생 시 외에는 잡문을 전혀 발표하지 않았고, 가정도 꾸리지 않았고, 젊어서는 독재정권에 저항하다가 10년간 옥고도 치렀던, 그래서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하나의 성을 쌓아올린 시인 이적요, 그가 사랑에 빠졌다.  

언뜻 롤리타가 떠오르기도 하고 괴테가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저 단순히 사랑의 열병 이야기는 아니었다. 시작은 시인의 노트에서 출발한다. 시인은 죽음을 앞두고 있었고, 유서도 이미 써두었다. 시인은 자신의 인세 수입을 한은교에게 권리를 주었고, 밀봉해서 남기는 이 노트는 사후 일년 뒤 개봉할 것을 지시했다. 이 모든 일은 오랜 지인인 후배시인 Q변호가사 맡아서 해줄 것도 당부했다. 그는 명백히 한은교를 사랑했다고 얘기했고, 그리고 자식같던 관계의 후배 작가 서지우를 본인이 죽였다고 했다.  그러니 사후 1년 뒤에 공개할 시인의 노트는 은교를 만나 사랑하기까지, 그리고 서지우를 왜, 어떻게 죽였느냐에 대한 가감없는 기록을 담고 있었다. 믿지 못할 놀라운 이야기를 하면서 시인은 자신이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회한도 없다고 했다. 시인의 마지막 말은 지극히 시적이었다. 

눈이 내리고, 그리고 또 바람이 부는가. 소나무숲 그늘이 성에가 낀 창유리를 더듬고 있다. 

관능적이다. -13쪽 

관능적이다-라는 표현이, 이 작품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좋은 단어가 될 터이다. 사람을 죽였다는 얘기를 하면서까지 시적 언어를 다듬은 시인의 행적과 생각을 읽어나가는 일은 그 자체로 관능적이었다.  

Q변호사는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사후 1년이 지나 기념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마당에 접한 이 진실에 그는 정신이 혼미했을 것이다. 게다가, 은교에게는 또 다른 노트가 있었다. 시인보다 먼저 죽은 서지우 작가가 남긴 노트. 그렇게 두 개의 노트가 교차해서 지나가고 현재를 진행해 나가는 Q변호사의 이야기가 서술된다. 작품은 미스테리했고 은밀하게 관능적이었고, 그리고 서로를 파멸로 이끌어가는 인물들로 인해 서글펐다.  

시인 이적요는 전략적인 인물이었다. 그가 평생 시만 고집한 것도, 독신으로 산 것도, 또한 필명을 '적요'라고 지은 것도 모두 그의 철저한 계산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평생 오로지 시만 썼다는 게 무슨 자랑이 될 수 있단 말인가. 혼자 살았다는 게, 필명이 적요寂寥라는 게 무슨 카리스마인가. 그러나, 우리 풍토에서는 그런 것들이, 나의 시작詩作에 붙어 놀라운 성과를 확대 재생산해낼 수 있었다. 시인으로 살아남기를 꿈꾸었기 때문에, 내 시의 가치를 전략적으로 높은 곳에 올려놓고자 하는 나의 욕망은 부도덕하지 않다고 믿었으며, 그것이 편견으로 가득 찬 지식인 사회에 대한 통렬한 야유의 한 가지 방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쩌면 시인으로서의 내 성공에 대해, 그 무렵 자학적인 묘한 감정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내 시가 그만한 존경과 흠모를 받아서 마땅한가. 내 시에 대한 대중의 존경과 흠모는 우리 사회의 미묘한 관습들을 재빨리 간파해서 반어적으로 부응함으로써 얻은 과도한 전리품은 아닌가.(...)내가 평생 구도하듯이 혼자 살았다는 것도, 잡문 한 번 쓰지 않았다는 사실도 물론 회자됐다. 나의 입장에서, 그런 평가들은 나의 전략에 머리 좋은 자들이 놀아난 결과에 불과했다. 나는 그래서 혼자 앉아 속으로 말하곤 했다.

"엿 먹어라!" – 142쪽

그런데 세상을 향해 엿 먹어라!라고 외쳤던 시인의 냉소는, 결국 시인 자신에게로 돌아왔다. 시인은 스스로가 위선자임을 알았고,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도 알았다. 그 자신, 사실은 겁이 많은 인간임도... 알지 않았을까. 그런 시인의 곁에 아들같은 제자 서지우가 있었다. 학생 시절 시인을 스승으로 잠시 만났고, 갑작스레 문학도의 길을 걷고자 전공을 때려치웠던 그는, 애석하게도 문학적 재주가 부족했다. 가르쳐도 보고 달래도 보고 야단도 쳐보았지만, 기본적으로 밭이 부실해서 소출이 적었다. 본인에게 재주는 없건만 남의 재주는 알아볼 정도의 안목은 있던 것이 또 그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그는 스승 이적요를 존경했고 사랑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이 망가지는 게 싫었고, 그가 쌓아온 이미지가 무너지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 자신에겐 환상과도 같은 시인이 어린 처녀 은교를 사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만약 서지우가 은교를 스승을 망칠 아이로 경계하지 않았더라면, 그러면서 동시에 은교를 탐내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스승의 자존감을 더럽히지 않았더라면, 오히려 이적요 시인의 사랑은 청춘을 향한 그리움과 동경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까.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했지만, 도리어 애증으로 갈무리한 스승과 제자는 파국을 향해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똑같이 잘못했고 똑같이 어리석었고, 똑같이 가여웠다. 그 사이에 있던 은교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동시에 사랑받았고, 동시에 두 사람을 우롱한 결과를 낳았지만, 동시에 두 사람의 사이를 질투했던 열일곱 그 아이 은교. 

나이라는 것이 참 얄궂었다. 서지우는 스승의 반토막 나이로 상대적으로 젊은 자신을 과시했다. 늘 열등감에 파묻혔던 그로서는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기도 했다. 그런 서지우도 십대 은교에 비하면 아저씨에 불과했다. 인기와 명성을 얻었지만 스스로의 능력으로 인한 결과가 아님을 알고 있으니 불안하기만 했고, 뭐라도 좀 성취를 얻고 싶었지만 앞이 깜깜하니 도둑질을 하면서도 자기 합리화를 시킨다. 시인도 마찬가지였다. 모욕과 분노를 자양분 삼아 처절한 응징과 복수를 합리화한다. 벼랑끝으로 상대를 몰아갔지만, 밀쳐 떨어지는 그 발목에 자신의 발목도 함께 묶여 있음을 알지 못했다. 알았다 해도,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둘이 아니라 하나였다.

늙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니다, 라고 나는 말했다. 노인은 '기형'이 아니다, 라고 나는 말했다. 따라서 노인의 욕망도 범죄가 아니고 기형도 아니다, 라고 또 나는 말했다. 노인은, 그냥 자연일 뿐이다. 젊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움이 자연이듯이.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

라고, 소리 없이 소리쳐, 나는 말했다. – 250쪽 

작품 속에서 묘사된 여러 정황처럼, 늙었다는 것만으로 차별 받고 멸시를 받는 일이 많은 불공평한 세상이다. 나이로 우대 받는 일도 있다고 해서 상쇄될 성질의 서러움이 아니다. 갖고 싶은 것이 없었다면 허허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일도 욕심이 눈을 가리니 노여움이 커진다. 헌데, 찬란하게 빛나는 젊음에 대한 열망과 도전, 사랑에 대한 갈망 없이 '계획했던' 시인의 인생을 마무리 했더라면, 시인은 더 행복했을까? 물론 더 나빠졌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리 되면 그는 자신이 엿먹이고 있다고 믿었던 세상이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몰랐을지도 모른다. 정작 통렬하게 비판받아야 할 대상이 본임임을 인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건 시가 아니라는 걸 말이다.  

가장 초라해진 것은 은교라고 생각한다. 어리다는 것, 반짝반짝 빛나고 있음을 스스로도 알고 있고 그것을 이용할 줄도 알았던 그 소녀. 마음 가는대로 당기기엔 인생이란 불놀이가 지나치게 위험하다는 것을, 이제 온몸에 각인하며 살아야 할 테니 말이다. 그런 제멋대로 은교도 지켜야 할 이름에 대해서 행동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일종의 면죄부로 읽혀진다. 사랑에도, 젊음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무서운 사실을 동시에 확인하면서...  

작가는 이 작품을 한 달 반 만에 미친 듯이 써내려갔다고 한다. 그것도 밤에만 썼으니 독자도 밤에만 읽으라고 당부한다. 밤에만 읽기에는 지나치게 관능적인 이 소설을, 나는 낮밤 구분하지 않고 몰아쳐서 읽었다. 볕을 염두에 두고 읽기엔 이야기의 흡인력이 너무 강렬했다. 동반자살이라도 하듯 끝을 향해 달려나가는 욕망의 주인공들은 위태롭기 그지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러운 인간 군상임을 부인할 수 없는 노릇이다. 소설 속에 세상이 보이고 인간이 보이니, 소설가는 참으로 위대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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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8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8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9 0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9 1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12-08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너무 멋진 리뷰에요. 은교, 읽어 보고 싶네요. 너무 궁금해졌어요.

마노아 2010-12-09 00:16   좋아요 0 | URL
헤헷, 꿈꾸는섬님도 관능의 바다에 풍덩~ 빠져보셔요.^^ㅎㅎㅎ

같은하늘 2010-12-09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교> 리뷰를 보면 극과 극을 달리던데...
마노아님 리뷰를 보니 꼭 봐야할듯~~

마노아 2010-12-09 02:18   좋아요 0 | URL
모 아니면 도인 은교 리뷰들이에요.^^

감은빛 2010-12-10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나왔을 때, 제 선생님이셨던 강은교 시인이 생각났습니다.
이 리뷰를 읽고 나니, 관심이 생기네요!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 ^^

마노아 2010-12-10 21:06   좋아요 0 | URL
오늘 글샘님의 시 페이퍼를 줄줄이 읽다가 강은교 시인의 이름을 본 것 같은데 그분인지 모르겠어요.
재밌는 책이에요. 시간 나실 때 함 읽어보셔요.^^
 
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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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다니?" "이것은 소설이고, 더구나 장르문학입니다." "난 장르문학이란 말 안 받아들이네. 문학 앞에 붙는 어떤 관형사도, 알고보면 층위를 나눠 세우고 패를 가르려는 수작이야. 우리 문학판 너무 협소하고 못돼먹었어. 양반 상놈을 아직도 가르려는 패거리가 많은 게 이 동네거든. 자네는 양반을 사고 난 필요한 돈을 얻으면 되지." 우리 한 번, 문학판을 갖고 놀아보세, 라고 마음속으로 나는 덧붙였다. 재미있는 놀이판이 될 것 같았다. 내가 쓴다는 것이 장르문학이기 때문에만, 그가 놀란 것은 아니었다.

나는 필명이 적요寂寥이다.

평생 시 이외의 잡문을 쓴 바도 없고 탤런트처럼 이리저리 얼굴을 내밀지도 않았다. 천박한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들일수록 천박한 짓과 천박하지 않은 짓을 악착같이 나누려고 한다는 것은 내가 혁명을 꿈꾸던 젊은 날 배운 것이었다.-66쪽

평생 오로지 시만 썼다는 게 무슨 자랑이 될 수 있단 말인가. 혼자 살았다는 게, 필명이 적요寂寥라는 게 무슨 카리스마인가. 프러나, 우리 풍토에서는 그런 것들이, 나의 시작詩作에 붙어 놀라운 성과를 확대 재생산해낼 수 있었다. 시인으로 살아남기를 꿈꾸었기 때문에, 내 시의 가치를 전략적으로 높은 곳에 올려놓고자 하는 나의 욕망은 부도덕하지 않다고 믿었으며, 그것이 편견으로 가득 찬 지식인 사회에 대한 통렬한 야유의 한 가지 방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쩌면 시인으로서의 내 성공에 대해, 그 무렵 자학적인 묘한 감정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내 시가 그만한 존경과 흠모를 받아서 마땅한가. 내 시에 대한 대중의 존경과 흠모는 우리 사회의 미묘한 관습들을 재빨리 간파해서 반어적으로 부응함으로써 얻은 과도한 전리품은 아닌가.(...)내가 평생 구도하듯이 혼자 살았다는 것도, 잡문 한 번 쓰지 않았다는 사실도 물론 회자됐다. 나의 입장에서, 그런 평가들은 나의 전략에 머리 좋은 자들이 놀아난 결과에 불과했다. 나는 그래서 혼자 앉아 속으로 말하곤 했다.

"엿 먹어라!"-142쪽

"젊은데 매니큐어도 좀 밝고 화려한 색깔로 하지 않고?" "어른들은...... 문제예요. 왜, '젊은데, 화려한 색깔'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훗, 멜로드라마 많이 봐서 그런가요? 젊은 색깔이라고, 다 화려한 게 아닌데...... 난 회색일 때가 많던데......"라고 그녀는 대답했다. 회색은 무채색이잖아? 나는 반문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내가 아는 이적요 시인은 무채색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217쪽

조금만 더 귀를 열면 바람에 솔잎 하나가 떨어져내리는 소리까지 들릴 듯한 고요였다. 그 고요 속에서 나는 유리창과 얇은 커튼 한 장을 사이에 두고 그애와 마주보고 있었다. 그것은 우주적인 거리였다. 내게는 그애보다 죽음이 훨씬 가까웠다. -232쪽

늙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가 아니다, 라고 나는 말했다. 노인은 '기형'이 아니다, 라고 나는 말했다. 따라서 노인의 욕망도 범죄가 아니고 기형도 아니다, 라고 또 나는 말했다. 노인은, 그냥 자연일 뿐이다. 젊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움이 자연이듯이.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

라고, 소리 없이 소리쳐, 나는 말했다. -250쪽

시인으로서 나의 가증스런 전략은 일찍부터 죽음 뒤에 맞춰져 있었다. 모름지기 뛰어난 시인은,

죽은 다음에도 살아남는 자이며,

그러므로 죽은 다음에도 살아남도록 나는 살아왔다. 가짜 시들을 사람들이 진짜로 믿도록 하기 위해, 지금보다 젊었을 때, 나는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한사코 산문은 발표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이제, 내가 계획하고 전략을 수립한 대로 죽음으로써, 그 과실을 딸 때가 왔다. 선정적인 일부 언론과, '전략'을 재능이라고 여기며 살아가는 일부 문인들과, 모든 문화예술 작품들에게 급수를 매겨놔야 안심하는 많은 지식인들이 죽은 나의 '불멸'을 도울 것이다. 대중들은 그들의 목소리에 덩달아 박수를 칠 터이고. 박수 소리에 현혹되어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는 시인 이적요가 사실은 용의주도하게 설계돼 얻어진 '가짜'라는 걸 끝내 알지 못할지 모른다. 그 모든 '소음'을 상상하면 두렵기 한정 없다. 살아서 그랬듯, 죽어서도 하나의 전략적인 '소음'에 내 삶이 다 편입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진짜 모습을 알아차리기는커녕, 죽은 자에게 후한 상을 내리는 그들의 습성대로, -396쪽

나를 더욱 '우상화'하려고 애쓸 가능성이 많다. -3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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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07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장르문학이란 말 안 받아들이네. 문학 앞에 붙는 어떤 관형사도, 알고보면 층위를 나눠 세우고 패를 가르려는 수작이야.

전 장르문학을 완전 애정해서...문학 앞에 붙는 관형사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근데,다시 생각해보니...이 책 이쯤까지 읽다가 이 부분에서 집어던졌던 것 같아요~^^

마노아 2010-12-08 01:17   좋아요 0 | URL
장르문학을 잘 모르고 별로 접해보지도 못했지만, 아무튼 이 책이 꽤 괜찮았어요.
기대치가 무척 낮아던 터라 오히려 시너지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불을 꺼 봐요! - 그림자놀이 그림책, 팝업북 아티비티 (Art + Activity)
리처드 파울러 지음, 서남희 옮김 / 보림큐비 / 2007년 10월
구판절판


28개월 된 아기에게 선물하려고 구입했다.
그림자 놀이 그림책인데 딸깍!하고 스위치를 누르면 불이 들어오고
팝업으로 된 책의 뒷면에 그림자가 어른거리게 되어 있다.
이 화면의 주인공은 고양이다.
야옹야옹~과 고양이가 쫒고 있는 생쥐의 찍찍 효과음은 필수다.

등대가 불을 비춰주고 그 덕분에 유유히 지나가는 배의 모습이다.
좀 전까지 괜찮았는데 '등대'가 등장하는 순간 이제 세 살짜리 아가에게 이 책이 괜찮은가 자신이 없어졌다.
등대는 몰라도 불빛 깜박이는 것은 재밌어 하지 않을까? ㅜ.ㅜ

깜깜한 숲 속의 올빼미가 푸드득!
올빼미도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면 좋았겠지만 애석하게도 고정이다.
대신 불빛의 위치를 옮기면 올빼미가 날아가는 것 같은 효과는 줄 수 있다.

다음에 자동차가 지나는 그림이 하나 더 있는데 실수로 놓쳤다.
불 꺼놓고 사진을 찍었더니 플래시 때문에 환한 것과 하나 차이가 없게 나와서 여러 장을 다시 찍었다. 게 중에서 건진 사진들이다. ...;;;;

빗자루 타고 날아가는 마녀의 모습이다.
마녀를 지지하는 종이와 마녀가 모두 떨어진 채 도착해서 울컥!했지만,
잠시 진정시키고 매직 테이프로 붙여놨다.
랩핑 안 뜯어봤으면 모를 뻔했다. 휴우...;;;;

표지다. 보라색으로 된 단추 같은 것이 바로 불 들어오는 스위치.
건전지는 뭘로 작동하는지 모르겠다.
생김새로 보아서는 동그랗게 생긴 수은전지가 아닐까 싶다.
혹시 불이 안 들어오면 아가네 집에서 알아서 갈아 끼우겠지. ㅎㅎㅎ

책 뒤표지에 심하게 기스가 나 있다는 걸, 방금 발견했다. 아뿔싸!
미리 알았더라면 교환을 했을 텐데 이를 어쩌나. 당장 날 밝으면 들고 나갈 물건인 것을...

아이디어가 재밌는 책이다.
부지런하다면 직접 만들어서 할 수도 있는 아이템이지만, 그 정도의 부지런함을 쉬이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물받는 아가가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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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06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그림책도 있네요, 기발한 걸요~
이런 그림책을 보면 우리 아들을 너무 일찍 나았지 싶어요,ㅋ~.

서재 스킨이 바뀌셨네요.
따뜻해 보여요~^^

마노아 2010-12-06 02:12   좋아요 0 | URL
따뜻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스킨을 바꿨어요. 제대로 봐주셨네요.^^
재미난 그림책이 참 많아요. 어떨 때는 시샘이 나기까지 해요.^^

순오기 2010-12-06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을 위해 축가를 듬뿍 올렸어요~~~~~ ^^

마노아 2010-12-06 02:29   좋아요 0 | URL
헤헷, 방금 순오기님 서재에서 노래 잔뜩 들었어요.
너무 좋아서 리플래이 중이에요. 고맙습니다아~ ^^

세실 2010-12-06 0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층 업그레이드된 팝업북이네요. 책에 불도 들어오는군요.

님 생일 하늘만큼 땅만큼 축하드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 되시길^*^

마노아 2010-12-06 23:58   좋아요 0 | URL
딸깍딸깍 소리나는 게 재밌어요.
손으로 강아지 모양 만들고 독수리 모양 만들며 그림자 놀이 했었는데
이제 이런 책으로 나오네요. 업그레이드 된 세상이에요.
축하 감사해요. 덕분에 좋은 하루 보냈어요.^^

2010-12-06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7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행복희망꿈 2010-12-06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참 이쁘네요.
이런채 만드시는분 정말 대단하세요.^^

마노아님~ 생일 축하드려요.

마노아 2010-12-07 00:01   좋아요 0 | URL
아이디어가 재밌어요. 책들도 점차 진화하나 봅니다.
행복희망꿈님, 축하 감사해요. ^^

노이에자이트 2010-12-0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일이셨군요.축하! 축하!

마노아 2010-12-07 00:01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아~ ^^

2010-12-07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08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2-0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가 가지고 싶네요. 큭큭.
불빛어린 부엉이가 너무 이쁘당~~~

마노아 2010-12-08 13:14   좋아요 0 | URL
그림책은 진정 로망이에요. 갖고 있으면 막 마음이 뿌듯해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