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73
유리 슐레비츠 지음,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가까이 있는 것을 찾기 위해 기꺼이 멀리 떠나기도 해야 하는 게 인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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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이름이 맴돌고, 추억이 머릿 속에서 서성여서 자주 눈물을 비쳤다. 미안하고 고맙고, 참으로 서러운 느낌... 

예전에 서재 방문 20만 hit이었던가? 암튼 그 무렵 마태우스님이 총대를 메고 이벤트를 여셨다. 우리는 상품권을 사서 물만두님께 드렸고, 물만두님이 모아진 그 금액으로 다시 이벤트를 열어서 선물을 주셨다. 나도 상품권 참여했는데, 이벤트 당첨으로 더 큰 선물받아서 막 미안하고 좋아하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 생일이라는 걸 알면 그냥 못 지나치고 항상 선물을 주셨던 물만두님.  

그때는 서재 1.0이어서 스크랩 기능이 있었는데 당신 페이퍼가 펌글인데 그걸 다시 퍼가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원글로 다시 퍼가라고 조용히 일러주었던 기억.   

내가 열었던 이벤트에도 참여해 주셨고 그래서 공연 실황 DVD를 보내드렸는데, 여러 dvd 쟁여두었다가 기운 더 떨어지면 나중에 보겠다고 했던 얘기들.  

책에 싸여진 랩핑 뜯을 기운이 없다고 해서 대신 뜯어주고 싶다 생각했던 것... 사소한 기억들이 마구 난다.  

무엇보다도... 2008년 8월에 한참 유행했던 가디언-지젝 10문 10답이었던가? 찾아봤는데 페이퍼가 남아있질 않다. 어쩌면 내 기억이 틀렸을 지도...  

암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질문에 이만하면 내 인생도 괜찮았다... 라고 해서, 그거 읽던 날 마구 울었던 기억도 난다.  

아픈 몸으로, 참으로 힘들었을 텐데... 그럼에도 삶을 긍정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며 열심히 살았던 모습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고맙고,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부디, 저 세상에서는 건강하게 쉴 수 있기를...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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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삶에 영향을 미친 리뷰어의 부고소식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10-12-15 00:27 
    나는 장르문학을 잘 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 슬펐다. 그의 글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문, 철학, 역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다소 학술적이고 고전스러운 작품들을 많이 접했다. 지금은 장르문학에 대해서 관심갖지 못한 사실이 부끄럽다. 그가 하늘나라로 갔기 때문이다. 평생 장르문학을 읽고 장르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한 그의 리뷰를 한동안 볼 기회가 있었다. 차분한 어조로 지금까지의 장르문학 계보를 가지고 작품을 바라보는 묵
 
 
전호인 2010-12-14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히 쉬시기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노아 2010-12-14 12:06   좋아요 0 | URL
건강히,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지내셨으면 해요.ㅜ.ㅜ

BRINY 2010-12-14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리뷰 간격이 점점 더 드문드문해진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여느 때처럼 '감기였어요, 앓고 왔어요'하고 돌아오실 줄 알았는데...

마노아 2010-12-14 12:06   좋아요 0 | URL
퇴원하시고서 리뷰를 다섯 편 썼더라고요. 끝까지 책을 놓지 않으시고 버티셨는데...ㅜ.ㅜ

Kitty 2010-12-1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만두님이 미국까지 보내주신 책이 있어요....만두 도장 찍어서...ㅠㅠㅠ
래핑 뜯기 어렵다고 하신 글도 기억나요...진짜 사소한 기억들 때문에 더 울컥하네요 ㅠㅠ

마노아 2010-12-14 17:26   좋아요 0 | URL
메인 이미지가 바로 그 만두 도장인가요?
이젠 소중한 유산이 되었겠어요. 어휴..ㅜ.ㅜ

메르헨 2010-12-1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저 오랫만에 왔죠?
만두님 소식을 이제서야 알았네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 평안하시길...그렇게 맘으로 보내드립니다.

마노아 2010-12-14 17:27   좋아요 0 | URL
메르헨님, 오랜만이에요.
많은 분들이 저마다 힘든 이별을 하고 있어요...

꿈꾸는섬 2010-12-14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아프시단 얘긴 들었는데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될줄은 몰랐어요.ㅜㅜ
물만두님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래요.ㅜㅜ

마노아 2010-12-14 17:27   좋아요 0 | URL
편찮으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갑자기 이별하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어요.
모두들 그랬을 거예요.ㅜ.ㅜ

미미달 2010-12-14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처음 대학 입학 했을 때도 축하 선물 주셨었죠.
참 고마운데... 왜 저는 그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했었는지 죄송스럽네요.

마노아 2010-12-14 17:28   좋아요 0 | URL
물만두님이 주변에 뿌린 사랑의 씨앗이 참 많아요. 이렇게 활짝 꽃 피우고 열매를 맺었는데 당신은 정작 흙으로 돌아갔네요.ㅜ.ㅜ

순오기 2010-12-14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늦게 참여한 나에게도 만두님과 여러번 인연이 있었네요.
지난 겨울 추천해 준 추리소설도 있고~~~~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되네요.
정말 그곳에선 아프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아요.

마노아 2010-12-14 19:48   좋아요 0 | URL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보진 못했지만 제가 골랐던 책들은 모두 물만두님이 좋다고 하신 책이고 그래서 더 신뢰가 갔어요.
툭하면 옥상에서 보자고 농담하던 것도 생각이 나고요.
마지막에 편안한 모습으로 떠나셨다고 해서 다행이에요.
좀 전에 서재지기님 글을 보고 나니 또 와락 눈물이 쏟아져요.
이 공간이, 그래도 참 소중한 자리를 내주었구나, 고맙기도 하고요..
 
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권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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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하루의 일부에 불과했다. 그녀는 빛의 보호를 받고 있음을 느끼듯이, 어둠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다. 어둠이 있기에 어떤 존재에게 가호를 부탁할 수도 있다. 어둠이 있기에 어떤 존재에게 가호를 부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신뢰해야 했다. 그리고 그런 신뢰가 바로 믿음이었다. 아무도 믿음이라는 것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으리라. 믿음은 지금 그녀가 경험하고 있는 것,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이렇게 어두운 밤 속에 가라앉아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믿음은 오로지 사람들이 믿기 때문에 존재한다. 기적이, 설명이 불가능함에도 그것을 믿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것처럼.-41쪽

"마법이 무엇인지 알아요?" 그가 물었다.
"다리요.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이어주는."-51쪽

"믿지 못하겠지만 이건 사실이야. 모든 과학자들이 그 사실을 알고 있지. 그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해도.
나도 네가 한 이야기를 믿지 못해. 하지만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건 알아."-131쪽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설명이 아니야. 더 멀리 가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지.-132쪽

'인생은 너무 복잡해.'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어떤 길들은 계속 따라가고, 다른 길들은 포기해야 했다. 위카가 말했던, 옳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 길을 걷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하지만 최악은 그것이 아니었다. 제일 나쁜 것은 자신이 그 길을 제대로 선택했는지 평생 의심하며 그 길을 가는 것이었다. 선택에는 늘 두려움이 따르게 마련이었다.-135쪽

"얘야, 이 세상에 완전히 잘못된 건 없단다." 아버지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멈춰서 있는 시계조차 하루에 두 번은 시간이 맞잖니."-137쪽

이따금 신의 축복은 모든 유리창을 산산조각 내며 찾아들기도 한다.-143쪽

'그녀를 위해서라면 마법을 포기할 수도 있어.' 한순간이나마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러고는 자신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했는지 이내 깨달았다. 사랑은 이런 식의 포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진정한 사랑은 서로에게 자신의 길을 가도록 허락한다. 그 때문에 서로가 갈라지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207쪽

명심하게. 신께 이르는 으뜸가는 길은 기도이고, 그다음은 즐거움이라는 것을.-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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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75 호/2010-12-06
 
 
변신의 귀재, 문어

자신의 천적과 마주쳤을 때 동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하지만 이렇게 도망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꼬물꼬물 기어 다니는 애벌레와 같이 모든 동물의 행동이 날렵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고 약한 동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최상의 방법은 천적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모습이 적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몸 색깔이나 무늬를 주위와 비슷하게 바꾸는 위장술, 바로 보호색을 사용하도록 진화해 왔다.

이 중 바다 생명체 ‘문어’는 위장술의 달인, 변신의 귀재로 통한다. 문어는 보호색과 의태를 모두 활용하기 때문에 바다의 카멜레온으로 통한다. 바위에 붙으면 바위 색으로 변하고, 산호 옆에 있으면 산호처럼 보일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 해안에 서식하는 ‘인도네시아 문어’(Octopus marginatus)는 바닥을 기어 다니는 평상시 모습과 달리, 천적이 나타나면 바다 밑에 널려 있는 야자나무 열매인 코코넛처럼 위장해 걸어 다닌다. 온몸이 흐물흐물한 무척추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두 다리로 밑바닥을 걸으면서 여섯 개의 다리로는 공처럼 몸을 말아 마치 코코넛처럼 보이게 한다. 걸을 때는 맨 뒷다리를 앞으로 돌리고, 그 다음 다리를 다시 앞으로 보내기를 반복해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를 구르듯 걷는다. 흐느적거리며 움직이지만, 도망치는 속도는 다리를 모두 사용해 이동할 때보다 훨씬 빠르다.

‘호주 문어(Octopus aculeatus)’ 역시 다리를 사용해 걷거나 달릴 수 있다. 인도네시아 문어에 비해 크기가 작은 호주 문어는 해조 덩어리로 위장해 도망친다. 호두알 크기인 이 문어는 6개의 다리를 머리 위로 말아 올리고 나머지 두 다리로 달리는데, 1초에 최대 14c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이렇듯 문어의 ‘두 다리로 걷기’ 위장은 무척추동물은 두 다리로 걸을 수 없다는 편견을 깨버린 놀라운 발견이었다.

호주 멜버른대의 마크 노만 교수는 술라웨시 해안에서 60cm 길이의 문어를 발견하기도 했다. 연구팀이 2년 동안 관찰한 결과, 이 문어는 바다뱀, 바닷물고기인 쏠배감펭, 넙치 등 세 가지 생물의 모양으로 변신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굴과 바다 바닥을 오가면서 다른 바다생물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택한 방법이다.

2010년 9월에는 문어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인도네시아 연안에 서식하는 ‘흉내 문어’가 그것으로, 기존에 밝혀진 3가지보다 훨씬 많은, 무려 40가지 생물로 변신할 수 있는 문어다. 이 문어는 몸을 납작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8개의 다리를 다양한 형태로 배열할 수 있다. 문어는 이런 특성을 이용해 자이언트 크랩, 바다뱀, 넙치, 불가사리 등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진화생물학자 힐리 해밀턴은 흉내 문어의 변신 기술이 그 완성도면에서는 완벽하지 못하지만 천적을 속이는 데는 충분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문어가 자유자재로 몸의 색깔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문어 껍질에 있는 색소 세포가 주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수시로 몸 색깔을 바꾸기 때문이다. 색을 바꾸는 속도나 색의 종류에 있어서는 오히려 카멜레온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문어는 어떻게 자유자재로 몸 색깔을 바꿀 수 있는 것일까? 문어 껍질에는 색소 주머니가 있는데, 근육 섬유에 연결돼 있다. 근육이 수축하면 주머니가 커지면서 그 주변의 피부가 주머니 속의 색소와 같은 색을 띠게 되고, 근육이 이완돼 주머니가 다시 줄어들면 색이 사라지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런 문어의 보호색 원리를 연구해 신물질을 개발하기도 했다.
2003년 일본 후지 제록스사의 료지로 아카시 박사 연구팀은 재료공학 전문지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에 니팜(NIPAM)이라는 고분자물질로 오징어나 문어의 피부에 있는 것과 같은 수축성 색소 주머니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색소 주머니에 검은색을 띠는 색소를 집어넣었다. 색소 주머니가 팽창됐을 때의 직경은 0.02~0.2mm 정도다.

긴 사슬 모양의 니팜 고분자물질을 서로 교차시키면 부드러운 겔 상태가 된다. 겔의 부피는 온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를 이용해 색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실내온도에서는 겔이 팽창해 그 안의 색소 주머니가 커짐에 따라 검은색을 띠게 되지만, 섭씨 40도로 가열되면 수축돼 투명해진다. 연구진은 이 겔을 유리창 사이에 넣어 온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스마트 유리를 만들었다.

이렇게 개발된 스마트 고분자물질은 온도의 변화 외에도 전류, 산도, 빛의 유무, 특정 독성물질이나 약물의 유무에도 반응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전류의 변화에만 반응하는 기존의 스마트 유리보다 더욱 다양한 곳에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스마트 유리는 단색만 있었지만, 니팜 물질은 주머니에 넣을 색소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어 다양한 색을 연출할 수 있다.

문어와 같은 바다 생물뿐만 아니라 육지의 수많은 생물들도 위장술을 사용하고 있다. 사는 장소에 따라 몸의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 올빼미의 눈처럼 위장한 올빼미나비 등이 그들이다. 호랑나비는 애벌레 시절부터 새똥인 척 위장해 적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애벌레를 탈피해 번데기가 될 때까지는 매달려 있는 나뭇가지의 색에 따라 초록색이나 갈색으로 색을 바꿀 수 있다.

이외에도 동물의 세계에는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위장술이 판치고 있는지 모른다. 살아남으려는 동물들의 지혜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과학자들은 생물들의 이런 지혜를 빌어와 과학기술에 응용하고 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생물들은 언제나 과학연구에 가장 좋은 스승이 되고 있다.

글 : 과학향기 편집부

※ 과학향기 제747호 ‘위장술의 달인을 찾아라(2008년 04월 18일자)’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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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0-12-12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서재를 통해 즐겨 보는 이 시리즈가 책으로도 나왔더라고요. 오늘 도서관에 갔다가 보고서 얼른 빌려왔어요.

마노아 2010-12-12 20:37   좋아요 0 | URL
헤헷, hnine님에겐 더 없이 재밌을 책일 테지요? 전에 과학향기에서 책 보내줬는데 학생 바자회에 기증했어요. 웹진으로 본 거다~ 이러면서요.^^;;

같은하늘 2010-12-13 00:46   좋아요 0 | URL
책으로 나왔다고요? 재밌겠다. 보러 가야쥐~~
그런데 제목이? 그냥 <과학향기>인가요?

hnine 2010-12-13 07:13   좋아요 0 | URL
같은 하늘님, '과학향기 라벤더' 라고 되어 있네요. 올해 3월에 나왔고요.

마노아 2010-12-13 17:13   좋아요 0 | URL
제가 기증한 책은 그냥 '과학향기'였는데, 이 책이 웹진을 묶은 거예요. 과학향기 라벤더는 현재 품절이네요.^^;;
 

제 1274 호/2010-12-06

 


급속냉동식품 탄생시킨 클래런스 버즈아이
1923년, 출장 차 알래스카에 온 한 미국인이 에스키모의 집에 초청을 받았다.

에스키모 : 아, 배고파. 부인~ 두 달 전 먹다 남겨 둔 생선 있지? 그것 좀 가져와 봐요. 오늘은 추워서 사냥을 좀 쉬어야겠어.

미국인 : 두 달 전에 먹던 생선이라니, 그러다 식중독에라도 걸리면 어쩌려고….

에스키모 : (쩝쩝) 역시, 갓 잡은 생선처럼 신선하구만~. (멀뚱히 구경하는 미국인을 발견하고는)좀 드시겠소?

미국인 : 아니, 두 달 지난 생선이 이렇게 싱싱할 수가…, 도대체 비결이 뭡니까?

에스키모 : 오늘은 좀 쉬나 했더니, 다 글렀군~ 나를 따라오시오.

미국인을 데리고 북극해 연안으로 나온 에스키모는 매서운 추위로 얼어붙은 얼음을 깨고 하나 둘 물고기를 잡아 올린다. 그는 가져갔던 통에 잡아 올린 물고기와 함께 얼린 바닷물을 담았다. 그러자 알래스카의 추운 기후 때문에 물고기들이 수 초안에 얼어버렸다.

에스키모 : 이렇게 물고기를 보관하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요리를 해도 항상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다오.

미국인 : 이럴 수가…. 그래, 바로 이거야! 이 방법으로 식품을 보관하면 미국에서도 오랫동안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겠어!

이야기에 등장하는 미국인은 바로 1886년 12월 9일,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클래런스 버즈아이(Clarence Birdseye)다. 이 이야기는 1923년 출장 차 떠난 알래스카에서 그가 목격했다는 놀라운 광경을 상상해 본 내용이다. 대학에서 생물을 전공한 그는 미국 농무부의 생물표본 수집 담당직원으로 일했다. 오늘날 ‘냉동식품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알래스카에서 우연히 접한 광경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냉동식품 개발에 나서 사업적으로도 대박을 터뜨렸다. 기발한 아이디어의 사업적 승리인 셈이다.

뉴욕으로 돌아간 그는 알래스카에서 목격한 물고기가 영하의 기온에서 순식간에 냉동됐기 때문에 세포 조직이 손상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시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공장 한구석을 빌려 연구실을 마련했다. 단돈 7달러를 투자해 장만한 선풍기와 소금물통, 얼음조각 뿐이 없었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1925년 급속 냉동기계를 발명해냈다. 하지만 초기에는 뛰어난 발명품들이 늘 그러하듯,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버즈아이는 이에 굴하지 않고 연구에 몰두했고, 초기 발명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나갔다. 그는 급속 냉동기계로 특허출원을 마친 후에도 연구를 계속해, 더 성능이 좋은 자동 냉동기계를 발명해냈다. 그리고 이 기계를 홍보하기 위해 직접 ‘제너럴 씨푸드사’를 설립하고 냉동해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1927년부터는 냉동식품의 종류를 확대해, 해산물뿐만 아니라 소고기, 돼지고기, 과일, 야채 등도 추가했다.

1929년에는 포스툼사가 제너럴 씨푸드사를 인수해 ‘제너럴 푸즈사’로 상호를 변경하고 냉동식품 브랜드 이름으로 ‘버즈아이’를 상표 등록했다. 버즈아이는 그의 냉동기술과 관련된 모든 특허권을 제너럴 푸드사에 2,200만 달러(한화 약 253억 5,500만원)에 팔고 다시 연구에 몰두했다.

그가 발표한 특허권 중 1930년 특허를 출원한 ‘식품 처리 방법’의 발명 용도는 다음과 같다.
‘신선한 식품을 포장 및 냉동하는 방법으로 장기간 음식을 보존해 사용하기 위해, 해동했을 때 원래의 향과 감촉 및 색깔을 유지한다’

버즈아이가 개발한 급속냉동식품은 ‘식탁의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오늘날 기여하는 바가 크다. 육류, 생선류를 비롯한 각종 식재료들을 계절에 관계없이 먹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선도’까지 유지한 채 말이다.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에게도 이것은 희소식을 넘어 구원의 메시지였다. 일과 더불어 가사노동을 해야 했던 주부들은 요리 시간을 줄여주는 냉동식품 덕에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를 비롯한 동네 슈퍼마켓마다 대형 냉동고가 비치되면서 냉동식품의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졌다.

급속냉동법은 단시간 내에 식품을 얼리는 것으로, 섭씨 영하 40도 이하의 저온이 사용된다. 식품을 급속냉동 시키면 세포나 식품조직에 아주 작은 얼음 결정만 생성되기 때문에 세포나 조직이 파괴되거나 세포벽이 손상되지 않는다. 따라서 식품 조직이 거의 완전하게 유지되어 해동만 잘 하면 식품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버즈아이가 발명한 급속냉동법은 우연한 관찰을 통한 창의적인 발명의 예로 꼽힌다. 그는 급속냉동법 개발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부를 누릴 수 있었지만 제너럴 푸즈사에 모든 특허권을 팔고 얻은 수익으로 다시 연구에 몰두한다. 그의 발명에 대한 열망은 계속되어 열적외선 램프, 매장 윈도우 디스플레이용 전구 등을 발명했으며, 자신이 발명한 물건을 판매하기 위한 회사도 설립했다.

그는 1956년 70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250여 건의 특허를 더 남겼다. 부(富)와 명예에 연연하지 않고 죽는 날까지 연구에만 몰두했던 버즈아이, 그는 가족들이 1년 365일 항상 신선한 음식을 먹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급속냉동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우리는 무심코 그 고마움과 편리함을 지나쳐버리지만, 급속냉동식품은 바로 그의 순수한 열망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탄생될 수 있었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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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2-13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제 구워먹은 시사모는 바로 이 분 덕택이군요! ^^

마노아 2010-12-14 00:54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가 크게 신세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