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 고약한 치즈맨과 멍청한 이야기들 담푸스 칼데콧 수상작 1
존 셰스카 지음, 이상희 옮김, 레인 스미스 그림 / 담푸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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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독특한 책이다. 그림도 심상치 않았지만 들쭉날쭉한 글씨 크기도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보통 괴짜가 아니겠는 걸! 

 

원래는 보통 흰 종이로 빈채로 지나가는 첫 페이지에 빨간 암탉이 목청을 돋우고 있다. 글자 모양만 봐도 엄청 시끄러워 보인다. 잭도 여긴 면지가 있을 공간이라고 외쳐보지만 암탉은 도무지 듣지를 않는다.  

이어서 제목이 나오는 면의 구성을 보시라. '제목이 있는 쪽'이라고 적혀 있다. 그래놓고 아래쪽에 이 책의 진짜 제목이 등장한다. 역시 심상치 않아... 

그 뒷장에는 글씨가 뒤집어진 채 나온다. 파본 아니다. 일부러 뒤집어 놓은 것이다. 누가 거들떠 보겠냐며 심드렁한 얼굴의 잭. 꼭 읽고 싶다면 물구나무 서서 보면 된다고 한다. 하핫, 그정도 수고는 못하겠고 뒤집어서는 읽어봤다. ^^ 

옆에 머리말을 쓴 저자 이야기도 확 깬다. 그저 지루한 이야기로 머리말을 채우고 있을 뿐이라고 대놓고 말을 한다.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고는 어떻던가.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아주 멍청하며 여러분의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습니다. 

아, 이쯤 되면 파격미라고 할 수 있겠다. 어린이들도 막 들떠서 책장을 넘기게 되지 않을까? 

병아리 리켄의 이야기가 나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제동을 건다. 사실은 '차례'가 나올 차례였단다. 하늘이 무너지는 이야기를 하다가 차례가 무너진 그림을 보여준다. 엉뚱하지만 차례를 알아보는 게 어렵지는 않다. 

이 책은 계속 이렇게 튀는 구성을 보여준다. 작은 이야기마다 황당한 전개를 보여주다가 뚝 멈추더니 '끝'을 외치곤 한다. 이야기 9편을 끝내놓고 마지막에 한 번 더 강조하는 '끝'과 썩소를 날리고 있는 꼬마의 모습이라니, 보통 배짱이 아니다. 

 

스타일을 알아보기 위해서 이야기 몇 편만 소개해 보자.  

공주와 볼링공은 알다시피 완두콩 공주를 패러디한 것이다. 완두콩 한 알 위로 요 100장을 깔아두고 며느리를 고르는 엄마 덕분에 장가를 못 가게 된 어느 왕자님이 머리를 쓰는 것이다. 엄마 몰래 완두콩 대신 볼링공을 넣어둔 것. 요 100장을 깔았어도 알아봄직한 크기 아니던가. 요 백장 위에서 어떻게 안 떨어지는 것 따위는 묻지 말자. 그건 약속이니까.  

하여간, 나름의 임기응변으로 마음에 든 공주님과 결혼하게 된 왕자님 이야기다. 끝! 

그 다음엔 아주 못생긴 아기 오리 이야기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운 오리 새끼의 패러디다. 여기서 등장하는 아기 오리도 자기가 언젠가 눈부시게 하얀 고니로 멋지게 변신할 거라고 의심치 않았는데, 이 오리는 정말로 아주 못 생긴 오리였을 뿐이다. 변신 따위는 없었다. 이야기 끝! 

 

자기가 사실은 왕자였는데 못된 마법에 걸려 왕자인 척했던, 사실은 진짜 개구리의 공주님 입술 훔치기 대작전과, 잭과 콩나무 이야기를 패러디한 잭의 이야기다. 마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한 페이지를 읽는 기분이다. 같은 문장을 바복하면서 글자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 책은 무수한 동화들을 패러디하면서 해학과 냉정함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멋진 변신과 대반전도 없다. 없어도, 그 자체로 이야기는 충분히 된다. 지나치게 해피엔딩만 강조하는 동화나라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신선할 수밖에 없다. 이런 파격미가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하게 해줬을까? 

패러디 동화책은 늘 즐겁다. 물론 원작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재미며 특권이다. 그러니 어린이 친구들에게도 이 책은 이미 익숙한 이야기를 알고서 만나야 마땅한 책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디서 웃어야 할지, 왜 이야기가 뚝 끝나는지 파악하기 힘들 테니까.  

어린이 친구들이라고 늘 예쁘고 상냥하고 멋진 이야기만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이야기도 즐길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게 한달까. 

 

책의 뒷장 표지다. 끝까지 평범하지 않다. 앞에서부터 내리 투덜투덜 대던 수다쟁이 빨간 암탉, 이제 그만 안녕하자.  

이 책은 향기로운 이야기는 아니어도 절대로 멍청하지 않은 재미난 이야기 모음이었으니까 너무 구박하지 말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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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2-23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아주 독특하고 재미난 책이예요.
마노아님은 어디서 이런 재미난 책을 찾아내시나요? ㅎㅎ

마노아 2010-12-24 02:05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왔어요. 다른 책 찾다가 없어서 간택됐는데 다행히 재밌었어요.^^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 진시황과 이사 - 고독한 권력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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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만화에 완전 열광한다. 역사도 좋고 만화도 좋으니, 둘이 붙은 역사 만화는 더 좋은 것이다.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는 평소 접하던 역사 만화와는 스타일이 꽤 다르다. 고우영 화백의 역사극과 박시백 화백의 역사극도 모두 유머를 잃지 않는 가운데 빽빽한 이야기가 있는데 이 책은 앞의 책들보다 덜 유머러스하지만 조금 더 성긴 줄거리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대충 넘어가거나 터무니없이 이야기를 널뛴다는 의미가 아니라 설명하기 힘든 여백의 미가 있다. 그래서 진시황의 이야기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맨 처음 접하는 역사책으로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일단의 이야기들을 대강은 알고 있는 사람이 본다면 훨씬 더 즐길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모든 장면마다 주석이 달려 있다. 내용에 관한 부연 설명이나 출처, 혹은 의심스러운 부분에 대한 이의 제기도 들어가 있고, 사용한 의복이나 장신구를 출처도 밝히고 있다. 배경에 등장하는 검은 문양들은 가능하면 당대의 자료를, 아니라면 비슷한 시기의 자료를 참고해서 그려넣었다. 황제가 되고 나서는 면류관의 줄이 제후의 7개가 아니라 12줄로 바뀐 부분도 세세하게 그려넣었다. 때로 집착에 가까울만큼 배경 그림과 옷의 무늬, 두건의 모양새 등을 설명하고 있기는 한데 자꾸 보다 보니 은근히 즐기게 된다.  

 

그림체가 워낙 정적이다. 그래서 종이 인형을 보는 느낌이고 '입체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게 꼭 나쁘지는 않다. 특유의 스타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인물들이 동양 사람이기 보다는 코 높고 눈 부리부리한 서양 사람으로 느껴진다. 위에 눈 부릅뜬 인물은 이사고, 그 옆에 장난끼 어린 표정의 인물은 한비다.  출세에 대한 이사의 집착은 몰입도가 더 높았는데 권력을 잡기 위해서 두 주먹 불끈 쥔 모습을 연상시키는 연출이었다. 

분서갱유. 책을 태우고 유학자를 생매장한다는 무서운 말이죠.
이사와 진시황제는 '분서'라는 만행을 저질렀어요. 그러나 '갱유'도 그들의 소행일까요?
앞에서 보셨다시피 <사기> '진시황본기'에는 갱유라는 말조차 나오지 않습니다.
문맥을 읽어보면, 처형당한 사람 대부분이 방술사였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방술사들은 불로불사에 대한 황제의 고나심을 이용하여 사기에 가까운 사업들을 벌입니다.
"막대한 금액을 낭비하고도" 성과가 나오지 않았지요. 방술사 몇 명이 곤욕을 치르고
끝날 일이었는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은 그들이 황제를 비난하였기 때문입니다.
(...)
사건은 체제 비판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으로 비화합니다.
'진시황본기'에는 갱제생, 즉 여러 유파의 지식인들을 파묻었다고 나옵니다.
뒤이은 부소의 발언을 보건대, 그 가운데 유가 지식인들도 몇몇 끼여 있었던 것 같긴 해요.
하지만 갱유라니, 너무 유학자들 입장에 치우친 표현 아닐까요?    -191쪽

 

작품은 진왕 정이 친정을 시작할 무렵부터 진행된다. 여불위를 숙청하고, 한나라 출신 이사를 영입하고, 한비가 죽고, 암살 위험을 넘기고 중원을 통일하고 순행하는 일단의 이야기들을 징검다리 건너듯 전개한다.  

하나의 장이 끝나면 쉬어가는 페이지처럼 등장 인물과 어떤 사건에 대한 심층분석을 담아낸다. 상반대 되는 의견을 같이 제시하면서 미스테리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며 물음표로 끝나기도 한다.  

오른쪽의 태산 각석은 당시 상형 문자 수준의 한자가 오늘날의 한자와 닮게 변화된 모습을 비교하느라 찍어봤다.   

진시황은 자신의 이름을 새로운 통일제국의 공식 문자로 기록해 자신이 지배하는 세계에 공표했다. 통일 후 천하를 순수하면서 자신의 업적을 새긴 각석을 일곱 개 세웠는데 현재는 조각으로나마 두 개가 전해진다. 그중 하나가 태산 각석이다. 태산 각석의 일부인 '시황제'라고 쓰인 부분을 보자.(정확하게는 2세 황제 때 새겨졌다.) 글씨는 통일 진 제국의 공식 서체인 소전체다. 소전체가 이전의 글씨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문자의 기호성이 드디어 원래 가리키는 사물을 떠나 독립되었다는 점이다. 그림 문자적 상형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던 갑골문이나 금문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 한자는 소전체에서 진정한 문자가 되었다. (...) 시황제는 이 문자와 함께 자신의 권위를 외부에서 빌리지 않고 통일제국의 오롯한 지배자로 세계 앞에 우뚝 섰던 것이다. -248쪽

 

대학때 읽었던 '위대한 폭군, 진시황'이 떠오른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진시황은 이룬 업적에 비해서 '폭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한 것도 사실이다. 작품 속에서 병들어 쇠해가는 몸으로 자신이 해놓은 일과, 그럼에도 알아주지 않는 백성에 대한 원망, 고독한 절대 권력자의 심상 등이 꽤 가깝에 와 닿는다. 그의 말은 거의 사실일 것이다. 그는 해놓은 일이 참 많았고, 성실한 군주였다. 짧은 시기에 역사에 큰 획을 그어놓은 대단한 인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언제나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해서, 그의 모든 성과가 백성들의 가혹한 삶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주질 않는다. 그런데 또 그가 해놓은 많은 것들이 오늘날 중국의 관광 수입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터이니 그것도 역사의 아이러니다. 어느 나라인들 아니 그럴까. 백성을 짓누른 토목공사는 모두 후대인들의 좋은 구경거리가 되어 있으니... 

 

동양과 서양의 비슷한 시기 사건들을 연표로 정리해 놓았고, 참고 문헌도 구어체로 쉽게정리해 놓았다. 딱딱하지 않아서 참고문헌 읽는 것도 재밌었다.  

전체 이야기가 10권 분량이라고 한다. 마지막 권은 조조와 유비편. 그러니까 이 책은 그 중 첫 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인데 무척 재밌게 읽었다. 한나라에 접어들면 더 재밌을 것 같다.  

유일한 흠이라면 오타 몇 개 정도? 

36쪽 주석에 진나라과>>진나라와 
146쪽 본문에 불과했하였습니다>>>불과했습니다 
246쪽 밑에서 5줄. 체제을 부정했다>>>체제를 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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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1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1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1 15: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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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1 17: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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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1 22: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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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2 01: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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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2-23 2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통 관심이 없는 저... 이런 만화라도 봐야할까봐요.^^

마노아 2010-12-24 02:06   좋아요 1 | URL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부터 항상 추천합니다. 하하핫^^

송도둘리 2011-01-14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이 책 3권보고 있는데...다른 시선으로 보려고 노력한 만화같아요. 말씀하신대로 이 시대를 처음 접하는 사람보다 좀 다른 시선으로 보려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책인듯 하네요.^^;; 리뷰 잘 봤습니다~

마노아 2011-01-14 15:50   좋아요 1 | URL
1권 보고 나서 잠시 소강 상태인데 볼 게 남아 있어서 기다려지는 책이에요. 한무제에 대해선 뭐라고 얘기할지도 꽤 기다려지고요.^^
 
가족의 가족을 뭐라고 부르지? - 바르게 부르는 가족 호칭책
채인선 지음, 배현주 그림 / 미세기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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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조카 다현양은 다섯살이다. 요새는 얼굴만 마주치면 질문을 해댄다.  

"이모, 왜 이모는 할머니더러 엄마라고 불러?" 

"이모는 왜 울 엄마한테 언니라고 불러?" 

다섯 살 아이에게는 왜 엄마를 언니라고 부르는지, 할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는지 당최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이모한테는 할머니가 엄마고, 다현이 엄마가 언니야~라고 말해 보지만, 아이가 알아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사실 가족 관계 명칭은 어른인 나도 무지 어렵다. 직계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은 그럭저럭 소화가 되지만 결혼으로 묶여서 새롭게 가족이 된 사람들을 부를 때는 한 번씩 생각을 정리한다. 내가 부르는 이 호칭이 맞나? 하면서... 

이 책은 그렇게 어지럽게 느껴지는 가족 관계와 호칭을 정리해주는 책이다. 옛날이야 대가족을 이루고 살았으니 살면서 자연스럽게 익혔을 것이고, 친척들이 한 동네 살면서 왕래도 많았겠지만 요즘이야 어디 그런가. 내 경우도 외가 친가 모두 할머니 할아버지를 거의 모르고 자랐고, 초등학교 졸업한 이후로는 친척 간 왕래도 거의 없어서 사촌 얼굴과 이름도 잘 모른다. 예전에 교생실습 나갔을 때는 어느 식당에서 몹시 낯이 익숙한 아저씨를 보았는데 누군지 못 알아차렸다가, 주방에서 나온 고모를 보고서야 사장님이 고모부라는 것을 알아차렸을 정도다. 이건 좀 심한 경우니 일반적이진 않지만, 대체로 가족 관계가 머릿 속에서 잘 안 그려져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예시본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가장 쉬운 관계부터 확인해 보자. 부모와 형제 자매(외동 아이 포함해서),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로 연결되는 가족 관계다. 남자 동기는 '형제', 여자 동기는 '자매', 그리고 남자 여자 섞인 경우는 남매 혹은 오누이라고 부른다. 아버지의 부모님은 할머니 할아버지라고 부르고, 엄마의 부모님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라고 부른다. 아버지의 형제는 큰 아버지, 작은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여자 형제는 고모라고 부른다. 엄마의 남자 형제는 외숙부 혹은 외삼촌이 되고, 여자 형제는 이모가 된다. 현재 나는 울 조카들의 막내 이모가 된다.  둘째 언니만 시집을 간 상태여서 조카들은 나의 큰언니를 큰 이모라고 부른다. 그러니 내게는 형부가 한 명 있고, 형부에게는 처형과 처제가 있는 거다. 

이런 명칭들은 결혼 사진 등을 보면서 정리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동글동글 참 사람 좋은 느낌의 일러스트를 담당하신 배현주 샘. 새색시가 곱기만 하다. ^^ 

직계로 내여올 때는 1촌씩 추가하고, 옆으로 형제 자매 사이는 2촌씩 추가한다. 3촌까지는 제법 쉬운 편이다. 4촌도 그럭저럭 괜찮을 법하지만, 조부모님의 형제와 나의 관계 등 단계가 하나씩 추가 되면 상당히 헷갈려지기 쉽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시크릿 가든에서 주인공 현빈의 외할아버지는 현재 네번째 부인과 살고 계시는데, 그 부인의 남동생이 현빈이 사장으로 있는 백화점의 상무로 있다. 그는 현빈의 '외외종조부'가 된다고 한다. 이 어려운 단어! 처음 들어봤다. 이렇게 복잡한 이름이 있을 줄이야! 

 

아버지의 남자 형제의 자녀를 종형제라고 부르고 여자 형제의 자녀는 내종형제 또는 고종 형제라고 부른단다. 뭐 우리는 전부 사촌으로 정리해서 부르고 있다.  

그리고 외숙부의 자녀들은 우리와 외종형제가 되고 이모의 자녀들은 이종형제가 된다. 보통 외사촌, 이종사촌 이렇게 부르는 그 관계다.  

사실 대개는 그냥 '언니, 오빠, 누나, 형'이라고 부르지 앞에 복잡한 이름까지는 붙이지 않는다. 하여간 엄마 쪽 친척은 '외'자가 붙는다는 것! 

이 책은 민규라고 하는 '나'의 가족 관계에서 뻗어나간 친가 외가 쪽 인물들의 관계를 정리하고 있는데 가족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행사를 다루며 진행하고 있다. 결혼식, 잔치, 명절 등등 말이다. 아버지와 큰아버지 작은 아버지들은 바둑을 두고 있고, 며느리들은 모여서 과일 깎고 있는 설정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렇지 않은 집이 몇이나 되겠는가. 현실을 반영한 그림이다.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도 소개했는데, 사진 속 처자가 참 곱다. 저 시대에 사진을 찍었다니, 좀 사는 집이었군....생각했다.^^ 

오른쪽 사진은 민규네 가족과 민규의 돌사진, 그리고 아버지의 백일 사진을 나란히 놓았다. 이렇게 사진을 같이 놓아두면 얼마나 닮은꼴인지 신기한 유전의 법칙도 찾을 수 있고 전통도 느껴지고 가족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아서 참 보기 좋다. 이렇게 사진을 나란히 걸어놓고나 세워둔 집을 여럿 보았다. 우리 집은 그럴 만한 사진이 없어서 없긴 하지만... 

아래 그림은 외증조 할아버지의 구순 잔치 모습이다. 외갓집 사람들 총출동했다. 형제 자매가 많으면 한 세대를 넘으면서 그 자녀들까지 식구들이 무럭무럭 증가한다. 가족이 화목하다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도 드물 것이다.  

 

뒤쪽으로는 부록같은 구성으로 앞의 내용에서 퀴즈로 물어본 사람 찾기 정답이 들어 있고, 관계도를 표로 정리해 놓은 것이 실려 있다. 아버지 어머니가 서로의 가족을 부르는 각각의 명칭들이 어지럽다. 그 형제 자매들이 또 각자의 배우자를 만나게 되니 실로 복잡한 관계다.  

아래쪽은 촌수를 매겨놓은 것인데 직계 혈족의 촌수는 세지 않는 것이 예의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오호, 그런가? 

촌수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거라고 하는데 유별나면서도 각별하다는 느낌이다.  

가족만큼 따뜻한 게 없고, 가족만큼 징글징글한 관계도 없는 것 같아서 혈육을 너무 강조하는 것은 때로 불편하지만, 한해를 돌아보고 또 새해를 기다리면서 가족이 모두 건강한 게 최고라는 생각은 예년과 다름 없이 올해도 하게 된다.   

몇 다리만 건너면 지구촌 사람들 모두가 아는 사람이 된다고 하는 실험도 있었는데, 우리가 남남처럼 지나치는 전 세계의 사람들도 한 124촌 쯤 되면 다 친척이 되지 않을까. 이 책의 마무리에서 '가족은 발견하는 거예요'라고 적어주어서 고마운 기분이다. 혹여 가족이 없거나, 잃었거나, 외로운 모든 이들에게 서로가 가족이 되어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듯해서 말이다.

 

마지막 사진은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기록이 될 것이다.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날, 우리 가족한테 일어난 올해 최고의 사건, 우리 가족이 올해 바라고 바란 것, 가족의 별명 등등, 나눌 수 있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해보라고 한다면 아이가 느끼는 가족에 대한 생각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어려운 가족 관계 명칭이기 때문에 앞의 내용보다는 뒤의 별책부록을 활용하는 게 좀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친척들이 다 함께 나온 결혼 사진을 활용하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나처럼 올케랑 새언니가 늘 헷갈리는 사람에게도 정리를 위해서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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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2-20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 이 책 살까봐요,,,
가족 명칭이 헛갈려서 평소에도 미치겠는데. ㅠㅠ

마노아 2010-12-20 16:47   좋아요 0 | URL
정말 어려워요. 한국에 시집온 외국 사람은 더 헷갈릴 거예요. 이름 부르기가 무슨 고시 공부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

노이에자이트 2010-12-2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지방이나 가문마다 다르니까 문제에요.결혼해서 배우자네 집안을 방문하니 촌수 부르는 게 달라서 혼란스러웠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마노아 2010-12-20 16:47   좋아요 0 | URL
저자 분이 그 문제로 책 쓸 때 고민했다는 얘기가 나와요. 어려운 부분이에요.^^;;

2010-12-20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0 18: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12-21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내용의 두 책이 거의 동시에 출간되었더라고요.
<할아버지와 나는 일촌이래요> 라는 책인데요. 채인선 작가의 책보다 조금 먼저 나온 이 책을 찜해두었다가 바로 채인선 작가의 책이 나온 것을 보고 어떤 책을 사야할까 결정 못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작가의 지명도가 좀 더 높아서인지, 아니면 책 내용이 훨씬 좋아서인지 이 책의 인기가 먼저 나온 책을 훨씬 앞지르고 있네요.
마노아님의 리뷰가 많이 참고가 되겠어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마노아 2010-12-21 13:40   좋아요 0 | URL
할아버지와 내가 이촌이 아니라 일촌이에요? ㅎㅎㅎ
이 책도 궁금해져요. 미리 보기 보고 왔는데 채인선 작가님 책과 구성이 많이 다른 것 같아요.
가족의 가족- 이 책은 유용할 것 같긴 하지만 아주 크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맘에 쏙들었으면 별 다섯 개 줬을 거예요.^^;;;

같은하늘 2010-12-23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에는 <할아버지와 나는 일촌이래요>와 <가족의 가족을 뭐하고 부르지?> 두 권이 다 있는데, 아이들보다 제가 아주 잘 배우고 있다능~~ 끙~~~^^

마노아 2010-12-24 02:06   좋아요 0 | URL
오, 두 권에 대한 비교는 같은하늘님께 맡겨야겠군요.^^
 
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3 : 중국 1 근대 편 - 청나라의 멸망과 중화민국의 수립 먼나라 이웃나라 13
이원복 지음, 그림떼 그림 / 김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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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먼나라 이웃나라가 출간되었다. 여태 나오지 않은 게 신기했던 중국 편이다. 방대한 중국 역사를 처음부터 담아내진 않았고 근대부터 시작한다. 그나마도 이 책은 1권이다. 한 권으로 담기엔 근대의 역사가 너무 파란만장했다. 뭐, 중국만 그런 건 아니었지만. 

made in China라는 말이 우스개 소리가 될만큼 중국이 웃기게 묘사되던 적이 있었다. 아직도 품질로 따지면 중국제가 그다지 내세울 수준은 못 되지만, 이제 중국이라는 나라를 우습게 여길 나라는 없는 듯하다. 힘차게 날아오르던 일본이 한참 주춤거리고 있고, 미국도 제동이 걸려 있고, 이제 과거의 영광을 '제국' 규모로 다시 일으킬 나라는 중국 뿐인 것도 같다. 불과 백년 전에 우리만큼이나 처참하게 찌그러져 있던 그 중국이 대체 어떻게 지금의 위상까지 올라갔는지 궁금할 법도 하다.  아니, 그 전에... 과거 그토록 찬란했던 문명과 역사를 자랑하던 그 중국이 어떻게 19세기 20세기에 그렇게 종이 호랑이가 되었는지부터 궁금해하는 게 맞아 보인다.   

문명의 근간이 달라도 너무 달랐던 서양과 동양. 각자의 문명을 기반으로 성장해간다. 그런데 확실히 중세까지는 동양이 서양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잘 살았다. 생산 규모의 차이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중세에 벌어졌던 무수한 전쟁은 동양, 정확히는 중국과의 상권을 뚫기 위한 전쟁이었다. '성전'이라 이름 붙였던 십자군 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육로를 통과하기엔 장애가 많았다. 그리하여 뚫어야 했다. 바닷길을! 

필요가 발전을 불러왔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밖으로 뛰쳐나간 정신이 발전의 속도를 바꿔놓았다. 해양 강국이 마구 떠오르면서 전 세계를 땅 나눠먹기를 했다. 그래도 그때까지 중국은 안전했다. 당시 왕조의 이름은 청나라. 모든 게 풍요로웠던 그들은 통상 좀 하자고 떼 쓰는 영국을 쳐다도 보지 않았다. 그리하여 벌어진 아주 민망한 이름의 '아편전쟁' 

두 번의 아편전쟁의 패배로 커다란 땅덩어리와 세계 최대의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의 위상은 땅으로 떨어졌다. 당시 영국 군의 숫자는 4천 명에 불과했다. (아편전쟁에 대해서는 영화 '아편전쟁'을 추천한다. 이해되기 쉽게, 그리고 재밌게 구성해 놓았다.) 서양의 무기와 과학 기술이 얼마나 진보해 있었는지, 중국의 경험을 스승 삼아야 했지만, 중국 자신도 조선도 실패했다. 거기에 대한 변신은 일본만이 성공한다.   

(옆의 사진은 영국 프랑스 연합군이 베이징에 입성해서 마구 약탈을 자행할 때 훔쳐간 개다. 진시황 때부터 황실에서만 키워왔다니 대체 역사가 얼마인가! 그런데 생김새가 거의 빗자루다!)

어쨌든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인정하고 중국도 변신을 시도하기는 했다. 그것이 양무운동. 무려 30여 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쏟고, 힘과 에너지를 들이 부으며 애썼지만, 청일전쟁의 패배로 그 조차도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이 무렵의 중국은 하는 전쟁마다 모조리 진다. 

태평천국운동으로도 나라가 들썩였고, 적은 숫자의 이민족 왕조인 청나라는 밑바닥으로부터 흔들린다. 하드웨어만 바꿔서는 아니 됨을 깨닫고 소프트웨어도 바꾸려는 움직임이 일어났으니 그것이 변법자강운동. 하지만 100일 천하로 끝나버린다. 거의 50년을 채워서 권력을 쥐고 있는 서태후는 변화를 추구하는 듯하다가 다시 보수화되고 만다. 

 

얼굴에서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포스가 팍팍 풍긴다. 저자는 그동안 서양인의 시각으로 인해 왜곡된 서태후 상을 지적했는데, 으레 역사에서 '여자'에게는 더 가혹하게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주 틀린 지적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당장 그녀가 구국 영웅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집권자로서 그녀의 책임은 무시할 수 없다. 더군다나 반세기를 장악한 권력이라면 더욱 그렇다.   

불같이 일어났던 의화단 전쟁도 실패했고,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함으로 인해 열강의 중국 침탈은 더 가속화되었다. 청나라는 당장 무너질 것처럼 흔들렸다. 하지만 저렇게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위기에 빠진 나라를 살리려고 애쓰는 들끓는 피가 없을 리가 없다. 중국의 국부 쑨원이 등장할 때다. 기대보다 훨씬 과격했던 쑨원은 사실 중국 땅에서는 별로 활동을 하지 못했다. 끝없이 거사를 준비했지만 무수히 실패했고, 망명을 밥 먹듯 해야 했다. 친일적이었고 친미적인 성향이 다분했지만, 근본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애국임은 부인하지 못하겠다. 저자가 그의 일본 이름을 빗대어 우리나라라면 가당키나 하겠냐고 물은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중국이 외세로부터 받은 핍박도 적지는 않지만, 완전히 식민지가 되어 꼬박 35년을 피흘린 우리 정서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책은 재밌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학구적이다. 이 책을 소화하려면 일단 우리나라 근대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극동 3국이 맞물려 있는 민감한 시기였고, 서로의 이해관계와 부침이 너무나 깊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잡혀 있다면 근대화에 뒤쳐져서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는 것과, 입헌군주제와 공화정을 주장하는 무리들의 대립, 자꾸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는 복벽주의, 신학문을 공부하고 새로운 사상에 도취되어 있는 젊은이들의 치기어린 열정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내부의 싸움과 공산주의가 자연스럽게 퍼져가는 분위기도 쉽게 읽힐 수 있을 테고 말이다.  

1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결과, 그 이해를 두고서 전승국들의 잔치와 우리의 3.1운동과 중국의 5.4 운동 등등 그 모든 것들을 인과관계로 다루기 때문에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역사를 짚어나가게 된다.  

 

근대사기 때문에 사진 자료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쑨원은 전처가 사망한 직후 오랜 비서이자 혁명 동지인 27살 연하 쑹칭링과 재혼을 한다. 그녀는 후에 중화민국을 지배했던 장제스의 부인 쑹메이링의 언니였다. 자매의 사진이 같이 실렸는데 둘 다 빼어난 미모다. 정면 사진이 아니어서 확언하기 힘들지만 쑹칭링이 더 고와 보인다.  

 

젊었을 적의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의 사진도 볼 수 있었다. 저우언라이는 순진한 청년의 인상이다.  

1권은 중국 공산당이 창당되는 장면에서 끝났다. 1921년이다. 남은 이야기가 길다. 앞으로 한 권이 더 나올지 두 권이 더 나올지는 모르겠다. 모르지만, 여전히 그 안에서 우리와의 관계가 긴밀하게 다뤄질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관계다.  

한반도의 전쟁 위협이 끝나지 않고, 북한의 체제가 불안하면 할수록 중국에 대한 촉각을 더 세워야 하는 우리다. 공통의 문화권을 가진 이웃 나라로서도 우리의 관심은 지당해야 하지만 강대국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입장을 생각할 때에도 역시 언제나 주시해야 하는 중국이다.  

초등학생 권장도서로 손꼽히는 책이지만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이 읽기에도 좋은 텍스트가 될 것이다. 고대까지 다루어 통으로 넘어가는 내용이었다면 좀 더 쉬웠을지도 모르겠지만, 근현대사로 들어가면 내용이 더 세세해지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사실 어린이들은 사전공부가 더 필요하다. 부모가 함께 공부하는 책이라고 할까. 

그나저나, 이 책이 먼저 나왔으니 가로세로 세계사는 더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것일까? 그 시리즈도 끝을 보고 싶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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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2-20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아이패드로 접속해서 추천도 하고 댓글도 쓰고 좋아요
아직 이모티콘은 자판에 띄우지 못해서 못 써요 ㅠㅠ

마노아 2010-12-20 01:58   좋아요 0 | URL
아아, 아이패드으으!! 이름만 들어도 넘흐 부러워요!!
수욜날 아이패드도 꼭 구경시켜 주세요오~ ^^

순오기 2010-12-20 02:00   좋아요 0 | URL
^^ 이제 이모티콘도 할 수 있어요.
수욜날 가져갈게요.^^

마노아 2010-12-20 02:15   좋아요 0 | URL
뭔가 첨단을 달리는 것처럼 보여요. 아, 신기해라..^^ㅎㅎㅎ

BRINY 2010-12-20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의 독일유학경험때문인지 먼나라 이웃나라가 유럽편중이어서 아쉬웠는데 중국편이 나왔군요.

마노아 2010-12-20 16:46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본인이 유럽쪽 이야기만 썼다고 밝히더라고요. 그 시절에 겪은 유럽이라니, 아마도 몹시 부럽고 서럽기도 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2010-12-20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0-12-20 16:46   좋아요 0 | URL
오타 수정했습니다. 고마워요!

노이에자이트 2010-12-20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일전쟁에서도 패배했다'고 한 것은 무슨 뜻인지요?

마노아 2010-12-20 16:46   좋아요 0 | URL
쓰다 졸았나, 엄한 말을 썼네요. 문장 고쳤어요.^^;;;
 
그림책 보물창고 50
모디캐이 저스타인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모디캐이 저스타인의 책은 언제나 뻔한 결말로 나아가지 않았다. 평범하지 않은 소재를 역시 특별하게 진행시키는 재능이 있다. 이 책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오른쪽 바닥의 여자 아이가 주인공이다. '모디캐이 저스타인이 지었고 신형건이 옮겼어요!'라고, 쫓기는 와중에도 할 말은 하고 있다. 그 뒤를 쫓는 후크 선장과, 앨리스의 토끼와 탐정, 서커스의 광대, 거위 등등...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무수한 캐릭터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그림자까지 표현되어 있으니 마치 이 책을 들여다보는 내가 빛을 쏘아주는 느낌이다. 하늘색과 노랑색의 조화도 예쁘기 그지 없다. 표지부터 마음에 쏙 든다. 

 

'언젠가'라는 말이 2차원 평면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느끼게 만들어 준다.  

책 속 주인공 식구들을 얼른 만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솟는다.   

그런데 얼라! 이 시커먼 화면은 무엇인가! 

 

처음엔 책이 잘못된 줄 알고 책 미리보기까지 찾아봤다. 원래 이런 화면이다.  

그러니까 깜깜한 밤을 표현한 것이다. 밤이 지나고 새하얀 날이 밝았다. 저 어두운 침대의 주인공들이 얼굴을 내밀 차례다. 

 

책장이 열리면 아침이 되고, 그 덕분에 가족들이 일어난다. 저마다 기지개를 켜는 모습. 참 달콤하게 잤나 보다.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좋은 아침!을 외치는 경쾌한 가족들. 심지어 앙숙일 법한 개와 고양이도 안녕을 외치고, 어항속 물고기도 좋은 아침임을 강조한다.  

그런데 우리의 주인공 여자 아이는 고민이 있다. 책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가 뭔지 모르겠다나.  

식구들은 저마다 자신의 직업이나 관심사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서커스 광대 아빠도, 용감한 소방관 엄마도 자기 이야기만 한다.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다는 오빠도 빠지지 않고 심지어 개와 고양이, 물고기마저도 모두 제 얘기라고 강조한다. 그 와중에 우유가 쏟아지고 의자가 넘어지는 것 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자기만 빼고 모두 자기 이야기를 갖고 있으니 소외감을 느끼는 주인공. 그리하여 다음 쪽으로 떠나보았다. 거기서 만난 큰 거위가 놀라운 사실을 알려준다.  

바로 독자의 존재! 

독자가 뭐냐고 물으니 위를 보라고 한다. 그리고 정말로 독자를 보고 화드득 놀라는 꼬마 아이! 우리더러 빵빵한 덩어리라고 한다. 아, 식은땀 나네...;;;; 

 

아무튼 그리하여 이야기 찾아 삼만리를 떠나는 우리의 주인공! 

거위가 안내한 다음 쪽에서는 황금 알도 나오고 뽀뽀 해달라고 요구하는 개구리도 있고, 과자로 만든 집도 등장한다. 유리 구두를 내미는 임금님도 계시고 이름을 맞춰달라고 떼 쓰는 숲의 요정도 있다. 죽그릇을 내미는 곰 가족과 콩줄기를 타고 올라가는 소년, 혀를 낼름거리는 늑대까지... 이야기가 한가득이지만 그건 모두 소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주인공 소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찾기 위해 다음 쪽으로 넘어간다. 

그리하여 만난 건 탐정 양반. 하지만 어지러운 발자국의 단서가 좌욱이 깔려 있는 이야기 공간은 무섭기만 하다. 소녀는 달아났다.  

 

정신을 차리기가 무섭게 소녀를 끌어당기는 커다란 흰토끼! 

하지만 여기서 끌려가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고 말 테니 그럴 수는 없는 노릇! 

소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 다음엔 또 어떤 이야기를 만나게 될까? 

 

이크! 해적선이다. 바다도 무섭고 역사 소설 속 공간도 만만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 

대체 소녀의 이야기는 어디에 있을까? 어딜 가면 찾을 수 있을까? 지구 안에 있는 것은 맞을까? 

 

그래서 가봤다. 우주까지! 

아침에 만났던 오빠는 벌써 자라서 우주 비행사가 되어 있다. 책 속에서는 단 몇 쪽 만으로도 어른이 될 수 있다나. 놀라운 세상이다.  

하지만 소녀는 알고 있다. 자신은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지도 않고, 토끼 굴로 내려가고 싶지도 않았다.  

추리 소설이나 동화 속에 있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제 소녀는 자신의 이야기가 뭔지, 그 정체를 알 것 같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자. 식구들에게 중대 발표를 해야 한다. 

 

소녀는 자신의 이야기의 주제를 식구들에게 알려준다. 모두들 호기심을 보인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도 알려줬다. 식구들은 모두 멋지다고 환영해 주었다. 

대체 소녀가 말한 소녀의 이야기는 무엇일까? 소녀는 이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궁금하지만, 그래서 더 궁금하라고 해당 대사는 잘랐다!(쿵!) 

이제 소녀는 잘 시간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잘 수 있게 책을 덮어달라고 한다.  

아핫! 책을 덮어야 저녁이 오고 소녀가 잠들 수 있겠지? 바로 저 시커먼 그림처럼....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이야기 속 이야기를 찾는 재미도 크고, 소녀의 당찬 깨달음은 더 반갑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동심을 가진 모디캐이 저스타인이 신기할 지경이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좋아할 책을 또 만났다. 흥분을 동반하는 즐거움이 몰려온다. 맛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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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2-2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이 책도 독특한 구성으로 재미나요.^^

마노아 2010-12-24 02:06   좋아요 0 | URL
역시 모디캐이 저스타인답다고 생각했어요. 실망시키지 않아요.^^